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 어떻게 봐야 하나?
닐 포스트만 / 참미디어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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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문화평론가 마셜 맥루언(Marshall McLuhan)은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고 생각했다. 말과 글은 인간의 생각을 표현하고 확장하기 위한 미디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TV 방송은 인간의 시각 능력을 확장한 미디어. 우리는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가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세상의 모든 소식을 접한다. 우리는 미디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본다. 미디어는 우리 삶의 일부다.

 

영국 밴드 버글스(The Buggles)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외친 게 1979. 그로부터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버글스와 MTV[]는 틀렸다. 한물간 매체로 여겼던 라디오는 지금도 버젓이 살아 있다. 혹시 누군가가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패러디해 “유튜버TV 스타를 죽였다”라고 말했어도 틀렸다. TV와 종이를 뛰어넘은 유튜브의 영향력은 굳이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TV 스타들은 유튜브로 넘어와 1인 미디어가 되어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한다. 반대로 유튜버는 TV에 출연하여 자신을 영향력 있는 개인(influencer)’으로 소개한다. 유튜브는 TV보다 압도적인 파급력과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TV의 영향력은 아직 죽지 않았다. 현재 올드 미디어의 패왕 TV와 뉴 미디어의 신흥 군주 유튜브는 서로의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스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많은 사람에게 TV는 세상을 들여다보고, 때로 자신을 발견하는 거울과 같다. 일상 속에서 습관처럼 벽에 걸린 거울을 보고, 거울에 비친 모습과 무관하게 옷매무새를 고치기도 한다. 그러다가 거울 속의 나를 관찰한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습관적으로 거울 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TV에 의도치 않게 빠져드는 대중의 모습과 흡사하다. TV 시청은 기본적으로 수동적인 행위다.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수동성 속에서 감각적 자극을 통해 몰입하게 만드는 게 TV의 장점이다. 맥루언이 미디어는 마사지다라고 말한 바 있듯이 미디어를 통해 전달된 메시지는 우리의 일상을 조물조물 마사지하듯 지배한다. 상업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로서 TV가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의 문화평론가 닐 포스트먼(Neil Postman)은 맥루언의 영향을 받아 미디어의 영향력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미디어의 긍정적인 파급력에 주목한 맥루언과 달리 미디어의 부정적 파급력에 비판적인 시선을 준다. 포스트먼은 미디어 중에서도 특히 TV의 문제점에 주목했다. 그는 1985년에 발표한 죽도록 즐기기(Amusing Ourselves to Death)에서 TV가 중심이 된 시대를 성찰 없는 가벼운 세계로 본다. 뉴스에서 우리가 보고 듣는 것, 광고 등 모든 것들은 상업성을 띠고 있으며 거기서 교육적이라든지 성찰할 수 있는 어떤 장점도 찾아낼 수 없다는 얘기다.

 

 

 

 

 

 

90년대 아날로그를 느낄 수 있는 책 앞표지.

KBS를 제외한 나머지 방송국 로고는 현재 사용되지 않는다.

TV 화면에 있는 사진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성화대다.

이때 성화가 타오를 때 개막식을 위해 풀어놓은 비둘기 떼 중 한 마리가

불에 타 죽었다‥…

왼쪽에 김정일 사진이 있고, 그 뒤에 무너진 삼풍백화점을 찍은 사진이 있다.

 

 

 

 

 

 

 

TV 뉴스, 어떻게 봐야 하나?(How to Watch TV News)는 잘 알려지지 않은 포스트먼의 저서이다. 1992년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스티븐 파워즈(Steve Powers)는 라디오 및 TV 뉴스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저널리스트다. 두 저자는 미국의 뉴스 제작 과정을 설명하면서 TV 뉴스가 어떻게 돈벌이를 우선하는 영리 기관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시청자를 최대한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을 만든다. 그 상품이 바로 뉴스다. 뉴스 앵커는 다양한 표정을 짓고, 과장된 어조로 뉴스를 알린다. ‘배우 앵커(actor anchor)의 모습에 푹 빠진 시청자는 뉴스가 진실한 정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대다수 시청자는 뉴스 내용이 얼마나 정확한지 제대로 판별하지 못한다. 그들은 배우 앵커에게서 나온 말들을 사건 그 자체로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두 저자는 TV 뉴스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광범위한 독서를 하라고 강조한다. 책은 뉴스에서 볼 수 없는 복잡성과 사실들에 대한 정보로 가득하다. 물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책만 골라 보는 편식 독서는 분별있는 독자 또는 뉴스 시청자가 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TV 뉴스, 어떻게 봐야 하나?단편적이고 흥미 위주의 가십거리와 가짜 뉴스같은 오물들이 넘쳐나는 미디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는 삶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나온 지 꽤 오래된 책이지만 비판적으로 뉴스 보기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 MTV는 미국의 음악 방송 채널로 1981년 개국 당시 처음 방송한 뮤직비디오가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였다. 귀로 듣는 음악을 눈으로 보는 음악으로 변화시킨 MTV의 개국 취지에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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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 2020-03-2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식 독서가 찔려요. 대학 시절에 읽었던 책 지금 마주하니까 신기해. 나이든 거겠지, 쿨럭.

cyrus 2020-03-25 22:31   좋아요 0 | URL
요즘 저도 읽기 편안한 분야의 책만 읽고 있어요. 도서관에 가지 못하게 되니까 편식 독서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20-03-26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루언.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인간의 확장이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라 헤맸던 경험이 있습니다.

cyrus 2020-04-01 08:06   좋아요 0 | URL
이름 쓰기도 어려워요. ‘맥루한’이라고 써야 하는지 아니면 ‘매클루언’이라고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