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연의 멋진 문장들
이것들은 즐겁게 씌어졌습니다

가끔 황홀할 수준의 독서가들을 보면, 내 주제에 까불었구나 많이 겸손해진다. 물론 내 인생도 나름의 독서를 즐긴 인생이었으나 그것은 알라딘을 모를 때의 이야기고 ㅋㅋㅋㅋ 아, 진짜. 어쩌지? 당신들 진짜 누구세요, 다? 여러분은 왜 날 뒤메질 독서가로 만드는 가.

진심… 먹고 사는 것이 불안한 제가 50살 이후에도 무리하지 않는 삶을 꿈꾸면서 유튜브를 하긴 하는 데… 내 주제에 북튜버를 해도 된단 말인가? (뭔가 수익이 날만한 콘텐츠를 짜보려 했으나 그냥 책 사는 거 전시하는 걸로 바꾼 그 유튜브 말입니다ㅋㅋㅋ) 이런 현타가 좀 오긴 합니다만, 뭐 그래도 꾸준히 만들어둔다면 훗날 소소한 부의 파이프 라인으로 작동해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오늘도 나를 먹여 살릴 내 말 안 듣는 몸 뚱아리와 화해를 하려고 운동을 갔다.

달리기 포함해서 정말 너무 운동을 하고 싶은데, 운동만 하면 허리가 아파 가지고 … 아 퇴각, 아 퇴각, 아 퇴각, 이런 내가 너무 싫어. 운동 안 해야지! 치료에 매진하자! 치료 -> 좀 괜찮아짐 -> 운동 -> 다시 아픔 -> 치료… 나는 이런 내가 너무 싫다. 암튼. 사람들은 물론 운동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하기 싫어서 병이 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아니, 나도 분명히 그런 족속이 분명한 데… 막상 또 못하니까 그래. 나. 좀. 이런 사람인 거 나도 지쳐… 🥹

내가 거금 N원을 쾌척한 필라테스 간판에는 이런 글귀가 붙어있다. “갑자기 좋아지는 몸이란 없다”

나는 이 문장을 좋아했다. (꾸준히 운동하는 데에 돈을 써온 프로 *운동시도*러…로) 매 번의 각종 운동을 시작(미리 돈을 지불)할 때의 목적은 대단한 게 아니라 거의 재활 치료 수준의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라, 그 글귀는 운동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욕심 내지 말자 눈에 두고 명심하게 된 바, 필라테스에 돈을 붓기 시작 한지 반년이 넘어가고 몸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이 느껴지자 오오ㅡ 역시 갑자기 좋아지는 게 아니라 몸이 천천히 좋아질 수도 있구나!! 하면서 나의 꾸준함(돈 씀)을 좀 모처럼 칭찬했던 것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다른 운동과는 다르게 필테는 회당 돈을 낸다 ㅋㅋㅋ 어쩌면 돈 내놓고 안 가는 것보다 훨씬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합… 네 제 경우에는요 ㅋㅋㅋㅋ) 오오, 선생님! 갑자기 좋아지진 않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좋아지는 군요???!!! 회원님은 열심히 하시니까 좋아지시는 거랍니다! 막 서로 칭찬 모드였는 데.

문제는 내가 코로나로 아프고 나서 생겼다. 갑자기 좋아지는 몸은 없을 수 있는 데, 그래서 열심히 관리하고 좀 덜 나빠지려고 운동을 해 왔는 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몸이 나빠질 수 있는 건가요. 이게 왜 내 몸인가요. 이대로 난 갑자기 지 맘대로 나빠져 버리고 갑자기는 좋아질 생각을 않는 몸을 하고 살아야 하능 건가요… 억울해!!! 게다가 아픈 내 몸은 돈이 너무 많이 들어 ㅠㅠㅜ 몸이 엉망인 나는 정신 상태는 거의 쓰레기가 되어 세상 모든 게 억울해졌다가 약간 상태가 회복 되면서는 또 다른 나 자신이라는 문제에 직면 중이다. 지겹다, 지겨워. 하지만 나는 나다!!! 이런 나를 내가 사랑하지. 암요🥺 나로 태어나 버렸는 걸~

여튼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한동안 페미니즘 읽는 것에 너무 꽂힌 나머지 주경야독을 하다 몸이 혹사 되어서 지금 몸에 맛탱이가 갔는데요 ㅋㅋㅋ 주경야독은 나 같은 평범한 중년이 하기엔 너무 어려운 것이라는 걸 좀 배우고나니… 포기를 해야 하는 데 포기가 잘 안돼. 아니 사실 포기 했는 데 공부하고 싶당 😖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어려운 책은 무엇인가. 나는 포기도 안되는 주제에 왜 일케 조급한 것인가. 좀처럼 적응이 안되는 어려운 읽기의 세계란. 그럼 어려운 거 안 읽고 재밌는 것만 보자니 난 페미니즘이 열어줘 버린 새로운 지식의 세계가 너무 좋다. 또 그렇다고 어려운 걸 더 읽자고 덜 읽을 재밌는 읽기들을 생각하면 몸이 모자라. 책장 앞을 두리번 대다가 북플이나 해버리쥐 ㅋㅋㅋㅋ 음. 역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쟝쟝, 똑똑히 봐!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몸을 기준에 두고, 너의 몸이 상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의 회복적 읽기!! 그것을 기준에 놓고 나라는 사람의 읽기를 생각해보면.

그러니까,
내게 만약 실업 급여의 시간이 없었더라면, 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젠더 트러블>을 읽을 수 있었을까? - 아니오.

내가 만약 친구들을 안 끊었다면 회사를 다니면서 <성의 역사>나 <제2의 성>을 붙잡고 씨름이나 (얘들은 원하는 만큼 충분히는 못 읽음) 해볼 시도라도 했을까? 역시 -아니오.

읽는 것은 그러니까 매우 어려운 일인 것이다. 특히 즐길 것이 많은 현대 사회는 더욱 더 그러하다. 그런데 나는 읽는 것을 할 수 있는 몸이기도 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35세 평생 <젠더 트러블> 읽었을 때의 내가 가장 행복했다. (젠더 트러블이라는 책이 좋고 행복했다가 아니라, 그 책을 이해하기 위해 다른 책을 경유해도 될 만큼의 충분한 시간과 공간이 있었다는 소리겠지만. 그걸 확보하고 난 뒤 가장 하고 싶은 게 페미니즘 책읽기였다는 게 중요하다.)

또 기억을 더듬어 봤는데, 내가 비교적 오랫동안 몸에 남겨 기억하고 있는. 공부하며 좀 어렵게 읽었다고 생각하는 어떤 책들은 분명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아니었다면 읽어내기 어려웠던 책들이다. 아마. 그렇다는 것은. 나는 충분히 책을 읽어도 되었을 과거의 어떤 선택들.을 떠올리게 하고. 음. 그러면 난 좀 마음이 아프다. (애도) 그러니 나는 읽기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 안되는 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했다가. 업이 아니니, 즐길 수 있어!!! 그건 내 특권!!이라고 하기에는 즐기려면 독서 근육이 있어야 하고 근육도 없는 주제에 난 또 헤퍼… 관심 분야 계속 넓어져서 이젠 이과까지 넘봐 ㅋㅋㅋ (그만햇!!!)




여튼 읽을 수록 넓고 깊어지는 방대한 책의 세계와 그에 비해 내 눈엔 노안 오고 내 몸은 모자라는 이 독서라는 치열한 사투를 묵묵히 5년~10년 그 이상을 해오신 알라딘 고인물들에 대한 경외감이… 여러분… 코어단련 들이 이미 되고 독서 시작하신 분들 인 거죠? (필라테스 말고 다 요가 하는 거야? 또 코어에 무슨 운동 좋아요? 응? 뭐라고요? 발레?) 역시 현대의 독서 생활자에게는 코어 근육 훈련 코스 + 읽기의 훈련 지름길 코스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맞나요? ㅋㅋㅋ 어쨌든 나는 어쩌다가 푸코 입니다만? ㅋㅋㅋㅋ 그 뒤에 파이어스톤, 해러웨이랑 스피박있으시고요 ㅋㅋㅋ


그렇다. 어떤 책들은 정말인지 글자를 읽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게 내 욕심과 초조함의 근거임을 바로본다.

그럼 어렵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책을 읽으면 된다.
그런데. 난 자꾸 어려운 책들을 읽고 싶고요.
음… 이건 독서가의 모순. 이 아니라 인티제의 모순인가.

대충 읽고 싶음과 열심히 읽고 싶음의 사이를 오락가락 한다. 문제는 내 한계를 모르고 달렸기 때문에 생겨난 것 같다. 나는 겸손해져야 하는 데, 또 내가 마, 여자가 마,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마인드로 공부에 관한 책들을 읽는거다. 먼저 가신 공부자들의 ㅋㅋㅋ 글을 보면 글을 대충 보면 안되는 것이란 것은 알겠다. 아니 근데 그건 공부가 업인 사람이고 나는 취민데ㅋㅋㅋㅋㅋㅋ 아니, 나는 또 취미하다 병이나고요? (사실 페미니즘 이라서 그런게 컸다…. 흠흠)

이 대로 고독한 독서를 포기해야하능 겐가함시롱 또 포기는 좀 아깝지. 그렇다고 그냥 조금만 맛보고 말거면… 즐기듯 읽고 그냥 읽었다는 데에만 의의를 둘 거라면… 그럼 나는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소비하고 싶은 거잖아. 그건 공부하는 느낌이 나고 싶은 거라고.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는 건 좀 좋은거지? 근데 그러면… 공부와 독서의 차이는 무엇인가. 아아, 잘 모르겠다. 읽는 것에 너무 의미 부여 하지 말자. 그래도 읽다보면 내가 좀 근사한 사람이 되고 싶어지긴 하는 데… ㅠㅠ

생각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일(돈 버는 거)을 잘하게 되기 까지도 십 년은 족히 걸렸다. 그것도 내가 원하는 수준의 잘함은 아니다, 그냥 먹고 살 정도.

그렇다면 읽기는 그냥 하는 것이지 더더욱 잘 잘 해내려고 들어서는 안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읽지만 그걸 쓴 사람들은 삶을 녹였다. 나는 십년짜리 독서가도 아니면서 막 덤빈 것 자체가 문제라구. 어떤 친구가 그랬다. 학계의 연구가 시중에 풀려있는 단행본 정도로 사유가 굳혀져 나오려면 일반 독서가들에게 도달하는 시간은 짧아도 10~15년이라고. 생각보다 더 오래 걸려서 좀 놀랐다. 하지만 내가 놀라면서 읽는 책들은 1970년대 책들이 많다. 무튼 개념과 지식을 이미 다루고 있는 사람들만큼 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들만 읽을 수 있는 것이 지식의 세계라면, 그럼 좀 너무 안타깝잖아.

확실히 지금 한국에 풀려있는 페미니즘 입문 책들과 내가 읽기를 겁내하는 페미니즘 이론(?)책들 사이에는 어떤 낙차가 있고, 그보다는 안내 지도가 많고 풍부해 보이는 푸코나 아렌트도 입문서 만으로도 좀 어려울 때가 있어서 ㅠㅠ

포기할지 말지 두 달 정도 고민 해봤는 데,
갑자기 좋아지는 몸은 없듯 갑자기 훈련되는 독서 근육은 없고, 읽은 것들이 금방 금방 휘발 되는 내 머리와는 다르게 기록은 남으니까!! 정신을 차리고 독서 근육을 천천히 단련하자.
조급하지마.
좀 진정해.

그리고

2017년의 단발머리님이 알려준 말
“시도하기 위해 희망할 필요도 없고, 지속하기 위해 성공할 필요도 없습니다. -롤랑 바르트 ”

암튼 시도는 아니고 지속 하기 위해,
읽기 위해 읽어야 할 것들을 좀 갖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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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30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30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11-30 2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이미 우리에겐 훌륭한 북튜버 ㅠㅠ 인맥이 없어서 다단계 못해줘서 미안할 뿐입니다 ㅎㅎ 쟝쟝님의 꿈, 공부, 독서 모두 응원합니다 *^^*저도 허리가 참 안 좋은데 걸어서 많이 나아졌어요. 괜찮아지니 또 게으름 피우고 있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2-11-30 22:27   좋아요 3 | URL
한때 북튜버로 성공하는 거 아닌가 했던 (ㅋㅋㅋㅋㅋㅋ 그러자니 나는 게으르다 ㅋㅋㅋㅋㅋ 꾸준히 하겠습니다) 저의 꿈은 알라딘 고인물이요 ㅠㅠ 읽다가 방황안하고 꾸준히 읽는 것이 정진하는 독서가의 길임을…. 오랫동안 북플해온 미니님은 나으 드림!💕

건수하 2022-12-01 0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충 적당히 즐겁게 읽고 싶... 일도 공부해야 하고 취미도 공부해야 하니 요즘 한계를 느껴요.

<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은 사뒀는데 안 읽었고
<독서의 기술>은 생각보다 별로였어요.. 자기계발서 같이 좀 따라해야 하는데 그걸 안하기도 했고 전체가 아닌 일부를 옮겼고 번역도 약간 별로예요. How to read a book이 다른 제목으로 번역된 게 두 권 더 있는데 하나는 청소년 대상으로 좀 쉽게 바꾼거고 하나는 전체 다 옮기긴 했는데 역시 번역이 별로... 셋 중엔 청소년 대상의 책이 제일 나았습니다 :)
<책 먹는 법>은 좋았어요.

건수하 2022-12-01 00:31   좋아요 2 | URL
솔직히 많은 책을 읽고 힘들여 공부했는데도 계속 모른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되면 맥이 빠집니다. 결국 아무것도 모를 뿐이고 진리를 알 수 없다면 왜 그토록 힘들게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할까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러나 생각을 바꿔서, 계속 공부를 하는데도 아직 모르는 세상이 있고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이 얼마나 신기하고 신나는 일인가요?

<책 먹는 법>에서 제가 적어뒀던 문장. 저의 독서에 대한 태도가 딱 이 정도라고 하겠어요 :)

공쟝쟝 2022-12-01 00:44   좋아요 3 | URL
그렇군요 청소년 대상의 책 제목을 알 수 있을까요?! 저는 제 취미고 분명 즐기는 수준였는 데, 어느 순간 페미니즘 읽다보면 간과할 수 없는 상처가 확 올라오면서 뭔가 답을 내려고 몰입해서 읽게 되더라고요.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아프면서 ㅋㅋㅋㅋ 아 ㅋㅋㅋ 오바 육바 했구나 하고, 과몰입모드 해제 ㅋㅋㅋㅋ 근데 읽는 거 자체를 좀 그만 둘까 하다가 아무래도 그러기는 싫어서요 ㅋㅋㅋㅋ 뭔가 즐기면서 남기면서 하고 싶고, 그게 삶을 잘 살기 위해서인 건 맞아요!! 사람을 더 공부하고 싶고 사회도 더 공부하고 싶고 아직은 세상이 나 자신이 궁금하고, 그 궁금함이 남아있는 내가 좀 장해요!!!
그렇다면 김이경님 - 수하님 - 공쟝쟝은 찌찌뽕 인 것입니다 ㅋ 모르는 것이 남아서!

건수하 2022-12-01 01:04   좋아요 2 | URL
청소년 대상의 책 제목은 < 독서의 기술, 책을 꿰뚫어보고 부리고 통합하라 > 입니다 :) 너머학교 시리즈예요.

유사한 책으로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독서의 즐거움> 도 (저는 읽다 말았는데)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많이 두껍지만.. ^^

찌찌뽕! 이런 마음으로 계속 읽어 보아요 :)

공쟝쟝 2022-12-01 10:58   좋아요 2 | URL
찌지뽕~ 그렇게 우리는 ..*

2022-12-01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1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12-01 1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어서…. 저는 저의 읽기에 공부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도 죄송하고요. 쟝님은 어려운 책을 읽고 있고 또 읽고 싶어하고 그러니까 그런 맘이 더 많이 드는 거 같아요. 바르트 아저씨 말씀대로 조급하지 않게 찬찬히 읽어봅시다 ㅋㅋㅋㅋㅋ 성공 안 해도 된대 ㅋㅋㅋㅋ 아, 성공하고 싶다

건수하 2022-12-01 11:01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은 매우 겸손하시거나, 아니면 ‘공부’를 매우 엄격한 의미로 생각하시는 게 틀림없습니다 :)

성공.. 단발머리님도 N/S 중 S이신가요?

공쟝쟝 2022-12-01 11:08   좋아요 3 | URL
뭐래요 스피박 읽는 어른이!!!! 단발머리님... 저기 황홀한 독서가에 단발머리 안보여요? (안썼구나 ㅋㅋㅋ ) 내가 마음으로 썼어요. 트랙백도 달았어요. 저는 *공부*할거예욧. 그냥 안 읽을 거예욧. 왜냐면, 그렇게 하는 게 내 삶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아요. 나는 좀 그래요. 아직은 다른 의미를 둘만한 것을 찾지 못했고,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라도 좀 계속 내가 궁금한 것들을 지키고 싶어요. 궁금해하는 태도를 지키고 싶어요. 공부하는 방법은 나중에 돈 벌어서 배워야 한다면 그렇게 할거예요. 그 때까지는 너무 초조해하지 않으면서 *읽기* 할게요. 저의 읽기 메이트! 해주세요 >_< 크크 아직은 5년 전의 단발머리님이랑 10년전의 단발머리님 따라잡기도 벅참..

persona 2022-12-01 1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3일 내내 장바구니에 책 담았다가 다 비우고 담았다가 비우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왜냐면 표지 말곤 안 읽을 거 같아서요. 그러니 쟝쟝님도 제겐 어마어마한 독서가이십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2-12-01 11:13   좋아요 2 | URL
표지만 읽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펄손님이랑 저랑의 차이는 뭐냐면.. .저는 장바구니를 정말로 돈으로 비워버린다는.......... 내 책장은. 어느새....ㅜㅜ

persona 2022-12-01 14:00   좋아요 2 | URL
아 근데 책들은 대체 어떻게 정리하고 치우는 걸까요? 그 지저분한 사진을 올린 이후로 여전히 방에서 책상으로 갈 수 없는 상태에요 ㅋㅋㅋ 책 정리하는 법 이런 책 찾아봐야겠어요. 저보다 책 많이 읽으시는 분들 책상에 접근하실 수 있는 걸 가끔 보면 저는 너무 미스터리해요 ㅋㅋㅋ

공쟝쟝 2022-12-01 16:41   좋아요 2 | URL
죄송해요 그건 수습 불가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어쩌다가 그러셨어요 ㅋㅋㅋ 큰 집을 사는 걸로 해요 펄 도사님 ㅋㅋㅋ

persona 2022-12-01 17:52   좋아요 1 | URL
어허…. 최대한 책 읽고 더 사지말고 진짜 부동산 경매를 배워야겠네요. ㅠ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2-01 18:51   좋아요 2 | URL
그렇다! 책을 둘 곳이 없다면 집을 사라!!!😫😫😫😫😫

바람돌이 2022-12-01 15: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지하게 공부를 고민하는 쟝쟝님! 저는 열심히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저는 그냥 재미로 책을 보는 사람이므로 더 이상 공부는 싫어요. ^^

공쟝쟝 2022-12-01 16:45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책이 재밌어요. 스탠드 켜고 그친구랑 나만 남아서 하는 대화를 즐겨요! 가끔 어려운 친구들이 손짓하는 데 좀 노력을 하라고 해서 ㅋㅋㅋㅋ 뒤늦게 찾아온 욕심이지만,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이니까요 ㅎㅎㅎ 당장은 나를 잘 정돈하고 천천히 읽어나가겠습니다 💕
저도 바람돌이님 응원해요 꺄하

물감 2022-12-02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는 쟝쟝님에게 경외감을 느끼고 있을겁니다.
그중 하나가 나야 나 ㅋㅋㅋㅋ

공쟝쟝 2022-12-02 10:21   좋아요 2 | URL
내년엔 소설왕이 될 거야!!!

DYDADDY 2023-01-30 0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작불처럼 순간 타고 없어지는 열정보다 화로의 숯불처럼 오래 지속되는 끈기로 몸도 공부도 나아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유수 2024-01-04 0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2년의 쟝쟝님께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그보다 더 큰 위안을 받았고요. 왜 나는 못 읽(겠)나 등등의 똑같은 자책을 지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지금의 쟝님까지 이어져오는 것을 보는 쾌감 덕분도 있는 거 같아요. 계속 숨어서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족히(이 말이 이렇게 적합한 적이 있었을까) 더 계속계속쭉쭉 쟝님 글 읽고 싶어요.

유수 2024-01-04 00:53   좋아요 1 | URL
(오류인지 손가락이 떨리는지 자꾸 댓글 알림가게 해서 미안함미다 ㅋㅋ)

공쟝쟝 2024-01-04 11:42   좋아요 1 | URL
아이 좋아라! 제가 보기 드문 중년의 성장캐 맞쥬?ㅋㅋㅋ 내 안의 조급증을 살살 달래가며 천천히 읽고 쓰자고요 우리. 유수님. 천천히. 스스로를 조금씩 다듬어 나가요. 아무도 안쫓아옵니다. 나만 나를 안보채면 되지롱💕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책을 읽다 말고 책을 주문했다. 


<오스카 와일드, 아홉 가지 이야기>


“(14) 알려진 바대로 오스카 와일드는 동성애자였다. 당시의 법에 따라 ‘막중한 풍기 문란’죄명으로 감옥에 갇혔고 출옥한 이후에 가족과 결별하여 병과 가난으로 고통을 겪다가 파리의 작은 호텔 방에서 홀로 죽었다. 그의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책에는 고통스러운 욕망을 향하는 사람이 희망할 수 있는 사랑과 죽음의 진실이 아름답게 담겨 있다. <행복한 왕자>를 비롯해 여러 이야기가 실린 <오스카 와일드, 아홉 가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많은 존재들은 *‘마음이 터져’ 죽는다*. 나는 살아 견디지 못할 만큼 강렬한 마음이란 무얼까 궁금해한다. 아마도, 행복한 왕자의 말처럼, ‘불행만큼 큰 신비는 없다.”


마음이 터져서 죽을 것 같은 마음은 뭘까. 세상에 그런 아프고 슬픈 것이 있단 말인가!!! 나에게도 그런 것이 있었던가? 기억이 안 난다. 그러니까. 마음이 터져서 죽을 것 같은 마음이란? 음. 😏😏 별로 알고 싶지 않다. 마음을 터뜨리지 마. 마음은 터뜨리는 게 아니야. 살아서 견뎌. 강렬하지 마. 감정 낭비야. 감정을 왜 낭비해. 기운이 남아돌아? 행복한 왕자여. 마음을 터뜨리지 말고 일단은 기운을 좀 아껴뒀다가, 장어 구이 같은 걸 먹고 난 후에, 운동장을 다섯 바퀴 정도 뛰고, 유산소의 맛을 좀 본 뒤에 그래도 기운이 남으면 벤치프레스 같은 것도 좀 치고, 근육 그런 거 있냐 왜. 좀 만들어봐바. 내 생각엔 마음은 없고 근력이 마음력인 거 같어. 강한 마음! 강한 마음은 강한 근육에서. 마음은 몸. 몸은 마음. 건강한 정신. 건강한 육체! 응?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이 쉽게 터지지 않을 거야. 어렵게 키운 근육인 만큼 감정을 막 아무데나 낭비하고 싶지 않아질 거라니까?


그래도 막 불행한 사랑이 막 하고 싶다? 그러면 스마트폰을 켜서 귀여운 걸 봐. 막. 엄청 귀여워서 어금니 꽉 깨물고 싶은 거. 애기 펭귄이나 고양이 그런 거 있잖아 왜, 지구 뿌수고 싶은 거. 으아아악 너무 귀여워!!!!!!!! 그러고 나면, 남극의 빙하가 녹고 있는 현실을 개탄 할 수밖에 없고. 왜 인간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80억에 육박하게 된 것인지 가능하면 타노스의 건틀렛을 아, 이게 아니고....


그러니까, 

마음... 아파서 죽어서 터져버리고 싶은 그런 마음을 외면하면 안 되지...


외면하지 말자.

내게 그런 마음이 있나? 있었나? 없나? 없어졌나?

있다. 어디엔가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게 푹 와서 찔리고 그러는 거다.

아무튼 외면하지 않으려고, 푹 잠겨 있어보려고, 책을 샀다. 사는 김에 다른 것도 많이 산 건 안 비밀이다. 아무래도 책 사려고 돈 버는 거 확실함. 대한민국의 출판 시장이여, 나 믿고 좋은 거 많이 만드세요. 그리고 페미니즘 고전 문학 미네르바 시리즈 내고 있는 동서문화사 잘했습니다. 제가 1권만 두 권 샀어요. 내 꺼, 친구 꺼. 알라딘에서 한 권,(땡투 받고 부자되세요.) 교보에서 한 권. 


“(15)<사랑의 단상>에서 롤랑 바르트는 베르테르의 말을 빌려 이렇게 쓴다. "마음은 계속해서 내게 남아 있는 것이며, 이 마음속에 깊이 간직되어 있는 마음, 그것이 바로 ‘잊혀지지 않는 마음’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어린아이 만이 잊혀지지 않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렇다. 잊혀지지 않는 어린 내 마음을 나 혼자 있는 안전한 공간에서 쪼꼼쪼꼼씩 꺼내 놓고 되는 만큼 보살펴주려고 한다. 요즘. 난. 어렵다. 화나고 짠하고 그렇다. 아무튼. 돈 벌고, 멍 때리고, 걷고, 조금 읽고, 안 쓰고, 머리 아프고, 몸 아프고, 아니다 싶으면 퇴각해서 딴 짓하고, 그렇게 지낸다. 괜히 바쁜 척 안하려고 을매나 노력 중인지. 오늘은 정말로 없는 기운 짜내서 아주 알뜰하게 잘 나를 보살펴주었다. 잊혀지지 않고 있었던 마음을 똑띠 봐주고 걔대신 화내줄 기운은 좀 없어서 그냥 너 이상한 애 아니라고 열다섯 번 넘게 말해줬다.


“(19) 그러므로 모든 시간들이 내재한 시간의 경험으로서, 지금의 마음과 현재의 말이 중요하다. 이들에 접근하기 위해 현실적인 갈등과 모순이 깨끗하게 부인되는 청정한 공간에 대한 미망을 벗어나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전투와 경쟁의 서사로 사회를 단순화하고 승패의 운명으로 규정 짓는 논리 역시 위험하다. 대신 무엇인가와 조우하고, 이 관계를 의미화하고, 그 무게를 사유 하는 마음가짐이 소중할 것이다. *마음가짐이란 정동이고 그 실천이다.*

삶의 느낌과 경험은 표현이 된다. 표현expression은 재현representation이나 반영reflection이 아니다. 그래서 정확이나 왜곡이 말해질 순 없다. 실재의 묘사가 아니라 느낌과 생각의 개입에 의해서 고유한 방식으로 현실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사상事象이 언어로 파생되는 것이 아니라, 표현에 의해 경험과 의미가 형성된다. 따라서 그 생성의 질과 강도가 사유되어져야 한다.”


인용 문장 잔뜩 따온 이 책 <마음의 말>은 좋을 줄 알았는데 역시 좋았다. 프롤로그만 여러 번 읽었다. 아름답고 어렵고, 어려워서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김예란 교수님 당신 누구신가요? 주체의 윤리학에 정동 연구라니.🤤 스피노자, 니체, 들뢰즈, 푸코, 버틀러, 한숨 푹푹 나오지만 선생님이 어렵고 아름답게 잘 쓰셨을 테니 열심히 읽어 볼게요. 정동 궁금했써여! 제가 페미니즘이 아니었으면 이런 글을 감히 읽어봤겠습니까? 세상에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겠냐구여... 암튼 저도 빌리 아일리시랑 <디디의 우산> 좋아하고요. 오스카 와일드 샀습니...


좋은 마음과 좋은 말 (당연히 예쁘기만 한 그럴듯한 말을 뜻하는 건 아니다) *묘사가 아니라 고유한 방식으로 현실화*된 그런 말들을 더 공부하고 싶다. 그런 언어들을 만들고 싶다. 그런 삶을 느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를 위해 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암튼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가 않다. 그렇다고 어떻게 살고 싶은 모습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좀 순하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면, 그러기 위해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게 기억조차 안 나는 아주 오래전의 해묵은 그러나 해결되지 않은 것들이라면 꺼내 놓고 찬찬히 다시. 내 기질대로 용감하게. 그냥, 나 답게. 직면. 몰랐으면 몰랐지만 알았으면 직면. 직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진실까지가 나라는 인간의 크기다. 물론 이미 나는 큰 사람이지만 더 커져야 함. ㅋㅋㅋ


나는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사랑이 뭘까. 일단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사랑을 사랑이라고 여겼던 것에 대한 확실한 청산.

오늘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면 써두기.

내가 번 돈으로 전문적인 조력자를 구하고, 내가 만든 안전한 관계들에게 때때로 도움을 요청하며, 

그러나 결국은 내가 하는 것. 내가 해야 하는 것. 

나를 비난하고 굶기는 짓을 그만두고 나쁜 감정들을 잘 들여다 봐 주는 것.

괜찮아질 것이다. 괜찮아져 왔으니까.


I'm getting older, I think I'm aging well
I wish someone had told me I'd be doing this by myself

There's reasons that I'm thankful, there's a lot I'm grateful for
But it's different when a stranger's always waiting at your door
Which is ironic 'cause the strangers seem to want me more
Than anyone before (anyone before)
Too bad they're usually deranged
Last week, I realized I crave pity
When I retell a story, I make everything sound worse

Can't shake the feeling that I'm just bad at healing
And maybe that's the reason every sentence sounds rehearsed
Which is ironic because when I wasn't honest, I was still being ignored
(Lying for attention just to get neglection)
Now we're estranged
Things I once enjoyed (ah-ah)
Just keep me employed now
Things I'm longing for
Someday, I'll be bored of
It's so weird
That we care so much until we don't
I'm getting older, I've got more on my shoulders
But I'm getting better at admitting when I'm wrong
I'm happier than ever, at least that's my endeavor
To keep myself together and prioritize my pleasure

'Cause to be honest, I just wish that what I promise
Would depend on what I'm given (not on his permission)
(Wasn't my decision) to be abused, mmm
Things I once enjoyed
Just keep me employed now
Things I'm longing for, mmh
Someday, I'll be bored of
It's so weird
That we care so much until we don't
But next week, I hope I'm somewhere laughing
For anybody asking, I promise I'll be fine
I've had some trauma, did things I didn't wanna
Was too afraid to tell ya, but now, I think it's time


이 책은 느낌과 생각이 몸으로 나타나고 텍스트로 표현되면서, 혹은 이 기획들이 침묵하거나 실패하면서, 한 사람이, 여럿이, 그리고 사회가 생성되고 변화하는 과정과 의미를 탐구한다. 이 점에서 <마음의 말>은 마음의 구조에 관심을 두는 사회과학 연구의 훌륭한 노력들과 연관되는 동시에 약간의 거리를 유지한다. 공통적으로 마음에 관심을 두지만, 그것을 구조화된 공간으로 모델링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미처 구조화되기 이전에, 혹은 구조화의 범주를 넘어, 마음의 생기와 운동에, 그 위험과 가능성에, 그리고 마음이 자신을 표현하는 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 P11

정동은 경험과 표현을 만드는 힘이지 그 산물이 아니다.
사회는 마음과 말로 만들어진 거대한, 복잡한, 모호한, 추악하고 아름다운 세계다. 우리가 나름의 의미를 지닌 세포 덩어리로 살 수 있는 힘은 진실의 현실적 부재를 깨닫는 투명과 용기, 그럼에도 진실을 향하고 빚을 줄 아는 인내 어린 상상에서 나온다. 그 느낌, 생각, 행위들이 한데 엉켜 발버둥치는 관계적 공간이 사회다. *그래서 그 사회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체계나 구조처럼 명확한 추상영역 뿐 아니라 서로 다른 크기나 방향을 가진 힘들이 공존하여 다투거나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현장이 해석*되어야 한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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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2-11-27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ㅠㅠ 마음 파열 조심합시다….

공쟝쟝 2022-11-28 15:00   좋아요 1 | URL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을 사랑해서 마음이 터져서 죽는 걸까요? 세상에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이 있는 걸까요? 근데 그냥 사랑하면 굳이 안 가져(?)도 마음 안터지는 거 아닌가? 아 심오하다 심오해ㅡ! 심장 터져벌이는 사랑이 궁금하다!!!!

persona 2022-11-28 16:30   좋아요 1 | URL
저도 궁금해요. ㅎㅎㅎ

공쟝쟝 2022-11-28 16:58   좋아요 1 | URL
근데 터지지 말자요ㅋㅋㅋㅋ (대체로 심장아니라 복창터짐 ㅋㅋㅋ)

2022-11-28 0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8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8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8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관계를 잃는 것이 두려워 굴욕을 참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아주 잘 알고 있다. 폭력을 견디는 것이 사랑을 잃는 것보다 낫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지 않다. 그것들은 사랑이 아니라고 이제 와서는 말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사랑이 무엇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내 능력치 바깥의 일이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더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것 역시 존중할 만한 결단이다. 관계는 어느 일방의 희생 만으로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젠 알게 되어 버려서, 내가 알 수 없는 관계를 내가 아는 것처럼 넘겨짚어 조언의 말을 얹을 수도 없어졌다. 그와 아예 다른 결에서 최소한의 자신을 지킬 능력을 확보하지 않은 채로 어떤 기투를 감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차라리 좀 말리고 싶어 하는 편이긴 하다. 


솔직히 사회가 인정하는 정상적인 기준에 합당하다면 (물론 기준이 높지만) 건강한 정상 가족을 꾸리는 것이 행복(과 사회의 안녕)에 가장 가까운 길이라는 것도 좀 알겠어서 잘 살기를 바란다(다만, 그것만이 선택지의 전부인 것처럼 내미는 한국 사회는 싫다). 모순인 건 알지만 정상적인 가족에서 정상적인 교육과 사랑을 받고 정상적으로 번듯하게 잘 자란 사람들을 나는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편인데, 음. 이런 말을 쓰고 싶었던 건 아니었고.


현재 진행형일 때는 바로 보기 힘들지만, 사건의 시점이 완료된 후에 돌이켜 보았을 때.


내가 가까이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용감한 사람들을 좋아하고, 동정심에 좀 약한 편이다. 특히 후자에 있어서 생각이 좀 많아졌다.


남자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서 미투를 활용한 여자 사람을 실제로 여럿 보아왔다. (이렇게 쓰자니 조심스럽다. 반페미들이 꽃뱀 운운할 거 같음.) 인터넷에서는 더 흔한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미투의 의미가 축소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남자의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여자들의 공감 능력을 이용하고, 도와주고자 하는 여자 동료들을 공격하는 인격을 가부장제 하의 여성이라고 감싸는 것도 페미니즘의 몫인가. (구조적으로 그런 성격이 만들어지기 쉽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까지가 내 페미니즘 공부였다.) 


그리고 페미니즘을 떠나 놀랍도록 자기만 끝까지 피해자인 줄 아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는 데, (정희진은 그것을 '가해자의 피해의식'이라고 부르더라.) 자기가 감당해야 하는 자기가 책임져야 하는 몫을 전혀 지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합리화의 달인이라는 점? 때로 합리화가 몸에 배어있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능력까지 갖춘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한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208) 자신을 가해자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난 여기서 "(211)가해자의 피해 의식"까지는 운운하고 싶지는 않고, 다만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해 봤을 때. 나 역시 가부장제에 가담한 공모자이며 가해자고, 피해자이고 희생자(어쩌면 생존자)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어떤 도구로 사용되어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를 해석하는 글감으로는 사용한다, 그걸 어디까지 전시할 것 인가가 항상 고민스럽다.) 남들이 그래도 고통스러울 텐데, 나 스스로가 나의 상처를 타인들에게 사랑 받기 위한 도구나 이해해 달라는 당위의 요구로 활용한다는 것은 내 상처에 대한 모독이다.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것들에게서(내 생각엔 정말로 사랑한 것들 만이 정말로 상처 줄 수 있다) 받은 나의 고유하고 치명적인 상처는 내 스스로가 두고두고 분석하며 세심하게 보살펴 봐야 할 것이지 타인에게 쉽게 이해되거나, 함부로 동정할 수 있는 무엇으로 취급되게 하고 싶지 않다.


어쩌면 이런 종류(상처와 고통이 해석의 자원인)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이런 것인데 "나도 피해자여서, 어쩔 수 없었어"라면서 상처 뒤에 숨는 것. 은 좀 더. 싫다. 그런 사람들. 미안해,라고 말하면 될 것을 어쩔 수 없었어, 네가 더 많이 이해해줘라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이건 뭐냐면. 내 자존감의 근거다. 나는 어쩔 수 없었다면, 그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먼저 말해야하는게 관계에서 예의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자신의 피해자성이나 고통과 약점을 내세워 타인의 선량함을 이용하고 조종하려 드는 거. 상황의 절박함을 떠나서 그건 정말 별로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과 타인을 조종하려 드는 것은 다르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내가 절박하지 않았거나, 특별히 강한 사람여서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감당해야 할 몫, 책임져야 할 몫. 그런 것들을 도외시하고 발 뻗고 자는 사람이 아니더라고 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조금 더 적어보고 있는 중인데... 나흘 뒤의 아침임ㅋㅋ 남의 동정심을 이끌어내는 상황이 이게 그렇게 까지 싫었던 이유는 휘둘린 경험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인 것 같고, 괜히 오지랖 부리다가 곤란했던 상황에 빠지고 난 후에는 그게 내가 가진 변형된 나르시시즘이라는 생각에 가 닿았기 때문이다. 난 타인을 기꺼이 도울 수 있을 만큼 유능하거나 강한 사람은 아직 아니다. + 다른 층위에서, 나도 내가 아프니까 먼저 살고 봐야지 한 적이 있었는 데, 좀 괜찮아지니까 바로 죄책감이 올라와서 발 뻗고 못자겠더라. 상황을 수습하려고 하니 이미 늦은 적이 있었다. 사과해도 안되더라. 경제적 손실이나 명예에 해를 입힌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할 지도 모를 관계 문제였는 데, 다 어른들이니까 좀 아프고 말겠지만, 그래도 그러지 말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잠을 많이 자는 나는 잠자리가 꿈자리가 편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나는 안다. 사람을 수단으로 삼는 것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걸. 분명히 대가가 따른다. 대가가. 누군가를 그렇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 역시 그렇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들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나나 잘하면 되는 거고.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으니 그러지 않으면 되는 것인 듯.


당연히 사랑을 잃는 것은 나 자신을 잃는 것보다 두려운 일이 아니다.

사랑을 잃기 싫어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도 안하는게 좋지. 

(여자니까 그럴 수 있어!가 아니라 여자면 더 그러지 말자. 여자여, 사랑 좀 잃어도 된다. 남자들의 사랑이 뭐 별건가.)



‘피해자 편‘을 들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은 페미니즘의 목표도, 전망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법치주의 국가의 상식일 뿐이다. 이걸 위해서 피해자가 인생을 걸어야 하는 사회라면, 희망이 없다. 페미니즘은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자는 사상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그 이상이다. 페미니즘의 관심사는 피해와 가해라는 위치가 주어지는 방식 자체에 있다. - P9

피해자의 위치에서만 발화가 가능해지는 사회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경험을 사회에서 이해받을 만한 서사로 구성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고통을 자원으로 삼게 된다.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피해 사실을 반복적으로 공표하는 일도 자주 발생하는데, 이것만으로도 피해자의 정신 건강에 해악을 끼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 P10

가해와 피해는 일상이지만, 자신을 가해자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피해는 저절로 자명한 사실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합의하는 피해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중 어떤 문제는 개인적, 미시적, 가벼운 피해이고 어떤 사안은 구조적, 거시적, 심각한 피해인가? 구조와 무관한 개인적인 문제는 없다. 또한 모든 사회 문제는 연동하기 때문에 구조와 개인, 공과 사의 구분도 의미가 없다. 피해의 위계는 더욱 위험하다. 사람들은 ‘내 고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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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6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6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6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11-26 16: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왜 사람들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을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일까요? 이건 진짜 저도 오랫동안 고민해오던 건데, 왜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자신의 자존이 깨지는거라고 생각하는지 진짜 이상하더라구요. 그런 사람 진짜 주변에 많아요. 사소한 일에서부터 심각한 수준까지요. 그런데 이 책보면 왠지 그 궁금증이 좀 풀릴 것도 같네요. 자신을 가해자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없다군요. 아닌데..... 우리들은 언제나 누군가에게는 가해자가 될 가능성을 일상적으로 품고 사는데말이죠.

공쟝쟝 2022-11-26 17:12   좋아요 2 | URL
저는 음 ㅋㅋ 선악구도의 이분법과 권선징악의 오랜 역사가 ㅋㅋㅋ 그런 사고 방식을 도식화시켰다는 생각도 들어요! 뇌과학 책에서 ㅋㅋㅋ 뇌가 제일 좋아하는 게 ㅋㅋㅋ 막장드라마라고 ㅋㅋㅋㅋ 그게 쉽대요 ㅋㅋ 복잡하게 생각하는 건 어렵고 ㅎㅎㅎ
권력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고,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고요…
그런데 습관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그 말에 자기를 숨기는 사람도 좀 봤어요.
바람돌이님 말대로 내가 가해자일 수 있다는 걸 늘 인식하며 사는 삶을 배워야할 것 같아요…!

잠자냥 2022-11-26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씨 갑자기 추워졌는데, 따뜻한 군고구마 같은 글이다….. 여자여, 사랑이 가면 또 온답니다~~

공쟝쟝 2022-11-26 17:24   좋아요 3 | URL
또 와? 자냥님… 난 안와….. 괜찮아….없어도 잘 살아… 군고구마 사먹으러 가야지….
 

세상에는 ‘혼자’라는 것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추구해야 하는 과제인 사람도 있다.

나는 비로소 혼자. 가 되었다. 나는 드디어. 혼자. 가 되었을 뿐이다. 

지치고 힘들었을 때 돌아가서 푹 쉴 곳이 충분히 혼자가 될 수 있는 조용한 고양이가 있는 내 집이라는 게 너무 좋다.


혼자에게는 당연히 외로움도 따라오지만, 내가 똑똑히 고독 속에서 들여다 보아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러니 일시적 외로움의 해소를 위해서 질 낮은 선택들을 하면 안돼.

차라리 그 시간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낫다. 거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나아. 

그것들은 지나갈 뿐이며 나를 해치지 않는다. 나를 해쳤던 것은 질 낮은 관계들. 

매달렸던 것은 댓가가 따랐던 사랑과 인정과 갈망들.


진공의 시공간을 혼자서 통과하면서 나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오랜 시간 앓아온 마음인 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 살펴야겠지.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님. 봐줘야 한다. 가엾고 딱하고 안쓰러운데 걔한테 가혹하게 굴지 말자. 모르는 척 하지 말자. 나는 천 번을 모르는 척 하다가 천 한번 째에 잠깐 집중하고 딴청을 피우고 막 그래. 그런데 계속 걔가 느껴져서 쳐다봐주기로 한다. 그런데 그럴 때 마다 머리가 데인 듯이 뜨겁다.  


아침에는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어쩌고가 떠올라서 검색했는 데, 안전의 욕구 다음은 사회적 욕구고 맨 끝에는 자기 실현의 욕구. 나는 안전의 욕구를 스스로의 힘으로 꾸려 놓았을 뿐이고 그걸 하기 위해 만든 조건이 혼자가 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어야 한다. 굳히기. 안전하구나. 그건 내가 만들어 낸거다.


그리고 이젠... 너무 지치는 일이지만 어떤 것들을 해결 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봐도 좋으려나. 

할 수 있는 만큼만 이라고 생각하는 데, 눈물 범벅이 되서 머리 아파 죽겠다.

약해진 상태에서는 아무에게나 도움을 요청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좀 배우게 되었다.

쉴 때는 바쁘게 쉬는 거 금지. 속 안에서 올라오는 상처들에 집중하기. 잠겨있기.

이 시간들을 통과하는 동안 내가 일기를 쓰는 사람인 게 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자들을 매만지다 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머리를 흔들고 뭐 그랬다. 

감정에 맞는 몸 짓을 해줘야 감정이 해소 된다고 한다.

그만 파내려고 했는 데 더 파내야 할 것들이 있었어. 

마흔 전에 안 게 어디야.

당분간 잘 먹어야겠다. 



-사랑, 사랑이 뭘까요.

-어려운 거 아니에요. 하나 하나 풀어놓고 세심하게 들여다 보고 그것들에게 잠겨보는 거. 그걸 할 수 있게 된 거예요. 그러려고 온 거예요.

-너무 화나서 너무 슬퍼서 아파서 그러고 싶지가 않은 데요. 벌써 이렇게 머리가 아픈데.

-이제 시작예요. 하실 수 있어요. 


사랑 받고 싶어서 노력하는 내가 보인다.

어른이 된 나는 그들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해는 어린 아이의 몫이 아니다.

이해는 아이의 몫이 아니다.

너 잘못한 거 없어. 너 이해 할 필요도 없어.

그 말은 틀렸어. 그 말들은 의미가 없어. 

발이 시리고 춥다. 그래도 이젠 다시 집에 돌아갈 필요가 없다.

내 집이 있으니까.



마음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내면에서 벌어지던 모든 움직임이 멈췄다. 나는 잔디밭 위에 선 채 나 자신의 멍청한 갈망을 노려보았다. 적막함이 밀려들어왔다. 나는 외로웠다.
- P102

그 후에 내가 외로움에서 나 자신을 비틀어 떼어냈던 게 기억난다. 외로움은 나를 겁에 질리게 했다. 몸이 균형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알기로 균형이야 말로 모든 것이었다. - P102

나는 내 주위 잔디밭을, 건물들을, 주차장을, 직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 조그맣고 빈틈없는 세계를 둘러보았다. 이 세계에서 내가 훌륭하게 작동하는 방법을(다시 말해 무례한 모욕을 피하고 어디까지 굴복할지 한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 똑바로 앞을 보고, 입을 다물고, 온전하게 균형을 잡는 것이었다. - P102

삶의 크기가 얼마나 되든, 그것이 무엇으로 구성되든, 삶은 순간이라는 좁고 똑바른 길을 걸어 나가는 데 달려 있다고 나는 단호하게 생각했다. 나는 몽상으로부터 몸을 돌려 걸어갔고, 주방 문을 통과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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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9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몸도 아픈데 당연히 당분간 맛난거 많이 드세요. 이럴 때는 또 예쁜것들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돼더라구요. 내가 나를 대접해주는 느낌이랄까?

2022-11-19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0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0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0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1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1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1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셸푸꼬의수난
웅, 푸꼬가 수난당한다고 해서 산 거 맞아요!!! ㅋㅋㅋㅋㅋ 95년 책 답게 너무 표지가 ㅋㅋㅋ 하지만 가격은 혜자한 9000원 이랍니다! 맞아요! 사실은 고양이 사진 자랑이지요!!


“(8) 저자는 푸꼬 철학의 핵심을 지금까지와는 달리 권력의 미시 물리학, 담론 생산이론에서보다는 *푸꼬의 삶과 실천에 연관된 ˝참된 주체성의 추구˝에서 찾는다.* 푸꼬의 권력이론이나 담론이론은 결국 ˝참된 주체성˝의확보를 위한 인간의 실천적 노력을 해석하고 재구성하기 위한 방법론적틀이라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는 이를 푸꼬의 담론과 언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인터뷰 등의 증거를 통해서 잘 보여준다.
저자는 푸꼬의 긴 철학적 여정을 그의 삶의 궤적과 불가분리의 것으로 여겨 각 단계에서의 작업과 관련된 푸꼬의 경험과 실천을 추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한 전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대기 적 형태를 띤다.”


뭐 정작 자기가 푸코는 연대기적으로 해석되는 거 반대할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 그게 제일 쉽지ㅋㅋㅋ 인간이 시간을 어떻게 거스르나 ㅋㅋㅋ 나는 푸코의 근대성 비판과 미시 권력, 담론 이론 아직은 잘 모르지만 대충 느낌으로 좋이힌디… 그래서 푸코 말이 맞다면, 난 어떻게 살아야 함??에 관심을 두고 있고, 이 책은 그걸 알려줄 것 같다능!!!

#크리스틴델피


책은 손바닥만해요. 얇고 작아요! 그런데 *유물론자 페미니스트*라니!!! 게다가 프랑스에 살아 계신 분이라니!!!!!! 이렇게 된김에 시리즈 10권 다 살꺼얏😤😤😤 출판사 관계자님 혹시 보신다면 ㅋㅋㅋ 책이 너무 작고 얇아서 읽기에 뚝뚝 끊기는 감이 너무 심한데 혹시 모아서 한 권에 내주실 의향은 없는지요? 물론 번역 자체를 해주신 건 고마워요!!!



“(6) 내가 발전시킨 가부장제에 대한 분석에는 나름의 역사가 있다. 내가 완성한 개념화는 겉보기에는 서로 관계가 없어보이는 두 이론적 지평에서 출발했다. 하나는 유산 상속에 대한 연구이며, 다른 하나는 여성해방운동을 향한 좌파의 비판에 대한 대답니다. 여기서 ‘겉보기에’라고 말한 까닭은 실제로 연구를 시작할 때는 내가 여성에 ‘관해’ 즉 우리가 경험하는 억압에 관해 연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 내 연구를 지도한 피에르 부르디외가 “아무도 그런 주제로 연구한 사람이 없으므로 불가능하다”라고 답했기 때문에, 초기의 관심을 에둘러서나마 유지하기 위해 나는 유산 상속을 연구 주제로 택했다. 이 연구에서 나는 첫 번째 발견을 하게 된다. 어마어마한 양의 재산이 시장을 통해서 이동하지 않고 가족 안에서 순환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재산은 ‘유산’이라고 불린다. 나는 또한 재산에 대해 모든 것을 다룬다고 알려진 경제학이 사실은 생산, 순환, 소비 체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부분, 즉 시장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여기서 또 난데 없이 지도 교수로 등장하고 ㅋㅋㅋㅋ 맨스플레인 까지 했네ㅋㅋㅋㅋ? 누가 좌파 아니랄까봐 ㅋㅋㅋㅋ 여자가 연구하겠다고 하면 입 다물고 박수쳐라 👏👏👏 니들 눈에 안 보이는 것 들이 보이는 거여!!

어쩐지 <캘리번과 마녀> 읽을 때 만큼 뚝배기가 깨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경제학과(그래봤자 경제원론 수준임) 정치·경제학(그래봤자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수준임)의 앎 마저도 내려 놓아야 하는 것일지도?? ㅋㅋㅋ 역시 페미니즘은 2물결이 짱이고 나는 프랑스 페미들이 좋다ㅋㅋㅋ 아ㅋㅋㅋㅋ 넘 좋음!!!!! 아 물론 미국 페미도 좋습니닼ㅋㅋㅋㅋ

하지만 나여, 넌… 아직은 흥분하면 안돼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정신분열 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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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1-16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델피 시리즈 나도 사야지! 푸꼬는 안 사고요.
근데 홉스 너무 마른 거 아니에요? 밥 좀 많이씩 주세여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16 18:25   좋아요 0 | URL
괘니 찔려서 방금 참치캔따주고 왔어요 ㅋㅋㅋㅋ 근데 얘는 캔도 하나 다 못먹어요 ㅋㅋ 입이 짧어 ㅋㅋㅋ

단발머리 2022-11-16 18:26   좋아요 0 | URL
참치캔 하나를 다 못 먹으면.... 어뜩해요. 주인 닮아서 그런가요? 그래서 입이 짧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16 18:29   좋아요 0 | URL
주인은 입이 짧지 않습니다!!!!! 이거 참 부장님이 인간의 디폴트를 1끼 2메뉴로 설정해두셔서 제가 적게 먹는 사람이 된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전 평균입니다 ㅋㅋㅋㅋㅋㅋ 키도 몸무게도 밥그륵도 평균!

바람돌이 2022-11-16 20:27   좋아요 1 | URL
나는 밥그릇은 평균인데 왜 키랑 몸무게는 평균이 아닌지 심히 슬퍼지는군요. ㅠ.ㅠ

공쟝쟝 2022-11-17 09:10   좋아요 0 | URL
오래 지속되면 옆으로 커지십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옆으로 크는 건 뭐 선택이죠 ㅋㅋ 이제 선택의 기로에 스셨다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1-16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푸코는 모르겠고 - 아 푸코는 먼 사람 - 델피 시리즈는 확 관심가는데요. 다음달에 사야지.... ^^
그런데 저 출판사 기획 좋은데요. 저 11권짜리를 한꺼번에 펴내면 가격 77,000원에 페이지 장난 아닐테고 딱 사보기 부담스러울거 같은데 저렇게 분권해서 손바닥 책으로 내니 저부터 아 사봐야지 이런 생각이 드니 말이죠. ㅎㅎ
역시 세상엔 머리좋은 사람이 많아요. ㅎㅎ

공쟝쟝 2022-11-16 23:39   좋아요 1 | URL
오 바람돌이님 역시 뛰어나신 분!!!!!!!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그래도 책은 책. 책이 너무 작아서 가독성이 너무 안좋은 건 사실예요. 그런데 책 내용 자체는 정말 좋습니다!!!!

잠자냥 2022-11-16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꼬

공쟝쟝 2022-11-16 23:39   좋아요 1 | URL
96년 책 스멜이나죠? ㅋㅋㅋㅋ

잠자냥 2022-11-16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홉스야 우리 집에 와서 울집 뚱땡이들 다요트 좀 부탁해…..

공쟝쟝 2022-11-16 23:40   좋아요 1 | URL
자냥…. 움 …. 안그래도 요즘 자냥네 냥이들 생각이 좀 나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1-18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꼬!! 으흐흐 / 지난 유튭 영상에도 홉스가 자체발광 하던데 쟝쟝님 돈 많이 벌면 홉스에게 지분 나눠줘야 해요~ ㅋㅋ

공쟝쟝 2022-11-21 17:12   좋아요 0 | URL
암요암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
이미 츄르로 보상했지만... 근사한 캣타워 사줘야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