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습관성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그냥 단순한 습관성이 아니라 오후의 졸음을 방지하는 것이었어. 4시 넘어가는 이 시점에 졸려 미칠 지경이다. 그래서 연관성없는 책들을 모아 책탑 사진을 찍어 보고 있음.



앞부분을 살짝 읽어봤는데 역시나 편견이 박혀있는 걸 빼내지는 못하고. '종교권력은 세계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라는 제목은 거창한데 내용은 좀 미시적으로 담고있다. 

재테크 내용은 아직 보지 못했고, 인생명강 시리즈는 그 특색에 맞게 어렵지 않게 쓰여졌는데 오히려 경제학 도서가 재미있다. 그리고 백영옥작가의 에세이와 어린이도서. 나쁘지않네.











 '당신을 이어 말한다' 이길보라. 

"내 앞에 서서 먼저 말하고 선언하고 행동해왔던 당신의 용기로 이어 말한다"


아티비스트는 예술가이자 활동가 두 개의 정체성을 가지고 연대, 활동, 작업하는 이들을 말한다. 아티비스트인 저자는 페미니즘과 장애인권의 관점에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들여다본다. 페미니즘을 만나 여성으로서 살아왔던 경험에 언어가 생겼고, 코다(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를 일컫는다)라는 단어를 알게 된 후 '들리지 않음'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었다. 저자의 말하기는 이때부터 가장 정치적인 행위가 된다. "그런 순간과 시도를 마주할 때마다 희망이 생긴다. 장애라는 단어를 굳이 가져다 스지 않아도 될 때, 그런 분류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사회가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우리를 앞섰던 이들의 용기에 이어말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의 첫 사회비평집.


















나는 나와 산다. "혼자인 지금, 안전한가요?" 1인 가구의 진짜 걱정은 밥을 혼자 먹는 게 아니다. 사회제도가 3-4인 가구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제도권의 보호와 승인 바깥에 머무르기 쉽다는 게 문제다. 혼자 사는 저자가 각기 다른 조건을 가진 혼자 사는 사람 스무명을 만나 '안녕'을 물었다. 국가가 외로움을 다루는 방식을 비롯해 혼자인 사람들이 하는 걱정을 살폈다. 혼자라서 불안한게 아니라 사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겁주는 사람들 때문에 불안한 이들. 1인 가구가 처하기 쉬운 '불안한 거처'와 혈연, 혼인 관계가 아닌 '보호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다룬다. 저자의 말대로 한 존재가 고립에 처하는 건 관련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누더기 정책'때문일수도 있다.


엊그제 알쓸범잡에서 1인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늘어나는 범죄의 유형이 절도와 성범죄라고 하던데 딱 그 말이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편견. 

혐오와 차별의 밑바탕에 편견이 자리한다. 편견은 '잘못된 일반화'에 근거해 한 집단과 그 구성원에 대해 지니는 적대적 태도와 감정이다. 편견은 적대적인 말로 시작해 차별적인 행위, 물리적인 공격으로 발전한다. 인류는 이미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통해 편견의 최후 단계를 경험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편견적 인간과 편견 사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뿌리 깊은 혐오와 차별을 걷고 관용을 키울 방법은 무엇인지 탐구한다. 반세기전에 나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특정지역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의 한국사회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따라서 1400년대 이후의 역사는 인류세가 아니라 자본세로 명명되어야 한다"

인류 문명이 개발되면서 불평등 문제는 심화되고 기후는 '비상사태'를 맞았다. 이런 문제들은 금융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역기능이나부산물쯤으로 이해된다. 반세계화활동가(라즈파텔)와 사회학과 교수(제이슨 W. 무어)인 저자들은 "자본주의가 감춰온 비용'을 현세대의 우리가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류문명은 값진 것들을 저렴하게 만듦으로써 진보해왔다. 자연, 돈, 노동, 돌봄, 식량, 에너지, 생명 이 일곱가지 자원이 싸구려로 취급받게 된 역사적인 맥락을 파고든다. 값진것이 저렴해질 수 있었던 건 군대와 성직자, 회계사, 인쇄물 덕분이었다. 저자는 '인류세'가 아니라 '자본세'로 명명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600년을 지나온 자본주의 역사를 낯설게 보는 관점을 제공한다.


유튜브가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른다' 다만 유튜브와 책이 우리 짐작처럼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처음에 유튜브를 볼 때 요거만 봐야지 하고 보기 시작하지만 '보다 보면' 저것도 재밌겠네 하면서 계속 보는 행위는 우리가 읽기에서 상상했고 또 읽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그건 맞는 말인데 뭔가 좀 다른 느낌이다. 같은 내용의 책과 영상이 있다면. 쉽게 말해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원작이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50%가 넘는 비율로 나는 영상에 먼저 손이 갈 것 같기는 하다. 

반지전쟁이나 해리포터만 봐도. 책은 겨우 한두번 읽었지만 영상은 적어도 서너번은 더 보지 않았는가말이다. 

아니. 그보다. 나이를 먹으면서 책읽기에 집중이 안되고 있다. 지금도 뭔가 하나에 진득하게 집중을 못하고 있다.

그래도 밀려있던 시사인과 주간경향은 깔끔히 치울 수 있게 되었고. 이제 재활용 정리를 하고 집에 갈 준비를.









미스테리아 35호 소식에 34호도 구입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이제 습관적으로 장바구니는 5만원을 넘게 채우고 있는데 최근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알라딘에서도 자꾸만 적립금을 뿌리고 있으니 한 권씩 주문하고 있다. 습관적인 주문. 근데 분명 예전에는 우리 동네는 편의점 배송이 안되었었는데 이젠 되나보다. 아예 시도를 해보지도 않았는데 지난 주에 무심코 클릭했더니 - 한 권 주문하면서 폰으로 주문을 한 것도 우연이 필연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었지. 그래서 편의점으로 주문하고 두 번의 주문을 한번에 찾으면서 절약한 배송비 천원은 편의점에서 시원한 음료를 사 마시는 것으로 탕진. ㅎ 그래도 좋다며 신나서 집으로 갔는데 뭐.


 책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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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이란 무엇인가?
당신에게 주어지는 당신에 관한 정보도 피드백에 포함된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피드백은 우리의 경험과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방식, 즉 인생을 배워나가는 방식을 뜻한다. 연례 업무 평가, 사내 분위기 조사, 현지 음식 비평가의 레스토랑 평가 등이 모두피드백이다. 또한 수많은 청중 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발견한 아들의 반짝이는 두 눈, 당신이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 순간 당신이 손수 떠준 스웨터를 몰래 벗어버리는 친구의 행동도 피드백이 될 수 있다. 계속해서 서비스 갱신 계약을 체결하는 오랜 고객, 도로 한편에 서서 참고 들어야만 하는 경찰관의 설교 역시 피드백이다. 나날이 기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은밀히 시사하는 부실한 무릎 상태, 열다섯 살 난 자녀의 입에서 터져나오는비난과 솔직한 사랑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이야기 등도 모두 피드백이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의 평가 외에도 감사를 표현하거나 의견을 표시하는 일, 집으로 초대하는 일, 관계를 끊는 일 역시 피드백이다, 피드백은 공식적일 수도 있고 비공식적일 수도 있다. 또한 직접적일 수도 있고 암시적일 수도 있다. 직설적일 수도 있고 세련될 수도 있다. 명확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너무 미묘해서 ‘무슨 뜻인지‘ 확신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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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목, 정말 이건 아닙니다




로사(가명) / 외국 거주 교우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기부터 외국에서 살고 있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외국으로 사목 나오신 젊은 사제들에 관해 천주교 신자로서 제 의견을 주교청[교구청]에 전달하고 싶습니다. 제가 문장이 조금 서툴러도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외국에 계시는 한국 신자들은 이국땅에서 남다른 고통을 많이 겪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왜 한국 주교청에서 이런 곳에 영적인 경험이나 삶의 경험이 없는 젊은 사제들을 보내시는지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들의 성향이 이래서 사제가 된 건지 아니면 외국 생활 적응이 힘들어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신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포옹하고 치유해 주기는커녕 본인의 상처와 고통이 더 커서 감당이 안 되는 듯했습니다.
특히 제가 가까이 겪었던 사제들 중, 프라다 명품, 최고급 골프채, 애플의 몇백만 원 넘는 신제품들....
모든 것을 최고급품만 이용하시던 분이 계셨고, 다른 사제들도 다를 바 없이 한결같이 기본이 고가의 최신형 아이폰이었습니다. 물론 사제의 개인 비용으로 나가는, 개인 취미, 문화라고 말할 수도 있으나, 그래도그리스도를 대표하는 가톨릭 사제라면 기본이 청빈의 삶이 되는 것이 마땅할 듯싶은데. (적어도 제가 여기서 뵈었던) 젊은 사제들 사이에서는 당연시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한 분은 저와 친분이 쌓인 뒤로, 몇 번이나 불쾌감을 표출했으나 술에 취해 이년 저년이라는 욕을 하셨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외국에와서 이런 것이 보편적인 한국 문화라 잘못 생각하였고, 또 보편적인 한국 문화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주교청에서는 선교하러 나가는 사제들에게 기본적인 그 나라 문화 교육조차 시키지 않는겁니까? 그곳에서 만나게 될 다양한 신자들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왜 사제들을 보내시는 겁니까? 마치그들은, 실습 교육을 받으러 나온 학생들 같았습니다. 그들에게 영혼을 가를 메스가 있다는 것을, 그런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고, 왜 가장 어려운 합병증을 앓는 환자들을 이들에게 맡기는 것입니까? 또한, 주님께 기도하시는 분들이, 성체를 매일 모시는 분들이, 어찌 그렇게 같은 혓바닥으로…. 쉽게 쉽게 말씀을 하시는지.
인간의 인지능력은 한 사람을 평가할 만큼 그렇게 고성능이 아닙니다. 그리고 모두가 모두를 매일 같이평가하지만…. 사제 또한 내면으로 누군가를 꿰뚫어 본다고 오만한 착각에 빠져 누군가를 평가할 수 있지만, 그것을 함부로 말로 내뱉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사람에게 어떤 단어가 덧씌워진다면,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그것에서 벗어나기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사제에게 부여한권한 때문에, 신자들은 그 한마디에 더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여기서 뵌 젊은 사제들은, 보편적인 사람들보다 조금 나은 도덕을 갖은 착한 학생이 자란 것일 뿐, 남의이야기를 듣는 기본 훈련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젊은 남성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살면서 이들보다 더교만한 집단을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부족한 대우를 받으면, 매우 화가 난 듯 보였습니다.

이 시대에 젊은 현대 남성이 사제의 길을 걷기에는 유혹이 매우 크고, 갈수록 귀해지는 신학생 수 또한알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한국 사제는 더욱 귀하겠죠. 그러나 그것이 예수님과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의사의 수가 부족하다 하여 돌팔이가 세상에 나가 의술을 펼치게 하고 사람을 수술시키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고 수술하는 사제가, 자신에게 쥐어진 메스를 인식조차 못하고, 스스로의 감정하나 다스리지 못하여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칼을 휘두릅니다.
신학교에서 기본적인 심리학 과정만 제대로 밟았어도 이렇게 형편없지 않을 듯합니다.
저는 모태신앙이고 어머님의 신앙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교리에서 배운 ‘주님께서 존재하지 않으시다‘ 라는 것을, 젊은 사제들에게 배웠습니다. 그들이, ‘살아계시는 주님이다‘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더라면, 절대로 여기서 보인 모습들을 보이지 않았을 테니깐요.
저는 이러한 문제와 원인은, 젊은 사제들이 아닌, 형편없는 교회의 리더들이라 생각합니다. 스승이 강직하고 올바르게 지도하면, 결코 제자는 방황하지 않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은 젊은 사제들이 아니라, 그들의 스승들인 듯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 없고 혈기 왕성한 젊은 사제들을 해외 사목으로 단독 파견하심 또한 무책임한 안목이라 생각됩니다.
한국 고유의 문화와 가톨릭 문화, 그리고 계급 때문에 생기는 깊은 폐쇄성이 고결한 사제의 길을 망치고, 고칠 수 있는 부분을 못 고치게 만들고 더욱 높게 만듭니다. 이것이, 제가 만난 젊은 분들이 일반인이었더라면 불필요했을 이야기이지만, 그들이 사제이기 때문에 제가 이런 가혹한 비판을 하는 이유입니다.





들을 귀가 있으신 분들은 들으시겠지만. 그분들이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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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6-15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못 본 나도 알 것만 같은 이 느낌! 사제가 벼슬이 아닌데.. 하지만 막 남 욕하기도 애매한 교만한 제 모습... 어흑.. 반성부터 하겠습니다~~

chika 2021-06-15 07:36   좋아요 1 | URL
스스로에 대한 반성부터 떠올리시니 붕붕툐툐님은 분명 훌륭하신 분! ^^
 
일터에서의 마음챙김 - 출근 불안증, 무력감, 좌절감을 씻는 사무실 명상법
리 와이스 지음, 김영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출근불안증, 무력감, 좌절감을 씻는 사무실 명상법'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 책은 일을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터에서의 마음챙김'이라는 제목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데 어떤 일을 하고 있든 최종적으로 모든 것은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라 생각을 하며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 사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것보다는 관계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더 커서 스트레스와 무력감, 좌절감을 바꿀 수 있는 마음변화와 행동변화가 조금은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에 책을 받고 바로 펼쳐봤는데 내가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라 당황스러웠다. 이런 당혹감에 잠시 책을 덮어두었다가 다시 펼쳐봤는데 문득 이 책을 십년쯤 전에 읽어봤다면 지금 나의 직장생활은 달라졌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얻으려고 했던 마음챙김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진지하게 읽게 되지는 않았지만 일을 하는 나의 마음,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목적의식 혹은 자긍심과 책임감 그리고 일을 통해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는지 돌이켜보게 되기는 했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며 늘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해마다 바뀌는 규정들에 의해 구체적인 업무는 늘 바뀌었고 그에 대한 교육이 필요했기에 어느 정도의 긴장감과 새로운 내용을 숙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많고 직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처리해야하는 데이터량도 해마다 증가해 결코 쉽게 일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가장 힘든 부분은 과중된 업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내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 부분은 직장에서의 '관계'와 '동료의 무책임으로 인한 업무과중'인데 사람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이 상태로 일을 한다는 것은 당연히 스트레스 상황일뿐이라 그런 상황에서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마음챙김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그 어떤 책도 그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 역시 이 책을 읽은 효과일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때때로 우리는 지나치게 두려움에 익숙해진 채로 성장한다. 따라서 그것이 얼마나 우리를 뒤로 잡아끌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302)라고 말하며 두려움이 목록 시도하기를 요청하는데 '힘들어서 피하고 싶은 동료'를 떠올리게 되었다. 솔직히 내가 떠올리는 그 동료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동료들이 같이 일하기를 꺼리고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힘들어하는 것은 '관계'보다 그 동료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그것때문에 그 동료와 프로젝트 진행을 꺼리는데 나는 어쩔 수 없이 관련된 일이 많아 한숨만 나온다. 그 동료와의 커피 한 잔이 문제가 아니라 그 동료의 업무능력향상과 책임감이 생기기 전에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같아서이다.


그래도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내가 강렬히 느끼는 감정적인 부분들은 그저 관계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인것뿐만이 아니라 '일'과 관련된 것이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해결법을 찾고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은 그냥 그대로 인정을 해버리는 것이 지금 내 직장에서의 마음챙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정을 감정적으로 폭발시키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나오게 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내게 필요한 마음챙김 훈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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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70주년 특별 에디션 고급 벨벳 양장본)
루이스 캐럴 지음, 디즈니 그림, 공민희 옮김, 양윤정 해설 / 아르누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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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 내가 어렸을 때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재미있는 책이 아니었다. 토끼가 시계를 보며 늦었다고 말을 하며 뛰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상한 나라는 뭔가 정리되지 않는 혼돈과 제멋대로의 모습이어서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 주위 환경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을 못견뎌하는 성향때문이었는지 말이 되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막무가내는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을뿐이고 그런 내용을 읽는 것은 정말 재미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떨까 궁금했다. -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성인이 된 후 한번 읽어보기도 했었지만 그리 재미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때도 역시 그냥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말도 안되는 억지모습만 봐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읽은 이 이야기책은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어버린 것이다.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탄생은 백오십여년이 되었고, 이 책은 그 기념이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탄생 70주년 기념 특별에디션으로 기획되었다. 사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책 사이에 삽입되어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것이기도 했는데 늘 까만 체셔고양이만을 떠올리던 내게 이렇게 화사한 줄무늬를 한 체셔고양이는 낯설다가도 금세 귀여워서 다시 보게 되는 매력이 있어 좋았다. 

그리고 본문의 주석이 어렵지 않고 간단하게 필요한 부분만 꼬집어 설명해주는 것도 좋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슬픈 이야기,는 tale과 tail의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한 언어유희 같은 내용이 예전에는 그냥 스쳤던 것들이지만 지금 새삼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예전과는 다르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엉망진창, 제멋대로인 이상한 나라의 캐릭터들이 이해되지 않았었지만 이제는 내가 왜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재미없게 느껴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이상한 나라의 판타지를 즐기고, 어른이 되어서는 부조리한 세상, 틀에 박힌 세상을 깰 수 있는 단단함을 갖고 이 책을 읽으면 훨씬 더 즐기며 앨리스의 모험을 따라다닐 수 있지 않을까.


"아, 세상에! 오늘은 도대체 무슨 날이람! 어제까지는 모든 것이 다 평범했는데, 하룻밤 사이에 내가 변한 걸까? 가만있자.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대로였나? 살짝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낀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내가 전과 같지 않다면 궁금해지네. 그럼 난 누구지? 아, 이건 정말 큰 수수께끼야!"(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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