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셰익스피어(Shakespeare)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희곡이나 연극을 공부한다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그냥 지날 칠 수 없다. 셰익스피어의 역사극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질 정도로 그의 대표작인 4대 비극 못지않게 유명하다. 그런데 역사극은 국내에서는 거의 공연되지 않은 편이다. 셰익스피어의 역사극은 영국 역사에서도 가장 민감한 정치적 사건인 왕위 찬탈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역사적 배경과 작중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역사극을 읽으면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 스탠리 웰스 외 《셰익스피어의 책: 인간의 정신을 윤택하게 한 문호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지식갤러리, 2015)
나는 셰익스피어의 역사극을 읽기 전에 ‘ 《셰익스피어의 책》을 참고했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에 접근하기 위한 독해 방식을 알려준다. 그리고 각 작품의 줄거리와 독자가 주목해야 할 작품의 핵심적인 내용, 영화나 연극으로 각색되어 재탄생되고 있는 작품의 영향력 등을 소개한다. 《셰익스피어의 책》의 공동 저자는 “셰익스피어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라고 치켜세우는 것만으로 불충분”하다고 말한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통찰을 극적인 형식으로 표현하는 예술적 기교’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의 마음을 잘 아는 ‘특출한 소통 능력까지 겸비한 철학자, 심리학자 겸 시인’에 가깝다(19쪽).
이 책의 장점은 독자의 관심을 끌게 만드는 풍부한 도판이다. 그러나 ‘옥에 티’가 많다.
『에드워드 3세』는 그 시점에서야 셰익스피어가 일부라도 집필에 참여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인정되었고, 『토머스 모어』은 필사본으로만 전해지는 각본으로 적어도 하나의 뛰어난 장만은 셰익스피어가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된다. (19쪽)
‘『토머스 모어』는’으로 써야 한다.
1587년에 오랫동안 수감되었던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사촌인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죽이려는 음모에 연루되어 처형당했다. 이에 대응해 스페인의 펠리페 2세는 140척의 무적함대(아르마다)를 파견했다. 엘리자베스의 메리 1세의 남편이던 펠리페 2세는 영국을 침공하여 ‘이단자’ 엘리자베스 여왕을 폐위시키고 가톨릭 국교를 회복하려는 심산이었다. (23쪽)
내가 밑줄을 친 구절이 어색하다. ‘피의 메리(Bloody Mary)’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메리 1세는 엘리자베스 1세의 이복 언니다. 메리는 영국을 강력한 가톨릭 국가로 만들기 위해 스페인의 황제 펠리페 2세와 정략결혼을 했다. ‘엘리자베스의 메리 1세의 남편’을 ‘엘리자베스의 이복 언니이자 메리 1세의 남편’으로 고쳐야 한다.
* 《헨리 6세 3부》의 줄거리를 소개한 내용 중에서, 쪽수 미확인
릭이 에드워드 4세의 대사로 프랑스의 루이 11세를 찾아갔다가 망신을 당하고 헨리 왕의 편으로 들어선다. 워릭, 클래런스 공작, 랭커스터가의 군대가 에드워드 4세를 타도하기 위해 진군한다.
‘릭’은 《헨리 6세 3부》의 등장인물 이름인 ‘워릭(Warwick)’의 오자이다.
* 《리처드 3세》의 줄거리를 소개한 내용 중에서, 57쪽
리처드가 앤, 엘리자베스 왕비, 공작부인은 런던탑의 왕자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놓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사실을 앤이 알게 된다.
‘공작부인을’이라고 써야 한다.
* 《리처드 2세》의 줄거리를 소개한 내용 중에서, 94쪽
해리 볼링브로크가 왕 앞에서 토머스 모브레이를 반역죄로 고발하고, 둘이서 서로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
‘해리’는 오자다. 정확한 이름은 ‘헨리 볼링브로크(Henry Bolingbroke)’다.
나는 《셰익스피어의 책》을 역사극 위주로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의 ‘절반’만 읽은 셈이다. 아직 보지 않은 희곡과 비극을 소개한 내용에 오자가 더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