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의 첫 하루가 시작되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 일찍부터 신묘년의 해돋이를 바라보면서 희망찬 새해를 다짐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계 인사들의 신년사 역시 빠질 수가 없다.  힘들고 어두웠던 작년의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고 올해에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많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하는 새해 인사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신년사 같은 경우에는 다른 유명인사들의 신년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앞으로의 정치적 구상과 행보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작년 MB의 신년사를 들춰보기로 한다. 으레, 신년사 같은 경우에는 고사성어를 적절히 인용하여 신년화두를 언급하게 되는데 2010년 MB의 신년사에는 ' 일로영일(一勞永逸) ' 이라는 사자성어가 신년화두로 제시되었다.       

    一 勞 永 逸     

한 일 / 일할 로 / 길 영 / 편안할 일
 

MB는 '한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면 영원히 번영할 수 있다' 는 뜻의 '일로영일'의 자세로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초석을 확실히 다질 것이며 서로 나누고, 베풀 수 있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서로 나누고 베푸기는커녕 2010년 사회에는 ' 대립' 그 자체였다. 국회장에서는 서로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서 욕설과 주먹이 난무하는 정당들의 싸움터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리고 MB가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 서로 나누고, 베풀 수 있는 사회 ' 는 후에 ' 공정사회 ' 라는 화두로 집약되어 등 돌린 민심을 사로잡으려고 했지만, 민심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냉담했다. 무엇보다도 '영포회' 인사 개입 논란과 외교통상부 부정 채용 논란이 불거지게 되자 '공정사회' 라는 의미가 퇴색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2010년 신년화두와 같은 경우에는 사자정어 본연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MB의 일로일영은 한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면 영원히 번영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사자성어는 두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다.    

  1) 한 때 고생하고 오랫동안 안락을 누림.  

  2) 적은 노고의 보람으로 오랜 이익을 봄.         

  * 출처: 네이버 한자사전

 

2010년에도 조금만 더 고생하면 이익과 안락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에 찬 의미로 말한 것일까 . . , ?    아이러니하게도, 사자성어의 의미는 현실로 이루어졌다.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기만한 경제 상황과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습격 사건 이후로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펼친 정부의 행보 때문에 2010년에도 고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올해 MB가 제시한 신년화두는 무엇일까?   바로, 일기가성(一氣呵成) 이다.
   
 

一 氣 呵 成

한 일 / 기운 기 / 꾸짖을 가 / 이룰 성 
 

MB의 일기가성은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미루지 않고 이뤄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옥편에서 말하는 일기가성의 본연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주장하고 있다. 이 사자성어 역시 일로일영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다.    

16세기 중국 명나라 시인 호응린이 시평론집 '시수'에서 시인 두보의 작품 '등고'를 평하며 사용한 표현으로 '문장의 처음과 끝이 일관되고 빈틈없이 순리에 따라 짜여있다' 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로는 ' 일을 단숨에 몰아쳐 해낸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새해 국운융성의 기회를 통해서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MB의 포부와 잘 맞아 떨어지는 화두이다.  작년의 신년화두처럼 이번 해에도 그 의미가 현실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성공적으로 개최된 서울 G-20 정상회의의 기세를 힘입어 올해에도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무언가를 하겠다는 뜻일텐데 , , ,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MB 혼자만으로는 이룰 수가 없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단합이 필요하다.  이번 신년화두 같은 경우에도 작년처럼 국민들과의 화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신년화두를 보면서 내심 불편하다. 특히, 꾸짖을 가(呵) 가 유독 눈에 걸린다.  

작년과 같은 선진국다운 국가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 정부는 국민들을 단호하게 꾸짖겠다는 의미인가?  오히려 국민들이 정부에 대해서 꾸짖어도 모자랄 판에 사돈 남 말 하고 있다.  당근이라는 선진국이라는 겉만 번지르르해 보이는 화려한 명함으로 유인하여 국민들에게 채찍질로 가해서 작년과 같이 고생시킬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마고님의 삶의 모토처럼, 모든 이들이 같이 할 수 있도록 천천히 가도 좋을텐데 말이다.

신년사를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 유명한 고전에서 사자성어를 인용하여 간결하게 신년화두를 제시해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새해를 맞이하여 하는 공식적인 인사말답게 앞으로의 2011년을 보내기 위한 확고한 의지가 부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의미의 신년화두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1-01-0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심 불편하여 뉴스를 딱 틀어 쥐 한마리가 보이면
채널 돌립니다. 물론 듣고 생각해야 판단도 가능하겠지만 왜이리 싫은가 몰라요. ^^

아아,, 우리는 천천히 가요, 사이러스님!

cyrus 2011-01-03 15:16   좋아요 0 | URL
저도 뉴스보다 간혹 나오게 되면 다른 채널로 살짝,,^^;;

감은빛 2011-01-04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대강 사업을 단숨에 해치워버리겠다는 포부를 밝혔군요.
정말 꼴보기 싫은 인간(?) 아니 쥐새끼로군요!

cyrus 2011-01-04 22:29   좋아요 0 | URL
정말 신년사가 올해 정치적인 포부가 될줄이야 몰랐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경제 안정과 남북 평화를 올해 정책 키워드로
강조를 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