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최측의농간’ 출판사로부터 신간 출간 소식을 받았다. 국문학자 양주동 선생(1903~1977)의 《문주반생기(文酒半生記)》가 완역본으로 복간되었다. 범우사가 낸 문고판은 발췌본이다. ‘최측의농간’ 출판사는 1960년에 나온 이 수필집과 《양주동 전집 4》(동국대학교출판부, 1995)에 실린 ‘문주반생기’를 비교 · 검토하여 읽기 쉬운 말로 새롭게 다듬었다. 초판(영인본)의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1,996개의 각주를 달았다고 한다.
양주동 선생은 신라 향가 연구에 큰 획을 그은 국문학자다. 그는 시인, 수필가, 비평가 등 여러 방면에서 이름을 떨쳤고, 스스로 ‘국보 1호’라고 말할 정도로 자타가 공인한 천재였다. 선생은 애주가로도 유명하다. 10살(!) 때 처음으로 술의 맛에 눈을 떴다고 한다…‥. 술과 관련된 일화가 많은데, 《문주반생기》 제2부의 제목이 ‘술’이다. 혹자는 이 책을 읽어야 술에 대한 예의를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이 책을 ‘음주기’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수필집 제목을 풀이하면 '시(詩), 문(文), 술을 중심으로 하여 보잘 것 없는 나의 반생'이라는 의미가 된다. 복간을 계기로 ‘문학인’으로서의 양주동이 재조명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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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양주동 선생의 글을 접해보지 않았고, 선생이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실을 그저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도 서재에 양주동 선생이 감수한 책 한 권을 보관하고 있다. 이 책 덕분에 양주동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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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 나온 《표준 국어대사전》이다. 그런데 이 사전은 개정증보판이다. 양주동 선생은 1977년에 작고했고, 이미 오래전부터 선생이 감수한 국어대사전이 발간되었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양주동 국어대사전’을 검색하면 70년대에 나온 국어사전을 공개한 글을 볼 수 있다. 6, 70년대에 양주동 선생과 더불어 국어사전 편찬자로 유명한 분이 이희승(1896~1989) 선생이다. 이희승 선생은 1961년에 국어대사전을 편찬했다. 현재까지도 개정증보판이 나오고 있는 국어사전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양주동 국어대사전보다 이희승 국어대사전이 더 많이 알려졌다. 양주동 국어대사전을 상세히 설명한 자료를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양주동 국어대사전 초판이 정확히 언제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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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출간 당시 국어대사전의 정가는 25,000원이다. 그때 당시 물가 기준을 생각하면 이 국어대사전 가격은 고가이다. 80년대에 라면값은 100원, 소줏값은 200원, 짜장면값은 500원이었다. 짜장면 50그릇을 실컷 먹을 수 있는 돈이면 국어대사전 한 권 구입할 수 있다. 이 사전이 나왔을 때 나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1986년, 이 해에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