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 - 포스텍 AI전공 박사의 미래전망
장민 지음 / 알투스 / 2023년 3월
평점 :
책 제목의 부제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저자 소개를 보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다 보니 저자의 언급들이 신뢰할만하다는 미더움이 드는 책이기도 하다. 다만 1장의 인공지능과 챗GPT의 작동방식을 제외하고는 너무도 상식적이거나 유튜브 등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인식 가능한 일반상식 수준이라는 것이 함정이 아닌가 싶다.
GPT4에 이르러서는 파라미터가 100조개라고 하는데 이제는 인간 두뇌의 시냅스 수준과 유사한 경지에 이르른 것이 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수준이다. 저자의 말처럼 GPT5나 GPT6가 등장하는 것도 조만간이고 범용인공지능이라는 AGI가 출현하는 것도 시간 문제이리라 생각된다. 특이점에 이미 이르른 것이 사실이며 인간을 능가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모두의 예상보다 현격히 이를 것이라는 짐작도 들고 말이다.
본서에서는 챗GPT 등장 이후의 사라지고 생성될 직업군들을 돌아보기도 하고 빅테크 간의 경쟁도 보여주기는 하는데 모두 유투브 영상 이상의 것은 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챗GPT 출현 전후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가들이 출연해 전달하는 정보 영상들이 넘쳐났는데 주의 깊게 시청한 유저들에게는 본서에 내용이 다소 미흡해 보일 수 있다. 챗GPT 활용팁이라는 데서도 보다 깊은 정보를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저작권과 윤리적 측면을 다룬 장도 이 시기에 이 분야만으로 출간한 책도 있기에 본서는 다소 얕게 두루 짧은 시간 안에 접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얕고 얇은 정보를 담은 책이라는 감상이 가장 크게 든다.
저자가 언급한 인공지능 출현 이후 사라질 직업군들 중 자산관리사나 은행원, 공무원에서부터 가수, 아이돌, 개그맨까지 이르기까지, 대중에게 가장 사라질 위험성이 높은 직업과 낮은 직업을 질문해 그 답변을 통계 내자, 현재 언급한 차례대로의 순위가 나왔다. 하지만 이를 챗 GPT에게 질의하자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가수와 아이돌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가능성을 40~50%라 응답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가장 대체 가능성이 낮을 직업군으로 개그맨을 꼽았는데 오히려 개그맨은 대체 가능성을 50~60%라고 챗GPT는 답변했다.
이미 사람들은 예술과 대중예술, 문학, 연예 등 창작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두각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미술, 사진, 문학 분야 등에서의 인공지능의 수상 소식과 작곡을 하는 기능이나 최근 주목되고 있는 가창 합성 인공지능은 더이상 연예 산업도 인공지능의 파급으로부터 안정권 안에 있지 않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이전에는 창의성 분야는 인공지능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었다. 하지만 분할하고 조합해 새로운 것을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규격화한 트리즈를 보더라도 창작이 결코 없는 것을 창조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발 하라리가 언급했듯이 그가 집필한 책도 기존의 정보들을 탐색하고 모아 추려내고 그로부터 결론을 도출하거나 자신의 해석이나 착안을 더하는 정도이다. 이걸 인공지능이 더나아가 AGI가 못해낼 영역이라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인공지능에게 인간은 이미 코딩기법까지 전수했으니 인공지능에게 자기개선, 자발적 업그레이드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다고 그쳐질 문제도 아니다. 인간은 인공지능을 창조했으나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계발할 가능성의 폭은 인간이 창조한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반도체 등 하드웨어까지 스스로 개발해내고 급기야 양자컴퓨터에 탑재된다면 인공지능의 진화 속도와 진화 단계는 인간의 수준을 월등히 넘어서고야 말 것이다. 월등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초월적으로 진화하리라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자신의 하드웨어를 기계 수준으로만 놔둘지 생체를 모방한 유기체적 수준으로 진화시킬지 인간은 단언할 수 없는 문제다. 그걸 넘어 에너지체 수준으로 인간이 예상할 수 없는 단계의 진화를 이룰 것도 인공지능일지 모른다. 나는 인간이 지금 이 시기에 신을 만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마도 그 짐작은 어김없을 것이다.
대중은 인공지능 이후 IoT라던가 BCI라던가 실생활의 개선이라는 취지로만 AI의 활용도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오픈AI사는 기존의 앱들과 연계한 챗GPT의 활용성을 확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테면 한국으로 치자면 야놀자, 여기어때 같은 앱, 항공예매 앱, 우버 같은 교통 앱, 식당 예매 앱, 배달 앱, 계산에 취약한 챗GPT의 단점을 보완할 계산 앱, 결제 앱 등등을 연계해 휴가지 선정과 항공 예매, 교통편 선정과 예약, 숙박업소와 놀이지역 예약, 식사 예약 등을 결제까지 챗GPT가 대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이후 광역대로 활용의 폭이 넓어져 대중의 일상 전부를 챗GPT나 유사 인공지능이 비서로서 대리해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대중은 삶이 편리해져 간다고 안일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 기업이나 사업체의 로비만으로 AI는 원하시는 곳은 이미 만원이라며 개인의 계획(만일 인간이 계획이란 것을 하고 살 수 있다면)과는 다른 예약과 경험을 하게 만들 수 있으며, 신상품이라며 제안하거나 원하시는 요리는 품절되어 이 요리로 대체했다며 인체 유해한 식품으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게 된다. 합법적인 실험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일 수 있지만 말이다.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나 모임의 경우 만남 자체가 이전에 모니터링되어 모이려는 가능성이 보일 경우 해당 지역의 접근 차단이나 각 개인에게 비상 상황을 유도해낼 수도 있다.
뉴럴링크 등 BCI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될 시 대중은 기억 클라우드나 인터넷과 AI의 기능을 개인이 자신의 것처럼 사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실제 그런 효과도 있을 것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인간의 뇌와 신경에 작용하는 BCI 기술은 역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AI에게 통제당하는 상황을 가져올 수도 있다. 미국방성에서는 급진이슬람 단체를 저지시키려는 목적으로 인간의 종교지향성을 담당하는 뇌영역과 뇌 호르몬을 제어하는 화학물질을 이슬람 지역에 공중분사 등의 방법으로 전파하려는 회의까지 한 실정이다. 아마도 빠른 시기 안에 실현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대중을 자기들만의 이유와 목적으로 통제하는 과정은 이슬람 지역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서구의 각 정부들이 행동경제학자들을 동원해 대중에게 정부안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대중의 인식을 보다 효율적이며 정부 순응적으로 변화시키려 하는 과정을 이미 대중은 미디어를 통해 보았다. 대중의 인식과 호응에 영향을 미치는 학문을 통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연성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연성 대중통제라고 볼 수 있으며 연성에서 고강도로 확장해 가며 대중심리를 통제할 수단이 있다면 기득권층이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 보는 것도 코미디가 아닐까 싶다. AI와 BCI기술을 통해 대중을 통제할 수 있다면 지배층은 그렇게 할 것이다. 그리고 입법, 사법, 행정 각 분야에 지도층의 입지를 AI공무원들이, AI정치가들이 대체한다고 할 때도 문제가 적지 않는 것이다. AI에게 인간과 같은 부정한 욕망은 없을 것이기에 차라리 AI 지배체제가 낫지 않겠느냐고 보는 이들이 있다면, 유전자기술이 발전해 사람을 언제든 3D프린팅으로 복제할 수 있고 새로운 인간을 유전자 기술도 바로 생성해 낼 수 있을 때, (AI가 인간에게 공감하며) 인간의 생명을 AI가 과연 존중할 것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언제나 인간은 자신 앞에 닥친 변화와 역경에 적응해 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전의 변화는 기술에만 적응하면 끝나는 문제였다면 이제의 사안은 기존의 인류에 관점과 신념과 사상과 철학 전반이 뒤집어지는 변혁이다. 인간과 생명에 대한 정의마저 재정의해야 하고 의식과 인성, 개성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도 뒤집어 질 것이다. 그렇게 사회 전체의 경향성과 모럴 자체가 뒤바뀔 것이기에 인간은 기존의 세상이 아니라 개벽된 세상에 적응해 나가야만 하는 경계에 서있는 것이 지금 이 순간이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를 늘 주의해 보고 그로 인해 야기될 변화를 예측해 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미래가 인간의 끝을 이야기하던 AI의 궁극의 진화를 예견하게 하던 결국 이 순간을 인간은 살아가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 순간이 주는 모든 것을 인식하고 그에 반응하고 대응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부정하거나 낙관하거나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끝까지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 하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을 이 순간에 대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챗GPT에 관한 책에 대한 리뷰다 보니 평소 생각을 다소 끄적이게 되었다. 나 외에도 많은 분들의 우려가 깊어질 시절이 아닌가 싶다. 답이 보이는 시기가 빨리 오기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