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말대로, 그리고 나 자신도 스스로에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 나는 많은 것에 좀 무딘편이다.

아니, 무디다고 하지만 내가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들이 더 많기에 그렇다는 말 뒤에 담겨있는 나 자신의 스트레스는 알게모르게 쌓여 가끔 아프기도 하고 뜬금없이 화가 나기도 하고 이러다 정신분열이 오는 거 아닌가 두려울때도 있다.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후, 안도현 시인의 양철지붕에 대한 시를 다시 읊어보고 싶어지는 기분이 드는 날.

 

알라딘 서재는 어째 하나도 변하지 않고 되풀이 되풀이 되풀이 짓을 하면서 사람들을 몰아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처음의 시작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알라디너를 목표로 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는 결국 알라딘 서재를 접고 떠났다. 그것도 벌써 언제적 일인지 기억나지도 않을 만큼 오래전일인데 그동안 수없이 반복되고 있는 일들이다. 왜 유독 알라딘에서만 그런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나와 다른 여러사람이 모인 곳에는 당연히 나와 의견이 같지 않고 뜻이 다르고 같은 말과 표현을 해도 다르게 느껴질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는데 하물며 온라인상에서는 더 극심한 차이가 있겠지. 그런데 오랫동안 알라딘을 하면서 느낀건 단 한가지다. 여긴 스스로 잘났다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래, 많아도 너무 많아서 한번 물고 늘어지면 절대 놔주질 않는다. 나와 다르면 너는 바뀌어야 한다. 바꿀 수 없으면 떠나라.

 

 

 

 

 

에잇! 괜히 시간낭비만 했다. 한참 주절거리다보니 온갖것이 다 튀어나와서 지워버렸다. 잘난것들 틈에 낀 못난 놈이 뭐하러 신경을 써.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마음으로 서재질에 손을 놓고 책이나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알라딘만 알다가 네이버로 갔을 때, 겨우 도서상품권이 경품으로 걸린 도서의 이벤트 하나 때문에 서평을 도용한 사람과 마주쳤다. 아니지, 사람과 마주친 것이아니라 내 서평을 첫문장 하나만 떼어놓고 그대로 옮겨가 자기 글처럼 올린 장면을 마주했을 때의 기분이 떠오른다. 그 글이 내 것이라는 것을 주장하려면 글을 훔쳐간 사람이 아니라 내가 온갖 증명을 해야한다는 것에 관둬라, 그깟것. 이라 넘겨버렸던 심정.

여기저기서 똑같은 글을 마주할 때마다 귀찮음끝의 짜증이 밀려올때마다 떠올려본다. 남의 글을 훔쳐 올리는 것보다, 나의 글을 누군가 훔칠 여지를 만드는 것보다, 스스로 자신의 글을 자기것이라고 올려버리는 것이 나은거겠지, 그런거겠지.

이것은. 내가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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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6-0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신애씨가 부릅니다. "세상은 요지경"

chika 2013-06-09 15:51   좋아요 0 | URL
메피님은 정말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짧고 굵게 한말씀을! ^^

그렇게혜윰 2013-06-08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을 훔쳐가기도 한다구요? 헐...

chika 2013-06-09 15:52   좋아요 0 | URL
요즘은 그런일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서평도용,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었고 저도 당한적이 있고요. 첫머리만 떼어놓고 글을 옮겨놓으니 본인이 아니면, 아니 본인도 얼핏 봐서는 긴가민가 하겠더군요.

재는재로 2013-06-0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이해안되는사람이네 그깟문화상품권이뭐냐 양심을팔거냐

chika 2013-06-11 11:5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왜 그랬을까요. 그깟 상품권이 뭐길래

비연 2013-06-09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왜 그러실까요ㅜㅜ 양심도 없는...

chika 2013-06-11 11:56   좋아요 0 | URL
상품이 크면 도둑질 같아 보이고 상금도 적고 겨우 일반인의 서평 하나,라고 생각해서였을까요?

비연 2013-06-09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왜 그러실까요ㅜㅜ 양심도 없는...

chika 2013-06-11 11:56   좋아요 0 | URL
^^

saint236 2013-06-09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은 알기 싫다를 듣다가 유엠씨가 하는 말이 이성의 반대말은 몰이성이라 아니라 정의감이라고 하더군요. 상당히 공감이 되는 말입니다. 알라딘에는 정의감이 넘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문제입니다. 그 정의란 것을 절대화하고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일이 빈번하네요. 그럴 때마다 상처 받는 사람은 그동안 활발히 활동해왔던 알라디너들이고요. 아직도 빵가게님이 알라딘을 접고 떠나던 일이 눈에 선하네요.

chika 2013-06-11 11:59   좋아요 0 | URL
깊이 생각해볼 말이군요.

그동안 정말 너무 많은 분들이 떠났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상처가 아물기는 하겠지만 마음의 상처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거겠지요.

풍성하고 알찬 알라딘 서재에서 엄청 많은 정보를 얻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생각도 깊어지고 막 그랬었는데... 저는 다시 퇴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ㅠㅠ

마립간 2013-06-1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란의 한 주축이었던 사람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깊숙히 회의적 사고를 한 후에 결론을 내리면 (그 결론이 틀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확신에 이르는 경우가 많죠.

chika 2013-06-11 12:02   좋아요 0 | URL
저는 마립간님이 항상 깊이 생각하시고 진중하게 글을 남기시는 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논란이라는 것을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그닥 알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알라딘에서의 결론은 자꾸만 '정리하고 떠난다'가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좋을뿐이지요.
저는 당연히, 마립간님이 사과의 말씀을 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