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행복한 그림자의 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아니, 이 말은 긍정적으로 들린다. 다시. 사랑은 사람의 못난 면을 들춰낸다. 그래, 이게 맞는 말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다. 사랑은-어쩌면 사랑이라는 착각은- 내가 미처 나에게 있는지 알지 못했던 추한 면을 깨닫게 해주는데, 그래서 이 사랑을 후회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그래서 그 추한 면에 대해서는 후회하느냐 하면 그건 맞다.

 

사람에겐 모두 저마다의 철칙이 있을것이다. 타인에게까지 강요하진 않아도 스스로는 이것을 반드시 지켜야 해, 라는 룰 같은 것. 내가 생각하는 이별은 그랬다. 아프지 않을 것, 심각하지 않을 것, 그것은 그저 그런대로 보내버릴 것. 그러나 세상의 모든 룰은 깨지라고 있는 것. 나는 어떤 이별에는 죽음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 맙소사, 나 결국 이정도였어? 한강 다리 위를 걷다가 멈추어서서 빠져 죽어버릴까, 생각할만큼, 그렇게 약한 사람이었어? 도도하고 강한 사람..아니었어? 왜이래, 아마추어같이.

 

 

 

 

 

 

 

 

 

 

 

 

 

 

 

 

여자를 안는 남자,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 여자의 어머니에게도 농담을 잘 건네는 남자, 여자를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가는 남자, 여자에게 결혼하자고 하는 남자를, 여자도 받아들이려고 했다. 언젠가는 그와 결혼하려고 했다. 그는 알아주는 가문 출신이었으니까. 자신을 무시하는 직장상사에게, 나 이 남자랑 결혼했어, 라고 말하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동생네 부부와 여행을 다녀오겠다던 그가, 여행지에서 그림엽서까지 보냈던 그가, 돌아올 때는 유부남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결혼을 했다고 했다. 그는 여행을 간 게 아니라 결혼을 하러 간 것이었다. 그동안 여자는 그가 자신에게 매달린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더럽지만) 그의 가문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안쓰러운 듯 쳐다보고 자신의 반응이 궁금해 자신이 근무하는 곳으로 자신을 구경오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그래, 그까짓 것. 그가 결혼을 하고, 다시 이 마을로 돌아와 산다고 해도, 그래, 그녀는 괜찮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런데, 새벽 0시 20분. 그녀는 차를 몰고 그의 집 앞으로 간다. 모두가 잠든 시간. 그녀는 그의 집 앞에 차를 대고 (오, 그 차는 그가 사준 것!) 경적을 울린다.

 

 

나는 차를 세우고 차창을 내렸다. 그런 뒤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숙이고 내가 참을 수 있을 만큼 최대한 길고 크게 경적을 울렸다.

그 소리에 나는 마음이 푹 놓여 한껏 소리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이봐, 클레어 맥쿼리. 할 얘기가 있어!"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클레어 맥쿼리! 클레어 나와!" 나는 깜깜한 집에다 대고 고래고래 악을 썼다.

나는 또다시 경적을 울렸다. 한 번, 두 번...... 몇 번인지 모르게 수도 없이. 경적을 울리는 사이사이에 고함도 계속 질러댔다. 나 자신이 저쪽에 몇 발짝 비켜서서, 주먹으로 꽝꽝 내리치는지, 고함을 질러대는지, 경적을 눌러대는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난리굿을 벌이는지, 무엇이든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째깍째깍 하는지, 보기에 따라서는 신 나는 놀이였다. 내가 무엇 때문에 그러고 있는지도 거의 잊었다. 나는 리듬을 살려 경적을 울리는 동시에 고함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pp. 262-263)

 

 

경찰은 그녀에게 진정하라 일렀고 아마 다음날 마을 사람들도 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할거다. 그녀와 사귀면서 다른 여자랑 결혼한 남자 역시, 내가 어쩌자고 이런 여자랑 사귄걸까 라는 생각을 하겠지. 그러나 나는 이 단편을 통틀어, 아니 이 단편집을 통틀어 이 장면이 가장 통쾌했다. 주변 모두가 그녀에게 그러지 말지 그랬냐고 지청구를 늘어놓을지 몰라도 잘했다. 발악하는 것처럼 보였어도 그녀에게 그건 필요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 자신을 농락한 남자에게 찾아가 그의 이름을 동네 창피하게 부르던 것, 그것은 그녀가 그 순간 해야 할 유일한 행동이었을 거다. 나라면 저렇게 하지 못했겠지만, 그래서 더 그녀에게 응원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앞으로 그녀는 당분간은 그 작은 마을 사람들의 눈치와 손가락질을 견뎌야 할텐데, 쳇, 새벽에 잠 못자게 자신의 배신당함을, 그래서 분노함을 모두에게 공표했다한들, 그게 뭐 대수란 말인가. 그녀는 잘못하지 않았다. 그녀는 못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한 실수를 하나 꼽자면, 자신을 그렇게 추하게 끌어내릴 남자와 사귀었다는 것, 그와의 미래를 기대하고 꿈꿨다는 것.

 

거지같은 자식.

 

 

사실 이 단편집을 읽으면서 크게 좋다는 느낌을 받았던 건 아니었는데, 위의 단편인 「그림엽서」가 무척 좋고 그 외에도 「작업실」과 「위트레흐트 평화조약」을 자꾸만 들추어보고 싶어질 것 같았다. 그 세 편이 유독 좋았다. 「위트레흐트 평화조약」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계속할 수가 없었어. 내 삶을 살고 싶었어." (p.375)

 

 

앞뒤를 쑥 자르고 이 문장만을 턱 내뱉으면 대체 왜그런지 알 수 없겠지만, 나는 이 문장이 이 소설의-이 소설집의- 키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말을 듣는 동생은 언니에게 이렇게 말한다.

 

"언니 삶을 꼭 붙잡아. 놓지 마." (p.376)

 

 

그녀 주변의 모든이들이 그녀가 심했다고 그녀가 나빴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동생이 그녀를 이해한다. 그녀에게 언니의 삶을 살라고 말해준다. 이토록 아름답고 가슴을 푹- 찔러대는 단편들이 이 책 안에 있어서 다른 단편들이 설사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더라도 이 단편집을 돌아볼 수 밖에 없다. 언급한 세 편의 단편은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다.

 

 

 

 

 

오늘은 휴일. 여수에 갔다온 피곤이 여즉 쌓여있어 오늘은 제대로 이걸 풀어야 했다. 자고 먹고를 반복하다가 깨어있는 시간에 침대에 엎드려 두 발을 흔들면서 편 류 근의 시집 안에서 나는 오, 이렇게 재미난 시를 읽게됐다.

 

 

유부남

 

 

당신이 결혼 따위 생각하지 않는 여자였으면 좋겠어 우리 그냥 연애만 하자 사랑이 현실에 갇히는 건 끔찍해 결혼은 천민들의 보험일 뿐이야 진부해 그냥 연애만 하자 서로의 눈을 바라보자구 구속하는 일 따위 구역질난다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야지 밤에 내게 전화하는 건 구속받는 기분이어서 싫더라 주말에 약속 잡는 사람들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정서적 난민 같아 주말엔 책을 읽고 음악을 들어야지 당신은 내게 뭔가 요구하지 않을 사람 같아서 참 마음에 들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사랑은 폭력이야 천박해 그러니 우리 쿨하게 연애하자구 참, 내가 전화 받기 곤란할 만큼 바쁜 사람이란 거 알지? 전화는 항상 내가 먼저 할게 사랑해 이런 느낌 처음인 것 같다 우리 좀 더 일찍 만날 걸 그랬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는 이 시를 읽고 이 시인은 대체 결혼을 언제했길래(응?) 이런 시를 지은걸까 싶어서 책 날개를 들추어 시인에 대한 소개글을 읽어봤지만 시인이 언제 결혼했는지는 나와있질 않았다..아................간만에 읽는 재미있는 시였습니다, 류 근님!

 

 

 

 

 

 

 

 

 

 

 

 

 

 

 

 

 

 

휴일은 언제나 시간이 빠르다. 사실 시간은 늘 빠르게 지나가긴 했지만 휴일엔 유독 심하다. 오늘은 정말이지 뭐 기억에 남을만큼 한 게 없는데 벌써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오늘은...오리 고기 먹은 것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는 하루구나..........

 

 

 

뭐, 그럴 때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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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5-02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끝내주네요 ㅎㅎ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그런 문장을 읽은 것 같아요. 사랑을 하더라도 내 모습이 바뀌지 않으면 좋겠다? 사랑을 하더라도 내 확고한 기준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튼 그런 문장이 기억에 남네요. 사랑을 해도 완전히 자기가 달라지지는 않나봐요. 아직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에고 졸려, 저는 이만 꿈나라로 쌩~

다락방 2012-05-02 08:31   좋아요 0 | URL
잘 잤어요, 수다쟁이님? 저는 오리랑 와인을 실컷 먹고 잤더니 새벽에 몇 번이나 깼어요. 물론 그건 오리와 와인 탓은 아니었으리라 짐작되지만...

사랑을 하면 완전히 달라지는 사람이 있고 사랑을 해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그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런어웨이 브라이드]라는 영화를 보면, 그 영화안에서 여자는 남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자신도 좋아하거든요. 정말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걸 같이 좋아하는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거긴 하지만.

수다쟁이님이 어떤 사람이 될지는 상대에 따라서 달라질거에요. 상대가 수다쟁이님께 어떤 영향을 줄 지 모르겠지만 여름인데, 사랑하세요, 수다쟁이님. 뜨겁게요. 끈적끈적하게. 그건 여름에만 가능하니까요.
:)

poptrash 2012-05-02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다른 서재에서도 류근의 시를 읽었어요. 그것도 연애시(?)였는데. 근데 세상엔 정말 저런 유부남이 많은 걸까요? 저도 결혼해서 저런 유부남이 되면 어쩌죠?

다락방 2012-05-02 08:29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서재가 어디인줄 알고있으며 그분은

http://blog.aladin.co.kr/fallen77/5590641

여기에서 그 시를 보고 가신겁니다. 훗.

그런데요 팝님, 음, 팝님이 저런 유부남이 되면...정말..어쩌죠? 뭐 저런 유부남이 되지 않을 특별한 방법이 떠오르질 않네요. 만약 저런 유부남이 되신다면 음, 음, 유부남 2 로 시를 한 편 써주세요. ( '')

Jeanne_Hebuterne 2012-05-02 10:08   좋아요 0 | URL
지금 두 분이서 제 이야기 하고 계신 것 맞죠?
푸훗!
(얼굴이 나만 크구나!)

다락방 2012-05-02 10:28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그나저나 Jeanne_Hébuterne 를 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몰라서 구글에 검색해봤는데 '쟌느 에퓨테른느'라고 읽는군요. 처음에 닉네임 보고 다른사람들이 이름 부르는게 싫으신걸까, 대체 왜 이런 읽을 수 없는 단어들을 나열해놓은걸까 싶었어요. 친구에게도 읽어보라 시켰더니 모르겠대요. 그래서 여태 한 번도 부르지를 못했지 뭡니까. 오늘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검색창에 넣었어요. 이제 부르고 싶다면 쟌느님이라고 불러야 하겠네요.

Jeanne_Hebuterne 2012-05-02 12:31   좋아요 0 | URL
잔 에뷔테른이에요.
이 얼굴의 주인공 이름입니다.
그냥 원래 이름대로 부르셔도.
닉네임은, 이 초상화 모델의 이름이니까. 그대로 한 것.

다락방 2012-05-03 11:25   좋아요 0 | URL
쟌느 에퓨테른느...는 어느 나라 말일까요? 잔 에뷔테른 좋으네요.
분위기있다...

이매지 2012-05-0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 나와!라고 동네방네 시끄럽게 소리 지를 남자를 만난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통쾌해지네요. ㅎㅎ
거지 같은 자식. ㅎㅎㅎ

그나저나 <유부남>이라는 시 재미있네요. 아니 그러니까 그냥 연애만 하자니까. ㅎㅎㅎ

다락방 2012-05-02 10:30   좋아요 0 | URL
시를 읽고나니 유부남이란 제목이 아주 화악 다가오는게 아니겠습니까! ㅎㅎㅎㅎㅎ

사람들은 저 여자를 두고 꽤 오랜시간 손가락질할거에요. 하나는 버림받은 여자란 것에 대해서(오죽하면 남자가 말도 없이 다른 여자랑 결혼했을까) 또 하나는 그녀의 새벽 방문에 대해서(저러니까 남자한테 차였지) 말이지요. 진실로 그녀에게 잘했다고 해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은데, 저는 저 여자에게 박수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잘했다, 당신은 당신이 해야할 최선을 해냈다, 라고 말이지요.

moonnight 2012-05-02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지같은 자식. -_-

그녀와 같은 동네에 살고 싶네요. 진심으로 잘 했다고 말해주고파요. 진짜,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고래고래ㅠ_ㅠ;;;) 근데, 의외로 저런 남자를 제법 볼 수 있어요. 제가 아는 케이스도 -_-;;;;;;;

그리고, <유부남>. 그냥 웃지요. ㅠ_ㅠ;;;

다락방 2012-05-03 11:28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과 제가 저 여자와 같은 동네에 살았다면 불러내서 셋이 진탕 술이나 마시는데 말입니다, 그치요? 깔깔 웃다가 세상이 더럽고 남자도 더럽다고 욕도 하다가 울기도 하다가 또 깔깔 웃다가...( '')

아, 대낮인데 술 마시고 싶네요. 흑흑. orz

dreamout 2012-05-02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듬을 살려 경적 울리는 장면, ㅎㅎ 유쾌하네요!

다락방 2012-05-03 11:2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드림아웃님, 이 단편 소설이 저는 몹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원제는 『Suburban Girl』이다. 대체 낯부끄럽게 왜 『내 남자는 바람둥이』 따위의 제목이 된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제목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재미있다! 게다가 무척 사랑스럽다. 


'출판계를 평정하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편집일을 시작한 여자주인공, 편집으로 이미 명성이 자자한 남자주인공. 으윽, 그들의 직업자체가 너무나 흥미로운 소재. 영화의 처음도 연필을 들고 교정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그 장면들부터 이미 이 영화는 나의 마음에 쏙 들었다. 게다가 익숙한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와서 즐겁다.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무려 '아치 녹스'(물론 영화속 '아치'의 스펠링은 arch 와 다르지만.). 여자주인공은 식사 자리에서 '이름을 브론테로 바꿀걸 그랬나요?' 라며 브론테님을 언급(응?)한다. 밀란 쿤데라, 단테, 바이런이 그들의 입에서 툭툭 튀어나오고 남자주인공의 친구는 퓰리쳐상을 받기까지 한다. 맙소사. 브라보! 


책 속에서 남자는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오래전에 책을 한 번 출판한적이 있다. 여자를 처음 만나 그녀의 호감을 얻고 싶지만, 자신의 책은 흉물스런 책이어서 이미 출판계에서 매장당했음을 말한다. 그러나 그 다음번 만남에서 그녀에게 오래전 자신이 썼던 책을 선물한다. 그리고 그녀는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그리고 길을 걸으면서도 그의 책을 읽는다.


내가 쓴 책을 선물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나는 생각해봤다. 물론 상대가 재미있게 읽어주기를 바라겠지만,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또한 그 사람이 책을 아주 잘 읽는 사람이고 자신의 취향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평가를 기다리는 마음이 되지 않을까. 그에게 재미있게 읽혀졌으면, 그리고 이 책이 정말 그에게 '좋았으면' 하는 마음.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 내가 써 낸 문장들을 누군가로부터 평가받고 싶은 그 마음, 그건 정말이지 꽤 근사할 것 같다. 설레이면서 초조할 것이고 살짝 두렵기까지 하지 않을까. 어쩌면 나한테 실망할지도 모르니까.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고 남자도 여자를 사랑한다. 남자의 나이가 많아 간혹 사람들에게 아버지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그는 나의 아버지가 아니고 나는 그와 섹스를 하는 사이다, 라고 말한다. 경제력과 능력 그리고 명예까지 모두 갖춘 남자지만, 그러나 그는 알콜중독에 당뇨를 앓고 있다. 그에게는 그녀가 필요하고 그녀에게도 그가 필요하다. 서로는 한 번의 헤어짐 끝에 다시 만나 예전으로 돌아가 잘 지내는 듯 보이지만, 이제 여자는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는 자신에게 스승과 같았음을, 자신은 그에게 제자였음을. 그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녀는 의존적인 성격을 버리지 못할것임을.


나이 들었다고 반드시 성숙한 인격이나 넉넉한 마음을 갖추게 되는것도 아니고, 아직 어리다고 해서 능력이 없고 부족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영화속의 남자처럼 나이들었다면(비록 알콜중독에 당뇨가 있지만), 어떻게 그런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을까. 과중한 업무로 잠들지 못하는 여자에게 내가 좀 도와줄까, 라고 말하는 남자를(물론 나는 일적으로 그의 도움을 받고 싶지는 않지만), 여자가 일을 하는 동안 요리를 해주는 남자를, 유머감각이 있는 남자를, 게다가 섹시하기까지 한 남자를, 나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글을 쓴 남자를. 그런 남자로부터 등을 돌려야 내가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또 얼마나 씁쓸할까. 그를 포기하는 게 가능할까, 그를 포기할 수 있을까.


이 영화의 처음, '멜리사 뱅크'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기에 그 책을 찾아보았다.















맙소사. orz

제목은 왜 저렇고 표지는 또 왜저래. 진짜 읽기 싫게 생겼다. 하이틴을 공략한 소설인가...쓰읍- 



[알라딘 책소개]

일과 사랑, 자아 사이에서 방황하는 도시여성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소설. 소설은 도시 외곽의 한적한 별장, 시골마을에 어느 날 여덟 살 연상 연인과 찾아온 오빠 헨리의 연애를 지켜보는 열네 살 제인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뉴욕에서 삼십 대가 되기까지, 제인의 심리적 성장을 그녀의 연애사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뉴욕의 잘 나가는 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자, 제인 로즈널. 그러나 도무지 시크하고 세련된 뉴요커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나 연애에 있어서는.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농담("유머는 섹시와는 거리가 멀어") 그리고 조금만 빠져들면 대책 없이 터져버리는 "사랑해요"란 고백, 그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에 걸리는 미소. 

밀고 당기기에 능한 여자들의 사랑방식이 어색하고 서툴기만 한 그녀, 제인의 인생에 세 명의 남자가 다가온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이상형의 남자와 결혼하는 법>이란 책은 그녀에게 이제까지의 연애방식을 완전히 버리고 섹시하고 도도한 여성을 연기하라고 가르치는데…. 2007년에 사라 미셀 겔러, 알렉 볼드윈 주연의 영화 [내 남자는 바람둥이]로 각색되었다.


잠깐 갈등했지만,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다음번 결제때 구입하기 위해 장바구니에 넣어뒀다. 편집과 작가들에 대해 말을 하고 또 모든게 완벽해 보이는 나이 든 남자가 사실은 부족한 면도 있다는 것도 퍽 마음에 들어서 당장 이 한 권만 사서 읽을까 했지만, 나는 2012년 들어서 한 달에 한 번만 책을 구입하는 걸 꾸준히 유지해 오고 있으므로, 조금만 참았다가 5월달 지름데이에 질러주리라. 너무너무 궁금하다. 그리고 제발 바라건데, 정말 좋은 글이었으면 좋겠다. 멍청하고 유치하지는 말아줘, 제발.





주말에는 여수에 다녀왔다. 집에서 역까지 한 시간, 역에서 여수까지 다섯 시간. 아...진짜 피곤한 길이었어. 친구와 나는 갔다오니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피곤에 찌들었다. 아니, 나는 늘 그러지 말자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하면서, 그래도 이번에는 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책 두 권을 또 가방에 넣은거다. 아..병신 ㅠㅠ 물론 한 권도 다 읽지 못했으며 심지어 다섯 장도 못 읽고 내처 잤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는 내 코고는 소리에 내가 깼다. 아놔...손에 책 들고 코 고는 여자라니. 예쁘고 지적인 여자가 코를 골다니. 하아- 몹시 부끄러웠지만 괜찮다. 완벽한 여자는 매력이 없으니까. 무릇 매력적인 여자라면 빈틈이 있어야 하는 법. 나의 빈틈은 코고는 것이다. 이를 갈고 잠꼬대를 하지만, 그건 빈틈의 덤 같은 것.



여수의 밤바다를 사진 찍고 싶었지만 너무나 어두워서 사진이 잘 안나오더라. 대신, 여수의 저녁 바다. 








여수의 저녁 하늘






그리고 싱싱한 생마늘과 함께한 여수의 소주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자면,

'글을 잘 써서' , '책을 많이 읽어서' 상대를 사랑하게 되지는 않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잘 쓴 글을 읽는것을 좋아하고 즐겨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속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밀란 쿤데라와 함께 찍은 사진이라고 으스댈 수 있었던 것은, 밀란 쿤데라가 어떤 사람인지 여자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밀란 쿤데라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백 번 말한들 무슨 소용일까. 이게 얼마나 으쓱한 일인지 도무지 알아줄 수 없는데.


나는 슬픈일이 있을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은 생각보다는, 좋은 일이나 기쁜 일이 있을 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럴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더 많이 떠오른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함께 기뻐해주고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고 또 나로 인해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내가 밀란 쿤데라랑 사진을 찍는다면 그걸 얼마나 말하고 싶을까. 그 말을 들으며 같이 좋아해주려면 밀란 쿤데라가 작가라는 사실을 아는 남자여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볼 수도 있겠지만, 침대에서 홀딱 벗고 뒹굴수도 있겠지만, 그 사이사이 우리가 마이클 샌델의 새로운 책을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이야기했으면 좋겠고, 줌파 라히리의 새로 번역될 소설을 기다리는 나를 알아줬으면 좋겠고, 내가 모르는 작가의 책을 내게 들이밀며 이 책은 마음의 안정을 찾는걸 도와줄거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만약 영화속의 여자가 나처럼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었던 거라면, 그녀는 그야말로 이상형을 만났던 게 아닐까.



물론 이상형을 만나고 사랑하고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것은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전개되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상형이 반드시 이상적인 상대라는 건 아니니까.



여수에서 돌아오는 기차는 급하게 KTX 로 재예약을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역방행으로 앉아야 했다. 자다 깨고 자다 깨고를 반복하다보니 내 맞은편에 키가 크고 젊은 남자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아이폰의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오, 언제 탔지? 어디서 탄거지? 나는 잠을 그만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틈틈이 눈을 들어 그를 봤는데, 오, 그는 어느 순간 자신의 다이어리를 꺼내서 펜을 들고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스케쥴인지 무언지 모를 것을. 나는 내가 현재 누구를 만나든 또 누구를 사랑하든, 그것과는 전혀 별개로 그런 광경앞에서는 정말이지 정신을 놓아버린다. 그냥 반해버린다. 그런 장면들은 정말 근사하니까.



뭐, 반했다해도 나는 잠시 후 다시 자버리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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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04-3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 하는 것 같아요. 여수 밤바다라니, 하.

저도 저 영화 봤어요. 어? 나랑 이름이 같네. 이건 아주 드문일이다, 영화도 괜찮다. 막 이랬는데 ^^
영화의 큰 줄기도 좋았지만 세세한 부분들, 다락방이 눈여겨 본 그런 부분들이 참 좋은 영화였어요.

다락방 2012-05-02 08:34   좋아요 0 | URL
제가 하고 싶은게 뭐 크게 돈 드는 일도 아니고 크게 노력을 요하는 일도 아니니깐요. 저는 그런일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잖아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잖아요.
그런데 재이슨 스태덤과 함께 사는 일은..불가능하겠죠? 후아-

영화가 생각외로 좋았어요, 정말. 알렉 볼드윈은 나이 들면서 덩치가 아주 커졌는데, 참 멋진 것 같아요. 일전에 본 [라임 라이프]에서도 그는 바람둥이로 나오거든요. 알렉 볼드윈은 왜 바람둥이 역할이 잘 어울릴까요, 아치?

Arch 2012-05-02 09:19   좋아요 0 | URL
약간 남미 계통이라 그렇지 않을까요. 전 막 근본없는 의견을 얘기하는 것 같아요. 남미쪽 아니면 어떡하려고. 저는 알랙 볼드윈보다 여자 캐릭터를 묘사하는 부분들이 막 좋았어요.

다락방 2012-05-02 11:12   좋아요 0 | URL
ㅎㅎ 근본없는 얘기 맞는것 같아요. 미국태생인데? 검색해보니 혼혈이란 말도 안보이구요.

전 요리하면서 일하는 여자한테 말 거는 알렉 볼드윈의 모습이 무척 좋더라구요. 히히.

Arch 2012-05-02 17:27   좋아요 0 | URL
사실 영화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런 장면이 있다면 저도 좋았을 것 같아요. ㅇㅇ 근본없는 의견이라니까요. 근데 왜 자꾸 남미쪽 같지

비로그인 2012-04-30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락방님은 하고 싶은 일은 다 하는 대단한 여인(!) 같아요.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막상 그러지 않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저는 2012년 밝았을 때 놀이공원에 꼭 가봐야지, 이래놓고 여적지 안 가고 있답니다. 5월에는 꼭 가봐야겠어요. 위에 영화 보니까 생각나는 영화가 하나 있는데요. 이 영화도 다락방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메릴 스트립이랑 음, 로버트 드니로가 나오는 <폴링 인 러브>요! 기차역에서 꽃피는 사랑은 참 아름다워요 ㅎㅎ

집앞에 바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문득 그런 생각이~

다락방 2012-05-02 08:36   좋아요 0 | URL
전혀 대단하지 않아요. 위에 아치님 댓글에도 썼듯이 저는 할 수 있는 일만 하고 싶어하는 간사한 여자사람 ㅋㅋㅋㅋㅋ 아직 2012년이 많이 남아있잖아요. 그러니 천천히 천천히 실행에 옮기도록 해요!

그리고 수다쟁이님, 저도 [폴링 인 러브] 보았답니다. 기차안에서 그 둘이 만나던 장면과 서점에서 그 둘의 책이 바뀌던 장면도 기억나요.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메릴 스트립이 남자를 만나러 가기 위해 머리를 풀던 장면도요. 그 장면은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아, 이건 염장질인데요 수다쟁이님, 전 그 영화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책이 바뀌었던 그 서점, [리촐리 북 스토어]를 몇 년전에 뉴욕에 들러 가 본 적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부럽죠? 히히히히히

비로그인 2012-05-02 13:56   좋아요 0 | URL
ㅠㅠ 진심 부러워요, 다락방님...
그치만 저는 한시간 전에 편육 잔뜩 올린 냉면 먹었어요! ㅇ3ㅇ~

가연 2012-04-3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행하면서 책 읽는 사람을.. 여자든 남자든 한 번도 못봤어요, 풋.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책이 내가 아는 책이라면 다가가서 말을 걸어볼텐데, 푸하하. 여수에는 옛날에.. 가봤는데, 오동도도 들르고 돌산대교도 가보고..ㅋㅋ 그게 벌써 옛날이네요. 여수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괜찮아요. 아, 갑자기 여행하고 싶어지네요. 생각만ㅎㅎ 막상 실제 가라고 하면 못갈거면서.. 혼자 하는 여행은 이젠 심심하거든요, 풋.

다락방 2012-05-02 08:37   좋아요 0 | URL
가연님 서재에 들러 가연님이 아시는 책으로 들고 기차를 타고 싶지만 가연님 서재의 책들은 어려운 책들이 너무 많아서 ....... 막 과학.....책들........orz

저는 기차안에서도 지하철안에서도 언제나 책을 읽고 있는데요(자더라도 최소한 들고는 있죠!), 이날까지 한번도 아무도 말을 안 걸어 주네요. 그건...왜 그런걸까요, 가연님? 네?

여수는 1박2일로 가기에 지나치게 먼 곳이었어요. 피로가 쉽게 안 풀려요. 흑흑.

메르헨 2012-04-3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에서 그림이 그려져요. 한장면 한장면...
고개를 끄덕이며 글을 보다 갑자기 알콩달콩한 영화를 막 보고 싶네요.
내일은 조조를 보러 가야겠어요. 무슨 영화가 재미있을려나...^^

다락방 2012-05-02 08:38   좋아요 0 | URL
메르헨님, 조조 영화는 보고 오셨어요? 제 친구 한 명은 어제 쉬는 날이라며 혼자 [은교]보러 왔다고 메세지를 보냈더라구요. 저는 여행후 피로를 푸느라 자고 먹고 자고 먹고를 반복했어요. 하핫.

주말엔 저도 영화를 볼 건데 무얼 볼지 살펴봐야겠어요.

readersu 2012-04-3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수와 잎새주를 보는 순간, 댓글을 안 달 수가 없어서..인사해요^^;;
저도 어제 전남 쪽을 다녀왔는데 잎새주 한병 사온다는 걸 깜빡하고 와서 무지 아쉬워하는 중이거든요.
근데 다락방님 서재에서 잎새주를 보다니!! 너무 반갑다는.
버스커버스커때문은 아니지만 여수 밤바다 보고 싶어 가고 싶은데 진짜, 멀어서 엄두가 안 나네요.
덕분에 밤바다는 아니어도 저녁 바다를 볼 수 있게 되어 넘 좋습니다.
무릇 여자라면 빈틈이 있어야 한다! 멋진 말이에요^0^

다락방 2012-05-02 08:41   좋아요 0 | URL
리더수님, 여수는 정말이지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오기엔 지독하게 먼 곳이었어요. 차라리 비행기 타고 갔다올 걸 그랬나봐요. 기차 여행 낭만적이야, 라고 꺅꺅 거리며 탔었는데 기차 안에서는 잠만 자고.. 흑흑 ㅠㅠ

소주를 마시려고 음식점에 들어갔거든요, 여기 소주는 뭔가요? 라고 했더니 잎새주라고 하시길래 그거 주세요, 라고 했어요. 전라도에 갔으니 전라도 술을 마셔보자! 이런 마음으로다가. 좋았어요. 히히.

여수밤바다, 라는 제목으로 페이퍼를 쓰고 싶었는데 밤바다를 찍으니 사진이 그냥 시커멓게만 나오더라구요. 아쉬웠어요. 밤바다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말이지요.

리더수님도 빈틈이 있습니까? 네, 매력적인 여자라면 빈틈 한 두개쯤은 키워야 하는겁니다. 훗.

moonnight 2012-04-3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여수 밤바다 가셨구나!!! 즐거우셨겠어요. 바다도 하늘도, 참 예쁘네요. ^^
사라 미셸 겔러랑 알렉 볼드윈 주연이네요. 재미있겠어요. 편집인이 주인공이라니! 기대된다. 두근두근. +_+

다락방 2012-05-02 08:44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영화 재미있어요. 책 얘기 나오고 편집 얘기 나오고 그러니까 더 재미있었나 봐요. 게다가 매너 좋고 돈 많은 매력적인 올드 보이프렌드도 갖고 싶더라구요. ㅎㅎㅎㅎㅎ 이 영화에서는 사라 미셀 겔러가 꽤 어리게 나오는데요, 실제로 사라 미셀 겔러가 몇 살인가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저랑 동갑이더라구요. ㅎㅎ 늙었구나...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이매지 2012-04-30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가셨군요. 여수 밤바다!!!
(저 왜 이렇게 다락방님 서재에 오랜만에 댓글 다는 거 같죠?! 흠흠.)
<내 남자는 바람둥이>라니 제목이 어쩐지 부끄럽지만 영화는 정말 재미있을 것 같네요. ㅎㅎㅎ


다락방 2012-05-02 08:46   좋아요 0 | URL
오랜만인거 맞아요, 이매지님. ㅎㅎㅎㅎㅎ

제목 부끄럽지만 영화는 정말 재미있어요, 이매지님. 남자친구도 멋지고....쿨럭. ( '')

이매지 2012-05-02 09:21   좋아요 0 | URL
남자친구도 멋지다니...대리만족으로 봐야겠군요. 대리만족이라니 대리만족이라니...ㅠㅠ

다락방 2012-05-02 11:09   좋아요 0 | URL
저도 대리만족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기억의집 2012-04-30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킥킥,저도 코 골때가 있더라구요.어떨땐 그 소리에 깰 때가 있는데 남편이라도 무안하더라구요.
다락방님,
주말에 여수 여행이라니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직장인들, 주말의 쉼터는 꿈속 아닌가요~

다락방 2012-05-02 08:47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제가 이번에 다시 한번 깨달은건, 주말엔 역시 늘어지게 잠을 자며 쉬어야 한다는 겁니다. 어휴, 1박2일 여수는 진짜 힘들었어요. 스트레스를 풀고 온 게 아니라 받고 온 것 같은 피로감이 엄습 orz

근데 코를 골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까요, 기억의집님? 누구나 코를 골지 않을까요? 전 저랑 같이 잤던 친구들중에 코고는 사람을 엄청 봐서 말이지요. ㅎㅎ

2012-04-30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2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2-05-0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잎새주는 그냥 전라도 술이에요.

여수까지 다녀오셨군요.
여수와 고흥은 바로 '바다를 사이에 낀' 이웃 동네.
다락방 님이 바라본 바다 건너편에 저희 마을이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

누구나 스스로 삶을 다스린다면
나이란 아무것 아니라고 느껴요

다락방 2012-05-02 08:51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본 바다의 건너편에 된장님이 계신 마을이 있었을지 모르는거군요!
여수의 바다는 고요하더라구요. 파도가 치지도 않고 잔잔했어요.

누구나 스스로 삶을 다스리는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나이란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2012-05-08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9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2-05-0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군요 사실 전 그 말이 님에 대한 비난이 아닐까 싶어서 혼자 발끈했답니다^^
저도 작년에 흙 채취하러 여수에 세번쯤 갔어요.정말 뭐가 없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나저나 여수역에 귀한 손님이 오셨었는데, 무료하게 앉아있게 했다니 여수역은 정말 언제쯤 정신을 차릴까요.
팬 드림.
 
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뿔(웅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불편하거나 타인이 불편하거나.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연속된 일상, 그것이 삶.

댓글(4) 먼댓글(1) 좋아요(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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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내 삶을 살거야, 니가 뭐든.
    from 마지막 키스 2012-05-01 23:16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아니, 이 말은 긍정적으로 들린다. 다시. 사랑은 사람의 못난 면을 들춰낸다. 그래, 이게 맞는 말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다. 사랑은-어쩌면 사랑이라는 착각은- 내가 미처 나에게 있는지 알지 못했던 추한 면을 깨닫게 해주는데, 그래서 이 사랑을 후회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그래서 그 추한 면에 대해서는 후회하느냐 하면 그건 맞다. 사람에겐 모두 저마다의 철칙이 있을것이다. 타인에게까지 강요하진 않아도 스스로는
 
 
poptrash 2012-04-3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은 보통 어느 쪽을 택하세요?

다락방 2012-04-30 17:11   좋아요 0 | URL
어릴적의 저는 무조건 제가 불편한쪽을 택했는데요, 나이들수록 제가 불편하지 않은 쪽으로 선택을 하게 되요. 전 이기적인 여자............킁킁.

moonnight 2012-04-3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첨 들어보는 책 ^^;;;;
다락방님 덕분에 많이 알게 되어요. 보관함으로 ^^
음.. 다락방님은 배려가 깊으시니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본인이 불편한 쪽을 택하실 거 같은데요. ^^

다락방 2012-04-30 20:16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전 이기적인 여자에요. 상대방이 불편하더라도 제가 편한쪽을 택하곤 해요. 전 갈수록 더 못되지고 있어요... 하아.

이 책 좋아요, 문나잇님. 막 미치게 좋지는 않은데 이 단편집 중에 [그림엽서]라는 단편이 무척 좋아요. 여유가 생기면 페이퍼를 쓸거에요(지금 야근중 ㅜㅡ).
 
[VCD] 귀 없는 토끼
틸 슈바이거 감독, 노라 치르너 외 출연 / 대경DVD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유치하고 뻔하고 손발이 오글거리고! 굳이 또 이런 영화가 만들어질 필요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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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4-3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 영화가 그런 분위기였군요. ^^;
틸 슈바이거 주연이라 해서 보진 않았지만 언젠가;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억에서 지우겠어요. ;

다락방 2012-04-30 20:18   좋아요 0 | URL
저도 일전에 [요절복통 프레드의 사랑찾기]였나 암튼 그 영화를 재밌게 본 탓에, 오, 틸 슈바이거, 하고 이 영화를 굳이 찾아 보았는데 완전 영화가 엉망진창 .... 그런데 이거 2편도 나왔더라구요! 놀라고 있어요. 독일 사람들은 이 영화...재미있나? 막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하핫.
 














시작은 나쁘지 않았었다. 남녀관계가 연인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결혼해서 함께 살게 되었다는 것, 그 처음에는 그 둘이 만나고 설레이고 알고 싶은 마음들이 분명 존재했다. 그런데 어느틈에 그들 사이에 존재했던 서로에 대한 뜨거움이 사라진걸까. 그리고 왜 그 뜨거운 열정은 다른 상대에게 다시 솟아날까. 억지로 꽉 누르려고 해도 눌러지지도 않고.. 뭐, 이렇게 잠깐 생각하긴 했어도 이 영화는 특별할것도 없고 재미있지도 않다. 의미를 찾을수가 없어..

어쩌면 이렇게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유치할까. 물에 빠진 여자를 구하는 장면을 볼 때는 어처구니가 없어서...하아-

게다가 예쁘고 잘생긴 남자들이 이렇게 우르르 나왔는데 그 중 단 한명도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없다니. 아니, 여자야 그렇다치고 남자는...대체 왜? 돈 많고 싸가지없는 놈도, 돈 없지만 우라지게 밝고 다정한 놈도, 이 영화속에서는 매력이 없다. 




오전에 잠깐 사무실 바깥으로 나갈 일이 있었다. 아주 금세 들어올 거여서 핸드폰을 가지고 나가지 않았었는데, 아아, 어쩌면 좋아, 사무실 앞에 꽃이 활짝 핀거다. 여긴 이렇게 봄만 되면 나를 들뜨게 해. 나는 다시 사무실로 올라가서 핸드폰을 가지고 우당탕탕 뛰어 내려왔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도무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이 꽃을 보는 순간 기분이 막 좋아졌다. 날씨도 좋고 꽃도 예쁘고. 기분이 팔랑팔랑 좋아져서, 문자메세지와 핸드폰 메신저로 친구들에게 이 꽃사진을 보냈다. 그 친구들 중에 한 명과 잠깐 대화를 했는데, 자신이 책을 여러권 샀는데 그 중에 한 권이 좀 불안하다면서 다락방님을 먼저 읽혀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는거다. 아 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빵터져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책을 검색했는데 오, 괜찮을 것 같은거다. 친구는 내게 그 책을 쏴줘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오케이라고 했다. 먼저 읽어보겠다고. ㅎㅎㅎㅎ 먼저 읽혀볼까 하는 생각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난 진짜 이 남자사람 완전 짱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친구가 산 그 책이 좀 불안했기 때문에, 나는 갑자기 책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하핫.



어제는 시집을 두 권 선물받았다. 프레이야님 서재에서 보고 완전 훅 간 시, 그 시가 들어있는 시집. 시집을 선물 받는 건 정말 근사하다. 굉장히 멋진 여자가 된 기분이랄까. 낭만을 아는 여자가 된 기분. 


















내가 훅 간 시는 바로 이 시.


반가사유



다시 연애하게 되면 그땐

술집 여자하고나 눈 맞아야지

함석 간판 아래 쪼그려 앉아

빗물로 동그라미 그리는 여자와

어디로도 함부로 팔려 가지 않는 여자와

애인 생겨도 전화번호 바꾸지 않는 여자와

나이롱 커튼 같은 헝겁으로 원피스 차려입은 여자와

현실도 미래도 종말도 아무런 희망 아닌 여자와

외항선 타고 밀항한 남자 따위 기다리지 않는 여자와

가끔은 목욕 바구니 들고 조조영화 보러 가는 여자와

비 오는 날 가면 문 닫아 걸고

밤새 말없이 술 마셔주는 여자와

유행가라곤 심수봉밖에 모르는 여자와

취해도 울지 않는 여자와

왜냐고 묻지 않는 여자와

아, 

다시 연애하게 되면 그땐

저문 술집 여자하고나 눈 맞아야지

사랑 같은 거 믿지 않는 여자와

그러나 꽃이 피면 꽃 피었다고

낮술 마시는 여자와

독하게 눈 맞아서 

저물도록 몸 버려야지

돌아오지 말아야지



아. 정말 좋다. 이 시집을 받아들고 이 시를 제일 먼저 펼쳐 다시 읽었는데, 역시나 좋다. 특히, 꽃이 피면 꽃이 피었다고 낮술 마시는 여자, 이 부분이 정말이지 벅찰정도로 좋다. 꽃이 피었다고 낮술 마시다니, 아, 나도 이거 진짜 잘 할수 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화창하게 꽃이 핀 이 때, 사무실에 앉아 있는가....꽃이 피었다고 낮술 마시는 여자라니, 시집을 선물 받는 여자 뺨치게 근사하다. 멋져. 흑흑. 



그리고 이런 시도 있다. 낯설지 않은, 익숙한, 뼈다귀 해장국이 등장하는 시.



너무 아픈 사랑



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창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모텔과 뼈다귀 해장국은 정말이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이토록 완벽한 궁합이라니. 게다가 반드시 모텔에서 '나와' 가야 한다. 모텔에 들어가기 전에 뼈다귀 해장국집을 들어가서는 안된다. 그건 이 세계의 불문율 같은것이다. 이 세계란 어떤 세계? 모텔과 뼈다귀 해장국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세계. 캬~ 낮술이나 마시고 싶다. 소주잔에 소주 가득 따라 붓고, 그 마알간 소주 위로 철쭉 꽃잎 하나 떨어뜨려서, 

라고 하면 독주가 되니까 진달래 꽃잎을 떨어뜨려서.





시도 좋고, 친구도 좋고, 꽃도 좋고, 날씨도 좋은 오늘! 점심 메뉴는 무려 이것.



그래, 나 점심에 삼겹살 먹는 여자다. 상추에 깻잎을 얹고 파절이와 양파를 얹고 그리고 그 위에 뜨겁게 구워진 삼겹살을 하나 얹었다. 이걸로 다일 순 없지. 생마늘을 쌈장에 푹- 찍어 마지막으로 고기 위에 얹었다. 쌈은 아주 커졌지만 나는 입을 그보다 더 크게 벌리고 그 쌈을 다 넣는다. 으음, 하는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나, 낮술 마실 수 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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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04-2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가끔 어떤 책은 다락방한테 먼저 읽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
진짜 다락방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여자 사람이에요. 점심에 삼겹살을 먹는 여자라니. 하~

다락방 2012-04-27 22:40   좋아요 0 | URL
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난 되게 신선했는데, 아치도 그런 생각을 했었단 말이에요? 근데 왜 말을 안했어요, 응? 근데 왜 책을 막 보내주고 그러질 않은거야!!! ㅎㅎㅎㅎㅎㅎㅎㅎ

점심에 삼겹살을 먹고 저녁에 오리고기를 먹었어요. 와인까지 마셨더니 지금 귀까지 뜨거워서 온 몸에 열이나요. 나를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하하하하하

turnleft 2012-04-27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삼겹살집은 어디랍니까. 육질이 꽤 좋아 보이는데... 아, 배고파라 ㅠ_ㅠ

다락방 2012-04-27 22:41   좋아요 0 | URL
회사 근처에 있는 삼겹살집인데요, 넓어서 좋긴한데 보이는것 처럼 고기가 맛있진 않아요. 턴님 한국에 오면 내가 맛있는 고깃집으로 데려갈게요. 정말.
:)

비로그인 2012-04-27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참 좋네요. 이런 시를 만난 날은 낮술 마시고 대청마루 같은 데 누워 늘어지게 낮잠을 자도 좋겠는걸요ㅎㅎ

다락방 2012-04-27 22:41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럴때 제가 직장인인게 너무 싫어요, 후와님. 저는 낮술을 마실 의지가 충분히 있는데 사정이 여의칠 않아요. 아주 날씨가 좋은 날 혹은 흐린 날, 낮술을 마시고 기절하는 거, 그게 제 로망이에요. 훗.

세실 2012-04-2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보다, 시보다, 삼겹살에 필이 팍 꽂힌 여자, 세실입니다^*^

다락방 2012-04-27 22:42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전 이런 댓글을 달아주시는 세실님이 무척 좋아요. 전 아마도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을 좋아하는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진 2012-04-2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겹살 안 먹어본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가늠도 되질 않습니다... 후
이제 여기는 꽃 다지고 파릇파릇한 잎이 나는 계절이 되어버린듯 해요.
나무보다는 꽃이 좋은데

다락방 2012-04-27 22:43   좋아요 0 | URL
아 진짜요, 소이진님?
그러고보니 저는 사춘기때도 그리고 직장생활 막 시작했을때도 삼겹살을 좋아했던 것 같진 않아요. 근데 어쩌다가 지금의 제가 되었을까요....세상은 참 살아볼만해요. 그리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죠. 내가 어떤 인간이 될 지는 나 자신도 잘 모르는 거에요.

전 나무도 좋고 꽃도 좋아요. 꽃은, 보고나면 우울했던 기분마저 사라져요. 꽃은, 그래서 꽃인가봐요. 그래서 저도 꽃인가봐요. 읭? =3=3=3=3=3

카스피 2012-04-2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낮술 조심하세요.한방에 훅가는 경우가 있더라구요ㅜ.ㅜ

다락방 2012-04-27 22:44   좋아요 0 | URL
네, 그건 저도 알죠, 카스피님. 술 인생이 몇년인데 ㅋㅋㅋㅋㅋㅋㅋ근데 왜 낮술은 훅 가는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ㅋㅋ

아무개 2012-04-27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점심에 해장용으로 뼈다귀해장국을 먹고 왔어요. ㅋㅋ
해장했으니 불타는 금요일 쓩쓩~

근데 그 남자사람 정말 아주 진짜 맘에 드네요 ㅎㅎㅎ

아참. 저 어제 내 연애의 모든것 읽었어요.
혼자서 킥킥킥 이렇게 웃으면서 봤어요. 하하하도 아니고 깔깔깔도 아니고
딱! 킥킥킥하고 웃게되더군요^^

다락방 2012-04-27 22:49   좋아요 0 | URL
오므낫. 마중물님, 뼈다귀해장국을 해장용으로 먹는 그런 분이셨군요! 짱 좋아요! 자고로 남녀관계란 그리고 또 동성관계란, 그러니까 무릇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란 뼈다귀해장국으로 깊어지고 순대국으로 결실을 맺느니...읭? ㅎㅎ

그 남자사람은 뭐, 하는짓마다 마음에 들어서 도무지 애정이 식을 생각을 안해요. 하하하하하. 행복합니다. ㅠㅠ

내 연애의 모든 것 다 읽으셨어요? 전 둘이 화장실가서 서로의 허벅지를 움쳐쥐는 장면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히히히히히

프레이야 2012-04-27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나도 점심에 지글지글 삼겹살 먹을테야요.ㅎㅎ
김광석의 노랫말 그말, 그리고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을테냐...라니..
이 시인은 정말 어떤 사랑을 해본 걸까요.
낮술 마실 줄 아는 다락방님~ 히힛~

다락방 2012-04-30 20:19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점심에 삼겹살 드셨어요? ㅎㅎ

번 반가사유의 여자가 무척 좋아요. 꽃이 피었다는 이유로 술을 마실 수 있다니, 정말 근사하지 않아요? 그런걸 시로 표현하다니. 그래서인지 반가사유는 읽어도 읽어도 좋아요. 그래서 외우고 싶은데 저는 시를 참 못외워요. ㅜㅜ

프레이야 2012-05-01 00:38   좋아요 0 | URL
시를 참 못 외우는 것도 저랑 같아요, 다락방님.
아니, 안 외워요.ㅎㅎ

다락방 2012-05-02 08:57   좋아요 0 | URL
저는 '시를 외우는 건 근사하다' 라고는 생각하지만 시를 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질 않네요. ㅎㅎ

파란놀 2012-04-28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에 세겹살 구워 드셨으면 낮에 소주를 드셨겠군요 @.@

..

사랑할 줄 모르는 여자를 만나고 싶은 시인이라면
사랑할 줄 모르는 대로 살고픈가 보네요...

그나저나, 모텔에서 나온 여자가
그 유행노래만 안다면,
다른 유행노래,
이를테면, 즐거운 사랑이 즐거운 삶이라는 줄거리 담은
노래를 남자가 불러 주면 좋았을 텐데요..

다락방 2012-04-30 20:23   좋아요 0 | URL
근무중이라서 낮에 소주를 마시지는 않고 삼겹살만 먹었어요.

저런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함은, 이제 사랑 때문에 속 끓이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저런 여자는, 어쩌면 세상의 사랑 따위 다 부질없다,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런지도 모르구요. 그래서 저 남자는 그런 여자를 만나고 싶은게 아닐까요.

저 시의 분위기로 봐서는 즐거운 삶에 대한 노래를 부르기 좀 뻘쭘할 것 같아요. 모텔과 뼈다귀 해장국과 너무 아픈 사랑, 을 얘기하는데 어떻게 즐거운 삶...에 대한 노래를 할 수 있겠어요...........

2012-04-30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30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연 2012-04-29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받은 책이 어떤 책인가요? 어떤 책이 불안해서 다락방님께 먼저 읽혀보고 싶어했는지 궁금해지네요.

2012-04-30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1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2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