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투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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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책 제목을 본 듯 합니다. <깻잎 투쟁기>
책을 읽지 않아 책 내용도 잘 모르면서 제목을 인용하여
괜스레 작가에게 누를 끼치는 거 아닌지? 조심스럽지만,
어쨌든 저도 깻잎 투쟁을 한 시간 전에 끝냈습니다.
추석 날,
큰 올케가 준 깻잎이었어요.
올케 친정에서 농사 지은 수확물을 받았는데
신혼부부 두 사람 살림에 밥을 해 먹질 않아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친정어머님께 받은 쌀, 깻잎, 마늘을 정말 커다란 봉지 한 움큼 들고 왔더라구요.
쌀도 20키로는 족히 되겠던데 아빠는 집에 쌀 많다고 저에게 가져가서 먹으라고 주셔서 쌀은 반갑긴 했는데,
깻잎이랑 생마늘은 어찌해야 할지 난감 그 자체였었죠.
작은 올케랑 계속 서로 눈치 보다가...
결국 마늘은 작은 올케네 친정에 가져다 드리기로 했고,
깻잎은 3분의 2 정도 제가 가져 왔죠.
저걸 어찌하나? 고민만 하다가...냉장고에서 너무 오래 묵혔던지라 이젠 버릴 때가 됐겠구나! 싶어 봉지를 열었는데 아랫부분의 것들만 짓무르고 다들 아직까지 살아 있는 거에요.
아니....왜?????
요즘처럼 야채값 비싼 시국에 깻잎을 저렇게나 많이 버린다면 벌 받을 것 같았고, 더군다나 올케네 부모님이 땀 흘려 농사 지으신 건데....진짜 벌 받을 것 같아서, 결국 깻잎 장아찌 만들려다가 간장물 끓여 식히고 병 소독하는 거 귀찮아서 깻잎 양념장 재우기를 시도했네요.
이렇게나 바쁜 날에 말입니다.
빨리 <디지털 미디어 페미니즘> 읽어야 하는데 말이죠.ㅜㅜ
어제 도서관에 가서 <디지털~> 책을 3분의 1 정도 읽으면서 ASMR에 대한 해석과 분석에 놀라고 있었는데 갑자기 도서관 문 닫는 시간이라잖아요?
집에 돌아와 또 ASMR에 대한 성적 쾌락을 위한 양상과 자본주의 도구로 이용되어지고 있다는 단락을 읽고 있는데 아...ㅜㅜ
내 옆에서 자꾸 들리는 ASMR!!!!!
아들 녀석이 저녁으로 치킨을 먹는데 옆에서 자꾸만 바사삭~바사삭~ㅜㅜ
못참겠어서 침대에 책 들고 가져갔는데 그 순간 바로 꿈나라로~
오늘도 또 도서관에 다녀왔네요.
어제 반납해야 할 책들을 날짜를 착각하고 몇 권 빠뜨리고 간 겁니다. 결국 또 연체시켰죠. 이젠 정말 도서관 연체자 안되려고 했는데.... 어쨌든 도서관에서 집까지 한 시간을 걸어서 돌아왔는데 걸음 수는 오천 보 조금 넘었네요?
왜 내 핸드폰은 걸음 수가 조금밖에 안찍히는지???
암튼 어제 오늘은 계속 머피의 법칙만 발생한 날이었구요.
깻잎 씻어 양념장 만들어 한 장 한 장 숟가락으로 바르다 보니 양념장이 계속 모자라는 겁니다.
네이버 레시피엔 양이 딱 떨어진다고 하더니만??
일어나서 계속 양념장 만들기를 네 번 정도 한 것 같네요.
나중엔 귀찮아서 간장 막 붓고, 매실 액기스 대충 쏟아붓고, 마늘 찧기도 귀찮아 생략~ 했더니 음~~ 뒤에 만든 양념장은 좀 짠 듯? 단 듯? 묘한 맛의 양념장이 되어버렸...ㅜㅜ
그러거나 말거나 암튼 결국 그 많던 깻잎을 죄다 버리지 않고, 3분의 1 정도만 버리고 나머지는 양념장 바르기를 끝내고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큰 숙제를 끝낸 거죠!!! 에휴~ 냉장고 문 열 때마다 한숨 섞인 스트레스였거든요.
음식하는 걸 즐기지 않는지라 저렇게 많은 음식 재료들은 정말 덜컥 겁이 납니다ㅜㅜ
깻잎 양념장 바르면서 여성주의 책 읽어 볼까? 생각해봤지만 안 읽었어요. 책이 읽히겠나요??ㅋㅋㅋ
간식 먹으면서는 책을 읽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제겐 책 읽으면서 무언가를 하는 두 가지 동시에 하는 멀티는 못되는 것 같네요.
그래서 저쪽으로 땡겨 뒀는데...아!!! 괜히 책에 양념장만 튄 거 있죠!!!!ㅜㅜ 책 덮어 둘걸!!!!ㅜㅜ
어쨌든 나름 오늘은 책을 읽진 못했지만 고투를 벌이긴 했네요.
내일은 좀 더 진도를 빼길 바라봅니다.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내용이 흥미진진하긴 합니다.
다락방님이 왜 자꾸 읽으면서 재밌다~ 재밌다~ 연발하시는지 알 것도 같았어요.
사진은 어제 도서관에서 책을 읽은 인증샷이구요.
나머지는 깻잎 투쟁기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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