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 인문쟁이의 재즈 수업
이강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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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을 즐긴다기보다는 어쩌다 듣게 된 음악이 좋으면 나중에 기억날 때 그 음악을 찾아 듣는 정도일뿐 일상에서 그리 음악과 밀접하게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오디오가 있을 때는 평일 퇴근 후 저녁이나 주말에 가끔 좋아하는 음악을 듣곤 했었는데 오디오가 고장 난 이후로, 컴퓨터마저 노트북으로 간단한 워드만 작성하고 있다보니 꽤 많이 소장하고 있는 시디를 못들어본지 십여년은 되어가는 것 같다. 더구나 요즘은 인터넷 연결을 하면 유튜브로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어서 더욱더 시디는 장식품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처음엔 이 책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어쩌다보니'라는 단어에 조금은 가볍게 읽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음알못인 내게 큐알코드까지 담겨있고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음반의 추천이 담겨있는 책이라면 이 기회에 재즈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생겨 책을 덥석 잡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의 시작은 선생님인 저자가 방과 후 수업이다. 그리고 이 책은 학생들과 함께 재즈를 듣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들었던 노래와 추천하고 싶은 노래들과 그에 대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재즈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들을 책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급한 마음에 내용을 채 펼쳐놓지 않고 처음 나온 큐알코드를 찍어 음악부터 틀어놓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제목은 몰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연주들, 리듬을 듣기 시작하면 아, 이 노래! 하게 되는 연주들도 많고 지나가다 주워들은 음악가들의 이름도 많이 나와서 책은 어렵지 않게 읽힌다. 그리고 전혀 알지 못했던 음악가들의 생애나 저자의 곡에 대한 감상평이 담겨있어서 곡을 듣는 가이드가 되어 준다. 물론 각자의 감상평은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그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그냥 단순히 책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설명할까...싶었는데 책의 어느 부분에 저자가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읽다가 '글짓기 하지 말고 글쓰기를 하라'는 가르침에 자신 역시 글을 쥐어짜내는 글짓기를 하지 않고 글쓰기를 하겠다는 말을 하는데 나 역시 그저 내가 느끼는대로 써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재즈를 잘 모르지만 친구가 추천해 알게 된 니나 시몬이나 피츠제랄드, 내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현대 재즈 가수인 노라 존스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노라 존스는 이미 팝음악으로 유명한 가수라 언급을 안했을지 모르겠지만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재즈를 가장 보편적으로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소개해줬으면 하는 사적인 바램이 맞겠지만.

그래도 취향 확고한 선생님이 학생들을 위해 평소 듣지 않던 루이 암스트롱을 들었다고 하니 책에 실려있는 음악을 그저 개인취향이라고만 하면 안될 것이다. 아는 노래보다는 모르는 노래가 더 많이 소개되어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키스 재릿이나 스탄 게츠를 찾아 들어봐야겠다. 어쩌다보니 음악을 들을 시간이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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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헌법이 있다 - 당신의 행복을 지키는 대한민국 핵심 가치 서가명강 시리즈 10
이효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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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헌법이 있다"라는 당연한 말에도 호기심이 동한다. 아니, 호기심이라기보다는 이 당연한 명제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궁금했다. 이 말에 대해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지만 사실 법의 내용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제대로 알기는 쉽지 않은 것이 또한 법이다.

 

최근에 지하철역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 사람이 있는데 그에 대해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뉴스로 이슈화 되면서 가해자를 찾아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했다는 뉴스를 봤다. 법원에서의 판단은 피의자가 개인의 성채라 할 수 있는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도주의 위험이 없는데도 가택침입 수준으로 피의자를 체포했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되었다는 것이다.

정신 질환이 있는 피의자가 또 어떤 범죄행위를 저지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체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가택침입을 하면서까지 긴급 체포를 해야하는 사안인지는 사실 좀 헷갈리기는 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고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가 보장되는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는 범죄자의 인권도 보장받아야 하는 것임을 떠올려보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이 책의 부제는 '당신의 행복을 지키는 대한민국 핵심 가치'라고 되어 있는데 법 규정에 '행복 추구권'이라는 말을 살펴보면 "인간이란 행복할 수 없고 단지 추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철학적 함의가 담겨있을 수 있다. 인간에게 행복이란 고통의 부재, 즉 잠시 고통이 없을 때 느끼는 쾌감이며 직전 고통이 클수록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간 본성에 비추어 봤을 때, 행복추구권은 사적 영역에서의 개인의 자유를 보장할 때 비로소 성립 가능하다. 행복추구권에 관한 사항을 공적 사안으로 객관화해 획일적으로 규율해서는 안된다"(232)라고 말하고 있다. 뭔가 간단한 말 같으면서도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는 심오하지 않은가.

 

법,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은 평화로운 상태이고 평화의 유지를 위해 법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 같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국민, 주권, 영토에 대해 헌법의 기초에 대한 개념이나 수립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왠지 그저 개념적일뿐이라는 생각과 정치적인 내용으 배재한 듯한 느낌에 그냥 술렁거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국민주권, 법치국가, 자유민주주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4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왜 우리에게 헌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법이 우리를 제한한다고 생각해왔지만 그 법이 우리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민주주의가 어떤 측면에서는 다수의 폭력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관점이 아니라 다수의 결정에 따른다는 것은 인간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좀 더 합리적인 결정에 이를 수 있음을 믿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뭔가 새롭게 다가왔다. 부디 우리의 국회의원들이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주권을 가진 국민을 위한 봉사직을 행하고 있음을 인식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그렇다면 정말 우리는 참 괜찮은 나라에서 살고 있음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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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 - 술꾼의 술, 버번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
조승원 지음 / 싱긋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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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커녕 맥주도 제대로 못 마시는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딱 하나, 누군가 커피에 위스키 몇 방울만 넣어도 커피의 맛과 향이 달라진다고 해서 정말 맛이 있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마셔보니 확실히 커피 향과는 또 다른 향이 나고 맛은 훨씬 좋아졌다. 더구나 그 때 마셨던 커피는, 기어코 위스키를 넣은 커피를 마셔보겠다고 자판기에서 뽑아 낸 백원짜리 믹스커피였는데도 말이다.

술 맛을 모르면서 술에 대해 알고 싶다니 조금 웃긴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역사 이야기와 문화 이야기가 어우러지면 뭔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 그리고 솔직히 이런 말은 쓸모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양장본에 깔끔하고 멋스럽게 편집된 책은 내용을 읽기 전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버번 위스키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었는데 대략 이야기를 하자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위스키가 버번 위스키인 것은 아니다. 우리 막걸리가 기본적으로 곡류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버번은 최소 옥수수가 51% 이상 함유되어야 한다. 그리고 물맛에 좌우되는 것처럼 버번 역시 좋은 곡류에 좋은 물이 더해져야 맛이 훨씬 좋아진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라 생각하는데 특히 켄터키 지역의 위스키가 맛았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켄터키에는 석회암이 많은데 물이 석회암 지대를 통과하며 철분은 제거되고 마그네슘은 풍부해진다. 철분이 제거된 물로 위스키를 만들면 쓰지않고 색깔도 검게 변하지 않는다."(256) 그러고보니 저자가 버번 위스키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찾아 간 곳이 켄터키였던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버번' 자체가 상표와 동일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버번 위스키의 여러 상표들, 그러니까 한번쯤은 들어봤던 짐 빔이라거나 메이크스 마크에 더해 여러 곳을 다니며 그곳만의 배율이라거나 오크통 관리법, 증류기나 위스키 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려니 사실 고유 상품에 대해서는 헷갈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버번 위스키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다.

저자는 기자 출신이라 스스로 팩트 에세이밖에는 쓸 수 없다라고 했는데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정말 알기 쉽고 바로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 거기에 더하여 위스키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용어나 기구들에 대한 개념을 먼저 알려주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또 자연스럽게 쓱쓱 이어나가는 이야기에 빠져있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위스키를 전혀 몰라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설명에 반신반의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확실히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제목처럼 '버번 위스키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이며 술맛을 모르는 내가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다.

 

"투명하고 거친 곡물 증류액은 숙성고에서 갈색의 향긋한 위스키로 탈바꿈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딱 세 가지. 오크통과 시간, 그리고 인간의 인내심이다. 이 세가지가 조화를 부려 위스키가 탄생한다."(166) 라고 하는데 이 글을 읽고 나니 정말 버번 위스키 딱 한모금만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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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장미 인형들
수잔 영 지음, 이재경 옮김 / 꿈의지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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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어떤 주제를 담고 있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더구나 책의 내용 전개조차 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도 이 책은 그렇게 빤한 이야기만 담겨있지는 않다. 물론 광고문구처럼 엄청난 반전이라는 느낌은 없지만 스릴 넘치기도 하고 SF의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는 하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교의 학생인 필로미나는 기숙사 생활을 하며 완벽한 숙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내면뿐만 아니라 - 오히려 외면적으로 빈틈 하나 없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갖기 위해 피부를 다듬고 외모를 가꾼다. 살찌게 하는 당분 섭취를 제한받고 있지만 또래의 소녀들이 그러는 것처럼 필로미나는 사탕에 대한 탐욕은 버릴수가 없다. 그래서 단체 외출이 허용되면 가장 친한 친구 시드니와 함께 몰래 사탕을 구입하곤 한다. 여기까지는 다른 학교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사춘기 소녀들의 일탈과 친구들의 우정과 학교 생활, 그녀들을 감시하는 사감 교사에 대한 반감 등등...

그런데 필로미나의 부모님은 한번도 그녀의 학교 생활을 보러 방문하지 않았고 엄마와 통화를 하기 위해 전화를 하면 항상 외출중이다. 그리고 어느 날 사라져버린 친구 레논로즈와 작별인사를 못 한 것은 물론 전화 연락도 못하고 편지를 전해 줄 주소조차 모른다는 것에 그녀의 소식이 더욱 궁금해지는데 학교에서는 그녀가 잘 지낸다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다. 게다가 학교 선생님들은 모두 남자들 뿐이며 학생들이 모두 자신들의 통제하에 있기를 원한다. 도대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무엇일까?

 

길게 읽지 않아도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정체와 기숙학교 학생들의 정체를 알 수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그들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지 않다. 처음엔 왜 그런 설정을 뒀을까 싶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전하고 싶은 주제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얼마전 프로축구가 개막을 했고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는 중에 어느 한 구단에서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리얼돌을 앉혀놨다가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결국 1억원 벌금이라는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때 논란이 있었던 리얼돌이 나같은 이들의 무관심 속에 아무런 제재없이 판매가 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 사실 지금은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도 생겨나고 많은 이들이 성차별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변화는 멀었고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스릴러의 형식을 띠고 있는 이 소설이 미나와 그 친구들의 정체가 너무 쉽고 빠르게 밝혀지는데 정작 소설 속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모르는 것처럼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어서 좀 답답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어쩌면 그러한 부분들까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주체적으로 변화를 갖고와야 한다는 것이 그 시작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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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 - 쓸데없이 폭발하지 않고 내 마음부터 이해하는 심리 기술
강현식.최은혜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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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 표지가 첫번째는 아니지만 그래도 표지도 일정 부분 관심 끌기에 포함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책의 표지만 봤을 때는 한없이 가벼워보이는 내용이었는데 내담자들의 상담 내용과 치유의 진행 과정은 결코 가볍게 넘기며 읽을 내용은 아니었다.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라는 내 안의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한 호랑이의 모습을 그려넣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호랑이의 그림은 도대체 어느 쪽을 의미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도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의 비유일까? 아무튼 좀 더 중요한 것은 "쓸데없이 폭발하지 않고 내 마음부터 이해하는 심리 기술"이니 책 표지에만 연연할 것은 아니다.

 

책에는 8가지 유형의 상담 내용이 담겨 있는데 구체적인 상담 내용들이 내게 정확히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적의 기억이나 한 때 내가 느꼈던 감정과 경험들을 떠올려 보게 되는 것들이 많았다. 그 정도가 다르고 아직까지도 내게 상처가 되는 기억들이 있을수도 있고 -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처가 더 커다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 - 또 나름대로 극복했던 방법들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상담가인 저자의 이야기와 비교해보면서 책을 읽었다.

 

사실 며칠 전 넘쳐나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눈 앞에 보이는 빈 깡통을 마구 내동댕이치면서 분노를 발산시켰었다. 하지만 익히 알고 있듯이 그런식의 분노 표출은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내기는 커녕 오히려 더 폭력적인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한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들어왔더니 피곤해서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 아무 생각없이 잠을 잘 잤다. 단기적으로 이것이 효과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내 안에 쌓여있는 화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그 방향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내게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들은 나의 감정들과 상황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아무것도 모를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서로 오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는 것과 나의 시선을 바꿔보는 것, 지레짐작으로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거나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말 것 등이다. 그러니까 배려가 진짜 배려인 것인지, 미리 소외당하고 버려질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거리감을 두지 말고 먼저 다가서면서 내 마음을 열어보이는 연습을 해야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의 내용들은 일차적으로 내 안의 억눌린 화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지만 또한 나뿐만 아니라 내가 관계맺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부분에서 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데에도,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데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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