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책]방
EP. 18
환상문학
※ <환상문학>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enre.fiction/
애서가는 책방지기와 친하게 지낼수록 좋다. 책방지기는 동종업계 소식에 관심이 많다. 전국의 특색 있는 책방뿐만 아니라 생긴 지 얼마 안 된 ‘아가 책방’까지 알고 있다. 작년 말에 나의 주말 친구인 <직립보행> 책방지기는 방천시장 안에 있는 책방 <북셀러>를 소개해줬다(한 번 방문한 적 있다. 방문 후기는 다음에 공개하겠다). <일글책> 책방지기는 동성로에 새롭게 문을 연 <환상 문학>을 알려줬다.
<환상문학>은 장르문학 전문 서점이다. 장르문학의 범주는 정해진 건 없지만, 대체로 추리(미스터리), SF, 판타지, 스릴러, 로맨스, 호러(공포문학), 그래픽노블, 라이트노벨 등이 포함된다. 장르문학 도서만 만날 수 있는 대구 책방은 <환상문학>이 처음이다. 올해 2월 13일에 연 ‘아가 책방’이다.
대부분 책방은 ‘가 오픈(임시 개장)’ 기간 동안 문을 열어 손님들을 맞이한다. 책방지기는 책방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임시 개장 사실을 알리는데, 완전하지 않은 형태의 책방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책방의 임시 개장은 예행연습(리허설) 또는 스포츠의 시범 경기로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환상문학>은 임시 개장 없이 2월 12일에 정식 개장 사실을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공지했다. 책방지기가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거의 완벽하게 갖춰진 책방을 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직접 가보니 신생 책방에서만 볼 수 있는 미비한 점들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미 <환상문학>에 다녀간 몇몇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엽기부족’이라는 닉네임의 장르문학 전문 파워블로거가 <환상문학>에 다녀갔고, 그분이 <환 문학> 큐레이션을 좋게 평가한 후기를 남기셨으니 내가 책방의 좋은 점을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 일단 너무 좋다. 대구에도 장르문학 마니아를 위한 책방이 생겨서.
<환상문학>은 ‘나만 아는 공간’이 아니라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를 위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기적으로 자주 가야겠다. 대낮보다는 저녁에 찍힌 책방 사진이 확실히 멋져 보인다. 밤에 꼭 가보길 추천한다. 밤에 열린 책방은 사진보다 직접 보는 게 훨씬 매력적이다. <환상문학>은 정기 휴무일인 목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주말에 밤 9시까지 연다.
재미있게도 내가 자주 가는 이자카야가 <환상문학>에서 바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런, 카드값이 확 올라가는 지점이 또 생겼다. 여기에 한 번 오면 책에 취하고, 술에 취하겠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