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문화제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시청 잔디을 밟으니 기분이 좋더군요.... 전태일 열사가 어린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다가 쓰러진지 벌써 40년이 흘렀습니다. 강산이 4번이나 바뀔 시간인데...별로 변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40년의 세월도 너무 짧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0년이 안되면 50년을 50년이 안되면 100년을 싸워야 얻어낼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연대해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듯 합니다.
지금도 동희오토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싸우고 있고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다시 단식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기륭전자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동희오토는 이제 시작인 듯합니다. 현대자본과 싸워야 하는 동희오토는 더욱 험난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현대판 신분제인 비정규직을 철폐하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은 기만일 뿐입니다.
문화제에 전태일 열사의 어머님이신 이소선 여사가 하신 말씀입니다.
노동자가 여러분의 피와 눈물로 이 모든 것을 만들고 건설했은데, 여러분들이 뭉치지 않고 흩어져 있어 쫒기고 몰림을 당하고 죽어간다고... 제발 단결해서 이 불합리한 착취구조를 뒤엎으라고...계속 몰리다보면 더 이상 싸우고 싶어도 싸우지 못할 거라고... 평생 동안 뭉치고 단결해서 싸울 것을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문화제가 끝날 즈음에 구미 KEC노조 위원장님의 분신 소식이 들리더군요. 사측과 협상하는 노조 대표를 연행하려고 경찰이 들어왔고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분신을 하셨다고 합니다. 불법 파업이란 명목으로 이미 수배당한 상태였지만, 협상테이블에 나선 노조 간부를 무리하게 연행하려고 하는 경찰들의 행위는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들이 외치는 법치의 근본은 결국 그들만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법치라는 것을 또 한번 보여준 것이겠지요. 법 이전에 사람이 있고 사람의 생존이 있습니다. 법은 과연 누구을 위한 것인지 만인 공통의 법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G20이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선진국이란 말도 웃기는 얘기지요 무엇을 기준으로 선진국을 이야기 하는 건지, 국민 소득이 많아지면 선진국인가요? G20이 개최되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건가요?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를 봐야 하고 무엇을 위한 행사인지도 봐야 합니다. 전세계를 주무르는 실질적인 권력자들이 모인 행사라고 하지만 어쩌면 전 세계를 어려움에 빠뜨리는 범죄자들의 모임이기도 하지요. 이런 범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경호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힘없는 서민들의 복지 예산이나 깍아 내리는 행위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제 곧 100도로 끓어오르기 직전인 99도에 살고 있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좌절하기에는 지금까지의 싸움이 너무나 안타까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