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하느님
권정생 지음 / 녹색평론사 / 1996년 12월
평점 :
절판


권정생 선생을 처음 으로 알게 된 것은 '강아지 똥'이란 그림책을 통해서였다.
평범한 똥이야기로 자연의 순환과 자기 희생을 통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이야기 했던 그림 동화가 어떤 철학책보다 심오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었고 다른 동화책은 별로 읽어주지 않았어도 이 책 만큼은 애들에게 몇번씩 읽어 주곤 했다.  

그럼에도 그 분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어떤 시절을 보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이 책은 그러한 권정생선생의 내면을 알게 해 준 책이다. 평생을 쓸모없은 욕심을 줄이고 살았던 선생의 생활과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책이다. 내가 읽은 책은 구판이고 신판이 더 있다. 어쩌면 신판에는 더 많은 글들이 실려 있을 지 모르겠다. 확인되는대로 신판까지 구입해야 겠다.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신 부처님이나 예수님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으로 우리를 가르쳐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당장 들어앉을 집이 있어야 하고 적어도 한달치 살아갈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한 사람이 하루를 살아갈 돈이 얼마면 될까요? 결국 따지고 보면 우리가 알맞게 살아갈 하루치 생활비 외에 넘치게 쓰는 것은 모두 부당한 일입니다. 내 몫의 이상을 쓰는 것은 벌써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니까요  [서문 4쪽]

 선생의 가진 신앙에는 굳건한 중심이 있다. 기독교인으로 선생은 예수의 실천적 삶을 모범으로 삼은 듯하다. 예수가 가진 혁명성은 낮은 데로 내려가는 것이었고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이었으며 모든 만물을 사랑하는 것이었다. 생태적인 사랑에서 부터 인류애까지 선생에게는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교회 역시 예수를 따르는 삶을 따라가는 사람들의 모임이어야 하지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볼 수 있다. 평생 남 앞에 서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글 조차 남들에게 보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선생은 온전한 삶 자체로 모범을 보이셨다.  

이 땅에서 예수는 철저하게 왜곡되어 왔다. 그리고 교회는 그러한 왜곡의 선봉장이었다.

지금 교회는 어떤가? 선교를 한답시고 온 세계에 떠돌고 다니며 하느님을 욕되게 하고 있지 않은가? 온갖 공해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교회도 하나의 공해물로 인식된다면 빛과 소금은커녕 쓰레기만 배출해내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한번 반성할 틈도 없이 그냥 발가 벗은 임금님처럼 앞으로 앞으로 가고만 있다.  

기독교 2천년 역사 가운데서 예수님은 많이도 시달려 왔다. 한때는 십자군 군대의 앞장에 서서 전쟁과 학살에 이용당하기도 하고, 천국 가는 입장료를 어마어마하게 받아내는 그야말로 뚜쟁이 노릇도 했고, 대한민국 기독교 백년사에서는 반공이데올로기의 선봉장이 되어 무찌르자 오랑캐를 외쳤고, 더러는 땅투기꾼에게 더러는 출세주의자에게, 얼마나 이용당하면 살아왔던가?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회개를 부르짖고, 정의를 부르짖고, 온 세계를 다니며 복음을 전해도, 수십만명이 모이는 교회를 만들어도, 인간에게 따뜻한 정(사랑)이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이 평범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닐 것이다. 어쩌면 추악한 욕심을 가리기 위해 우리는 다른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일게다. 아니면 편리함에 중독되어버려 조금의 불편을 감수할 용기가 전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불편함에 대해 소유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보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교회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의 생존의 조건이 개별화되고 파편화되면서 근대 초에 나타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나타나고 있다. 교인들만 욕할 필요도 없다. 교회도 이 사회구성원의 하나일 텐데 그들만이 이러한 흐름을 거스리지 못한다고 욕한다면 그것도 불합리한 일인 듯하다. 어쩌면 지금의 교회도 이 시대의 자식들이 뿐이다. 이 시대가 그렇다는 것이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벌이면서도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듯 행동하는 위선이 역겨운 것일테다.  

말로야 무엇인들 못할까. 글을 읽으면서도 계속 얼굴을 들 수 없는 것은 선생이 비판이 따까운 만큼 그렇게 실천하고 사는 것이 어려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평범하지 않는 사람을 따라가기에는 난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질서을 빠져나와서 외치는 광야의 예언자같은 사람이 선생이 아닐까?  예수가 광야에서 돌아왔을때 그를 진심으로 따른 것은 제자들 뿐이었다. 그 제자들 마저도 죽음앞에서는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선생은 희망을 잃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지금 이모양 요꼴이지만 그 안에는 무한한 잠재성을 가진 것으로 보았다.

석가나 예수는 하느님을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본래의 하느님의 모습을 찾으려 애쓴 분들이다. 그래서 결국 그들은 인간 모두에게 하느님늬 모습을 발견했고 각자의 가려진 눈을 뜨게 하여 자기 모습을 보게 했다.


인간이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쩌면 우리안에 숨죽여 살고 있는 신성을 찾는 것과 다름아닐 것이다. 물질과 욕망에 눌려 있는 본연의 모습에 대한 신뢰없이 어떻게 아름다운 동화를 지어낼 수 있었을까? 매서운 채찍질의 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깃들여 있다 더불어 사람과 같이 지내는 자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있었던 것이다.  

가장 사람다운 삶과 모습이 바로 하느님의 모습니다.
인간을 사랑함이 곧 하느님을 사랑함이며 인간을 사랑하는 길은 이웃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길이다.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은 자연을 자연답게 보호하는 길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개는 개의 모습대로 닭은 닭의 모습대로 모든 동물과 식물이 그들대로의 섭생에 따라 보호 되어야 한다.


요즘같이 거짓이 판을 치는 시대에 가슴에 새겨두고 음미해야 할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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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1-0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 지 모르겠는 책이 있는데...제겐 이 책이 그랬었습니다.
오늘은,
"인간이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쩌면 우리안에 숨죽여 살고 있는 신성을 찾는 것과 다름아닐 것이다."
이 문장 되뇌고 갑니다~^^

같은하늘 2010-11-02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바빴던 일들을 모두 마무리하고 서재 나들이 중에 인사남깁니다.
이제는 좀더 자주 뵐 수 있겠지요? ㅎㅎ

2010-11-04 0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0-11-09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날씨가 많이 춥다고 하던데 감기조심하세요.^^
권정생 작가님의 작품 중에서 제가 읽은 건 <몽실 언니>밖에 없네요.ㅎㅎ
 

전태일 문화제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시청 잔디을 밟으니 기분이 좋더군요.... 전태일 열사가 어린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다가 쓰러진지 벌써 40년이 흘렀습니다. 강산이 4번이나 바뀔 시간인데...별로 변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40년의 세월도 너무 짧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0년이 안되면 50년을 50년이 안되면 100년을 싸워야 얻어낼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연대해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듯 합니다.

 

지금도 동희오토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싸우고 있고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다시 단식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기륭전자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동희오토는 이제 시작인 듯합니다. 현대자본과 싸워야 하는 동희오토는 더욱 험난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현대판 신분제인 비정규직을 철폐하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은 기만일 뿐입니다.
문화제에 전태일 열사의 어머님이신 이소선 여사가 하신 말씀입니다.
노동자가 여러분의 피와 눈물로 이 모든 것을 만들고 건설했은데, 여러분들이 뭉치지 않고 흩어져 있어 쫒기고 몰림을 당하고 죽어간다고... 제발 단결해서 이 불합리한 착취구조를 뒤엎으라고...계속 몰리다보면 더 이상 싸우고 싶어도 싸우지 못할 거라고... 평생 동안 뭉치고 단결해서 싸울 것을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문화제가 끝날 즈음에 구미 KEC노조 위원장님의 분신 소식이 들리더군요. 사측과 협상하는 노조 대표를 연행하려고 경찰이 들어왔고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분신을 하셨다고 합니다. 불법 파업이란 명목으로 이미 수배당한 상태였지만, 협상테이블에 나선 노조 간부를 무리하게 연행하려고 하는 경찰들의 행위는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들이 외치는 법치의 근본은 결국 그들만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법치라는 것을 또 한번 보여준 것이겠지요. 법 이전에 사람이 있고 사람의 생존이 있습니다. 법은 과연 누구을 위한 것인지 만인 공통의 법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G20이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선진국이란 말도 웃기는 얘기지요 무엇을 기준으로 선진국을 이야기 하는 건지, 국민 소득이 많아지면 선진국인가요? G20이 개최되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건가요?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를 봐야 하고 무엇을 위한 행사인지도 봐야 합니다. 전세계를 주무르는 실질적인 권력자들이 모인 행사라고 하지만 어쩌면 전 세계를 어려움에 빠뜨리는 범죄자들의 모임이기도 하지요. 이런 범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경호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힘없는 서민들의 복지 예산이나 깍아 내리는 행위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제 곧 100도로 끓어오르기 직전인 99도에 살고 있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좌절하기에는 지금까지의 싸움이 너무나 안타까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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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0-3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금 전 낮 뉴스에서 구미 KEC노조 위원장님의 분신 소식을 접했어요,중태라는~
사측과 협상하는 노조 대표를 연행하려는 사복 경찰도 이해할 수 없고,
병원을 가족 측에 알리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옮긴 상황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11월은 좀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너무 서둘러 추위가 닥쳐오는 것 같습니다~

글샘 2010-11-01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전태일 생각한 10월 마지막 날인데, KEC 노조 이야기는 아직도 70년대나 다름없음을 느끼게 합니다.
그렇지만, 세계화 일변도인 21세기에 사람들이 99도에서 자꾸 온도가 떨어지는 거나 아닌지... 아니면, 끓는 점이 130도쯤으로 상승된 거나 아닌지... 자꾸 회의가 생기곤 합니다.

[해이] 2010-11-01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비연 2010-11-0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 트위터에 빌려서 올렸어요^^ 정말 회의가 많이 드는 세월입니다..;;;
 

책은 상당하게 위험한 물건(?)에 속한다.
고래로 부터 현재까지 책을 탄압하고 불지른 역사를 보면, 책이야 말로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는 얼마나 조심스레 다뤄야 하는 것인지 알게 된다. 특히 자신의 정당성이 없는 권력자일수록 책에 대한 공포는 심각해졌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지나치면, 책을 불태우는 만행도 서슴치 않았다.  

읽지 못하게 금지해도 지하로 유통되니 아예 존재 자체를 말살시키려 한 것일테다.  

한편으론 어떤 기준인지 등급(?)을 매겨 특정인들은 접근을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배제되는 사람들의 인권은 무시된다. 남들 다 읽는 책을 못 읽는다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뭐 그건 책 뿐만 아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일테다.  

책이 유용한만큼 위험하다는 것. 그것이 책이 가진 모순일테다. 유용하기 권해야 하고 위험하니 막아야 하는 이 딜레마때문에 유용함은 널리 보급하되 위험함을 차단할 수 박에 없을 것이고 그런 투쟁의 역사는 금서목록이란 형태로 나타났다. 그런 금서는 이미 사라졌다고 느꼈을때마다 부활한다. 그리고 민주화되었다고 떠들었던 이 땅에 금서목록이 나타났다.  

이른바 국방부에서 금지한 도서목록일텐데.... 이게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결이 났다. 헌법재판관들의 의식에는 국군의 의식도 일종의 무기처럼 갈고 닦아야 할 병기처럼 보인건지, 아님 군대에 있음 사람도 아니니 걍 차별해도 된다고 생각한건지...그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자원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조직에서 일반 시민과 차별하는 행태는 용인할 수 없다고 본다. 이건 생각없이 복무기간 동안 복종하는 기계로 남아있으라고 판결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불경한 말인지는 몰라도 대법관에 계신분들 병역의무는 잘 이행하시고 그 자리에 계신건지도 급 궁금해져 버렸다.... --; 

반대로 경기도에서 우수도서 추천으로 사람을 웃겨주고 계신다. 이른바 촛불 정국을 불러일으키신 민동석씨의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로 산다는 것 -협상대표는 동네북인가' 라는 책을 구입하라고 공문까지 돌리신 것이다. 이런걸 교양도서 구입이라고 했다니 요즘처럼 언어의 혼란이 극에 달한 시대는 없는 것 같다. 4대강 개발처럼 죽이는 걸 살리신다고 말하는 분들의 어법이니 오죽하겠냐만은.... 

공문에 첨부자료로 “민동석 한미 쇠고기 협상 수석대표가 생생하게 밝히는 왜곡과 선동의 광풍!” 같은 표현으로 <문화방송>과 사법부를 비판하고, 저자를 “촛불광풍에도 꿋꿋이 소신을 지킨” 이로 소개한 도서 홍보용 전단지 2쪽도 함께 올렸다. (www.hani.co.kr/arti/society/area/445879.html)
뭐 결국 촛불든 사람들 다 미친놈들이고 자신은 꿋꿋하게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노라는 자화자찬의 글인 모양인데....이런걸 추천하고 권정생선생의 책이나 장하준 교수의 책을 금하는 지금은 야만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웃을 수 만도 없는 것이 이런 하품나는 행위들이 실질적으로 힘을 발휘한다는데 있다. 저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웃기는 일을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바보되기 싫다는데 저들은 왜 자꾸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까? 그리고 지들이 뭔데 자의적으로 책을 금하고 추천하고 난리를 치는 것일까? 아직도 이념전선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하면서 사는 것도 중요하다. 저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서 압박에 성공하자 이제 정신줄까지 놓으라고 밀어붙이는 중이다. 이념 전쟁은 계속 진행 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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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0-29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씨451 생각나요~
책이 불태워지는 시대가 도래한다면,전 어떤 식으로든 책을 지키려고 할텐데요.
어떤 방법을 택하게 될지...ㅠ,ㅠ

머큐리 2010-10-30 12:16   좋아요 0 | URL
읽고 싶은 책인데 아직 못 읽었다능~~

자하(紫霞) 2010-10-30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동생이 군대에서 체게바라평전 읽다가 영창갈뻔 했다고 한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기독교인들에게 크게 바라는 건 없다.
다만, 그들 내부에서만 조용하게 있어달라고 부탁하고 싶을 뿐....

가끔 기독교가 가지는 그 전투성에 소름이 끼친다.
절에 가서 우상을 숭배하는 땅이라고 그 땅을 밟으며 기도하는 이들을 보며, 그 순수하지 않은 종교적 열정 속에 감춰진 배타적 이기심을 본다.
마치 남의 땅을 점령하러 들어가는 점령군 처럼 자기 만족에 겨워 하나님을 팔아대는 그들의 뿌듯한 얼굴에서 왜 광기에 찬 욕심만 보게 되는 걸까? 거기에 하나님이 어디에 있나? 

기독교적 의미에서 '우상'이라는 말은 '말살시켜야 할 대상'과 동일한 말이다.
철없는 것들이 과연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 알고나 하는 것인지... 그들의 상기되어 간증하는 얼굴을 보면 순진함을 가장한 최고의 폭력이 이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의 정신이 '사랑'이라 했을 때, 그 사랑은 어디로 간 것일까? 

기독교 전체가 욕을 먹어야 한다. 반성해야 한다. 몇몇의 문제로 돌리기에 이 땅의 기독교가 걸어온 궤적은 그리 깨끗하지 않다. 예전에 장승이나 단군 조각상을 베어내던 오만한 습성이 다시 살아난 것에 불과하다.  

개인의 안락과 기복과 돈을 우상으로 섬기는 것들이 다른 종교를 우상이라고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니 기가차서 말이 나오지도 않는다. 

저러다 자멸해 버리면 더 좋은 일이려나... 욕설 외에는 할 말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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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0-28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도 그 영상물 보신거군요?
정말 그건 해두해두 너무했죠?
대구 지하철 참사가 누구 때문이라는 둥, 할말 못할말 가리지 않더군요.
기독교인이 모두 배타적인 것은 아닐테지만,
요즘 왜 자꾸 이런 면들을 보게 되는지 아쉽습니다.

머큐리 2010-10-29 08:51   좋아요 0 | URL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렇지 한국 기독교의 부정적인 모습 중 하나일 뿐입니다. 더 기막힌 것도 많지요..에고

차좋아 2010-10-28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독교인이 아니라서 당당하신겁니까?
-간만에 기독교인 모드로...^^-

저런 기독교인이 있기에 시원하게 공개적으로 욕도 할 수 있고, 머큐리님에겐 덕이 되는 에피소드로 보입니다.

제가봐도 요즘 기독교는 저래야 기독교 답기는 합니다만, 놓치지 않고 무는 머큐리님도... 어쩐지 '~다워' 보입니다.

아 저 기독교인이에요^^ 머쿠리님 먼저 기독교인 싸잡아 욕했으니까...ㅎㅎ

머큐리 2010-10-29 08:47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안녕하세요..^^; 음..이런 글로 답글을 달아 참 그렇습니다. 기독교는 제가 20여년간 신봉하던 종교였어요..배교자죠..원래 배교자가 더 지독한 법이랍니다..사실 전체 기독교인을 싸잡아 욕하는게 마땅한가는 좀 고민스러웠지만..일부의 철없는 사람들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에 기독교 자체의 반성이 과연 치열한가라는 의문이들어 전체를 비난해 버렸네요..올바른 기독교인도 많겠지요. 그러나 그들은 개인이고 기독교 전체는 아니지요. 형상을 가진 우상을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이기심을 하나님의 뜻이란 명분으로 섬기는 우상을 비판하지 않는 현재의 기독교를 보면 이런 일은 언제고 되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저는 '~답게' 물어 뜯을 거구요...ㅎㅎ 욕한다고 섭섭해 하시기 보다 그나마 욕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반성을 기대하니까요..최소한 정신병자 취급은 하지 않는게 다행 아닌가요??

차좋아 2010-10-29 12:12   좋아요 0 | URL
정신병이에요. 정상적인 지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믿지도 않고 반성을 기대하지도 않아요. 저런 정신병적 행태를 가진 일부 사람들이 특정 종교를 대표하는 모습이 된지 오래라... 속상합니다.

근데 저들이 제 이웃들이에요. 개인적으로 보면 친절하고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 일지도 모르는데 한국교회에서 저들을, 순전히 믿고자 하는 사람들을 저렇게 길들여 놨어요.(그것도 의심스러워요. 저들은 그냥, 원래 미친거 같아요)

정신병자들. 아픈 사람들입니다. 저들을 증거 삼아 기독교의 본 모습을 보려고 하는 지각있는 사람들이 좀 야속하죠.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몰상식한 사람들을 비웃는데 안타깝게도 제 이웃이 제 가족이 그 몰상식한 사람들이니까(물론 저도 피하는 사람들입니다만,)......

광신도적 행동으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 그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옷을 입고 있을뿐이란 변명도 해봅니다. 저 자들은 어떤 종교의 옷을 입어도 그럴 사람들이라고요.

욕해줘서 고맙다기 보다는(누구라도 욕할만하니까요) 기독교에 지극히 정상적인 인식이라.. 좀 안타까울 뿐이에요.

머큐리님 덕분에 제가 속이 시원합니다^^ 쓰린 속내 보일 수 있어서요..

쟈니 2010-10-2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 사건의 신자들을 "일부"라 한정짓는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경우가 아니라도 공격적 선교, 타 종교에 대한 폄하/증오는 기독교의 전유물인양 보여왔죠. 저는 요즘 식민주의라는 관점에서 기독교를 다시 보곤 하는데, 식민의 도구가 되었던 기독교는 아무래도 독단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것에 대한 치열한 반성이 없을 때, 일부를 그냥 일부라고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기독교 복음주의도 매우 많은 배타성을 자랑하고 있죠..

머큐리 2010-10-29 08:49   좋아요 0 | URL
기독교의 수 많은 조류중에 미국의 근본주의적 기독교에 영향을 받고 백인목사에게 굽실대던 이 땅의 종교지도자들의 목회가 가져온 필연적(?)결과물 중 하나일 뿐이라 생각해요..제국주의의 얼굴을 한 기독교..평화와 사랑을 표방하는 종교가 이 모양이니 사실 슬프고 슬픈 일이죠..
 

어제 허겁지겁 퇴근하는데.... 버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
이 노래를 들으니 '첨밀밀'의 장면들이 떠오르고.... 

차창 밖 풍경들이 아련한 물결처럼 흘러갔다.
잠시 동안 내가 현실에 발 닫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어 준 마법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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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심귀당귀의 장만옥
    from 퀸의 정원 2010-10-29 10:41 
    머큐리님의 서재에 첨밀밀의 장만옥 동영상이 뜨는군요.이제는 세계적인 배우로 떠오른 장만옥이지만 사실 그녀는 처음부터 영화 배우를 할 생각을 꿈도 꾸어보지 못했다고 합니다.소녀적 소원은 스튜어디스였는데 미스 홍콩에 당선된 이후 상황이 확 바뀌었다고 하네요. <얼굴의 주름,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되지요> 시간이 흘러 나이가 지나면서 장만옥의 연기력은 일취 월장하면서 세계적인 여우가 되지만 개인적으론 개심귀당귀에서 귀신으로 나왔을적 귀
 
 
노이에자이트 2010-10-28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노래 좋다...

저도 웃을 때 여명처럼 웃어야겠습니다.

머큐리 2010-10-29 08:52   좋아요 0 | URL
여명처럼 웃는 노자님을 상상해 봅니다..ㅎㅎ

마녀고양이 2010-10-2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의 장만옥 너무 이뻤죠.
등려군 노래와 함께 왜그리 슬펐는지요...
오랜만에 들으니 참 좋네요.

머큐리 2010-10-29 08:53   좋아요 0 | URL
서로 스쳐 지나가는 여운이 무척이나 오래가던 영화였어요...

카스피 2010-10-28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 채림이 주연한 국내 드리마에서도 번안해서 불렀던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날질 않네요^^;;;;

머큐리 2010-10-29 08:53   좋아요 0 | URL
저는 처음 알게되는 이야기네요..^^

카스피 2010-10-29 10:32   좋아요 0 | URL
채림과 감우성 주연의 '사랑해 당신'을 인데 사제지간의 사랑을 다룬것이지요.노래는 두리안의 노래는"I'm Still Loving You" 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30 15:43   좋아요 0 | URL
이 노래는 두리안이 부른 것과 다른 건데요...두리안 노래 원판은 첨밀밀이 제목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30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육방송 일요일 밤에 하는 한국영화걸작선에서 해주는 30~40년 전 영화의 윤정희 젊은 모습이 장만옥 비슷합니다.윤정희 씨가 이번에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탔더군요.우리나라도 이런 나이든 배우가 주연상을 타니 새삼스러웠습니다.

자하(紫霞) 2010-10-30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으니 좋네요.
장만옥 예쁘게 나이드는 배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