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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얼마 남지않았다.
여느 때와 같이 일어나 씻고 밥먹고, 학원갔다 오는, 그런 따분한 일상을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이다. 오늘도 역시 여느 때와 같은 날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박민규씨의 책을 핑퐁을 마지막으로 하여 모두 다 읽어버렸다. 처음 박민규씨의 책을 접한 게 중학교 시절인데 이제야 끝났다. 처음 '카스테라'를 읽을 때는 특유의 문체때문에 적잖이 놀랐다. 
'뭐지 이 사람 약이라도 한건가'
싶은 발상과 문체. 강제개행을 서슴없이 해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꽤 이상하다 싶지만 꽤 재밌게 읽었다. 재기발랄의 극치를 달린달까.
그 다음으로 읽은 책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였다. 그 때는 내가 딱히 사랑이란 것을 하고싶지 않았던 시절이었기에 '아 재밌네' 하고 넘어갔고 결말도 이해하지 못한 채 중학교를 졸업했다.
이 책을 다시 잡은 게 요 근래. 이해가 가지 않은 엔딩 탓에 읽다보니 세번이나 완독해버렸다. 결말도 이해했다. 그래서 더 슬펐다.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대부분 비슷하구나 - 라고 느꼈다.

요즘은 거의 책을 잡지 않은 느낌이다. 단편도 짬짬이 썼는데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볼만한 기분.

브로콜리 너마저를 듣고 있다.
'이 미친 세상에 너를 잊지않을게'
잊는다는 것은 꽤 슬픈 것이기도 하고,
인간이 받은 가장 큰 축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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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것은 없다 생각하지는 말아요, 우리 시간 속에 남은 순간을 믿어요."

커널형 이어폰을 통해 담백하고 꾸미지 않은 목소리가 나긋히 내 귀에 울려퍼진다. 이미 수백 번이고 들어온 노래가사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들어올 가사일 것이다. 
영원, 생각해보면 영원이란 것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굉장히 뚜렷하고 구체적인 개념인 것 같다. 끝 없는 지속, 그 것이 영원인 것이다.
우리는 꽤나 많은 것을 영원히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영원히 지속하고 싶다는 그 마음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 
이 쯤에서 질문 하나를 던져보겠다. 당신은 영원이 존재하다고 생각하는가? 내 생각을 말해보자면 당연히 '아니다' 일 것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대의 끝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 다음 세대의 끝도 존재할 것이며 세대의 지속의 끝도 존재할 것이다. 물론 지금 이 세계의 끝도 존재할 것이다.

영원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영원을 이어가기 위한 동력, 즉 에너지 아닐까. 영원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영원과 무한은  꽤나 유사하므로 대충 같은 개념이라고 치면 영원하기 위해선 영원이 필요하다, 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꽤나 아이러니한 말이 아닐 수가 없다.

영원만큼 속 편한 말은 없을 것이다.
서로를 만나 서로에게 영원을 약속하고, 그 약속은 처음부터 없었던 듯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모든 것에는 끝이 있을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 처럼, 아무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끝 다음에는 시작, 시작 다음에는 끝,
그리고 다시 시작이 있을 것이다.
그런 무한루프가 있기에, 영원을 믿는 사람도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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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 한켠에 드러누워
아무런 진척도 없는 것을 기대하느니
차라리 포기하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더라.

이젠 뭔가 숨 돌린 틈이 생긴 것 같다.
4년 간의 쓸데없이 아프던 이야기들은 지금을 기하여 끝이 난다.
잠시 어딘가 텅 빈 느낌이겠지만.

눈 오던 밤의 이상하리만치 커다랬던 달도
앙상한 가지 위에 쌓이던 흰 눈도
바닥에 쌓인 눈에 글자를 쓰던 손가락도
없었으면 좋았을 걸.
차라리 나는 그녀에게
아무 것도, 차라리 잊혀진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걸.

좁은 방에 가만히 걸려
작은 바늘이 움직이지 않던 시계도
이젠 천천히, 태엽이 감겨간다.
이제는 알람이 울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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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0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내용 과 좀 더 연관지어 지었다면 마치 한 편의 시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을 거에요. 지금도 충분히 시같지만. ㅠ.ㅠ 마실좀 다니라니깐요.

토라자 2012-06-05 19:21   좋아요 0 | URL
마실다니기엔 너무 귀찮소이다. 제일 어려운게 제목짓기
 

문득 몽니의 '소나기'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오 난 울다 지쳐 쓰러지겠지 널 그리며
보컬이 연인과 사별하고 쓴 곡이라는데 역시 노래에 아픈 마음이 절절히 묻어나오는 것 같다.

요즘 그녀를 잊어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런데 잊고난 후를 생각해보니 슬프다.

달이 보고 싶다. 눈이 내리던 밤의 달.

I'm wating for next december - winterstalgia

입을 만한 옷이 없다. 여름도 다가오는데 교복을 제한 입을 것은 면티 몇장하고 바지 몇장 뿐. 
옷 사야지.

달빛요정의 노래를 듣고 있다.
열렬한 야구의 팬이고, 술을 자주 마시던 당신.
기타를 쥐던 그의 노래가 그립다.
이젠 떠나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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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늘어지게 잠만 잤다.
몸이 이상하게 상큼한 걸 원해서 오렌지를 세개쯤 까먹은 것 같다.

그리고 그녀. 한 동안 꿈에서 나오지 않던 그녀가 오늘은 어째 꿈에 나왔다.
그녀는 나를 아는 체 조차 하지않고 나를 지나쳐 어디론가 갔다. 그리고 나는 달렸다.
요새 너무 그녀 생각이 난다. 자기 전 - 꿈 - 일어난 후의 무힌 루프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 무슨 미친 짓이란 말인가.

언젠가 그녀의 벌칙주를 마셔준 적이 있다. 설탕 '이빠이' 탄 플라스틱 소줏잔 속의 맥주.
'나도 마셔볼래' 하고 맛있다며 다 마셨다.
아니, 맛있지 않았다. 달다 못해 썼다.
그냥, 그래야 될 것 같아서 그랬다.
나도 참 웃긴 놈이다. 이젠 이 짝사랑을
'의무' 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누군들 끝내고 싶지 않으랴, 가장 절실한 건 나 자신이다.
그녀가 페이스북에 올린 한마디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다 행복해지는 나다.
나도 안다. 이 걸 끝내지 못하면 나만 손해인 것을.
그걸 알면서도 계속 과거에 머물고 싶어한다.
과거에 머물면 미래가 없는 법이다. 아니, 현재 조차 없을 것이다.
아직 과거의 망령에 붙잡혀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 오늘도 나는
'가끔 과거에 머물러도 괜찮아.' 하고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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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5-2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를 하루쯤은 깨끗히 지우고 지내봐요.
하루쯤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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