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의 탐나는 집반찬 (DVD 포함) - 집밥 고민이 없어지는 밑반찬, 국.찌개, 계절메뉴 92가지 탐나는 스타일 DVD북 시리즈 9
김민지 지음 / 이덴슬리벨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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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뭔가 익숙한 재료로 천연의 맛을 내는 것을 좋아해서 집반찬 요리책은 자주 들여다보는 편이다. 솔직히 고기를 다듬는 것은 전혀 하지 못해서 언제나 나물반찬 위주로만 살펴보고 있기는 한데 김민지의 탐나는 집반찬은 첫페이지부터 독특하게 '숙주물나물' 요리법이 나온다. 무쳐서 나물반찬으로만 먹어봤는데 물나물이라니 이건 뭐지?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왠지 숙주대신 콩나물을 사용해도 된다고 하니 냉콩나물국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날이 추워서 당장 해보고 싶은 마음은 안들었지만 나중에 날이 풀리면 시도해보고 싶은 반찬이다. 숙주나물의 아삭한 식감을 좋아해서 볶음밥을 할 때에도 넣어 먹곤 했는데 이제 만들어볼 수 있는 가짓수가 하나 더 늘었다.

 

이 책은 계절별로 반찬요리가 나뉘어져 있고 뒷부분에 궁중요리도 따로 소개되어 있다. 요즘은 사시사철 나오는 야채들로 인해 엄격한 사계절 음식의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제철에 맞는 식재료를 구해 요리를 하는 것이 영양도 풍부하고 맛도 좋을 것이라 다른 계절의 반찬요리는 눈요기로 넘겨보게 되었는데, 그래도 그 중에 내가 좋아하는 봄동겉절이가 있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입맛을 다셔보기도 했다. 봄동은 잠깐 나왔다 사라져서 내가 직접 해보지는 못하고 다른 누군가가 겉절이를 해 반찬으로 갖고 오면 맛만 보곤 했었는데 이번 봄에는 시장에 좀 자주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고.

대부분의 요리법이 거창하지 않고 재료다듬고 양념장을 만들어 무치거나 볶거나 할 뿐이어서 사실 눈으로 볼 때는 시도해보기 어렵지 않겠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요리책이 원래 두껍고 고급스럽게 나오기도 하지만 이 책은 레시피중 몇가지는 큐알코드가 담겨있고, 요리과정 디비디도 부록으로 있어서 조금 더 고급스럽게 보이는데 책 전체를 통틀어 눈에 확 띄는 별난 반찬 요리가 하나 있다. '자갈치를 입은 두릅튀김', 두릅은 데쳐서 장에만 찍어먹어도 맛있는데 그걸 자갈치로 범벅을 만든단 얘긴가 싶어 살펴봤는데 두릅을 살짝 튀김해서 먹는데 자갈치맛 과자를 부수어 튀김옷을 대신해 먹어도 맛있다는 것. 짭짤한 맛 과자는 무엇이든 튀김옷으로 가능하다는데 이건 딱히 두릅이 아니더라도 다른 튀김에도 응용해서 맛봐보고 싶은 방법이다. '과자'라고 하니 염분이 더 들어가고 왠지 건강한 음식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다른 요리책에는 가짓수가 많아도 딱히 해봐야겠다거나 새로운 레시피가 없어 한두번 보다 말게 되는데 이 책은 이외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날 듯한 집반찬 요리가 많아 자주 들여다보며 음식을 만들어 볼 것 같다. 그리고 뒷부분에 부록처럼 실려있는 각종 장아찌는 밥맛없는 여름에 잘 해먹는 반찬이라 눈여겨봤는데 토마토 장아찌는 처음봤다. 그리고 다시마톳밥고 무밥은 가끔 해 먹곤 했는데 마침 집에 맛있는 무가 많이 있으니 주말에는 무밥을 하고 레시피대로 양념장을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요리책은 이처럼 해보고 싶은 요리가 많이 있어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법, 책 제목대로 '탐나는 집반찬'을 해 먹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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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야만 한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 솔뫼성지 바오로 신부의 산티아고 성지 순례
이용호 지음 / 하양인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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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신 신부님이 쓰신 글이다. 지금까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이들의 글은 여러편을 읽어봤지만 오롯이 신앙의 체험으로 쓴 글은 읽어보지 못해서 슬그머니 궁금해졌다. 언젠가 산티아고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마음은 솔직히 신앙과는 거리가 멀었고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더 컸었다. 내가 읽어봤던 산티아고 순례기의 이야기들 역시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스스로의 삶의 모습에 대한 성찰이 크게 다가오기도 했고.

물론 신부님 역시 그러한 부분이 없지는 않겠지만, 솔뫼 성지를 담당하고 계신 신부님이라면 산티아고를 걸으며 순례자의 마음으로 어떤 신앙체험을 했을지 궁금증과 기대감이 더 컸다. 조선시대 한국천주교가 박해를 받으며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님이 순교하시고 그 성지를 지키시는 신부님이시기에 그런 기대를 당연히 하게 된 것일까? 어쩌면 처음엔 그저 호기심같은 관심 정도였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도저히 그 여정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리 포기하고 말았던 산티아고의 순례길을 걸었던 신부님의 여정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나도 언젠가는 산티아고를 가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든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산티아고를 걷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 길을 걸어보고 싶은 목표의식이 생겼다. 반드시 산티아고를 걸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교를 위해 쉼없이 길을 걸으셨고 끝내 그 길에서 숨을 거두신 최양업 신부님의 여정도 함께 묵상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을 보면서 굳이 저렇게 말을 덧붙여야 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는 가야만 한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라는 제목 자체가 루카복음서의 말씀이고 또 저자인 이용호 신부님의 서품성구이기도 하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야 알았다. 산티아고의 여정에서도 그렇겠지만 우리 삶의 여정에서도 자주 묵상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성구이다.

길을 걸으며 자신의 십자가는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한다거나, 욕심껏 이것저것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오늘 괜찮다고 더 먼거리를 걸어간다면 그 다음에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더 커진다는 것 등의 이야기들은 이미 자주 들어왔던 이야기지만 신부님의 산티아고 순례길 체험과 맞물려 있으니 더 와닿는 느낌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한 준비라거나 그 길의 의미, 길을 걸으며 중간중간 마주하는 성인의 삶과 묵상, 특히 먼 길을 걸을때 습관적으로 로사리오 기도를 중얼거리던 나의 모습과는 달리 그 신비 하나하나를 묵상하며 기도를 하시려는 신부님의 글은 산티아고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그저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순례'의 여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언젠가 산티아고를 갈 수 있게 될 날이 올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그런 날이 온다면 첫번째 준비는 '순례자의 자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부님의 글은 영성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며 순례자의 마음을 갖게 하는 지침서가 될 듯 하다. 게다가 또 중간중간 순례길을 준비하는 실용적인 팁이 있어서 실질적으로도 도움이 되니 산티아고를 꿈꾸는 모두에게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아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실제로 걷지 못한다 하더라도 신부님의 여정과 함께 영성적으로라도 그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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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거, 우리집 마당이라니.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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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01-23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담주에 제주도 가는데 걱정입니다

chika 2016-01-23 21:54   좋아요 0 | URL
월욜까지 춥고 날 풀린다네요. 따뜻한 동네라 눈이 이렇게 쌓여도 해만 나면 금세 녹아요.
그래도 낼 아침 성당가는 길은 좀 걱정이.... ^^;;;;

책읽는나무 2016-01-23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엄청 많이 왔네요??

chika 2016-01-23 21:56   좋아요 0 | URL
시내에는 눈이 잘 안쌓이는데 뉴스보니까 11cm나 왔다네요. 좀 있다가 또 눈구경해봐야겠어요 ㅎ

지금행복하자 2016-01-2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아직도 눈이 안 녹은 곳이 많은데 또 눈이 와서... 걱정이에요~ 눈오는 모습은 예쁜데...

chika 2016-01-23 22:09   좋아요 0 | URL
그죠? 눈이 오면 생활은 불편하고 힘들어서...
엊그제 뉴스에 세계의 폭설소식을 전하는데 한 꼬맹이는 시내에서도 보드타기 좋은 날씨라고 좋아하는걸 보니 역시 아이들이구나, 싶더라고요

보물선 2016-01-24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는 못올라오고 있어요.
 

점심은 초간단으로 먹고.
저녁은 이리 진수성찬으로 먹으니.
살이 안붙고 어찌 버티리요
하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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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warm 2016-01-2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음식이 정말 정갈하니 맛나 보여요~

울보 2016-01-22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잎밥드셨나요?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당신과 나 사이 2.5그램
정헌재(페리테일) 글.그림.사진 / 넥서스BOOKS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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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책 제목이 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건가? 요즘 내가 일에 찌들리고 업무 스트레스에 온갖 짜증이 다 올라와서 더 그런걸까? 아무튼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이 책을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저자가 페리테일이라니, 그렇다면 더 부담없이 사진과 그림이 어우러진 멋진 글을 마음에 담기만 하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더 이 책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냥 앞질러 이야기하자면 그 전에 봤던 저자의 다른 책보다 이 책은 사진과 그림이 너무 잘 어우려지는데다 가끔은 페리테일을 손으로 가리고 사진만 보기도 했는데 그게 또 너무 좋더라.

업무가 밀려 짬짬이 점심 시간에 - 서로 바빠서 한동안 점심 해결은 각자 했는데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펼쳐들고 읽고 있으려니 밥을 먹는 시간이 어찌나 금세 지나가버리던지 아쉬운 마음으로 조금씩 읽은 기억도 좋았다.

내가 이 책을 들고 있으니 그냥 겉표지를 얼핏 본 친구가 책이 이쁘다며 무슨 책인지 궁금하다 해서 보여줬더니 그 친구 역시 책 제목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고, 어쩌면 우리는 모두 행복해져야겠다는 말에 마음이 움직여버리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우리 모두 힘들고 지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걸까....

 

페리테일은 2000년즈음 희망도 없이 누워만 있을때 받은 엽서 한 장이 건네준 위로를 잊을수가 없어 그때부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마음이 담긴 엽서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엽서 한 장의 위로가 책이 되어 나왔고, 그 책은 또 우리에게 이렇게 위로를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사진을 들여다보고 글을 읽고 있다보면 그리 특별한 말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내게 전해주고 있는 그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 그의 글은 아주 특별한 것이 되어버린다. 밥을 먹으며 글을 읽다가, 너무 추워서 금세 식어버린 밥과 국을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는데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의 체험은 정말 '이제 행복해져야겠다'라는 마음이 되기 이전에 이미 행복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나니 하늘을 가로막고 있는 구름마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시커멓게 뒤덮고 있는 먹구름이 그냥 먹구름이 아니라 그 앞에 하얀 드레스를 입고 한걸음 내딛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그림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점점 사그라져가는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더 반짝거려 보이기도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유로움도 잠시잠깐 일상의 여유가 아니라 내 행복의 한 조각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그러고보니 나 역시 이렇게 받은 위로와 행복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주기 위해 엽서 한장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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