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1  영웅은 팜므 파탈을 좋아해

 

 

 

 

 

 

 

 

 

 

 

 

 

 

남자는 생존경쟁에서 이겨 스스로 권력을 만들어낼 정도로 강하지만 남자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아름다운 여인이다.

 

역사를 보면 미인에게 빠져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파괴하는 영웅이 많이 있다. 다른 이가 보기에는 그 여자가 사랑할 가치가 없다 해도 남자는 한 번 사랑에 빠져들면 자기 자신을 끝도 없는 나락 속으로 던져 넣는다. 영웅은 미인과의 밀월이 끝나는 순간 모든 환상에서 벗어나 자신이 예상하지 않았던 삶의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자신을 소진시켜 버릴망정 미인에게서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한다.

 

적장을 이기기 위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성을 보내 유혹함으로써 싸움에서 이길 수도 있다. 계략이 필요한 것은 전쟁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렇다. 미인계를 쓰면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에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인계는 최고의 싸움 기술이다.

 

남자라는 속성은 언제든지 시도 때도 없이 미인을 사랑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남자는 시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미인을 보면 생식본능에 의해 유혹하고 싶어 하고 여자는 현실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남자의 외모나 나이는 중요하지 않고 남자의 능력을 사랑한다.

 

여자가 남자에게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달랑 정자 한 개이기 때문에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정자만 받으면 생존에서 이길 수 있다. 그래서 남자를 사랑하지 않아도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것이다.

 

 

 

 Scene #2  사랑을 위해 남자의 목을 친 살로메

 

 

 

 

 

 

 

 

 

 

 

 

 

 

 

 

 

팜므 파탈의 대표적인 인물인 살로메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헤롯왕의 의붓딸이다. 살로메는 헤롯왕이 베푸는 만찬에서 매혹적인 춤을 추고 그 춤에 반한 헤롯왕이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하지만 그녀는 세례 요한의 목을 달라고 한다.

 

 

 

 

오브리 비어즐리  「절정」 1894년

 

하지만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와 삽화가 오브리 비어즐리는 성서의 이야기를 에로틱하면서도 더 잔혹하게 탈바꿈시켰다. 희곡 《살로메》에서는 살로메가 세례 요한을 사랑하지만 세례 요한은 그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 복수심에 불탄 살로메는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헤롯왕을 유혹하고 그 대가로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한다. 비어즐리가 묘사한 살로메는 세례 요한의 목을 들고 사랑의 절정을 느끼고 있다. 사랑할 수 없다면 그를 죽여 영원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그녀의 집념이다.

 

이 이야기는 마태복음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지만 신약성서 그 어디를 뒤져보아도 ‘살로메’란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성서에는 다만 ‘헤로디아의 딸’이라고만 나와 있으며 실제 내용도 일반적인 문학 작품들과 다르다. 성서에는, 요한의 처형을 사주한 것은 살로메가 아닌 살로메의 어머니 헤로디아다. 헤로디아는 당시 요한이 남편과 이혼하고 그 이복형과 재혼한 자신을 비난한 데 앙심을 품고 딸을 내세워 이와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적혀 있다.

 

 

 

 

 

귀스타브 모로  「헤롯왕 앞에서 춤을 추는 살로메」 1876년

 

 

와일드 이전에도 살로메는 여러 예술가들의 관능적인 경외의 대상이었다. 루벤스, 뒤러, 모로와 같은 화가들이 그녀의 자태를 화폭에 표현하고자 노력했고, 플로베르, 하이네, 말라르메 등은 글로써 그녀가 저지른 치명적인 유혹을 증명하고자 했다.

 

 

 

 

파블로 피카소  「살로메」 1905년

 

현대미술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피카소도 예외가 아니었다.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가 오페라로 초연되었던 1905년에 피카소는 자신의 친구이자 시인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살로메의 춤을 데생으로 묘사했다. 피카소가 그린 살로메는 수원 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피카소 재단 설립 25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에 가면 볼 수 있다. (6월 18일까지 전시)

 

 

 

 

 

 

 

 

 

 

 

 

 

 

 

 

세례 요한이 다시 한 번 웃을 수만 있다면
임금님 이 소녀는 세라핀보다 더 아리땁게 춤을 추겠어요
어머니 말씀해 주세요 백작부인의 옷을 입고
태자를 옆에 두고 어이 그리 슬퍼하시는지

 

(중략)

 

우리 모두 함께 가요 저기 오점배열(五點排列) 나무 아래로
임금님의 귀여운 광대여 울음을 거두어라
네 인두(人頭) 지팡이 던져 두고 이 머리를 받들고 춤을 추어라
손대지 마세요 어머니 그의 이마는 벌써 차갑습니다

 

임금님이 앞장을 서주시고 창병들이여 뒤따라 걸어오라
우리는 구덩이를 파고 그를 거기 묻으리라
우리는 꽃을 심고 둥글게 둥글레 춤을 추리라

 

(아폴리네르  ‘살로메’ 중에서 / 『알코올』열린책들, 107쪽)

 

 

비록 채색되지 않은 미완의 스케치로 남아 있으나 피카소는 살로메를 더욱 외설적인 요부로 묘사했다. 오히려 귀스타브 모로가 묘사한 살로메의 춤이 정적이며 고요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와일드의 묘사대로 모로의 살로메는 속살이 비치는 화려하고 투명한 옷을 하나씩 하나씩 벗으면서 춤을 추는 스트립쇼를 헤롯왕 앞에서 선보인다.

 

반면 피카소의 살로메는 헤롯 왕과 헤로디아가 보는 앞에서 완전히 알몸이 되어 춤을 춘다.  다리를 훤히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보아 살로메는 격정적인 자신의 춤에 무아지경에 이른 것 같다. 헤로디아는 자신의 남편을 유혹하는 듯한 딸의 춤이 못마땅한 나머지 고개를 돌리고 만다.

 

 

 

 

앙리 툴루즈 드 로트렉  「잔 아브릴」 1893년 

 

 

살로메의 동작은 얼핏 프랑스의 춤 캉캉이 연상된다. 다리를 높이 차올리며 둥글게 둥글게 춤을 추리라. 아폴리네르와 피카소는 살로메 이야기는 공통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살로메의 시대적 배경을 벗어난 것이다. 유대 왕국에 ‘백작부인’, ‘광대’가 있을 수가 없다. 아직은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세기말의 미적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피카소의 살로메는 로트렉이 즐겨 그렸던 캉캉 춤을 추는 술집 여자와 비슷하다. 로트렉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제 막 본격적으로 화가가 되기 위해서 무명의 젊은 피카소가 파리에 정착했을 때 로트렉의 그림을 연구하기도 했다. 

 

피카소는 살로메 이야기에서 가장 많이 표현된 살로메의 춤과 목이 잘린 요한의 이미지를 한 컷에 담았다. 그래도 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언 춤을 추고 있는 살로메다. 자신이 광기에 미쳐 집착했던 요한의 목이 쟁반에 담아 있는데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오직 춤에 도취되어 있을 뿐이다.

 

이후 여러 작가 및 화가들의 입을 거친 이 처형 사건에서 ‘살로메’라는 이름은 당대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제푸스의 저서에 처음 등장한다. 하지만 요제푸스조차 요한의 처형에는 살로메나 헤로디아나 모두 관계가 없으며 다만 민중의 폭동을 우려한 헤로데 왕의 명령에 의한 것이라고 적고 있다. 어쨌거나 이는 당시 민중의 지도자였던 요한이 집권자의 손에 처형된 정치적 사건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집권자의 아내와 딸이 아름다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요한은 정치적인 희생물이 아닌 여성의 관능적인 매혹과 편집증적인 욕망에 의한 희생양으로 탈바꿈되어버리고 말았다.

 

실상 살로메(Salome)는 유태계 여성 사이에서 흔한 이름 중 하나이다. 히브리어로 ‘평화’를 뜻하는 ‘샬롬’(Salome)이란 단어가 자신에게 매혹되지 않는 남자의 목을 베어 잔인하게 복수를 하는 팜므 파탈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것 자체가 실은 아이러니인 셈이다.

 

 

 

 Scene #3  복수를 위해 남자의 목을 친 아르테미시아

 

 

 

 

 

 

 

 

 

 

오늘날에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팜므 파탈’은 끊임없이 재생산되지만,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를 뛰어넘는 매혹적이면서도 잔인한 팜므 파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도 피를 부를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살로메의 향기가 느껴지는 캐릭터를 고르라면 최근 개봉한 영화 《300: 제국의 부활》의 에바 그린일 것이다.

 

 

 

 

영화는 전작처럼 목이 뽑히고 팔이 잘리는 섬뜩한 장면들이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에바 그린만 보인다. 그녀가 분한 페르시아의 속국, 카리아의 여왕 아르테미시아는 의붓아버지에게 세례자 요한의 목을 요구한 살로메만큼이나 아찔하고 도발적이다. 그녀가 왕의 인정을 받기 위해 적군의 목을 양손에 들고 선물로 바치는 장면 또한 살로메의 이미지와 흡사하다. 유혹적인 몸매와 고혹적인 눈빛을 가졌지만 적을 희롱하고 아무렇지 않게 그의 목을 따 입을 맞춘다. 망설임 없는 에바 그린의 연기력은 독이 든 성배 같은 아르테미시아의 팜므 파탈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수많은 페르시아 함대를 지휘하는 카리스마 있는 여장군이면서도 크세르크세스를 잔혹함의 끝을 보여주는 복수의 화신으로 만든다. 그리고 적을 제거하기 위해서 미인계를 쓰는 대담함을 보여준다.

 

특히 아르테미시아가 적장인 그리스의 장군 테미스토클레스를 유혹하려고 전투신을 방불케 하는 정사신은 영화 최고의 명장면이다. 상대를 전투에서 굴복시키려고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격렬한 섹스에다가 에바 그린의 팬 서비스(?)을 볼 수 있으니까.

 

 

 

 

다리우스 3세의 아들 크세르크세스를 테미스토클레스가 죽였다면 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 거라고 영화에서는 살라미스 해전의 서막을 언급했지만, 아르테미시아가 없었다면 순진한 페르시아 왕자는 크세르크세스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르테미시스의 광기가 살로메의 그 광기와 차이점이 있다면 크세르크세스와 마찬가지로 그리스 군에게 목숨을 잃은 가족의 복수를 위한 것이다. 아르테미시스는 어린 시절, 자신이 보는 눈앞에서 가족이 그리스 병사들에게 잔인하게 몰살당했고, 포로가 되어 강제로 성적 노리개가 되어 빈사 상태로 길바닥에 버려지게 된다. 그녀는 깨달았을 것이다. 강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남자로 가득한 세상에 맞서고 지배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고 끝내 페르시아 함대의 지휘관에 오르게 된다.

 

아름다운 여자에게 가장 약한 존재는 남자다. 남자는 아름다운 여자만 보면 사랑하고 싶은 본능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남자는 아름다운 여자와의 사랑에 모든 것을 걸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여자가 자신의 능력으로 세상과 맞설 수 없었다. 그래서 여자는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세상을 쥐고 흔드는 남자를 유혹하는 기술을 터득했다. 교미 후에 수컷을 잡아먹는 사마귀처럼 남자에게 치명적인 독을 내뿜는 팜므 파탈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아르테미시아와 살로메처럼 자기 자신을 위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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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키아
줄리앙 슈나벨 감독, 게리 올드만 외 출연 / 무비홀릭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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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회랑. 희뿌연 빛줄기를 따라 어린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넓은 방에 들어선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 한 점. 일그러진 얼굴, 상처 입은 말, 세상을 버티고 선 소 등이 뒤틀린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분노와 슬픔, 격정이 뒤섞인 그림이다.

 

엄마는 울고 있다. 흑백의 단색에 아이들 그림처럼 단순한 그림인데도 말이다.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보며 생각한다. 엄마를 울릴 수 있는 화가가 되리라. 그가 바로 ‘검은 피카소’로 불리던 화가 장 미셀 바스키아이고, 그때 본 그림이 피카소의 「게르니카」이다. 영화 <바스키아>의 첫 장면이다.

 

바스키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화가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7세에 요절한 흑인 화가이다. 뉴욕의 거리를 전전하며 벽에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였다. 뉴욕 현대미술관 앞에 앉아 엽서와 티셔츠에 그림을 그렸고, 심지어 담배 종이에 그림을 그려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지하철역과 거리의 낙서로 ‘공공의 적’이었던 그는 어렸을 적 교통사고로 비장을 들어낸 적이 있다. 그 때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그레이의 해부학> 책에서 영감을 얻어 전통적인 미술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내키는 대로 닥치는 대로 그려낸다. 시멘트벽, 분수대, 양철벽, 보도블록 등 틈만 보이면 그림을 그렸다.

 

 

 

 

 

바스키아 「교활한 자들에 에워싸인 성 조 루이스」 1982년

 

그는 자신의 우상이자 흑인들의 우상이었던 재즈뮤지션 찰리 파커, 야구선수 행크 아론 등 미국 사회의 흑인 영웅들을 왕관을 씌운 모습으로 그려냈다. 거칠고 강렬하게, 때론 천진하고 심각하게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면서 현실과 기존의 가치에 감자를 먹이기도 한다.

 

바스키아가 유명해지자 사람들이 그림이 그려진 벽을 모조리 뜯어내 팔기도 했다. 뉴욕 뒷골목, 가난한 흑인들과 숨 막힐 듯 억눌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는 최고의 우상이었다. 4개월 만에 유명해지고, 6개월 만에 떼돈을 버는 예술가의 초단기 성공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영화는 화가의 꿈을 가지고 뉴욕의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그려주고 있다. 식당 웨이트리스로 집에서 그림을 그리는 바스키아의 여자 친구 지나, 40세 넘어서도 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화랑의 전기 기술자 등 ‘꿈의 도시’ 뉴욕을 찾아온 무수한 무명화가들을 대변한다.

 

그 중에 바스키아는 단연 ‘걸인’의 모습이다. 머리는 새집처럼 감아 올렸고, 때가 꼬질꼬질한 옷에 다 떨어진 운동화를 끌며 흐느적거리며 걷는다. 앤디 워홀이 들어간 레스토랑을 찾아갈 때도 이 모습이다. 딱지처럼 그린 그림을 워홀 앞에 내며 “1장당 10달러에 사라”고 한다. ‘걸인’의 모습에 내칠 만도 하지만 워홀은 그림을 찬찬히 보고는 몇 장을 산다. “응, 괜찮군. 근데 손이 별로 가지 않은 그림인데?”라고 묻자 바스키아는 “당신 그림도 그렇지 않으냐?”고 한다.

 

 

 

 

앤디 워홀과의 운명적 만남이다. 어느 날 파티에서 그의 그림을 본 미술 평론가 르네의 눈에 띄면서 주류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르네는 타임스퀘어 전시에서 그를 처음 만나 후견인이 될 것을 자청하고 나서 그를 스타로 키워낸다. 뉴욕 뉴웨이브 전시회에 참가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얻는다. 화랑업자 브루노와 전속 계약을 맺으면서 워홀과도 재회하게 된다. 그 후 브르노를 만난 그의 화랑에 전속작가가 되어 당대의 쟁쟁한 예술가들과 교유하면서 성공한 예술가들의 대열에 동참한다. 그의 이러한 성공의 바탕은 그가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탓에 흐르는 감정에 따라 몸을 맡기는 힙합 리듬 같은 자유로움에 있다.

 

바스키아는 시사 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장식하는 등 벼락 성공(?)을 한다. 아이들 그림처럼 천진난만한 그림과 낙서풍의 휘갈겨 쓴 글 등은 아프리카의 원시적 예술과 이집트의 벽화에 비유되면서 9년간 전성기를 누렸다.

 

 

 

 

바스키아 「자화상」 1982년

 

 

그러나 예술적 경계를 뛰어 넘었지만, 현실적 벽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흑인 예술가라는 타이틀은 영원히 그를 '블랙' 속에 갇히게 했다. 근사한 옷을 입고, 최고급 레스토랑에 가지만 여전히 그는 흑인이었다. 뒤에서 수군대는 백인 남자들의 조소를 그는 견딜 수 없었다. 젊은 시절 이미 성공했지만, 더 큰 성공에 대한 압박감도 이겨내야 했고, 그의 예술에 대한 비평도 이겨내야 했다. 감수성 예민한 어린 천재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앤디 워홀과 함께 예술 자본주의의 마스코트로 불렸지만 앤디 워홀이 콩쥐였다면, 그는 팥쥐였다. 성공의 대가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옛 친구 베니와도 멀어지면서 이제 그는 외로운 젊은 흑인일 뿐이다.

 

무명 시절 벽에 낙서를 하면서 쳐다본 하늘에는 거대한 푸른 파도를 타는 서퍼가 등장한다. 새로운 물결에 대한 그의 희망이고, 열망이다. 이제 그에겐 푸른 지폐는 있지만, 푸른 파도는 없다.

 

 

 

 

그래도 그를 견디게 한 것은 앤디 워홀이란 정신적인 지주였다. 그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에도 그를 스승으로 모신다. 그러나 1987년 2월 워홀이 죽자 바스키아는 실의에 빠진다. 그리고 마약에 빠져 거리를 방황하다 거리에서 생을 마감한다. 거리에서 태어난 천재 화가는 결국 거리에서 끝을 맺은 것이다.

 

28년이라는 짧은 생, 코카인 중독으로 비극적 죽음을 맞은 그의 삶과 예술은 그의 친구이자 동료화가였던 줄리앙 슈나벨에 의해 영화로 그려지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오해와 작가에 대한 신비화, 미술시장의 속성과 화상들의 인기 작가를 만들기 위한 작전 등등을 소상하게 드러낸다.

 

이 영화에는 데이빗 보위, 게리 올드먼, 데니스 호퍼 등 대 배우들이 출연한다. 뉴욕에서 명멸한 한 천재 화가를 기리는 뜻이다. 화가 출신답게 줄리앙 슈나벨은 감각적인 영상과 애정 넘치는 감수성으로 바스키아의 삶을 기린다. 바스키아를 선택해서 처음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어린나이에 분에 넘치는 자리에 올라 오랜 친구들과 헤어지고 매스컴과 화상들에게 이리저리 치여 섬세한 감성이 멍들기 시작하면서 외로움을 타는 성공의 이면과 문화계의 위선과 방탕 속에서 번민하고 방황했던 바스키아를 바로 곁에서 지켜보았기에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고독한 천재’ 바스키아를 그려낼 수 있었다.

 

바스키아의 그림은 어린 아이가 낙서를 한 듯, 자유롭고 제멋대로다. 미술에 관한 한 정규 교육을 받은 바 없는 그의 작품에 구도의 개념이란 있을 수 없다. 게다가 하나의 공간에 여기저기 널려 있는 개체들 사이에서는 그 어떠한 연관성도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이 이토록 장난스러움만이 가득해 보이는 바스키아의 낙서에 열광해온 것은 단지 그의 독특한 세계관 때문일까?

 

바스키아의 그림에 등장하는 ‘SAMO’(‘Same Old Shit’란 욕의 약자)는 그가 조직한 낙서 그룹이다. 세상에 대한 통렬한 낙서 정신(?)이라고 할까. 그러나 '무지한 동풍의 탄원처럼', '세이모는 신의 대안책이다' 등 그의 글은 많은 상징을 담고 있다. 어느 날 기자가 물었다.

 

"그림 안에 있는 글을 해석해 주시죠?" "그냥 글자예요." "압니다. 그런데 어디서 따온 겁니까?" "모르겠어요. 음악가에게 음표는 어디서 따오는지 물어보세요. 그건 그렇고, 당신의 말은 어디서 따옵니까?"

 

끊임 없이 자유를 갈망하던 바스키아. 예술계의 거대한 빛을 너무 일찍 잃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예술성을 발휘하기에는 오히려 나쁘지 않은 시대였던 것 같다. 바스키아 본인에게는 거칠고 험난한 세상이었겠지만, 그 어둠과 장애물 덕분에 검은 피카소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라는 조금은 잔인한 생각을 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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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의 사랑 소네트
파블로 네루다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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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정형시들이 있다. 우리에게 시조가 있듯 중국에는 한시가 있고 일본에는 하이쿠가 있으며 유럽에는 이탈리아에서 발원한 소네트가 있다. 소네트는 14행(4.4.3.3행)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대개는 ‘사랑’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소네트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네루다는 스무살 때, 슬픈 사랑의 시, 버림받은 남자의 노래인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하나의 절망의 노래>를 썼다. 그로부터 30년 지난 뒤에 쓴 <사랑의 소네트>. 네루다 초기의 육감적이고 열정적인 사랑과는 달리 짙은 향기가 아련히 숨 쉬는 사랑을 찬미했다.

 

1904년 칠레에서 태어나 솟구쳐 오르는 격정과 폭발적인 상상력으로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꿈과 현실을 그려 노벨문학상을 탔다. 가난하게 살았고 매우 서민적인 분위기에서 사춘기를 보냈으며 어른이 되어 도시의 비인간화를 뼛속 깊이 체험한 그의 감각과 감성의 뿌리가 민중에 내리뻗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사랑의 대상은 그의 연인이기도 하지만 조국이나, 민중, 대자연이기도 하다.

 

그가 남긴 100편의 사랑 소네트를 읽다 보면 웬만한 시가 눈에 안 들어온다. 스케일 면에서나 상상력과 감성의 크기가 신적인 것과 연결된 것만 같다. 거대한 영혼의 울림이 느껴지는 그의 시. 숭엄한 삶과 사랑 앞에 인간의 기품이나 품위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아주 깊은 혼의 골짜기에서 길어 올린 듯이 기품 있는 영혼의 시. 언제나 열렬히 압도해온다.

 

 

당신이 소금 장미나 황옥이었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야,

불이 뿜어내는 카네이션의 화살이었대도.

어떤 숨겨진 게 사랑받을 만큼 당신을 사랑한다,

은밀히, 그늘과 영혼 사이에서.

 

꽃은 피지 않지만 그 속에 숨겨진 꽃의 빛을

지니고 있는 식물처럼 당신을 사랑해;

땅에서 올라와 내 몸에 은밀히 살고 있는

어떤 순수한 향기, 당신의 사랑이 고마워.

 

(소네트 17번 중에서, 29쪽)

 

 

소네트 17번에서 “꽃은 피지 않지만 그 속에 숨겨진 꽃의 빛을 지니고 있는 식물처럼 사랑하는 것”이란 문장은 사랑의 핵심으로 보인다. 다 알면 뻔하고 심드렁해진다. 연막탄이 터져 연기가 다 사라지기 전 아련한 상태까지 사랑의 신비가 아닐까. 솔직하게 사랑하되 다 보여주지 말 것. 사랑하되 매력을 잃지 말 것. 이렇게 사랑에 대해 아는 게 많은 것처럼 보이는 자가 실전에 약할 수 있다. 이도 저도 머리가 아프다 싶으면 자기 생긴 대로 사랑하면 된다. 다른 방법으로 사랑할 줄 모르므로.

 

사랑은 ‘나’를 변화시키고 ‘나’를 일어서게 하며 어기차게 한다. 나를 매만져 세상 사랑하며 살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벼리이다. 사랑의 묘력(妙力)은 경이로운 ‘변화’이고 놀라운 ‘치유력’이 되기도 한다.

 

 

빛을 위한 불, 빵을 위한 한 많은 달,

그 멍든 비밀 둘레에 바르는 자스민:

그러자 겁나는 사랑으로부터, 부드럽고 흰 손이

내 눈에 평화를, 내 오관에 태양을 퍼부었다.

 

사랑이여, 얼마나 빨리 당신은

상처 있던 자리에 기분 좋은 견고함을 만들어내는가!

당신은 맹금의 발톱을 물리쳤고, 이제

우리는 세계 앞에 하나의 삶으로 서 있다.

 

(중략)

 

그래도 이 땅을 넘어, 그 그늘진 어둠을 넘어

우리 사랑의 광휘는 살아 있으리.

 

 

(소네트 23번 중에서, 37쪽)

 

 

그럼에도 사랑은 시시때때로 모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하는 법을 알아야 하는지 모른다. 이 시집 속의 시인의 사랑법은 ‘양면 긍정’이고 ‘양면 수용’이며 ‘양면 적용’이며 ‘양면 통합’이다. 가령 사랑에는 아름다움만 있지 않다. 추함도 있다. 또 사랑만 있지도 않다. 미움도 있는 것이다. 이 모두를 포용할 수 있어야, 지혜롭게 건사할 줄 알아야 사랑이다.

 

사랑은 ‘무한’이다. 따라서 생사와 무관하다. 살고 죽음을 넘어서 있다. 생사를 초월하여 생사의 인식 밖에 존재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사랑의 이유가 도탑고 사랑스러워야 할 것이다. 시인은 사랑의 이유들을 ‘황금의 허리’, ‘이마의 주름살’, ‘투명’과 ‘불투명’ 이런 등등의 것들이 이유라 쓰고 있지만 사실 ‘당신의 모든 것’이라 해도 잘못 풀이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사랑하기 위해’ 즉 ‘사랑 자체’에 있을 것이다. 또한 그래서 양면의 삶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이는 역으로 당신의 양면을 모두 긍정하고 이해하며 수용하고 포용하며 사랑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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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2 0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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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2 2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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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민음사입니다.

 

민음사 신간 <청춘 파산> 이 출간되었습니다.

 

 

 

파산 시대의 청춘을 대변하는 신예 작가의 출현!

 

20대에 신용 불량자, 30대에 개인 파산자가 되어 버린 인주

 

막다른 청춘 한가운데에서도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눈부신 젊음의 분투기

 

 

제 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장편소설 <청춘 파산>

 

 

 

부모님의 사업이 망하고 빚을 안게 된 30대 초반의 백인주. 개인파산, 면책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교묘한 방법으로 돈을 받아내려는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린다. 주인공은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상가 수첩 배포 아르바이트를 한다. 가는 곳마다 과거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과 함께 걸려있는 추억을 떠올린다. 인주는 자신이 살았던 괴로웠던 삶에 대해 긍정하고 사랑과 꿈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

 

 

청춘 파산‘2014, 아르바이트생 구보 씨의 일일로 읽힌다. 서울특별시 곳곳의 동네 이름으로 짠 목차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주인공은 매일 봉고차를 타고 다양한 거리에서 상가수첩을 돌린다. 분초를 다투며 상가수첩을 나눠 주는 현재의 날렵함과 각 동네에 얽힌 지난날 아르바이트의 추억담이 교묘하게 겹쳐 울림을 만든다. 빚더미에 앉은 주인공에게 날아드는 공문서들을 고스란히 제시하면서, 프리터의 삶이 결코 즐거운 낭만이 아니라 힘겨운 현실임을 상기시킨 대목도 좋았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폭죽처럼 등장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잘 만드는 작가, 그 장면들을 맵시 있게 엮어 삶의 기쁨과 슬픔을 치열하게 담는 작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심사평에서 은희경(소설가) 장은수(문학평론가) 김탁환(소설가)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2-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서평단 모집 상세내용

 

★ 응모 방법 : 리뷰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를
★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면 응모 완료.
★ 응모 기간: 2014.03.10 ~2014.03.17 (7일간)
★ 추첨 인원: 20명
★ 서평단 발표: 2014.03.18 (화) 오후
★ 서평 기간: 2014.03.20~2014.03.27 (7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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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음인입니다.


국내에서 유명한 프랑스 대표 정신과 전문의 이자 심리 치료사인 크리스토프 앙드레의 신간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서평단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학교, 직장, 데이트에서


완벽해 보이느라 지친 당신을 위한 책!



발표 차례가 다가올 때, 빌려준 돈을 돌려받아야 할 때,

형편없는 서비스에 항의하고 싶을 때, 말도 못하고 심장 박동만 빨라지지는 않는가?

많은 이들이 ‘관계에 대한 불안’으로 남을 의식하고 눈치만 살핀다.

프랑스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20년간 불안 장애를 치료해 온 두 저자는 무

대 공포증부터 수줍음, 사회 공포증까지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의 정체를

파헤치고, 당당하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백만 프랑스인의 마음 주치의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전하는 두려움 없이 관계 맺는 법!


“ 모두에게 잘 보이려 애쓰지 마라.”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진짜 나를 보여줘라.”



프랑스 대표 마음 주치의 크리스토프 앙드레의 신간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서평단 모집 신청


서둘러주세요!



▶줄거리_ 


“당신 차례입니다.”

그의 차례가 다가오고 있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손이 축축해져 반들거리는 회의 테이블 위로 땀자국이 생겼다. 주변 사람들이 그가 불안해하는 것을 알아챘을까? 그렇다, 방금 정면에 앉아 있던 사람이 그를 쳐다보다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는 지금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몇 분만 지나면 그의 차례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매우 선명했던 생각들이 지금은 불분명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몸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발표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목이 메고 입이 점점 말라 왔다. 회의실에는 물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 어쨌든 무언가를 잡으려 시도하면 그의 떨리는 손을 남들이 보게 될 것이다. 더욱이 그가 불편해 하는 것을 모두가 보았을 게 틀림없다. “내가 이런 상태가 되다니 어처구니없군. 아무리 그래 봤자 사람들이 날 잡아먹진 않을 거야. 난 그저 연말 보고만 하면 돼. 내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빌어먹을.” 그는 가슴이 답답했다.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기침했을 때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몇몇 사람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태연한 척하려 애썼다. “당신 차례입니다. 뒤보아 씨” 하고 총책임자가 그에게 말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다리가 후들거리며 힘이 빠졌다.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대부분 이런 상황을 언젠가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 앞에서 발언하거나 중요한 사람을 만날 때, 사랑을 고백할 때, 더 흔하게는 누군가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하러 갈 때 누구나 불안을 느꼈을 것이다. 그 모든 불안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퍼져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 의 동류인 인간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1) 이 두려움은 우리가 다른 사람이나 그룹의 시선, 평가에 노출될 때 생겨난다. 그 형태는 다양하다. 그룹 앞에서 말하거나 손님들이 꽉 들어찬 카페 테라스 앞을 지나갈 때, 혹은 식당에서 주문한 요리를 바꾸기 위해 종업원을 부를 때와 같은 평범한 사회적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의사와 심리학자는 타인에 대한 이러한 두려움을 두고 ‘사회 불안’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때로 질환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하거나 고통스러운 형태를 띠기도 한다. ‘사회 공포증 ’이 그런 경우다. 사회 공포증 환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공포를 느낀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자신이 먹고 있을 때 남이 쳐다보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차라리 먹지 않는 쪽을 택한다. 정신과 의사들이 ‘회피성 인격장애’라고 부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을까 끊임없이 두려워한다. 이 때문에 회피하거나 몸을 도사리고 접촉을 피한다.



왜 우리는 남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그 출현에 책임 있는 기제들은 다양하고 흥미롭다. 유전 요인, 생물학적 과정, 교육 방식, 문화적 압력, 개인적인 삶의 조건 등 많은 요소가 사회 불안의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관계나 상호 작용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더 상세히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사회적 두려움이라는 흥미로운 세계를 탐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회 불안의 원인과 구조를 설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모든 개인이 타인과 잘 어울리고 잘 살도록 돕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쓴 목적이다.


▶서평단 모집 상세내용_

★ 응모 방법 : 리뷰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를
★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면 응모 완료.
★ 응모 기간: 2014.03.06 ~2014.03.16 (11일간)
★ 추첨 인원: 20명
★ 서평단 발표: 2014.03.19(금) 오후
★ 서평 기간: 2014.03.21~2014.03.31 (11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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