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X, 인공지능 익스프레스 렉처 사이언스 KAOS 12
임창환 외 지음, 재단법인 카오스 기획 / 반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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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현재와 근미래의 활용범위가 궁금한 분들이라면 부족하다고 여기실 것 같다. AI의 역사와 기본구조나 딥러닝 같은 체계가 궁금하다는 분들에게는 다소 이해를 위한 기초입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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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않는 마음 - 26명의 대표 철학자에게 배우는 삶을 지탱하는 태도
이준형 지음 / 빅피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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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물러서지 않는 마음]... 

시대의 상황이 두려움과 불안을 너머 공포까지도 불러오며 투쟁도피 반응만을 극도로 자극하는 시절이 아닌가? 간혹 들려오는 암을 정복했다는 뉴스도 있기는 하지만 이 시대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내기에는 역부족인 것만 같다. 그래서 더 이 책에 끌렸다. '26명의 대표 철학자들에게 배우는 삶을 지탱하는 태도'라는 카피도 매혹적이었고 말이다. 


사람은 심대한 피해가 적은 무난한 생의 배경이 주어지는 경우의 사람들까지도 자신의 삶이 주는 굴곡에 동요할 때가 잦다. 더욱이 이 시대는 시대적 흐름이, 역사가 낱낱의 사람들을 흔드는 거대한 대동요의 시절이다. 대감염병과 전쟁의 서곡에 더해 먹고 살기도 힘들어지는 경제적 난국까지 겹치고 있다. 아무리 살다보면 별일 다 겪는 것이고 이또한 지나가는 것이 인생의 진리라고 한다해도 이런 시절에 동요하고 피폐해져가는 사람들의 영혼은 어찌할 것인가? 이러한 시절을 이겨내려면 진정으로 강인한 내면이 절실할 것이다. 시절을 이겨낼 탄탄한 자기 철학이 없다면 버텨내기 어려운 시절이라는 말이다. 


무엇보다 이런 인식이 깊어졌기에 그 어느때 보다 철학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때에 본서가 출간되었다. 시대를 이겨내고 싶었기에 나를 회복하고 싶다는 심정이 언제나 깊었기에 나는 이러한 저작을 읽을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본서의 서평단에 응모했고 다행히도 서평단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다. 본서를 경험한 지금 참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는 감상과 함께 더욱 철학이란 학문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깊어졌다. 본서는 이렇게 하면 동요하지 않는다라고 정의하는 책은 아니다. 다만 26명의 철학자들이 자신의 시대에 갖게된 의문을 풀어가는 과정을 전하고 그들 나름의 답이 우리에게 줄 영향력이 있으리라 믿고 쓰여진 책이 아닌가 한다. 


니체로 시작해 칸트까지의 여정에서 만난 먼저 걸은 이들의 걸음이 때때로 숙고와 호응을 불러오기도 하며 포퍼와 롤스의 경우나, 한비자, 장자, 순자, 묵자와 같이 유사한 시대적 배경을 거친 이들 또한 다 각자의 시대에 대한 감상과 해석, 태도가 달랐다는 것을 느끼게도 되었다. 그들의 태도에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렸다고 어찌 쉽게 단정지을 수 있겠나? 이 시대의 초난감한 상황 중 하나는... 아니 그저 하나가 아니라 무엇보다 깊은 문제 하나는 이 대동요의 시절에 대중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분열하며 자기 고집만을 내세우고 고려해 보아야 하고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들에서 마저 극단적으로 분열만을 하고 있다는 것일 거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본서에 등장하는 선각자들은 다 각자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그 중 우리에게 절실한 답을 수용하고 분열보다는 미미한 여력만이 남는 바라해도 우리의 집단지성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세계의 변화의 양상은 급격하고 파장은 거대할 것이다. 그레이트 리셋이라 불리울 정도로 미래를 주도하는 이들의 계획은 심대한 영향력을 낳으려 기획된 것이다. 개인으로서는 개인대로의 중심을 지니고 집단으로서는 집단으로 명확한 대안을 찾아나가야 할 때이다. 그러려면 상황을 좀더 폭넓고 상세히 관찰하고 조사하고 분석해야 할 일이다. 자기만의 아집에 갖혀 타당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제기를 배척하면 안될 것이다. 그러자면 우리 모두가 주체적으로 깊은 의미를 찾기 위한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이 시절에 의미를 찾고자 하는 태도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끝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내린 의미와 태도가 정답은 아닐지라도 나날이 개선하고 수용하고 굳건히 하고를 더해 간다면 그로인해 우리 모두에게 서로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이 위기의 시절이 우리를 뻔한 끝으로 인도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시대에 휘둘리다 내팽개쳐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하기에 인문학, 철학이 더더욱 반드시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한다. 눈 앞에 놓인 이 책에 대한 관심이 당신을 관통할 수 있기를 다시 한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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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의 위대한 리셋 - 제4차 산업혁명 × 코로나19
클라우스 슈밥.티에리 말르레 지음, 이진원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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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음모론적 용어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그레이트 리셋'이다. 리셋은 일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초기화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하지만 음모론적 시각에서도 그렇고 세계경제포럼WEF이나 세계지도층이 말하는 그레이트 리셋은 단지 과거로 돌려 놓는다는 뜻만이 아니다. 새로운 체제랄까 새로운 제도로 범세계적인 기준을 재설정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리셋의 앞에 그레이트가 붙은 것이다. 본서는 '위대한 리셋'이라고 반만 번역하고 있지만 '거대한 변혁' 정도의 의미가 좀더 저의에 가까운 번역이 아닌가 싶다.


본서는 거시적 차원의 리셋, 미시적 차원의 리셋, 개인적 차원의 리셋. 이 세 가지의 대분류로 그레이트 리셋의 필요성과 향후의 전개 방향을 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19가 리셋의 시기를 앞당겼으며 그 필요성을 대중에게 전파하게 되었음을 전제해 전하고 있다. 본인은 정치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경제 관련 전공자도 아니기에 본서에서 더 깊은 깨우침은 없었다. 본서를 통한 해당 전공자들의 감상은 보다 깊은 통찰을 전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외한으로서 위대한 리셋이라는 것의 정의가 무엇이며 그 행하고자 하는 전개과정과 체계는 무엇인지가 가장 궁금했으나 본서는 위대한 리셋의 필요성과 전개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주로 논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코로나19 이후의 정치와 경제상의 변화와 앞으로의 변화 과정을 논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기존의 체제를 완전히 전복하고 가져올 결과의 규모나 양상을 쉽게 예측하도록 전달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신기술과 과학의 적용으로 변화할 과학, 사회, 정치, 경제적 미래상을 전하는 저작들에서 예측되는 미래상이 본서의 전개 보다는 더 명확히 예측 가능한 사안들로 다가올 지경이다. 


본서의 내용을 압축 요약할 정도의 정신 에너지를 집중할 의도가 없기 때문에 또 그럴만한 지력도 없는 관계로 본서에서 갖게 된 의문 몇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클라우스 슈밥의 통찰은 남다른 면모가 있어 보였다. 물론 음모론을 신뢰하는 분들은 그들 자신이 계획한 것이니, 미리 예측기구들을 통해 충분히 검토한 사안들을 발표하는 것이니, 코로나19 시기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예측했다는 것은 명백히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것이겠지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고려를 한다해도 슈밥씨가 예측한 공급망 문제, 원자재 문제로 인한 기업들의 재정비와 식량대란을 예측한 것은 다른 분야의 예측보다 충격적인 수준으로 정확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본서는 2020년 쓰여진 책으로 그는 2년 후를 내다보고 예언했다는 말이다. 빌 게이츠 처럼 해당 분야에 막대한 지원을 하고서 자신이 그 분야들에 대한 언급들을 쏟아내며 대중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각국 정부인사 방역 책임자들을 동원해서 시뮬레이션까지 해대다가 마침 딱 시뮬레이션 시행 2달 후에 자신이 지원하던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거나 하는 수준의 공교로움을 보이는 양상이 슈밥씨에게서 없지 않은가?([플랜데믹]에서 인용) 그러니 슈밥씨의 예언은 자기충족적 예언이 아닐 것이라고 다들 믿어야 할 것 같다.


그의 예측이 틀린 분야는 이 책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인데. 그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팬데믹은 실질금리를 낮춰야 하고 기존의 양상대로 사회가 돌아가면서 노동자들의 권익도 더 증대되어야 마땅하겠으나, 어떻게 마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 그것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정되는 시점 즈음에 말이다. 현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 이 하나만이 그의 예견과 실제가 다른 양상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는 근로자들과 일반 시민 누구나가 이전 상황으로의 복귀나 그럴 수 없다면 다른 안정적인 체제를 요구하도록 유도되는 상황을 가져올 것이 명백하다. 체제로의 복귀가 아니면 다른 안정이라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생존이 불투명하고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당연한 요구일 테니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명확히 슈밥씨가 예견한 대로 이기도 하다.


나로서는 슈밥이 말한 거시적 차원의 리셋에서 경제적, 사회적, 지정학적, 환경적, 기술적 리셋. 이 다섯가지 리셋과 미시적 차원의 리셋과 개인적 차원의 리셋에서 주목이 되던 부분은 거버넌스의 문제와 환경문제였다. 그 외의 부분들은 너무도 평이하게 설명해 주며 상식적인 접근이라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경제(기업)에서의 이해 관계 자본주의와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부분은 경제에서 그를 총괄하는 체제를 다양화만이 아니라 조직화 할 여지 그러니까 체계적으로 나아가자는 관점에서 위계질서화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경제나 기업에서는 목적 추구가 명확하기 때문에 이해 관계를 내세운다해도 사회주의처럼 계급화된 발언권과 요구권을 나누지 않는다면 기업의 운용이 원활히 되지 않을 수 있기에 이것은 결국에는 민주와는 거리가 먼 운영을 보이게 될 것 같다. 


더욱이 글로벌 거버넌스는 원만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중앙집권적인 체제로 발전해 나아갈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각국 방역에 대한 통제권을 WHO에 이양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에서도 그 양상이 드러나고 있는데 많은 국가들에서 특히나 유럽 국가들 중 다수 국가와 미국까지 가세한다면 이는 명백히 방역에 있어서의 권력이 중앙집권화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제의 중앙집권화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변이 양상으로 지속된다면 UN의 권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인다. 국제법상 UN의 권한이 강화된다고 해도 내정 간섭은 할 수 없기에 반전을 강제화 한다거나 하여 종전을 강제로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일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과 이상기후의 악화로 각국 민심이 피폐해지고 전쟁 중인 국가들과 세계시민들이 반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때 글로벌 거버넌스의 변이가 일어난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규모와 형태를 보이는 중앙집권화된 권력구조가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환경문제, 그러니까 멸종위기 생물문제나 특히 이상기후문제에 유독 열렬히 언급하는 것도 납득이 가면서도 이채롭다고 여겨진 것은 기존의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 지구온난화 문제를 강조해 오던 것이 고착화 된 것으로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이상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과학자들의 견해가 기존의 지구 온난화는 반드시 온다에서 지구 온난화는 없다는 쪽이 강세를 많이 보이기 시작하자 지구온난화라는 명칭에서 이상기후로 명칭 자체가 바뀌게 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지구과학자들을 비롯한 환경관련 과학자 3000명하고도 몇 백 여명이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반대하며 지구온난화에 대해 반대 견해를 펼치고 있다고 한다. 이상기후 문제는 논의의 대상일뿐이지 결코 확정적으로 과학자들에게 인정 받는 학설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상기후 문제를 이슈화해서 탄소세 같은 규제로 제3국가와 개발도상국가들의 산업개발을 제약하고 있으며 기존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전기나 친환경에너지 등으로의 전환을 앞당기려 하고 있다. 기존의 산업체제 전반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지출 될 것임에도 변화의 추이를 앞당기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인들이 이에 동참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 일환의 하나로 이미 탄소발자국 추적이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행을 앞둔 시점으로 환경문제를 대거 이슈화하며 전 세계인들의 동조를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탄소발자국 추적이 현실화된다면 매매, 이동과 여행, 숙박, 식사, 피트니스 등등의 전방면에서 자신의 동선을 추적 당하는 감시체계가 일반화될 것이다. 팬데믹 동안 일부 국가들에서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한시적으로 이러한 감시체제에 순응했었는데 이것이 환경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강화되며 범세계적인 감시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초연결성이나 디지털화의 가속 만큼이나 환경 문제는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가히 그레이트 리셋의 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변화들이 야기할 미래 상황이 어떠할지 나로서는 짐작만 될뿐이지만 진짜 세계상이 우민의 한 사람이 짐작하는 양상으로 이어질지 내심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전체적이고 총체적인 변화의 끝에 무엇을 이들이 바라는지는 나로서도 잘 모르겠다. IoB가 일반화된 시대에 중앙컴퓨터로 본능도 이성도 제약 당하는 인류의 시대가 이들이 불러오길 바라는 시대인 것일까? 인류를 과연 통제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이 세계지도층의 다일까? 나로서는 그리 믿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은 음모론의 전개 양상과 그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접하며 나의 견해와 다른 정보 또한 면밀히 보고 또 두고 보는 이상은 없을 것 같다. 내일이 어떠한 모습이던 살아남은 이들은 살아가야 할 세상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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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7-18 0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이하라 2022-07-18 08: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히든 스토리 - 인생의 무기가 되는
킨드라 홀 지음, 이은경 옮김 / 윌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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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생에 대한 스토리와 그에 대한 해석이 삶에 대한 감상뿐 아니라 삶의 의미 부여나 선택의 기로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늘 체감하며 살아왔습니다. 누구나 한 사람으로서 자기 삶에 대한 자긍심과 애석함, 감사와 절망, 기억과 통탄이 교차할 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균형이 무너지는 감상(해석)에 이르면 더이상 다시 감사의 마음을 가지며 살아갈 수는 없게 됩니다. 그리고 도덕적 선택의 기로에서 항상 긍정적 선택만을 하지는 않게 되기도 합니다.


본서의 저자는 그런 부정적 삶의 해석을 다시 긍정적으로 바꾸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기에 꼭 들어보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 내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재구조화하고 내면의 부정성을 날려버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응모한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이 책과의 만남이 아니었다면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를 놓쳤더라면 어쩔뻔 했나 하는 안도와 다행스러움을 아니 안도와 다행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다 형언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저자는 '스토리가 실제로 여러분의 인생이 된다' 고 '우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스토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결코 우리가 살아온 인생이 우리의 이야기라고만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내면을 지배하는 생에 대한 해석이 우리의 감상과 반응 그리고 선택과 행동을 낳는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뇌과학의 차원에서 어떻게 우리의 뇌가 스토리에 통제 받고 있는지를 짧게 설명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우리 자신에게 들려주는 스토리가 되고, 

우리가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도록 이끈다.


스토리는 뇌를 뒤집어엎고, 뇌에 완전히 스며드는 능력이 있다. 또한 스토리가 뇌를 완전히 포위하면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토리는 생각을 현실로, 허구를 사실로, 미래를 현재로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우리를 지배하는, 우리의 미래까지 제어하는 이 '이야기'라는 것이 결코 이로운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님을 주지시킵니다. '셀프스토리는 계속 이어지는 자기충족적 예언'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전부 이롭기만 한 것이 아님'을 지적합니다. 


진화심리학적인 견지에서 우리가 선조들의 자신을 보호하려던 본능인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인식해야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크던 상황에서의 반응들이 몸에 배여 '부정 편향'을 보이고 있다는 걸 지적합니다. 자신의 생을 구축한 이야기들 중 부정적인 내용에 연연하며 도전과 가능성을 막아서고 있는 것도 자신이 만들어 지닌 '셀프스토리' 때문인 것을 자각하고 그것을 제어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합니다.


 매혹적인 스토리는 우리 마음을 유혹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까지도 변화시킨다.


"스토리는 뇌를 자극하고 우리가 살면서 행동하는 방식마저 바꾼다."


여태껏 스스로에게 들려줬던 스토리들이 

지금 있는 곳으로 나를 인도해줬다. 

만약, 다른 곳을 꿈꾼다면, 지금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스토리를 바꿔야 한다. 내 안의 다른 스토리를 골라야 한다.


셀프스토리는 태생적으로(진화도 한몫 거들었다) 잠재의식 수준에 존재하고, 쉽게 촉발하며, 자동적으로 작동하고, 또한 습관이다. 


셀프스토리를 무모하게 내버려두면 쥐가 차량 전선을 씹어 먹는 것처럼 인생의 도관, 행복과 통제감, 전반적인 인생의 성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를 통제하고 있는 이 셀프스토리를 '포착'하고 '분석'하고 대체할 새로운 셀프스토리를 '선택'하고 '설치'하여 새로운 인생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통찰을 담은 이 책 속에는 그녀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의 일화들과 함께 셀프스토리의 문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성취한 이들의 일화들이 이어집니다. 그녀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보면 나 또한 나를 좌절과 절망으로 몰아넣던 스토리와 그 모든 이야기들을 헛헛하게 만든 실상을 알게 된 이후, 그 이후 삶에 냉소적이게 되어버린 나 자신의 스토리도 다시 생기를 찾게 만들 수 있으리라는 감상을 갖게 합니다.


여러분의 뇌는 여러분이 내버려두는 한 

스토리를 계속해서 반복 재생할 것이다.


스스로에게 어떤 스토리를 들려줄지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반응을 바꿀 수 있고, 그 반응이 결과를 바꾼다. 

이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인생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저는 생의 괴로움이 저를 더이상 대중을 위해 행동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해서 다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야 할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기도 체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행동하지 않는 것은 원인에 따른 결과인 것인가, 전도되어 버린 의미찾기의 실패 때문인가를 늘 생각해왔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말을 듣고서야 다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내면의 이야기들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함으로써 삶의 의미 찾기라는 여정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으리라고 말입니다.


발목을 잡는 것은 행동이 아니다. 

그 행동을 하기 전에 이미 스스로에게 말하는 숨은 스토리다.

우리는 같은 스토리를 반복하면서 같은 일을 하고 언제나처럼 같은 결과를 얻는다.


우리가 인식하는 스토리 역시 사실은 훨씬 더 큰 스토리의 일부에 불과하다...


사실 아직은 확신과 불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심정이긴 합니다. 그런데도 더 놓을 수 없는 건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가 어떻게 더 큰 이야기 속에 뛰어들어 하나 되는지가 너무도 궁금해진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다시 회의와 방황에 빠져 의미 찾기의 여정에서 뒷걸음 칠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지금 이 순간 나는 더 큰 스토리가 무얼지 너무도 궁금하다는 겁니다. 그 이야기를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 히든 스토리라는 본서는 저자에 대한 배경지식도 없이 그저 짧은 본서의 카피가 인상 깊어 호기심이 더 커지고 의문이 깊어져 선택하게 됐습니다. 아니 서평단 응모를 통해 만나게 된 책이니 그보다는 책이 저를 선택했다는 말이 맞겠지요. 저자의 속삭임과 책의 선택이 지금의 저의 감상에서 더 나아가, 제게 더 큰 이야기의 흐름에 합류할 의지를 안겨주기를 깊이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에게도 그런 전환점이 되는 책일 수 있다고 말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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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 전쟁의 기원에서 미래의 전쟁까지, 한 권으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제러미 블랙 지음, 유나영 옮김 / 서해문집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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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펀딩에 참여한 책이라 다른 책과는 다른 애착이 다소 깃드는 것 같은 책이다. 배송 과정에서 그랬는지 외장이 약간 구겨져서 왔는데 큰 불만은 없다. 책장 맨끝에 많은 펀딩 참여자들 이름 중 내 이름이 인쇄되어 있는 것도 색다른 감상을 갖게 한다. 


제레미 블랙씨의 저작을 이전에 읽었던 기억은 없다. 본서에 대한 가장 첫인상은 벼르고 걸러서 압축한 전쟁사라는 인상이었다. 전체적으로 약술略述에 약술略述을 담은 저작이라고 여겨졌다. 전체 39장에 결론 장까지 하면 40장의 구성인데 아직 11장까지 읽었을 뿐이다. 감상이라고 남기기에는 여력이 없을 독서지만 텀을 두고 다시 읽을 작정이라 짧은 인상이라도 남기려 한다. 


이미 언급했듯 아주 압축하고 긍정적으로 보자면 교과서를 요약한 한 단락처럼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고 해야 하겠다. 그렇다해도 지금까지 읽은 장에서는 전쟁의 원인, 효시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는 것이 단점 같다. 전쟁 소설 같은 서술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원인과 지정학적인 접근 등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쉬움을 숨길 수 없는 서술이었다. 아직까지의 대목에서는 말이다. 


반면에 전쟁의 발전 과정에 인간의 호전성과 학습능력의 기능과 금속 기술의 발전, 무기 개선(전차와 합성궁의 개발, 중기병 등 무장 강화 과정), 군사 체계의 개편, 요새와 성의 역할 등을 전쟁사의 흐름과 함께 다룬 면은 당연한 것이면서도 적절히 언급되어 흥미를 지속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실 수많은 전쟁을 다루는 대다 전쟁의 결과만을 나열한 것만 같은 간략한 언급들이라 역사적 내용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면 기억하기도 쉽지 않은 저작이다. 나로서는 읽으면서 동시에 잊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전쟁이 발전해 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큰 독서가 아닌가 한다. 본서를 물론 한 번만 읽지는 않을테지만 읽기를 멈추고 기존에 보유한 책 중 지도로 보는 전쟁 관련 저작과 민족으로 보는 역사와 관련된 책을 먼저 읽고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몇 번이고 읽을수록 또 다른 얻음이 있을 책이고 배경지식이 더해지면서야 더더욱 깊은 음미가 가능할 책이라는 감상이 든다. 현대전이 가까워지는 대목까지 가면 전쟁하는 인간이 발전시켜나갈 지략과 전술과 무기체계의 변화가 어떠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 자체는 싫어하지만 이미 일어난 전쟁들을 돌아보는 것은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만큼의 죄책감은 갖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게임과 실제 전쟁이 야기하는 여파는 다르겠지만 과거의 전쟁들이 흥미로운 건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전쟁사를 애호하는 많은 분들에게 최고의 아이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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