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미국건축가협회(AIA)의 최대 행사인 2007 AIA 총회가 열린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컨벤션센터. 1500명 이상이 참가한 한 대형 세션에서 즉석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여기에 온 건축가 중 BIM을 사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 있는 분은 손들어 보세요."
연사 질문에 강의장을 가득 메운 미국 건축가들이 일제히 손을 들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90%는 족히 돼 보였다. BIM을 사용해 보지 않은 건축가는 주위를 둘러봐도 찾기 힘들었다. 캐드(CAD)는 들어봤는데 도대체 BIM이란 게 무엇이기에….
요즘 미국 건축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BIM(빌딩정보모델링ㆍ이하 빔)이다. 이번 AIA 총회는 거의 모든 세션이 빔과 친환경 건축에 맞춰졌다.
필립 번스타인 예일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빔은 2000년 동안 지속돼 오던 건축설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신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유사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인류는 펜과 종이로 도면을 그려 설계를 해왔다. 이후 2차원 컴퓨터 지원설계 프로그램인 캐드 등장으로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기는 했지만 여전히 2차원적 평면에 머물러왔다. 빔은 여기에 3차원적 입체성을 도입했다.
미국 건축계에서는 빔 사용이 이미 일반화돼 있다.
스티븐 헤이건 미국 조달청(GSA) 공공건축 담당관은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정부 발주 공사의 설계과정에서 빔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이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빔을 이용하지 않으면 정부 발주 공사 수주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정해져 있다.
빔이 각광받는 것은 기술적 편리성 외에도 무엇보다 친환경 건축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시키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미국 건축계에서는 친환경 건축물인 '그린빌딩(Green Building)'이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심도 있는 논의 대상이 돼왔다.
미국 내 에너지 소비량 중 40%를 건축물이 차지해 이미 자동차의 환경오염 수준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있다.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은 인구 1만명 수준 소도시가 소비하는 수준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빔은 비용과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그린빌딩을 가장 효율적으로 구현해 줄 수 있는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AIA 관계자는 "빔을 사용할 때 공기는 28%, 총공사비용은 2.9%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빔을 채택해 진행되는 대표적 그린빌딩 프로젝트는 뉴욕에 세울 프리덤타워가 꼽힌다.
총회에 참석한 배병길 도시건축연구소 대표는 "국내에도 그린빌딩 개념이 하루빨리 구체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BIM(빌딩정보모델링) : 컴퓨터를 이용해서 3차원으로 건축물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설계부터 시공ㆍ유지ㆍ관리ㆍ폐기에 이르는 건물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샌안토니오(텍사스) = 이호승 기자]
매경 오늘자 신문 기사.
쉽게 말해 X축과 Y축으로면 표현되는 설계도서를 Z축까지 지정하여 3차원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이야기..
공상과학 영화에서 봄직한 홀로그램 건물 설계도가 현실화 되가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다가 현재 건축 구조 설비 토목 조경 소방...기타 등등 파트별로 나눠져 있는 모든 도면을 한방으로 표현을 하겠다는 이야기. 더군다나 유지보수 및 시스템까지 더해되면 설계를 하면서 견적(설계도대로 설계를했을 경우 드는 총 공사비를 산정하는 과정)까지 한번에 해결되니 가히 꿈의 건축설계도가 아니고 뭐겠는가..
우리나라야 시간차를 두고 반영이 되겠지만. 글쎄다 2D에서도 허덕이는게 지금 우리건축의 현실인데 3D까지 가면 뇌사상태가 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미국 설계ㆍ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데스크 제이 바트 수석부사장은 지난 3일 샌안토니오 AIA 총회장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면서 "빔은 건축계 최대 이슈인 지속가능한 그린빌딩을 구현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오토데스크는 이번 행사의 최대 후원자이자 빔 프로그램인 '레빗(Revit)'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제이 부사장은 "빔은 설계 단계부터 건축물 완성까지를 모델링해 자재 소비량을 줄이고 매일 건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량을 최소화하며 건물의 유지ㆍ관리를 자동화해 에너지 소비량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등 그린빌딩을 실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제이 부사장은 "그린빌딩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업주체, 건축주와 시민 모두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친환경 빌딩이 건축비 부담이 많고 유지비가 많이 들 것이라는 선입견을 빔을 통해 불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이 부사장은 내년 건축설계 시장이 전면 개방되는 것에 대해 "한국 설계업체들에는 위기일 수도 있지만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기업에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 부사장은 "빔과 같은 3D 모델링과 정보를 결합한 기술로 인해 디자이너들이 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 역시 매경 오늘 기사
내년이면 한국의 건축설계시장 역시 개방된다.
개방이 된다 한들 영감탱이들의 철밥통이 깨지리란 보장은 없다.
워낙 오래전부터 관행화, 고착화 되어있는 여러 문제점들은 이쪽 바닥에 일정기간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노조조차 설립이 불가능한 열악한 설계사무실 근로자들(누군가는 이 표현을 싫어한다 곧 죽어도 예술가 운운하는 아직 배부른 인간들이 존재한다.)은 IMF때 대부분 이직 혹은 전업의 과정으로 솎아내기의 결과치가 지금 존재하는 설계인력이다. (만세! 살아남았다.!)
그렇다면 서바이버식으로 알짜배기 인력들이 남지 않았는가..?? 그러면 개방이 된들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교과서적인 방정식이 성립이 되겠지만, 이 또한 아니라는 것.
대한민국에서 설계하는 인간들을 내가 다 알고 있진 않겠지만. 그래도 내 주변 나와 같은 일을 하는 그것도 꽤 우수하게 일을 처리하는 인간들은 죄다 지금 다른 일들을 하고 있다. 오히려 모든 사회조직에서 존재하는 지문소멸형 인간들이 대부분 살아 남았을 뿐... 더군다나 대학을 졸업한 젊은 인력들 또한 겉멋에 잔뜩 빠져 건물의 외피에만 지대한 관심을 보일 뿐이다. (바야흐로 건축설계도 외모지상주의.??)
살아남기 위해선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하고 혁신을 일으켜야 하지만, 대한민국 설계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이번 개방이 독을 독으로 다스린다는 말처럼 나쁜쪽으로 불변상태인 한국 설계 시장을 마구 흔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뱀꼬리 : BIM이나 배워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