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아직 3월이 며칠 남아있어서 여러분의 완독 소식이 느린거겠죠? 현재까지 완독했다 하신분은 미미 님.. 한 분이신게 현실입니까? 오늘내일 중으로 제가 완독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책 읽느라 여러분이 고생이 많아요. ㅠㅠ 미안...


자, 2022년의 책 목록을 공유합니다. 아마도 이미 읽은 분들도 계실것 같지만,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들을 제가 나름대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계속 생각하고 미친듯이 생각해서 결정했습니다. 12월까지 신간이 나오는 걸 봐서 수정할 수도 있겠지만, 해외에 계신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아요. 배송 시간도 엄청 걸리다보니 12월까지 일단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4월은 '김주희' 의 《레이디 크레딧》 입니다.
















이 책은 성매매 산업이 작동하는 방식과 자본의 축적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같이 읽어봅시다. 더불어 이 책과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을 함께 공유할게요.

















그간 이 책은 좀 얇다, 이 책은 쉬울 것 같다, 이 책은 재미있다 하면서 항상 다음달 책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가볍게 시작하지만 언제나 무거워지기 때문에... 함부로 또 얘기해서는 안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레이디 크레딧은 좀 쉽고 재미있지 않을까요? 기대해봅니다.



5월,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사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책이 바로 이 해러웨이 선언문 입니다. 책 소개를 보면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에 관한 전복적 사유' 라고 하는데.. 일단 저는 '사이보그'에서 눈이 핑핑 돌아버리고 게다가 그것에 대한 '전복적' 사유라니.. 아니, 전복적 너무 어렵지 않나요. 그렇지만, 우리가 어렵다고 도망가서는 안됩니다. 안돼욧!! 해러웨이 선언문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한번쯤은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는 바, 자 우리 어렵더라도 한 번 해봅시다. 어쩌면, 생각보다 쉬울지도 몰라요..(영혼 없음)



6월,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

















가부장제의 창조는 일전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서 함께 읽었던 책이니 그 때 함께했던 사람들에게는 재독이 될겁니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해서라면 재독을 원하는 분들도 계시고 또 언제든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 터라, 이번 6월에 함께읽기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읽었던 책들 중에서 재독으로 선택하게 되는 책들이 있는데요, 내년에는 '실비아 페데리치'를 다시 한 번 같이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내년에도 쭈욱 합시다. 오케?



7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8월, '에리카 밀러'의 《임신 중지》
















9월,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의 연구총서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하면서 혼자 완독하기 어려운 여성학 고전을 같이 읽어왔고 또 그 일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면서 현재의 상황을 보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에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에 대한 상관관계를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넣었습니다. 여러분, 같이 읽어봅시다.



10월,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 랜드》















제가 그동안 계속 포르노 관련 책을 같이 읽겠다고 얘기해왔던 바, 10월에는 포르노랜드를 함께 읽도록 하겠습니다. 포르노 관련이라면 저는 고전으로 통하는 드워킨의 책이나 맥키넌의 책을 같이 읽고 싶었는데 이 책들이 다시 나올 생각을 하질 않네요. 10월 전에 혹여라도 그 책들이 출간된다면 그 책들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게일 다인스의 이 책을 읽고 내년에라도 드워킨이나 맥키넌의 책이 나오면 그 때 또 한번 포르노 관련 책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의 장점이라면 드워킨이나 맥키넌보다 훨씬 더 현재를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11월, '산드라 길버트, 수전 구바'의 《다락방의 미친 여자》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읽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절판이라 그간 다들 발만 구르고 이었지요. 이 책의 개정판 소식을 들었던 바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오는대로 함께 읽도록 하겠습니다. 11월에 넣어두었으니 그 전에 개정판이 나오기를 바라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에는 제인 오스틴, 샬롯 브론테의 작품들이 언급됩니다. 계획대로 우리가 11월에 읽게 된다면 아직 조금 시간이 있으니, 여러분, 수시로 오스틴과 디킨슨과 브론테 자매들의 책을 읽으면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맞이할 준비를 합시다.

여러분 움직여, 움직여!!!



12월, '니나 브로크만, 엘렌 스퇴켄 달'의 《질의 응답》
















12월은 그동안 빡센 책들 읽어온 여러분들을 조금 쉬게 해주자는 의미로, 그렇다고 또 책을 아예 안읽으면 공부의 감각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질의 응답으로 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우리 생각보다 많이 모를겁니다. 그러니 한 번 이번 기회에 읽어봅시다.




위의 책들을 읽는 해당하는 달에는 제가 아는대로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책들에 어떤 책들을 같이 읽으면 좋을지 머릿속에 다 있는데, 해러웨이 선언문...은 없다........ 성의 변증법??



아무튼 책 선정 하는게 오늘 하루 뚝딱 되는게 아니라 길고 오래 생각합니다. 아 이걸 하면 어떨까 이건 어떨까 나름 메모도 하고 기억도 해뒀다가 얼추 몇 권 됐다 싶으면 이렇게 리스트업 하게 되는데요, 대부분 저도 읽지 않은 책들이다보니 사실 이 책들의 내용이 어떨지 저도 잘 모릅니다. 읽었다가 뭐 이런 책이 다있담?? 하게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런대로 또 비판을 합시다. 



그나저나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도 다이어리에 메모하고 그 과정에서 오늘 책 일곱권 산 거 안비밀... ㅠㅠ 아 여덟권 샀나? ㅜㅜㅜ 책 산건 다음에 인증샷으로 올릴게요. 그럼 여러분 힘내요!!


댓글(52) 먼댓글(4) 좋아요(3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5월, 해러웨이 선언문
    from 마지막 키스 2022-04-28 09:39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5월의 책은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입니다.책이 두 권 링크되어 있어 두 권짜리인가 염려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오른쪽 링크는 전자책 입니다. 전자책으로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이 책은 아주 어려울 것 같지만, 그러나 여성주의 공부를 함에 있어서 한번쯤은 읽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저는 이 책을 책장에서 꺼내두었는데요, 책 뒷표지에 정희진 선생님의 추천사가 있더라고요. 정희진 쌤이 가장
  2.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6월, 가부장제의 창조
    from 마지막 키스 2022-05-31 10:11 
    아니, 이 페이퍼까지 쓰면 오늘 총 세 개의 글을 쓰네. 리뷰 하나, 페이퍼 둘. 세상에 글 제조기여 뭐여.. 아무튼,6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입니다. 여성주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책도 언젠가 한 번은 꼭 읽어보겠다! 생각하신 분이 많으실텐데요, 그러나 두꺼운 분량에.. 뒤로 미루거나 중단한 분들 역시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이번 기회에 도전!!도나 해러웨이 책이 너무 어려운데도 여러분 다들 열심
  3.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7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from 마지막 키스 2022-06-30 08:13 
    7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6월 한달도 가부장제의 창조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어제 그제 다 읽었다는 북플이 쑥쑥 올라오더라고요. 가부장제의 창조는 제가 역사 바보라서 그런지 읽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서 틈틈이 여러분들이 올려주시는 글들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7월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입니다. 이미 이 책을 읽으신
  4.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8월, 임신중지
    from 마지막 키스 2022-07-27 17:32 
    여러분, 안녕?8월이 곧 오네요. 샤라라랑~ 아름다운 8월이지만, 우리가 읽을 책은 아름다운 것과는 거리가 먼 책이 될듯 합니다.그것은 바로바로~ '에리카 밀러'의 《임신중지》!!우리, 뜨거운 8월에 임신중지 읽으면서 뜨겁게 분노하고 뜨겁게 으르렁 댑시다.으르렁~ 어흥~~ 7월 도서 완독 인증과 글이 쭉쭉 올라오고 있네요.다 읽은 분들 수고하셨습니다.아직 읽고 계신 분들도 힘내세요.빠샤!!그러면 저는 내일 오전, 아무말 페이퍼로 돌아오겠습니댜.슝-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 2022-04-02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시 들어와서 다시봐도 너무 좋은 리스트다.. 나야, 올해에도 진짜 꼭 다 읽어야해. 다짐하자 나야.!!! 힘내 나야 힘내자!

나비 2022-04-0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성괴물>진짜 꼭 읽으려다가 초반에 아브젝션 보다가 혼미해져서;; 포기하고 ㅠㅠ 레이디 크레딧을 시작했어요... 2022년에 전부 다..는 참여못해도 꼭 꼭 참여하고 싶어요~~ 다락방님 항상 감사해요!!

다락방 2022-04-07 15:24   좋아요 0 | URL
네네, 나비 님.
레이디 크레딧 벌써 시작하신 다른 분들고 계셔서 글도 올라오니 참고하면서 읽으시면 도움이 될겁니다. 나비님, 화이팅이요!! >.<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시사IN(시사인) 제758호 : 2022.03.29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울진군 산불을 진화하는 소방관들의 기사, 특정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 영화 <벨파스트> 리뷰 들이 좋았다. 김이경의 책 리뷰는 마침 그 책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포함하려던 터라 읽는게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박지현 위원장의 인터뷰가 좋았는데, 정치를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디지털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정치를 시작하면 어떨까, 물었다는 것도 그리고 그들이 모두 응원한다 말해줬다는 것도 인상깊었다. 이 젊은 여성들이 있는한 이 나라가 내 걱정만큼 마냥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더 응원하고 싶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겠다, 이 여성들에게 나는 힘을 실어주겠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알게 되는 가장 흔한 루트가 남성 지인이에요. 남동생, 아는 오빠, 남성 친구로부터 '어떤 사이트에서 너를 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결국 이 사람도 누군가의 불법 영상을 보러 사이트에 들어간 것이었죠." -p.19 <이것저것 재지 말고 사과하며 정공법으로> 中



아는 여성에게 '너를 어디에서 봤어' 라고 말하는 남성들이 존재하고, 그리고 그것이 잘못됐다, 그러면 안되는거다 라고 말하는 여성들이 공존하는 대한민국이다. 바닥으로 한없이 대한민국을 끌고 떨어지는 부류가 있고 이를 악물고 그걸 끌어올리는 쪽이 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2-03-28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울진 산불이라고 하니...남동생이 그곳에 불 끈다고 일주일동안 동료들과 고생하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상견례를 해야 하는데 동생이 못올 수도 있으니 자기 없어도 상견례 진행하라고...이걸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주말에 비소식이 있었던지라, 늙은 남동생 겨우 참석해서 조용하게 진행했었어요.

기억의집 2022-03-28 23:21   좋아요 2 | URL
남동생분 영웅이시네요!!! 남동생 이번에 결혼 하시나요??

책읽는나무 2022-03-29 09:15   좋아요 0 | URL
어젠 뭔생각으로 다락방님 글에 영~~다른 내용의 댓글을 각각 두 개나 달았었네요?? 약 먹고, 좀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ㅋㅋㅋ
울진 산불 그 글자만 눈에 띄었었네요.ㅜㅜ
동생이 동료들과 일하는 얘기들을 들어 보니까, 그동안 알지 못했었던 소방관들의 노고를 좀 더 자세히 듣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동생이 평소엔 엄청 철딱서니 없어 보이는데 일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조금 철 들어 보이기도 하구요. 동생은 늦게 공부해서 늦게 들어갔는데 아직 영웅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동생의 동료분들은 들어보면 영웅이신 듯 했어요.
아...이런 개인 얘기를 제 서재가 아닌 남의 서재에서...^^;;;;
다락방님 죄송요ㅋㅋㅋ

다락방 2022-03-29 11:44   좋아요 1 | URL
울진 산불 꺼주신 소방관 님이 이렇게 지척에 있었네요. 동생분께 감사한다고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책나무 님.

- 2022-03-28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를 어디서 봤....... 와 ..... 죽이고 싶다. 진짜. 죽여 다죽여버려. (월요일 아침부터 또 인류애 재기하고 있다) 여자들아 다 티스 장착하자 ㅋㅋㅋ!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9 11:45   좋아요 0 | URL
진짜 다 티스 장착해서 원하지 않는 침범에는 고추를 다 잘라버리고 갈아버리고 내던져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 빡쳐..

기억의집 2022-03-28 2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불꽃 응원하고 얼굴 드러내는 거 정말 힘든 결정이었을 건데 박지현 위원장 너무 감사하고 무한 응원 할 예정입니다. 피해자분들 어떻게 하면 그들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책읽는나무 2022-03-29 09:23   좋아요 0 | URL
저도 박지현 위원장의 얘기를 다락방님 지난 글에서 알게 되었었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었어요.
뜻이 통하는 지인 언니께 열심히 박지현 위원장 얘기를 하면서 돌아다녔어요. 널리 알리고픈, 알려야 할 사람인 것 같아요.

역으로 남성들한테 너도 어디서 본 거 같다. 라고 말하고 다녀야 하나?? 그런 마음이 생기는 분노가!!!!
참, 어떤 해결책이 진정한 해결책인 걸까요? 이런 세상이 참 안타깝습니다.

다락방 2022-03-29 11:46   좋아요 1 | URL
저도 추적단 불꽃을 언제나 응원하고 박지현 위원장도 응원합니다. 있는 힘껏 응원하고 박지현 위원장의 편에 설거예요. 안그래도 대선 이후로 박지현 위원장에 대한 나쁜 말들을-추적단 불꽃의 업적을 폄하한다거나 박지현 위원장이 버릇없다거나, 학력이 별로라거나 등등- 퍼뜨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끝까지 연대할거에요. 아오 나쁜 새끼들 진짜 ㅠㅠ
 














표지가 예쁘고 제목도 예뻐서 나는 이것이 고딕소설일거라 생각도 못했고 유령이나 공포에 대해 얘기했을 거라고는 짐작도 못했다. 이디스 워튼이라면 나는 그녀의 장편 소설도 좋아했지만 단편에 있어서도 너무너무 좋아했다. 로마의 열병! 크-

이 책의 첫번째 단편 <편지>는 바로 그 로마의 열병과 징구를 생각나게 했다. 단편 정말 잘 쓰는 작가다, 글 정말 잘 쓰는 작가야, 감탄하며 읽었다.


나는 이 책에 실린 단편중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가난했던 '리지'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아버지와 상담을 하던 도중 자신을 위로해주며 손을 잡아주는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집에는 자녀 교육에 신경쓰지 않고 바깥 활동도 잘 하지 않는 아이의 엄마가 물론 존재했지만, 그녀는 실상 보이지 않는 존재이며 보이지 않으면서 그러나 잘못의 원인이요 원망의 대상이 된다. 리지는 유부남일지언정 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자신에게 찾아온 게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남들 눈에 들키면 안되지만 그래도 이 사랑이라는 감정, 남자와 내가 나누는 이 이성애 감정이 너무 좋고 뿌듯해, 차마 사랑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가난한 싱글여성들을 보며 상대적으로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남자로부터 이런 사랑을 받고, 나는 남자들로부터 그리워하는 편지도 받지, 너는 이런 감정 모르지? 훗. 하면서. 만약 리지가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또 스스로 살아갈 능력도 지금보다 나은 형편이었다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아내를 집 안에 둔 남자'를 사랑할 수 있었을지, 사랑의 대상으로 볼 수 있었을지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본다. 그녀가 지금보다 나은 형편, 나은 상황이었다면 그녀는 다른 사회활동을 하고 다른 남자들을 더 많이 만났을 것이니까. 그녀가 만나는 남자가 이 아이의 아버지인 유부남 뿐이었으니 아예 가능성과 시야 자체가 좁았던게 아닌가. 선택이라는 것이 내가 가진 한계 안에서 가능하다고 보았을 때 리지가 선택할 가능성 자체가 많지 않았던거다. 이건 그 순간 그 유부남과-고작 손을 잡고 위로해줄 뿐이었던 것을!- 사랑에 빠진 리지의 형편이었으며, 동시대를 살았던 많은 여성들의 한계이기도 했다. 여자로 태어나서 받아야 했던 교육, 주어진 환경, 가질 수 있는 일자리, 그리고 결혼해야 비로소 좀 더 유복해지는 삶. 리지가 사랑한 남자 디어링 의 아내는 자신의 결혼생활이 그렇게 이어질 줄 몰랐을 것이다. 디어링의 아내를 비롯하여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여자들에게서는 '샬롯 퍼킨스 길먼'의 삶이 겹친다. 지적인 활동을 하지 마시고 집에서만 안정을 취하세요. 집에서만 안정을 취하면 그 여성들은 누구를 만나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이야기들을 하거나 들을 수 있을까? 그렇게 주어지는 한정적 공간안에서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디어링의 아내가 죽고 그는 아내의 남은 재산을 정리한다면서 미국으로 향한다. 그리움에 리지는 디어링에게 편지를 쓰고 또 써보지만 한두번 왔던 답장은 더이상 오질 않는다. 답장이 오지 않는 시간동안 리지는 그를 원망하기도 하고 이해해보려고도 하고 그렇게 그녀 자신의 삶을 사는데, 우연히도 그녀의 먼 친척이 그녀에게 유산을 남겨주어 이제는 궁핍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거나 결혼을 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에 안드는 남자와 과연 결혼할 수 있을 것인가 갈등하던 그녀 앞에 어쨌든 '잘생기기는 한' 디어링이 다시 등장하고, 그는 '아아 너 없이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너를 보니 안되겠네 너를 너무 사랑하네 ' 이렇게 되어가지고, 또 우리의 리지는 여기에 홀랑 넘어가서 그랑 결혼을 하게 된다. 재산도 하나 없는 홀아비를 뜨거운 사랑으로 감싸안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살면서 그러나 리지는 남편이 얼마나 '한심한' 남자인지를 차츰 깨닫게 된다. 그의 천성은 너무나 게을렀으며 그의 게으름은 그에게 불편함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그를 제외한 주변인들에게 불편함고 괴로움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므로 그는 자신의 게으름을 개선할 생각이나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남편의 게으름을 보면서 '아 게으른 사람이구나' 하고도 계속 그 사람의 뒷바라지를 해주면서 사는 삶이 어떻게 가능한건지 왜 가능한건지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겠어. 미국에서 진 빚을 갚지 않고 결국 그걸 아내가 해결하게 하는것도-그러면서도 아내가 그 일을 대신 해준다는 것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 미국에서 살았던 당시의 모든 짐도 여태 찾아오지도 않았다가 이제야 아내가 대신 풀어보는 것도, 답답하기 짝이 없지만, 천성이 게으른 디어링은 집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다. 그가 다시 또 부유한 여자를 만나 결혼하고 모든 문제로부터 멀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것은, 그에게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을 대신 해주는 사람들이 잇었기에 가능했다. 이 남자는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만 해주면 그 다음 일들은 그냥 술술 풀려버리는 거다. 



리지 자신은 문제의 그날, 아침 뉴스를 살펴보는 것보다 더 고된 일을 하고 있었다. 규칙적으로 일하는 습관이 깊이 몸에 밴 그녀는 매사 되는대로 내버려두는 남편의 성격을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다. 처음에는 그의 첫 번째 결혼이 늘 뒤죽박죽이었던 탓이라 여겼지만, 이제는 그가 자신의 자애로운 규을 아래 들어와 있어도 결코 그 이상 적극적으로 개선할 마음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듯 그녀가 주위 물건들을 깔끔히 정리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마법 같은 가사를 즐기며 미소만 짓는 무책임함은 줄이지 않았다. 그의 아내와 아내의 친구는 이제 그 무책임의 가장 정떨어지는 결과를 처리하는 중이었다. -p.54

내가 이 남자랑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한 여성의 남은 생애를 결정짓는다. 이렇게나 나를 사랑하는 남자 나도 사랑해, 나에게 사랑을 알게 해준 남자, 로 그와 결혼하고 그 후에 그녀는 그의 아내라는 타이틀을 달고 그를 돌봐주고 뒷처리를 다 해준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런 사람이니까, 라면서 다시 한번 사랑으로 감싸려고 하고 그런 사람이니까 받아들여야지, 하고는 체념하면서 그 삶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고단한 건 그걸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하는 여성이고, 사랑한다고 말했던 남자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만 해주는 남자는 손 하나 까딱 않고 여유로운 삶을 산다. 그에게 세상은 환할 것이고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 그에게는 다른 사람의 고뇌와 고난 고생이 보이질 않는다. 


그는 정말이지 '사랑만' 하는 남자이다. 그 사랑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애를 쓰고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개념이 없는 사람이고 개념이 없기에 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사랑만 하면 된다. 사랑해~ 그 말 하나면 태어나서 죽는날까지 고생을 모르고 살게 되는 거다. 인생 진짜 개꿀로 살게 되는거다. 디어링은 사랑한다는 고백을 함으로써 그의 인생을 통째로 거저 얻은 셈이다. 심지어 그가 사랑한 여자가 돈까지 있는 여자엿으니 이 얼마나 개꿀빠는 팔자인가. 야 그런 미친놈이 세상 어딨냐 그런 놈하고 살지마, 라고 만약 내가 리지에게 말한다면 리지는 남편과 이혼하는 대신 나와의 친구 관계를 끊겠지. 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하. 필리스 체슬러의 일화가 생각나는 단편소설이기도 했다.



리지는 그가 자신에게 그런 일을 맡긴 것이 아내의 재산에 딴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사람 좋고 게으른 천성 탓임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 상하지 않고 그 의무를 이행했다. 디어링 씨는 돈에 현혹되지 않았다. 돈이 생겼다고 사치하고 싶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너무 게을러서 빚을 갚는 것을 잊어버렸듯이 너무 게을러서 수표를 찾지도 않았다. -p.55


사실 나는 편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이 단편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는 편지, 중요한 상징이 되는 편지. 그러나 그 편지에 대해 언급하는 순간 엄청난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꾹 참는다. 다만, 그는 '사랑한다'는 '말만' 하는 남자였고, 그런 사람의 사랑은 절대 나에게 와서 닿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사랑한다는 말만 하는 남자를 사랑하지 말지어다. 난 너를 사랑해, 말은 그게 누구든 할 수 있고 거짓으로 할 수도 있다. 물론 말로하는 사랑이 모두 거짓인 것도 아니고 과장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내가 사는 삶과 내가 살아가는 시간에 통 관심이 없다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사랑은 사랑인가? 사랑한다는 말로 모든걸 거저 얻으려는 개수작을 부리는 남자들을, 여자들은 기피해야 한다. 말로만 사랑하는 남자보다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게 훨씬 낫다. 음.. 출출해지네. 짬뽕 끓여먹어야겠다. 벌써 점심시간이야.


 리지는 줄리엣의 경우에서는 이 모든 것을 알아차렸지만, 자신의 경우는 당연히 다를 줄 알았다. 모든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의 경험에서 자신만큼은 예외일 거라 나몰래 기대하듯 디어링 씨에게 자신은 예외일 줄 알았다. 물론 그의 습관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은 이제 알았지만, 그의 감수성을 더 깊게 해주고, 그에게 '이상'(천사 같은 아내)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했다. -p.63



아주 재미있는 단편이었고 사실 좀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보여지는 억압, 감금, 고립, 유령, 보이지 않는 존재, 오해, 의심, 불신, 게으름, 소문, 무관심 들은 우리가 아는 두려움이다. 그러나 상대의 사랑에 나를 통째로 맡기는 것, 내 삶을 사랑이라 믿는 것에 저당잡히는 것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두려움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사랑(이라고 믿는 것)에 나를 던졌다가 결국 내 자신을 잃고 내 자신을 잊는 것이 아닐까. 너를 잃을까 두려워 혹은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 나를 잃게 내버려두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한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내 자신이다. 자유로운 내 자신, 더 넓은 것을 보고 경험할 내 자신. 



짬뽕 끓이면서 썼다. 이제 가스렌지의 불을 끄고 짬뽕을 먹어야겠다.





댓글(12) 먼댓글(1)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여자가 살아남기 힘든 세상
    from 마지막 키스 2022-03-31 11:58 
    '앨리자베스 개스켈'의 책은 《남과북》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읽진 않았고, 그러나 드라마로 몇해전에 보았기에 그것이 사회의 불공평과 로맨스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일전에 그 드라마를 보고(영화였나) 엄청 다다다닥 페이퍼를 썼던 기억이 있는데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그러니 책으로 엘리자베스 개스켈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흄세 시리즈로는 이디스 워튼에 이어 두번째인데, 이디스 워튼에 대해서라면 와 진짜 글 잘 쓴다 감탄하며 읽었지만, 엘리자베스
 
 
mini74 2022-03-27 13: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도 이 책 좋다고 재미있다 하시던데 다락방님도 추천이시니 왠지 북플의 필독서느낌입니다. ㅎㅎ 일요일의 짬뽕 ~ 맛있게 드세요 *^^*

다락방 2022-03-28 11:34   좋아요 3 | URL
미니 님 이 책은 짧고 재미있습니다. 새삼 이디스 워튼 정말 글 잘 쓰는구나 깨닫게 돼요. 후훗.
짬뽕은 맛있게 먹었고 오늘 점심은 쌀국수로 가겠습니다! >.<

새파랑 2022-03-27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편지와 짬뽕이 좀 연관이 안되고 안어울리긴 하지만 이작가님이 좋다고 하시니 <편지> 때문이라도 읽어봐야 겠습니다~! 짬뽕에 술 한잔하시겠군요 ^^

다락방 2022-03-28 11:35   좋아요 3 | URL
제가 지난주의 광란의 유흥으로 한 주를 다 소진한터라 일요일에는 제 위장과 간에게 미안해 술을 건너뛰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새파랑 님, <편지> 진짜 좋아요. 새파랑 님, 이 책 꼭 읽어보세요!

거리의화가 2022-03-27 1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흄세 가이드북 통해서 이 책 읽어봐야지 했었는데요. 문체도 좋고 단편들이 들어있다고 하니 부담없이 한 번 읽어볼까 생각이 드네요. 표지가 무엇보다 정말 이뻐요ㅠㅠ 소장가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짬뽕은 맛나게 드셨겠죠?ㅎㅎ

다락방 2022-03-28 11:36   좋아요 3 | URL
짬뽕은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으하하하. 고메짬뽕은 사랑입니다. 배달짬뽕 보다는 고메짬뽕이 훨씬 맛있어요. ㅎㅎ

표지도 예쁘고 저 시리즈 책 나란히 꽂아두면 또 보기에도 좋을것 같은데, 보기에 좋다고 막 사고 그러면 안되는거잖아요? 네, 이미 다 산 제가 얘기하는 거니까 설듣력은 떨어집니다 ㅠㅠ

이 단편집 참 좋아요, 거리의 화가 님. 혹시 이디스 워튼의 다른 단편집 <징구> 도 읽어 보셨나요? 그 단편집도 진짜 최고예요 최고!!

거리의화가 2022-03-28 13:03   좋아요 2 | URL
배달짬뽕은 편차가 너무 커서...ㅋㅋ

ㅎㅎ 그리고 보기도 좋으면 좋죠뭐~ 이디스 워튼 작품 아직 읽어보질 못했어요. 다락방님 추천이라니 믿고 나중에 구매에 추가할께요.

그레이스 2022-03-28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임팩트 있어요!

잠자냥 2022-04-01 2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 리지는 진짜 다부장님하고 친구 끊었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 이디스 워튼 진짜 사람 심리랑 남자들 한심한 거 묘사 끝짱입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2-04-02 09:33   좋아요 1 | URL
와 저 게으른 남자 보는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스트레스인 거예요!!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 조차 인지를 못하잖아요. 그 남자는 세상 살기 얼마나 편할까요? 그러나 해결을 해야 하는 사람은 자꾸 문제를 맞닥뜨리게 되고. 와 진짜 너무 싫은데 진짜 끔찍하게 싫은데 그 편지(!) 사건까지 접한 뒤에 저는 정말이지 넘나 오만정 떨어져서 미칠것 같은데, 그런데 리지를 보니까 그냥.. 살겠죠. 그리고 저한테 잔소리 듣기 싫어서 저를 멀리하겠죠.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그렇지만 이제 이만큼 살아오면서, 여자들한테 빡치게 하는 남자친구나 남편 욕 같이 해주는 거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잔소리 하기 싫기도 하고요. 제가 여성주의 책들 읽으면서 중도 포기하게 되는 책들이 남편하고 사는게 얼마나 고달픈 것인가를 토로하는 책들이에요. 그러면서 같이 살아가는 거.. ㅠㅠ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못읽겠어요. 아오...

잠자냥 2022-04-02 11:01   좋아요 1 | URL
심지어 그놈은 그 사랑이 진심인지도 약간 의문….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는 스탈 ㅋㅋㅋ 게을러터져서!!!

다락방 2022-04-02 11:03   좋아요 1 | URL
사랑하든 안하든 사랑한다고 말 좀 해주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을 옆에 둘 수 있다니!! 아 너무 딥빡이에요. 후아-
 














<여성괴물>의 1부중 4편은 자궁을 다룬다. 영화는 <브루드>















내가 보지 못한 영화인데 책을 읽노라면 앞으로도 보지 않을 영화이다. '한 배brood'에서 태어난 생명체들이 사람을 죽이는 장면들이 보여지는데, 그 생명을 태어나게 한 사람은 인간 여자인 '놀라'. 놀라를 위협하는 사람은 이 생명체 무리들로부터 살해당한다. 영화속에서 놀라의 배 주변에 '섬뜩한 주머니들'이 매달려있고 거기에서 이 생명체들이 태어난다고. ㅠㅠ 아 너무 보기싫다 진짜. 상상하기도 싫어. 바바라 크리드는 이 영화의 줄거리와 장면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 영화가 암시하는 바는 남자가 없다면 여자는 오직 돌연변이에 흉악한 자식밖에 낳지 못한다는 것이다. -p.95



이 책에서 여성괴물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여러 영화들을 가져오면서 바바라 크리드는 남성이 끊임없이 세상에 주입시키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해 분석해 들려준다. 나는 아직 끝까지 다 읽지 못했지만, 그중에서도 이 자궁에 대한 부분이야말로 압권이고 날카롭다고 생각했다. 자궁을 갖고 있지 않은 남자들이 끊임없이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영화를 만든다거나 혹은 여자가 괴물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써 여성에게만 있는 자궁은, 남성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데 끊임없이 그런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기능인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걸 여성만 할 수 있다? 그거 그렇게 대단한 거 아니다, 남자 없으면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하며 축소시키고 비하해버리는 것. 만약 남성들이 자궁을 갖고 있고 출산을 할 수 있었다면 아마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영화들 중에 아주 많은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갖고 싶은데 나는 가질 수 없어, 그러니 가진 너를 깔아뭉갬으로써 나의 열등감을 극복하겠다.

되고 싶지만 될 수 없기 때문에 드러나는 혐오.


프로이트는 남성을 공포로 물들이는 것은 특히 여성의 거세된 외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영화들을 얼핏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겉으로 보기에 그로테스크하게 부풀어 오른 임신한 자궁이 성적 타자‘로서 여성에 대한 끌림과 두려움을 일깨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을 창조하고자하는, 즉 출산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은 작동 중인 더 깊은 욕망을 보여준다. 그들은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다. - P116



자, 바바라 크리드가 브루드라는 영화를 통해 하는 말을 좀 더 들어보자.



그렇다면 어머니의 어떤 욕망이 <브루드>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고 가정되는 것일까? 첫째는, 그것이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남성의 도움 없이 아이를 낳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신의 욕망, 특히 화를 표현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이다. 단성생식의 출산은 야만적으로 그려지고 자식들은 단명한다. 래글란 박사의 환자들이 그들의 분노를 표현할 때에는 대체로 물처럼 끓어오르거나 피부 조직의 손상을 보이는 반면, 놀라의 몸은 다른 형태의 생명체, 기형인 아이들의 무리를 출산한다. 여성이 자신의 화에 대해 육체적 표현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생래적으로 파괴적인 과정으로 표현된다. 영화는 여성의 분노에 대해 두 가지 가능한 이유를 제시한다. 하나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에게 당했던 아동학대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딸들을 지켜내지 못한 아버지들의 실패이다. 놀라의 어머니는 놀라를 공격했다. 이제 놀라는 캔디를 공격한다. 그러나 영화는 딸을 신체적으로 해치려는 어머니의 욕망에 대해 그 근원을 탐구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런 분노가 유전되는 병인 것처럼 모계를 따라 내려온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아버지는 마치 그게 천성인 양 나약하게 그려진다. - P97



캔디가 잡혔을 때 래글란 박사가 ‘어떤 의미에선 캔디도 그들 중 하나다라고 말한 것에 주목해 보면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할수 있다. 어머니로부터 딸로 전해지는 병은 바로 여성이라는 병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비체적 존재,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출산 기능에 의해서 완전히 지배되는 존재. <브루드>에 등장하는 어머니의 자식들은 어머니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주었을 때 벌어지는 끔찍한 결과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단성 생식이라는 극단적이고 불가능한 상황은 억제되지 않는 어머니의 힘이 주는 공포를 강변하는데 이용되었다. 단성생식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여성은 자기 자신의 기형적인 유전자만을 출산할 것이라고, 영화는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 어머니로서의 기능이 비체로 구성되는가에 대한 두 번째 이유 역시 끔찍하다. 생명을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의 능력은 그녀를 동물의 세계와 탄생, 타락, 그리고 죽음이라는 위대한 순환에 직접적으로 연결시켰다. 남성은 스스로와 자연 사이의 연결을 자각함으로써 죽음을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운명과 상징계 질서의 유약함을 떠올리게 된다. - P98



나는 이 책을 읽는게 너무 재미있다. 무섭고 끔찍하지만 재미있다. 다른 여성학책들과는 다른 접근 방법을 쓰지만, 그러나 이 책을 읽어나가노라면 여성혐오에 대한 남성들의 심리와 그것을 드러냄으로써 보여지는 메세지들을 읽을 수 있다. 



위에서도 '어머니로부터 딸로 전해지는 병은 바로 여성이라는 병'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에 대해 바바라 크리드는 영화 <캐리>를 가져오면서 다시 한 번 얘기한다. 캐리의 엄마는 '여성의 죄를 울부짖으며, 캐리와 그녀가 '여성의 나약하고 교활하며 죄스러운 영혼'을 용서받기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히스테릭하게 윽박지른다'(p.155)고 언급한다. 



그녀는 캐리에게 이브가 나약하고 갈까마귀, 혹은 성교의 죄를 세상에 풀어 놓았기 때문에, 신이 첫째로 '피의 저주', 둘째로 '임신의 저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살인의 저주'로 이브를 벌했다고 이야기한다. 화이트 부인은 캐리를 이브의 딸 중 하나로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브는 여전히 회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브의 모든 딸들, 그리고 이브 위의 교활한 뱀은 매춘과 역병의 왕국을 건설했다.' 여자의 죄는 세습되는 것이다. 이런 견해는 <브루드>에서도 논의되었었다. 결국, 화이트 부인은 딸에게 좁고 어두운 벽장에 들어가 신에게 용서를 빌라고 강요한다. 성차별적인 종교적 원칙들을 연설조로 내뱉으며, 화이트 부인은 모든 형태의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악을 여자의 탓으로 돌린다. 그녀는 인류의 저주는 여자의 피를 따라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흐른다고 믿는다. -p.155

















스티븐 킹의 <캐리>는 너무 무서울까봐 읽어볼 엄두가 안난다. 워낙 영화가 유명해서 캐리가 돼지피를 뒤집어쓰는 장면은 영화소개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자주 보았었는데, 그 장면 자체만으로도 너무 끔찍해서 이 영화를 보고 싶지가 않다. 너무 무서워. 그런데 몇년전 채널을 돌리다가 '클로이 모레츠' 주연의 <캐리>의 뒷부분을 보게 됐다. 그 때 처음, 엄마가 캐리를 가두고 기도및 회개를 시킨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캐리에게는 염력이 생기고. 

캐리는 월경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어서 전혀 몰랐다가 월경이 시작되면서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는데, 캐리의 엄마는 캐리에게 월경에 대해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월경을 비롯해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 태어났는데 내가 여성인 것 자체가 죄인 것이며 그 죄는 또 딸을 낳음으로써 전해진다. 으 끔찍하고 무섭다. 여자가 여자라는 죄는 세습되는 것.



캐리 궁금한데 너무 무서울것 같아서 읽어볼 수가 없네. 그런데 한 번쯤 읽어봐야 하는건 아닐까. 아니 그런데 너무 무서울 것 같아 ㅠㅠ 캐리 읽어보신 분들, 이거 많이 무섭나요? ㅜㅜ 


그런데 말입니다,















'산드라 블럭'과 '멜리사 맥카시' 주연의 영화 <더 히트>를 생뚱맞게 얘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극중 FBI 와 형사인 두 여주인공들은 업무를 하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업무 공유도 잘 안되고 부하직원들이 말도 잘 안듣고 숱하게 여성혐오에 직면하게 된다. 여성혐오에 앞장서는 남자들중 한 명은 백색증 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 놀려대자 그 남자가 그러는거다. 


"나는 이렇게 태어난건데 그걸 가지고 욕하면 안되지."


그렇게 말하는 그 남자가 여자로 태어난 사람들을 혐오하고 있었다. 여성이 여성으로 태어난 것은 여성의 의지가 아니었는데, 태어날 때부터 그것이 죄이며 그 죄는 다음의 여성들에게 세습된다고 하니, 이보다 더한 억지가 세상에 어디있는가.


공포영화들 속 너무나 재미있는 <더 히트> 여러분, 강력추천합니다. 엄청나게 재미있어요. 최고임. 산드라 블럭, 멜리사 맥카시 만세!! 여러분이 짱이닷!! 















무서운 영화 너무 무서우니까 재미있는 영화도 올려야지. 멜리사 맥카시 주연의 영화 <스파이> 와 <고스터 바스터즈> 진짜 엄청 재미나요. 특히 스파이는 재이슨 스태덤의 똥멍충미를 볼 수 있다. 너무 좋음 ㅋㅋㅋ 



그나저나 캐리, 읽을까 말까.. 무서워 ㅠㅠ


<여성괴물> 아직 1부도 다 못읽었는데 시간이 자꾸 흘러간다. 휴.. 부지런히 읽어야지.



<프로테우츠 4>는 파괴적 힘으로서의 남성 지성에대한 흥미로운 비판을 제공한다. 프로테우츠가 수잔에게 말한다. ‘우리아이는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너에게서 배워야 한다. 여성이파괴로부터 지구를 구원할 가능성, 그리고 지켜갈 가치가 있는 인간적자질을 전달할 가능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는 것이다. - P92

<인큐버스>에서는 여성 우주비행사가 외계 생명체에게 강간을 당한다. 이번에도 그녀의 수태 기간은 짧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생고기에 대한 욕구에 사로잡히게 되고, 동료들을 살해해서 인육을 먹기 시작한다. 결국 그녀는 쌍둥이 소년을 출산한다. 영화는 그녀가 외계인 아들들을 데리고 지구로 향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1986년 판 리메이크 <플라이>에서는 여성 주인공의 애인인 과학자가 파리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관객이 알게 되면서, 그녀의 임신에 대한 궁금증이 영화 후반부를 지배하게 된다. 이 공포는 주인공이 거대한 구더기를 낳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끔찍한 악몽으로 표현된다. 재생산 능력 때문에 여성은 자연의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강조라도 하듯이, 그 구더기는 그녀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나온다. 그녀의 생식 기능은 그녀를 비체의 자리에 위치시킨다. - P93

<마니토우>에서는 여성 주인공의 목에서 기괴한 종양이 자란다. 결국 그것은 사실상 자신의 부활을 제어할 수 있는 마녀 의사 마니토우의 태아임이 밝혀진다. 영화의 가장 끔찍한 시퀀스는 그녀의 기괴한 자궁/종양과 마니토우의 출생 장면에 집중되어 있다. - P93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놀라의 분노의 기원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은 남편이 그녀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혐오감이었던 것이다. 원형적 여왕벌이자 재생산 기능을 수행하는 여성으로서 놀라는 남자를 불쾌하게 한다. 물론 다른 여성들과 비교해 볼때 놀라는 혼자서 아이들을 임신하고 혼자서 출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녀의 단성생식 자손들은 좀비와 닮았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마음은 없고 완전히 어머니의 명령만을 따른다. 그들은 사실, 어머니 그 자신이다. 영화에서 아버지는 가족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이 영화가 암시하는 바는 남자가 없다면 여자는 오직 돌연변이에 흉악한 자식밖에 낳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화가 놀라를 양육의 희생양으로 재현한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더 중요하게는 그녀 어머니의 희생양이었고, 그녀의 어머니는 또 그 어머니의 희생양이었으며, 상황은 계속 이런 식으로 계속되어 왔던 것이다.여성의 파괴적인 감정은 유전되는 것처럼 보인다. - P95

공포영화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괴물을 낳는 인간을 묘사함으로써 자궁의 비체적 본질을 착취한다. - P102

<브루드>에서 암 종양처럼 보이는 자궁은 여성 신체의 외부에 존재한다. 따라서 관객은 공포의 장면과 직접적으로 대면하게 된다. 놀라의 외부 자궁에 대한 비평적 반응은 흥미롭다. 로빈 우드의 관점에 따르면 태어나지 않은 아이, 놀라의 육체에 존재하는 거대한 이상 생성물은거대한 페니스의 외형을 지니고 있다(우드, 1981, 30). 폴 새먼은 그녀의 자궁을 악성 종양으로 보았다. 놀라는 ‘제왕처럼 그녀의 팔을 펼쳐 가운을 들어 올리고 자신의 몸에 붙은 암 덩어리 안에서 자라고 있는 태아들을 드러낸다(새먼, 1981, 30). 나는 여성의 자궁은 그것이 페니스나 암종양처럼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의 근원적 기능 때문에 공포스럽게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외계 생명체를 품고, 그것은 신체의 변형을 야기하며, 그것은 출산의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 - P102

자궁은 본질적으로 소름끼친다. 그리고 가부장제의 담론은 여성의 육체를 상처입고, 불결하며, 자연/동물 세계의 일부분인 것으로 재현하기 위해 자궁을 이용해왔다. 놀라는 출산을 했기 때문에 불결할 뿐 아니라 태아의 피로 입술을 적셨다. 이는 그녀의 타락한 상태의 또 다른 증거이다. 놀라는 단순히 그녀가 살인하는 아이들을, 그런 돌연변이들을 낳았기 때문에 기괴한 것이 아니다. 그녀의 기괴함의 또 다른 원인은 그녀의 기괴한 외부 자궁으로 상징되는 어머니로서의 본질과의 동맹 관계에 있다.도서 강조되는 것은 생성, 변화, 확장, 성장, 변형이다. - P102

월경과 출산은 여성의 인생에서 그녀를 비체의 자리에 위치시켜온 두 가지 사건이다. 여성을 자연과 연결시키고 가부장제의 상징계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바로여성의 생식하는 몸이다. - P103

공포영화가 자궁을 괴물로 재현하는 두 번째 방법은 <브루드>와같이 여성이 비인간을 출산하는 것이다. 이런 영화들은 (<지킬 박사와하이드씨>, <프랑켄슈타인>, <너티 프로페서>, 그리고 <플라이>에서처럼)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하려다가 괴물을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낳는 미치광이 남성 과학자를 그리는 영화들과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
샤론 러셀에 따르면 ‘여성들은 (<트로그>에서처럼 모/자 관계의 변형이나 괴물을 출산하는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거의 괴물을 창조하거나 그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러셀, 1984, 117). 제라르 렌은 심지어 공포영화에는 미치광이 여성 과학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1979,
38). 그러나 이는 틀린 지적이다. <까다로운 여자>와 <저주받은 핏줄>에는 자연에 함부로 손을 대는 여성 과학자가 등장한다. 그러나 여성과학자들이 인공적인 환경에서 괴물을 만들어 내는 일은 거의 없다는것은 사실이다. 왜 그래야 하겠는가? 여성은 자기 자신의 자궁을 가지고있는데. - P114

자궁이 여전히 문화적 담론 안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이런 경향의 이유를 무지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더 그럴 듯한 설명은 여성의 자궁이, 그녀의 재생산 기능을 지닌 다른 기관들과 함께 성차를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성적 타자를 공포에 몰아넣을 힘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이 여성의 외부 성기, 즉 그녀의 소위 거세된 기관을 성차를 보여주는 가장 끔찍한 증거로 주목하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나 여성의 출산할 수 있는 능력이 남성들에게 경외와 질투, 그리고 공포라는 다양한 모순된 반응들을 불러일으키는 핵심적인 차이를 구성한다는 것은 너무 분명하다. ‘원시‘
사회에서 남성이 출산의 행위를 흉내 내는 의만擬晩 관행은 (그들은 고통을 경험하고, 진통을 겪으며, 출산하는 자세로 쭈그려 앉는다) 남성이 여성의 출산 능력을 얼마나 중요하게 보았는가를 설명해 준다. - P116

세냐구뉴가 이 주제에 대해서 분명히 논의했던 것처럼, 의만 관행은 성차의 문제에 관해 토론할 때 여성의 거세된 상태만을 차이의 주요 기표로 언급해 온 관습적 접근에 문제를 제기한다(구뉴, 1983, 156-7). 하지만 프로이트는 남성을 공포로 물들이는 것은 특히 여성의 거세된 외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영화들을 얼핏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겉으로 보기에 그로테스크하게 부풀어 오른 임신한 자궁이 성적 타자‘로서 여성에 대한 끌림과 두려움을 일깨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을 창조하고자하는, 즉 출산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은 작동 중인 더 깊은 욕망을 보여준다. 그들은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다. - P116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03-24 1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캐리> 영화도 책도 그렇게 무섭지 않아요. 저도 공포영화 잘 못 보는 사람인데, <캐리>는 봤어요. <캐리>는 성장영화로도 훌륭합니다. 스티븐 킹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캐리>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할 작품이 아닌가 싶고요.

<샤이닝>(1980) 영화 봤어요? 전 <캐리>보다 <샤이닝>이 더 무섭던데...

다락방 2022-03-24 12:31   좋아요 1 | URL
저는 스티븐 킹 단편집 봤다가 무서워 잠을 못잔 경험이 있어서 그 후로는 스티븐 킹 작품 읽기 전에 막 잔뜩 쫄게 돼요. <샤이닝> 안봤는데 이것도 진짜 너무 볼 생각 없어요.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 <캐리>그 피 뒤집어쓰는 장면 때문에 너무 싫어서 ㅠㅠ 그런데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스티븐 킹이 소설을 잘 쓰긴 또 엄청 잘 쓰니까. 음 .. <캐리>는 그렇다면 용기를 내어 읽어봐야겠어요. 아오 너무 무서워. 캐리.. 라고 쓰는것도 무서워요. 어휴. 쫄보 ㅠㅠ

잠자냥 2022-03-24 12:38   좋아요 1 | URL
상상하지 마요! ㅋㅋㅋ 스티븐 킹 작품은 책을 덮고도 자꾸 상상하게 되는 바람에 더 무섭죠;;; 음...

저도 그 피 뒤집어쓰는 장면 때문에 오래도록 미루다가 서른 넘어서 봤는데요. 꼭 한 번 보세요.다락방님은 이것저것 더 숨어 있는 걸 잘 캐치하실 거 같아요 ㅎㅎㅎ 기회가 된다면 <샤이닝>도 와우... 이 영화는 사운드 죽이는 곳에서 보면 소리가 공포라는 걸 절감하실 거예요... 두 작품 다 영화 역사상 명작으로 꼽히니까 안 보고 지나가긴 섭섭하쥬~

캐리캐리캐리캐리캐리캐리!

무섭죠?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놀리고 싶다.

다락방 2022-03-24 12:52   좋아요 0 | URL
아니 캐리캐리캐리캐리.. 뭐죠?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생각해봤는데요, 잠자냥 님 저 좋아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3-24 13:0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intj는 좋아하는 사람을 놀린다더라고요. 그건 쟝쟝이가 인증해 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요즘 쟝쟝이 바쁜지 안 보이네요~

다락방 2022-03-24 13:50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 쟝님 글에서였나 본 것 같아요.intj 좋아하는 사람 놀린다고 ㅋㅋㅋ 잠자냥 님은 나 맨날 놀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계속 놀리세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3-25 09:56   좋아요 1 | URL
부럽네요 놀림당하는 다부장님 ㅋㅋ
전 스티븐킹 딱 한권 읽었는데 <별도 없는 한밤에> 였나.. 너무 무서웠습니다 ㅜㅜ 그런데 스티븐킹은 남자면서 <캐리> 같은 걸 어떻게 썼을까요?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다락방 2022-03-25 10:00   좋아요 2 | URL
<별도 없는 한밤에> 정말 재미있지 않던가요? 거기 실린 작품들 다 재미잇지만 저는 특히 남편이 연쇄살인범인걸 알았을 때 와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연쇄살인범 남편과 함께 살순 없고 그런데 그가 연쇄살인범인걸 세상이 알게 되면 내 자식들은 어떡하지.. 막 이런것 때문에 환장하겠는데 그러다보니 해결방법은 딱 하나더라고요. 그 남자가 죽어 없어지는 것. 크 -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제가 읽어보진 않았지만 <캐리>는 스티븐 킹의 초기작이니만큼 여성혐오가 툭툭 튀어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것>도 제가 너무 놀랄만큼 빻은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캐리는 아마 읽다가 짜증나는 지점들이 몇 부분 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읽어봐야 알겠지만요.

잠자냥 님의 놀림에는 애정이 보여서 제가 참 흡족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3-25 13:01   좋아요 0 | URL
정말 재밌고 재밌어서 푹 빠진 만큼 무서웠어요 ㅜㅜ 전 운전하다 펑크 나서 내렸다가 연쇄강간살인범한테 잡혀갔다 살아나온 이야기가 젤 무섭더라고요 ㅠ 덮었다가 이대로는 도저히 못 잘 것 같아서 복수하는 마무리까지 보고야 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다락방 2022-03-25 14:59   좋아요 0 | URL
크- 맞아요. 그것도 재미있었어요. 도와주는 여자가 있는 것도 좋았고 자신이 경찰에 신고하면 세상이 피해자를 피해당해 마땅한 여자로 만들까봐 그것도 걱정됐던 여자의 복수극! 저도 그 중편집 참 좋아합니다. 거기에 그 단편도 실렸던가요? 아내 살해하고 나중에 쥐 환영 보는 남자 이야기? 크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어요.

독서괭 2022-03-25 15:22   좋아요 0 | URL
그건 모르겠어요~ 그 책 처분해버려서 확인이 안 되네요 ㅎㅎ 다락방님 신나게 말씀하시는 거 들으니 올 여름에는 스티븐 킹 한권 봐야겠다 싶네요. 추천 받습니다 여러분~😘

다락방 2022-03-25 16:09   좋아요 1 | URL
<돌로레스 클레이본>, <미저리> 좋았습니다, 독서괭 님!! 저는 조만간 <캐리>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독서괭님도 캐리 어떠세요? 후훗.

독서괭 2022-03-25 19:03   좋아요 1 | URL
캐리..캐리는 저도 그 피칠갑 사진의 충격 땜에 손이 잘 안 갈 것 같은데요 다락방님 리뷰 기다려보겠습니다 ㅎㅎ 돌로레스는 예전에 영화 재밌게 봤어요. 책으로도 읽어보고 싶네요!^^

- 2022-03-26 14:19   좋아요 2 | URL
나 돌아왔어 잠자냥!!!!! 2월 말 부터 어제까지 죽음의 바쁨 구간이었어 ㅋㅋㅋㅋㅋ 오늘 부터 저녁이 있는 삶 북플하는 삶이야 ㅋㅋㅋ (그리웠어요 흑흑)
그리고 인티제는 그렇다. 좋아하는 것에는 그렇게 장난을 걸고 싶어합니다.. 놀리고 싶고… 하지만 그건 누구보다 그를 분석하죠 ㅋㅋㅋ 너가 이렇게 이상한 사람이지만 나는 네 결점을 지적하면서 너를 사랑한다 ㅋㅋㅋ 대상의 부족한 부분마저 감싸안는 사랑이랄까? 트루럽~

거리의화가 2022-03-24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캐리까지 읽었습니다^^ 공포영화 극도로 싫어하는데다가 책의 내용만으로 공포스러워서 충분히 무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브루드 자궁편이 제일 쇼킹한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영화들의 주제는 예상했던 것도 있고 기존에 봐왔던 것도 있어서 떠올려지는 것들이 있었거든요.

다락방 2022-03-24 13:49   좋아요 1 | URL
저도 막 무서운데 <브루드>는 되게 끔찍하기까지 했어요. 배에 달린 주머니들 거기서 태어나는 생명들.. 으.. 너무 무서워요. 저는 이 책 재미있게 읽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들은 다 보기 싫더라고요. 아오 너무 무섭고 싫어요.
저는 <브루드> 편이 여성혐오의 근원을 설명해준다고 봤어요. 그래서 되게 인상 깊으면서 뭔가 아 그런것이겠구나 하는 이해도 됐고요. 그래서 밑줄 박박 그으면서 읽고 있습니다. 얼른 다 읽고 싶어요. 벌써 3월 24일 이어서 말이죠. 초조합니다.
거리의화가 님, 마지막까지 우리 힘냅시다!

단발머리 2022-03-24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읽는게 힘들어서 미뤄두고 있는데 다락방님 이 글은 참 재미있네요. 아! 이 책 나도 읽는 책 맞아?? 하면서 읽었어요.
남자가 가진 페니스는 대단한 거고 여자가 가진 자궁은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그토록 오랫동안 남자들이 그리고 여자들이 믿어왔다는 걸, 이렇게 최근에야 알게 되네요.
이 힘든 책을 재미있게 읽고 계신 다락방님께 화이팅을 전합니다!! 뽜야!!

다락방 2022-03-25 09:20   좋아요 1 | URL
아주 사소하게는 데이트할 때 가스라이팅이 이뤄지잖아요. 저는 여기에 대한 일을 제 주변의 여성들로부터 흔하게 들어왔는데요, ‘너는 보잘것 없다, 나나 되니까 너를 사랑해주는거다‘ 라는 식의 말이요. 그리고 크게는 그것이 여성 전반에게 가해졌던 세상의 가스라이팅인것 같아요. 끊임없이 주입하는거죠, 네가 가진 신체는 죄이고, 보잘것 없다, 그것은 추하다, 라고요. 너무 오래 그런 얘기를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책을 쓴 작가를 비롯하여 여성도 인간이라는 당연한 사항을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 덕에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된 것 같아요. 저도 무섭지만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님도 화이팅!!

mini74 2022-03-24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님이 캐리로 대박나셨죠 ㅋㅋ 전 옛날 캐리 영화가 좀 더 무서웠어요. ~

다락방 2022-03-25 10:01   좋아요 1 | URL
저는 캐리를 책으로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차마 피 뒤집어쓰는 걸 볼 수 없을것 같아요. 저 거친 액션영화 잘 보기는 하는데 ‘소녀‘ 가 ‘혼자‘ ‘피뒤집어쓴다‘는 것은 너무 고독함이 극단이라 ㅠㅠ 책으로 읽어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2-03-24 1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 전집이 있어도 안보는 1인입니다.
자궁, 포이에마가 그 뜻이라고 알고 있는데..
보는 시각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네요

다락방 2022-03-25 10:03   좋아요 2 | URL
스티븐 킹 책이 참 재미있는데 <돌로레스 클레이본> 이나 <미저리> 진짜 재미있거든요. 그런데 또 진짜 무섭기도 해서 저도 스티븐 킹 책 읽을라치면 엄청 마음을 먹어야 돼요. 에휴..

책읽는나무 2022-03-24 22: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궁이랑 월경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고 기분도 나빴던 것 같아요.
시간 지나니까 또 까먹고 있다가 다락방님 글 읽으니까...맞아! 그랬었어!! 하며 생각나네요.
헌데 그 영화 제목이 캐리였단 건 아예 기억도 못하고 있었는데 잠자냥님 댓글에 캐리캐리캐리~ 글을 보니 이젠 절대 잊혀지지 않는 영화제목이 되었습니다ㅋㅋㅋ
남자들의 여성의 몸에 대한 혐오성은 결국 호기심과 열등감이겠죠??
아...저도 빨리 2 부 들어가야 하는데...정말이지 3 월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군요?ㅜㅜ

잠자냥 2022-03-24 23:20   좋아요 3 | URL
캐리캐리캐리캐리!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5 10:06   좋아요 5 | URL
월경에 대한 부분은 보부아르 <제2의 성> 생각도 나고 또 캐리를 가져와서 마녀 얘기할 때는 <캘리번과 마녀> 생각도 나더라고요. 그런데 무엇보다 자궁에 대한 언급에서, 자궁이 생식과 연결되어 잇다보니, 거기에서 여성혐오의 근원이 탄생했구나 싶어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어요. 사실 세상의 모든 범죄는 대부분 열등감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자신이 갖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것으로부터 오는 강한 열등감이 상대를 깔아뭉개는 걸로 표현되는것 같아요. 그래서 지독한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은 무서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가진게 뭔지 보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자꾸 스스로 연습해야 될것 같아요. 특히나 열등감에 찌든 사람들이라면 말이죠. 상대를 죽인다고 해서 내가 더 잘살게 되는게 아니잖아요. 결과가 좋은것도 아닌데 너무 멍청한 선택을 하는것 같아요. 열등감으로 인한 혐오나 폭력 말예요.

3월엔 저도 책을 너무 못읽어서 진짜 큰일이에요. 남은 시간들 바싹 읽어보려고 합니다. 책나무님 화이팅!


아 잠자냥 님 캐리캐리 좀 그만해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3-25 15:58   좋아요 2 | URL
오전에 결국 목아프다던 딸램 어제부터 기침 하더니 찜찜해서 병원에 델꼬 갔더니 드뎌 확진판정 받았네요.
어떻게 잘 피하고 다녔다 싶었는데 드뎌 울가족도 유행을 따라가게 된...^^;;;; 남 하는 건 다 따라해보고픈데 코로나는 어쩐다?? 고민 중이었는데 이젠 뭐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어요ㅋㅋ
각자 애들 방에 하나씩 가둬 놓고 각자 밥 먹이고, 치우고 이제 한숨 돌립니다. 이게 힘드네요. 안걸린 녀석 보호하자고 각자 따로 격리시키는 게...그냥 우린 한 가족이니 사랑으로 함께 하자고 할까? 이걸 또 고민중인...엄마 맞나? 모르겠군요ㅋㅋ

암튼 아까 잠깐 짬 내서 댓글 읽었을때도 캐리 댓글 때문에 좀 웃겼는데, 지금 편하게 침대에 누워서 다시 읽으니 더 우습네요ㅋㅋㅋㅋ
캐리캐리캐리 반복 떼창 댓글이 왜 이리 웃기죠???ㅋㅋ
잠자냥님과 다락방님 케미덕에 웃습니다ㅋㅋㅋ
잠자냥님덕에 intj가 귀여운 형임을 알게 되었어요.^^
모쪼록 다들 건강 잘 챙기시구요!!!
저도 코로나 확진 되기전에 얼른 책을 읽어둬야 겠어요.
다들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2-03-25 16:20   좋아요 3 | URL
아이고 책나무 님 ㅠㅠ 무사히 지나간다면 좋았을것을 ㅠㅠ
저도 2주전에 열살 조카가 확진이어서 격리했어요. 가족들이 한 집에서 다 마스크 쓰고 생활하고요. 다행스럽게도 다른 가족들은 옮기지 않고 무사히 잘 나고 있습니다. 아이도 회복하고 있고요. 저도 우리를 그저 지나쳐가기를 바랐는데 어린 조카가 걸리더라고요. 개학하고 나서 학생들이 무섭게 전염되는 것 같아요. 열살 조카 백신도 맞지 않았던 터라 확진 판정 받고 식구들 모두 너무 걱정하고 속상해했는데 그래도 잘 넘어갔습니다.

책나무님 자녀들도 부디 격리 잘 하고 아픈 아이는 덜 아픈 채로 지나갈 수 있기를 바랄게요. 책나무 님이 고생이시겠네요. 맛있는 거 잔뜩 시켜 드시고 책나무님도 아무쪼록 잘 쉬시기를 바랍니다. 잘 먹고 잘 자야 해요, 책나무님 ㅜㅜ

독서괭 2022-03-25 0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도 아직 1부밖에 못 읽으셨다고요?? 갑자기 힘이 나네요 ㅋㅋ 전 이제 1부 들어갑니다 ㅋ

다락방 2022-03-25 10:07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 화이팅이요! 저는 이 책이 무섭지만 참 흥미진진하고 뭔가 제 뇌를 건드려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ㅎㅎ
 
















이 책의 첫문장은 '내게는 이론이 하나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은 그를 사랑하는 감정과 짜증날 정도로 비슷하다는 거' 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은 그를 사랑하는 감정과 비슷한가? 이 책을 같이 읽는 친구는 얼마전에 그런 감정을 본인이 느껴본 적 없었던 것 같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나는 있는가, 에 대해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묻게 됐다. 미움인지 사랑인지 한 쪽 발만 건너가면 그것이 사랑이 되고 혹은 미움이 되고 하는 감정을 나는 아직 잘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게 미움은 미움이고 사랑은 사랑이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이 책을 읽다보니 나의 지난 연애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고, 그 연애들 중에는 분명 미움으로 시작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루시가 느꼈던 어떤 극렬한 미움이 아니라 '저인간은 왜 저모양이야' 정도의 느낌이었다가 시간이 흐르자 설레는 감정이 되었던건데, 그래서 우리가 연인이 되었었지만, 그 감정은 이 감정과 다른것 같다. 그도 나를 보고는 처음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인상이 좋지 않았고, 심지어 나는 그의 말투에 좀 마음이 다치기도 했었다. 그런데 사귀고보니 세상 다정했고.. 그렇다해도 내게는 없었으면 좋을 연애이긴 하다. 그 연애는 내 인생 옥에 티..라기에 옥에 티가 많구먼.



이론은 루시에게만 있는 건 아니었다. 루시가 야한 꿈을 꾸고 엄청 섹시한 옷을 입고 출근해 자신의 야한 꿈 얘기를 조슈아에게 들려주고, 조슈아는 꿈 얘기에 흥분하고, 자꾸 루시를 보고, 그렇게 하루를 온통 같이 보내다가 퇴근후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는데 밀폐된 공간 안에 단 둘이만 있으면서 대화를 하다가 그들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고 그러다가 조슈아는 루시를 번쩍 들어 올려 핸드레일에 앉히고 그리고 그녀에게 키스한다. 너무 놀라 키스하던 그 당시 둘은 아무도 눈을 감고 있지 않았고, 엘리베이터의 비상벨을 눌러두었던 터라 관리자가 너네 괜찮은거니, 인터폰으로 묻기까지 그들은 키스에 열중하게 된다. 멈추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 키스를 계속해서 열정적으로 한다. 그 와중에 그녀는 핸드레일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그의 body 에 손을 대는데, 거의 머슬과 본.. 이 화려하다. 여하튼 그 키스가 끝나고 조슈아는, 자신에게도 이론이 있었음을 얘기한다. 자신의 이론이 맞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I needed to test a theory I've had for a while. And you really, really kissed me back." -p.72


"그간 내가 세운 가설을 실험해볼 필요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예상한 대로 당신은 내 키스에 제대로 응했고." - 책속에서



조슈아의 가설은 뭐였을까? '루시는 나에게 성적 욕망을 품고 있다' 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루시는 내가 키스하면 응할 것이다' 였을까? '루시는 나를 미워하는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성적 호기심이 있다' 였을까?

뭐가 됐든 키스를 한 번 해보는 것은 사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제안하는 '그사람과 내가 잘 맞는지' 알아보는 방법이긴 하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겠으면 키스를 한 번 해봐' 라고 하기도 하니까. 조슈아에게도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는 그런 이론이 있었는가보다. 내가 키스를 하고 상대가 응한다면 우리는 서로 호감이.. 뭐 그런거.

어쨌든 그들은 키스를 했고 본인의 의지가 아닌 것에 의해 멈췄다. 그리고 제정신을 차렸고, 루시는 조슈아를 hate 한다고 생각했으면서도, 내게 이런 키스는 다시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I'm never getting another kiss like that again, not for the rest of my life. -p.73


내 평생 아까 같은 키스는 두 번 다시 할 일이 없겠지. -책속에서



그러니까 그 키스가 좋았다. 너무너무 좋았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좋았다. 너무 좋았다. 그런데 그 상대는 내가 평소에 hate 한다고 생각했던 남자다. 그런데 저 남자의 혀가 his tongue 내 입속에 들어 왔었다 in my mouth. 그리고 그게 좋았다. 그러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하는 동안에는 제발 멈추지 않기를 바랐다. 우리는 누구나 다 인생에 있어서 한 번쯤은 이 키스가 멈추지 않기를 바라본 적이 있지 않던가. 없나요? 여튼,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그러나 그 어떤 것도 하늘 아래 영원할 순 없다. 키스는 끝나고 정신을 차렸고 사실 나는 조슈아가 아니라 '대니' 랑 데이트 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그런 몸과 마음으로 대니를 만나러 가서는 데이트를 잘 시작하고 마칠 수 있을까. 혼란하다. 도무지 정신이 차려지질 않아. 대니가 나에게 아름답다고 하는데 나는 그 남자와의 키스가 생각나고 나는 온통 혼란의 구렁텅이..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이 남자랑 데이트 하고 있는데 저 남자의 연락이 와서 이 남자랑 얘기하고 있으면서 저 남자를 온통 생각하던... 빨리 이남자랑 작별인사 하고 집에 가야지, 했던 때가, 있었다. 저 남자가 아직 안자고 있다고 하니, 얼른 집에 가서 저 남자랑 통화해야지, 했던 때가 있었다. 저 남자를 머리와 가슴에 품고 몸으로 이 남자 만나고 있는 것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닌것 같아. 아니, 나처럼 단순한 인간이 할 짓이 아닌 것 같다. 혼란해서 곤란하다. 그래서 잘가요 인사하고 후딱 택시를 타고 집에 가서는 씻지도 않고 저남자에게 전화를 걸었지.. 나여..... 그리고 나는 이남자에게 말했었다, 미안해, 나는 마음에 그 남자가 있어서 안될것 같아... 아 너무 고지식하고 양심적인 나인 것이다. 이 남자도 만나고 저 남자도 만나고 그랬으면 됏을텐데 나는 왜 그게 안돼... 제기랄.......


자, 루시가 그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렇다면 무슨 감정이었을까. 아마 정말 비호감인 사람이었다면 그 키스에 응하기는 커녕 그 키스로 인해 그 남자를 더 싫어하게 됐을 것이다. 불쾌하고 억울하고 화가 났을 것이다. 아 저새끼 어떻게 죽여놓지,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설정은 루시와 조슈아 사이에 권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거다. 신체적으로 그들이 차이가 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런데 그들의 직급은 같고 앉아있는 자리도 같고 하는 일도 같다. 조슈아의 보쓰와 루시의 보쓰가 힘을 합쳐 회사를 하나로 만들어 각자의 비서를 두었기 때문에, 그들은 한 공간에 마주보고 앉아서 같은 일을 하는 같은 직급의 여자와 남자인거다. 흔한 로맨스에 나오는 것처럼 남자가 회사의 대표이고 인턴 사원과 사랑에 빠지는 뭐 그런게 아니라 이 남자도 사원이고 이 여자도 사원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승진의 기회가 주어졌고 그들은 이제 경쟁해야 한다. 올라갈 수 있는 자리는 하나뿐이니 서로 '나는 너의 상관이 될거야' 라며 으르렁거리고 아이디어를 짜내는거다. 게다가 루시는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지만, 그래서 온통 자기가 고생을 뒤집어쓰곤 하지만, 그러나 조슈아에게만은 다르다. 그를 비난하고 약올리고 으르렁거리는 걸 잘한다. 그 키스가 키스라고 생각되지 않았다면 루시는 다른 식으로 반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루시가 hate 한다고 했던 것은 아마도 그 결이 진짜 hate 와 다르지 않을까. 왜 우리는 가끔 사랑하는 사람에게 역설적으로 그런 말들을 하지 않나. '으 진짜 미워 죽겠어!' 라고.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과 사랑을 시작할 때는 거기에는 수많은 우연이 있었다. 그 장소 그 시간에 왜 그들은 하필 거기에 있었고 그래서 왜 만나게 되었는가. 그러나 그 장소와 그 시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들에게는 또 서로이기 때문에 가능한 지점들이 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다음이 가능했던 일들.

며칠전 친구가 만나 섹스후 상대의 어떤 말에 그를 신뢰하게 됐고 그래서 연인이 되었노라 얘기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그 '어떤 말'은 여자를 유혹할 수 있는 말이었을까? 아니다, 그건 그녀에게 그가 한 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 역시 같은 상황에서 같은 말을 들엇더랬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이거 일이 공교롭게 되었군' 하고 짜증이 좀 났더랬다. 그러니까 같은 상황에서 같은 말을 들었는데 한 명은 상대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한 명은 진창에 빠진 기분이 되었다. 이것은 그 말 자체가 주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그 말을 한 사람이 '그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너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이 장소, 이 시간이 맞물려야 하지만 그리고 '너이기 때문에' 그리고 '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책의 챕터6 까지가 이번주 분량이고 나는 다 읽었다. 보통 일요일이나 되어야 다 읽곤 하는데 너무 읽고 싶어서 이 책을 먼저 읽고 있다. 왜 읽고 싶냐면 조슈아에게 근육.. 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웨이트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게 책으로 읽었을 때는 근육.. 그러고 마는데, 가뜩이나 근육 좋아하는 내가 영상 보고난 뒤에 정신이나가버려서 넋이라도 있고없고 아니 등근육.. 심지어 영화 클립에서 벗은 등근육 나왔고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나는 전완근과 등근육에 넘나 진심인 사람이고, 일단 그거면 점수를 먹고 시작해버리고 그리고 등근육 진짜 넘나 좋아해서 진심이어서 너무 진짜 좋아해서 영상속에서 등근육 본게 잊혀지지가 않고, 루시가 야한 꿈을 꿨을때 조슈아가 뒤에서 안아왔다고 해서 그 무게.. 헤비함 느꼈었고, 그런 문장 떠올리면 아니 저렇게 넓고 단단한 등이 뒤에서 나를... 피 땀 눈물 내 마지막 춤을... 야 저 넓고 단단한 등이 뒤에서? 나를? 이렇게 되어가지고 너무 이 책 읽고 싶고 그 모습을 만나고 싶고 막 그래서 다 읽지도 않고 뒤에를 막 넘겨보고, 왜냐하면 로맨스 소설 속에서 본격 섹스신은 뒤에 나오거든요, 그전에는 투닥투닥 대고 서로 알아가고 그러다 사랑 깨닫고 그러다 섹스 뽝- 이렇게되는 거라서 또 막 뒤에 넘겨가지고 나왔다 나왔다 섹스신 나왔다 본격 섹스돌입 이러면서 보는데, 아니 루시 근육에 진심인 부분이고 그래서 둘이 막 침대에서 그러다가 그녀가 갑자기 너의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고맙다고 말해야겠어 막 이러는거에요 섹스중에 아니 너무 좋잖아 섹스중에 수다떠는거 진짜좋잖아 그리고서로 웃는거 너무 좋고 이게 다 등근육 있는 남자라서이고 내가 이걸 진짜 너무 좋아해서 그래가지고 이 영화속 남주 처음보는데 등근육 너무 좋아서 인스타까지 찾아갔다. 팔로우할려고. 그러면 등근육 볼수있겠지 하고 인스타 보는데 아니 등근육 사진 대신 뭔가 맹추미 넘치는 사진만 있는거야. 아니 이렇게 맹추미가 나는 화들짝 놀라서 팔로우는 하지 않았다. 운동하는 거 영상 좀 올려주면 안돼? 그 등근육이 어떻게 만들어진건지 그런거 보여주면 안돼? 우리 브리 라슨 언니는 그런거 올려주는데.. 그런것좀 올려주면 안돼? 나는 등근육과 전완근 진짜 생각만해도 코피터지고 뭔가 대환장되는 지점인것이다. 누구나 다 킬링포인트 있지 않나요. 누구는 눈동자 색깔에 뻑갈 것이고 누구는 하얀 이빨에 뻑갈 것이고 누구는 대머리에 뻑갈 것이고 나는 전완근과 등근육에 뻑가는데 그것은 그 모습 자체로도 예쁘지만 내가 좋아하는 등근육 만드는 그 동작들에 있는게 아닌가 싶고 그러니까 운동하는거 넘나 좋아 운동하는거 보는거 너무 환상적이지 않나 나는 전완근 너무 좋고 등근육 너무 좋고 조슈아 그런 남자라서 내가 지금 이 로맨스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고 온통 이것이 나를 지배해 일을 할 수가 없다. 너무 오랜만에 내 취향의 등을 봐서 내가 지금 자지러지겠어 진짜 ㅠㅠ 임원한테 보고하러 들어가야되는데 아까부터 갈라고 자료 출력 다해놓고 가지를 않고 눈앞에 등근육이 왔다갔다 거려 와 진짜 오랜만이다 내가 이런거 넘나 좋아해서 .... 조슈아 등때문에 내가 진짜 혼란하다 혼란해 왜 그런 등을 가졌죠 흑 저 등 때문에 미치겠어 진짜 ㅠㅠ 에휴... 점심 뭐 먹을지나 생각해야겠다. 간식으로 몬테크리스토 먹었더니 딱히 배가 고프질 않네. 



루시는 한 번 그와 키스하고나서 다시 그와 키스하고 싶다. 자, 적극적으로 앞으로 돌진!! 가는거야, 고고고!!!!!



그런데 그런 키스를 한 남녀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남녀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다 없다 저마다 생각하는 바가 있겠지만, 내 경우에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그중에는 아슬아슬하게 친구관계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러나 전혀 이성애적인 감정 없이 친구로 지내는 경우도 있다. 내 경우에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상대에 대한 이성애적인 감정을 숨긴 적도 있지만 그러나 전혀 그런 감정없이 친구로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어떤 남자에 대해서라면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너랑 친구가 되고 싶었어, 라는 루시의 말에 조슈아는 너무 싫어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우리가 친구가 되기를 바랐는데, 라고 루시가 말하자 조슈아는 이렇게 말한다.


"We'll never, ever be friends." -p.73


그래, 이건 조슈아의 말이 맞다. 키스를 하기 전이었다면, 둘 사이에 그 키스가 없었다면 그들은 어쩌면 친구가 될 수 잇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그 상태에서 친구가 됐다한들, 그것은 루시는 아직 자기의 감정을 모르고 조슈아의 경우는 자신의 사랑을 감춘 채로 이어지는 관계였을 것이다. 이미 조슈아는 자기가 루시에 대해 가진 감정이 뭔지 알고 있는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친구로만 지낼순 없다는 것을 안다. 애초에 친구로는 시작을 안하려고 한다. 우린 결코 친구가 되지 않을거야. 그런데 이제 그런 키스까지 한 이상, 이런 키스는 앞으로 다시는 없겠지, 라고 생각되는 그런 키스를 한 이상, 루시도 알 것이다. 친구가 될순 없다는 것을. 게다가 계속 그랑 키스하고 싶어하는데 무슨 친구야 친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른 남자랑 데이트하고나서 조슈아 집에 찾아가는데 무슨 친구람. 여자와 남자 사이에 친구는 가능하지만, 특정한 어떤 사람과는 절대 그렇게 될 수가 없다. 내가 그거 해볼라다가 몸과 마음이 지쳐 쓰러진 사람이다. 그렇지만, 꾹 참고 친구라도 할 걸 그랬나... 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오만번씩 하면서 등근육을 떠올린다. (누구의 등근육을?) 


We'll never, ever be friends.






자, 이제 진지하게 점심 메뉴에 대해 생각하자.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2-03-23 1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등근육에 대한 다락방님의 진심이 진정으로 느껴지는 <본격 로맨스 섹스 앤 키스씬> 고퀄 페이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락방님 사모하는 모든 분들께 등근육 운동을 권하는 뭐,
<전 국민 등운동 독려> 페이퍼이기도 하구요.

키스 & 친구의 문제에 관해 저는 조슈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요… 얼마전 제가 읽었던 책에서는 두 주인공이 술김에 분위기에 취해 키스하는데 남주가 브레이크를 걸거든요. 우리 취했어, 이러지 말자… 그니까 여주가 머쓱해서 그래그래 그러고 나서… 담날 어색할 때 여주가 그러거든요. 우리는 분위기 땜에 키스 한 번 했을 뿐인 절친이야…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ㅋㅋㅋㅋㅋ 조슈아 말이 맞아요. 그건 안 될 일이죠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3 15:16   좋아요 1 | URL
저는 등근육에 너무 빠져있어서 요며칠 헬쓰를 등록할까 계속 고민중입니다. 일대일 트레이닝 받아볼까, 그래서 등근육 키울까. 그러다 어느 날에는 나도 인스타에 등운동 하는 영상 올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러다가, 그런데 등록해둔 요가도 안가는 판국에 무슨 새로운 운동이냐.. 이래서 정신줄 붙들어 맸어요. ㅎㅎ 등근육 갖고 싶어요. 그래서 등 완전 파진 옷 입고 근육 뽝 힘주면서 다니고 싶어요 ㅋㅋㅋㅋㅋ

맞습니다, 단발머리 님. ‘술에 취해서‘ 키스를 했다? 그건 술에 취하기 전에도 키스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는겁니다. 저 백날 남사친들하고 술 먹어봤자 그런 실수 안합니다. 만약 그런 ‘실수‘를 했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닌 것입니다. 키스는 하고 싶어서 하는거지 술 취한김에 실수로 그러는거 아닙니다. 제가 술마시고 키스한지가 어언.. 네, 그렇습니다. 키스를 했다? 그런데 친구? 노노입니다. 말도 안됩니다. 자기들도 말 안되는거 자기들이 잘 알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2-03-23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후, 진짜 명품 페이퍼입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영화의 오피셜 트레일러에 나오는 조슈아는 겨드랑이 액취가 상당할 것처럼 보이는데, 이거 질투 맞죠? ㅋㅋㅋ

수이 2022-03-23 13:26   좋아요 2 | URL
영화의 오피셜 트레일러 너무 자주 봐서 이제 거의 외울 지경인 독자로서 조슈아는 겨드랑이 액취조차 섹시할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3 15:17   좋아요 1 | URL
골드문트 님 이런 페이퍼 좋아하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근육 얘기 나오는 거요. 지난번에는 음식 얘기 좋아하셨는데. 그러니까 골드문트 님 취향은 음식과 근육이군요? ㅋㅋ

아 저는 액취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골드문트 님이 액취 언급 하시는 바람에 살짝 기운 빠졌어요. ㅋㅋㅋㅋ액취나는 남자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전 싫단 말입니다! 항시 향수 냄새가 나야 해요!!!

아 비타님하고 남자 취향 진짜 안맞아 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액취가 어떻게 섹시해요!! ㅋㅋㅋㅋㅋ

수이 2022-03-23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찢어질 거 같은 등근육 만들기 독려 페이퍼 너무 훌륭해서 읽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왜 저 눈물 또르르 나오려 합니까. 저는 등에 근육 있는 남자와 자본 적 한 번뿐이지만 결국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섹스를 훌륭하게 만드는 건. 등근육 있는 남자 사랑하지 않아서 잠자리도 별로였어요. 애니웨이 저는 공부를 하러 갑니다. 눈물을 삼키면서. 울고싶다. ㅠㅠ

단발머리 2022-03-23 13:35   좋아요 1 | URL
여기에서 굳이 이렇게 진지하고 솔직하실 필요가 ㅋㅋㅋㅋㅋㅋ 있을까 싶습니다만 ㅋㅋㅋㅋㅋ 생각해볼수록 자랑같습니다, 비타님! 🤭🤭🤭

수이 2022-03-23 13:37   좋아요 1 | URL
등에 근육은 많았으나 맹추미가 없었던 관계로 저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요. 미안하다 몸만 탐했다.

단발머리 2022-03-23 13:38   좋아요 1 | URL
이렇게 계속 자랑하시면 곤란합니다!!! 🙄🙄🙄🙄🙄

다락방 2022-03-23 15:19   좋아요 0 | URL
물론! 등근육 있는 남자랑 섹스한다고 그것이 반드시 훌륭할 것이다 라는 명제는 거짓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등근육이 뽝 있어도 그리고 뭐 기타 등등이 다 단단하고 커도 섹스가 막 좋고 그렇진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등근육 있는 남자랑 섹스할 확률도 높진 않죠. 저도 흡족한 등근육 남과의 섹스는 한 명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3=3=3=3=3=3=3=3=3=3=3=3=3=3=3

잠자냥 2022-03-23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옥에티多부장님! 오늘밤 꼭 등근육 꿈꾸세요~
그나저나 왜 his tongue / in my mouth 이런 단어만 영어로 써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3 15:20   좋아요 3 | URL
제가 지금 며칠째 자기 전에 벗은등 엄청 생각하는데, 구체적으로 벗은등이 뒤에서 끌어 안는거 겁나 생각하는데 꿈에 안나오네요. 계속 술을 먹고 자서 그러나.. 에휴..

제가 굳이 히즈 텅과 인 마이 마우스만 영어로 쓰는 것은 다 읽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자 함입니다. 세상 자상하고 사려깊고 배려심있는 글쓰는자 인 것입니다. 엣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