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며 정기용/건축가

“기자회견 하겠다” 간청하자 “참아라”

지붕 낮은 집을 원한 대통령

5월 23일 토요일 하루 종일 찌푸린 하늘아래 가랑비가 흩뿌렸다. 가슴이 에린다. 끊임없이 눈물이 고인다. 부엉이바위는 계속 내 눈 앞에 나타나 시야를 흐리게 한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어야하고, 지금 떠나서는 안 되는 분을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심경을 어떻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꼭 그렇게 해야 한다면 오늘 나는 고백해야만 한다. 그동안 가슴속에 꾹꾹 참아왔던 이야기들을 털어놓아야만 하겠다.

마지막 가시는 길을 위해 나는 두 가지를 밝힌다. 한가지는 세상 사람들이 텔레비전 카메라를 통해서 바라보는 봉하마을 사저에 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라기보다는 귀향한 한 농촌인으로서 ‘농부 노무현’이 꿈꾸던 소박한 세계를 알리는 것이다. 오늘의 이 비통함과 가슴 저리는 심경 속에서 우리가 갖춰야 되는 최소한의 예의는 고인에게 끈질기게 따라다녔던 왜곡된 사실들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다. 봉하마을의 사저는 내가 설계했기 때문에 내가 제일 잘 안다. 노 전 대통령의 자택은 흙과 나무로 만든 집이다. 그런데 항간에서는 ‘봉하아방궁’이라는 말로 날조해서 사저를 비하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나는 대통령에게 내가 나서서 기자회견을 해야겠다고 간청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그래봐야 아무소용이 없으니 참으라고 하셨다.

노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귀향 이유로 “아름다운 자연으로 귀의하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서 농사도 짓고 마을에 자원봉사도 하고, 자연도 돌보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옛날 우리 조상들이 안채와 사랑채를 나누어 살았듯이,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이동할 때는 신을 신고 밖으로 나와서 이동하는 방식을 권유했다. 대통령은 흔쾌히 동의하셨다.

그렇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나라에서 권위주의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확장한 분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세상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이다. 건축가는 안다. 건축주가 누구이며 집을 통해 무엇을 실현하려는지.

노무현 대통령은 결국 “지붕 낮은 집”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봉하마을 주민들의 농촌소득 증대사업을 유기농법으로 전환시키고, 봉화산과 화포천 일대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치유하며, 궁극적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생태교육의 장을 만들고자 하셨다. 재임 시절 풀지 못한 숙제 중 하나인 농촌 문제를 스스로 몸을 던져 부닥치려는 대통령의 의지는 퇴임 뒤 일년 내내 쉴 새 없이 지속되었다. 마을 뒷산 기슭에 ‘장군차’도 심을 예정이었고, 마을 마당 앞뜰에는 특산물매장도 꾸리고 ‘노무현표’ 쌀도 팔 계획이었다. 특히 마을장터 지하 쪽에 작은 기념도서관 건립도 꿈꾸고 계셨다. 민주화운동 시절 당신이 가까이했던 민주주의에 관한 책들, 당시 젊은이들의 양식이었던 모든 책들을 모아 작지만 전문적인 ‘민주주의 전문도서관’을 구상하고 계셨다. 농사도 짓고, 자연과 생태를 살리고, 나아가서는 봉화산자락 부엉이바위 밑에 작은 동물농장을 만들어 청소년들과 함께 하려는 생각들이 바로 인간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던 소박한 꿈들이었다. 그리고 틈틈이 폭넓은 독서에 빠져 통치시절을 정리하며 집필 작업에 임하셨다. 독서와 토론은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즐기던 값진 삶의 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대통령은 결국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것은 내 탓이다. ‘산은 멀리 바라보고 가까운 산은 등져야한다’는 조상들의 말을 거역하고 집을 앉힌 내 탓이다. 봉화산 사자바위와 대통령이 그토록 사랑하던 부엉이바위 가까이에 지붕 낮은 집을 설계한 내 탓이다.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자. 그가 목숨을 던져 우리들에게 남긴 질문들을. 한국 현대사 속에 심연처럼 가로놓인 질곡, 멍에, 허위의식, 인간의 탈을 쓴 야수성들. 이 모든 것을 안고 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나는 순교라고 밖에 달리 부를 말이 없다. 나는 부엉이바위 밑에 만들 동물농장 그림을 보여주기로 한 약속을 못 지킨 채, 지금 봉하마을로 내려간다. 대통령은 지금도 바로 거기에 계시므로.

정기용/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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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6918.html 

 

 




 

나야 저 분처럼 흔히 말하는 1류 건축가의 범위는커녕 2류도 안 되는 3류 나부랭이 건축을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 기사를 스크랩했다. 지금이야 대단위 공동주택(아파트)이 주 업무가 되어 있지만 과거 조금 조금한 건물들을 지어주며 건축주들과의 대면이 종종 있어 왔었다. 어찌되었던 그들은 그들 소유의 땅에 그들에 기거할 집이나 혹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임대성 건물을 짓기 위해 우리를 고용한다. 고용된 입장에서 고용자가 원하는 요구조건을 100% 만족할 수 있게 들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당연한 일이다. 이 부분이 확대 해석되어 건축설계는 서비스업으로 분류가 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여러 유형의 건축주들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업계 내 위치를 감안해 사회적 명사나 유명인물을 건축주로 만난 적은 결단코 없었다. 단지 돈이 좀 있는 지역의 유지들이나 혹은 소장들의 개인친분으로 어느 정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죄송한 말이지만 내가 만났던 건축주들 중 지적인 면이나 품위나 고상과는 좀 거리감이 있었던 부류들이 전부였다. 이런 판단은 다른 것도 아닌 설계를 하는 건물에서 나타나곤 한다.

임대용 목적으로 주택을 지을 때 그들의 주문은 기가 막힐 정도로 일관적이며 대동소이하다. 1)건폐율, 용적률 법정 허용 면적 최대한 찾아먹을 것. 2)자재는 최대한 저렴한 것, 공기(공사기간)는 최대한 단기로 잡을 것. 3) 1층 주차장은 건축법적 과정을 거친 후 임의용도변경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변적인 자재를 사용할 것. 4)설계비는 당연히 수시로 요구하여 깎아내고 에누리 퉁 칠 것.

자신이 살 집을 설계하는 경우도 크게 다를 바는 없다. 실과 실들의 유기적인 조화나 주변의 내외적은 환경과 조화로운 건물의 구성보다 남에게 과시를 하기 위해 어디서 들고 왔는지 모를 외국어 잔뜩 써진 건물사진과 실내사진을 들고 카피를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곤 했다. 아마 은행잔고가 곳간에 쌓아둔 곶감 빼 먹듯 빼 먹어도 티가 안날 정도로 부를 소유하고 있었다면 건물 전체를 금도금을 해달라고 할 정신상태의 소유자들이 많았다.

그러니까 다시 생각해보면 이 분들은 건물을 짓는 가장 기초단계인 설계를 시장판 물건을 사는 것과 다른바 없이 보는 시각을 소유하고 있는 것. 조금 더 원초적으로 싸잡아 폄하 하면 이런 건축주들에게 쾌적한 환경과 건축물로 이루어지는 공간의 유동성과 역학성 따위는 개밥그릇의 뼈다귀만도 못한 존재라는 사실. 아주 노골적으로 간단히 표현하자면 그냥 돈만 좀 쥐고 있지 교양이나 지적인 수준은 청와대 하수구보다 더 지독한 냄새를 뿜고 있는 지경이라고 보면 된다. 

이와 반대로 내 선배가 만난 건축주 한 분의 의뢰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건축주는 강남의 졸부도 아니고 그냥저냥 자수성가한 성실한 분이셨다고 한다. 너무 세속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슬만 먹고 사는 그런 부류의 위치도 아니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이 분의 설계의뢰를 받고 건물을 설계하며 그 선배는 그 분께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꼼꼼하고 세세하게 사람을 피곤하게 하긴 했지만 전문적인 지식용 단어를 나열하지 않고도 그 분은 자기와 자신의 가족이 살 집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또 해주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자기의 아내는 키가 작아 싱크대는 좀 낮은 걸로 설치해 줄 것. 침실에 붙은 발코니는 화초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온실의 기능이 가능하게 해 달라.  피아노 치기 좋아하는 작은 딸을 위해 작은 딸 방은 조금 크게 만들어 달라. 등등.. 세세하고 꼼꼼하게 가족을 위한 배려를 끝도 없이 요구하고 설계에 반영해주기를 건물이 완공되는 그 순간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건물이 완공되고 이사를 하고 그 선배를 초대해 예쁘게 집을 지어줘서 고맙다며 밥 한 끼  술 한 잔 대접하며 깊은 유대관계를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기사를 읽으며 난 건축가 정기용씨가 느꼈을 공허함이 감지된다. 아마도 그는 내 선배처럼 배울 것이 많고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한 마음이 통하는 건축주 한 사람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돈줄이 되어 지속적인 이윤의 추구해주는 세속적인 것 말고 그 반대적인 개념으로 느껴지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해주고 믿어주고 더 나아가 설계의뢰를 통해 자신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건축주. 건물로 말하면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이 송두리째 뽑혀버린 기분. 평생 설계로 밥 벌어 먹고 살아도 한 명 만나기 힘든 그런 사람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절절히 느껴진다.

바라건대 그 분이 존재유무를 떠나 원래의 순수한 목적을 잃지 않고 그 분의 고향이 농촌 발전의 하나의 마스터플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속 발전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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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 2009-05-2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출근하면서 버스에서 이 글 읽었는데, 저도 "건축가는 안다..." "조상들의 말을 거역하고 집을 앉힌 내 탓이다" 하시는 부분에서 그냥 흑흑 느껴 울고 말았어요...

L.SHIN 2009-05-26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기사의 건축가분의 안타까운 마음도 메피님의 마음도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마냐 2009-05-2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져나오는 통곡 하나하나 예사롭지 않슴다. 가슴 아프고, 미안하고. 죄스럽고.

건우와 연우 2009-05-27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그와 손한번 잡아본적도 없는데 조문이라도 하지 않으면 두고 두고 마음이 정리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맥거핀 2009-05-28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로 공감합니다. 사람의 자취는 그가 지나간 모든 것에 남는 것이겠죠. 냄새나는 사람들이 지나간 곳은 더러워지죠. 그런 사람들은 더러워진 곳을 콘크리트로 덮고 없애려하죠. 그리고 향기로운 사람이 지나간 곳은 아무리 없애려해도 향내가 남아있는 법이겠구요. 하아.
 

 

피가 마르고 있어요.!!!   

 

(직장에서 야구보는 1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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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3-2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농담처럼 WBC시작하기 전에 대진표보고 일본하고 다섯번까지 할 수 있겠다.고 했는데,그것도 모잘라 연장까지 가네요. ㅎㅎ 근데, 이것때문에 두산하고 롯데하고 시범경기 취소되었네요.

Mephistopheles 2009-03-24 14:18   좋아요 0 | URL
음 우리나라 시범경기에도 영향을 주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WBC입니다..허허.

물만두 2009-03-24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도 못보고 죽겠습니다.
제가 일본서적 보면 진다는 ㅜ.ㅜ
미국서적보려 했더니 심판이 ㅠ.ㅠ

Forgettable. 2009-03-24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ㅏ아ㅏㅏㅇㅇ니ㅜ라ㅜ라ㅜ파
저 피말라요 어떡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스탕 2009-03-24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일터에서 티비는 못 보고 핸드폰 라디오로 가끔씩 들으며 진행 상황을 슬쩍슬쩍 알아가며 일했는데 연장갔다는 소식에 꺄아아아악~~~ 했고 졌다는 소식에 ㅠ.ㅠ 했어요..;;

antitheme 2009-03-2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터에서 피말리며 야구본게 저만이 아니었군요.
 

국가의 수준을 알려주는 건축물에는 무엇이 있을까?
쳐다보다 목뼈가 회까딱 뒤로 젖혀질 정도로 하늘을 찌르는 고층건물? 어마어마한 고금액에 거래되는 고급 아파트? 아님 명품이 가득한 초호화 백화점일까? 보존과 유지도 제대로 못하면서 입으로만 떠드는 문화재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을 꼽고 싶다.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웬 배부른 소리! 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이 인간답게 기본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고 더더욱 요즘같이 돈에 환장한 세상이라면 그 필요성이 애절해지는 건축물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실정을 따지면 내 주관적인 잣대의 기준으로는 개발도상국도 안 되는 수준이다. 그래도 그나마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은 소위 몇몇 사람들이 선별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으로 인식되며, 이용방법 또한 주용도에 맞게 이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내가 학생때 국립 도서관이라는 곳은 참고서 들고 입시 공부하러 들어가는 공간으로 주로 애용되었을 뿐이니까. 그건 대학에 들어가서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아침부터 치열한 자리싸움의 결과물로 얻은 열람실 좌석은 다들 전공책과 토익책을 뒤적이며 학점을 위해 혹은 취업을 위해 사용되는 공간으로 아직까지 애용되고 유지되고 있다.  

 

서초동에 위치한 '국립'중앙도서관

몇 년 전부터 서초동의 국립도서관은 이런 열람실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국립 도서관은 들어가는 입장부터 인상이 찡그려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위압적인 대칭형 칙칙한 회색건물의 전면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머릿돌을 쓴 사람의 존재부터 맘에 안들고(없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애당초 도서관 용도로 건물이 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꽤나 믿을만한 풍문은 그 건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부채질 한다. 원래 목적은 특정 정당(민정당)의 당사 용도의 건물 이였다고 한다. 풍문이다 풍문...

온갖 이유와 구실을 달면 한 나라의 간판이라고 볼 수 있는 "국립" 글자가 박힌 도서관은 이런 저런 이유로 성에 안차고 부정적이며 불만만 잔뜩 나오는 건물이라고 손가락질이 먼저 되곤 한다. 그게 꼭 거기서 같이 공부했던 옛날 애인에게 처절하게 차였기 때문은 절대 아니다.

그럼 비교를 위해서라도 어디 딴 나라 국립 간판이 붙은 도서관을 살펴보자. 그래도 책이라는 것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보니 책과 가장 근접한 모습을 갖춘 프랑스 도서관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프랑스 국립도서관(the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 ; 1995)
중앙광장은 콩코드 광장의 크기이며 장서능력은 천2백만권, 열람실 좌석은 오천석, 하루수용인원 이만명.
 

미테랑 대통령 재임당시 미래형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는 10대 프로젝트, 이름하여 그랑 프로젝트가 추진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국립 도서관이다. (아시다시피 파리의 유명 현대 건축물들이 이때 대거 출몰한다. 라데팡스,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등등.) 국민의 여론반대에도 자기의 예술적 주장을 관철하며 파리를 21세기 알렉산드리아로 만들겠다는 미테랑 대통령의 추진력은 결국 유럽 최고로 인정받는 도서관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누구와는 정말 비교되는 대목이다. 똑같은 추진력이 있어도 누군 삽질이나 해대고 있으니 말이다.

당시 40대 약관의 도미니크 페로 라는 듣보잡 건축가(이 분 우리나라에도 작품 하나 남기신다. E여대 프로젝트가 이 양반 작품이다.)를 일약 스타 건축가로 만들어 주기도 했던 이 도서관은 생김새부터 정감 있다. 높다랗게 세워진 4개의 건물 군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건물의 용도가 어떤 용도인지 대략적으로 유추가 가능하다. 4권의 책을 90도로 꺾어 4각을 만든 형태. 책을 모티브로 4개의 각을 만들고 그 갇혀진 공간은 광장으로 형성된다. 그리고 건물 사이의 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입이 가능한 개방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중앙광장엔 자연녹지를 만들고 그 테두리에 3개 층의 열람실을 만들어 열람실 이용자들에게 책 냄새 풀풀 나는 도서관 열람실을 쾌적하게 만들어준다. 높이 오른 건물 군들 역시 콘크리트 보단 스틸과 유리를 통해 빛의 유입을 최대로 끌어들이는 대신 그 일조량을 강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설비적인 측면까지 겸비하고 있다.  

 



4개의 건물 군에 갇힌 공간은 도서관의 특징상 폐쇄성과 밀폐성을 강조하면서 광장으로 조성되면서 개방감을 함께 가지고 있다.  



건물 외벽에 보이는 저 노오란 장막이 일조량을 조절하는 역활을 한다. 





중앙 광장에 조성된 대단위 녹지는 도시 속의 쾌적함과 더불어 안락함까지 선사해준다. 







엄청난 규모와 굵직굵직한 덩어리를 형성하는 거대 건축물이면서 실사용자들에게 전혀 위압적이거나 권위적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그냥 부럽다. 이런 건물이 그 나라의 수도에 자리 잡고 국민들에게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하나의 문화를 제공해준다는 자체가. 외국 나가 태극마크 달고 스포츠로 국위 선양하는 것보다 이런 건축물들이 국가대표로 자리매김한다면 난 그게 더 자랑스러울 것 같다. 그에 앞서 이런 건물들을 아끼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민성향 역시 필수요소 중에 하나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진출처 : http://www.perraultarchitec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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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0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0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01-2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로라는 양반 전 솔직히 싫어요.
프랑스 도서관이 아무리 근사해도 휘윳길과 신단수를 밀어버린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됩니다. 미래의 이화여대는 있어도 추억은 싹 사라졌지요.

Mephistopheles 2009-01-20 14:37   좋아요 0 | URL
그게..말입니다 조선인님...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입장(그래봤자 레벨차이는 하늘과 땅이겠지만)에서 변명아닌 변명을 하면 말입니다..사실 모든 건축물은 건축가가 맘대로 짓는게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건축주의 의도가 깔려있는 거죠. 말씀하신 휘윳길과 신단수를 밀어버렸다는 말씀은 설계자의 책임이라고 말을 하긴 그렇습니다. 애시당초 저 정도의 규모의 설계를 할때 건축주는 여러가지 조건과 요구사항을 설계를 의뢰할때 필수지침 형식으로 첨부를 합니다. 이것만은 지켜달라. 기존의 어떤 부분만큼은 보존과 유지를 해달라. 일예로 일본의 어느 건축물은 꽤 유서깊은 나무가 존재하는 곳에 신축을 예정했었습니다. 그 건축물의 설계를 의뢰한 건축주의 우선 요구조건은 절대로 그 나무를 훼손하지 말아달라는 조건이였죠. 물론 유수의 건축가들이 그 설계에 도전했고 결국 낙점받은 설계안은 그 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보존과 유지가 최상의 조건으로 가능하며 신축건축물에 불이익이 가지 않은 설계안이였답니다. 조선인님이 말씀하신하신 휘윳길, 신단수는 설계자가 밀어버렸다기 보단 당시 캠퍼스 재계획을 수주한 E여대 행정부쪽의 결론이였을 것이라 보고 싶습니다. 어쩌면 애시당초 그들에겐 졸업생들이나 재학생들의 추억의 한자락보단 새로운 E여대를 원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페로라는 건축가가 그 학교를 다니지 않은 이상 더더군다나 이억만리 타국의 건축가인 그가 휘윳길과 신단수의 중요성을 알기는 더더욱 힘들껍니다. 누군가가 납득하게 유창한 불어로 설명해주지 않은 이상은요..

조선인 2009-01-21 08:28   좋아요 0 | URL
흑흑 공대를 지을 때만 해도 무슨 수종의 나무를 몇 그루 베어야 하는지를 세밀하게 따져 짔던 학교가 왜 그렇게 변했나 모르겠어요. 엉엉.

Mephistopheles 2009-01-21 11:00   좋아요 0 | URL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일지라도...
신자유주의의 속박에서 벗어나긴 힘들겠죠..^^

마늘빵 2009-01-2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멋진 (프랑스) 도서관이군요! 저런 도서관이라면 회사 끝나고 집으로 안가고, 도서관으로 가겠어요.

Mephistopheles 2009-01-21 11:32   좋아요 0 | URL
사서가 미인이라는 사실은 어찌 알았습니까 아프님? =3=3=3=3
저도 그냥 오랫동안 편안하게 앉아있고 싶은 도서관이 하나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진주 2009-01-20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에도 새로 지은 도서관이 쬐금 이뻐요.
길고 길쭉한 푸른 빛이 감도는 유리덩어리 건물이 두 챈데, 3층엔 두 건물을 이어주는 통로가 구름다리처럼 있어요. 첨엔 이 구름다리에 속아서 실내가 무지 넓은 줄 착각했어요 ㅋ 그냥 책 따라 복도를 살짝 지났을 뿐인데 어느 새 옆건물로 가 있었으니까요. 열람실 책상이며 의자들도 제법 돈 좀 들여 이뿌구요. 담에 어떻게 사진 함 올려보도록 할게요. 요즘 카메라가 맛이 가서 찍어도 이쁘게 안 나오니 찍을 맛이 없어졌어요..

Mephistopheles 2009-01-20 15:34   좋아요 0 | URL
많이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긴 해요 지방 소도시나 지역에도 이젠 제법 도서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제법 효율적인 건물들이 들어가고 있으니까요.^^ 근데 그 도서관 이름이 뭔가요..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마노아 2009-01-2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은 열람실인가요? 왼쪽의 하얀 지지대는 스탠드인가요? 분위기가 근사해요!
메피님, 이거 계속 연재해줘요. ^^

Mephistopheles 2009-01-21 11:00   좋아요 0 | URL
그게..그 한겨레 기자분처럼 제가 그리 박학다식하지 않기 때문에 연재는 부담이...^^ 그냥 심심할때 여유있을 때 간간히 하나씩 올리도록 하죠..
마지막 사진은 열람실 맞습니다. 건물의 성격에 맞게 꽤 모던한 가구들이 들어가있죠..^^

2009-01-20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0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20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멋지다...사서가 미인이라니 더 가고 싶네요.그 곳 여인네들을 위해서는 제가 사서로 들어갈까요?

Mephistopheles 2009-01-20 17:20   좋아요 0 | URL
저기..노이에자이트님...저...제가 아프님 댓글에 사서가 미녀라는 말은 그냥 웃자고..하는 소리였고요..(사실 저 큰 건물에 프랑스 사서미녀가 분명 있기야 있겠죠. 우겨!우겨!) 사실 진짜 사서 미녀는 알라딘에 세X님이라고 계십니다..^^

Arch 2009-01-2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은데요. 요새 박물관 순회를 다니고 있는데 건물 외양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중박이나 민박 같은 경우 예전에 유물만 갖다놓는 것에서 진일보해 다양한 콘텐츠를 정감있게 잘 배치했더라구요. 민박에 가서 한참동안 배틀을 짤때 쓰는 반디(뭐였더라)란걸 제작하는 영상을 보기도 했어요.
이촌에 있는 중박의 도서관에도 가본적이 있는데 물론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잠을 잤죠. 참 따뜻하고 아늑했어요. 책종류가 거의 박물관 관련 자료 위주였지만 전등을 조금 낮게 달아놓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인 층간 높이를 무마해주더라구요.
나중나중에 메피님이 정말 멋진 도서관 설계하면 제가 자주 가서 달고 단 낮잠 많이 잘게요.

Mephistopheles 2009-01-21 11:39   좋아요 0 | URL
그게..제가 도서관을 설계할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주업종과 전혀 관련이 없어요...ㅋㅋ 그리고..아치님..도서관이 아니라 수면방을 설계헤드려야 겠는데요??ㅋㅋ

Arch 2009-01-21 14:13   좋아요 0 | URL
와, 역시 절대 아니에요. 도서관이어야 잘오는 잠의 종류가 있다죠.

L.SHIN 2009-01-21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형 디자인이군요.^^
보유한 책이 천2백만권이라니, 꼭 가보고 싶습니다.(웃음)

Mephistopheles 2009-01-21 11:03   좋아요 0 | URL
미래형이라기도 보고 싶지만 형태의 단순화를 기준으로 계획을 한 것 같습니다. 잘 보시면 곡선을 찾아보기 힘든 건물이죠. 대신 외부재료의 다양성과 독창성으로 차별화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근데 천이백만권이 다 차있진 않겠죠..^^

L.SHIN 2009-01-22 05:43   좋아요 0 | URL
가서...세봐서 천이백만권 맞으면 어쩔거에요? 응? 응?
(라고는 해도, 막상 그 상황이 되면 메피님은 너무나 태연히 '그렇구나'라고
급인정해서 내 사(악)기를 확 눌러버릴 것 같은 기분은 왜..? ㅡ.,ㅡ)

paviana 2009-01-2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메피님이 아티스트라는게 실감이 나네요.
흠 근데 차인적도 있으시군요.=3=3=3
참 추천은 연재를 계속해 주시라는 의미에요.

Mephistopheles 2009-01-21 11:04   좋아요 0 | URL
앙선생님 오바랩 하시면... 좀 곤란..ㅋㅋ 근데 전 아티스트였던 적은 없어요. 단지 노다가꾼일 뿐이라는..^^

엄훠...그때의 수많은 상처로 인해 제가 있는 겁니다..흠흠..ㅋㅋ

비로그인 2009-01-21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생각으로는 한 20년 후부터 한국의 모든 건물에
새로운 건축양식이 도입되리라 예측합니다.
상용, 개인용, 공공건물 등 전반에 걸쳐 혁명적 건축개혁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해본답니다.
지금 집은 집이 아닙니다. 그저 거처이지요...
국적 불명의, 가격대비 용적율만 극대화한.. 날림 건물들, 집같지 않은 집들을
새로운 정신에 맞는, 한국인의 삶에 맞는 집다운 집, 건축물다운 건축물을 지을 날이
오겠지요.
그때가 되면, 메피스토님께서 그 일을 주도하시기를.. 최고 관리자(CEO)로서
하하




Mephistopheles 2009-01-21 22:57   좋아요 0 | URL
20년까지는 안가더라도 늦어도 5년내로 설계바닥은 많은 변화가 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과연 바뀔까 그게 의문입니다. 한사님이 말씀하신 국적 불명,가격대비 용적율 극대화 날림 건물 집같지 않은 집....원하시는 건축주분들이 꽤 많다보니 먹고 살려면 해달라는데로 해줘야 하겠죠..^^ 20년 30년이 흐른다한들 집을 집으로 안보고 투기의 목적으로 보는 건축주가 있는 한...이런 거품 잔뜩 들어간 집들은 계속 양산이 될 것 같습니다..^^

비로그인 2009-01-22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책을 세워둔 것 같네요. 내부도 시원시원하니 쾌적해 보이고요.

Mephistopheles 2009-01-22 15:52   좋아요 0 | URL
장서를 보관하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읽기도 하는 공간이므로 도서관을 계획 할 땐 극단적인 두가지 개념을 상충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프랑스국립도서관의 경우는 이 두가지 개념을 조화롭게 융합시켜 상승효과를 가져왔죠.. 아마 건축가 머리꽤나 아팠을 껍니다..수명도 한 몇년 줄어들고..^^
 

건축이라는 것으로 밥을 벌어먹고 살다 보면 필수적으로 마주치는 존재가 ‘건축주’다. 다시 말해 내 밥벌이의 돈을 대주는 대단히 고마운 존재이며 건축가들이 존재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건축주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런 이유로 건축설계는 업종분류상 서비스업으로 분류가 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종합예술이라는 격상의 분류가 존재하지만 건축주의 주문과 요구에 맞춰 알맞은 설계물의 결과를 내야 하는 관계로 서비스업으로의 분류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가끔 이런 건축가와 건축주의 관계를 이상하게 오해하는 부류들이 존재한다. 무리하고 말도 안 되는 단가를 제시하는 건축주들은 굳이 언급을 하지 않아도 이래저래 많이들 보고 알고 있을 터이나, 놀랍게도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곤 한다. 사회생활 초년일 때 사무실 차장이 이런 대표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었다.  

그 사무실에 적을 두고 있을 때, 한 달 동안 자질하게 들어오는 설계건이 어림잡아 15건이 들어온 적이 있었다. 주로 계획을 맡았던 차장은 이상하게 그 15건의 설계의뢰를 단 한건도 실제설계로 발전시킨 적이 없었다. 분명 건축가와 장시간 회의를 거치고 사무실로 들어오면 언제나 불만이 가득한 표정 이였고, 언제나 주절거리는 말은 대체 건축을 뭐로 보는 거야. 이었다..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건축주들이 말도 안 되는 무리한 주문을 했겠거니 했었는데 이런 생각이 나의 착각이었다는 사실은 며칠 후 사무실에서 열린 건축주와의 회의를 우연히 엿듣다 알게 되었다. 

그때 그 차장은 건축주를 앞에 앉혀 놓고 온갖 전문용어를 남발하며 말 그대로 건축주를 가르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자기가 살 집 설계를 돈까지 주면서 의뢰를 하는 오너로써 이런 저런 요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당신의 생각은 틀렸다. 어쩌고저쩌고 전문가적인 입장으로 집은 이렇게 지어야 한다. 라는 강변을 하는 차장을 보며 그에게 가지고 있었던 일종의 동경이 한순간 우르르 무너져 버렸다. 자기가 아무리 좋은 대학에서 건축 전공을 했다고 하지만 주문자, 오너의 생각을 깎아내리고 평가절하 하는 모습은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도 결코 좋게 보이지 않았을 뿐더러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받아들여졌다.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과 회유를 하고 알기 쉽게 이해를 구하는 모션을 취해야 하건만 아무래도 그때 그 차장은 이런 기술이 부족했었나 보다. 그래서 건축가는 건축만 잘해선 안된다란 말이 맞나 보다. 건축주의 이해를 충족시키며 자기주장을 관찰하는 속되게 말해 건축주를 자글자글 구워삶을 수 있는 “말빨”이 중요한 무기의 하나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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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9-01-18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란 그런거죠. 아주 그냥 속되다 못해 살짝 재수없어야 돼. (아, 왜 흥분.-_-)

Mephistopheles 2009-01-19 00:45   좋아요 0 | URL
키득키득..살짝 재수 없는게 얼마나 힘든데요..^^

바람돌이 2009-01-19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글자글 구워삶을 수 있는 말빨? 메피님 잘할실것 같은데요. ^^

Mephistopheles 2009-01-19 01:49   좋아요 0 | URL
전 튀깁니다.

L.SHIN 2009-01-19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내가 집을 새로 짓게 되면 꼬옥~ 메피님한테 말해야지.
그리고 마구 뗑광 부려야지. 으흐흐흐흐...(기대된다)

Mephistopheles 2009-01-19 10:17   좋아요 0 | URL
제가 과연 그때까지 이 일을 할까요? 말까요? 으흐흐흐흐

L.SHIN 2009-01-21 05:39   좋아요 0 | URL
하십시오,꼭. ㅡ_ㅡ (부릎)

Mephistopheles 2009-01-21 11:05   좋아요 0 | URL
내 맘이지롱~~!=3=3=3=3
 

K: M대리님 저 그만 둘려고요..

M: 왜..?

K: 제가 전에 다니던 대구 사무실이요. 월급이 밀려서 엄청 고생했어요.
그것 때문에 아직 빚도 남아 있고요. 그 사무실 소장하곤 채무관계로
법적으로 밀고 당기고 있고요...

M: 그래도 한 달만 좀 참아보지 그땐 어떻게든 해결이 되지 않을까?

K: 아니요. 사실 서울로 올라오는 것도 큰 모험이였는데....전 아직 멀었나 봐요
사무실 겉모습에 혹해가지고 좋다고 들어와버리고..
그렇게 호되게 당했는데도 말이에요. 여기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다니..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M:............

7년전 내가 다녔던 어느 사무실.
강남에서 화려하다고 소문난 압구정동에
겉껍데기만 반지르르하고 내실은 부실덩어리였던 사무실.

들어온 지 한 달이 채 못되서 사직서를 쓴
대구 토박이 K는 그렇게 사무실을 떠나 버렸다.
마땅히 붙잡을 구실도, 방법도 없었다.
먹고 사는 기본적인 생활이 안되는데...
K가 떠난 후 나 역시 반 년치 월급이 밀린 채
일년을 못 버티고 나와 버렸다.

근래 문 닫는 설계사무실이 많다고 한다.
사람 구하기 힘들고 일거리는 한정되어 있고,
규모나 자본력으로 월등한 설계사무실의 독점 때문에.
 
관련학과 졸업해도 고생은 곱으로 하고 배 굶기 쉽상인
설계업종은 졸업생들에게 기피대상 1호가 되버렸으니까.

그나마 신규직원 1명, 경력직 1명을 어렵게 구한 지금
입장에서 제 때 월급 나오고 일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
어쩌면 행복한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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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8-07-1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디든 힘들군요....

Mephistopheles 2008-07-16 21:58   좋아요 0 | URL
힘든 걸 떠나...왠지 큰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Arch 2008-07-1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메피님 일하시는 얘길 들으면 도면 쫙 펴놓고, 일하면서 약속잡는 광고의 한 장면이 생각나곤 했는데. 힘내세요!! 주물주물.

Mephistopheles 2008-07-16 21:59   좋아요 0 | URL
도면을 쫙 펴놓긴 하지만 그건 주로 모니터에 펴 놓고요 약속을 잡긴 잡지만 주로 전화로 떠듭니다..^^ 광고나 드라마와는 좀 다른 모습이랍죠..ㅋㅋ

2008-07-15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16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17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8-07-15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리브리 초짜 프리인제게 오늘 모 회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하면서
월급은 따박따박 나온다고 -_-;;; 하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08-07-16 22:00   좋아요 0 | URL
공직에 오래 근무하신 분들은 어쩌면 도통 이해가 안갈지도 모르지만...
월급이 밀리거나 늦게 나오는 직장군이 꽤 많죠..쩝..

2008-07-16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