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1816년 스위스 제네바 호수 근교의 별장에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여름을 나고 있었습니다. 별장에 모인 사람들은 영국의 낭만파 시인 퍼시 셸리, 그의 아내 메리 셸리, 조지 고든 바이런 그리고 바이런의 주치의인 존 폴리도리였습니다. 이들은 독일에서 지은 공포 이야기 모음집을 읽고, 바이런이 먼저 각자 공포소설 한 편씩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메리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이야기 구상을 뒤로하고 잠을 청하기 위해 눈을 붙였습니다. 잠든 메리의 꿈속에서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생생한 꿈을 꾼 메리는 꿈속에 만난 괴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바로 메리 셸리의 대표작이 된 《프랑켄슈타인》이었습니다.

 

 

 

 

 

 

 

 

 

 

 

 

 

 

 

 

 

 

 

바이런은 《미완의 소설》이라는 제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주1]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뱀파이어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결말이 완성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폴리도리는 바이런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제대로 된 뱀파이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뱀파이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그가 만든 이야기 제목도 《뱀파이어》였습니다.[주2] 폴리도리의 뱀파이어는 잘생긴 외모에 여성 편력이 심한 바이런을 닮았습니다. 바이런은 자신과 닮은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이야기에 기분이 상했던 걸까요? 스위스 여행 직후 폴리도리는 해고당했습니다. 폴리도리는 뱀파이어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폴리도리의 소설이 싣게 되는 잡지의 편집장은 폴리도리의 동의 없이 원작자의 이름을 바이런으로 고쳤습니다. 바이런의 명성 덕분에 뱀파이어 이야기는 큰 인기를 얻었고, 잡지도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두 번째 판본에서는 폴리도리의 이름으로 발표되었지만, ‘바이런의 뱀파이어 이야기’라는 인식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폴리도리의 뱀파이어 이야기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히고 말았습니다.

 

 

공포소설 만들기 놀이가 진행되었던 그 날 스위스에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합니다. 1815년에 인도네시아에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화산재의 여파가 유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화산재로 덮인 하늘이 대낮을 어둡게 만들었고,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았습니다. 여름 같지 않은 이상기후가 계속되자 셸리 일행은 별장 안에서만 지내야만 했습니다. 답답한 분위기에 벗어나려고 바이런이 공포소설 만들기 놀이를 제안했던 것입니다.

 

 

 

 

 

요즘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잠을 강제로 쫓아내는 열대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벽에 중계하는 올림픽 경기까지 시청하고 나면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웁니다. 가족들 모두 잠들고 나면 집에 저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럴 때 무서운 이야기를 모은 책을 읽습니다. 억지로 잠을 깨우려고 유튜브에 있는 무서운 동영상도 보곤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은근히 겁이 많아서 무서운 이야기를 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글 쓰는 놀이를 제안합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직접 경험했던 기이한 일, 아는 사람들에게 들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직접 창작한 공포 이야기도 환영합니다. 주제와 양식, 분량은 자유입니다.

 

 

다만, 이 놀이에 참여하기 전에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 누구나 다 아는 무서운 이야기는 소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창작한 공포 이야기일 경우, 만든 사람의 이름을 밝힙니다.

 

* 무서운 동영상을 올려도 좋습니다. 동영상을 올리기 전에, ‘깜놀주의’ 같은 문구를 남깁니다. 하지만 보는 이의 불쾌감 또는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동영상(19금 제한이 걸릴 수 있는 고어 영상)은 올리지 않도록 합니다. 이 놀이의 취지는 ‘건강한 공포’를 즐기는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전체 공개’로 설정했습니다. 반응이 저조하면...  그냥 없었던 걸로.... ^^;;  저는 유명 작가들이 썼으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무서운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주1] 《세계 호러 단편 100선》 (책세상, 2005년)에 수록

[주2] 《뱀파이어 걸작선》 (책세상, 2006년)에 수록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6-08-1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기공포,스릴러 이야기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주제네요..난감..ㄷㄷㄷㄷㅎㅎㅎㅎ

cyrus 2016-08-10 13:03   좋아요 1 | URL
없으면 없는거죠. 억지로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귀신을 본 적이 없어서 무서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소개할 자신이 없어요. ^^

2016-08-10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8-10 20:21   좋아요 0 | URL
**님이 주신 선물 기대됩니다.

제가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그냥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yamoo 2016-08-11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이야기....이거 제대로 만나기 참으로 어렵더군요~
호러 소설이면 대부분 고딕 소설을 포함하는데....진짜 무서운 작품이 별로 없는 듯합니다..
엔날 전설의 고향 `여곡성` 볼 때처럼 그런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더위를 잊기 딱인데 말이죠..ㅎ

cyrus 2016-08-11 20:35   좋아요 0 | URL
진짜 무서운 작품이 없다. 그게 공포문학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스티븐 킹 같은 인지도 높은 작가의 작품이 아닌 이상 작품성 높은 공포소설이 자주 나오는 경우가 드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