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 - 벗겼다, 국가를 뒤흔든 흥망성쇠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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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는 측면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짚어가는 책은 적지 않지만 하나하나 나름의 깊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서처럼 경제 역사의 맥과 맥을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시도가 반갑기도 했다. 이러한 시각으로 역사의 흐름 전체를 짚지 않더라도 역사의 단편들의 어우러짐을 통해 역사에 대한 이해와 역사를 대하는 의미가 깊어진다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본서는 목차와 같이 메디치 가문, 영국 노예무역, 오스만 제국, 기축통화, 산업혁명, 경제 도시 상하이, 석유 패권, 아메리칸 마피아, 마약 카르텔, 일본 버블 경제 등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의 방송 중 흥미로운 주제들을 경제라는 카테고리로 묶어 출간한 책이다. 이 중 영국 노예무역과 기축통화 그리고 끝에서부터 네 주제는 방송을 시청했다. 방송 강의와 활자로서의 내용은 장단점이 있던데 한두 주제는 방송이 나았고 몇몇 주제는 활자로 대하는 것이 더 뇌리에 각인되는 듯했다. 강의와 활자는 제 나름의 깊이와 재미가 다르기에 책으로 만나는 것과 방송으로 대하는 것의 차이를 가름하며 독서하는 재미도 있다고 말씀드려도 될 듯하다. 거의 대부분의 주제를 방송으로 보신 분들은 그 차이를 감각하며 독서하는 재미와 의미도 깊을 것이다.

 

메디치 가문에 대해서는 그 유명세를 알기에 그들을 르네상스를 연 과거의 로스차일드, 모건, 로케펠러 가문이라고 여기며 독서했는데 그 성장과 영향력이 이들 세 가문의 깊이와 폭과는 다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의 문화에 미친 영향력이 적지는 않았으나 시절을 지배했다는 것에서는 공통분모가 있으나 너무 짧은 쇠망의 역사와 그 결말에서 다소 김도 새는 이야기 같다는 감상이 든다. 교황을 둘이나 배출한 가문이긴 하지만 그 가문의 종말은 너무도 허무했다. 영국 노예무역은 활자로 읽으면서 좀 더 차분히 역사적 시종을 파악하게 된 것 같다. 방송으로는 뭐랄까 분노하고 경악하는 심정이 더 컸었다. 이슬람의 시작과 오스만 제국의 역사를 커피라는 문화의 시작과 전파 과정이란 틀로 접근하니 무엇보다 흥미를 유발하고 그 흥미를 지속하는 데 유익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 장을 읽고 나면 오스만의 역사에 대해서는 잊지 않을 것 같았다. 기축통화에 대한 내용은 경제와 역사를 하나의 맥락으로 지은 많은 역사 대중서들 속에서 흔히 등장하는 내용이라 복습하는 듯했다. 산업혁명은 무엇보다 이 역사와 경제의 파고가 이토록 안타까움과 격정을 불러일으킬지 몰랐다. 굴뚝 청소부가 되어 죽어가는 사내아이들, 공장에서 죽어가는 여자아이들의 이야기가 너무 분한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슬럼가와 부유층이 서로가 서로를 배척했다고 이야기하는데 나로서는 불평등이 만연한 현재도 그리고 그 과거의 불평등도 내버려 두는 모두가 공범이란 생각이 들 뿐이었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신봉하지는 않지만, 격차와 불평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에 의한 대안이 등장해야 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상하이의 역사는 다른 역사 대중서를 통해 들어본 이야기가 나와 기억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석유 패권은 이 시절에 다시 되새겨볼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과 자원 패권전쟁의 시대에 주목할 주제라고 생각된다. 아메리칸 마피아에 대한 장과 마약 카르텔에 대한 장은 범죄 분야에 관심 깊은 분들이 좋아할 주제이기도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인 마약 범죄가 기승하는 이 시기에 시기적절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일본 버블 경제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번영도 일본의 경우처럼 미국과 서구 세력이 의도를 갖고 육성한 경향도 있다고 느끼기에 일본의 몰락 아닌 몰락이 남 일 같지가 않다. 일본을 통해 예비하고 같은 결말이 아닌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누구나가 관심을 가질 주제이리라 생각된다.

 

 

현재까지 [벌거벗은 세계사]는 전쟁편, 잔혹사편, 사건편, 인물편과 본서 경제편까지 다섯 가지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나로서는 최근 전쟁사가 끌리는 시점이라 전쟁, 잔혹사, 사건 이렇게 세 편은 결국 일독은 하게 될 것 같다재미있는 주제들이 이어지는 책이고 시리즈로 출간된 책이기에 자신의 관심 분야인 편의 책을 선택하는 분들께는 깊은 재미와 의미가 있을 것이다본서를 접하고야 [벌거벗은 세계사]의 재미와 깊이를 실감해 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본서만이 아니라 어느 편이더라도 관심이 깊은 분들께는 응답을 해 줄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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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5-26 0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리즈 다 읽으면 꽤 유익할 듯싶어요.

이하라 2023-05-26 10:44   좋아요 2 | URL
유익하고 재미도 깊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