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치료는문제의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당장자신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만약 심리적 고통의 원인이 오로지 환경에 있는데, 그 환경을바꿀 수 없다면 얼마나 무력하겠는가? 그렇다면 아무런 대처도 못하고 계속 고통을 당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세상을 바꿀 수는없지만 내 생각과 관점은 바꿀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지치료는 좀 더 적극적으로 심리적 고통에 대처할 수 있게 하는 패러다임인 셈이다.



- P32

상담할 때 강하게 논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폭력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완전히 꺾여야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을 이해하고 합리화하면 안 된다. 화가 나면 말로써 화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방법이다.
또한 아이들을 훈육하기 위해서 매를 드는 것도 자신의 화나는감정을 풀기 위함인지, 아니면 아이의 행동에 변화를 주기 위한 방법인지 사실상 구분하기 어렵다. 아이를 훈육한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여 물리적으로 아이를 제압하는 것은 근본적인 행동 변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폭력을 정당화하는 부작용도 있다.
행동의 변화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잘못을 스스로 머리와 마음으로 이해해야만 가능하다. 그러지 않고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것은 자신의 행동을 왜 변화시켜야 하는지도 모른 채 부모에 대한 두러움에 압도되어 행동을 멈추는 것에 불과하다. 나중에 부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 잘못된 행동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 문제행동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폭력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폭력을 합리화하는 잘못된 목소리를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된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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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 - 마이 페이보릿 시퀀스
이민주(무궁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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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없는 시간도 내 가면서 영화를 보러 다닐 때가 있었다. 영화 잡지를 정독하기도 하며 가리지 않고 영화를 보다보니 코믹 B급영화가 재미있어 죽겠고 스케일이 웅장한 액션 영화에서부터 잔잔한 감동이 있는 드라마 같은 영화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온갖 영화를 다 봤었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펴들면서 내가 기억하는 한 장면들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지만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 책의 저자는 현실의 삶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들이 영화라고 생각했다가 영화를 보는 즐거움 속에서 이미 자신의 삶이 영화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는데 나는 영화 보기를 즐겼지만 영화 속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사람 사는 이야기는 어쩌면 다 거기서 거기, 라는 생각의 시작이 이 책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동떨어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속에서 나의 모습과 내 이웃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위안을 얻고 새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얻고 함께 분노하고 서로를 이해하기도 하며 기쁨을 두 배로 늘리게 되기도 한다.

 

총 26편의 영화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대부분이 2010년 이후의 작품 이야기이다. 이건 내게는 좀 치명적이었는데 십년쯤 전부터 영화를 볼 시간적 여유뿐 아니라 마음의 여유도 없어서 영화보기를 미루다보니 조금씩 영화와 멀어져 본 영화가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유명한 영화라거나 영화 소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접한 기억이 있는 영화들이 많아 대강의 줄거리나 그 장면들이 말하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책을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니 사실 전혀 본 적이 없는 영화 이야기도 별다른 위화감 없이 글을 읽을 수 있었는데 이건 어쩌면 영화 속 이야기나 우리의 현실 이야기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작가의 말과도 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하며 읽다보니 책 한 권을 금세 읽어버렸다. 그런데 책을 읽은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정리를 하며 글을 쓰려고 하니 막상 떠오르는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없다. 우리의 일상들이 특별하지만 또 특별하지 않은 일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겠지. 그래도 용기에 대한 이야기는 기억에 남는다. 영화 원더의 주인공 어기가 헬맷을 벗었을 때의 모습이 놀랍기는 했지만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하거나 따돌려서는 안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받는다. 나의 시선을 바꿀 수 있어야 하고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함을 선택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어야겠다는 다짐을 새삼 해 본다. "종류가 무엇이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친절이 되어주자. 친절이 곧 용기다"(136)

한가지 덧붙이자면 문득 떠오른 영화 - 애니메이션이지만 한 장면이 있다.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모두가 어우러져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나오는데, 각자의 역할과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두 - 나이가 많거나 적가나 상관없이 열심히 일을하고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그 모습 자체가 너무 흥겹고 행복해보인다. 나는 지금 그렇게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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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들. 밸런타인이 정답게 말한다. "있잖아, 꽃들은 살아 있어. 모두 다. 자세히 들으면 한데얽힌 뿌리 소리가 들려. 뿌리는 하나야. 공동의 목적, 장미는 아름답지만, 그게 장미의 전부는 아냐."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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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지도를 그리자 - 구글맵도 찾지 못하는 우리 몸 구조
가이도 다케루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서혜영 옮김 / 니케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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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대충대충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지면, 스스로 관련된 의학책을 찾아보기 바란다. 공부할 책을 스스로 찾는 것도 훌륭한 공부법 중의 하나다."(53)

 

대충대충이라고 했지만 나름 꽤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의학박사일뿐만 아니라 소설가로서도 꽤 유명한 분이다. 사실 나 역시 가이도 다케루의 소설을 몇 권 읽었었고 사회파 미스터리에 의학소설을 읽는 느낌애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소설이 아니라 정말 의학지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니, 물론 저자는 내 몸인데 당연히 내 몸의 구조를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는 현실에 경악-까지는 아닌 충격정도를 받고 이 책을 쓸 생각을 했다고 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 역시 집의 구조라거나 하다못해 온갖 물건이 쌓여있는 냉장고에 어떤 것들이 어느 위치에 담겨있는지 대강이라도 그려볼 수 있고 쌓여있는 책들 사이에서 원하는 책을 찾아내기도 하는데 내 몸속의 맹장이 어디있는지 찾아보라고 하면 찾을 수가 없다. - 맹장을 떼어냈기 때문에 찾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건 그런 뜻이 아니다! (나름 개그를 친건데,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려운 몸의 구조를 보다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과 쌩뚱맞은 글들이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내 몸의 지도를 그린다는 작업이 훨씬 더 재미있다.)

 

몸의 내부와 외부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실제로 입과 항문의 연결선을 보면 그건 몸의 내부가 아니라 통로가 되는 것이므로 몸의 외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에서부터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내가 내 몸에 대해서 정말 아는 것이 없구나. 수술을 받고 장기를 떼어냈는데 그 위치도 대충 알았었고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도 잘 몰랐었다. 누구나 두 개 갖고 있는 콩팥은 허파에 눌려 오른쪽이 약간 밑에 있다는 것도. - 지금 그림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왼쪽과 오른쪽은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라 책 속 그림이 우리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상태에서의 왼쪽과 오른쪽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론과 총론 각론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나름 천천히 읽는다고 읽었지만 금세 읽혀버려서 책을 덮고나니 책을 읽기 전이나 후나 똑같이 내 몸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 쉽지 않다. 벌써부터 엉망일 것을 염려해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이지만 책 뒤표지에 나와있는 물음들, 해부했을 때 늘 비어있는 곳이라거나 허파의 크기가 같을까? 췌장은 어디에 있는가? 같은 물음에는 대충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책을 허투루 읽은 것만은 아닌것 같기도 하다.

 

내 몸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은 그냥 알고 있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10년 후의 후기를 읽으며 어쨌거나 내 몸은 나의 것,이니 그 몸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진지하게 답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유한한 나의 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것이다.

 "당신의 죽음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문제다. 다른 사람이 죽었을 때 당신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것은 곧 나 자신이 죽었을 때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해 주면 좋을지 생각하는 것이 될 수 있다."(19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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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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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로 가득하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 요즘말로 신박한 것을 보면 종일 설레기도 하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그런다. 그런데 '세상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로 가득하다'라는 말이 떠억하니 적혀있으니 왠지 이 책의 저자는 나보다 한 수 위 같은 느낌이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실 작은 생쥐가 밀림의 왕인 사자를 구해준다는 것은 한번도 생각못해본 일은 아니어서 이 책의 내용들이 새롭게 느껴진 것은 아니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의 의미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 정도로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옛 이야기가 뒤섞여 있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들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내가 갖고 있는 틀을 깨는 것과 그 무엇에서든 우리는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이야기들이 옛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어디선가 읽은 듯한 내용을 따라가다가 비틀어놓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새롭게 다른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더라면 훨씬 풍부하고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기지 않았을까.

 

한번 더 읽고 글을 써 볼까...싶었는데 도무지 생각처럼 책읽기가 되지는 않는다. 2주전쯤에 써놓은 글을 보니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의 반복이다. 내게는 그 말에 대해서만 느낌이 남아있는가보다.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의 의미는 내가 무엇인가를 배운다거나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만이 아니라 나와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것도 해당된다,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아닐까 라는 깨우침을 얻는다는 것.

이것이 내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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