가짜가 주는 위로 


구별 짓기  : 

                             남자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 외로운 남자 > 와 < 고독한 남자 >. 이 둘을 감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외로운 남자는 외롭다고 말하지만 고독한 남자는 고독하다고 말하고 다니지 않는다. 전자는 자신의 결핍을 타인에게서 채우려고 하지만 후자는 타인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감내하려 든다. 그래서 외로운 남자가 내뱉은 넋두리는 징징거린다는 느낌이 들고 고독한 남자의 고통은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문학 작가도 외자(외로운남자)와 고자(고독한남자)로 나눌 수 있다. 헤밍웨이가 고독한 남자에 속한다면, 피츠제랄드는 외로운 남자'에 속한다. 피츠제랄드는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 수많은 여자 앞에서 징징거렸다.  나는야 외로와 못살겠어요 ~  앞니빨이 뽀개지도록 키스해 주세요 ~ 

반면, 헤밍웨이는 피츠제랄드와는 정반대 유형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피츠제랄드가 " 징징 " 거렸다면, 헤밍웨이는 " 웅웅 " 거렸다.  성향이 이토록 다르다 보니 서로 앙숙일 수밖에 !          다자이 오사무와 미시마 유키오도 이와 유사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세계는 외로움의 정서가 가득했고, 미시마 유키오는 고독한 정서가 작품 세계'를 지배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다자이 오사무야말로 << 찡찡이의 황태자 >> 였다.  외로와 못살겠다고,  애인이여 !  앞니빨이 뽀개지도록, 키스 미 데들리 ~   이처럼 다자이 오사무가 여자 치마 속에 숨어서 징징거리니 미시마 유키오가 그를 좋아할 리 없었다. 그는 외쳤다. " 수컷이여, 발기하라 ! "  내 문학적 취향은 고자 작품 쪽이었다. 고독한 정서가 지배하는 작품이 좋았다.

미시적 담론보다는 거시적 담론이 거창해서 좋았고,  고독한 정서가 주는 폐허를 사랑했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고독한 수컷을 동경했으면서 생래적으로 여자 앞에서 징징거렸던, 아니 찡찡거렸던 찌질한 수컷이었던 것 같다.  미시마 유키오를 동경하고,  냇가에서 가재나 잡기보다는 망망대해에서 참다랑어를 잡는 노인이 되고 싶었으나 타고난 성정이 여자 치마폭에서 뒹구는 걸 좋아했던거라.  날마다 마마보이가 되어서 술잔을 기울이며 외롭다고, 앞니빨이 뽀개지도록 키스해 달라고 칭얼거렸던 것 같다.  내가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을 좋아했던 이유도 내가 다자이 오사무와 같은 외자 스타일이었다는 데 있는 것이다.




가짜가 주는 위로  :

                                     사람들은 < 진짜 > 를 " 진짜루 " 좋아한다.  판타지는 폄하되고 리얼리즘은 숭앙받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혼동하고 있는 것은 < 진실 > 과 < 진짜 > 가 항상 동일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진짜가 진실일 확률은 높지만 진짜가 반드시 진실하지는 않다.  세계는 가짜로 이루어져 있다.  사회학자 어핑 고프먼이 지적했던 바,     사람들은 끊임없이 " 가짜 연기 " 를 한다.   어머, 혈색이 좋아졌네(좋아지기는 혈액암 판정 3기라고), 살 많이 빠진 거 같다(살 빠지기는,  살 쪘거등),  다음에 밥 한 끼 하자(그럴 일 없겠지만).......  

이처럼 사회적 의사 소통은 주로 가짜들로 이루어져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가짜'가 위로를 준다는 것이다.  빈말이라도 예뻐졌다는 말에 반색을 하게 된다. 반대로 진짜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빈정이 상하기 일쑤다. " 어머, 너 병 걸렸니. 혈색이 느무 안 좋다. "  이 솔직한 돌직구에 당신은 화색(和色)이 돌기보다는 화색(火色)이 돌기 마련이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진짜는 고통을 주고 가짜는 기쁨을 준다. 바나나 우유에 바나나는 없다. 바나나 향을 내는 화학 감미료가 맛을 낼 뿐이다. 나는 가짜가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 믿는다(구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위로 정도는 주지 않을까 ?).  진짜는 당신에게 고통을 준다.   이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그것은 이 글이 깊이가 없는 가짜이기 때문이다. 

가짜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성비 좋은 싸구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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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pingtom 2016-05-0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틀렸어요. 이 글은 진짜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9 20:5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진짜라 해 주시니 위로가 되네요.

마립간 2016-05-1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양극단을 밀어 부친) `플라톤-노자주의`와 `디오게네스-양주주의`에 탐닉하고 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를 버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극단으로 밀어 부치는 이유는 `기존의 관점이나 시선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0 11:36   좋아요 1 | URL
장자주의... 음. 일리있는 지적이십니다. 현실은 꼭 나비의 꿈 같습니다. 꿈의 주체가 무엇인지...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가짜는 꿈의 무대를 현실화한 공간을 의미합니다..

yamoo 2016-05-11 23:39   좋아요 0 | URL
헐~ 플라톤-노자주의...라늬..

완전 금시초문인 조합입니다!

노자는 극단이 아닌데 말입니다. 양극단에 플라톤-노자주의 라니....이건 마립간 님께서 `노자`를 엄청나게 오해하고 계신듯..

마립간 2016-05-12 10:36   좋아요 0 | URL
yamoo 님, 노자가 극단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플라톤과 노자의 공통점을 추출하기 위해 조합입니다.

http://blog.aladin.co.kr/maripkahn/6002708
관련된 페이퍼를 소개합니다.

yamoo 2016-05-12 10:39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근데, 플라톤과 노자의 공통점을 찾는다니, 매우 신선한 탐구 같습니다요~

마립간 2016-05-12 10:40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maripkahn/7054823

이 페이퍼가 더 적절하겠군요.

yamoo 2016-05-11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가짜가 주는 위안이란^^;; <우신예찬>에서도 가짜의 위력에 대해 나오지요. 대체로 `위안`에 방점이 찍힌다는 거..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2 09:19   좋아요 0 | URL
아, 글쿤요. 맞습니다. 가짜는 위안에 방점이 찍혀야지, 엄한 데 가치를 두면.. 위험합니다..
 

 

 

 

 

 


                                     
 

남성 패션의 정석은 수트 :

 

옷이 날개'여 ! 


                                                                                                 어떤 표현에 대해 사람들이 공감할 때, 즉 공감 지수가 높아질 때 속담은 만들어진다. 요셉 말(요샛말)로 속담은 " 캐공감 " 인 셈이다. 시간적 제약을 뛰어넘은 < 캐공감 > 은 살아남아서 속담이라는 명예를 얻는다. 하지만 따봉()을 많이 얻었다고 해서 저잣거리 입말이 모두 속담으로 승천하는 것은 아니다. 문장 속에 혜안과 통찰 그리고 지혜를 담지 못하면 < 유행어 > 에 그칠 뿐이다.

어제 구약성경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즐겨 쓰는 낯익은 한국 속담이 전도서'에 있는 것이다. "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 (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 "  알고 보니 이 말은 한국 속담이 아니라 성경 구절이었던 것이다. 아, 내가 잘난 척하며 쏟아냈던 지난 < 말 > 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우리나라 속담에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잖아, 우리나라 속담에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단 말이 있어,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여, 기타 등등......   왜, 청자(聽者)들은 내 말에 토를 달지 않았을까 ?    누군가, " 현정화가 아니라 임춘애입니다, 행님 ! " 이라고 지적했다고 해서 내가 박근혜처럼 배반, 배신, to부정사 운운하며 성질을 낼 줄 알았나 ?  응?! 말해보라고, 승질 뻗쳐서 증말...

 

 

 

종종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는 말을 즐겨 쓰는 사람을 보게 된다. 주로 표절 시비'가 발생하면 표절 의혹을 받는 작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레토릭'이다. 신경숙과 박민규 작가도 전가의 보도처럼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가 욕이란 욕은 몽땅......         창조적 우라까이1)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 문제는 받아쓰기 숙제(ctrl+c, ctrl+v) 가 아니라 변형의 기술에 달린 것이다.  예술이란 결국  옛것을 가지고 새것을 만들어내는 기술인 셈이다. 신화는 현대 서사의 원형'이다.  그러니까 미래지향적으루다가 우주의 기운을 받아 창조 미래 소설이나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새로운 서사'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영화 << 시빌 워 >> 는 철갑 수트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서로 편을 갈라 다구리나 치는 허무맹랑한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리스 신화 속 신(神)을 우라까이 한 것이다. 캡틴 아메리카의 무기인 방패는 제우스 신이 들고 다니는 방패 아이템을 훔쳤고, 아이언맨이 쏘는 광선 또한 제우스의 번개를 우라까이 한 것이다. 이처럼 신화 속에서 신들이 하늘을 날거나 신체를 변형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능력'이다.  영화 << 시빌 워 >> 는 만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SF 영화 같지만 서사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우라까이 했다. 즉, 신들이 내 편 네 편 갈라 다구리를 치는 영화인 것이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노인들이 장기 두다 성질나서 서로 네 편 내 편 갈라 싸우는 스토리를 21세기 관객들이 좋아할 리 없고 스탠 리(원작자)도 모를 리도 없다.

명색이 마블인데 학습 만화를 그릴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렇다 보니, 곰방대 물며 노인정에서 장기나 두던, 수염 난 노인에게 간지 철철 넘치는 철갑 수트를 입히고 라텍스 재질의 쫄쫄이 입혀서 " 슬림핏 " 하게 내놓은 상품이 바로 << 시빌 워 >> 다.  그리스 신화와 슬림 핏의 조화. 창조적 우라까이'는 바로 이런 것이다.  신경숙과 박민규가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며 징징거릴 때 할리우드는 발 빠르게 호랑이 담배 피던 서사를 " 에, 쓰, 에, 푸, 적, 으, 루, 다, 가 "  변형시켰다. 이 영화의 주제는 간단하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의 주제를 거창하게 말하던데,  내가 보기에 이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하다.  " 옷이 날개여 ! "  








​                               


1)    우라까이  :  신문·방송 현장 일본말 속어. 신문에서 기사 마감에 임박해 다른 신문사의 기사(특종 포함) 일부를 대충 바꾸거나 조합해 새로운 자기 기사처럼 내는 행위를 '우라까이 한다'라고 말한다. 방송에서는 적당히 외형만 바꿔서 자기 것처럼 만들어 방송하는 것, 혹은 일부를 그렇게 하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우라까이 (영상 콘텐츠 제작 사전, 2014. 9. 17.,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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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pingtom 2016-05-0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호. 곰님이 즐겨 사용하시는 우라까이. 잘 읽었습니다. 요즘 뜸하셔서 궁금했던 차였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4 11:55   좋아요 0 | URL
인생 뭐 그까이꺼 우라까이 아니것습니까..

마립간 2016-05-0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두 시각 ;
플라톤-노자주의의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 는 관점과
디오게네스-양주주의의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는 관점은
사람의 두 다리와 같겠지요.

곰곰발 님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아,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줄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4 11:56   좋아요 0 | URL
오, 아닙니다. 이 영화 재미있습니다. ㅎㅎ





+

플라톤과 디오게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겁니까 ?

마립간 2016-05-04 12:08   좋아요 0 | URL
플라톤-노자주의와 디오게네스-양주주의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양립되어야만 하는 것이죠. (제 주장은,) 진리 또는 사물의 서로 다른 측면을 이야기합니다.

여성이 남성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것과 같습니다. 새가 양날개로 날듯이, 사람이 두 다리로 걷듯이 말입니다.

이 글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얼마전 다른 분의 서제에서 주관, 객관은 글도 읽었는데,
세상 모든 것은 `간주관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관`, `객관`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4 18:54   좋아요 0 | URL
오 그럼 저도 마립간 님계입니다.
뭐 창조적 우라까이도 두 진영의 평화적 합의 아니겠습니까.
창조적이 양주주의라면 우라까이는 노자주의이니 두 개의 결합이 창조적 우라까이...

stella.K 2016-05-0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회는 안 다니셔도 그 정도는 아시는 줄 알았는데 모르고 계셨군요.
그래도 요즘 구약도 읽으시고... 혹시 신앙에로 복귀를...?! ㅋ

요즘 미국 히어로물들이 신화의 변형이라는 건 저도 알고는 있었는데
솔직히 마음에 안 들어요. 그래봤자 다 비주얼이지 깊이도 없고,
힘 있는 미국만이 세상을 구원할 거다. 뭐 그런 메시지를 주입하고 있잖아요.
더구나 트럼프 섀끼 계속 망발만 늘어놓고. 트럼프 보면 저 물건이야 말로 노욕이다 싶더군요.
거기에 환호를 보내는 공화당 떨거지도 웃기고. 미국도 다 됐다 싶어요.

재작년인가? 영국 BBC가 제작한 아틀란티스 시리즈 방영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적어도 영화를 만들려면 그렇게는 만들어야지. ㅉ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4 18:51   좋아요 0 | URL
정말 몰랐습니다. 전 여기껏 이게 속담인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이야, 성경을 의역하다니 심한 걸 했다가
혹시나 찾아보니 의역이 아니더군요.. 개충격 먹었습니다.. -_-



뭐, 만화 영화에서 무슨 깊이를 찾겠습니다. 그냥 재미로 보는 거죠. ㅎㅎㅎㅎㅎ
저도 이런 영화 그저그렇게 보는데 의외로 활동사진으로써의 잔재미가 있습니다.
글구 수컷은 원래 로봇 변신 이런 거 무지 좋아합니다.. 저도 수컷인지라...

samadhi(眞我) 2016-05-04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 아래 큰 것 없네 땅 위에 새 것 없네... 이런 민요가사도 있답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4 19:16   좋아요 0 | URL
음.. 그것도 성경 우라까이 했네요.. ㅋㅋㅋㅋㅋㅋ
진아 님 요즘 잘 지내시고 계십니까 ? 어째 좀 뜸하신 거 같습니다..

samadhi(眞我) 2016-05-04 21:42   좋아요 0 | URL
네 요즘 무기력 상태라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5 16:06   좋아요 0 | URL
그럼 진아님에게는 유기력이 필요한 시점이군요.. 유기력에 유산균이 필요합니다..

samadhi(眞我) 2016-05-05 17:03   좋아요 0 | URL
유산균은 무지 먹어대는데도 기력이 나질 않아요. 제가 발효식품 밝힘증이거든요. 똥강박증이 있어서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5 19:39   좋아요 0 | URL
비극이네요 ㅋㅋ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전 장트러블 때문에... ㅠㅠ

채송 2016-05-06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글이...^^

곰곰생각하는발 2016-05-06 13:20   좋아요 0 | URL
잼있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                        

나 홀로 집에 :  



 



housekeeper  


 

 

 

 


 


 

 

 


 


                                                                                               20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총선 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김종인 지지자는 김종인 때문에 야권이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고, 문재인 지지자는 문재인 때문에 야권이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며, 안철수 지지자는 안철수 때문에 야권이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한다. 

놀라운 < 점 > 은 박근혜 지지자도 박근혜 때문에 야권이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이건 뭥미?!).  정치 평론가'도 20대 총선 결과의 원인'을 놓고 제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백인백색(百人百色)이요, 가지각색(ㅡ各色)이다. 내가 이 현상을 재미있게 생각하는 이유는 현대인들이 집요하게 << 결과의 원인 >> 을 찾으려고 한다는 데 있다.  이러한 태도는 과학적 사고'가 낳은 병폐이다.  과학은 " 결과의 원인 " 을 증명하는 학문이니까. 쫌, 무식하게 말하자면 과학이란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학문이라는 말이다. 과학적으로 ?!  여기서 핑계는 원인이고, 무덤은 결과'다. 그런데 정말 핑계 없는 무덤은 없는 것일까 ?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한 원인(이유)은 반문(반 문재인) 정서 때문이다, 

라는 명쾌한 분석을 내놓으면 좋겠지만 물리학이 아닌 사회학에서는 여러 요소가 우연히 결합하여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제임스 딘을 보라, 십대의 반항이 모두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니 승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역사를 해석할 뿐이다. 수전 손택이 해석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던 데에는 문화 권력이 해석을 독점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컸기 때문이다.  나는 << 역사 >> 가 의미 없는 우연과 의미 없는 우연과 의미 없는 우연이 겹쳐,  혹은 수많은 의미 없는 우연에 우연찮게 의미 있는 사실이 하나 끼어들어 만들어진 결과'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수학 공식처럼 명쾌한 결론(원인 + 결과)을 의심하는 편이다. 그래서 선인과 악인이 분명한 드라마를 보면 흥미를 잃는다. 

내 관심을 끄는 서사나 캐릭터는 < 모호함 > 이다.  등장인물이 뭔가, 좀, 그러니까..... " 야리꾸리 " 할 때 매력을 느낀다. 뭐여, 거시기.... 그러니께,  저거슨.... 저 몸짓은 나를 유혹하는겨, 경멸하는겨 ? "  알다가도 모를 때 호기심이 발동한다. 수잔 손택은 아르토에 대해서 " 어떤 작가들은 읽히지 않기 때문에, 본래 읽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학적, 지적 고전이 된다. (수전 손택, 우울한 열정, 이후 2009. 237쪽) " 라고 지적했다. 해석의 모호함이 예술적 아우라를 선물하는 경우다. 독자(혹은 관객)인 우리는 항상 조이스에 대하여, 카프카에 대하여, 로브그리예에 대하여, 타르코프스키를 이야기하며 텍스트가 난해하다고 불평을 쏟아내지만, 바로 그 선명하지 않은 난해성(難解性)이 고전을 만들기도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샘 페킨파 감독이 1971년에 만든 영화 << 어둠의 표적, straw dogs >> 은 걸작'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 야리꾸리 " 하다.  뭐여, 저거슨. 


조용한 성격의 수학자 데이비드(David Sumner: 더스틴 호프만 분)는 관능적인 여인 에이미(Amy Sumner: 수잔 죠지 분)와 결혼하여 도시의 폭력을 피해 그녀의 고향인 작은 마을로 이사간다. 하지만 곧 그들은 그곳이 더 폭력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차고를 짓기 위해 네 명의 주민을 고용하면서 그들의 삶은 아주 불쾌하기 그지없게 된다. 그들의 고양이가 매달려 죽은 시체로 발견되기도 하고 유약한 데이비드에게 쏟아지는 마을 주민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때 에이미의 옛 애인이었던 헤네이의 등장으로 두 사람의 신경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데이비드는 그들과 맞설 것을 결심하고 차고도 혼자 힘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하지만 그들의 사냥 여행에 같이 가자는 제의를 뿌리치지 못한다. 화가 난 에이미를 남겨 놓고 여행을 떠났지만 데이비드는 곧 사냥터에 혼자 남게 된 것을 알게 된다. 헤네이와 그의 동료들은 돌아와 에이미를 강간한다. 얼마 후 혼자 버려진 것에 화를 내며 데이비드가 돌아오지만 에이미는 강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ㅡ 어둠의 표적 줄거리, 네이버 제공

 

 

히,   에이미의 태도는 그 누구보다도 야리꾸리하다.  이상하게 꼬인 캐릭터'다. 페미니즘 진영으로부터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바 있는 강간 장면에서 감독은 의도적으로 강간과 화간 사이에 에이미를 위치시킨다.  에로 영화'였다면 에이미의 애매모호한 위치 선정'을  에로 영화의 상투적 클리쉐로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영화는 복잡하다. 무엇보다도 엘리트 도시 남성과 결혼하여 신분이 상승된 시골 여성이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던 남성들과 갈등을 빚는다는 점에서 이 성적 모호함은 계급 갈등적 요소를 담고 있다.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수학자 데이비드'도 마찬가지'다. < 그 > 는 과학적 사고(이성적이고 합리적인)를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영화가 끝나갈수록 야생적 사고(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를 보이는 폭력적 인물로 묘사되는데,  

이 폭력성 또한 애매모호하다.  방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공격인지,  아니면 혐오를 숨긴 공격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부부가 쌍으로 야리꾸리하다 보니 이 영화를 명쾌하게 읽어내기란 불가능하다.  바로 그 점이 이 영화를 걸작으로 만들었다.  해골이 담긴 물은 모르고 마실 때가  달콤한 법이다. 영화는 수학 공식처럼 간결한 정석'을 내놓지 못한다. 인간 행동의 본질도 다를 게 없다. 우리 안의 선과 악은 함께 공존한다. 지킬과 하이드가 한몸으로 공존하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 원제는 straw dogs(지푸라기 개)이다. 노자의 << 도덕경 석의 >> 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 해석하면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추구(芻狗)와 같이 여긴다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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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4-2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에 총선에 관한 글을 (소설처럼) 쓰려다, 여기 댓글에 간결하게 (시처럼) 남깁니다.

총선의 결과는, 보수 3당 체제.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5 11:05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여야가 균형을 이룬 것이 아니라
보수가 쌍웅을 겨루는 꼴입니다..

혹, 이 영화 안 보셨음 추천합니다. 파킨파의 최고 걸작이 아닐까 합니다..

시이소오 2016-04-25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 평론가라는 자들은 총선전에 이런저런 예측질하다 하나도 안 맞으니 이제 또 물타기군요.

통계학자가 `평균`수심이 90cm인 강을 건너다 물에 빠져 뒤졌다나 뭐라나.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5 15:2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 이런 게 바로 냇물 건너려다 빠져죽는 꼴이겠군요..

samadhi(眞我) 2016-04-25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리꾸리를 거시기하다고도 하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6 19:43   좋아요 0 | URL
모든 상황은 거시기로 통하죠... 참 좋은 단어임.. 이거 형용사인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6 19:44   좋아요 0 | URL
아 대명사군요..ㅎㅎ
 
자아 연출의 사회학 - 일상이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연기하는가
어빙 고프먼 지음, 진수미 옮김 / 현암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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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화신 백화점 :

 

 

 


 

" 시라노,  와 시라노? " 1)






                                                                                                      그 친구를 보면 종종 신은 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180cm를 훌쩍 뛰어넘는 키에 넓은 어깨.  콧등은 샤프하고 턱선은 터프하니, 와 ~  그뿐인가.    숱 많은 머리에 100% 직모'이어라. 순정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 여기까지는 좋다.  완벽하다, 와 !   여자들은 그 친구 앞에만 서면 볼이 빨갛게 물들곤 했다. 나는야 질투의 화신백화점. 그를 보면 질투에 눈이 멀 듯도 하지만, 나는 질투는커녕 웃으면서 코나 팠다. 질투가 뭐예염, 먹는 거예염 ?!  문제는 그가 입을 열면 발생한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중에 하필이면 아쟁'이어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음이 정확하지도 않으면서 말은 천리마보다 빠르니,  그의 새된 목소리를 오래 듣다 보면 짜증이 난다(더군다나 말주변이 없어서 멘트는 저렴했다. 외모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탓일까 ? 여자 앞에서 똥 마렵다고 고백하며 화장실 가는 남자는 처음 보았다).

우~   백마 탄 왕자에 달뜬 여성들,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 기색 > 이 뚜렷할수록 내 얼굴은 < 화색 > 이 돈다.  " 그래, 신은 공평하구나. "   그래서 그랬을까 ?  그는 내 목소리를 존경했다.  오타가 아니다. 그 친구는 실제로 내 목소리를 존경했다. 그럴수록 나는 입으로 비올라를 연주하고는 했다.    우우우우우웅. 저음이란 이런 것이여 !  시라노 드베르주라크, 그는 귀족 가문으로 뛰어난 검객이자 언변이 뛰어난 시인으로 문무(文武)를 겸비한 재사(才士)이자 셀럽이었다.  또한 정의로운 남자여서 불의를 보면 주저없이 칼을 뽑고는 했으니 상남자 중에서도 상남자'라 할 만했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지독히도 못생긴 코를 선물했으니 얼굴 한가운데 박힌 것은 아아, 주먹코이자 들창코'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코주부 선생을 비웃었다. " 선생, 나한테 그런 코가 있었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당장 잘라 버렸을 거요, 라거나 어이, 친구, 그 갈고리 요즘 유행이요 ? 모자 걸어두기에는 안성맞춤이겠는걸, 이라거나 거기서 코피가 흐르면 홍해를 이루겠군, 이라거나 향수 가게에는 멋진 간판이 되겠구료, 라고 놀렸다. 듣기 좋은 말도 여러 번 들으면 듣기 싫은데 하물며 !  반대로 신(神)은 시라노의 동료인 크리스티앙에게는 잘생긴 얼굴을 주었지만 변변치 못한 말주변을 선물했다. 한쪽은 비주얼 컴플렉스에 시달리고 다른 한쪽은 오디오 컴플렉스 때문에 의기소침한 것이다.  속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라노에게는 크리스티앙의 멋진 코가 부럽고, 크리스티앙에게는 시라노의 입이 부럽다.

두 사람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록산느'라는 여성을 사랑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둘 다 자신이 없다.  결국 시라노는 친구(크리스티앙)를 위해 연애편지를 대신 쓰고 어둠 속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세레나데를 부르기도 한다. 영화 << 사랑은 비를 타고 >> 에서 형편 없는 목소리를 가진 무성 영화 스타'를 대신해서 무대 뒤에서 목소리 연기를 하는 무명 배우 캐시처럼 말이다. 영화 << 시라노 연애 조작단 >> 은 시라노와 크리스티앙처럼 2% 부족해서 연애에 쑥맥인 의뢰인을 위해 맞춤형 설계를 하는 에이전시가 주요 무대'이다. 의뢰인은 타킷녀 앞에서 시라노 연애 조작단이 짜놓은 각본대로 연기를 하면 된다. 성공률은 100%다. 영화는 각본대로 짜인 연출만 가지고는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없다는 교훈(가식적인 연기를 버리고 진심을 보여야 성공하리라)을 주지만,

사람과 사람 간 연극성 상호 소통 의례 행위를 오랫동안 연구한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동의하지 않을 듯싶다.  < 진심 > 은 보여야 하는 것이지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즉, 진심의 본질은 전시성(展示性) 에 있다. 영화 << 시라노 연애 조작단 >> 은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빙 고프먼의 상호 소통 의례를 다루지만 결말은 생뚱맞다. 연애 행위에서 수컷이 본심을 드러내면 늑대가 된다. 연애에서 본심은 숨기고 허위와 허례를 연기할수록 낭만적이다. 어빙 고프먼'은 일상이라는 무대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연기하는가에 촛점을 맞춘다. 그가 보기에 < ~ 척하기 > 는 가식'이 아니라  본질인 것이다. 현대 사회는 정교한 연극 무대요, 우리 모두는 훌륭한 연기자인 셈이다.  우리는 본심은 감추고 무대 위에 오른다. 

 

다시 말해서, 영화 << 시라노 연애 조작단 >> 은 " 로오맨틱 " 을 가장한 " 리얼리틱 " 한 내용인 것이다.  리얼리틱 성공적 ?!   돌이켜보면  :  나 또한 잘 짜인 각본대로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연기를 하고는 했다.  우연한 만남을 가장했지만 사실은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기회였으며,  남산 오르는 길을 모른다는 그녀를 위해 동행을 자처했던 내가 그녀에게 가르쳐준 지름길이 사실은 가장 먼 길이었다는 사실도 내가 짜놓은 각본이었다.  10분이면 오를 길을 30분 넘게 에둘러 걸었다.  어쩌면 남산 오르는 지름길'을 모른다는 그녀의 말도 연출인지도 모른다. 나는 진심을 보여야 사랑을 얻을 수 있다는 영화의 순수한 결말을 그닥 믿지 않는 편이다. 물론 진심을  드러낼 때 사랑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잘 짜인 각본대로 움직인 결과가 더 좋은 결실을 맺기도 한다는 사실을 경험한 속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영화의 결말이 그닥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다. << 시라노 연애 조작단 >> 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이 책도 함께 추천한다










​                     


1 )  시라노를 왜 싫어하노

2 )  진심은 보여야 하는 것이지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즉, 진심의 본질은 전시(展示 ) 에 있다. 영화 << 시라노 연애 조작단 >> 은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빙 고프먼의 상호 소통 의례를 다루지만 결말은 생뚱맞다. 연애 행위에서 수컷이 본심을 드러내면 늑대가 된다. 연애에서 본심은 숨길수록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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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궐 2016-04-2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제대하고 나서 백수일 때 부모님 차를 몰래 빼와 그녀를 처음 옆자리에 태우던 날 <낯선 사람들>의 아카펠라곡 `비닐우산`이 흘러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죠.
물론 그 날 비가 온 것은 제 의도는 아니었습니다만... 시의적절하게 배경음악을 선정하여 카세트 테이프를 끼워넣고 차가 출발할 때쯤 그 곡이 나오게 한 건 철저하고 치밀한 시간 계산에 따른 것이었단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3 15:53   좋아요 0 | URL
연애`에서는 진심(욕망)을 드러내면 오히려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수컷의 진심이란 뻔한 것 아니것습니까. 이 책 재미있씁니다. 기든스의 현대사회학을 읽다 보면 자주 거론되는 이름이 어벙 고프먼입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그의 책이 별로 없어요.. 독특한 사회학자이십니다. 통찰도 뛰어나고.. 사회학 책치고는 은근 재미있고 그렇습니다..그의 주장은 인간은 연기를 한다. 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3 15:54   좋아요 0 | URL
비닐우산이란 노래에 찾아봤습니다. 아.. 옛날 노래군요.. ㅎㅎㅎ. 노래 간드러지네요.. ㅋㅋ

돌궐 2016-04-23 20:12   좋아요 0 | URL
거기서 메탈 틀었으면 안 넘어왔겠죠.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3 16: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yamoo 2016-04-2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라노연애조작단...이거 개봉할 때 여자사람하고 같이 가서 봤습니다. 전 재미 없었는데, 여자사람은 꽤 재밌게 봐서 제가 뭐가 재밌냐구 하니까 바로 싸움이 시작됐다는..--;; 제게 안 좋은 기억을 남겨준 영화..ㅎ

어빙 고프만은 최근 사회학 이론서에서 주구장창 회자되는 학자더군요. 늦은 감이 있지만 주저들이 계속 번역되고 있는 듯합니다. 루만과 더불어 최근 사회학계에서 핫한 학자들인거 같아 주저들이 관심이 갑니다. 중고서점에 나오면 냉큼 건져와야 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4 17:08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감독이 김현석이죠 ? 스카우트와 광식이 동생 광태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좀 찌질한 남자들이 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인데 그 찌질함이 저를 닮아서리..ㅎㅎ



기든서의 현대사회학을 보면 어빙 고프먼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궁금했는데 국내에 소개된 고프먼 책은거의 없더군요. 최근에서야 그의책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사여서(인간 내숭떠는 거) 흥미로운 작가입니다..


peepingtom 2016-04-24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일 바빠서 못 들어왔습니다. 몰아서 흡입 읽고 있습니다. 저도 이 영화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반갑네요.
시라노 하니까 어릴 적이 이 영화 봤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 영화였던 것 같은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6 19:45   좋아요 0 | URL
마틴 기어의 귀향입니다... 아 아니다....


제라르 드 파르디유 말한ㄴ 거죠 ? 아... 그냥 제목도 시라노일 겁니다...

samadhi(眞我) 2016-04-2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화신백화점인데 ㅋㅋ.
그럼 곰발님 친구는 혹시 베...컴? 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6 19:44   좋아요 0 | URL
베컴 비스무리했죠. 목소리가 얼마나 가늘던지...ㅎㅎㅎㅎ 입 열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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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이 참 좋다 :






카메라와 만년필



21세기의 비극은 휴대폰에 카메라'가 장착되면서 시작되었다. 원숭이도 찍을 수 있다는 똑딱 카메라(자동 카메라) 기능에 사진을 간단하게 보정할 수 있는 만능 기능도 있다 보니 누구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일단 찍고 본다. 광각으로 찍어서 원하는 부분만 blow up 시킬 수 있으니 각도에 대한 고민과 프레임 안팎의 첨삭에 대한 고민도 없다. 이런 주장이 우습게 들리겠지만  :  디지털 카메라의 득세는 곧 문학의 쇠퇴'를 가져왔다. 사진이 < 직유 > 라면 문학은 < 은유 > 이다. 사진은 새콤달콤한 맛을 표현하기 위해서 음식 사진을 찍으면 되지만,  문학은 새콤달콤한 맛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오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만약에,  새콤달콤한 맛을 표현하기 위해서 단순히 " 새콤달콤하다 " 라고 직설하는 글은 좋은 글이 아니다.

문학은 직설의 다른 방식인 셈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문학이 가지고 있는 < 더디게 재현하는 기능 > 을 제거한다. 현대인은 굳이 새콤달콤한 맛을 에둘러 표현하지 않는다.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한다. 만약에 마르셀 프루스트가 21세기 인물이었다면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라는 걸작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마들렌과 홍차의 맛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무려 14년 동안 말이다.  디카 식 표현법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마르셀 프루스트 식 재현은 참을 수 없는 과정이다. 그들은 마르셀 프루스트에게 이렇게 외칠 것이다. " 마르셀 아저씨 !   그러니깐, 내 말은 옛날 계란 과자(마들렌) 사진이나 얼릉 올려달라고요요요오 ~ "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개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재미없어 !!! ㅡ 이런 태도.   이러한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 바로 < 엉덩이 > 다.  옛날에는 대중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서 여러 장치가 동원되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제 가수는 앞을 보고 춤을 추는 게 아니라 엉덩이를 내보인다. " 솔까말, 너희가 원하는 거 엉덩이 아니었니 ?  " 이런 메시지'다. 현대인의 소비 패턴이 이 지랄이니 문학이 소비될 리 없다. 더군다나 시(詩)는 더더욱 그렇다. 시인은 압축하고 독자는 그것을 해제해야 한다.  농담을 섞어 말하자면 시의 세계는 알집(AL Zip)의 세계인 반면,  

한국 사회는 << 시(視 : 볼 시)의 사회 >> 이다.  설현의 통신사 광고 사진을 보다 보면 엉덩이에 홀린 한국 사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통신과 엉덩이는 무슨 사이 ?! 기변이 참 좋다는 통신사 카피는 마치 대변이 참 좋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이 정도 수준이면 누군가는 한국 사회를 항문기 고착 사회'라고 지적해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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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4-2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숙변과 쾌변이 가치있는 시대인줄 알았더니 기변시대였군요. ㅋ
기변하면 엉덩이를 소유하게 되는걸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1 19:42   좋아요 0 | URL
전 아무리 생각해도 이 광고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가 봐도 엉덩이에 포커스를 맞춘 건 아닙니까.. 뭐 비데 광고라면 할 말은 없지만.. 이게 뭔 포르노적인지..ㅋㅋ

samadhi(眞我) 2016-04-21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승전치질 ㅋㅋ 배춧잎 국화잎 모양 항문의 소유자이신 곰발님. 똥은 밥이기도 하다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1 19:41   좋아요 0 | URL
국화무늬 항문은 희귀한 사례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미적 요소가 얼굴이 박혀야 자랑을 하는데...
이거 참... 아름다운 요소가 엉뚱한 곳에 박혀 있으니.. 참 저도 복이 없습니다..

cyrus 2016-04-21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의 글을 읽으면서 《엉덩이의 재발견》과 《똥오줌의 역사》라는 책을 읽고 싶어져요. 이 두 권 다 사고 싶은데 절판되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2 18:41   좋아요 0 | URL
캬 ~~ 제가 이런 제목 좋아합니다. 똥오줌의 역사. 요거 땡기는데요..
이 목록 보다가 느낀 점. 역시 프랑스는 미시사에 강합니다...
프랑스인 좀 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ㅎ

돌궐 2016-04-22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에 헐크 글도 그렇고 이 글도 그렇고 요즘 좀 민감하신가 봐요. (농담입니다ㅎㅎ)
그건 그렇고, 설현이가 몸매가 예쁘긴 하네요. 이쁜건 이쁜 거죠. 손짓도 참 오묘하네요.
근데 진짜 술 광고도 아닌데 왜 저러는지... 술 광고면 뭐 얼마든지 이해하겠는데, 이건 뭔가 맥락이 없어요. 광고주의 수준이 드러나는 거 같습니다.

간만에 왔다가 재밌는 글 많이 읽고 갑니다(이러니 알라딘을 끊을 수가...).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2 18:4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설현이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 아니... 통신과 엉덩이는 대체 무슨 관계인지 궁금합니다.
술 광고라면 그려려니 하는데..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마립간 2016-04-22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현이었군요. ... 저는 다른 사람으로 생각했었는데.

초등학교 시절, TV보다는 radio, radio보다는 책이 두뇌 계발에 좋다는 선생님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깊이 있는 사고가 Lévi-Strauss가 이야기한 진보하지 않는 인간 사회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디지털 카메라에 의한 말초적 사회 환경이 인간 사회를 퇴보시킬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2 18:42   좋아요 0 | URL
문자 사회와... 아 갑자기 제목이 생각이 안 나네요... 중요한 책인데..
요거 나중에 생ㄱ간 각 나면 말씀드리게씁니다...




yamoo 2016-04-23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썅...저는 설현이 싫은데, 왜 자꾸 쟤가 여기저기 광고 모델로 나오는 지 모르겠습니다. 싫은 연얘인을 안 볼 권리를 가질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쟤 눈을 보면 항상 흐리멍텅 합니다. 누가 스폰해주고 있는지.. 하여간 여기 저기 안 나오는 곳이 없네요... 정말 짱납니다. 쟤하고 윤아 그리고 수지는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히 제가 좀 비주류이긴 합니다만...--;;)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4 17:1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설현이 갑자기 뜬 면이 있죠. 저도 사실 잘 몰랐는데 설현 자주 나오더군요. 광고에 주로.. 말이죠. 핫한 셀럽인 것 같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좀 안 봤으면 하는 사람은 김연아입니다..

stella.K 2016-04-25 11:46   좋아요 0 | URL
ㅎㅎ 원래 한 해에 한 명씩 핫한 셀럽이 꼭 뜨긴 하죠.
그게 적어도 몇년 전 아이유부터는 아닐런지...
전 지적한 네 사람은 아직 괜찮은 거 같은데...
내년 아니 당장 올 하반기 정도되면 설현도 이제 지는 해가 될 걸요?
저는 해품달에 나왔던 김유정과 GT 우유 CF에 나왔던 그 여자 아이가
개인적으로 재수없게 생겼더군요.

그런데 요즘 CF 잘 만들지 않습니까?
특히 스마트폰 선전하는 거 보면 그 자체로도 예술이다 싶더군요.
나만 이러나...?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5 15:23   좋아요 0 | URL
aoa가 인기인가 보죠.. 사실 전 그 걸그룹 노래를 한번도 들은 적이 없어서..
설현이 왜 인기인지는 잘모르겠습니다. 배우를 한 것도 아니고..
무슨 루트가 있을 터인데... 아, 걸그룹 하니 제가 지지하는
오렌지카라멜의 부진이 안타깝군요.. ㅜㅜ ㅎㅎㅎㅎ



+

쓱 시에프 좋더군요. 묘한 중독성이 있슴...

peepingtom 2016-04-24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 -_-

곰곰생각하는발 2016-04-25 15:25   좋아요 0 | URL
아니 남자가 무슨 여자 엉덩이 보고 부럽다고 하십니까..ㅎㅎㅎ
남자가 여자 엉덩이 같으면 놀림 받습니다..
허리 잘록하고 골반 넓은 엉덩이를 남자가 가졌다고 생각해 보십셔 ~

boooo 2016-05-1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재미있는 해석인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0 21:23   좋아요 0 | URL
캬. 부님.. ㅎㅎ 재미있다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