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답사 일번지―와흘 본향당/조천 너분숭이/다랑쉬오름/용천동굴/하도리 해녀 불턱
한라산 윗세오름 등반기―영실
탐라국 순례―삼성혈/관덕정/오현단
제주의 서남쪽―하멜상선전시관/송악산/제주 추사관/모슬포
가시리에서 돈내코까지―조랑말박물관/제주학의 선구자들
과연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심히 기대되지 않을수가 없다.
물론 문화유산답사와 역사기행은 같다고 할수가 없다. 그러니 이 두 권의 책을 비교한다는 것이 맞지 않는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제주의 문화 유산은 제주의 역사와 떼어놓을수 없는 것이고 그것은 또한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십여년 전, 제주 4.3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빨갱이로 몰리고 어른들에게 호된 욕을 듣던 그 시절에 알음알음으로 조금씩 알려져가던 4.3 유적지를 다녔던 적이 있다. 큰넓궤 동굴도 그렇게 해서 가봤고 백조일손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을 사람들이 신발 한짝, 옷가지 한짝씩 버리며 자신들이 끌려가던 길을 알려주던 그 산길을 구비구비 쫓아가다가 옷이 찢기는 것도 모르고 헉헉대며 꽤 오랜 시간을 걸었던 기억도 있다. 안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이 땡볕에 왜 자꾸만 나무 그늘 하나 없는 밭길로 가는지 모르고 쫓아다녔는데 밭 한가운데 뾰족뾰족 튀어나와 있던 쇠붙이들을 가리키며 그곳이 옛날 일제시대 비행장으로 쓰였던 곳이라는 걸 들을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런가, 싶었던 때였다. 러시아가 부동항을 찾아 침략전쟁을 한것과 마찬가지로 일본이 대륙으로의 침략을 위해 제주도를 병참기지로 만들려고 했다는 것은 나중에야 생각났을뿐이고 나는 그저 땡볕에 그 머나먼 길을 걸어야만 했던 것이 힘들었을뿐이었다. 물론 그때의 그 기억들이 제주에 대한 역사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반이 되기는 했지만.
일제시대에 있었던 모슬포의 알뜨르 비행장, 제주를 오키나와대신 병참기지로 만들려고 곳곳에 지하벙커를 만든 흔적이 가득한 거문오름 - 이곳은 지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있는 곳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정부가 만들려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도대체 뭐가 다른가?
알아들을 사람은 알아듣겠지.
나중에 책을 보게 되면 다시 한번 찬찬히 이 땅을 되돌아봐야겠어. 선사시대 유적, 탐라국의 유래, 제주 탄생 신화.... 그리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는 역사 이야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