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행에서 데려온 것은
풍경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다.
사람의 시간이다.

그 사람의 시간들을 떠올려 닮아간다.
그 사람들이 떠오를 때,
나는 다시 떠나고 싶어졌다.









산다는 것이 경험인 것처럼
우리가 진정 오래 가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체험뿐이다.

누구의 말도 누구의 경험도
내것이 되려는 순간엔
나만의 체험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검증이나 확인이 아니라
그냥 체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만년에 한번쯤 점심을 먹고 나서 동네 산책을 해본다. 출근길의 어느 골목쯤은 올레표시가 되어있는 올레길이라고 하지만 - 지날때마다 가까운 길 두고 먼 길 돌아가게 만드는거야,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어서 그닥 올레길을 신경쓰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 이 뒷골목.

여기에 초가집도 한 채 있고, 이 돌담집의 저 덩쿨은 자주 보던 담쟁이도 아니고, 이쁜 꽃이 피는 등나무도 아닌 바로 청포도! 가까이 가서 보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는 날마다 이 길을 지나다니며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을 느껴야지, 하고 있다.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백만년전에 지나가버리고 말았지만, 가끔 동네 정류장에서 보따리 풀어놓고 마당에서 키운 야채를 팔고있는 할머니에게 야채를 사면 덤으로 다른 것들도 막 집어주는데,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그런 것이 떠오른다.

자본주의의 대안... 이제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시기가 된 것 아닐까.

 

 

 

 

 

 

 

 

 

 

 

 

 


댓글(5)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물선 2015-08-03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 돌담, 이뻐요.

chika 2015-08-03 22:01   좋아요 0 | URL
^^
유채를 둘러싼 낮은 돌담은 완전 예술이죠 ㅎ

보물선 2015-08-03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채있을때 또 가야징^^

chika 2015-08-03 22:04   좋아요 1 | URL
눈쌓인 돌담도 예술! ㅎㅎ

보물선 2015-08-03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에두 가야지^^
 
15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12권의 책을 읽었다.  자의반 타의반 선정된 도서들이지만 원래 관심이 많은 에세이 분야여서 그런지 생각외의 책선정이 되었다 하더라도 매우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어서 6개월을 돌이켜보니 참으로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갖고 있는 책도 있어서 내심 다른 책이 선정되기를 바랐던 적도 있지만 그것은 오로지 책을 두 권 갖게 된다는 이유만으로 피하고 싶었던 책이었지 책 그 자체만으로는 이달의 도서로 선정하고 싶은 책들이었고 개인적으로 선물을 할 수 있는 책이 생겼다는 마음이어서 좋기도 했고. 아, 그러니까 다음에 신간 평가단 모집이 있으면 또 신청을 하고 싶어진단 말이지. 다시 뽑아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모든 책이 다 좋았지만 별 기대가 없었는데 예상외의 독서의 즐거움을 준 책들은 [조지프 앤턴] [오늘 내가 사는게 재밌는 이유] [나는 왜 쓰는가] [다정한 편견]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악마의 시를 읽어보지도 않고, 그러니까 살만 류시디라는 작가에 대해 그닥 잘 알지도 못하고 있을뿐더러 그의 사적인 생활을 적은 자서전은 내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글을 통해 '조지프 앤턴'이라는 이름으로 수십년을 살아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작가의 삶과 사상의식에 대해, 자유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그가 쓴 작품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은 또 [다정한 편견]을 읽으면서이다. 손홍규 작가의 소설들은 어떤 느낌일까. 무척 궁금해졌다. 물론 한창훈 작가의 다른 소설들은 이미 읽었기에 한창훈 작가에 대해서는 궁금증이라기보다는 역시 글을 읽는 맛이 나는구나,라는 즐거움으로 책을 읽었고.

기대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왠지 예상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고, 서평을 쓰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기피하고 싶었던 책은 [오늘 내가 사는게 재밌는 이유]와 [선생님, 요즘 어떠하십니까]이다.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이고 나 역시 대강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두 분이 직접 주고받은 편지글을 읽는것은 또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고 생각이 깊어지게 하고있다.

이 중에 가장 뻔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리라 예상을 하며 굳이 글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읽는 순간 이야기속에 빠져들었고, 처음으로 내가 읽은 책을 어머니에게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렸던 책이 [오늘 내가 사는게 재밌는 이유]이다. 옳은 말, 바른 말을 빤하게 써내려간 글이 아니라 자신의 체험을 솔직 담백하게 적어내려가고 있어서 나이드신 어머니도, 나이어린 친구도, 나 역시 공감하며 빠르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뭐라고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아무튼 신간평가단이 추천을 하여 선정하는 도서,이고 내가 추천한 도서가 아닌 다른 도서가 선정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러한 경우라도 왠지 내가 추천한 책들 중 어느 한 권이 선정된 것 마냥 좋았던 책들뿐이어서 15기 에세이 분야의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한 기간은 무척이나 만족스럽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물선 2015-08-02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들이 다 좋다!!!

chika 2015-08-03 09:47   좋아요 1 | URL
그죠? 특히 조지프 앤턴은 책값이 비싸서 완전 망설이고 있던 책인데. 읽고나니 막 추천하게 되는 책이예요 ^^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이오덕.권정생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이 서로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엮은 책이다. 솔직히 그 두분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지 못하기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아니,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그닥 마음이 가지는 않았다. 두분이 주고 받은 편지글을 읽기 보다는 오히려 그분들의 작품을 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러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게 되어 책을 펼쳐들었는데 뜻밖에도 이 소소한 일상을 주고받은 편지글이 마음을 쏘옥 잡아끈다. 권정생 선생님이 지병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가셨고 큰 재산없이 허름한 집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최소한의 소유만으로 만족하며 살아가셨던 분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오덕 선생님에게 글을 쓰면서 추운 겨울날 연탄 걱정을 하고 약값 걱정을 하는 모습은 근심걱정이라기보다는 하루하루를 정말 열심히 사셨던 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가난한 삶의 고달픔보다는 꼭 필요한 것만을 소유하며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삶을 사셨구나, 라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그뿐인가. 혼자 사는 권정생 선생님의 안부를 걱정하고 건강과 일상생활의 불편함에 세심히 신경쓰면서 원고료와 인세를 제대로 받는 것을 챙기고 작품을 출판사에 판매하는 것까지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있는 이오덕 선생님의 마음은 그 어느 누구보다 권정생 선생님을 부자로 만들고 있구나 싶어진다. 진정한 벗 하나 있으면 세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전화가 없던 시절, 소식 하나하나 일일이 편지로 전하고, 우표와 우편환이 오가고, 원고료가 분실될지도 몰라 인편으로 보내기도 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오래전의 편지글은 서로 멀리 있지만 오히려 마음만큼은 더 가깝고 친밀하게 느껴지게 한다.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글들이 많지만 때로 긴 편지글에 우리말글에 대한 걱정, 표절작품에 대한 분노, 아동문학에 대한 걱정과 열정, 세상살이에 대한 정의로움이 담겨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마음 하나하나에 감동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더구나 지금의 시기여서 그런지 표절에 대한 분노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훌륭한 아동문학 작가이지만 일본의 동화를 번안한 작품은 창작이 아니라 번역이나 번안으로 올바르게 바꿔야 한다거나 일본 동화를 베끼다시피한 유명작가의 작품을 제고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는 다시 한번 우리 문학 세계안에 깊이 파고들어있는 표절을 뿌리뽑아야 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한때 휴대폰을 들고 다니면서도 전화보다는 손편지가 좋다며 매일 얼굴 맞대는 친구와도 편지를 주고받았던 기억, 학교가 달라 자주 보지 못하던 친구와 서로의 생활체험을 실감나게 적어보내며 장문의 편지를 주고 받았던 기억, 별 내용없이 짤막한 안부인사만을 적어 보낸 엽서가 너무 좋다며 멋진 풍경사진마냥 엽서를 책상위에 놓아두었던 친구에 대한 기억까지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언젠가부터 편지글은 사라져가고, 엊그제도 오랜만에 친구와 전화수다를 떨다가 새벽에 수화기로 전해져오는 서로의 피곤함에 그만 끊자고 하다가 결국 전화배터리가 다 되어 저절로 끊겨버린 전화기를 쳐다보다 잠이 들었는데 만약 우리가 서로 편지를 주고 받았다면 더 깊은 여운이, 서로의 생활에 대한 사소하지만 정겨운 이야기들이 나왔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이 주고받은 편지에는 더 깊은 두 분의 다정한 우정이 담겨져 있고 우리의 아동문학에 대한 애정도 담겨있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기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 두분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담아 서로를 배려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더 많은 감동을 받게 된다.

나도 나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며 함께 생각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15-08-02 0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앞부분 조금 읽다가 애들방학이라고 정신이 산만해서 나중에 좀 한산해지면 조용히 읽어야겠다싶어 잠시 보류중인데 책 참 좋더라구요^^
저는 예전에 이사오기전에 어느분께 이오덕선생님에 대한책을 잠깐 읽고 이야기하는 수업을 받은적이 있었어요 많은 수업은 받진 못했지만 오오~이오덕선생님은 알면 알수록 참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가르친 아이들(지금은 할머니,할아버지가 되신 분들도 있기도 하구요)의 동시를 묶어놓은 책들도 읽어보았는데 애잔한 것도 있고,이쁜 것들도 있고~~^^
이책도 이오덕선생님과 권정생선생님 두 분의 새로운 모습을 뵐 수있어 좋았어요^^
 
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무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의 한낮,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들이지만 그래도 책은 읽히고 있다. 더구나 손에 잡은 책이 그냥 소설도 아닌 서스펜스 스릴러라면 더위를 이겨내고 책속에 빠져들만하지 않은가.

무료하게 시간을 죽이며 책을 읽다가 문득 '800만가지 죽는 방법'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물론 처음 이 책을 떠올리게 된 것은 레이첼의 알콜중독을 암시하는 글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왠지 책을 다 읽고 나니 더더욱 800만가지 죽는 방법이 떠올랐다. 우리의 두 주인공 모두 죽음으로 향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첼은 매일 통근기차를 타고 창밖을 바라보며 항상 일정한 시간에 멈춰서는 곳 저편의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다정한 부부가 사는 집이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지은 애칭으로 부부의 이름을 지어주고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다정히 키스를 하는 부부의 모습을 보다가 문득 부인이 키스를 하고 있는 남자가 항상 보던 남편이 아니라 다른 남자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화자인 메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1년전 과거부터 시작되고 있다. 집앞을 지나는 기차 소리, 이웃의 아이를 돌봐주었었고 남편과는 사이좋은 부부처럼 지내고 있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 그리고...

애나의 이야기도 시작된다. 메건의 이웃이며, 레이첼의 전남편인 톰과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술을 마시고 한밤중이든 아침이든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하고 집으로 찾아오는 레이첼을 두려워한다. 자신의 행복을 무너뜨리는 유일한 방해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메건이 실종된다. 그녀의 죽음이 예견되면서 사건의 용의자는 그 주변 인물로 압축이 되고 그 중심점에 레이첼이 있다. 술을 마시고 기억이 끊겨버린 그 날, 메건이 사라져버렸고 온 몸이 멍투성이에 피까지 묻은 몸으로 정신을 차린 레이첼은 모든 것이 다 혼란스럽다.

 

처음 글을 읽으면서 시점이 바뀔때마다 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면서 세 사람의 연결고리와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사실 처음에는 화자와 날짜를 꼬박꼬박 확인하고 글을 읽다가도 문득 다시 되돌아가 읽어봐야 했는데 나중에는 화자가 누구인지 보지 않아도 글 속에서 누구의 시점인지를 정확히 알게 된다. 애나가 처음 등장할 때도 레이첼과 메건이 아닌 사람인데 누구지? 하며 다시 들춰보기까지 했으니 틀림이 없다.

사건의 진상과 범인에 대한 온갖 추측을 다 해보게 되지만 그녀의 입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정확히 사건의 전말을 다 깨달을 수 없었다. 솔직히 놀라운 반전은 아니지만 서서히 이야기에 빠져들고 몰입하게 하는 힘은 있다.

알코올 중독자 탐정이라든가 사건을 파헤치는 탐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는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이야기의 끝이 무엇일지 궁금하게 하고 있기도 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8-02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