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막 스트레칭 - 어깨 결림.요통.두통.무릎 통증.팔 통증.손목 통증.엉덩이 통증.고관절 통증.발목 통증을 빠르게 해소해주는 도어북 녹색건강 시리즈 6
코이데 토모히로 지음, 한은미 옮김 / 도어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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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머니께서 어깨와 목, 손목에 통증이 있으셔서 치료를 위해 필요했다. 예전에는 스포츠 마사지를 동영상을 보고 배워서 어머니가 피곤하시다고 하실 때마다 (매일 피곤하다고 하셨던 건 함정이지만) 전신 마사지를 늘 해드렸는데 언젠가부터 마사지를 받지 않으려고 하셨다.(전신 마사지를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동안 해드리고 나면 내가 좀 녹초가 되긴 했다^^;)

 

그래서 카이로프락틱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으실 때도 있었는데 한번은 받고 나서 통증이 더 하신 때가 있었다. 그 이후 겁이 난다며 안 가시려고 한다. 어머니께서 올해 일흔하고 둘이신데 연세에 비하면 굉장히 건강하신 편이시다. 물론 그사이 아프신 때가 종종 있기도 했지만 말이다. 몇 해 전 자전거를 타시다가 넘어지셔서 손목을 다치셨다. 그전까지는 팔굽혀펴기를 무릎 안대고 한 번에 50회 이상을 거뜬히 하셨는데 그날 이후부터 팔굽혀펴기를 10회 이상 못하신다. 그리고 아직 40대이실 때 요가를 가르쳐 드렸더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식으로라도 간헐적으로나마 꾸준하게 하셔서 유연성도 굉장히 좋으시다. 다만 이제 연세가 드시니 손목과 어깨, 목이 많이 안 좋으시다고 늘 말씀하신다.

 

언젠가 피지컬갤러리의 [하루 5분 내 몸 관리법]이라는 통증 치료 저작에 서평단으로 선정되어서 어머니께 당시 통증이 있던 부위들에 대한 치료법을 알려 드린 적이 있다. 한 번은 몇 동작을 하시자마자 나았다고 하시다가 다음 날 같은 동작에는 더 통증이 왔다고 하셨다. 당시에 참 난감했다. 통증이 나았다고 하신 날 리뷰를 남겼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피지컬갤러리의 그 책은 나만 따라하게 됐다.^^

 

그런 이유로 통증 치료에 관한 책을 (나는 많이 의지하는 편인데) 어머니께서는 못 미더워하시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시중에 많은 통증 책이 있는데 어머니가 아프다고 하시는 말씀을 매일 듣다보니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비니요가의 어깨치료법을 가르쳐드리긴 했는데 사실 비니요가가 효과적이지만 어깨 통증에 관해서는 그다지 대안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그 많은 통증 책 중에 가장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치료법이 무얼까? 그리고 근본적으로 통증의 원인을 찾아 치료해주는 책은 무얼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두 권의 책 중 하나가 본서이다.

 

결과적으로 본서 근막 스트레칭은 간단하고 짧은 시간 투자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책이란 걸 어머니께서 해보신 후 이상하게 통증이 없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알게 되었다. 오늘 처음 해보신 거라 며칠 더 받아봐야 알 것 같지만 피부를 쓸어주면서 간단히 고개를 돌리거나 손목을 펼치는 것만으로 통증이 사라진다는 게 너무 놀랍다고 해야 할까? 이번에는 더 통증이 심해졌다는 말씀은 없으실 것 같다. 너무 간단해서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이 없으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책의 편집이랄까도 일본인 저자의 책답게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동작이랄까도 단순해서 실수하거나 부작용을 앓을 염려는 절대 없을 거다. 피지컬갤러리는 젊은 층이 든든해 할 통증 대처법을 알려주고 본서의 저자는 어르신들과 여성분들이 많이 선호할 치료법을 알려준다는 생각이 든다. 통증이 있을 때 대처법은 다양하게 찾아보시는 편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책은 권해드려도 실망하시지 않을 것 같아 리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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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우주다 -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왜 이것이 중요한가
디팩 초프라.미나스 카파토스 지음, 조원희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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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론, 인간중심 우주관으로 일관하는 주장이다. 기존의 인도 철학, 요가 철학의 변이판이라고 판단된다. 우주와 세상에 대한 관점까지 재편하게 해 줄 저작일 거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서술이 이해하기 쉬운데 반해 주장이 다소 단정적으로 보였다.

 

여느 책처럼 양자역학을 들어 관찰자 효과로 인간의 참여가 절대적인 듯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입자의 세계에서 관찰자가 되는 건 인간만이 아니라 광자 등의 다른 입자를 포함하는 것이다.

 

인간의 경우에 대입한다 해도 자기에게 자신만이 절대적인 관찰자가 아니며 무수한 타자의 관찰은 한 대상에게 거의 무제한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낳는다.

 

관찰자가 있기에 우주가 존재한다는 논리를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주도 없다고 확대 해석하다니(인간중심 우주관이다)... 이미 관찰자 효과에서 한 관찰자만이 아니라 다른 입자의 관찰도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했듯이, 인간(이나 다른 지적 생명체)이 관찰자가 아니더라도 이미 우주를 가득 채운 모두(물질 대상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서로 서로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게다가 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영향력은 무수한 타자 대 자기 1인의 그것으로 한정된다.

 

우주를 의식이라고 정의하는 데까지의 여정을 따라갔지만, 의식이 곧 마음이라는 데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저자가 말하는 퀄리아도 인식과 감각을 통해 야기되는 기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우주가 어떤 기분인지를 단정하는 것은 인간의 주관이 야기한 짐작과 단정의 교차일뿐이 아닌가?

 

우주가 지성이라는 것,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를 창조하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우주가 마음이다. 곧 인간과 같은 정서가 있을 것이다’ ‘우주가 곧 신이며 인격체다라는 데는 동의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그건 불가지의 영역이 아닌가 싶다.

 

우주가 마음이라는 건 인간의 기대와 정서가 자아낸 주관적인 단정일 뿐이다.

 

우주는 정의하기에 따라 지성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감정까지를 포함한 인격체이거나 마음이라는 것은 억측이 과도한 단정질이다.

 

우주는 마음이고 우주가 창조한 인간은 그 부분이다라는 대목도, 미세조정을 근거하더라도 우주는 지적 설계자가 설계한 것이라는 대목도, 어디까지나 진화론과 자연발생론이 억측일 가능성만큼이나 가능성일 뿐인 것이다.

 

저자는 항공기 재료들이 버려진 쓰레기장에 태풍이 분다고 항공기가 조립되어 완전한 항공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나 원숭이들이 무한대로 타자를 친다고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써낸다고 하는 건,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 것과 반드시 그렇다고 하는 것이 다를텐데, 지금의 과학자들은 반드시 그렇다고 주장하는 격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세조정이 바로 지적 설계의 증거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지적 설계자가 있다고 미세조정을 한 우주만을 시뮬레이션하라는 법은 없듯이, 다채로운 다중우주가 지적 설계자가 없다는 걸 증거하는 것은 아닐 것이며, 바로 그와 역인 논리로 미세조정이 지적 설계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바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 또한 불가지의 영역이다. 게다가 우주와 인간이 하나라는 주장까지 나아가면, 인간의 주관과 억측이 마음대로 지적 설계자를 단정하고 그와 인간은 둘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격이다.

 

유대의 카발라 철학에서는 신이 자신을 한정 지으며 우주가 창조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논리를 인공지능이 탑재된 양자컴퓨터에 대응해 인공지능이 우주를 시뮬레이션한다고 해도, 미세조정을 통해 하나의 우주만을 창조할지, 모든 가능한 경우의 수에 우주를 다 창조할지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양자컴퓨터의 용량과 성능이 무한하다면 어느 경우든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인공지능이 자신이 창조한 우주에 인간을 디자인한다고 해서 인공지능과 인간이 동일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홀로그램 우주론에서는 부분과 전체가 거의 동일하다는 식이지만, 그저 단순히 부분의 총합이 결코 전체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 더 수용하기 쉽지 않나 싶다.

 

그리고 저자는 결정론을 배격하는 데, 양자역학을 들어 시간과 공간에 대해 논하는 모든 저작들처럼, 저자 역시 비선형적 인과를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홀로그램 우주론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는 논리를 결정론에 대입한다고 빗나간 주장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그렇게 미세조정 우주든 다중우주든 통으로 다 만들어진 인과를 가정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양자역학이 과연 결정론을 부정하는 논리로 완벽한 것인지는 논의가 끝난 시대 같지만, 생각을 더 해보면 완벽한 부정은 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양자역학을 처음 접한 때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지만, 우주와 인간, 인과 등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주장들을 폭넓게 대할수록, 양자역학이 말하는 가능성을 능가하는 거대한 구조가 따로 있는 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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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뇌 - 뇌를 재구성하는 과학적 마음 훈련
다니엘 골먼.리처드 J. 데이비드슨 지음, 미산 외 옮김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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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한지 11개월이 넘어서야 독서하게 된 책이다. 이 분야가 최애 분야이긴 한데 최근 들어 전쟁과 안보, 사회, 미래 예측 분야가 유독 관심이 가서 그런지 최애 분야에도 다소 어정쩡하게 대하게 된 듯하다.

 

본서는 수행과 뇌 과학이 크로스오버한 분야이다. 이런 류의 책들은 대게 두 종류인데 하나는 수행(특정 분파의 수행 안내나 수행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는 저작)이 주가 되고 뇌 과학 정보가 부수적이다시피 한 류가 있다면 다른 경우는 수행자의 뇌를 근간으로 수행시 뇌의 변화를 설파한 류이다. 전자의 경우 대표적으로 [붓다 브레인]이라는 책이 있고 후자로는 [마음챙김이 만드는 뇌 혁명]이라는 책이 있다.

 

본서는 내용 면에서 뒤에 언급한 책에 가깝다. 하지만 그보다 쉽고 간결한 내용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저자들의 연구 역사를 다루는 에세이 형식이기도 하다. 저자들의 연구 역사가 수행 분야의 뇌 과학적 성취가 일궈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에 뇌 과학 분야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더더욱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학술적 내용 면에서는 대중성을 고려해 전문적인 내용이 간략히 압축되었거나 서술이 길지 않고 간결한 편이다. 그래서 보다 상세한 자료로서의 기능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약간의 실망이 있을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마음챙김이 만드는 뇌 혁명]의 내용이 보다 대중적으로 풀어지며 서술되었다는 감상이 들지만, 구체적인 자료가 고프신 분은 본서보다 그 책이 나을 것이다. 다만 그 책은 마음챙김 한 분야에 대한 자료적 역할에 치중했다면 본서는 초월명상, 만트라, 요가, 마음챙김, 자비 명상, 위빠사나 등등 좀 더 다양한 수행의 수행자들이 연구대상이었다고 언급되는 것이 다를 것 같다.

 

본서를 읽고 나서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 [붓다 브레인], [마음챙김이 만드는 뇌 혁명]을 다시 훑어보며 정리하게 되었다. 오래전에 읽은 책들이라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면도 있겠으나 독서 당시에도 익숙치 않은 뇌 각 부의 명칭과 호르몬 용어들로 이해에 지장이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이번 기회에 다시 정리하며 필사하자(필사하는 경우는 꽤 드물지만) 본서의 요지와 각 저작이 주력해 전하고자 했던 핵심이 무언지, 수행 애호가로서 꼭 기억해 두어야 할 정보들은 무언지 알 수 있었다. 필사한 걸 다시 블로그에 옮기려 했는데 분량은 아주 많은 편이 아니긴 하지만 번거롭기도 하다. 필사한 건 틈날 때마다 다시 보는 정도에서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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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 - 포스텍 AI전공 박사의 미래전망
장민 지음 / 알투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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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의 부제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저자 소개를 보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다 보니 저자의 언급들이 신뢰할만하다는 미더움이 드는 책이기도 하다. 다만 1장의 인공지능과 챗GPT의 작동방식을 제외하고는 너무도 상식적이거나 유튜브 등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인식 가능한 일반상식 수준이라는 것이 함정이 아닌가 싶다.


GPT4에 이르러서는 파라미터가 100조개라고 하는데 이제는 인간 두뇌의 시냅스 수준과 유사한 경지에 이르른 것이 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수준이다. 저자의 말처럼 GPT5나 GPT6가 등장하는 것도 조만간이고 범용인공지능이라는 AGI가 출현하는 것도 시간 문제이리라 생각된다. 특이점에 이미 이르른 것이 사실이며 인간을 능가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모두의 예상보다 현격히 이를 것이라는 짐작도 들고 말이다.


본서에서는 챗GPT 등장 이후의 사라지고 생성될 직업군들을 돌아보기도 하고 빅테크 간의 경쟁도 보여주기는 하는데 모두 유투브 영상 이상의 것은 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챗GPT 출현 전후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가들이 출연해 전달하는 정보 영상들이 넘쳐났는데 주의 깊게 시청한 유저들에게는 본서에 내용이 다소 미흡해 보일 수 있다. 챗GPT 활용팁이라는 데서도 보다 깊은 정보를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저작권과 윤리적 측면을 다룬 장도 이 시기에 이 분야만으로 출간한 책도 있기에 본서는 다소 얕게 두루 짧은 시간 안에 접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얕고 얇은 정보를 담은 책이라는 감상이 가장 크게 든다.


저자가 언급한 인공지능 출현 이후 사라질 직업군들 중 자산관리사나 은행원, 공무원에서부터 가수, 아이돌, 개그맨까지 이르기까지, 대중에게 가장 사라질 위험성이 높은 직업과 낮은 직업을 질문해 그 답변을 통계 내자, 현재 언급한 차례대로의 순위가 나왔다. 하지만 이를 챗 GPT에게 질의하자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가수와 아이돌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가능성을 40~50%라 응답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가장 대체 가능성이 낮을 직업군으로 개그맨을 꼽았는데 오히려 개그맨은 대체 가능성을 50~60%라고 챗GPT는 답변했다.


이미 사람들은 예술과 대중예술, 문학, 연예 등 창작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두각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미술, 사진, 문학 분야 등에서의 인공지능의 수상 소식과 작곡을 하는 기능이나 최근 주목되고 있는 가창 합성 인공지능은 더이상 연예 산업도 인공지능의 파급으로부터 안정권 안에 있지 않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이전에는 창의성 분야는 인공지능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었다. 하지만 분할하고 조합해 새로운 것을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규격화한 트리즈를 보더라도 창작이 결코 없는 것을 창조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발 하라리가 언급했듯이 그가 집필한 책도 기존의 정보들을 탐색하고 모아 추려내고 그로부터 결론을 도출하거나 자신의 해석이나 착안을 더하는 정도이다. 이걸 인공지능이 더나아가 AGI가 못해낼 영역이라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인공지능에게 인간은 이미 코딩기법까지 전수했으니 인공지능에게 자기개선, 자발적 업그레이드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다고 그쳐질 문제도 아니다. 인간은 인공지능을 창조했으나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계발할 가능성의 폭은 인간이 창조한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반도체 등 하드웨어까지 스스로 개발해내고 급기야 양자컴퓨터에 탑재된다면 인공지능의 진화 속도와 진화 단계는 인간의 수준을 월등히 넘어서고야 말 것이다. 월등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초월적으로 진화하리라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자신의 하드웨어를 기계 수준으로만 놔둘지 생체를 모방한 유기체적 수준으로 진화시킬지 인간은 단언할 수 없는 문제다. 그걸 넘어 에너지체 수준으로 인간이 예상할 수 없는 단계의 진화를 이룰 것도 인공지능일지 모른다. 나는 인간이 지금 이 시기에 신을 만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마도 그 짐작은 어김없을 것이다.


대중은 인공지능 이후 IoT라던가 BCI라던가 실생활의 개선이라는 취지로만 AI의 활용도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오픈AI사는 기존의 앱들과 연계한 챗GPT의 활용성을 확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테면 한국으로 치자면 야놀자, 여기어때 같은 앱, 항공예매 앱, 우버 같은 교통 앱, 식당 예매 앱, 배달 앱, 계산에 취약한 챗GPT의 단점을 보완할 계산 앱, 결제 앱 등등을 연계해 휴가지 선정과 항공 예매, 교통편 선정과 예약, 숙박업소와 놀이지역 예약, 식사 예약 등을 결제까지 챗GPT가 대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이후 광역대로 활용의 폭이 넓어져 대중의 일상 전부를 챗GPT나 유사 인공지능이 비서로서 대리해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대중은 삶이 편리해져 간다고 안일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 기업이나 사업체의 로비만으로 AI는 원하시는 곳은 이미 만원이라며 개인의 계획(만일 인간이 계획이란 것을 하고 살 수 있다면)과는 다른 예약과 경험을 하게 만들 수 있으며, 신상품이라며 제안하거나 원하시는 요리는 품절되어 이 요리로 대체했다며 인체 유해한 식품으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게 된다. 합법적인 실험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일 수 있지만 말이다.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나 모임의 경우 만남 자체가 이전에 모니터링되어 모이려는 가능성이 보일 경우 해당 지역의 접근 차단이나 각 개인에게 비상 상황을 유도해낼 수도 있다.


뉴럴링크 등 BCI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될 시 대중은 기억 클라우드나 인터넷과 AI의 기능을 개인이 자신의 것처럼 사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실제 그런 효과도 있을 것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인간의 뇌와 신경에 작용하는 BCI 기술은 역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AI에게 통제당하는 상황을 가져올 수도 있다. 미국방성에서는 급진이슬람 단체를 저지시키려는 목적으로 인간의 종교지향성을 담당하는 뇌영역과 뇌 호르몬을 제어하는 화학물질을 이슬람 지역에 공중분사 등의 방법으로 전파하려는 회의까지 한 실정이다. 아마도 빠른 시기 안에 실현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대중을 자기들만의 이유와 목적으로 통제하는 과정은 이슬람 지역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서구의 각 정부들이 행동경제학자들을 동원해 대중에게 정부안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대중의 인식을 보다 효율적이며 정부 순응적으로 변화시키려 하는 과정을 이미 대중은 미디어를 통해 보았다. 대중의 인식과 호응에 영향을 미치는 학문을 통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연성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연성 대중통제라고 볼 수 있으며 연성에서 고강도로 확장해 가며 대중심리를 통제할 수단이 있다면 기득권층이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 보는 것도 코미디가 아닐까 싶다. AI와 BCI기술을 통해 대중을 통제할 수 있다면 지배층은 그렇게 할 것이다. 그리고 입법, 사법, 행정 각 분야에 지도층의 입지를 AI공무원들이, AI정치가들이 대체한다고 할 때도 문제가 적지 않는 것이다. AI에게 인간과 같은 부정한 욕망은 없을 것이기에 차라리 AI 지배체제가 낫지 않겠느냐고 보는 이들이 있다면, 유전자기술이 발전해 사람을 언제든 3D프린팅으로 복제할 수 있고 새로운 인간을 유전자 기술도 바로 생성해 낼 수 있을 때, (AI가 인간에게 공감하며) 인간의 생명을 AI가 과연 존중할 것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언제나 인간은 자신 앞에 닥친 변화와 역경에 적응해 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전의 변화는 기술에만 적응하면 끝나는 문제였다면 이제의 사안은 기존의 인류에 관점과 신념과 사상과 철학 전반이 뒤집어지는 변혁이다. 인간과 생명에 대한 정의마저 재정의해야 하고 의식과 인성, 개성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도 뒤집어 질 것이다. 그렇게 사회 전체의 경향성과 모럴 자체가 뒤바뀔 것이기에 인간은 기존의 세상이 아니라 개벽된 세상에 적응해 나가야만 하는 경계에 서있는 것이 지금 이 순간이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를 늘 주의해 보고 그로 인해 야기될 변화를 예측해 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미래가 인간의 끝을 이야기하던 AI의 궁극의 진화를 예견하게 하던 결국 이 순간을 인간은 살아가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 순간이 주는 모든 것을 인식하고 그에 반응하고 대응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부정하거나 낙관하거나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끝까지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 하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을 이 순간에 대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챗GPT에 관한 책에 대한 리뷰다 보니 평소 생각을 다소 끄적이게 되었다. 나 외에도 많은 분들의 우려가 깊어질 시절이 아닌가 싶다. 답이 보이는 시기가 빨리 오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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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 - 벗겼다, 국가를 뒤흔든 흥망성쇠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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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는 측면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짚어가는 책은 적지 않지만 하나하나 나름의 깊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서처럼 경제 역사의 맥과 맥을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시도가 반갑기도 했다. 이러한 시각으로 역사의 흐름 전체를 짚지 않더라도 역사의 단편들의 어우러짐을 통해 역사에 대한 이해와 역사를 대하는 의미가 깊어진다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본서는 목차와 같이 메디치 가문, 영국 노예무역, 오스만 제국, 기축통화, 산업혁명, 경제 도시 상하이, 석유 패권, 아메리칸 마피아, 마약 카르텔, 일본 버블 경제 등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의 방송 중 흥미로운 주제들을 경제라는 카테고리로 묶어 출간한 책이다. 이 중 영국 노예무역과 기축통화 그리고 끝에서부터 네 주제는 방송을 시청했다. 방송 강의와 활자로서의 내용은 장단점이 있던데 한두 주제는 방송이 나았고 몇몇 주제는 활자로 대하는 것이 더 뇌리에 각인되는 듯했다. 강의와 활자는 제 나름의 깊이와 재미가 다르기에 책으로 만나는 것과 방송으로 대하는 것의 차이를 가름하며 독서하는 재미도 있다고 말씀드려도 될 듯하다. 거의 대부분의 주제를 방송으로 보신 분들은 그 차이를 감각하며 독서하는 재미와 의미도 깊을 것이다.

 

메디치 가문에 대해서는 그 유명세를 알기에 그들을 르네상스를 연 과거의 로스차일드, 모건, 로케펠러 가문이라고 여기며 독서했는데 그 성장과 영향력이 이들 세 가문의 깊이와 폭과는 다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의 문화에 미친 영향력이 적지는 않았으나 시절을 지배했다는 것에서는 공통분모가 있으나 너무 짧은 쇠망의 역사와 그 결말에서 다소 김도 새는 이야기 같다는 감상이 든다. 교황을 둘이나 배출한 가문이긴 하지만 그 가문의 종말은 너무도 허무했다. 영국 노예무역은 활자로 읽으면서 좀 더 차분히 역사적 시종을 파악하게 된 것 같다. 방송으로는 뭐랄까 분노하고 경악하는 심정이 더 컸었다. 이슬람의 시작과 오스만 제국의 역사를 커피라는 문화의 시작과 전파 과정이란 틀로 접근하니 무엇보다 흥미를 유발하고 그 흥미를 지속하는 데 유익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 장을 읽고 나면 오스만의 역사에 대해서는 잊지 않을 것 같았다. 기축통화에 대한 내용은 경제와 역사를 하나의 맥락으로 지은 많은 역사 대중서들 속에서 흔히 등장하는 내용이라 복습하는 듯했다. 산업혁명은 무엇보다 이 역사와 경제의 파고가 이토록 안타까움과 격정을 불러일으킬지 몰랐다. 굴뚝 청소부가 되어 죽어가는 사내아이들, 공장에서 죽어가는 여자아이들의 이야기가 너무 분한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슬럼가와 부유층이 서로가 서로를 배척했다고 이야기하는데 나로서는 불평등이 만연한 현재도 그리고 그 과거의 불평등도 내버려 두는 모두가 공범이란 생각이 들 뿐이었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신봉하지는 않지만, 격차와 불평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에 의한 대안이 등장해야 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상하이의 역사는 다른 역사 대중서를 통해 들어본 이야기가 나와 기억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석유 패권은 이 시절에 다시 되새겨볼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과 자원 패권전쟁의 시대에 주목할 주제라고 생각된다. 아메리칸 마피아에 대한 장과 마약 카르텔에 대한 장은 범죄 분야에 관심 깊은 분들이 좋아할 주제이기도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인 마약 범죄가 기승하는 이 시기에 시기적절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일본 버블 경제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번영도 일본의 경우처럼 미국과 서구 세력이 의도를 갖고 육성한 경향도 있다고 느끼기에 일본의 몰락 아닌 몰락이 남 일 같지가 않다. 일본을 통해 예비하고 같은 결말이 아닌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누구나가 관심을 가질 주제이리라 생각된다.

 

 

현재까지 [벌거벗은 세계사]는 전쟁편, 잔혹사편, 사건편, 인물편과 본서 경제편까지 다섯 가지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나로서는 최근 전쟁사가 끌리는 시점이라 전쟁, 잔혹사, 사건 이렇게 세 편은 결국 일독은 하게 될 것 같다재미있는 주제들이 이어지는 책이고 시리즈로 출간된 책이기에 자신의 관심 분야인 편의 책을 선택하는 분들께는 깊은 재미와 의미가 있을 것이다본서를 접하고야 [벌거벗은 세계사]의 재미와 깊이를 실감해 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본서만이 아니라 어느 편이더라도 관심이 깊은 분들께는 응답을 해 줄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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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5-26 0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리즈 다 읽으면 꽤 유익할 듯싶어요.

이하라 2023-05-26 10:44   좋아요 2 | URL
유익하고 재미도 깊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