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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처음에는 그 사건으로 인한 부끄러움과 이웃의 곱지 않은 시선에 외출을 피하게 된 것이었겠지. 하지만 그 후더 큰 비극이 닥칠 줄 알았다면 엄마도 그렇게 웅크리고 있는 대신 조금이라도 더 삶을 즐기지 않았을까? 따스한 햇볕과 부드러운 바람을 머리칼에 받으며 해바라기밭을 거닐지 않았을까? 하다못해 거리를 걸을 때라도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고개를 들지 않았을까? 나로서는 영영 알 수없다. 너무 많은 것들을 나는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병가 때문에 시간이 많아서인지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자꾸만 인생의 유한함을 떠올리게 됐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생각하고 있다.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의 일들을 마음 한구석으로 밀어내려 애썼지만, 기억은 댐의 벽에 스며 나오는 물처럼 자꾸만 내 의식으로 스며 나왔다. 혹시 내 무의식이 내게 말을 걸고 있는 걸까? 머리에 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해바라기밭을 거닐라고 말하고 있는걸까?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고개를 들고 거리를 거닐라고 말하고 있는걸까? 하지만 이완이 저 밖에서 나를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는 것을 아는 이상 나는 결코 그럴 수 없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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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은, 진수성찬 주먹밥 - 최강의 맛 오니기리와 감자샐러드 & 핫샌드위치 레시피 102
Tesshi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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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먹밥을 주말마다 먹던 떄가 있었다. 편의점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밥에 초양념을 해서 김가루를 넣고 손으로 적당히 잡아 뭉친 그런 주먹밥을 집에서 만들어 싸들고 다녔다. 어머니 모시고 공원이라도 가려할 때, 어머니가 가리는 음식이 많아 외식을 하려면 식당을 찾기도 힘들고, 운동이나 산책을 할 때마다 애매한 식사시간 때문에 어쩌나 고민하다가 간단한 김가루밥을 만들고 단무지를 담아 갖고 갔더니 식비도 절약되고 어머니도 간단히 잘 드셔서 그 후로는 채소를 곁들여 주먹밥을 만들기도 했다. 채소를 다듬어 썰고 익힌 후 주먹밥을 만드는 과정의 노력에 비해 결과물은 그닥 폼이 나지 않는 것이기는 했지만 한때 우리의 식사를 책임져주었던 주먹밥에 대한 기억이 '진수성찬' 주먹밥 책을 보니 그때 내가 만든 것은 정말 폼이 나지 않는 주먹밥이 맞구나.. 싶다.

 

그냥 쉽게 생각해서 있는 재료들을 다 섞어서 밥이랑 뭉치면 그게 주먹밥인거 아냐? 라고 생각했는데 주먹밥에도 나름의 노하우가 있고 재료의 어우러짐이 있고 비주얼도 무시할 수 없어 사진에 잘 찍히는 모양새도 생각해야 한다.

저자는 트레일러 운전을 하는 남편의 도시락과 공부를 하는 아이가 한손에 잡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주먹밥을 원해 영양을 생각하다보니 이렇게 진수성찬인 주먹밥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끼 식사분량의 주먹밥 세개는 많이 만들다보니 생긴 노하우가 딱 먹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주먹밥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역시 가족사랑이란...

나름 요리에 일가견이 있다면 자신만의 조합으로 주먹밥을 만들면 되겠지만 있는 재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교과서적인 레시피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주먹밥 만들기 교재로 최강일 듯.

 

레시피 중간중간 테이스트 팁,이 있어 재료의 맛을 더해주는 방법이라거나 시판용 초밥초 말고 수제초밥초를 만드는 법도 적혀있다. 햄과 소시지를 먹지 않으니 만들어 볼 주먹밥의 별로 없어보이지만, 이제 햇감자가 나오면 주먹밥 말고도 감자 샐러드와 핫 샌드위치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카레맛 감자 샐러드와 오믈렛 핫샌드위치만 있으면 더워지는 여름에 뭘 먹어야하나 고민하지 않고 든든한 한끼 식사가 될 것 같다.

그러고보니 짧은 점심시간에 땀 뻘뻘흘리면서 불앞에서 요리할 생각하지 말고 간단히 주먹밥을 만들어 놓으면 되겠구나. 이제 재료를 준비해서 주말에는 주먹밥과 샌드위치를 만들어 식사를 해 보고 괜찮으면 본격적으로 주먹밥의 계절을 맞이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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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푸른 눈의 증인 - 폴 코트라이트 회고록
폴 코트라이트 지음, 최용주 옮김, 로빈 모이어 사진 / 한림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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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로 시작을 해야할까...

이 책은 80년 5.18 당시 광주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직접 겪었던 미국인의 회고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가 당시에 남겼던 개인의 기록이 이제는 역사속에서 증언이 되고 증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5.18에 대해서는 더 깊이 들어가는 이야기를 알고 싶지 않은 것이 내 속마음이었다. 그 끔찍한 이야기들, 제주 4.3의 증언들도 너무 무서운 이야기가 많아 이제는 그 증언들을 그만 듣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만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알만큼 안다고 생각을 했었던 이야기들은 화수분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왜 그런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역사의 진실 규명에 다가서고 있지만 '학살 원흉'들에 대한 공식적인 재판과 그들의 만행에 대한 사죄가 없기 때문에 아직도, 여전히, 광주 5.18과 제주 4.3은 진행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 평화봉사단에서 파견되어 온 폴 코트라이트는 나주의 호혜원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80년 5월 14일부터 26일까지 광주를 오가며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일들을 풀어놓고 있는데, 광주의 중심은 아니더라도 그 주변부에서 시작할 줄 알았던 이야기가 나주에서의 일상으로 시작하고 있어서 조금은 5.18과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의외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고 당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관찰 카메라처럼 폴 코트라이트의 시선을 따라 사건을 바라볼 수 있었다. 책의 중간에 실려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어딘가 낯익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 택시 운전사로 잘 알려진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인터뷰를 했던 일행 중 한명이 바로 이 책의 저자 폴 코트라이트였다.

그의 이야기에서 광주 5.18이 참상이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정치 발전을 원하는 수준높은 정치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나중에 그는 보호 대상으로 군인 한명이 배치되어 감시를 당했고 한국에서 추방당할 위험에까지 이르렀지만 평화봉사단 책임자의 강력한 사실증명 요구로 추방당하지 않고 계속 머무를 수 있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들어왔고 알고 있었던 사실들이라 생각했는데 이 기록들을 읽으며 새삼 더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전두환은 광주에 첩자를 심어놓았을거야. 여기에 스파이를 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 어제 도청광장에서 시민들이 한 명을 잡았대. 하지만 여전히 많은 스파이들이 있을거야. 분명해"(112)

우연이었을까? 오늘 아침 뉴스에서 5.18 당시 군의 스파이로 도청에 잠입하고 시민군을 잡아 고문을 했던 군 장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순간 좀 부끄러웠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내가 광주 5.18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당시 그들이 겪었던 고통과 슬픔은 내가 도저히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때문이다.

 

"당시의 내 노트, 편지. 사진 등 자료들을 꺼내 이 책을 쓰기까지 40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광주를 기억한다는 일 자체가 내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었고, 일에 몰두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181)

그의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했다. 광주 우체국에서 우연히 마주친 할머니가 '증인이 되어 진실을 알려달라'고 했던 그 약속을 40년만에 지키게 된 그는 이제 그 당시의 고통과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되었을까...

 

이런 증언과 증인들이 있음에도 여전히 사실을 부인하고 광주 5.18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떠들어대다 결국 실형까지 받았으면서도 뻔뻔하게 다시 거짓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고,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외면하는 그 인간들에게 이단옆차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진다. 아니, 심정으로는 정말 심한 욕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참는다. 반드시 죄의 댓가를 받게 되기를. 인간이기를 거부한 그들의 살이 썩어 문드러지기를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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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과학 - 물질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여행
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 Mid(엠아이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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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 액체 liquid 에 대한 과학 이야기.

이 이야기는 저자가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액체에 대한 이야기를 과학으로 풀어낸 과학에세이이다. 기내에 반입이 안되는 액체류를 가방에서 빼내야하는데, 땅콩버터도 액체류에 속한다는 이야기의 시작은 재미있었다. 과학식에 또 금세 머리가 멈추는 듯 하지만. 땅콩버터가 액체라는 생각을 하고, 또 액체의 특별함을 생각하니 갑자기 엑스맨의 미스틱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뭔가 일맥상통하는 느낌이지 않은가. 신비로운 미스틱의 변화무쌍함은 액체 역시 그 담겨지는 용기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고 스며들어버리고 또한 고체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액체라는 것.

 

아무튼 기내 반입이 안되는 액체류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어져 비행기의 원료인 등유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알콜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어려운 화학적 구조식은 은근슬쩍 넘겨버리고 와인에 취해 창밖을 보며 보이는 바다 이야기로 전환한다. 바다는 쓰나미를 떠올리게 하고, 액체는 봉쇄가 어려워 핵융해로 인한 방사능의 바다 오염은 막을 수 없고 그로인한 환경 파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비행기의 흔들리는 날개는 볼트와 너트가 아닌 에폭시를 이용한 접착된 탄소섬유복합체를 사용하여 붙여...놨다고 이해했는데 맞으려나? 기내 영화를 보려고 하니 액정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고, 결정과 액정과 액체의 구조 차이는 허술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이렇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은근슬쩍 과학 이야기로 넘어가고 그것은 또다시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의미가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고 있다. 세정제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나는 기름기가 느껴질 때만 비누로 손을 씻곤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누의 세정 효과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일반 상식이 과학이 되고 또한 과학이 일상 생활에서의 유용한 팁이 되는 것이다.

 

기체도 고체도 아닌 그 사이의 무엇, 이중성을 지닌 액체의 과학 이야기는 정말 물 흐르듯이 읽힌다. 사실 제대로 읽었다,라고 한다면 그에 대해 내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재미있다고 해도 지금 떠올릴 수 있는 과학이야기는 없다. 그렇다고 책을 읽지 않았다 할수도 없으니 그저 날씨 뉴스에서 얼마전 지진의 영향에 의한 비행운의 사진인가를 이야기할 때는 무슨 이야기인가, 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어설프게나마 비행운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를 하며 정말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말을 떠올리고 있다. 딱딱한 아스팔트를 만들던 타르조차 흐른다는 것처럼 나의 굳어진 생각도 좀 흘렀으면 좋겠고, 늘 움직이며 스며드는 액체처럼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또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액체와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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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캐럴 피어슨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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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한때 내가 아는 나, 내가 모르는 나, 나만 아는 나, 나만 모르는 나... 이런식으로 자신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었는데 이 책은 기본적으로 나 자신에 대한 내면의 모습을 깊이 파고들어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찾기위한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더 크다.

 

이 책에서는 내 안의 심리적인 원형을 여섯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고아 원형 방랑자 원형, 전사 원형, 이타주의자 원형, 순수주의자 원형, 마법사 원형의 여섯가지인데 사실 이렇게 구분하는 내용은 처음이다. 물론 용어 자체에 대한 낯설음이 있다는 뜻이지만 모든 내용을 처음 읽는 느낌은 아니었다.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들보다는 관계성이라거나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의 기본 바탕은 나만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참아냄이 아니라 진정으로 스스로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낀다.

마음 사용 설명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행동하고 나아가야하는지를 먼저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여섯가지 원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처음엔 내가 어떤 원형을 갖고 있나, 살펴보게 되다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나 자신이 어떤 원형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누구에게나 모든 유형의 원형이 나타날 수 있고 그러한 원형의 모습을 제대로 발현시키고 기쁨을 찾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어떤 원형을 사회가 가치 있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그 원형이 억압될 수 있다. ... 자신 안의 원형을 심하게 억압하면 그 원형의 그림자가 생겨난다. ... 우리가 그림자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 안의 원형들에게 배움을 얻기만 한다면 모든 원형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보물을 가져다준다."(300-304)

 

 뭔가 잘 정리가 안되는데 처음 읽기 시작할 때부터 계속 밑줄긋기를 하고 싶을 만큼 새겨두고 싶은 글이 많았고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도 새삼스럽게 느껴질만큼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나는 나, 라는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은 나 자신에 대해 인식하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함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이론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에 있는 이론들은 설명일 뿐이라는 것. 저자의 표현대로 이 책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각자의 여행이며 여행은 효율적이거나 예측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이곳에 존재한다. 모든 여행마다 독특하며, 그런 면에서 하나의 신비이다.(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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