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생님과 아사미씨의 만남, 그리고 그녀의 임신을 예상하게 하는 모습을 스즈키 선생님의 제자들이 우연히 보게 된다. 그 학생들의 생각에 대한 두 사람의 대화.

그런데 이 말은 좀 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순간의 한 모습만을 보고 그것이 전부인 양 오해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자신이 진실을 보고 있다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될 때까지 우리가 나눈 말과 감정, 혹은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나와 아사미 씨가 태어났을 때부터 만나기까지의 경험과 마음의 사정, 그런 깊은 곳의 세세한 것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정말로 전부 전해지면 좋겠는데 말이죠.

사람이란, 남의 일이라 마침 그때까지 숨겨져 있던 것이 밖으로 나와 그걸 알게 되었을 때 그걸 전부라고, 혹은 진실이라고 생각하니까 화를 내거나 미워하거나 해 버리리는 일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것조차 부분적인 것, 표면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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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을 상상해봐요.
두꺼운 유리창을 때리며 비가 마구 쏟아져요. 창밖 베이커가의 가스등 불빛은 너무 약해서 보도에도 못 미치고, 공기 중에 맴도는 안개 때문에 노란 불빛만 어슴푸레 빛나요. 음침한 구석마다, 어두운 방마다 미스터리가 바람처럼 일어요. 그리고 한 남자가 그 어둑하고 안개 낀 세상으로 걸어 나가죠. 남자는 소매의 마름질만 보고 상대의 인생사를 알아맞혀요. 지력과 담배의 힘만으로 답답한 어둠에 불을 밝히고요. 자, 이런 게 낭만이 아니면 어떤 게 낭만이죠?





헤럴드는 잠시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홈스 이야기를 사랑하는 이유를 입에 올린 적이 없었다. 나의 집착에 마땅한 이유가 있긴 했나 엄마를 왜 사랑하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는 것처럼, 그가 홈슬를 사랑하는 이유도 설명하기 막막했다.
"문제에 해답이 존재한다는 개념이 좋아서요. 홈스 이야기를 포함해서 그게 모든 추리소설의 매력이에요. 추리소설 속의 세상은 따져볼 수 있는 세상이에요. 모든 문제에 해답이 있는 세상이죠. 똑똑하면 인과 관계를 박힐 수 있는 곳이에요.


내가 홈스를 사랑하는 것은 그 때문이에요. 그는 명쾌한 해답을 주고, 그가 사는 세상은 질서정연하고 이성적이니까요. 아름다운 세상이니까요. (30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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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

씁쓸하다못해 마음의 상처가 되는 일들이 쌓여가니 어디 하소연할곳도 없고.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인지라 페북에라도 떠들어보려고 오랫만에 들어갔는데 조카녀석들의 글이 가득이다. 더군다나 친구들과 나누고 있는 대화 모두 영어, 단문으로 써도 뭔말인가 할판에 축약어에 뭔 말인지도 모를 단어들만 가득이라 더 우울해져버렸다.

세상살이가 이런거지 뭐.

사무실에서 받는 업무 스트레스도 견디기 힘들었지만, 자기들 생각만 하는 직원들, 부서 직원의 어려움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국장, 아무리 애를 써서 야근을 하고 일을 해도 뭐하냐? 라는 말 한마디로 모든 수고로움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말들.

왠만한 것에 상처받지 않으리라 했지만,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을 때.
나는 무엇으로 견뎌내야할 것인가.

오호통재라. 헛된것에 맘 쓰지 말자.
언제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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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7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6-01-27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ika님, 맛있는 것 드시고 기운 내세요.
저처럼 그 핑계 대고 너무 많이 먹어서 포동포동해지면 곤란하지만...^^

책읽는나무 2016-01-28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 내셔요!
자꾸 스트레스 받음 안되는데~~ㅜ
 
[세트] 바닷마을 다이어리 1~6 세트 - 전6권 바닷마을 다이어리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내렸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기 시작할 때였다. 바람은 선선하고 초록의 나뭇잎과 넘쳐나는 새순의 맑은 연두빛이 햇살에 눈부시게 빛날즈음 문득 한여름의 나무그늘과 미친듯이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그리워졌다. 만일 한여름이었다면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먼저 떠올랐겠지만 지금은 모든것이 다 행복해질 것만 같은 화사한 봄,이 아닌가.
그래서 그 행복을 더 느껴보려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제목은 초가을을 떠올리게 하지만 가을로 넘어가는 늦여름과 여름으로 넘어가는 늦봄을 나는 똑같이 좋아하니까. 더구나 이 책에는 평화로운 바닷마을이 나오고 사람들 사이의 따뜻함과 아름다운 세상이 담겨있을 것만 같으니까. - 바닷마을 다이어리 시리즈의 첫째권 [매미 울음 소리 그칠무렵을 읽고]

 

 

참아야만 하고 고통스러웠던 어린시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딧불이의 불빛처럼 빛나는 추억도 있을 것이며, 친구의 우정에서 알듯모를듯 묘한 사랑의 감정이 싹을 틔울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라 믿으며 버텨왔던 시간들이 어쩌면 그냥 그렇게 참아내기만 한 행복이 없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소중한 것'은 누가봐도 다르지 않은, 그런 소중함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해 주는 이야기들이었다.

 

 

누군가는 인연을 끝내기로 결심하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고 하나의 사랑이 끝나지만 또 다른 사랑의 마음이 싹트기 시작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만남과 이별과 또 다른 인연들을 이어주는 일상은 기분좋아지는 따뜻함의 아우라를 마구 뿜어내주고 있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 천천히 아끼면서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읽어보지만 그 시간은 금세 지나가버리고 또 다른 에피소드를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어제는 아침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기분나쁜 일도 당했었다. 농담처럼 누군가에게 비뚤어질테야,를 내뱉기도 했는데 그런 내 마음을 다독다독거리며 또 나를 부끄럽게 하는 이 어린 중학생 녀석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어 위안을 받기도 하고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다른 사람의 기분은 그렇게 간단히 알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달까...입장이 바뀐면 나 또한 마찬가지구나 싶더라. 그래서 더 이상은 일어나버린 일에 대해 비뚤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남빛 - 바닷마을 다이어리 5. 90)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정말 너무 사랑스럽다.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에요. 시간과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는 뜻이니까. 그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가다가 막히면 돌아간다. 이거야말로 길을 잃었을 때의 비법!"

 

"앞으로도 길을 헤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 가는 길은 두번 다시 헤매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지도에 없는 곳. 거기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었어."

 

"근데 길 끝에 뭐가 있을까 생각하면 설레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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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뼈저리게 체감한다는 거예요. 원래 시대의 경계는 훗날 시간이 역사가 된 다음에야 정해지잖아요. 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당대가 아니라 후대 학자들의 몫이잖아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본인이 새 시대를 열었다고 생각했겠어요? 고작해야 제국의 혼란을 수습했다고 생각했겠죠. 뉴턴도 그래요. 파도에서 태어난 비너스도 아닌데 본인이 과학혁명의 물결을 타고 도래했다고 생각했겠어요? 우리 세대 말고 어떤 세대가 세상어 공기 변화를 실감하며 살았을까요? 우리처럼 자기인식에 시달린 사람들도 드물걸요?




한 시대의 끝.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시작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뼈저리게 체감한다는 거예요.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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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6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