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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항상 원대한(!) 희망을 갖고 그동안 제대로 못읽었던 책을 다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사무실에 쌓아 둔 책을 한아름 집으로 들고 들어온다.
이 책들 역시 주말에 다 읽고 싶은 책들이다. 하지만 현실은. 쓸쓸해진다.
사랑이 달리다,는 금세 다 읽어나가겠지만 분명 안나 카레니나는 슬그머니 저 뒤로 물러나 있다가 서서히 구석에 쌓이는 책이 되어버릴 것 같고....
언제나 그렇듯, 내일은 하루종일 어머니 모시고 병원 다녀오고 목욕시켜드리고 식사하고... 얼추 그러다보면 하루가 휙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일요일은... 피곤함을 핑계로 잠시 누워있으면 어느새 다음 날 출근 준비를 해야하는 시간이 되어버리고.
그렇게 무겁게 낑낑거리며 들고 왔다가 다시 낑낑대며 사무실로 들고가서 틈 날 때마다 짬짬이 책을 읽는데, 왜 나는 미련스럽게 미련을 못 버리고 맨날 책을 이고 다니는 걸까.
이번 주말. 최소한의 독서량은 소설 두 권과 인문서 한 권. 근데 굿모닝 예루살렘은 어느쪽?
아무튼 최대한 양을 늘려보기 위해 가벼운 것들을 먼저 잡기로 했다.
그런데 문득 내 독서 취향은 무엇일까, 가 궁금해진다. 물론 만화책이 제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소설도 좋지만 요즘은 재미없는 소설책은 내용파악도 안되게 집중할수가 없고. 예술서도 재미있고 가끔은 인문서도 재미있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깊이가 없다는 거. 그게 문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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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쩌면 내 책상을 살펴봐도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깔끔하게 정리정돈 된 책상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내 너저분한 책상의 일부. 전체를 보여줄 수 없는 건... 엄청난 카오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라 생각해주시라. 아무튼.
내가 쓰고 있는 사무실 책상의 일부, 컴 본체의 한 면이 되어주시겠다.
전태일에서 완득이. 그리고 눈에 보이는 fta는 뭔지 알테고. 그 옆의 사진은 일본의 연예인 사진. 분위기가 좋아서 저렇게 붙여놨다. 풍뎅이와 나비, 별 같은 자석은 나의 너저분함을 보다못한 누군가가 사다 주신것.
온갖것이 보이는 것 같은 책상 구석처럼 내가 갖고 있는 책을 봐도 참 다양하구나, 싶어진다. 하지만 문득. 그만큼 내 안에 쌓여있는 것이 다양하고 폭넓은가. 그건 의심해야 할일.
오늘 마음에 확 와닿는 책의 제목은 '화풀이 본능'
사무실에서 여러가지로 막 쌓이다보니 드디어 터졌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그냥 넘기다 보니 이것이 완전히 자기 맘대로이고 안하무인이다.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내 멋대로 하겠다,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그 직원을 내가 자를수도 없고. 그녀석이 잊어버리면 본인이 책임지고 본인이 피해를 받고 그러면 별 상관을 안하겠는데 꼭 그것의 피해자는 내가 되고 후폭풍도 내게 휘몰아쳐 오니 신경을 안쓸수가 없다. 아, 저 안하무인을 어찌할까. 생각만 하면 화가 치밀어오른다. 화풀이 본능에 이은 끊어지지 않는 사슬, 폭력의 기원... 어쩌면 딱 내 마음을 뒤흔드는 책 제목들인지.
가만. 내 관심사는 온갖 종류의 책,이라기 보다는 현재의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단순한 제목에의 끌림인가? '나쁜 친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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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의 저자 조 힐의 사인. 그리고 또 다른 뿔이 있는 귀염둥이 쵸파. 이건 괜한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