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데이터 - 빅데이터도 말하지 못하는 고객행동에 관한 놀라운 진실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최원식 옮김 / 로드북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빅 데이터는 기업의 핵심 중 하나이다. 기업은 데이터를 여러모로 분석해 개별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하거나 틈새시장을 개척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뉴스에 달린 댓글, 유튜브의 동영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린 글 등도 서버에 기록돼 데이터로 남는다. 이런 데이터 대다수는 사용자들이 사적으로 남긴 것이거나 한 번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별다른 의미를 찾기 어려운 비정형 데이터다. 그러나 정보기술의 발전은 이런 데이터까지 유용한 정보로 바꿔놓고 있다. 빅 데이터는 기업이 시장 환경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경영전략을 실행해 차별적인 가치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혼란스럽다. 빅 데이터와 관련된 전략을 무조건 수용하다 보니 빅 데이터를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빅 데이터 분석에 호감을 느끼고 분석에 나서지만. 막상 효과를 얻지 못해 그냥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 빅 데이터를 통한 이익을 당장 얻기가 힘들다. 단발성에 그친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적된 빅 데이터 분석 결과가 있어야 새로운 사업 기회를 파악할 수 있다. 빅 데이터 분석이 각종 여론조사의 복병인 숨어있는 유권자의 표심을 읽을 수 있는 유력한 장치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빅 데이터 분석이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빅 데이터를 추출하는 공간은 인터넷, 모바일 환경인데 이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연령대는 젊은 층이 많다. 이 때문에 빅 데이터 분석이 다양한 연령층의 여론을 반영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사람의 선호도가 왜 변하는지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빅 데이터 분석이 사회적 분위기의 흐름, 실시간으로 변하는 여론 등은 보여줄 수 있지만 왜 그렇게 변하는지에 대한 인과관계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은 빅 데이터 분석을 전적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빅 데이터 분석에만 의존하는 기업 비즈니스 환경을 문제 삼는다. 우리 사회에 거짓이 흘러넘친다. 자연에서 동물들은 생존을 위하여 죽은 체하는 등 각종 위장전술을 쓴다. 인간 세상에서도 거짓은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거짓말을 하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단기 기대수익이 커진다. 빅 데이터 분석가는 진실과 거짓의 모호한 경계 안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고객은 일상생활에서 사물 또는 상황에 대하여 어쩔 수 없이 그럴싸하게말한다. 일상화된 거짓을 가려내고 빅 데이터로 읽을 수 없는 고객의 진실을 찾을 수 있는 분석 전략이 필요하다. 마틴 린드스트롬은 스몰데이터가 빅 데이터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성공한 여러 가지 사례를 보여준다.

 

 

스몰데이터는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단비가 된다. 장난감 회사 레고(LEGO)는 빅 데이터를 활용해 매출 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오랜 분석 끝에 레고는 절망적인 결론을 받아들였다.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레고는 포기하지 않았다. 레고는 평범한 어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어린이들은 장난감을 오랜 시간 열심히 조립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하여 레고는 블록 크기를 줄였고 조립 난이도를 높인 장난감들을 출시했다. 파산위기였던 레고는 위기를 넘겼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장난감회사로 성장했다.

 

스몰데이터란 결국, 사람의 감정 상태, 언어, 행동 등이 포함된 사소한 이야기이다. 린드스트롬은 스몰데이터가 인간적인 이야기 속에 남아있는 감성 DNA’라고 말한다. 감성적 정보에 가까운 스몰데이터는 정량적인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얻을 수 없다. 스몰데이터는 사람과 사람 사이, 즉 사람의 일상생활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정보이다. 사소한 것이 전체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빅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하려면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저장기술이 필요하다. 저장장치 역시 최근 들어 저장능력은 향상되고 가격은 내려가면서 빅 데이터 저장이 더욱 쉬워졌다. 기업들이 빅 데이터 수집과 관리에 많은 투자를 할수록 저장장치에 의존하는 일이 많아진다. 그러면 인간의 데이터 분석 능력은 저하될 것이다. 린드스트롬은 익숙함이 인간의 데이터 분석 결정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레고는 빅 데이터 분석 결과가 주는 익숙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장난감들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스몰데이터를 직감과 같은 의미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갑자기 새로운 시야가 번뜩 보이더라도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타당성이 있는지 더 깊이 파고들고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과거의 통계자료에 의존해서는 안 되고, 과거 통계자료를 뒤집는 새로운 결과를 낙관적으로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현실적인 정보를 얻고 싶으면 고객에게 찾아가는 업무가 필요하다. 물론, 스몰데이터도 무조건 100% 진실이라 볼 수 없다. 그러므로 반복적인 분석을 통해 데이터가 믿고 해석할 수 있는 단서가 맞는지 아닌지 구별해야 한다. 이럴 때 빅 데이터 분석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는 잘 보지 못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이미 익숙해져 버린 자신의 문제를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업 마케터가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고객의 마음을 읽는 일이다. 마케팅 전략과 전술을 잘 짜고, 치밀하게 광고와 프로모션 계획을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은 사람을 아는 것, 고객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감정을 이입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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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7-10-23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적인 이야기 속에 남아있는 ‘감성 DNA’ 좋은 표현이네요..

cyrus 2017-10-24 11:51   좋아요 1 | URL
DNA가 인간의 모든 특징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이죠. 그래서 린드스트롬은 인간의 언어와 행동 등에서 나타나는 스몰데이터를 ‘감성 DNA’로 비유했어요. 스몰데이터가 인간의 모든 특징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

2017-10-24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24 11:54   좋아요 0 | URL
몇 년 전만 해도 언론이 자주 언급하던 키워드 중 하나가 ‘빅 데이터’였는데 ‘제4차 산업 혁명’이 나오면서 빅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표맥(漂麥) 2017-10-2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 다리 건너 아는 분은 이 빅데이터가 연구과제인데요... 결과를 못내 전전긍긍... 그 분에게 이 책을 권하면 아마 미쳐버릴 듯...^^

cyrus 2017-10-24 15:01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는 성과 중심 사회입니다. 장기간 연구하고 분석하는 일을 하기에 열악한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