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십년 이월 십구일. 

며칠 전 기사검색을 하다가 '졸백'이라는 낯선 단어가 눈에 띄었다. 졸업하면 바로 백수,라는 뜻이랜다. 경제도 얼어붙고 정치는 구정물로 드럽게 뭉쳐져있고 지구는 인간이 내뱉는 온갖 쓰레기로 몸살을 앓아 땅을 뒤엎어버리고 있다. 탐욕스런 인간은 살인과 방화, 테러를 서슴지 않고 행하고 있으며. 사랑과 자비를 이야기하는 종교는 이 땅에서 전쟁을 일삼는 최고의 이유가 되었다. 

아침에, 봄은 오는가... 싶었지만. 죽은줄만 알았던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초록의 새순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더구나.
고운 봄비가 내리는 봄날,이 가까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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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0-02-19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심한데 함 해봤어,라고 말할수있다면 좋겠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쓱싹하면 뚝딱 써지는 그림일기를 써보고 싶었어. 가끔 다이어리에 낙서해보곤 하지만. 얼마전 뒷머리가 오싹할만큼 형형한 눈빛을 하고 내 앞으로 당당히 걸어오던 떠돌이개의 모습이라거나, 시장입구에 세워진 왕눈이 외계인 소화전이라거나, 초등학교 운동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만국기 펄럭이는 길거리라거나, 이른 아침 커피숍이 아닌 '다방'으로 향하는 중절모 할아버지의 뒷모습이라거나...
쓰고싶은 그림일기는 많지만 표현이 안돼. 실력보다 열정? 개뿔..................................
재미있지도 않아 포기했는데...
어쩌면. 재미가 열정을 만들어낼지도. 크헉.

하이드 2010-02-20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멋져요. 예뻐예뻐. 정말 사진을 더 잘 찍었으면!(근데, 이건 사진의 문제보다는 보정의 문제라고 봄 ^^) 일러스트 이쁜거 더 잘 나타났을 것 같지만 ^^ 그림도 이야기도 이쁘다 이뻐!

비연 2010-02-20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책을 다 읽고나니 한바탕 즐거운 축제를 즐긴 기분에 아직 그 흥이 가시지 않는다.  
몇년전, 독일의 시골마을에서 청소년들이 축제를 즐긴다고 해서 홈스테이 아저씨, 아주머니에게 함께 가시자고 했더니, 애들의 먹고 마시고 춤추며 즐기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저녁, 온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잔치를 벌였을 때 독일 아이들과 한국의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강강수월래도 하고 서로 손잡고 흥겹게 뛰어 노는 모습을 보시더니 '진짜 축제란 이런것이야. 정말 보기 좋다'라고 하셨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함께 즐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았던 것이다.
창비 세계문학, 영국 작가들의 단편을 읽은 느낌이 한바탕 즐거운 '축제'를 즐긴 기분이라는 것은 그처럼 그들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국 작가들의 손을 잡고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뜻이다.

 그렇게 마냥 좋구나, 라는 말만 하고 끝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행복한 시간의 이면에 또다른 생각이 마구 튀어나오는 것을 또 어찌할수가 없다.

언젠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읽었더랬다. 딱 그말처럼 내가 읽은 책이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데 그 책을 읽었다 자신할 수 있는지, 읽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 세부적인 내용을 알고 있다면 그 책을 읽었다 할 수 있는것인지. 

창비의 세계문학을 읽으니 더욱더 절감하게 되는 이 책의 느낌이다. 창비세계문학 영국편에 실린 작가들과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자.
찰스 디킨즈의 산호수, 토머스 하디의 오그라든 팔, 조지프 콘래드의 진보의 전초기지, 제임스 조이스의 애러비/구름한점, 버지니아 울프의 큐가든/유품, D.H.로런스의 차표주세요/말장수의 딸,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파티, 도리스 레씽의 지붕위의 여자. 

문학에 관심이 있다거나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작가들의 향연 아닌가. 찰스 디킨즈는 책좋아하는 어린아이들도 익히 들어 알고 있을터이고, 한때 유행처럼 떠들썩했던 버지니아 울프는 사실 그녀의 책을 읽지 않아도 영화를 좋아한다면 그녀의 이름은 들어봤을터이다. 그녀의 수많은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을뿐만 아니라 그녀의 삶 자체도 영화화되었다. 도리스 레씽은 어떤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작가인지조차 몰랐어도 뉴스와 인터넷 소식에 떠돌던 '노벨상' 수상자 아니던가. 그래서 어떤 작품을 썼는지 알수없어도 괜히 친근한 작가일수밖에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제임스 조이스와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영국의 문학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 그들의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랬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 소문처럼 떠돌며 내 안에 자리잡은 것이다. 내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근대소설 읽기가 어려운 것처럼 그들 작품을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의식의 흐름이라거나 페미니즘이라거나 문학사의 한 획을 그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로도 그들의 작품 읽기를 시도하는 것은 왠만한 의지없이는 수월치않은 것이다.  

 솔직히 이 책 역시 읽다가 말았다. 댈러웨이 부인이 집에 앉아서 하염없이 뜨개질을 하는 모습의 시작은, 그 뜨개질의 의미가 당시의 여성폄하적인 세상에서 댈러웨이 부인의 의식의 흐름에서 무의식중에 작용하는 그녀의 무기, 남편으로 상징되는 남성들에 대항할 수 있는 수동적이지만 자기방어의 무기처럼 그려졌다 하더라도 그러한 상징을 생각하며 읽기엔 책을 읽었던 당시의 내가 너무 어렸을지도 모르겠다.  

왠지 창비세계문학에 실려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을 읽고 나니, 지금은 댈러웨이 부인도 읽고 싶어지고 자기만의 방도 읽고 싶어지고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는 걸 보면 정말 이제야 그녀가 말하고자 했던 페미니즘을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되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은 단지 버지니아 울프만이 아니라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마구마구 읽어보고 싶은 맘이 생기는 것과도 통하는 것이리라. 무조건 어렵고 지루하고 불쾌할지도 몰라,라는 선입견과 편견만으로 더블린 사람들을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 실려있는 두 개의 단편을 읽어보니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더블린 사람들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것은 단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창비세계문학 편집자의 친절한 작가와 작품의 해설을 읽어보면 더 그렇다는 것이다. 추천할만한 번역작품의 소개도 해 주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찰스 디킨즈의 신호수는 그의 다른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어서 조금 낯선듯하지만, 한 인간의 고독과 상실감, 숙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음은 찰스 디킨즈와 동떨어진 느낌은 아니다. 작품해설에 언급된 것처럼 소외된 개인의 좌절과 무력감이 유령의 출현이라는 장치를 통해 부각되긴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소임에 충실한 신호수와 그를 지켜보고 기억하는 화자의 모습에서 한줄기 희망을 보게 되는 것이다.  

토머스 하디의 잘 알려진 작품들뿐 아니라 - 생각해보니 이 작가들, 토머스 하디뿐 아니라 잘스 디킨즈,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D.H. 로런스 등등 그들의 수많은 작품들이 영화화되었다! - 이 책에 실려있는 오그라든 팔 역시 그의 다른 작품들에서 다룬 것처럼 가부장제와 신분제에 억압당하고 희생되는 여성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으며, 억압과 차별의 부당함속에서도 결국 끝까지 강인함으로 삶을 지켜내는 것 역시 여성임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읽은 책이든 읽지 않은 책이든, 책이 아니라 다른 매체를 통해서 알게 되었든 창비세계문학 영국편에 엄선된 작가들과 작품들은 위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한 작가들까지 포함해서 문학적 위대함을 느낄 수 있고, 이 작은 단편집 한 권으로 인해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고, 그것은 또 더 많은 작품들을 접하고 싶은 빌미를 제공할 것이다. 아아, 책은 책을 낳고, 책은 책들을 낳고... 그렇게 책들의 향연은 끝이 없으리라. 

창비세계문학에 엄선된 모든 거장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소외된 인간과 문명, 세계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 풍성한 상상력과 당대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시대를 앞서간 실험정신, 문학사의 흐름을 바꾼 그 위대함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밥 먹고 와서 깔끔히 마무리 해야지...했는데, 내가 이글을 어찌 썼을꼬.. 싶다. ㅡ,.ㅡ 
아무튼 '영국'편을 보니 다른 국가의 작품들도 다 읽고 싶어. 어릴때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토마스 만, 그리고 으흑~ 스페인 라틴아메리카, 러시아....으흑~ 

  

 

 

 

 

 

 

 

 

 

 

 

 

 

 

음... 근데 이렇게 서재에 이미지로 모아놓으니 좀 별로다. 누구말처럼 실물이 더 좋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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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수령일안내 > 배송/출고예정일 : 2009-12-21 17:44 : 답변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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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완료 되었고 오늘 배송된다고 메시지를 받았지만 (사실 정확한 날짜에 책 받은적은 없어서 별 기대는 안합니다만) 최소한 사이트에서 배송정보는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뜨네요. 배송정보가 없다고 하면 아직 파주에서 출고되지도 않았던 적이 많아서 혹시 책을 성탄 지나서 받게 될까 걱정입니다.
이번주문..성탄 선물인데요!
이 주문박스는 지금 어디쯤 와있나요?


안녕하세요?
알라딘 고객센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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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저기요  


* 주문번호: 001-A750983165
우편등기가 2-3일 걸린다는 걸 몰라서 문의한거 아닙니다.
21일 받을 수 있을거라는 문자를 보내지 마시던가!

아무튼 그렇다면 지금 송장번호도 없다는건가요? 송장번호도 없다는 건(월요일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는데도!) 아직도 파주에 그대로 묶여있다는 뜻일텐데요. 제가 몰라서 묻는게 아니라 ''어디쯤 있는지''궁금하다는 건 송장번호라도 알고 싶어 일대일문의를 한거거든요? 일반적인 답변은 굳이 묻지 않아도 알수 있는데요.


알라딘 고객센터 *** 입니다.

고객님의 이전 문의와 함께 답변 완료 하였습니다.
그럼 다른 문의가 있으실 경우 언제든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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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0-01-19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내용 글씨가 깜장이었다! ㅠ.ㅠ

아무튼... 저는 알라딘의 답변때문에 더 화가 났었지요. ㅡ,.ㅡ
놀랍지도 않아요. ㅎ

예전엔 말짱하게 선물받은 알라딘 상품권도 애쓰게 등록을 다 했더니 자기들 실수로 그게 제대로 등록이 되지 않았는데도 아무 설명없이 저보고 그걸 준 사람의 정보를 다 알려달라더군요. 그후로 알라딘 상품권은 받고 싶지 않았네요.


하이드 2010-01-19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하이드는 완전 열받았어요.

내가 문자 잘못 보내고, 메일 잘 못보내는건 그냥 개무시하겠는데,
배송 제대로 안 하고, 구라치는건 진짜 참지 않을테닷!
 

 

그것은 단지 책 한권,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어린시절에 난 마당이 운동장만큼이나 넓은 집에서 살았다. 물론 그 크기는 상대적인 크기였을 것이다. 대문과 현관문사이의 거리가 종종거리는 내 걸음으로 스무걸음도 더 되었다는 기억은 내가 알기로는 내 생애 최고로 넓은 마당이었다.  

그 길의 양쪽에는 수선화와 비슷한 모양의 하얀꽃들이 줄지어 피어있으며 그 경계선 너머에는 일미터정도높이의 나무는 별꽃모양의 하얀꽃을 피워냈으며 친구들은 모르는 글라디올라스, 다알리아, 사루비아 등등등의 꽃이름도 다 알 수 있을만큼 온갖 꽃들이 피었다.  


그런 기억을 가진 나였으니 '비밀의 화원'을 수십번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았다. 디콘과 메리가 뛰어다니던 그곳을 얼마나 동경하며 가고 싶어했는지, 그 넓은 정원과 무어... 잡초라고 말하면 왠지 풀무더기가 떠오를 것 같지만, 우리의 야생화처럼 드넓은 들판에 히스꽃 가득한 그곳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지 미치게 보고 싶어했는지.. 타샤 할매가 가꾼 그녀의 정원은 또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숨막히는 아름다움이었는지...내가 아닌 다른이들은 나의 이런 느낌을 잘 모를것이다.
황무지,라고 하면 황량함과 쓸쓸함보다는 야생화가 가득한 자연그대로의 숨결이 있는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내 마음을.  

 

 

 



그런 내가 단 3일동안이었지만 독일 어느 산골마을의 이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내가 잠을 잔 곳은, 하이디가 푹신거리는 밀짚침대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창문으로 맑은 알프스의 산을 바라봤던 것과 같은 그런 벅찬 느낌을 갖게 했던 다락방 분위기의 이층이었다. 사진으로 보기엔 집이 작아보이지만 저래뵈도 지하에 세탁실, 다용도실뿐만 아니라 방음시설이 된, 드럼과 일렉기타까지 갖추고 있는 음악실도 있는 아주 알찬(?)집이었다.
첫날 저녁에 도착해서 잘 몰랐는데, 아침 산책겸 동네 한바퀴를 돌았더니 이 집이 그 동네의 맨꼭대기에 위치한 집이었다. 그래서 나는 3일동안 정말 마당이 넓은 집에서 지낸셈이 되었다.









 

독일 산골마을에서의 그 좋았던 짧은 추억을 그리워하며 옛사진을 꺼내든 이유는 물론 한권의 책, 때문이다.  

이 책의 느낌은, 상상력이 빈약한 이들을 위하여 - 그러니까 나처럼 실제로 본적이 없으면 어떠한 풍경인지 절대로 떠올릴 수 없는 이들을 위하여 비유할 수 있는 것을 끄집어 낸다면,

이 영화 '미스포터'일 것이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이 책은 피터 래빗을 그린 베아트릭스 포터가 실제로 생활했던 니어소리 마을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니어소리 마을은 포터가 살았던 백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니 똑같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꽃무늬라면 미친듯이 좋아하는 친구가 홀딱 반해버릴 윌리엄 모리스의 고향 코츠월즈, 책 좋아하는 이들에게 영국을 떠올리면 빼놓을 수 없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고향 데번, 우리 모두의 친구 곰돌이 푸의 고향 하트필드.... 
그곳을 직접 다니며 산책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워 죽을 지경인데, 그 시골길에서 맘껏 즐긴 야생화, 티룸의 평온함, 차와 다과, 음식, 그곳이 아니면 살 수 없는 포터의 작품들...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반드시 영국에 가 볼꺼야'라고 다짐했던 예전의 결심이 '언제 가려는거야?'라는 채근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렇게 몇년전의 사진을 끄집어 내고, 몇년전에 본 영화까지 떠올리면서, 내 어릴 적 꿈이었던 '마당 넓은 집'에 대한 소망까지 마구 되새기게 한 책은

 

그냥 '영국의 시골길'이 아니라 '아름다운' 영국의 시골길을 걷다, 이다!  
책 제목을 생각하면서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가 제자리에 있다는 느낌이 들어 더 맘에 든다.  

특별한 것도 없고, 별장처럼 화려하고 편리한 시설도 아니다. 그곳엔 그저 농장을 가꾸고 양을 키우며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고, 가정집처럼 빵과 과자를 구워내고 차를 내어주는 시골의 티룸이 있을뿐이다.
가꿔지지 않은 투박함이 소박하게 느껴지고, 일상의 노동이 고됨이 아니라 풍요로운 휴식을 위한 즐거움이 담겨있는 이곳의 사진을 보고, 그 아름다운 시골길을 걸었던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벌떡 일어나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피터 래빗이 태어난 그곳에, 곰돌이 푸가 친구들과 야유회를 즐기던 그곳에 가리라 결의(!)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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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0-01-1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더 다듬고 보충해야 하는 글인데... 귀찮아, 귀찮아 ㅠ.ㅠ
리뷰를 올려야지, 생각하면서 글을 이렇게 써버리다니. 이걸 그대로 리뷰로 올려도 될라나?

울보 2010-01-1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저 집 사진이요, 기억나요 님이 편지 보내실때 그때 그 사진, 맞지요 그런데 집이랑 마당이 너무 이뻐요 마당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너무 고운 곳이네요,
 

바쁘고 정신없고... 넘겨줘야 할 서류들을 제때에 넘겨주지 않는 사람들때문에 내가 해야하는 일도 마무리 못하고 여기저기 전화질해대야하는 상황까지 이르고 - 물론 누군가는 수많은 전화질에도 꿋꿋하게 일을 끝내지 않는 작태를 벌이기도 했으며 불같이 화를 내다가 포기하고 집으로 와서는 모든 걸 까맣게 잊어버렸다. 아, 내일 출근하면 그 수많은 걸 또 마무리 지어야한다는 것이 짜증지수를 높이겠구나 싶지만. 

그 와중에 관둬버린 교리교사 역시 확실한 마무리가 되지 않아서 다들 연락을 내게 하고 난리다. 아, 좀 남아있는 지들이 서로 연락하고 알아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일처리하면 안되나? 내 심정을 적은 메일을 받은 보좌께옵서는 내게 직접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그 사태를 다른 교사들하고 의논이라도 해야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고. 나는 새삼 사람들을 만나서 직접 대놓고 교리교사를 하지 못하겠다고 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라 그저 메일로 '개인사정'이라는 말밖에 할수없었고. - 여기서니까 말하지만 그 개인사정이라는 것은 오로지 그 유별나시고 자기 주장만 강하시고 목소리커서 싸움을 걸듯이 말하는 것이 무조건 기분나쁘게만 받아들여지는 - 여기서 '무조건'이라는 건 처음부터 그랬다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쌓인것이 진짜 무진장 많았고, 어느순간 내가 도저히 참아낼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 후부터 그랬다는 것이다. 그런사람과 어찌 함께 할 수 있을것인가. 아마 내가 피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으련다. 덩달아 나를 피해주시면 내 입장에서는 고마울뿐이고.  

아무튼 이런 와중에도 성당에는 나가야 하고, 내가 가야할 자리에는 가야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워보이게 행동하고 있지만 뭔가 부자연스러워서...싫구나. 사실.. 분명히 내가 보낸 메일을 읽었을 자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나로서는 더 기분이 나쁘다. 올해 예산과 기획안까지 싸그리 다 해서 보냈으면 무책임하다는 얘기는 못하겠지,라는 건 내 생각일뿐이고. 맡은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어린 교사가, 분명 모든게 다 자기에게 과중된다고 또 여러사람에게 떠들고 다니는건 아닌가 걱정일뿐이다. 입으로는 정말 모든 일을 다 하는 애였는데, 성당이라는 곳이 사회보다 더 심한 곳이어서 나처럼 조용한 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고 뭔가 부산하게 돌아다니거나, 목소리가 크거나, 신부 수녀의 눈에 잘만보이면 모든 일을 다 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동네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해야지, 어쩌겠어. 

 

요즘 생활이, 그러니까 이천십년이 이제야 열흘지나고 있는데, 이모양이다.  그래도 좋은 것들은, 먹을것이 풍족하다는 것과 꼬박꼬박 끼니는 거르지 않고 있다는 것. - 아, 나날이 찌고 있는 살을 빼야하니까 이건 그리 좋은게 아니었던가?
아무튼 '일'로 만난 관계들만 아니라면 모든게 다 좋은것 같다. 

짜증지수가 높아지면 정말 감정적으로 마구 화를 내게 되는데 - 이럴때 내 입에서 터져나오는 폭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아무런 말을 못하게 해버려서 내가 무섭다고 하는건가,라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됐다. 이성과 감성을 잘 조절해나가다가 한번 발동이 걸려 화나기 시작하면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 변명의 여지도 없이 딱 잘라서 가차없이 쳐내버리는 걸 본 사람들은... 그런얘기를 하는듯. 그런데 그러고나면 내 감정을 드러냈다는 것에 대해 또 화가나서... 더 화가난다. 이런, 나 미친거 아닐까 싶을정도로. 왜 화를 낼까. 그냥 웃으면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내쳐버리면 될 것을.

그런데 나이먹어 고집불통인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났었던 것처럼, 혹시 내가 그런 고집불통이고 융통성없이 나이만 처먹어주신 사람이 된건 아닐까.. 반성의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잘 풀어나가려하기보다 내가 싫으면 피해버리고 대화를 하려하지 않는 내 모습은 그리 바람직한 건 아니니까. - 이건 어쩌면 나이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화를 통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많았다면 그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직장에서 그러는거야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하지만, 사실 내 신앙생활과 봉사생활에서조차 그런다면 그건 너무 부당한거 아닌가.  

 

책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요즘 근황을 주절대다보니 글이 이지경이 되어버렸다. 정말 왜 이모양인걸까. 

이런와중에도 책은 꾸준히 읽고있고, 또 받아주시고 있다. 
 

 

짜증지수가 엄청 높아지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책을 읽다가 모든 걸 싸그리 잊고 폭소를 터트리게 만든 책이다.  

나는 이들의 가족 이야기가 왜 이리 좋은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보기만 해도 흐믓해지더라. 우울하고 짜증나고 신경질적인 생활속에서 질려가는 나를 잊게 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아주는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해 준 책.  

 

 

 

하루하루 '행복'해지는 젊음의 비결,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행복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꼭 뭔가를 이뤄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루에 한꼭지씩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난 후 하루씩 펼쳐들어도 좋고,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여기저기를 펼쳐들어도 좋은 그런 삼백육십오일의 긍정마인드가 펼쳐지는 책이다.  

성공의 삶이라거나 내 삶의 변화를 이뤄내야만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날 하루하루를 자기 존재의 긍정과 자존감,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현재에 충실한 삶이 후회없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스며들게 하는 책. 

 

 
막 끝냈고, 막 집어든 책. 이야기의 중심에는 모두 여성이 있다. 가벼운 일상, 아 서점에서의 일상이지만 묘하게 재미있고 공감이 가고 통속적인 듯 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이 있는 홈즈걸의 책장은 후속편을 기다리게 하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고종석의 여자들은 왠지 간혹 이 아저씨가 왜 이리 말씀하시나..싶다가도 쌩뚱맞은 글에 쌩뚱맞게 공감하게 되어버린다. 텔레비전을 채널을 돌리다가 세바퀴라는 프로그램에서 '굴욕'을 스피드퀴즈로 푸는데, 문득 저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쌩뚱맞게 '카놋사의 굴욕'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이건 아니지.. 싶은데도 왠지 고종석씨라면 그것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에세이 한 편을 써줄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그의 책을 읽고 있는중이기에. 

 

 

 

 

 

 

 

 

어쩌면 하나같이 읽어보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선물을 보내주시는 것인지! 더구나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는 엊그제 책을 왕창 주문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을 때 장바구니에 확 집어넣었던 책인데, 책 주문을 참아낸 결과 이렇게 선물로 내 손에 들어왔다. 저쪽 다른동네에서 책 주문하고 받는 부록과 관련되어 받은 책인데, 거기서 간혹 이벤트로 받은 책은 언제나 최고다.
 이 책 역시 그 중 하나이며... 비싼 책을 그냥 받아서 더 좋아했던 요리책. 생각보다 더 맘에 들어서 더 좋아했던 책.

 

 

  

 

 

빨리 읽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지만 요즘은 정말 여유가 없어서 날마다 책 표지만 쳐다보고 있다. 그래도 왠지 '모든 기다리의 순간,'은 언제나 두려움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설레임이 있는 법. 즐거운 책읽기의 일상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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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1-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나아지겠지요 님 날씨가 다시 추워진대요 제주도도 그런가요?

울보 2010-01-1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전 요즘 너무너무 힘들어요 자꾸 늘어나는 짜증때문에 방학이라 함께 있는 딸에게 많이 미안할 뿐이랍니다,,
사람사는게 다 그런것 같아요 특별나게 치카님이 이상한것은 아닌거랍니다
그저 답답할때가 있느데 그럴때는 그냥 나스스로를 더 사랑하기를,,남들 탓하고 남의식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것이 아주 많은데 저도 이만큼 살았는데도 아직 철도 없고 어린것같아서 너무 속상하고 마음아플때가 많아요,,요즘 치카님 글을 읽으면 왠지 마음이 짠해져요 ,,,,님 화이팅,,

세실 2010-01-1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교리교사 천직이라 생각했는데 타의에 의해 그만두신다니 씁쓸합니다.
님이 열심히 하신건 하느님이 다 아실거예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우일 가족은 저도 좋아합니다. 아름다운 영국의 시골길을 걷다..제목만으로도 설레입니다.
참참참. 치카님 해피 뉴 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