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런 사이트에 접속하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연히 아이큐 검사해준다는 사이트에 들어가 테스트를 받게 되었다. 아이큐로 말하자면 나는 평균을 구성하는 아랫쪽에 위치해있을 거라고 짐작해왔던 바다. 그러니까 아주 어릴 적에는 내가 남들보다 머리가 좋은줄 알았는데, 그것은 머리 좋은 티가 나서가 아니라 엄마 아빠가 나를 천재라고 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간혹 아빠를 향해 부르짖곤 했다. 아빠, 왜 천재를 낳아놓고 뒷바라지를 못해서 이렇게 보통사람으로 살게 만들어? 그러면 아빠는 한결같이 보통사람으로 사는게 편해서라고 답하셨지...


아무튼 나는 내가 천재인줄 알다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 아, 나는 천재는 아니고 그냥 보통 사람이구나, 내가 큰 착각을 했구나,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리고 직장에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비로소, 아, 내 아이큐는 세자리가 아닌, 두자리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두자리에서 좀 높은 정도? 라고 생각할 정도로 제정신을 찾았다. 그정도의 아이큐이면서 천재인줄 알았던 어린 시절의 내가 부끄럽다. 그러나, 그것이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내 조카들 보고 그러고 있으니까. 하하하하하.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울기만 하던 아가들이 자라면서 엄마,아빠 말도 배우게 되고, 뭔가 하나 가르쳐주면 응용해서 생각할줄 아는걸 보면서 오옷, 천재야 천재!! 막 이렇게 되는거다. 얼마전에는 아가 조카의 동영상이 남동생으로부터 도착했는데 블럭을 쌓다가 자신의 팔이 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자, 그 중간을 훅 들어내서 하나를 쌓고 그 위에 들어냈던 블럭더미를 올리는거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경악했다. 또, 또 천재가 나온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아이들이 어느순간까지 자신이 천재인 줄 아는 것,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못하는 것으로 아는건 당연하다. 나 진짜 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못하는 줄 알았단말야? 다들 이런 이야기 들어보지 않나요?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못하는게 아니라, 나는 그냥 공부 못하는 사람인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내가 아이큐 몇인지 궁금하던 차에 아이큐 테스트를 받게 되었고, 내심 88-98 정도 생각하다가, 혹여 세자리수 나오면 자랑해야지~ 하고 테스트를 해나갔는데, 흐음, 어쨌든 했단 말야? 그리고 결과를 딱 봐야 하는데, 그러니까 내 검사에 내가 특별히 어느 부분에서 능력을 보인다는거다.


내가 생각해도 답을 잘한것 같지만 그런데 시공간패턴 추론 능력이 뛰어나다니?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아무튼 그래서 내 아이큐는 몇이냐!!! 하고 볼랬더니 이렇게 똭!!




19,990원을 내면 보여준다는거다. 아니 이 씨부럴것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초에 돈 내고 검사하라고 했으면 안했을거란 말야. 나는 그냥 떠돌아다녀서 했다고! 돈 내고 아이큐 검사 하세요! 라고 하면 안할줄 알고 이것들이 다 답해놨더니, 너 좀 뛰어난 것 같아, 이래서 사람 궁금하게 만들어놓고, 그런데 아이큐 보려면 돈 내~ 이러고 있는게 아닌가. 으앗, 내 아이큐 궁금하다!! 내가 대답한게 아깝다!! 해서 내가 돈 낼줄 알았냐? 아이큐 모르고도 그동안 잘살았다, 이자식들아!!! 이러고 아쉽지만 뒤돌아 나왔는데,



아니 글쎄 오늘 이메일이 온거다. 이렇게 왔다.




아이큐가 평균 이상이라는 게 아닌가! 이... 내가요? 평균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그 중에서도 아래쯤일거라 생각했는데.. 평균.. 이상이라고요? 설마 나 멘사예요? 너무 궁금하지 않은가? 그래서 저 아이큐 결과받기를 누르면 어떻게 되느냐? 어제 봤던 그 화면으로 연결된다.




19,990원 내면 알려주지~~~ 돈 안내면 안알랴줌~~~~~~~~~~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러면 내가, 나란 잘난 사람 아이큐 평균 이상인걸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다는 욕망으로 19,990원 결제할줄 알았냐? 안한다. 그 돈으로 뭐한다? 책산다.



책샀다는얘기다.

책샀다.


인증샷은 다음주 월요일에 올리는걸로...

내가 무슨 책들을 샀는지 지금은 안알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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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9-16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회사 마케팅이 뭔지를 아는 곳이다. 얼마나 궁금할 것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Q 점수가 평균 이상입니다!!!!!!!!!!!!!!!!!!!!!

저는 똘똘하기는 했지만(엥?) 아이큐가 안 좋은걸 알고 있었는데, 아빠가 ‘쟤는 머리가 나빠.‘ 이런 말을 자주 하셨음요. 참고로 아빠 머리 좋으심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렇게 믿고 살았어요. 두 자리인줄 알고요. 근데 고등학교 성적표에서 아이큐 보고 놀랐잖아요. 세 자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높지 않은 세 자리, 세 자리라는 것을 확인하는데만 의미있는 세 자리였습니다 ㅋㅋㅋㅋㅋ 우리 나라 아이큐가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되어 있는 것과는 별개로 저는 머리가 나쁩니다. 나도 19,900원 못 내요!!

다락방 2022-09-16 12:10   좋아요 2 | URL
근데 저 테스트가 말이죠, 저한테 평균 이상이라고 하니까, 자꾸만 돈 내고 보고싶어지는 겁니다.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지는거예요. 제 아이큐가 지나치게 높다면, 저도 멘사 회원이 되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제 머리를 이렇게 낭비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러다가 결제할까봐 너무 무서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아이큐를 높다 혹은 낮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을 보고 머리 좋다,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역시 기준이 자기 자신이겠지요? 왜냐하면 저는 단발머리 님과 대화할 때면 단발머리님은 천재인가? 뭐든 읽으면 다 자기것으로 만드시는 것인가... 종종 생각했거든요. 어쨌든 저에게 단발머리 님은 천재인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6 12:17   좋아요 1 | URL
저는 찐 평범한 세 자리인데 다락방님이 저를 천재라고 하시면요. 제가 다락방님께는 천재가 되는 거군요.
그렇다면 저의 천재적 일면을 발견해준 다락방님이야말로 진정한 천재 아니십니까?

다락방님.... (손 잡고) 돈 내고 저거 결과 봐볼까요? 다락방님 진짜 천재같아요. 진심이에요.

다락방 2022-09-16 12:22   좋아요 3 | URL
(손 잡고) 돈 내고 저거 결과 봐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단발머리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저 오늘 저거의 다섯 배 되는 돈을 책 사는데 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6 12:34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엄청나게 높게 나왔으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알고 보니 멘사 정도가 아니라ㅋㅋㅋㅋㅋㅋ 아, 평생 자랑해도 입이 안 아플 정도로 높게 나왔으면 어째요? 아.... 어뜩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고민되네요.

책은 잘 사셨어요! 그건 우리의 할 일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아, 어뜩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6 12:36   좋아요 3 | URL
그렇다면 결과를 모르는게 더 나을것 같아요. 괜히 알았다가 너무 높아가지고 여러분이 저랑 거리감 느끼면 어떡해요.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6 12:38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유전자에 새겨진 자뻑의 기운에 우리 모두 훈련되어 있단 말입니다!!!!!!!!
아이큐까지 넘나 높다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어뜩하지 ㅋㅋㅋㅋㅋㅋㅋ 넘나 가슴이 두근두근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6 13:46   좋아요 1 | URL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창 열었다가 숱한 기사들 속 제가 아이큐 테스트 한거네요. 거기 보니까 대한민국 평균 아이큐는 106 이라고 나와요. 저한테 평균 이상이라고 했으니 106을 포함하는... 뭐 어쨌든 세자리이긴 한가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큐까지 너무 높으면... 아 곤란해요. 저는 여러분을 잃고싶지 않아요..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6 1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다부장님 아이큐 그래서 19990인줄 알았음. 이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다락방 2022-09-16 13:47   좋아요 0 | URL
아이큐 19990 이라니.. 그렇다면 이것은 측정불가한 아이큐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6 1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내 아이큐는 세자리가 아닌, 두자리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자뻑 넘치는 사람이 왜 아이큐 앞에선 쪼그라 들어요? 다부장님은 IQ 19990입니다.

다락방 2022-09-16 13:49   좋아요 1 | URL
제가 열심히 책을 읽어가지고 아이큐가 좀 발달하지 않았나, 그래서 세자리가 되지 않았나..하는게 현재 저의 생각입니다. ㅋㅋㅋ
제가 아무리 자뻑 넘쳐도 제가 아닌 건 또 제가 압니다. 흠흠. 이렇게 가끔 아닌건 인정해주고 가야 제 말에 신뢰가 가지 않겠습니까? 앞으로의 자뻑을 위한 밑거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9-16 23:13   좋아요 1 | URL
잠자냥 나 궁금한거 있어요~ 잠자냥이 어디선가 말끝마다 욕하는 여자사람들 싫다고 글쓴 거 본거 같은데 (확실함) 나 그 뒤로 조신해지려고 조심함.. (저 자주 말 끝마다 아~ 쓰벌, 아 쓰바~ - 참고로 전라도 사투리라서 흉측함- 붙어있는 사람... ) 근데 다락방은 *이런 씨부럴 것들*이라고 .......... .... 하는데... 왜 다락방 좋아해? 왜 다락방 한정 편애야? 그럼 나도 허락해주소서. 나도 페이퍼에 이제 자유롭게 쓰벌 쓰바 쓰게해주소서,,, 쉬발말고!

잠자냥 2022-09-16 23:30   좋아요 1 | URL
욕쟝쟝의 욕을 허하노라~

- 2022-09-16 23:55   좋아요 0 | URL
🙏 허락해 주시었다 🙏

mini74 2022-09-16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저희 부모님은 매번 모지리를 낳아서 이만큼 인간 맨들었다. 그러니 고마워해라 하시는데 ㅎㅎㅎ초등 3년때 아이큐검사에서 남자애 하나가 두자리수? 그 미친!! 선셍이 넌 침팬지라는 둥 놀려서 !!! 어린 나이에도 얼마나 밉던지요. 그 애 근데 설대갔음. 과외하러가서 어쩌다 정주영회장 욕 했는데 알고보니 그 집 손주.., 란 에피소드를 우리에게 해줬던 기억납니다 ㅋㅋ

다락방 2022-09-16 13:51   좋아요 2 | URL
아니, 초등학생한테 침팬지.. 라고 놀렸다고요? 와 진짜 미치겠네요. 어쩜 그래요, 사람이 어쩜. 게다가 어른이 아이를 대상으로 그게 무슨 일입니까. 사람이 해서는 안될짓이 있고 선이 있지요. ㅠㅠ 너무해 증말.
침팬지 라는 말 듣고 얼마나 창피하고 싫었을까요. 그런데 무럭무럭 자라 서울대 가주어 너무 다행이네요. 선생님 찾아가서 나 서울대 나왔다! 말해줬으면 좋았겠어요 ㅠㅠ

라로 2022-09-16 1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딩때 아이큐 테스트 두 자리수 였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멍청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두 자리수가 평균이라는 걸 미국에 와서 알게 되었어요. ㅎㅎㅎ 그래도 가끔 저런 거 하라고 나오는 광고 보면 저도 얼마일까 궁금은 합니다. ㅋㅋ

다락방 2022-09-16 13:59   좋아요 2 | URL
네 저도 평균은 두자리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 나 두자리일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어릴 땐 머리 좋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래서 머리 좋다고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근데 나이먹으면서 아이큐야 얼마가 됐든 무슨 상관인가, 머리는 나쁠 수도 있다, 계속 읽고 쓰고 생각하면서 살자.. 이렇게 되더라고요. 검사해서 실제 두자리수 나와도 신경 안쓰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저거 결과 궁금하네요. 19,990 원 이어서 안보지만 1,990원이면 결과 봤을 수도 있을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9-16 15: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재밌어서 실컷 웃었어요! 이 페이퍼를 왜 저는 이제서야 봤는지 PC로 알라딘 들어왔다가
보니 오전중에 올리셨네요? 뭔가 하고 올리는데 욕이 똭 보여서 이게 무슨 일인가 뭐가 다락방님을 분노케 한거지?
하고 읽었는데 욕 나올만 하군요ㅋㅋㅋㅋㅋㅋ저 욕 말고 다른 욕으로는 안되는 사악한것들!!
다락방님의 결과만 꿀꺽한거잖아요? 그래도 결과가 궁금하긴 합니다. 음 ...저라면 좀더 공신력있는, 확실히 무료인
아이큐 테스트를 찾아 다시 해보겠어요 복수?하는 마음으로다가요ㅋ

다락방 2022-09-16 15:30   좋아요 3 | URL
제가 이런 테스트 하는걸 진짜 싫어하거든요. 되게 귀찮아해요. 어제도 하다말고 ‘아 그만할까‘ 이렇게 되었어요. 내가 왜 이것들에 답하고 있어야 하는가.. 그런데 기껏 답했더니 ‘답은 안알랴줌~ 돈내~‘ 이러는 바람에 ㅋㅋㅋ 진짜 아오 빡침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천재인걸 내가 모르면 어떡하나 싶어서 돈 내고 결과 보고 싶지만 그게 바로 여기의 상술이라고 생각하니 절대 당하지 않겠다!! 막 이렇게 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른기침 2022-09-2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돈 내면 알려주지를..ㅋㅋ 몇 번에 넘어가는지를 가지고 아이큐를 측정할 듯 합니다.

다락방 2022-09-23 10:26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제가 아이큐가 높은가 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신당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때문에 처참한 기분이었다. 


'신당역 살인 사건' 피해자 동생 "서울교통공사도 언니 죽였다" (daum.net)


[단독] 3년이나 시달린 스토킹…선고일 하루 전 숨진 피해자 | JTBC 뉴스


3년이나 스토킹에 시달리느라 피해자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직장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어디에 말할 곳도 없어 내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했을까. 살인자는 3년간 피해자를 스토킹했고 '불법촬영물을 공개하지 않을테니 몇분에 한번씩 문자에 답장해달라'고 했단다. 그가 되고 싶었던 건 자신이 관심을 가진 여자로부터 답장을 받는 남자 였고, 그것이 되지 못하자 곧 범죄를 저지르게 된것인데, 자신이 거부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거절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어떤 식으로라도 답장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 하는게 너무나 끔찍하다. 스토킹은 이런 심리로 작동한다. 마침, 정희진 쌤의 이번 책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스타에 대한 팬의 마음은 여러 가지다. 그냥 좋음, 존경, 선망, 소유욕, 반사회적인 짝사랑……. 이 가운데 스타를 숭배함으로써 자기 인생의 스트레스와 낙오자 심리에서 도피하려는 부류가 가장 위험하다. 정치인 팬덤이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정치인 팬덤은 상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철저히 자기 문제의 발로인 데다, 사회를 망치기 때문이다. 중간 지대가 사라진다.-p.131



'나는 너와 네가 원하는 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다'는 말이 상대의 귀에는 전혀 가닿지 않았던 경험은 나에게도 있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여성들이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나의 그 말은 상대에게 닿지 못했는데, 나의 말은 들어주지 않으면서 상대는 그러나 '나는 너랑 계속 관계를 갖고 싶어'라고 부르짖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그 자신에게 폭력으로 인지되는게 아니라 안타까움이었고, 왜 나를 받아들이지 않지? 였다. 그가 내내 신경쓰고 중심에 두는 건 '너를 이렇게 원하는 나' 였지, 상대도 상대의 감정도 아니었다. 나는 스토킹이야말로 이기적이며 무지한 자의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은 곧 악과 연결된다고 역시 생각한다. 상대의 감정을 파악할 줄 모르는 무지, 알려고조차 하지 않는 게으름, 듣고 싶지 않은 그 퇴보. 결국 폭력을 행함으로써 자신을 보게 한다면, 그것으로 되는걸까? 


결국 상대가 어쩔수없이 봐준다해도, 문자에 답장을 해준다 해도, 그렇다 해도 가해자가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건 아니다. 여전히 징징대고 애걸하고 열등감에 휩싸인 그 자신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뿐이다. 가해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강제적으로 상대가 봐준다고 해서 갑자기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열등한 자신이 있을 뿐이다. 

자신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바꿔야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무지는 죄이며 악이다. 게으름은 무지로 이어지고 그 무지는 악으로 실행된다. 무지는 죄이고 악이다. 어리석음은 악의 다른 이름이다. 



여자를 죽일 때는 이 나라의 남자들이 자기 자리에서 다같이 돕는다는 생각을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발전주의 세계관에서는 그 어떤 사회적 약자도, 사회 정의도 "나중에"다. - P45

공부를 하지 않으면 보수적, 방어적이 되고 역사를 후퇴시킨다. - P47

가부장제 사회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언어를 갖는 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위치에서 말하는 것을 ‘질색한다‘. 여성의 언어가 남성의 기득권을 빼앗고 그들의 특권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 경험으로는 대개 못 알아듣는 경우다. - P48

남성은 남성의 언어만 알지만, 여성은 남성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남성의 언어와 여성 입장에서의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한다. 여성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개의 영화들은 여성에게서 언어를 뺏거나, 말하는 여성을 죽이거나, 남성의 언어를 대신 말하게 한다.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2002년)를 누가 ‘나쁜 영화‘라고 하겠는가. 그런데 그 영화의 주인공 ‘할머니‘는 이름도, 말도 없다. - P49

사회적 약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인구의 많고 적으미 아니라 사회운동으로 인한 가시화 여부이기 때문이다.
미국 흑인의 현실을 유련한 언어로 서술한 작가 타네히시 코츠는 《세상과 나 사이》(2015년)에서 맬컴 엑스의 말을 인용한다. "당신이 흑인이라면, 감옥에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말은 흑인이 감옥에 가기 쉽다는 얘기가 아니라, 흑인의 몸은 흑인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 P97

"당신(백인)은 나(흑인, 여성을 비롯한 피억압자)를 보지 않아도 됐지만, 난 당신을 봐야 했다. 당신이 나를 아는 것보다 내가 더 당신을 잘 안다." 인종 모순과 젠더 모순의 공통점은 지배자의 무지다. 지배자들은 세계와 인간에 대해 무지하다. - P107

흑인도, 여성도 내부에 같은 인간은 없다. - P108

상상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인식자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어떤 대상 혹은 세계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이 주는 자원, 이것이 상상력이다. - P113

우주는 무중력 상태이므로 지구와 달리 우울증 환자가 살 수 있는 공간이다. 우주가 배경인 <그래비티>에서 우울증 환자는 지구에서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무중력이지만 첨단 장비가 그와 우주를 연결해주니 발버둥 치지 않아도 생존 가능하다. 지구에서 이 연결은 사람과 사랑이지만 구하기 쉽지 않은 끈이다. - P120

우리가 우울할 때 혹은 우울증을 앓는 환자(정말 죽을 만큼 아프다는 의미에서 ‘환자‘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모두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집에서, 침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일이 죽을 만큼 힘들지만 이동과 운동만큼 효과적인 것은 업다. 우울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견해가 다른데,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 P121

스타에 대한 팬의 마음은 여러 가지다. 그냥 좋음, 존경, 선망, 소유욕, 반사회적인 짝사랑……. 이 가운데 스타를 숭배함으로써 자기 인생의 스트레스와 낙오자 심리에서 도피하려는 부류가 가장 위험하다. 정치인 팬덤이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정치인 팬덤은 상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철저히 자기 문제의 발로인 데다, 사회를 망치기 때문이다. 중간 지대가 사라진다. - P131

한국 여성들은 출산이라는 성역할을 거부함으로써(출산 파업), 기후 위기와 식량 문제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사 영역에 걸친 여성의 이중 노동, ‘독박 육아‘, 강제적 모성을 강요해 왔던 가부장제 사회 자신의 부메랑이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 방법-전쟁과 같은 남성 문화-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인구를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위자가 되었다. - P169

정상 국가는 건강한 비장애인 남성의 몸으로 재현되지만, 실제 정상 국가는 외적과 투쟁을 거쳐 쟁취한 공동체이므로 부상당한 몸이 정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상이용사(傷痍勇士)‘나 장애인의 몸이 정상 국가를 상징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국가는 거의 없다. - P205

가부장제와 이성애는 쌍생(雙生)한다. 남자가 ‘출세‘하면 여자가 따르고 남자들은 그에게 아부하지만, 여자가 ‘성공‘하면 남자는 떠나고 여자들은 그를 시기한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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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9-16 08: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뉴스를 보지 않아 이 페이퍼에서 소식을 알았습니다.
일단...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락방 2022-09-16 08:41   좋아요 4 | URL
아 미치겠어요. 너무 속상해요. 어떻게해야 피해자가 살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야 한다는 답밖에 안나와요. 가해자를 구속기소만 했어도 피해자가 죽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냥 죄다 원망스러워요.

건수하 2022-09-16 11:08   좋아요 2 | URL
스토킹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거죠.

고인은 정당하고도 용감하게 대처했을 뿐인데..정말 안타깝습니다.

다락방 2022-09-16 11:12   좋아요 3 | URL
왜 어릴 때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 괴롭히면 ‘다 너 좋아해서 그래~‘ 라고 넘기잖아요. 그런 일들은 결국 ‘좋아해서 그래‘로 퉁쳐지는 끔찍한 사회를 만드는 것 같아요. ㅠㅠ

건수하 2022-09-16 11:14   좋아요 2 | URL
저는 심지어 남자아이가 계속 괴롭히는데 그 해결책으로 ‘우리 잘 지내자’ 고 편지를 써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진짜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게 실제로 먹혔다는게 더 어이없는 현실..

다락방 2022-09-16 11:17   좋아요 3 | URL
남자는 어릴때부터 성인이 다 되어 죽을 때까지 여자가 어르고 달래야 하는 존재입니까? 그렇게 불안정한 존재인데 살아 뭐하나요... 밥도 못차려먹어 감정도 다 달래줘야 돼. 아 증말 존재 이유를 모르겠네요.

청아 2022-09-16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지는 죄이며 악이다. 게으름은 무지로 이어지고 그 무지는 악으로 실행된다.‘
‘여자를 죽일 때는 이 나라의 남자들이 자기 자리에서 다같이 돕는다는 생각을 했다.‘
다락방님 오늘 명언을 두 개나 남겨 주셨네요. 스토킹은 징글징글하게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판사와 범죄 혐의자를 ‘착한사람‘어쩌고 두둔하는
주변인들, 피해자 관점에서 수사하지 못하는 무능한 경찰들의 콜라보네요.
몸이 쑤시려고 합니다.ㅜ.ㅜ

다락방 2022-09-16 08:48   좋아요 2 | URL
미치겠어요 미미님. 한 모자란 남자의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여자는 죽어야 하는걸까요? 구속역장이 기각만 안되었어도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고요. 불법촬영에 스토킹까지 한 남자를 도대체 왜 불구속기소 한걸까요? 가해자의 가족들도 피해자를 찾아와 합의를 강요했다고 하네요. 너무 오래 너무 고통스럽게 피해자가 시달렸던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하아 너무 처참합니다. 너무 처참해요. 마음이 아프고 미미님 말씀처럼 몸도 아픕니다. 아파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2-09-16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바람돌이님 글을 읽고 신당역 사건을 알게 되었네요.ㅜㅜ
남자들의 관심은 애정이 아니라 소유욕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힘이 세기 때문에 본인도 인지 하지 못하는 소유욕이 생겨 계속 스토킹하고 범죄까지 저지르는...
소유하지 못한다면 끝장이다! 그런 심리가 생겨나는 것인지??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생겨나는 것인지?ㅜㅜ
보복살인은 가중처벌이 엄격하다고 하던데 꼭 죄값을 치뤘음 합니다.
한국은 이제 여성들의 안전지대가 아닌 곳!!ㅜ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락방 2022-09-16 09:23   좋아요 3 | URL
사실 한국이 여성들의 안전지대 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피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지금 그 사실이 드러나는 것 같고요.
보복 살인이라는 표현도 너무 어처구니없잖아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보복당할만한 어떤 잘못을 했나요? 피해자는 그저 가해자의 범죄행위를 신고한 것 뿐인데요. 그래서 미치고 팔짝 뛰겠어요. 피해자는 피해만 당하다가 죽은거예요. 아 정말 미치겠습니다. 불법촬영과 스토킹 범죄자를 불구속기소 하는 바람에 피해자는 살해당했어요. 사회가 싸인을 보내고 있는걸로 보이잖아요. 여자들아, 불법촬영 당해도 스토킹 당해도 신고하지마, 그냥 닥치고 당하고 있어, 안그러면 죽어! 대체 무슨 나라가 이래요 ㅠㅠ

blanca 2022-09-16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분노가 일어요. 그런데 매번 바뀌는 게 없어요. 풀어주고 또 풀어주고..스토커를 무슨 구애 정도로 생각하는 건지...저번 인하대 사건도 그렇고...

다락방 2022-09-16 09:45   좋아요 1 | URL
여자들이 너무 죽어요, 블랑카 님. 그런데 그 죽게 되는 사연이 남자들 뜻대로 되지가 않아서예요. 남자들 뜻대로 해주라고 온 사회가, 나라 전체가 강요해요. 저도 너무 분노가 일고 속상하고 참담하고. 여자들이 죽지 않기 위해서는 남자들을 다 죽여버려야 하는건가 싶어요. ㅠㅠ

독서괭 2022-09-16 1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사건 넘 안타깝더라구요 ㅠㅠ 피해자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지 상상도 안 됩니다.. 스토킹, 불법촬영 이런 범죄들이 다락방님 지적해주신대로 자기 자신의 문제에서 시작되는 거기 때문에 가해자는 밝혀지지 않았을 뿐 그전에도 계속 같은 범죄를 저질러왔고 앞으로도 계속 저지를 재범가능성이 높은 유형인데도, 이런 부분 인식이 부족해서 특별한 범죄전력이 없다(초범)는 등의 이유로 다소 가볍게 치부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ㅠㅠ

다락방 2022-09-16 10:45   좋아요 3 | URL
가해자의 불구속 기소만 아니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 같아서 너무 안타까워요. 물론 처음으로 거슬러가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괴롭히는 일이 없었어야 하는거지만요. 왜 자기 말 안들어준다고, 자기 기분 나쁘다고 상대를 탓할까요. 자신의 강압적인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킨다한들, 그건 상대의 의지나 뜻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변하는게 없는건데, 그런점에서 가해자들이 정말 무지하다고 생각해요. 무지는 정말 악을 불러옵니다. 너무 싫고 너무 화나고 너무 슬퍼요. ㅠㅠ

단발머리 2022-09-16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사 읽고 종일 맘이 아프더라구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얼마나 맘을 졸였을까 싶고요 ㅠㅠㅠ ‘좋아하는 여자에게 연락받고 싶다‘는 저들의 생각을 바꾸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거 같아요. 강한 법적 처벌이 빨리 시행되고 ‘스토킹은 범죄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어야 할텐데요 ㅠㅠㅠ

다락방 2022-09-16 12:03   좋아요 1 | URL
그 남자로부터 연락이 오는게 얼마나, 얼마나 싫었을까요 단발머리 님 ㅠㅠ 정말 너무 싫었을 것 같아요. 그 싫은 시간을 3년이나 보냈고 그런데 그 후에 그 남자가 찾아와 죽게 되다뇨. 왜 여자들은 온전히 자기 앞에 펼쳐진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남자들의 기분에 부응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죽어야 하나요. 너무 억울하고 너무 화나요. 정말 미치겠어요 ㅠㅠ

잠자냥 2022-09-16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출근길에 20대남 여자화장실에 숨었다가 살인. 20대남 여자목욕탕에 1시간 가까이 여장하고 숨어 있어... 뭐 이런 기사들을 보고 정말...... 이 나라는 이제 제대로 된 남자 성인을 기르는 데 실패한 것인가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왜 이 나라의 수많은 남자들은 no를 no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대체 왜!!!!!!!!!!!!!!
하 아무튼 너무 빡쳐서...... 하....

다락방 2022-10-31 09:23   좋아요 1 | URL
도대체 남자들..뭐가 문제인걸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왜 몰래 보고 때리고.. 그러면서 여자를 굳이 옆에 두려고 하는걸까요? 남자들에게 여자는 뭘까요? 진짜 남자들 다 죽이고 새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세상은.. 아니 지구는요..

잠자냥 2022-09-16 12: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외식할 때 가게 안에 남녀화장실 구분되어 있는 곳이 아니면 밖에서 화장실을 잘 못가요. 지하철 화장실은 정말 사용안한 지 오래인데, 어제 신당역 사건 보고는 진짜 정말 더 끔찍해졌습니다. 하...
가끔 어쩔 수 없이 (주로 큰 빌딩) 건물 공용으로 화장실을 쓰는 곳을 갈 수밖에 없을 때가 있잖아요? 이런 곳 갈 때면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간 적이 없어요. 안에 누가 있지는 않을까, 여자화장실에서 누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사람이 없어도 분명 불법 카메라가 있겠지... 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여행을 떠나서 호텔이나 모텔에 머물 때도 그곳이 한국이나 일본이라면 분명 불법 카메라가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고(그래서 애인하고 뽀뽀 이상 절대 안 함), 솔직히 이젠 병원에서 탈의할 때도 이 병원은 간호사들 중에 남 간호사가 있던데 과연 여긴 불법 카메라가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해요.

이런데도 무슨 한국 남자들은 이 나라 살기 편하다, 페미들이 예민종자다...... 진짜... 닥쳐!!!
지금처럼 이렇게 불법카메라에 디지털성착취에, 스토킹 천국인 한국이라면 저출산으로 소멸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다락방 2022-09-16 12:17   좋아요 4 | URL
저도 밖에서 화장실 가고 싶지 않지만, 저는 유독 방광이 예민한 사람이라 화장실을 남들보다 더 자주 가거든요. 게다가 저는 밖에서 술도 자주 마시기 때문에 자주 갈 수밖에 없는데, 저는 꼭 핸드폰을 들고 가요. 위험이 닥치면 핸드폰 가져가도 쓸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꼭 가져가요. 저는 실제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옆칸의 남자와 눈이 마주쳐서 나가라고 소리 질렀던 적도 있고요, 정말 무서워요. 제가 화장실에서 으레 보는 볼일을 봤다면 그 남자가 저를 보는 것도 몰랐을텐데, 제가 그 날 술을 많이 마셔서 오바이트를 하느라 변기에 고개를 처박았거든요. 그러다 옆칸의 밑에서 저를 보는 눈과 마주친거죠. 이런 일이 일어나요, 잠자냥 님. 이런 일이요. 그래서 저는 외부에서 화장실에 가게될 때 꼭 핸드폰을 가져가요. 최소한의 방어수단으로요. 간혹 남녀공용이면 저 다음에 들어간 여자분 모르는 사람이어도 바깥에서 기다려주고요. 우리 살아야 되니까요.

저는 소멸까지 시간이 너무 길게 걸리고 그동안 죽는 여자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 싶어서, 그냥 남자들 다 죽이고 살고 싶어요.
 

어제 트윗을 통해 아웃랜더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됐다. 아니, 아웃랜더라니. 내가 작가 천재라고 몇 번이나 페이퍼를 썼던, 그 아웃랜더!! 얼마전에 페이퍼 쓰려고 검색했는데 책이 안 뜨길래 흐음, 개정판 나오려는건가, 했더니 역시나 이렇게 새롭게 나왔다.

















아니 어떡하지 ㅋㅋ 이거 내가 읽을 당시에는 번역 때문에 말이 많았었는데, 그래도 나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나는.. 이걸 사야하는걸까? 모르겠다.. 모르겠어..



어제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반가워할 친구에게 알려줬더니 너무 좋아하면서 잽싸게 장바구니에 넣었다고 했다. 그러더니 아웃랜더 시리즈 이렇게 많은거 알고 있었냐고 이내 사진을 보내왔다.




아니, 이게 다 뭣이여.. 내가 호박속의 잠자리 까지는 읽었는데... 아니 이게 다 뭣이여... 아니... 아니.. 이거 다 나올것인가. 그렇다면 어쩐지 모으고 싶어지지 않나. (닥쳐!) 진정하자..


이렇게 아웃랜더를 보관함에 담고, 그리고 원서들 몇 권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필리스 체슬러의 원서와 콜린 후버의 원서는 모두 다.. 단발머리 님 때문이다. 필리스 체슬러 원서 읽으시며 연재해주시는 글이 정말 엄청 재미있는거다. 그래서 사려고 넣어두었고, 콜린 후버의 책도 마찬가지. 사실 번역본 없으면 내가 읽을 수 없는 형편이라 안사는게 이치에 맞는데, 그런데.. 단발머리 님이 저 콜린후버의 all your perfects 에 대해 페이퍼 써주실때, 또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가지고...


함께 올린 원서 《solo faces》는 제임스 설터의 《고독한 얼굴》원서이다. 고독한 얼굴 번역본을 읽다보면 문장이 되게 짧은거다. 그래서 이거 어쩐지 원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게 되는거다. 자, 볼까? 이런 문장들이다.




그날 밤 별들은 선명했다. 레지에서 그 별들을 쳐다보았다. 아주 밝았다. 밝다는 것은 경고일 수도 있었다. 날씨가 변할 거라는의미일 수도 있었다. 날씨는 추웠다. 그렇지만 정말 많이 추운 걸까?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안전하다고 느꼈지만 온전히 혼자였다. 속으로 이 필라를 오르겠다는 맹세를 되풀이했다. 더 높이올라갈수록 필라는 얼음장처럼 차가워질 것이다.

어려운 부분이 앞에 놓여 있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미 시도를 포기하고 있었다. 그 마음이 커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생각을 떨치려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아침에 장비와 물건을 정리하는 데 거의 한 시간이나 걸렸다.

날은 몹시 추웠다. 위험한 피치를 등반할 때 로프를 큰 고리 형태로 묶어 피톤에 고정시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고정시킨 로프를 풀기 위해 다시 내려가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는 이 방법을 한두 번 시도해보다가 자신이 어설프다는 것을 깨닫고 포기했다. - P229




어쩐지 아는 단어들이 수두룩하게 나올 것 같아.. 아주 밝았다. 이런 문장은 그냥 바로 해석되지 않을까. 날씨는 추웠다. 이런 문장도... 어려운 부분이 앞에 놓여 있었다. 이런것도 충분히 바로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이런 것도..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설터의 암벽등반 소설 읽고 너무 꽂혀 있었더니 미미 님이 이 책을 추천해주셨고, 그래서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나.. 이거 있을 것 같은 이 미친 느낌적 느낌 뭐지?

잠깐 검색해보고 오겠다.


(주문조회 검색해본 후) 없는 것 같다. 휴..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어쩌자고 소설 읽다 암벽등반에 꽂혀버렸나. 암벽등반이 왜 나를 후려치는가. 왜, 왜..

나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설마 암벽등반 하는 삶을 살게 될까? 현실속의 나, 구름사다리도 못타는데... 타다아사나 에나 집중하자, 나여...






정희진 선생님 책 읽다가 이것도 넣어두었다. 홉스 리바이어던.. 











그리고 이런 책들도 장바구니에서 겨루고 있다.
































아아 나는 어떡해야 할까. 어쩌란 말인가, 나를.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났나봐....(응?)


점심엔 짬뽕먹어야지. 정확히는 짬뽕+군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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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
    from 수하의 서재 2022-09-15 19:26 
    다락방님은 책을 사고 싶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3931756 고 하셨고. 저도 책을 사고 싶어서 샀지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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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16 10:46   좋아요 0 | URL
수하님, 그린란드 관련 책 읽게되시면 꼭 감상 남겨주세요. 저는 그린란드 라고 하면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 바로 떠올라요. 사실 그것말고 다른건 생각 안나지만요.

건수하 2022-09-16 11:06   좋아요 0 | URL
맥베스 읽다가 그 소설도 떠올랐었죠 (이것도 좀 제한이 없달까)… (언젠가) 읽게 되면 꼭 감상 남기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09-15 15: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웃랜드> 그거 넷플에 나오는 그 시리즈 드라마 맞죠???
그거 보다가 넘 야해서 이걸 계속 봐야 하나? 생각했었죠. 왜냐하면 넷플 처음 결재하고 검색하다가 또 처음 선택해서 본 게 그거였던 걸로 기억하거든요.ㅋㅋㅋ
근데 작가가 천재라고 하셔서...책은 재밌나보다!! 스토리는 재밌어 보이던데 야한 장면들이 자꾸 나오니까 스토리보다 그쪽으로 신경이 쏠려....결론이 자꾸 야한 드라마!가 되더라구요~^^;;;
근데 이 책도 시리즈가 넘 많군요ㅜㅜ

필리스 체슬러 원서!!
안그래도 저도 단발님 리뷰 읽고 저도 늪에 빠져 구매할 뻔 했어요ㅋㅋㅋ
그리고 이렇게 상세하게 쭉~ 연재해주신다면 사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다락방님 바로 장바구니에 넣으셨대서 웃었네요. 단발님께 건의해야겠어요. 앞으로 원서 리뷰 쓰실 때 꼭 끝까지, 자세하게, 적어 달라구요. 그럼 믿고 살 의향이 있는데 말이죠^^ 부담되실까봐 못 적었어요ㅋㅋㅋ

다락방 2022-09-15 15:43   좋아요 4 | URL
네, 그 시리즈 드라마 맞습니다. 그 드라마의 원작이 제가 위에 소개한 바로 그 아웃랜더 입니다.
작가가 동물학, 해양생태학, 해양생물학을 다 공부했어요. 책에서도 보면 민간요법 약초들에 대한 정보가 어마어마합니다. 뜻하지 않게 과거에 가서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아프거나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줘요. 작가가 자신의 지식을 책에 다 쏟아부은 것 같아요. 저는 드라마를 보진 않아서 모르는데, 그러니까 드라마가 얼마나 야한지는 모르는데, 책에서는 아주 야합니다. ㅋㅋㅋ 아이쿠 깜짝이야! 이럴 정도로...
저도 아웃랜더, 호박속의 잠자리 까지는 읽었는데 그 뒤로도 시리즈가 저렇게나 많은줄은 몰랐네요.
저도 이번참에 다시 읽을까 어쩔까 고민중입니다. 후훗.

mini74 2022-09-15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대 인문고전...ㅎㅎ애증의 전집이 우리집에 있습니다. ㅎㅎ 조카 서울대 보내겠다고 언니가 사서, 새책으로 물려준...표지가 바뀌었군요..<아웃랜드>전 드라마로 보다가 말다가 했는데....책에서는 아주 야하다니 ㅎㅎㅎ 저도 물욕이 ~~~

다락방 2022-09-16 08:17   좋아요 1 | URL
저도 차근차근 한 권씩 모아볼 예정입니다. 조카들이 나중에 좋아하며 봐주길 바라는데, 그것은 그냥 저의 바람이지요. 후훗.
아웃랜더, 야합니다. 전 드라마로 보질 않아서 드라마가 원작을 얼마나 제대로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책대로 했다면 19금이어야 할것입니다. 흠흠.

독서괭 2022-09-16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저 시리즈물 좋아하는데… 그렇게 재밌다고요?? 게다가 야하고요? ㅋㅋㅋㅋ 스트레스 받을 때를 위해 기억에 놔야겠습니다.

다락방 2022-09-16 10:45   좋아요 2 | URL
저 시리즈 다 나오면 책장 한 칸 다 차지할 것 같은데.. 그래서 저는 오늘 책을 질렀지만 일단 이 책은 넣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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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얼굴
제임스 설터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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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이 암벽 등반을 하는 남자라는 걸 내가 알았다면, 그래서 등반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는 걸 내가 진작 알았다면,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등반하는 이야기가 뭐 재미있을 일이람? 지루하기 짝이 없을거라고, 나는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 배경의 이야기가 재미있을 수는 없을 거라고, 나는 그렇게나 숱하게 소설을 읽어왔으면서도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는거다. 책장을 넘기다가 비로소 어라, 이 남자 등반하는 거야?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 등반에 대한 얘기가 너무 흥미로워서 놀랐다. 등반이, 흥미로워? 감히 내가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책을 읽다가 스포츠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수영이나 마라톤을 하는 등장인물들은 얼마나 많이 나오던가. 그런 운동들은 그러나 내게 '그들이 하는 운동'이었다. '그들이' 즐기는 스포츠. 아, 그런데 제임스 설터가 그려낸 암벽 등반이 자꾸만 내것이 된다. 그래서 몹시 힘들다. 그 발디딜 곳 조차 찾기 힘든 절벽을 오른다는 것이, 이미 오른 이상 때로는 내려갈 수 없다는 것이,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내려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위를 한없이 바라보다 저 방향으로 가고 저기에 손을 뻗고를 생각한다는 것이 자꾸만 내 일처럼 느껴질줄을 몰랐다. 높고도 높은 곳, 몇십 미터를 오르고 또 올라도 오를 곳이 더 많이 남아있는 절벽을 오르는 일, 함께 등반하는 동료를 신경쓰는 일, 이 모든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낙석으로 인해 부상을 당한 동료를 두고 갈 수 없고 자꾸만 오르게 해야 하는 일은, 그 상황에서 얼마나 절망적이며 또 얼마나 필사적이었을까. 피를 흘리면서도 오를 수밖에 없을 때, 쉴 곳 조차도 그 암벽의 한가운데일 때, 그 때의 마음은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 내가 혹은 상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애써 감춰가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한 발 또 한 발 내딛는 것을 보는게 너무 힘들었다. 오죽 힘들었으면 나는 읽다 말고 분식집에 들어가 라볶이를 주문했다. (응?)


그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는데, 그래서 며칠을 기다리고 살피며 드디어 그 때가 되었고, 그렇게 올랐는데, 그런데 그곳에서 부상을 당해 나는 이제 틀린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하는 당사자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런 동행을 바라보는 마음은. 죽음이 올 것 같아, 를 알면서 할 수 있다고 자꾸 되뇌어야 하는 그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나는 만약 내가 사랑하는 내 주변 사람들이 암벽등반을 하고 싶다고 하면 말릴 것이고, 나 역시도 시도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겠지만-세상에, 낙석이라니!- 그런데 한 번 해봤던 사람이 또 하고자 하고 한 번 했던 사람이 더 높은 곳에 오르고자 하는 그 마음이 너무 생생한거다. 그게 뭔지 알겠는거다. 내 팔과 다리 그리고 코어에 집중하는 일, 온전히 내 육체에 집중하는 시간이 암벽등반하는 동안 찾아들 것이었다. 땀범벅이 되는 육체와 이제 더이상 힘을 낼 수 없을 것 같은 내 육체가, 그러나 정상에 이른 순간 그 기쁨을 만끽할 것이었고, 하산한 후 열여덟시간을 내리 자는 것은 세상 그 어떤 잠보다 달콤할 것이었다. 아, 하지 말아야지, 내 육체의 온 힘을 만끽하고 그 피로를 덜어내는 이 일이, 암벽을 등반하는 그 며칠-세상에, 몇 시간이 아니라 며칠이다!-이 얼마나 고되고 그래서 짜릿할지 상상이 되어서, 나는 시도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만약 그걸 시도한다면, 나는 아마 한번만 더, 한번만 더를 외칠 것 같은거다. 오르는 중간에 아직도 내가 오를 곳이 저렇게나 많이 남아있다는 것에 지치고 때로는 발을 헛디뎌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죽음에 가까워져 두려워도, 그러나 기어코 다 오르고 다시 내려오고 그리고 깊은 잠을 자고 나면, 그 충만함으로 몇 개월을 살다가 다시 또, 나는 오르고 싶어질 것 같은거다. 또 오르고 또 오르고 싶어질 것 같아서 나는 아예 시도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맙소사, 암벽 등반에 이토록 몰입하는 나라니. 나는 정말이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게 단순히 등장인물의 암벽등반에 이입해서 이뤄지는 간접경험이 아니라, 자꾸만 내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거다. 현실의 나는 구름사다리도 못건너는데!! 



주인공 랜드는 이십대 중반의 청년이다. 그에게 암벽등반은 그의 살아있음, 그의 삶을 증거하는 것이다. 그는 정착하지 못하는 남자이고 등반하는 남자이다. 몽블랑 근처로가 친구와 함께 높은 산을 등반하고, 그 과정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진 친구를 격려하고 내려와서는 또 등반하고 또 등반한다. 동행을 찾지 않고 혼자 등반하기도 하고 친구의 다른 등반 소식에 자신을 부르지 않은것에 상처받기도 한다. 어느 날은 날이 좋아지길 기대하며 등반할 때를 노리다가, 암벽 한가운데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의 소식을 듣고 그들을 구출하러 가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 구출하기까지 한다. 그는 그 순간 영웅이 되고 프랑스의 사람들은 그를 보기 위해 찾아든다. 너는 정말 산을 사랑하는구나, 라는 누군가의 말에 그는 "산을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p.195) 라고 대답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가장 적확한 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사랑하는 건 산이 아니라 삶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해내는 자신의 삶, 오르는 과정을 기어코 겪어내고 그리고 오르고 다시 내려오고 다시 또 오른 곳을 찾고 그걸 해내고 또 찾아내고, 이 모든 걸 해내는 그 자신의 삶을, 그는 사랑하는 것이었다. 삶을 사랑하는 방식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그가 찾아낸 방법, 혹은 그가 삶을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던 수단은, 바로 이 암벽등반이었던 것이다. 오롯이 내 육체만으로 그리고 내 정신력만으로 이루어내는 일, 그리고 그걸 해낸 나. 만약 내가 암벽등반을 시작한다면 나 역시도 그것이 나의 삶을 그리고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나도 생각할 터였다. 그러나,



랜드가 사랑한 삶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삶이었다.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삶. 물론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삶까지 사랑해줄 필요는 없다. 자기의 삶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인간은 충분히 이타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누이 얘기하지만, 내 한 몸을 잘 건사하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이니까.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삶을 지독하게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을 돌보지 않았다. 조난당한 사람을 구하러 위험한 절벽에 오르는 일은, 그 자신을 위한, 그 자신의 삶을 위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산을 타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랜드는, 자신을 돌보아준 여자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배려하지 않았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신경쓰지 않았다. 하는 일이라곤 오로지 등반 뿐인 그에게 잘 곳을 제공하고, 식사를 차려주고, 차를 빌려주는 사람들은 모두 여자였다. 랜드는 이 여자가 마음에 들면 이 여자를 찾아가 섹스하고 그 집에 머물고, 그러다가 저 여자가 마음에 들면 그 여자에게로 간다. 한 여자랑 자면서 그녀의 친구와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여자들이 상처 받을 거란 사실에 대해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심지어 등반하지 않는 그동안의 그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돌보아준 한 여자는 임신을 한다. 그런데 랜드는 그녀에게 그 아이를 지우라고 한다. 나는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어. 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다면 섹스를 하면 안되고, 섹스를 하게 된다면 피임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개념 자체를 아예 가지고 있지 않다가 임신한 여자에게 '나는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어' 라고 하다니. 얼마나 생각없고 무책임한 쓰레기인가. 그리고는 임신한 여자를 남겨두고 그는 또 떠난다. 그렇게 다른 여자를 찾아 머무는데, 놀라운건, 랜드가 거쳐간 그 많은 여자들이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기다린다는 거다. 이거야말로 놀랄 일이 아닌가. 왜 배신을 당하고도 그를 원망하지 않는걸까. 왜 그를 죽이려고 시도하지 않는걸까? 루이즈, 카트린, 콜레트, 시몬,수전 그 여자들은 왜 자신들이 벌어온 돈을 쓰고 그저 섹스만 하고(때로는 그것도 잘 못하고), 임신을 시키고도 지우라는 말만 하는 그를, 왜 여전히 그리워하기만 할까? 왜 그들중 누구도 랜드를 살해하지 않을까? 



두 사람은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 그들은 목격자였다. 어째서인지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여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달랐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의 이야기의 전달자였다. -p.211



왜 암벽 등반을 하고 정상에 오르는 건 랜드고, 루이즈, 카트린, 콜레트, 시몬, 수전은 그의 이야기 전달자이기만 할까?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라니, 도대체 이런 빌어먹을 남자를 만난 재수없음을 왜 여자의 운명탓으로 돌린단 말인가. 옮긴이는 이 책에서 랜드가 여자들을 가볍게 대했다고 지적하는데, 이걸 가볍게 대했다는 걸로 퉁칠 수 있는 일일까? 랜드는 자신의 삶을 사랑했다. 그런데 그는 오로지 자신의 삶만 사랑했다. 자신이 가는 길에 만나는 여자들은 그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섹스해주는 자비로운 천사들이었다. 자비로운 천사들이라는 건 즉, 그와 같은 인간이 아니었다는 거다. 그야말로 빌어먹을 개자식이 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설터는 이런 인물을 그려낸것일까. 왜 자신의 삶을 이렇게나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은 내팽개치는 인물을 굳이 그려낸 것일까. 왜 이 아름다운 암벽등반을 기어코 해내는 위대한 육체와 정신에 대해 보여주면서,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엉망진창인 이기적인 '남자'를 보여주는걸까. 아. 나는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비로소 알게 된다. 맙소사. 랜드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었다. 실존인물인 산악인. 누가 봐도 특별해 보이는 한 산악인이 모델이었다고 한다. 설터는 그 사람에 대해 '꼼꼼하게 조사하고 편지를 비롯한 관련 자료를 열심히 찾아 읽은'(p.284) 후에 쓴 작품이라고. 그러자 랜드라는 이 한사람이 가지고 있는 괴리감이, 모순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설터가 굳이 '이런 남자'를 만들어낸 게 아니라는 거. 현실 속 인물이었다는 거. 아, 그렇지, 현실 속 인물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면서 그러나 여성을 혐오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까지 저지르는 인물, 이런 인물은 현실속에 많지. 실존인물이라고 하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아주 많은 남자들은 그렇게 하면 안되는 일을 저지르면서 그러나 바깥으로는 남들에게 추앙받는 삶을 살기도 하니까. 



나는 오히려 설터가 편지와 자료들을 조사하다가 어떻게든 이 실존인물을 긍정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그 여자들을 그렇게 대하는 걸 보면서도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랜드가 여자들에게 한 행동이, 과연 신뢰일까? 그것이 신뢰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걸, 여자를 같은 인간으로 생각한게 아니라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몽블랑도 아는데, 설터가 굳이 이렇게 쓴 까닭은, 그가 실존인물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여성혐오는 아무리 감추려하고 감싸주려고 해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랜드가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대하지 않은 것은 누가봐도 자명한 사실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감히 생각해보지도 못할 저 높은 암벽을 등반하고, 그러기 위해서 몇날 며칠을 기다리고 살펴보고, 오르는 동안 오롯이 내 육체에 집중하고, 그렇게 정상에 올라 자신에게 만족하고, 내려와서는 깊은 잠을 자면서 행복해하기도 하는 이 남자 랜드는, 지독하게 자신의 삶을 사랑했지만, 정말이지 지독하게 자신의 삶'만' 사랑했던 이기주의자였다. 그가 이루어낸 업적이 무엇이든,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기억하든, 그는 이기주의자였다.



그런데 나는,

암벽등반을 욕망하기 시작했다.







"이 방으로 할게요."
전구가 하나 달린 화장실이 있었다. 모든 것이 꾸미지 않고, 페인트칠도 하지 않은, 다만 세월과 더불어 때가 탄 것들이었다. 그날 밤 랜드는 저녁도 먹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리를 들었고, 얼마 있다가 창문 밖에서 내리는 비를 보았다. 많은 것을 냄새로 아는 짐승처럼 그는 심란하지 않았고, 오히려 평온하기까지 했다. 담요 냄새, 나무 냄새, 흙 냄새, 프랑스 냄새…… 이 모든 냄새가 친숙하게 느껴졌다. 침댕 누운 그는 육체적인 차분함보다는 훨씬 더 깊은 어떤 것, 삶 자체의 고동 같은 것을 느꼈다. 확고한 기쁨이, 따뜻함과 충만한 행복감이 차올랐다. 무엇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었다. 비가 내리고 있고, 그는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이를 대신할 수 없었다. - P46

아침이었고, 빛은 여전히 새 빛이었다. 멀찍이서 이름 없는 보초들이 흐릿하게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랜드는 그 산들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는 멀리 떨어진 봉우리들을 태양처럼 어루만졌고, 봉우리들은 그의 존재에 눈을 떴다. 그 생각이 그를 무모하게 만들었다. 엄청난 힘을 느꼈다. 산등성이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자신의 불멸의 모습을 보았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도 바치리라 생각했다. - P121

"당신은 산을 사랑하는군요……." 그들이 말했다.
"산이 아닙니다." 그가 대답했다. "아니에요, 산을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 P195

두 사람은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 그들은 목격자였다. 어째서인지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여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달랐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의 이야기의 전달자였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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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9-15 09: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악ㅋㅋㅋㅋㅋ다락방님의 결론ㅋㅋㅋㅋㅋㅋ저 북한산 암벽등반 딱 한번
(엄마가 즐기신)따라갔다가 내려올때 미끄러져 죽을 뻔한 뒤로 절대 안가거든요.
한 달 뒤쯤 제가 탔던 라인에서 얼굴만 아는 분이 추락하신...
다락방님 말리고 싶네요. 그런데 끌리신다면 욕망하신다면 ‘희박한 공기 속으로‘(늘 추천하는 책)강추해요.
거기엔 이기주의도 있고 이타주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사람의 서사가 버무려져 감동의
도가니탕이거든요. 물론 실화를 다루고 있어요. 읽고나면 또 훌륭한 리뷰를 쓰실것같은!

저도 이 책 읽었는데 하루정도 랜드의 갈취?적 삶에 충격을 받아서...리뷰도 쓸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다락방님은 저와 비슷하게 느끼셨음에도 써내셨네요. 역시!!!
‘나도 알고 몽블랑도 아는데‘이 부분 압권입니다.^^*

다락방 2022-09-15 09:48   좋아요 5 | URL
저는 암벽 등반까지라고는 말 못하고 ㅋㅋ 아무튼 그 뭣이냐, 줄 잡고 바위타기로 좀 오른 적 있거든요. 너무 힘들고 무섭고 그래서 싫었단 말예요? 근데 그게 몇해전이라서, 지금은 내가 내 몸을 다르게 느끼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암벽등반 얘기 읽는게 너무 좋은거예요!! 추천하신 책 제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암벽등반에 꽂힐 일이냐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ㅠㅠ

랜드 이 쓰레기 잡종새끼 진짜. 저 임신한 여자한테 아이 지우라고 아버지 될 생각 없다고 한 것도 개빡쳤지만, 그래놓고 한 번만 아기 보자고 찾아왔을 때는, 왜 여자들이 이 놈을 살해하지 않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그는 다른 사람을 구한 영웅이지요. 진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 어휴.....

설터는 어떻게든 랜드를 포장하려 한 것 같아요. 실패했지만.

건수하 2022-09-15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부분 읽다가는 라볶이가 먹고 싶었는데...

설터는 왜 굳이 그 실존 인물을 포장하려 했을까요?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는 말은 너무 비겁하네요.
그런 운명인 사람이 어디 있냐며. 처음부터 아, 이 사람은 아내 감이 아니네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저런 남자들이 많은가봐요 니노도 그렇고. 자꾸 여기저기 등장하는 걸 보면..?


다락방 2022-09-15 10:12   좋아요 2 | URL
제 생각에는 랜드 이 자식이 설터가 보기에도 여자들한테 너무 심하게 나쁜 남자라서 나름의 변명을 해주려고 했던게 아닐까 싶어요. 여자들만 신뢰.. 세상에, 누가 신뢰를 저렇게 한답니까. 인간으로도 안본거지. 그는 암벽에서 조난당한 생명을 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지만, 등반해서 사람을 구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거고, 자기가 임신시킨 여자라든가 태어날 아이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생각이 없는 남자였죠. 그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사람이며 동시에 쓰레기같은 남자인 것입니다.

저런 남자가 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코피노가 다 그런 놈들 때문이잖아요?

건수하 2022-09-15 10:22   좋아요 1 | URL
코피노... 그놈들은 더 못한 놈들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왜 그랬을까요?)
그래요 다 그놈이 그놈이네요...
영웅이건 아니건 그건 중요하지 않네요.

그러니까 설터는 왜 굳이 이런 작품을 썼을까 이해가 안돼요...
읽어도 어차피 이해가 안될 것 같아서, 굳이 읽지 않겠습니다 ㅠㅠ

다락방 2022-09-15 10:32   좋아요 2 | URL
옮긴이의 말에 나오는데요, 수하 님.
이 실존인물 모델의 인터뷰를 보게 됐대요. 다른 사람들이 그를 특별하다고 했던 것이 이해되면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고 해요. 옮긴이의 말에서 가져올게요.


˝이 소설의 주요 사건들은 헤밍이 살면서 겪은 사건들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그는 알프스 산봉우리 중 하나인 에규위 뒤드뤼에서 뛰어난 구조 활동을 수행했어요. 그 일로 <파리 마치>에 실렸고 유명해졌답니다. 그는 내가 그에 관한 소설을 쓰려고 생각했을 무렵 죽었어요. 사실 내가 그럴 마음을 먹게 된 건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한 인터뷰 때문이었어요. (…) 그 방송에서 그는 기다란 겨울용 속셔츠 차림으로 샤모니 근처의 초원에 앉아 있었는데, 그를 본 순간 모든 사람이 얘기했던 것들을 갑자기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에게는 이처럼 놀라운 면모가 있었어요. 쉽게 말해서 정직해 보이는 그의 얼굴은 약간 게리 쿠퍼 같았어요. 그에게서는 뭐랄까, 자기라는 존재의 중심에서 얘기하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그 10분짜리 인터뷰를 보았을 때 그에 관한 소설을 써야겠다는 충동이 일었고,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수하 2022-09-15 10:48   좋아요 0 | URL
어딘가 멋진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미화하고 싶었다 로 이해해야겠네요.
사람에게는 워낙 여러가지 면이 있지만.
왠지 앞으로 설터를 보는 눈에 편견이 더해질 것 같아서 슬프네요.

다락방 2022-09-15 10:52   좋아요 3 | URL
저는 이미 사둔 설터 책이 더 있어서 그것들 다 읽어보려고 해요. 문장이 궁금하더라고요. 그전에 설터 책 읽었을 때 이렇게나 여자들을 한심하게 그렸던 것 같지 않아서요. 이 책에서만 그런건지 확인하고 싶어졌어요. 이 책에서만 그랬다면 그건 필히 실존인물에 대해 썼기 때문일거잖아요. 저는 좀 더 읽어보겠습니다. 사둬서.. ㅋㅋ 두 권이나 더 있어요. 아직 안읽은 설터가... 집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15 10:54   좋아요 0 | URL
다른 작품은 그렇지 않기를… 🙏🏼

- 2022-09-15 13:38   좋아요 1 | URL
제임스 설터에 코피노 뿌리기 ㅋㅋㅋ

페넬로페 2022-09-15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추석 연휴에 남편과 산에 갔다가 몸살났어요. 역시 기초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암벽등반은 꿈도 꾸지 못하겠어요.
작가들에겐 실제 인물을 자신의 소설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것 같아요.
나름대로 살을 붙이고 각색하면서요.
아내가 목격자이다!
쎄하네요 ㅠㅠ
이 책 지금 불호쪽이 좀 강한 것 같은데 읽어봐야 할지 고민해야겠어요.
근데 다락방님 리뷰보니 과연 어떤 놈인지 흥미로워요^^

다락방 2022-09-15 10:47   좋아요 2 | URL
제가 처음에 이 책의 암벽등반에 너무 꽂혀가지고 진짜 몰입해서 읽었거든요. 와 책 멈추기가 싫더라고요. 어떻게 암벽등반으로 이렇게 몰입시킬까 싶었어요. 그 부분에 대한 인상이 저에게 너무나 강렬하고 좋았어서 저는 이 책 원서도 살 예정이거든요. 그 문장들을 영어로는 어떻게 썼을까 너무 궁금해서요. 그렇지만 여자들이 그의 이야기전달자라고 하는 데에는 와, 진짜 한숨 나더라고요. 남자 작가는 진짜 별 수 없나 하다가 실존인물에 대해 쓴거라니 어쩐지 알겠더라고요. 실존 인물이 그렇게 행동했을 거라는 건 사실 특이한 것도 아니니까요.

수이 2022-09-15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읽고 싶지만 제가 책을 아직 안 읽어서 글 올라온 것만 확인하고 패스했습니다 락방님, 책 다 읽고 주옥과 같은 리뷰 읽을게요. 1등 가자!!!

다락방 2022-09-15 11:39   좋아요 1 | URL
제가 주인공을 너무 쓰레기라고 욕해놔서 리뷰 상은 어림도 없을 것 같아요. 남주 이기적 쌍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5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설터가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은 대개 싫더라고요. 결론은 설터에게도 헤밍웨이스러운 마초 같은 면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은… 근데 그러면서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또 좋으니 그것도 아리까리하네요. 역시 문장의 힘인가. 랜드 때문에 저는 너무 빡치고 그런 인물을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것도 빡쳐서 이 작품은 끝끝내 장점을 찾기 어려웠어요. 뭐 모든 여자들이 다 섹스해주고…. 어휴… 그럼서 왜 또 애는 보러간대요??? 미친넘….

다락방 2022-09-15 11:38   좋아요 3 | URL
저는 애 지우라고 할 때도 짜증났지만 애 보러 갔을 때는 진짜 와 이 미친놈이 싶더라고요. 그래놓고 나중엔 막 지 인생 고독함을 깨닫고 그럴 때 뭐 이런 싸이코같은게 있나 싶었어요. 전혀 자신이 만난 여자들과 자신이 만든 아이에 대해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놈이었어요. 산에 사람들 구하러 간것도 저는 그 사람들을 위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함이라고 생각했고요. 저는 소설속에서 여자들이 모두 그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이해하는게 너무 이해가 안됐어요. 어떻게 그 많은 여자들중 한 명도 그를 개쓰레기라고 욕하지 않을까요? 그런 남자를 만나고나서 각성하는 여자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설터가 미화한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간 설터 읽은게 한 권 뿐인데(어젯밤 인듯), 많이 읽은줄 알았는데 제가 윌리엄 트레버랑 헷갈렸네요. ㅋㅋㅋㅋ 근데 설터 사둔게 집에 두 권이나 더 있어요. 껄껄. 그걸 다 읽어보려고 합니다. 후훗.

수이 2022-09-15 11:44   좋아요 1 | URL
니노이군요 설터의 니노 으흠

다락방 2022-09-15 11:51   좋아요 2 | URL
니노는 어디에나 있네요. 이탈리아에도 미국에도. 물론 싸우스 코리아에도...

- 2022-09-15 13:38   좋아요 1 | URL
니노는 어디에나 있다 ㅋㅋㅋ

잠자냥 2022-10-07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이거 이달의 당선작 된 거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리뷰 이벤트 결과 찾아보니, 부장님 2등 했었어요??? 왜 말(자랑질) 안했어요! ㅋㅋㅋㅋ 추카추카 아니 고독한 얼굴로 1타 쌍피.... 8만원 거두셨네. 장하다~ 덩실덩실~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0-07 14:57   좋아요 1 | URL
5만원 받고 바로 그 날 책 사버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왜 자랑하겠어요? 저는 그런거 자랑하고 그러는 사람 아닙니다. 제 또다른 이름이 겸손인 거 모르세요?

다. 겸. 손.

앞으로 저를 겸손이라 불러주세요. 흠흠.

저는 오늘 들어온 적립금으로 책 사러 갑니다. 슝 =3

잠자냥 2022-10-07 14:58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런 걸 자랑하라고! 한끼에 두가지 메뉴 먹는 거 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뒤늦게 축하해요~ ㅋㅋ
다부장 (리뷰대회) 절필 선언 급취소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0-07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아침에 갖고 있던 적립금으로 이미 질렀음... 근데 오후에 또 6만원 들어와있네? 어머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0-07 15:0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이 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자랑이 어느정도 수준급에 올라온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사요, 책! ㅋㅋㅋㅋㅋ

mini74 2022-10-0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ㅎㅎㅎ 책탑 쌓으시는데 기단석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ㅎㅎ

그레이스 2022-10-07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다락방님~~
 















소설 한 권쯤 더 읽고 시작하려다가 오늘 출근길에 시작했다.

책을 읽을 때면 언제나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읽고 시작하는데, 와, 이번 작가소개는 진짜 뭐라 해야 할까. 음.. 찢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하고 이렇게 모여서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써냈다는 사실이 가슴 뻐근해졌다.



아.. 진짜 나따위. 

다들 공부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나요. 어디 외국까지 가서 공부하고 막 박사 되어가지고 한국 와서 교수 하고 그러면서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으로 뜨겁게 토론하고 그걸 책으로 내고. 아 진짜 미래가 밝다 증맬루. 

나는 외롭고 고독하고 평생 그것을 내가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오하고 있다.

일전에 사주명리학 공부하는 친구가 원래 무술일주는 고독하다고 했다. 그리고 나이 먹을수록 더 그럴거라고.

나는 고독함이 내 숙명이라 생각하고 점점 더 변해가는 나를 잘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고 있지만, 갑자기 또 이렇게 자기 분야의 것들, 자기가 머무는 곳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글을 만나노라니 막 가슴이 웅장해지는 거다. 그래, 인간은, 아니 나는 특히 더, 외롭고 고독하겠지만, 그러나 내 삶이 언제나 외로운 것도 아닐 것이고 언제나 고독한 것만도 아닐 것이다. 나는 혼자로 채워지겠지만 그러나 다른 사람으로 인해 채워지기도 할 것이다. 뭐 그런 생각이 오늘 아침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들었던 거다. 이 똑똑하고 공부 열심히 한 사람들이 가만 있질 않고 뭔가 말하고 써주고 있잖아!!



그렇게 첫번째 '김예란'의 <행복을 향한 그녀들의 움직임:디지털 페미니즘의 정동> 을 읽는다. 나는 분명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책을 시작했는데 처음 등장하는 단어가 '비참의 몸' 이다. 몸, body. 자, 몸에 대해 무슨 말을 하려는걸까? 김예란은 '미투'에 대해 얘기한다. 자신이 집중하는 지점에 대해 이렇게 써두었다.



내가 집중하는 지점은 그보다 훨씬 미세하고도 통렬한 순간, 비참한 몸이 마침내 말을 하게 되는 전환적 찰나이다. 어떻게, 어떤 이유에서 비참했던 몸들이 오랜 동안의 시간을 겪어 보낸 후, 자신을 비난하는 현재의 거짓된 질서에 계속 침묵하는 대신 그에 충돌하는 자신의 진실을 말하게 되었을까?(cf. Foucault, 2014) 미투는 우리말로 번역될 때 "나도 당했다"와 "나도 말한다"라는 뜻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혼용된다. 이 이중 의미 자체가 나에겐 유의미하게 느껴진다. '당했다'라는 몸을 대상으로 한 과거 시제형의 표현과 '말한다'라는 말을 대상으로 한 현재 시제형 표현이 미투에 혼융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간 여성 몸에 가부장적 권력이 지극히 기형적으로 투입되어왔음을, 그리고 그 모순이 임계점에 다다른 오늘날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의 말들이 표출되고 있음을 동시에, 교차적으로 가리키기 때문이다. -p18~19



와. 진짜 너무 좋지 않은가. 내 몸이 '당했던' 과거시제를 '말한다'는 현재 시제로 바꾸는 것이라니. 너무 당연한 사실인데 이런식으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비참한 몸을 그만두겠다는 표현. 어떤 사람들은 제대로된 단어를 제 때에 잘도 찾아내는 것 같다. 이 통찰이 너무 좋아서 울컥 하는거다. 누가 미투에 대해서 이런 고찰을 할까. 이건 여성이 아니면 안되지 않을까. 그리고 어떤 여성이-김예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생각하고 고심하고 뻗어나갔을 걸 생각하니 정말 뿌듯해지는 거다. 미투 에 대한 고심 그리고 통찰. 

그러더니 김예란은 푸코를 언급한다. 행복의 윤리와 푸코에 대해 언급하면서 도대체 이 글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너무 짜릿해지는 거다. 그리고 이런 글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사실 엊그제 정희진 선생님의 책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읽으면서 나는 정희진 쌤과의 간극은 더 커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학자는 정희진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알쓸신잡에 도대체 왜 정희진 선생님을 부르지 않는것인지 불만인데, 아무도 정희진 샘같은 넓고 깊은 사고가 되지 않기 때문일거라고 혼자 생각한다. 너무나 뛰어난 학자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음, 나로서는 이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도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고-물론 이건 너무 당연하지만- 어떤 지점에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거다. 그건 선생님이 부족한 게 아니라, 내 성향의 어느 부분들과 어긋났다는 것을 뜻하는 거고 그 어긋나는 지점은 점점 더 간극이 크게 벌어지기 시작하는 거다. 어쩌면 그것은 세대 차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선생님과 세대 차이를 느낄만큼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게 아니라, 지금의 젊은 여성들과의 차이, 그렇게 보면 나는 젊은 여성들의 쪽으로 많이 기우는 것이다. 당연히 내 모든 이상을 한 사람이, 한 사람의 대단한 학자가 다 채워줄 순 없을 것이다. 나는 그걸 한 사람에게만 바랄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책,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을 읽기 시작하자, 한 사람으로부터 다 채울 순 없지만,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있다! 그 부분을 채워주는 다른 사람들이 있어! 막 이렇게 되는 거다. 여러분, 이런 내 마음 알겠어요? 



정희진 선생님이 트위터를 싫어하는 건 강연에서도 언급하신 적이 있어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인데, 이번 책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읽노라니 관점이 좀 바뀌신 것 같았다.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에서 '미투를 포함하는 디지털 페미니즘' 이란 언급처럼, 나는 친SNS 적인건 아니라도 현재의 '젊은 여성'들의 말하기 흐름 이라는 것에 대해 그것이 SNS 에서 표현된다고 해서 결코 가볍다거나 '공부 안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나는 지금의 젊은 여성들이야말로 페미니즘을 온 몸으로 감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디스 버틀러의 책을 설사 읽지 않았다 해도 스스로가 살아온 삶으로 감각하는 페미니즘이 더 깊지 않다고 말할 순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면서 페미니즘도 디지털 페미니즘이 되는건 너무 당연한 것 같다. 고작 몇 장 읽었을 뿐인데 정말 너무 좋아서, 앞으로의 내용이 너무나 기대된다. 사실 이 책의 저자들중에는 '교수'도 있다고 하니 어쩌면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다들 어떤 이야기들을 쏟아냈을까. 


처음부터 한국사람들에 의해 한국어로 쓰여진 책이라 읽기 쉬울 줄 알았는데 결코 그렇진 않다. 천천히 읽고 또 다시 한 번 읽기를 반복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속 읽어보겠다.



그건그렇고, 어떤 단어가 그렇게 한건지 모르겠는데, 이 중요한 내용을 읽다보니 갑자기 나의 채팅 시절 생각난다. 그러니까 내가 대학에 다닐 때 정확히 과목명은 생각나지 않지만 전산 이라든가 컴퓨터 라든가 여하튼 뭐가 있었던 것 같고, 전산실이었나... 거기에서 채팅이 가능했다. 그 때 했던게 스카이러브 였던가? 뭐지? 유니텔도 했었고.. 집에서 유니텔을 하려면 전화사용을 할 수 없고, 전화가 오면 통신을 끊어야 했던 그 시대를 살았었는데, 대낮에 학교 전산실에서는 얼마든지 채팅을 할 수 있었지. ㅋㅋ 처음 채팅을 하면서 상대와 얘기한다는 게 너무 재미있고 신나서 한동안 열심히 하고, 그러다보니 우리 과에는 그렇게 아직 만나본 적도 없는 상대와 서로 사귀는 사이라고 하는 아이도 있고 그랬다. 또, 만나기 전에는 자신에 대해 한껏 포장했지만 만나고나니 자신이 설명한 외모와 다른 경우에 대해서도 들었었고. 한 친구는 만나기 전에 다정하고 사이가 좋았는데 만나고나니 성폭행을 시도해서 미친듯이 도망쳤던 일에 대해서도 얘기해줬다. 휴.


굉장히 놀라웠던 건, 대화를 시작하게 되는 남자들이 언제나 만남을 시도한다는 거였다. 좀 친해지게 되고 만나는게 아니라, 지금 대화 시작해놓고 지금 만나! 이러는 것. 그런 대화들 속에서 내가 깨달은 건, 아 이 남자들은 '여자'를 만나기 위해 채팅을 하는거구나, 라는 거였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다른 여자들도 남자랑 노는거 재미있어서 채팅했지만, 남자들이 만나고자 하는 여자는 여자인간 이라기보다는 여성 이었달까. 섹스적 의미로 만남을 시도하는 거였고, 처음부터 채팅으로도 음담패설을 하는 남자들도 있기도 했다. 한 번은 내가 무슨 말인지를 못알아들어서-성애적 용어를 내가 몰랐음- 너 이런거 모르는구나? 하더니 남자가 '나는 이런거 아는 여자가 필요해' 하고 나가버린 적도 있었다. 그때도 나는 그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그 남자들은 어떻게든 만나고 싶어했고, 가급적 빨리 만나고 싶어했고, 내가 만나길 저어하는 것 같으면 어떤 남자들은 '네 학교에 찾아가겠다' 라고 하기도 했다. 그당시의 나는 그것들을 폭력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남자들은 어쩜 하나같이 이럴까' 라는 식으로만 생각했다. 한 번은 한 친구가 갑작스럽게 번개에 응해서 다른 학교 남학생들과 여러명이 우르르 만나 미팅을 한 적도 있다. 어쨌든 내가 대학시절 그렇게 채팅으로 누군가와 재미있게 혹은 재미없게 대화하면서 결심한 건 '채팅으로 남자 만나지 말자!'는 거였다. '인터넷으로 남자 만나지말자!' 이것이 나의 룰 같은게 되어버렸는데, 그러다 나는 좀 다른 남자를 알게 된다.


그 남자를 K 라고 부르자. K 는 나보다 나이가 많았고 나와 처음 알게된 건 단체 채팅에서였다. 여러명이 함께 있는 채팅방이었고 거기에서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다른 남자들은 만남을 시도하곤 했는데, K 는 그렇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K 와 개인 채팅을 하게 됐고, 그것은 가끔 이어졌다. 이메일을 주고 받는 일도 있었다. 나는 대학생이었고 그는 캐나다에서 어학 연수중이라고 했다. 자주 우리는 이메일로 서로의 소식을 전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나는 대학을 졸업해 직장인이 되었고 그는 캐나다에서 돌아와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는 가끔, 그리고 여전히 소식을 전했었는데 그렇게 알게된 지 얼마나 되었을까. 어느날 내가 만나자고 했다. 퇴근 후에 만나자고 했더니 그는 알겠다고 지금 채팅을 그만두자고 했다. 너 만나기 전에 이발하러 다녀와야겠다는 거다. 그렇게 우리는 처음 만났고, 나는 친구들로부터 괴물 같은(혹은 찐따같은) 남자들에 대해 많이 들었던 터라, 어떤 기대도 품지 말자고 생각했다. 다만 그가 나쁜남자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에게 만나자고 했던 거였는데, 그를 만나고나서 함께 술을 마시는데, 그가 내게 물었다. 아니 어쩌다가 자기에게 만나자고 하게 되었냐고. 그래서 나는 솔직히 말했다. 너는 다른 남자들하고 달랐다, 다른 남자들은 채팅만 했다하면 만나자고 하는데, 너는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내게 말한 적이 없다, 여자 한 번 만나볼라고 하는 뻔한 남자들하고 달랐다, 그래서 만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고. 내 말을 듣고 있던 그가 말했다.


"내가 캐나다에 있었으니까 너한테 만나자고 못했던거야. 나도 다른 남자들하고 똑같아. 만나고 싶었어. 근데 캐나다에 있는데 그 말을 해서 뭐해, 만날 수도 없는데."



아????????????????????????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진짜 개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런거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역시... 이 놈이나 그 놈이나 똑같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놈은 없는거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우리는 사이 좋은 친구가 되고 우정은 한참이나 이어진다. 그는 나의 여자사람친구들과 남자사람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내 남동생도 만났고 ㅋㅋ 내 남동생의 그 당시 여자친구도 만났고. 나는 그가 혼자 사는 집에 놀러간 적도 있고. 아무튼 우리는 길게 길게 알았다. 그 길게 이어진 우정 속에 당연 짝사랑도 있었고, 잠깐 묘한 기류가 있기도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런 일이 있었다. 한번은 친구들과 K 와 함께 놀러간 적이 있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운전석의 뒷자리에 앉았었는데, 차 안에서 나오는 노래를 다들 따라 부르고 있었고, 그러다가 백미러로 나를 보던 그와 눈이 마주쳤는데, 마주치자마자 그가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생길 정도로 환하게 웃는 거다. 날이 좋았고 차 안에서는 노래가 나오고, 또 그 안에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데 눈으로 나를 보고 활짝 웃는 그 순간의 그의 모습이 진짜 너무 좋아서, 내가 그 날 그 웃음 때문에 심장이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네. 그 웃음을 떠올리며 단편 소설을 쓴 적도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두자, 이런 얘긴.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엉뚱한 얘기를 하고야 말았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튼 이 놈이나 그 놈이나 다 똑같다, 뭐 그런 얘기다. '넌 달랐어' ... 

안다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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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9-14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르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 캐나다가 복병인지라 캐나다가 그를 달리 하게 만들었지만 눈웃음 에피소드는 짱이네요. 영화 속 한 장면 같습니다. 우리 젊었네요 저런 에피소드들이 한가득해 ㅋㅋㅋㅋㅋㅋ

김예란 글도 잘 쓰고 깊이도 있고 전 좀 반했어요. 다른 책 읽느라 잠시 멈춤 상태인데 저도 다시 펼쳐야겠습니다.

다락방 2022-09-14 09:46   좋아요 2 | URL
그 남자 결혼하고 나서도 연락했었는데 이젠 안하고 있네요. 크- 그 날의 그 미소는 백만불짜리였습니다. 저만 보았던 미소였지요. 한동안 그를 향한 짝사랑에 엄청 시달렸는데, 그가 하던 일 다 때려치우고 공무원 준비 한다고 하는 바람에 사랑이 식어버렸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아직 몇 장 읽지도 않았는데 막 너무 좋아요! 김예란 말씀하신 것처럼 깊이가 있고 그것을 적절한 단어들로 표현한 것 같아서 가슴 벅차요. 그 뒤의 글들도 막 궁금해집니다. 이 책 읽기가 기대돼요!!

- 2022-09-14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웃기죠 ㅋㅋㅋ 푸코는 규범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자기 게이 몸에 작용하는 권력을 통찰하고 그걸 철학과 언어로 만들고, 그럼 어떻게 살것인가? 그걸 연구했는 데 ㅋㅋㅋ 남자들은 그걸 신자유주의 권력 통치로, 동성애자 버틀러는 그걸 퀴어이론으로 여성주의자들은 여성의 몸에 작용하는 권력으로 바라보면서 푸코의 방식으로 권력을 사유하고 말해내기 시작했어요!! 푸코를 점점 더 읽어야하는데…. 내 머리… 낮에 쓰고나면 닳아져 ㅠㅠ
(물론 현실의 정치는 이분법적으로 구시대적 권력으로 여전히 권력을 바라보지만….)
그런데 이분법을 경계하고 논의를 납작하게 만들지 말자는 여성주의지식인들이 자기들 말안듣는다고 젊은 여성들이 하는 이야기를 terf 대 교차 로 이분법으로 나눠버리고요 ㅋㅋㅋㅋ 사람들은 또 그런 우리를 랟이라고 하고요 ㅋㅋㅋ 이분법을 만들어서 논의를 납작하게 만드는 건 누구인가…ㅋㅋㅋ
신자유주의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의 경험과 몸에서 나오는 쓰여지지 않은 언어들을 혐오로 규정해버리고 신자유주의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누구인가…
희진샘은 최근 책에서 자기도 30년된 자유주의 자장안에 있는 페미라는 자백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어요) 하시는 것 같아서, 저는 쫌 더 믿어보마 싶어졌는데….
그렇지만 누구보다 촉수사유 하시는 다락방님의 이야기 답게, 자신들의 몸에서 나오는 공부를 하는 연구자들의 글이니 신나게 읽어볼게요💪

다락방 2022-09-14 10:50   좋아요 3 | URL
아 쟝님. 저는 정희진 선생님을 계속 읽을 것이고 또 선생님이 그 누구보다 뛰어난 학자라고 생각합니다. 깊이 들어가고 멀리 보시는데 정희진 선생님을 따를 자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 누가 정희진 선생님의 학습을, 태도를, 사유를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저에게는 정희진 선생님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고(이건 누가 됐든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리고 그 점에 아쉬움을 느낀다, 정도로 받아들여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 아쉬운 지점은 지금의 젊은 여성들이 충분히, 차고 넘치게 대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시작하노라니 충만해지는 것 같아요. 늘 느끼지만 제가 외로울 수밖에 없는 건 제가 너무 욕심이 많아서인 것 같긴 해요. 저는 더 세게 내달려야 할 것 같은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습니다. 그 지점에서 제 외로움은 발생하는 것 같고요. 그러나 이렇게 연구하고 발언하는 여성들이 많아서 정말 너무 좋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22-09-14 11:00   좋아요 2 | URL
네, 저는 그것 역시 ‘몸’과 ‘경험’의 다름이라고 생각해요. 연구하고 발언하고 공부하고 여성주의적 통찰로 이제막 시작한 그들이 써낼 글들과 새로운 인식.지식 나와 더 가까울 지식들이 앞으로 너무 기대 되고요. 그런 의미에서 내가 써갈 글들도 기대되요! 그러나 이미! 다락방님처럼 쓰고 계셨던 분들도 있어요. (나의 안목 칭찬해)…
비타님이 우리가 정희진을 넘어서야한다고 했는데.. 페미니즘 대중화(ㅋㅋㅋ 그래봤자 한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더 필요해지고 더 확장되어서 더 자기 언어를 많이 갖는 여성들이 되자는 말로 들렸거든요? 저한테는…
근데, 현실적으로는 우리세대는 미디어 환경 때문에 판에박힌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도 해요. 그래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글쓰기가 더 중요해지고요! 다른 여성들의 다른 이야기를 더 많이 글씨들로 남기면서 공유하고 반목(!)하는 곳으로 알라딘 여성주의 책읽기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요즘 너무 가슴이 웅장해집미다.

단발머리 2022-09-14 11:03   좋아요 1 | URL
요즘 많이 웅장한거 같더라구요, 쟝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합니다!! 이 기세를 몰아서 다락방님에게까지 자라납시다!!!! 고지가 눈앞이야, 전진!!!

다락방 2022-09-14 11:05   좋아요 2 | URL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웅장한 마음이 생길 일인줄 몰랐는데, 여성주의 책 같이 읽고 어떻게든 글을 써보도록 하자, 는 것이 돌이켜보니 이리도 웅장한 일이 되어있네요. 나는 어쩌자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 증맬루 자랑스럽습니다. 게다가 참여하는 분들이 다들 벌도 없고 상도 없는데 열심히들 해주셔서 ㅠㅠ 또 웅장해지고. 여하튼 증맬루 최고되는 것입니다. 흑흑 ㅠㅠ

단발머리 2022-09-14 11:12   좋아요 2 | URL
정희진쌤 이번책 4권에서요. 여성들의 작은 독서모임, 이야기 하시잖아요. 거기에 희망이 있다. 저는 우리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모임이 생각났어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우리가 같이 읽는 책들이 또 수준이 겁나 높아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이 읽는 일도 대단하지만 여러 이웃님들 글 읽을 때 자주 감동받습니다. 이 퀄리티 어쩔 ㅋㅋㅋㅋㅋㅋ
앞에서 끌고가는 할수있다 다락방님, 온맘으로 칭찬합니다! 다크호스 만자돌이 쟝쟝님, 더 많이 힘내고요!!!

- 2022-09-14 11:10   좋아요 1 | URL
단발: 제가 다부장과 일주일을 함께했잖아요? 그녀는 찐입니다. 진짜예요. 절대 일반 민간인은 그의 체력과 자존감과 촉수사유를 따라갈 수 없음 ㅋㅋㅋㅋ 이미 그렇게 태어남. 본투비다락방. 전 배우긴 하는데 여튼 매우 많이 체력이 안돼요 ㅠㅠㅜ 메뉴 두끼도 어렵고요 ㅠㅠ 어제도 만두 싸옴 ㅋㅋ

단발머리 2022-09-14 11:15   좋아요 2 | URL
참.... 그러니까요. 우리 쟝쟝님 똑똑하고 야무지고 일 잘하고 재미있고 센스있고 내가 겁나 좋아하는 철학적 사유 가능한 사람인데 아직도 촉수사유 다락방님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네요. 일단 체력부터 기르고요. 1인 2메뉴는 찬찬히 도전합시다. 그뒤로도 할거 엄청 많아요. 영어도 해야지, 요리도 해야지, 요가도 해야지 ㅋㅋㅋㅋㅋㅋ 바쁘다 바뻐.

다락방 2022-09-14 11:15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 님/ 그러니까 말입니다. 누가 좋다고 말하기 전에 이미 좋은 걸 하고 있었던 우리인 것입니다!! 만세!!


공쟝쟝 님/쟝님은 무엇보다 메뉴 두 개에 특히 더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군요. 흐음..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14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권 아직 안 읽었는데 사실 저는 5권도 좋긴 하지만 정희진님 책이라 읽는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새로운 화제가 있었지만 이제 그 분의 말이나 가치관이 익숙하달까.. 새롭진 않은 것 같아요.

상황이 사람을 다르게 만들기도 하는 거죠.
스카이러브.. 세상에 잊고있던 단어고요 ㅋㅋ
다락방님 덕분에 잊고있던 채팅+만남이 생각나버렸네요.
두 번 만났는데 그걸로 완전 충분했던 만남들 --;

저는 싸이월드에 안 좋은 추억이 많습니다 ㅋㅋ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읽기 어렵지만 기대돼요.

다락방 2022-09-14 10:52   좋아요 1 | URL
저는 싸이월드가 저랑 잘 안맞았어요. 그래서 활동도 잘 하지 않았는데 ㅋㅋ 그게 다 아는 사람이어서 잘 안됐던것 같아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나‘는 ‘생활인 나‘와 달랐는데, 싸이월드는 유독 ‘생활인 나‘에 집중하는 매체였달까요. 저는 그 지점은 잘 못합니다. 싸이월드 안좋은 추억이라니, 맙소사.. 하하하하.
우린 모두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면서 저마다의 추억과 저마다의 흑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저도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빨리 읽고 싶은데 회사라서 초조해요 ㅠㅠ

- 2022-09-14 11:05   좋아요 0 | URL
희진샘이 하시는 말이 계속 반복되는 느낌은 희진샘이 하는 말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안오기 때문입니다 ㅠㅠㅠ 여성주의, 탈식민주의 뭐시기 인식론으로 ‘페미니즘의 도전’을 하는 것 보다, 자본과 미디어 환경이 사람들을 한가지 생각만하게 하는 것이 더 빠르고 더 급속해요. 그게 정희진의 비극 ㅠㅜㅜ 새로운 지식이 필요한게 아니라 (이미 있는)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대중이 필요한 상황인 거 같아요ㅠㅠ 그러니 수하님 글 많이 써요 ㅠㅠㅠ 휘리릭~ 싸이월드 안좋은 추억 썰 풀자 ㅋㅋㅋㅋ

건수하 2022-09-14 11:15   좋아요 1 | URL
/쟝님 그런 마음으로 계속 읽고는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더 크지만..

싸이월드 추억 따위는 지식에 도움이 안될 것 같습니다만… ㅋㅋㅋ 얼마전 열렸다고 다들 가보던데 저는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지요 -ㅁ-

단발머리 2022-09-14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놈저놈 다 똑같겠지만 전 캐나다 그분은 웬지 다른것 같은데요. 본인 입으로 나도 그래... 그랬다는데서 점수 20점 추가.
저도 9월 도서 시작은 했는데 좀 어렵군요. 차근히 읽어봐야겠어요.
캐나다뷰 좋아요. 근데 나무들이 오늘은 싱싱해보이지 않고 좀 피곤해 보이네요. 추석 뒤라서 그럴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4 11:00   좋아요 1 | URL
K 는 심지어 외모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 그를 짝사랑하느라 마음이 좀 힘들었어요. 하하하하하. 다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지만요.

저도 이 책 시작하고 쉽지만은 않아서 재차 읽는 문장들이 좀 많아요. 아마 느린 속도로 이 책을 읽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캐나다뷰는 제가 곧 또 올리겠습니다. 그 때는 쌩쌩한 상태의 나무들이어야 할텐데요. 껄껄.
열심히 읽어봅시다, 단발머리 님!

독서괭 2022-09-14 16:4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본인 입으로 나도 그래라고 인정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심지어 외모도 나쁘지 않았다니! 이것은 완전 로맨스 소설감입니다.

잠자냥 2022-09-14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니텔! *동공지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나다뷰가 아니라 캐나다놈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4 14:14   좋아요 1 | URL
유니텔 키즈 아니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4 14:19   좋아요 1 | URL
제 귀에 그 통신 접속할 때 소리가 들려요. 삐-삐삐삐삐삐-------- 파란 화면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14 14:23   좋아요 2 | URL
동생은 옆에서 전화 써야 된다고 잔소리하고 채팅 상대는 ‘안돼 가지마!‘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9-14 14:31   좋아요 0 | URL
난 몰라.... adsl 알아~ ㅠㅠ 우리집 컴터도 되게 늦게 사가지고 ㅜㅜ 전화 끊기고 그런거 몰라....... 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4 14:31   좋아요 0 | URL
그럴 때 동생에게 ˝아, 걔더러 삐삐치라고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9-14 14:33   좋아요 1 | URL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삐삐 몰라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잠자냥...ㅜㅜㅜㅜㅜㅜㅜ 우리 멀다고 나 너무 마음에서 밀어내지마요ㅜ 스무살의 자유 TTL

청아 2022-09-14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 읽기 시작하자마자 숨가쁘게 끝까지 쭉ㅋㅋㅋㅋ혹시 k는 지난번 다락방님이 과거 글 다시 올려주셨을때 집에 찾아오신 그 분 아닌가요? 다 읽고나서 단편영화 하나 본 기분이었어요^^*

발췌문 올려주신거보니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기대치 상승입니다. 요즘 나폴리 4부작 조금씩 듣는 중인데요 여성주의 책읽기도 그렇고 여자라서 가능한 이야기들이 요즘 제 삶을 풍요롭게 하네요.>.<

다락방 2022-09-14 14:18   좋아요 3 | URL
미미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미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것은 단편소설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웃는 모습 만큼은 K 를 생각하고 쓴 게 맞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부끄럽기 짝이없네요. 도망치고 싶네요. 쥐구멍 쥐구멍 쥐구멍을 찾자. 그러나 쥐구멍엔 내가 들어갈 수 없어. 쥐구멍 너무 작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정말 기대치가 높아졌어요. 작가들의 이력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막 가슴이 뿌듯해지는 거예요. 미미님 읽으시면서 꼭 글 써주세요. 처음 시작할 땐 그렇게 대단한 뜻이 있는건 아니었는데, 그저 같이 읽자, 그런데 어떻게 읽는지 공유하게 쓰기도 하자, 는 거였는데, 막상 이만큼 하고 보니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대단한 일 같아요. 히히 ^_________^

잠자냥 2022-09-14 14:20   좋아요 2 | URL
쥐구멍이라니요! 다부장은 다락방에 숨어야죠!

다락방 2022-09-14 14:23   좋아요 2 | URL
네 쥐구멍이 너무 작아서 발 하나도 안들어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9-14 14:32   좋아요 2 | URL
다락방 // 발 (x) 발가락 (o)

독서괭 2022-09-14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디지털 페미니즘> 목차 보고 제가 관심가는 꼭지부터 읽어봤는데, 맘스타그램이랑 성착취- 이 두개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들 처음부분이 어렵다고 하시는 것 같아서 ㅋㅋ 포기할까봐 ㅋㅋ 골라 읽었는데 이것도 괜찮은 듯요! 하지만 어려운 내용도 다락방님이 풀어쓰신 글 보면 읽어봐야겠다 싶어져요. 꼭 읽겠습니다>_<
통신 ㅋㅋ 채팅 ㅋㅋ 추억이 많으시네요. 못 만나는데도 계속 연락을 이어갔던 걸 보면 두분이 잘 통했던 것 같은데! 역시 결혼 후에는 연락이 어렵죠 ㅠㅠ 아쉽지만 아름다운 추억이네요~ 아무리 다 비슷하다 해도 K는 좀 특별한 걸로!

다락방 2022-09-15 09:29   좋아요 1 | URL
오, 관심가는 꼭지부터 읽는 것도 방법이 되겠어요! 저는 워낙 고지식해서 그런식으로 책을 읽을 생각을 못하네요.꼭 순서대로 넘겨버린다는... 에휴..
푸코의 행복윤리.. 이런거 언급되어서 당황스럽지만 그러나 읽기에 너무 좋은 내용들인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어떤 글을 써내실지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후훗.

K는 저에게 좀 특별했던 남자사람이긴 합니다. 제 인생에 특별한 남자사람이 많질 않은데, 그중에 한 명이긴 해요. 가만있자, 한 3위쯤 될듯합니다.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15 10:40   좋아요 0 | URL
오, 저도 관심가는 것부터 읽어봐야겠어요. 앞부분 좀 어려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