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취향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책선물을 해야할, 아니, 하고 싶을...아니...해...뭐 어쨌든 해야하는 것이든 하고 싶은 것이든 책선물을 위해 책을 사야할 때가 있다. 내 맘에 드는 선물이 다른 사람에게도 다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책 선물은 내 맘에 드는 것으로 하고픈 생각은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여기서 고려하는 문제 하나는 선물받을 사람이 책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솔직히 책읽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 책을 안겨주는 건 일종의 종이 쓰레기를 떠넘기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물론 선물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읽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고 의무감에 읽는 사람도 있으니까.

어쨌거나 그래서 언젠가부터 잘 아는 사람들이 아닌 경우에는 그래픽노블이나 만화책을 선물해주곤 했다. 그런데 그것도 조금 편향적으로 하다보니, 아니 그것보다는 나 역시 읽는 책만 읽다보니 더 많고 좋은 그래픽 노블을 잘 모르고 있다는 문제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또 선물을 해야 할 일이 생겨 책을 고르려하다보니 어떤 책을 사야할지...

물론 뭐 나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그러면서도 감동을 전해주고 싶은 '원피스'라거나 '바람의 검심'을 보여주고 싶기는 하지만 기십만원이 든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서 그럴 수는 없고. 단행본 그래픽노블을 골라야겠는데 뭐가 좋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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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리포터에 열광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즐겨 읽었던 기억때문에, 아니 요즘은 지겨운 책읽기보다는 가볍고 가볍고 재미있는 책읽기를 하고 싶어서 자꾸만 만화책을 들여다보며 뭐 장바구니에 집어넣을 책이 없나...궁리만 하고 있을 때. 너무 가볍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지도 않은 즐거운 책읽기가 시작될 것만 같은 책이 눈에 띈다.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던 것 같은데 벌써 책이 나왔구나 싶은. 아, 읽고 싶어지는 책이야.

 

 

 

 

 

 

 

 

 

 스티븐 킹도 좋지만, 인형만드는 것도 좋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보다는 듣는 것. 그리고 그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 그리고 또 커피를 만드는 것도 다 좋다. 솔직히 손끝이 야무지지 못해 정교한 작업이나 깔끔한 바느질 솜씨가 필요한 작업들은 못하지만 그래도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이 참 좋다. 나름 십자수도 해보고, 뜨개질, 종이접기, 손인형 만들기...등등등 책으로 배우면서 작품도 만들어보고 하긴 했지만 '작품'이라고 하기엔 부끄럽고 그냥 혼자 만들어서 뿌듯해하는 그런 것들은 몇개 있다. 그런데 이젠 손이 더 무디어지고 눈도 침침...응? ㅠ.ㅠ 그래, 눈도 침침해지고 책을 읽는 시간보다 잠자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으니.

아, 그래도 이런 책들을 보면 마구 사고 싶어진다. 그리고 책을 보면서 나도 이들처럼 뭔가를 만들어내고싶은 욕구가 충만해진다. 마음은...그렇다.

 

 

 

 

 

 

 

 

 

 

 

 

 

 

역사,인문,철학책들도 마구 쏟아져 나와주시니 솔직히 이렇게 모아놓고 어떤 책들이 나왔는지 살펴보고는 있지만 지금 현재 내 관심사는 아니다. 아니, 관심이 가는 책들이지만 당장 읽을 책들은 아니다. 그래도 이 중에 몇 권은 지르고 싶어지는 책이 있는데... 연말이라 나갈 돈도 많고. 그보다는 해야할 일이 많아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게 더 큰 문제지.

사실 지난 번 문학동네 이벤트로 인해 당장 읽지도 않을 책들을 마구 질러대느라 이미 신간을 꽂아놓는 내 책꽂이는 가득차버렸고 빨리 책장 정리를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책을 쌓아놓을 공간도 없어.

 

 

 

 

 

 

 

 

이 책들은 조만간 읽어야하는 책들. 이미 받은 책도 있고 이제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책들도 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책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패러독스13. 이 책은 왜 빨리 오지 않는겐가!

그리고 또 하나. 변함없는 관심사는 요리. 어머니가 안계시니 내가 먹는 밥은 언제나 볶음밤과 참치찌개뿐이지만 그래도 가끔 별식으로 뭔가 맛있는 것을 해보고 싶을때가 있다. 물론 거창하게 이런저런 재료를 사는 것은 엄두를 못내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나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재료를 놓고 약간의 소스나 요리 방식을 변형하는 것 정도일뿐. 할 수 있는 반찬이라는 것도 없고 일년동안 해먹어본것이라고는 오징어채볶음과 미역초무침정도뿐이라니. 볶음밥에 달걀얹어놓고 케첩 뿌리면 오무라이스가 되고 토마토소스에 면을 얹으면 파스타, 밥을 넣고 치즈를 뿌리면 라자냐... 뭐 그런것은 열량이 높아져 가급적이면 삼가고 있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평소보다 라면을 먹는 양은 좀 줄어든 것 같아. 아무래도 밥을 잘 먹어야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그런걸까? 아무튼 오늘은 사 온 김치만두에 밥을 비비고 짜파게티 하나 끓여서 같이 먹었다. 뭔가 어울리는 듯한 조합이라는 생각을 하며 먹기는 했는데 하루의 영양으로는 괜찮은거였을까?

 

 

 

 

 

 

 

 

 

 

 

 

 

 

길치모녀 도쿄여행기를 힐끗보고는 권남희라고 읽고 검색은 또 김남희라고 했다. 여행작가로 알고 있는 김남희의 글이 아니라 정말 내가 알고 있는 번역가 권남희가 맞나? 싶었는데 그 권남희 모녀의 여행기다. 아, 이건 기대된다. 그냥 평소 권남희의 번역책을 읽으면서 번역은 잘 모르지만 글이 잘 읽힌다는 이유 하나로 그녀의 번역서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유없는 편견이라 해도 뭐 어떤가. 내가 좋다는데.

 

 

 

 

 

 

 

 

 

 

 

 

 

 

 

 

 

 

 

 

 

 

 

 

 

그리고 마구잡이로 관심이 가는 책들....이 많이 나와부렀어! 어머니 재수술이 급히 결정되고 담당의사가 수술 후 별 효과가 없다고 중중대다가 휴가를 가버리더니 또 바로 원장이 보자마자 수술 결정하고 이주만에 두번씩이나 수술을 해야했고, 병원에서 자며 출퇴근하느라 정신없는 사이에 신간도서도 이렇게 정신없이 쏟아져나와주셨다. 그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유리가면이나 명탐정코난의 소식은 없더니. 아니, 가만. 명탐정 코난은 신간이 나오지 않았나? 지난번에 장바구니에 넣고 아직 결제를 못한 상태인 것 같아. 그럴만큼 정신이 없었다니. 지금 당장 만화책 보고 싶은데.

 

 

 

 

 

 

 

 

획기적이다. 헌터바이헌터 30권째가 드디어 나왔다. 이거 일년도 더 넘은거 맞지? 이달말이면 저 만화책에 열광하던 조카가 잠시 들어왔다 가는데 저걸 보면 좋아할까? 아니, 이번엔 친구도 데리고 온다니까 만화책 펼쳐들고 만화삼매경에 빠져있지는 않겠지. 그래도 일단 저건 무조건 장바구니에 넣어야 해. 이야기 진행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도 다 까먹었는데 신간구입은 빼놓지 않는 이유는 조카녀석들때문. 애들이 착한 책만 읽다가 저런 책을 처음 접해봐서 확 반해버렸던 것일까? 슬그머니 궁금해진다. 사실 좀 폭력적이기는 한데... 그런 만화를 겁도없이 조카들에게 던져줘 모두를 열광하게 만들어버린 고모를 올케들은 은근히 미워할지도.

 

 

 

 

 

 

 

무너져가는 낡은 집이긴 하지만 사거리에 집이 하나있다. 물론 내 집은 아니고 아버지가 오래비에게 물려준 집. 집을 세 주고 가게세는 어머니가 생활비로 쓰고있는 집인데 언젠가 그 집을 단장해 그곳에 북까페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그럴라면 돈이 있어야하는데....

아무튼. 그러면 책은 내가 갖고 있는 책으로 충분히 충당이 될 것이고, 그곳을 꾸며놓는 것은 지금부터 조금씩 실력을 연마하여 온갖 소품을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이것도 한낱 부질없는 꿈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올 어바웃 플라워샵은 꼭 꽃집을 내는 것이 아니라해도 알고 있으면 유용할 것 같다. 작년 겨울 화사하게 피어나던 바이올렛 화분들이 모두 얼어죽어버리고 이제 집에는 꽃은 겨우 나타샤 하나 뿐이고 다 푸르딩딩한 허브종류와 아이비 종류뿐이다. 이제 꽃을 키워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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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0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0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이달 2022-05-20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나피디의 책이 드디어 나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왠지 김영희피디가 소금사막을 펴내고, 이번엔 나영석피디가 얼음땅이야기를 하고 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건 왠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어떤 내용인지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기대감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서.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입원하신지 이제 일년하고도 일주일이 되었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에서 연상되는 것이 어머니 교통사고라니. 왠지 씁쓸해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아지리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처음 혼자 지낸 겨울은 그냥 춥기만 했는데, 그래서 집 안에 있던 어여쁜 화초들이 다 얼어죽어버리는 것도 모르고 지나갔는데 이번 겨울은 추워도 따뜻하게 보내고 있다. 이건 다만 엊그제 보일러 기름통을 가득 채워서인것만은 아닐꺼다.

 

 

바쁘다, 바뻐 라고 입으로 외치면서 발을 동동거리며 오가는 나날들이지만 그래도 올해는 내가 읽은 책 정리를 좀 해볼까 싶어 수첩을 뒤적거렸는데 슬그머니 뜨끔!해지는 마음이다. 일년동안 그토록 많은 책을 읽었지만 마음을 다하여 읽은 책이 별로 없는 것이다. 항상 시간에 쫓기듯이 바쁘게 읽고 후다닥 서평을 올려버린 책들.

 

 

======================= 올 한 해의 책들을 슬쩍슬쩍 정리해본다. 아, 그런데 이게 만만치가 않아.

 

 

 

 '좌파하라'는 언젠가 박노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 자신의 이기적인 개인주의 성향을 반성하게 되었던 것처럼 다시 한번 나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대해 성찰하게 하고 있다.

 

진중하고 진솔한 그의 글을 그 태도와는 달리 성급하게 달려들어 읽어버린 내가 내 안에 담긴 것을 정리하기에는 나 스스로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고 설득력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홍세화님의 추천사를 다시 한번 더 읽고 되새겨본다.

"진보를 참칭해온 리버럴들에 대한 비판은 물론이고, 비정규직을 배제해온 한국의 이상한 대기업 노동조합과 줄곧 두 손 맞잡아온 좌파정치의 불편한 진실을 겨냥하는 그의 최근 글들은 전면적인 자본주의 위기의 시대를 맞아 더욱 박진감 넘치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좌파하라]라는, 한국어로는 약간은 어색한 제목을 단 박노자의 이번 책은 언설로는 모든 진보를 말하는 '좌클릭'을 행하면서도 정작 몸은 리버럴들의 품에 안기는 '우클릭'의 시대를 가로지르며 '좌파, 좀 제대로 하라'는 경고로 내게는 들린다"

 

저자는 산책을 시작하며 ˝다시 서울을 걸으며 깨친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모든 과거가 한결같이 `현재적`이었다˝고 말하며 이것이 ˝숭례문 복원 완료를 앞두고 있는 지금 <다시, 서울을 걷다>를 세상에 내놓는 이유˝라고 이야기한다.
˝`역사적인 장소`라는 것은 그냥 눈에 보이는 장소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의 창고`이며 `문화적인 전통과 가치의 저장소`다. 기념할 만한 건축물이나 공간에는 단순히 흘러간 옛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것과 함께 해왔고 함께 해갈 사람들의 지혜와 희망이 숨어 있다˝(309)는 것이다.

 다시 서울을 걸으며, 아니 나로서는 책을 통해 서울을 거닐었을 뿐이지만 과거로부터 계속 이어져오고 있는 역사가 단절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사유와 통찰이 깊을수록 더욱 더 깊이있게 의미를 확장하며 읽게 되는 책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수박 겉핥기처럼 읽은 것으로는 책을 읽었다고 할수도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내가 왜 책을 읽어대고 있는지, 우리가 왜 책을 읽고 있는지, 더 나아가 책을 읽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사유가 시작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은 시간이 그냥 흘러간 것은 아닐것이다.

 

 

기나긴 글을 방금 다 읽었다. 아주 기나긴 여행을 한 듯 피곤한 느낌이지만 그 여정의 끝에서 느끼는 평온함이 괜히 마음을 다독여주는 그런 글이었다. 사실 제노사이드,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완전히 다른 내용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예상밖이었다. 하지만 소설의 행간에 뾰족뾰족하게 박혀있는 인류의 제노사이드에 대한 고발뿐만 아니라 일본이 저지른 만행과 인종차별의 부당함에 대한 비판은 이 소설을 읽는 또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전체적인 소설의 흐름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에피소드 사이에 툭, 꽂혀있는 문장들 속에서 인류의 제노사이드를 기억하게 되고, 인간에 대한 무한한 불신과 혐오가 생겨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또 인간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엿보게 되기도 하는 이 책은 여러가지의 의미로 충분히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다.

 

세상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게 된다면 누구나 당연히 갖게 되는 의문에 대해 보이는 현상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의 본질을 파고 들어가고 있는 이 책이 인권과 환경을 무시하는 거대기업을 고발하는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 구체적으로 비판하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지침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왼쪽으로 치우쳐 바라본 세계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더구나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을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내용으로 지침을 주고 있으며 기타 정보를 통해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보다 조금 더 넓고 깊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어린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전혀 어렵지 않게 씌어있어서 지금까지 우리가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던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 주고 있음은 물론 소극적으로 물건을 한두개 안사거나 환경에 대한 작은 실천과 내 생활에 지장이 없을 작은 기부정도로 자신의 양심을 잠재우려 할 뿐인 우리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권유를 하고 있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은 물론 한 권의 로매틱 소설로 읽을수도 있지만, 이처럼 당시 자본의 잠식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역사가 지금 이 순간에도 되풀이되듯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게 해 주는 사회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에밀 졸라의 작가적 역량이 아닐까 싶어진다.

책을 읽는 동안 밑줄을 그었던 수많은 문장들 속에서도 에밀 졸라의 통찰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왠지 앞으로 읽게 될 그의 다른 작품들이 더 좋아질 것만 같은 예감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설레이고 행복해지는 책이 있다.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이 좋은 느낌을 나 혼자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와 마구 나누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책을 오랫만에 만났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괜히 내가 뭘 한것도 없는데 혼자 쓰담쓰담 책을 쓰다듬으며 `너 참 좋구나` 싶은 마음이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좀 우습기도 하다. 아니, 이 책이 뭐라고?

어딘가로 떠나야만 한다거나 거창하게 계획을 세워서 숲을 찾아 시간을 내야한다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라 바쁘고 삭막하게 느껴지는 일상에서도 충분히 나의 시간을 갖고 여유를 찾으며 이웃과 담소를 나누고, 소박하게 도시락을 싸들고 가까운 푸르름을 찾아 나서는 것, 그것이 바로 숲요일의 시간을 만나는 것이다.


 

 왠지 이름도 우리의 성과 이름을 말하는 것처럼 기 들릴이라는것이 괜히 마음에 들기 시작했는데 직접 책을 펼쳐보고 그의 그림체를 봤을 때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마음에 드는 그림체와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표정의 변화까지 느낄 수 있는 세세한 표현이 너무 맘에 들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정말 마음에 든 것은 그가 딱히 무엇인가를 전해주기 위해 예루살렘을 그려내고 있다기보다는 그냥 예루살렘의 풍경들을 하나하나 스케치하고 보여주고 있기만 하는 것이다. ˝자, 생각해봅시다˝라는 말이 없어도 저절로 그의 예루살렘 스케치를 보면서 생각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으며 그것이 기 들릴이라는 그래픽노블 작가의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교하고 섬세한 문학적 표현을 담고 있는 멋진 작품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기 들릴 특유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며 묘사하고 있는 듯한 풍경에서의 사색은 깊은 관찰과 사유에서 나온것임을 느낄 수 있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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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짬잠이 정리를 해야겠는데 이게 쉽지가 않구나.

정말 한 해의 책정리를 깔끔하게 하는 사람들을 존경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치솟고 있는 중이다. 책을 올려놓고 보니 더 생각나는 책들도 있고, 저 책들과 연관지어서 올리고 싶은 다른 책들도 생각나고.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바삐 지내다보니 책장에 쌓아두기만 하고 해를 넘겨버린 책들도 생각나고.

 

 

어차피 레이스는 기니까.

훗! 앞머리와 끝머리가 연결되면 되는 글...인 걸까?

일단 무식하게 적어놓고 다시 정리를..... 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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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려 1984년에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은 사람이다. 그 무렵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라는 책도 읽은 기억이 있고... 아무튼 당시 80년대의 분위기는 온통 반공이었다. 그 후 십여년이 흐르고 우리의 국시가 '반공'인가,라는 걸 온통 떠들어대던 세상이 오기도 했지만.

뭐, 그렇게 구한말 이야기같은 이야기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던 80년대, 1984와 동물농장은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독재자'라는 것 역시 우리에게는 해당 되지 않는 나폴레옹의 이야기일뿐이었던가...

21세기가 되어 달라진 것이 뭐지? 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것들은 많겠지만 그 수많은 것들 중에 하나. 내게 있어 조지 오웰의 재발견,이라 하겠다. 우화소설작가로만 알고 1984년이 지난 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말았던 작가인 조지 오웰은 내게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으로 완전 새롭게 다가왔다.

나는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라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 인식하고 변화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인가. 일단 별다른 기대없이 보편적인 선입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던 이 책들이 나의 무책임하고 생각없는 선입견과 예상되는 기대치를 확 깨버리고 더 깊이있게 들어가게 만들어버리고 있어서인지 만족을 넘어서는 즐거움으로 책읽기를 끝냈다. 그 느낌들을 다 풀어놓기 쉽지 않지만 어쨌거나 이 책들은 기대이상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의 풍경들이 보이는 책들.

"다시 서울을 걸으며 깨친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모든 과거가 한결같이 '현재적'이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역사는 과거에 멈춰 있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 권의 책은 모두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지만 실상은 모두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책읽기의 즐거움이라는 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어지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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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하는 맘에 살펴보기는 했지만 역시 철학책은 내게 어렵기만 해. 그러니까 내 말은 코난을 읽으며 키킥대고, 유리가면을 읽으면서 홍천녀의 역할은 과연 누가 하게 될 것인가를 궁금해하는 것이 딱 내게 어울린다는 말.

 

 

 

 

 

 

 

 

 

 

 

 

일단 쿠코츠키의 경우,가 더 궁금하긴 하지만 내게 먼저 들어온 책은 소네치카. 책 제목때문에 더 먼저 들어오게 된건가? 근대를 산책하다, 역시 머잖아 읽게 될 책. 그래서인지 더 궁금해지는 것은 아직 내가 소장하고 있지 않은 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

 

 

 

읽고 싶은 책과 읽고 있는 책, 곧 도착할 책들과 이미 도착해서 쌓여있는 책...마구 뒤엉켜 있어서 이젠 나도 자꾸만 소장하고 있는 책을 중복해서 갖게 된다. 아무래도 읽고 싶은 책은 시간이 흐른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겠기에. 읽으려고 구입하고 읽지 않은 채 1년이 넘어가면 그 책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하는거야. 예전에 친구들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친구보다 열배는 더 많은 책을 갖고 있으면서도 절대로 헷갈리지 않던 나는 그걸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아무튼 오늘도 이미 갖고 있는 책을 또 주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오호통재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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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2-11-05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도 저 애늙은이 코난보다...근육질의 "코난 더 디스트로이어"가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