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 어제와는 달리 햇살도 따뜻하고,날씨가 무척 좋았다.
오전에 잠깐 성민이와 단둘이서 먼곳에 있는 도서관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책을 베낭에 매고서 집으로 들어섰는데..도저히 이따사로운 햇볕을 그냥 넘기기엔 아까워 견딜 수가 없어..늦은 점심을 먹고서 잠깐 통도사에 산책을 나섰다.
가까운 곳에 사니 늦게 출발해도 10분도 안되는 시간에 바로 도착!
입장료도 공짜!....이좋은 혜택은 더할나위없는 큰기쁨이다.^^
주중에 개산대제라는 행사를 시행하고 있었는데...마침 도자기와 차에 관한 전시품들을 구경하면서 한가롭게 거닐다왔다.
일주문근처에 다가가니 길가에 저러한 것들이 걸려 있었다.
일명 소원띠라고 하는데...형형색색의 색띠에다 자신들의 소원을 적어서 걸어놓은 것들이었다.
누군가는 가정의 행복을 빌었을 것이고,누군가는 가족들의 건강을 빌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시험에 합격하기를 빌었을 것이고,누군가는 직장을 구하기를 빌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로또에 당첨되기를 빌었을 것이다.
소원이 예뻐서라기보다 소원띠를 여러개를 묶어놓으니 이것도 하나의 근사한 작품같아보여 이채로웠다.나도 소원이 몇 개 있었지만...길 가다 돌멩이탑위에는 올려놓고 빌어보기는 수십 번 하였지만..어째 이런 것들에 내소원을 빈다는 것은 영 내키지 않아 우린 그저 그앞에서 남의 소원들을 구경만 하고,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지나가면서 뒤를 돌아보니 개울가에 설치한 인공분수에서 무지개가 살짝 보였다.
어떻게 절 근처 개울가에 저러한 것들을 설치하였는지 알길이 없으나 일단 무지개를 보았다는 것에 살짝 흥분하였다는 것은 솔직한 심정이다.
그리고 얼른 성민이를 손짓하여 불러 저것을 보라고,무지개를 보라고 일러주었다.
아~ 그리고 오늘 오전 성민이와 둘이서 오랜만에 도서관을 찾았다.
그래도 양산근처에 살적엔 서너 살 된 민이를 업고,걸려 한 달에 두어 번 정도는 찾았던 낡고,작은 도서관이었었는데...둥이들을 가지고,이사를 하고서부터 요몇년간 도서관을 한 번도 찾은 적이 없었다.정말 몇 년만에 처음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도서관을 찾지 않아서인지? 녀석은 몇 달전부터 "우리 도서관 갈까?"라고 의향을 물어보면 녀석은 항상 "싫어요~"를 내뱉었었다.
헌데 오늘은 용케도 가겠다면서 나와 함께 버스를 타고서 길을 나섰다.
쌍둥이들은 애아빠한테 맡겨놓고 둘이서 버스를 40분을 타고 가서,10분을 넘게 길을 걸어올라가서 도착한 도서관이다.그나마 양산에서는 이도서관이 유일하다.
몇 년 사이 책이 좀 늘었나? 싶어 샅샅이 조사를 해보았으나 그닥 는 책들은 없어보인다.그나마 대출하는 부스가 한 군데 더 늘었고,좀 더 깨끗해졌고,유아들이 보는 책들이 따로 비치되어 있고,신간서적들의 양이 예전보다는 더 많이 늘었고,아이들이 앉아서 책을 보는 책상도 좀 더 는 듯하다.책장이 별로 늘지 않은 걸 보면 이 년동안 책을 많이 사질 않았나?란 의아심이 든다.분명 매달 구입하는 신간서적의 양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간만에 내책도 두 권 빌렸다.김선우 시집 한 권과 김숨의 소설집을 빌려왔다.나는 김숨이 남자작가인줄 알았더니 여자작가였다는 것에 놀랐다.그리고 가까운 울산출신 작가라는 것에 좀 반가웠다.그동안 읽고 싶었었는데...이제사 펼쳐든다.그리고 정이현의 소설집을 빌리러 갔는데 모두 다 대여중이라 빌리지 못해 아쉬웠다.항상 읽고 싶은 책들은 대여중인 걸 보면 알게,모르게 독서하는 사람들이 많긴 많은가보다.
책을 빌려 베낭에 가득넣어 짊어지고서 도서관을 빠져나오면서 성민이를 세워서 기념컷을 찍었다.도서관 기념 사진도 참 몇 년만에 찍어보는 듯하다.그새 성민이가 많이 큰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