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주로 집에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외출을 해봤자 도서관이나 서점, 헌책방에 가보는 정도입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도 도서관에 갔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살펴봤거나 읽고 싶은 책 몇 권 빌렸습니다. 그렇지만 이날은 책을 읽으려고 도서관에 간 것은 아니었어요. 도서관에 큰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그 행사에 참여한 지인들을 만나려고 갔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대구 범어도서관에서 ‘수성인문학제’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 ‘서재를 탐하다’와 ‘읽다 익다’ 책방을 소개하는 부스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밖에도 ‘물레책방’과 ‘시인보호구역’도 수성인문학제에 참여했습니다. 네 개의 책방 모두 다 가봤던 곳입니다. 범어도서관 건너편에 수성경찰서가 있는데요, 경찰서 지나는 길을 따라가면 물레책방을 만날 수 있어요. 시인보호구역은 정훈교 시인이 문을 연 책방이에요. 이곳은 지역의 젊은 예술인들이 모이는 ‘인문 예술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탐’과 ‘읽다’가 야외 부스 행사를 통해서 소개된 건 처음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서탐’과 ‘읽다’는 대구를 대표하는 책방입니다. 책방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크고 작은 문화행사와 다양한 소모임을 열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책방 부스 행사는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 행사를 위해 ‘서탐’과 ‘읽다’ 책방지기 두 분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아침부터 분주히 준비했습니다. 저는 오후 1시경에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섰는데요, 버스를 타고 가면 도서관에 도착하는 데 40분 정도 걸립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일찍 갈 걸 그랬어요. 제가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 ‘우주지감’ 독서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시는 쌤 한 분이 부스를 지키고 있었어요. 지난달 독서모임에 개인 사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는데, 거의 두 달 만에 ‘우주지감’ 쌤들을 뵙게 되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행사가 마칠 때까지 부스를 지켰습니다. 부스 안에만 있으니 기분이 묘했어요. 왜냐하면 그동안 책방 부스 행사에 가면 ‘손님’의 위치에 있었거든요. 부스 안에 있으니 부스 밖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새로워 보였어요. 책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책방지기님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손님 한 분을 봤어요. 마치 ‘손님’이 되어 부스를 찾아온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오전에 일찍 부스를 찾은 ‘우주지감’ 쌤 한 분이 그림엽서 다섯 장을 사주셨어요. 그림엽서는 ‘읽다’에서만 살 수 있는 굿즈입니다. 오늘 월요일은 ‘읽다’ 그림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엽서에 그려진 그림들은 ‘읽다’ 그림 모임에 참석한 분들이 직접 그렸어요. 저는 그림엽서를 책갈피로 씁니다. ‘읽다’ 책방 전면이 그려진 그림엽서가 제일 맘에 듭니다. 이 그림엽서를 책갈피로 쓰면 책을 읽다가도 책방에 가고 싶거나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겠죠?
이번 달에 나온 《THANKSBOOK(땡스북)》 29호에 ‘읽다 익다’ 책방지기 오은아 님의 글이 실려 있어요. ‘엄마는 꿈 짓는 책방지기’라는 이름으로 은아 님의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동네서점이 돌아오고 있다 - 읽다익다 책방 편]
땡스기브, 2018년 10월 10일
https://blog.naver.com/tgive/221374766556
※ 사진은 ‘서재를 탐하다’, ‘읽다 익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습니다. 저도 사진 몇 장 찍었습니다만, 사진을 찍을 때면 제 눈은 ‘똥눈’이 되는지라 그 날의 생생함을 제대로 담지 못했어요.
‘서재를 탐하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ookstore_daegu/
‘읽다 익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ikdda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