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12월 18일 , , ,  펭귄클래식 시리즈 100번째 출간 기념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강연하는 날입니다.  지금 제 머리 속에는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서울, 웅진출판사 건물로 찾아 갈 수 있을까? ' 등등 , , ,  

온갖 생각에 가득 차 있어요.   
  

새벽 아르바이트를 아침에 마치자마자 바로 서울행 기차를 타고 가는 것쯤이야 문제는 없는데, 강연이 끝나고 난 뒤가 제일 걱정이 되네요.   하루 외박하고 싶은데 서울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아마도 저와 함께 강연에 참가하시게 될 매버릭꾸랑님과 단 둘이서 서울이라는 타지에서 밤을 새야 할 거 같네요.    

뭐,,, 대학교 시절에 밤 새서 술과 안주를 벗 삼는 것이 일상이라서,,, -_-;;  그렇게 나쁘지는 않게 여기지만, 서울 물가가 좀 쌘 걸로 알고 있는데 돈이 꽤 많이 나갈까봐 걱정되네요,  

괜히 저 때문에 타지에 사시는 꾸랑님도 밖에서 보내셔야할텐데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거기에다가 사실 저도 수중에 돈이 많지 않아서,,,  그 날 강연 끝나고 뭐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ㅠ_ㅠ  

하지만, 이번 강연회가 생애 첫 인문학 & 고전 강연이라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기도 합니다. 평소에 이름만 들어보던 유명한 고전을 강연회를 계기로 더욱 심도있게 배우고 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뜻 깊고 의미 있는 일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강연회 전부터 <시학>에 대한 내용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시학>을 알라딘에서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서 전부터 읽고보고 싶어서 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구입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습니다. 그동안 모아놓은 적립금으로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  

특히, 그리스 비극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관점을 서로 비교해서 읽어보니 흥미롭고 괜찮았습니다.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시학>에는 플라톤이 쓴 <시학>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도 호라티우스, 롱기누스의 시론도 함께 번역, 수록되어 있어요)   

 

 

 

 

 

 

 

 

무엇보다도,  소장하고 있었던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1> 에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시학을 비교할 수 있게 풀어놓은 대화체 내용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진중권의 유명한 저작인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에 나오는 인물이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이죠)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진중권의 책 1권에 [원형 극장에서] 라는 소제목의 글에 있습니다. 그 글의 마지막에 저자가 참고한 책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 목록에도 천병희 교수의 <시학>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시야말로 역사보다 철학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플라톤은 반대로 시는 단지 모방에 불과한 글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시가 인간의 감정을 모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정을 하고는 있지만, 모방한 것을 본 독자들이 느끼는 정신적인 쾌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평일 오후 8시 20분쯤에 하는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를 보는 저희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주인공 동해가 잃어버린 아버지인 제임스(강석우 분)를 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동해의 입장이 되어 애가 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서 과거까지 숨기는 등 거짓말을 일삼는 윤새와(박정아 역)를 보면서 욕(?)을 합니다.  주인공의 앞길을 사사건건 태클을 하는 윤새와를 어머니는 못마땅해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이야기가 점차적으로 그녀의 숨겼던 과거가 들통나기 시작하면서 어머니는 기분 좋아지게 됩니다.  

이렇듯,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감정을 흥분시키게 하여 진정시키게 하듯이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도 그렇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정의한 단어를 카타르시스(katharsis, 정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시학>을 번역한 천병희 교수는 서론에서 정작 이 책에서는 카타르시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학>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 제목이 <시학>이길래 시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다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시뿐만 아니라 비극 작품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이 책을 읽어보게 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시론과 부합되는 작품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강연 후기 때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천 교수가 번역한 <소포클레스 전집>만 읽어봤는데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들이 번역되어 나왔으니 이번 강연회를 기회 삼아서 그동안 쭉 군침만 흘린 채 눈여겨 봤었던 그리스 비극들을 읽어봐야겠습니다.  

                                      

 

 

 

 

  

 

 

 

 

 

 

 

 

 

 

  

 

 *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서사시입니다.  

 

 음,,,

내일 서울에서의 일정이 2010년 마무리를 장식하는 스펙타클한 하루가 될 거 같다는 

예감이 슬쩍 드네요... 

 

어쨌든, 이미 주사위는 던져 졌으니  

6이라는 큰 숫자가 나올지, 아니면 1이라는 작은 숫자가 나오게 될지 

내일이 되어봐야 알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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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2-18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입 D-1이나 신혼 첫날밤 카운트 다운 하는 것 같아요.
전 위에 언급하신 책들 중에서 진중권 미학오딧세이만 어렵게 읽었었네요.

암튼 맘껏 즐기시고 무사귀환하세요~^^

cyrus 2010-12-18 09:29   좋아요 0 | URL
정말 고대하던 강연회라서 기대가 되네요.
꾸랑님과 함께 무사귀환하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0-12-1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운데 술 너무 많이 드시지 말고,
잼난 이야기 많이 나누세요.
나두 너무 혹하는데,, 아아,, 가고 싶다.... 강연보다도
사이러스님과 매버릭 님의 만남이 더 가고 싶네요. 아하하.

cyrus 2010-12-19 19:35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술 많이 안 마셨어요, 저 그날 생전 처음 겪어본 환경과
분위기라서 그런지 그날 술빨이 좀 안 맞더라고요^^;;
강연 끝나고 카페 회원분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었는데,
그날 머리속에 집에 어떻게 가야할까? 아니면 서울에 밤 새야할까?
막 걱정만 했답니다. 그러다가 결국 꾸랑님이렁 저랑
막차를 못 타서 모텔에서 외박했습니다.^^;;
어쨌든 그날 저랑 꾸랑님 모두 흡족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