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성과 젠더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3
권김현영 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남자친구'라는 표현 보다는 '애인'이라는 표현을 즐겨쓴다. 지금이야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보다 '애인'이란 표현이 더 권장된다는 걸 알지만, 사실 나는 그걸 알고 그렇게 즐겨 쓴 건 아니었다. 그저 애인 이란 단어가 내게 더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거기에 '반드시 여자는 남자만을 사귄다'는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한 걸 추가할 수 있겠구나 싶다. 나는 잘 해오고 있구나, 의도했던 바가 아니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어.


그렇게 친구랑 대화하다가 문득 내가 누군가에게도 '애인있어요?' 라고 물었는가, 라고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성친구(애인)의 유무를 묻는 건 실례인 것 같아 잘 안물으려고 하고, 혹여라도 호감가는 이성이 있어서 애인의 유무가 궁금하다면 빙 돌려서 묻는 편이긴 하다. 이를테면 '그 반지는 어떤 반지에요?' 라든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나요?' 라든가(두 개의 질문 모두 호감가는 남자에게 물었었고 첫번째 질문에는 커플링 이라는 대답을, 두번째 질문에는 아내랑 함께 살고 있다는 답을 들었었다. 슬픈 이야기..sad story...) 그러나 직접적으로 묻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그때 나는 거의 대부분 '여자친구 있어요?' 라든가 '남자친구 있어요?' 라는 식으로 물었던 것 같다. 아, 내가 '나 애인 있어요', '내 애인은' 하고 애인이란 표현을 즐겨쓴다고 해서 잘하고 있는 게 아니었구나, 다른 사람에게는 습관적으로 '남자친구 있어요?', '여자친구 있어요?' 라고 물었었어..


나는 얼마나 많이 습관적으로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까?

갈 길이 멀다.






정원(ftm)은 여성으로 취업한 후 업무와 관련 없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업무를 강요받고 봉급이나 승진, 일상적인 문화에서 차별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남성으로 취직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여성 상사보다 더 많은 배려를 받는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자신이 여성으로서 부당한 점을 이야기하면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남성으로서 여성 직원에게 강요되는 것을 바꾸자는 제안, 예를 들어 "자기 컵은 자기가 닦자"라고 하면 자신은 `자상한 남성`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결국 컵은 여성들이 씻는 것으로 정리되는 것을 보면서, 남성이 가지는 `평등`에 대한 공포는 여성에 의해서 자신의 지위가 위협받는 것을 참을 수 없을 때 나온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p.118-119, 나영정)

이성애 밖에 모르는 사회에서 동성애를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성애적 틀에 갇히는 해석의 한계와 이성애적인 언어로만 묘사되는 표현의 빈곤함이 생기지만 그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이성二性으로 나뉜 인간들은 이성애異性愛를 하는 것이 이성理性이다` 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고는 성별이 남성인지 여성인지에 따라 마음을, 정체성을, 섹슈얼리티를 너무나도 쉽게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젠더에 구속되어 있는 섹슈얼리티는 끊임없이 동성애자에게 이성애를 모방한다는 혐의를 씌운다. 그리고 동성 간의 사랑은 이성 간 사랑을 아류로 만든다. 그러나 섹슈얼리티를 젠더에 구속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패러디이자 경쟁자로서 동성애를 본다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주목받는 것은 더 이상 성별이 같은지 다른지가 아니다. 이제 무엇으로 상대의 마음을 끌리게 할것인지, 나한테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등 수많은 질문과 의심에 휩싸이는 것은 이성애자들일 것이다. (p.137-138, 한채윤)

나는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이성애자들이 서로 진짜 이성애자를 가려내려고 하는 모습, 남자들이 진짜 남성이 누구인지 증명하고 인정받으려 하는 모습 말이다. 아마도 이 논쟁의 마지막 모습은 결국 아무도 원치 않고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초라한 껍데기들만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끝이 지구 종말을 다루는 비극적 영화의 결말처럼 황량하고 쓸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치열한 의구심 끝에 마침내 모두가 깨닫게 되길 바란다. 사실 `진짜`나 `원본`따위는 없다는 것을. 자신이 껍데기로 지목될지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더 이상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비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래서 모두가 다 원본이라는 것을 말이다. (p.140, 한채윤)

공동체는 여성의 증여를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지만 동시에 위계적으로 분할된다는 점에서 여성은 위험한 물건이다. 자본과 여자는 남성을 주인과 노예로 양분한다. 그것은 축적이 가능한 물건이기 때문에 남성들 사이에 필연적으로 `낭비/파탄의 경제`가 아닌 `축적의 경제`를 발생시키고 이것은 필연적으로 수직적인 위계 구조의 발생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모두가 주인이었던 남성은 주인과 노예로 양분되는 운명에 처한다. 남성을 주인과 노예로 양분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과 자본의 축적은 공동체에서 배제되어야 한다. 이것이 이런 공간들이 극단적인 형태로 마초적 언사를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구성원들에게 그것을 견디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마초들이 이 공간으로 모여드는 것이 아니라 이 공간을 통해 마초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계속)

여기에서 우리는 이들이 항변하는 평등의 주체가 남자와 여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평등이란 남성들 `간`의 평등이다. 신자유주의와 양극화에 따라 남성은 자본과 여성을 소유할 수 있는 자들과 소유할 수 없는 자들로 나뉘었다. 현실의 이 세계는 여성과 자본을 소유할 수 없는 자들을 주인이 아니라-국민이란 말 그대로 나라의 주인이지 않는가?-노예로 만들었다. 여성의 교환과 소유를 통해 보장되던 남성들 간의 가정된 형제애는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그 결과 `남성` 사이의 연대는 불가능한 것이 되었다. 시급한 것은 이 남성들 간의 연대를 복원하는 일이다. 따라서 모든 남성들은 여성이 되어버린 `게이`들과 `초식남`을 처단하고 형제애의 공동체를 복구해야 한다. 그래서 이 공간에서는 끊임없이 군대와 군가산점에 대한 요구와 `꼴페미`들에 대한 처단의 이야기가 반복되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남자는 그 안에서 검증되고 만들어지고 수행되는 것이다. (p.155, 엄기호)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1-06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7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리미 2016-01-06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지적이네요. 습관적으로 생각없이 쓰는 말들이 많죠. 이렇게 하나씩 고쳐가야겠어요.

다락방 2016-01-07 12:24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잘하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었는데 저 역시 습관적으로 좋지 않은 표현들을 쓰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반성하고 앞으로 더 잘해야지, 다짐합니다.
네, 오로라님. 우리 이렇게 하나씩 고쳐가요. 서로 알려주면서요.
:)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에서의 '에미'가 불행한 여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녀는 항상 열려있는 상태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처럼. 나 역시 늘 다른 곳을 보고 다른 무엇을 기다리는 상태였는데, 새벽 세시의 에미가 그래서 나같았다. 지금이 불행해서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저 너머 어딘가에 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렇기 때문에 에미는 레오와 이메일 교류를 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나는 이미 결혼한 여자이니 다른 남자와는 일절 연락을 삼가야해' 라고 생각하는 대신, 그저 흐르는대로 맡겨두고 메일을 보내고 메일을 기다리고 했던 일들이, 나는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하질 않았다. '앤드루 포터'의 단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완벽하게 충족시킨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사람으로부터 이걸 느끼고 또 저 사람으로부터 다른 걸 취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라 느꼈다. 그렇게 해서 나를 다 충족시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뭐 어떻단 말인가. 그런데, 보바리 부인도 그때의 나와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도 항상 저 너머에, 아직 오지 않은 무엇을 기다리는 여자였다. 그녀가 나보다 더 심각한 위험(!)에 놓인 것은, 그녀는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지극히 불행하고 공허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나와 에미의 경우엔 '아 지금도 좋아, 그런데 또다른 무언가 있지 않을까?' 를 생각했다면, 보바리 부인의 경우에는 '아 지금이 너무너무 싫어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해' 라고 하면 적절할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어떤 돌발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난당한 선원처럼 그녀는 삶의 고독 위로 절망한 눈길을 던지면서 멀리 수평선의 안개 속에서 혹시 어떤 흰 돛단배가 나타나지 않는지 찾고 있었다. 그 우연이, 그녀에게로 불어오는 바람이 어떤 것인지, 그것이 어떤 기슭으로 그녀를 데리고 갈 것인지, 그것이 쪽배일지 삼층 갑판의 대형선일지, 고뇌를 싣고 있는지 아니면 뱃전까지 가득한 행복을 적재하고 있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바로 그날 그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나기도 했고,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놀라곤 했다. 그러다가 해가 지면 언제나 더 한층 마음이 슬퍼져서 어서 내일이 오기를 바랐다. (p.94-95)



















그런 그녀에게 신비롭게 느껴지는 자작이 나타난다. 그와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게 아니지만 며칠간 자꾸 생각난다. 그와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생각하는 정도이다. 그 후에는 아름다운 청년 레옹이 나타난다. 레옹과는 대화가 너무너무 잘통한다. 자작은 단 한 번 보았을 뿐이지만 레옹과는 매일 만난다. 그에게 어떤 감정 같은 것이 생기고 또한 상대 역시 자신에게 무슨 감정이 생기고 있는 것 같음을 그녀는 느낀다. 그러나 그녀는 성큼 앞으로 나아가는대신 주저한다. 망설인다. 남편은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사람인데, 그래도 자신은 결혼한 여자니까, 하고는 세상이 옳다고 말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옹 역시 아직 어렸으므로 더 나아가기를 포기한다. 아, 이 여자랑은 정말 대화하는 게 좋지만, 우리는 여기까지인가보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정하고 덤비는 로돌프에게 보바리 부인은 대응할 자신이 없었다. 어쩌면 자신이 기다려온 것이 바로 이것일지도 몰랐으니까. 다시 말하지만 로돌프는 '작정하고 덤볐다'.



「그놈은 아주 멍청한 것 같아. 그래서 여자는 아마 지겨워하고 있을 거야. 더러운 손톱에다 수염은 사흘 동안 못 깎은 꼴이거든. 그놈이 환자를 보러 터덜거리고 다니는 동안 마누라는 집에서 양말이나 꿰매고 있는 거야. 그래서 따분하겠지! 도회지에 살면서 매일 저녁마다 폴카를 추고 싶겠지! 가엾은 여자! 도마 위의 잉어가 물을 그리워하듯 조것은 사랑이 그리워 입을 딱딱 벌리는 거야. 서너 마디 달콤한 말만 걸어주면 틀림없이 홀딱 반할걸! 고거 삼삼하겠는데! 매력적이야! ……그래, 그렇지만 나중에 어떻게 떼버리지?」 (p.190-191)



사귀기도 전부터 '어떻게 떼버리지?'를 고민하는 남자를, 보바리 부인은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너무 속이 상해 ㅠㅠ 옆에 있었다면 뜯어 말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나는 보바리 부인을 뜯어 말리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데, 맹목적으로 좋아한다는 데, 그것이 누구의 말로 멈추어질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엔 끼어들지 않는다는 게 내가 그간 살아오면서 세워둔 스스로의 룰 같은 거다. 다른 사람의 연애에 함부로 끼어들어 조언하지 말 것. 그것이 나중에 상처가 될지라도, 그것은 당사자가 감내해야 할 몫이다. 내가 그간 내 연애, 내 사랑을 하면서 지금의 내가 되었듯이,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 '네가 상처 받을까 두려워' 라는 말로 시작하는 사랑에 대한 조언은 대부분 쓸모없다. 그래도 독자인 나는 너무나 속이 상해. 게다가 로돌프는 보바리 부인을 너무나 잘 꼬셔대고 있다. 이렇게.



「언젠가, 절망에 빠져 단념하고 있을 때, 돌연 말입니다. 그때 지평선이 열리면서 <자, 행복이 여기 있다!> 하고 외치는 목소리 같은 것이 들리는 겁니다. 당신은 그 사람에게 당신의 지나온 생애를 고백하고 그에게 모든 것을 다 주고 모든 것을 다 희생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것입니다! 설명도 필요없이 서로를 직감합니다. 서로가 꿈속에서 이미 만난 적이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그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마침내 그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토록 찾았던 보석 같은 그가 바로 여기, 당신의 눈앞에 있는 것입니다. 그는 빛을 발합니다. 불꽃을 튀깁니다. 그래도 아직 의심이 가시지 않아 감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어둠 속에서 밝은 빛 속에 나선 것처럼 눈이 부신 것입니다」 (p.209)




그러나 떼버리기로 작정하고 시작하지 않았는가. 그들에게도 이별의 시간이 온다. 아니, 그 말은 적합하지 않다. 로돌프가 보바리 부인을 떼버리는 순간이 왔다. 눈앞에 닥치기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달콤한 꿈에 젖어있던 그녀는, 그래서, 몹시 아프다. 앓는다. 




아프고 기운 없던 그녀가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게 된건, 다른 사랑을 만나고난 후다. 예전의 어렸던 레옹이 이제는 청년이 되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고, 그간 다른 여자들을 만나왔던 레옹은 이제야말로 보바리 부인과 제대로 사귀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레옹은 보바리 부인을 좋아했다.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보바리 부인이 느꼈던 것도 아마 로돌프로부터 느꼈던 것과는 달랐을 것이다. 작정하고 꼬시는 것과 좋아서 유혹하는 건 좀 다를테니까. 어쨌든 보바리 부인에게 '다시' 사랑이 찾아왔다. 그녀는 생기넘치고 의욕넘치는 삶을 산다.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들은 문간에 꺼먼 어망을 걸쳐놓은 어느 술집의 천장이 낮은 방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는 바다빙어 튀김과 크림 그리고 버지를 먹었다. 그들은 풀 위에 눕기도 했고 사람들의 눈이 미치지 않는 포플러나무 밑에서 키스했다. 그들은 마치 두 사람의 로빈슨 크루소처럼 이 조촐한 곳에서 영원하도록 살고만 싶었다. 자신들만의 행복에 취해 있는 그들에게는 그곳이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으로 여겨졌다. 물론 그들이 나무와 푸른 하늘과 잔디밭을 보고 물 흐르는 소리와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를 드는 것은 이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치 예전에는 자연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혹은 그들의 욕망이 충족되고 나서야 비로소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았다는 듯이, 그들이 그 모든 것의 감동을 이토록 강하게 느낀 적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p.370-371)




이 책은 읽기 시작할 때부터 어쩐지 슬펐다. 고독하고 외롭고 공허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조차 불안에 떨게 한다. 보바리부인이 행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불어 그녀의 아이도 엄마의 행복한 기운을 전달받을 수 없었고, 그녀의 하인도 불평과 두려움이 쌓였다. 내가 강해서 그 공허하고 외로운 사람이 옆에 있어도 꿋꿋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족이라면 일단 휘둘리기가 너무나 쉽고, 아이는 어렸으며 하인은 지위가 낮았다. 시작부터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님은 게린느하고 똑같네요. 제가 여기 오기 전에 디에프에서 알았던 폴레의 어부 게렝 영감님이ㅡ 딸이었죠. 표정이 어찌나 슬퍼 보였는지 이 아가씨가 그 집 문간에 서 있는 걸 보면 마치 그 집에 초상이라도 난 걸로 생각될 정도였어요. 그 아가씨 병은 꼭 머릿속에 안개가 끼어 있는 것 같은 증세였는데 의사 선생님도 신부님도 어떻게 손을 쓸 도리가 없었어요. 병이 심해지면 혼자서 바닷가에 나가서는, 세관 관리가 순회하면서 보니까, 파도가 밀어닥치는 자갈 위에 뒹굴면서 울더래요. 그렇던 것이 결혼을 하고 나자 깨끗이 나았다는 소문이더군요.」

「하지만 내 경우는」 하고 엠마는 대답했다. 「결혼을 하고 난 다음부터 생긴 병인걸」(p.161)




엠마(보바리 부인)는 결국 충족되지 못했다.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완전한 충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이제 아는데, 엠마는 결국 생이 다할때까지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조금 더 살았다면 그런 사람(혹은 어떤 존재)을 만날 수 있었을지 어쨌을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녀에게 닥친 삶이란 것, 그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이란 것은 출구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집과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구입했던 것들, 연인에게 선물해주려고 했던 것들, 그 모든 것들의 비용을 지불하지 못해 그녀의 집은 차압당했고,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그녀에게 돈을 빌려주기를 거부했다. 이 모든것은 결국 공허함과 외로움의 결과였을까? 결국 그녀가 출구 없는 삶이 눈 앞에 도달할때까지 깨달은 것이라곤, 남자들은 죄다 그모양이란 것이다. 믿을 만한 놈이 없더라, 하는 것. 달콤하게 사랑을 말해놓고 떠나고, 돌아서버리고, 도움을 요청하면 외면하는... 그렇다면 그가 그런 남자들을 사랑한 게 잘못이었을까? 


결혼하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는 처지였다면, 그렇다면 처음부터 모든 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녀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그렇다라도 모든 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녀는 아들을 갖고 싶었다. 튼튼한 갈색 머리의 애였으면 했다. 이름은 조르주라고 지으리라. 이렇게 사내아이를 갖게 된다고 생각하니 마치 과거의 모든 무력감에 대하여 희망으로 앙갚음하는 느낌이었다. 남자로 태어나면 적어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온갖 정념의 세계, 온갖 나라를 두루 경험할 수 있고 장애를 돌파하고 아무리 먼 행복이라 해도 붙잡을 수가 있다. 그러나 여자는 끊임없이 금지와 마주친다. 무기력한 동시에 유순한 여자는 육체적으로 약하고 법률의 속박에 묶여 있다. 여자의 의지는 모자에 달린 베일 같아서 끈에 매여 있으면서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거린다. 여자는 언제나 어떤 욕망에 이끌리지만 어떤 체면에 발목이 잡혀 있다. (p.131-132)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히터가 고장나서 내가 지금 매우 춥다.

서비스 기사님은 오후에나 오실 수 있단다.

오후까지 나는 계속 춥겠지.






새로 온 이 하녀는 쫓겨나는 것이 두려워서 불평도 못하고 참았다. 그리고 마나님이 보통 때는 식량 찬장의 열쇠를 잠그지 않은 채로 두기 때문에 펠리시테는 매일 밤 설탕을 조금씩 훔쳐서는 기도를 끝낸 뒤 잠자리 속에서 몰래 먹었다. (p.91)

엠마 쪽으로 말하면, 자기가 그를 사랑하는지 어떤지 생각조차 해본 일이 없었다. 연애란 요란한 번개와 천둥과 더불어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녀는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하늘에서 인간이 사는 땅 위로 떨어져 인생을 뒤집어엎고 인간의 의지를 나뭇잎인 양 뿌리째 뽑아버리며 마음을 송두리째 심연 속으로 몰고가는 태풍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녀는 집 안의 테라스에서 물받이 홈통이 막히면 빗물이 호수를 이루게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태연히 안심하고 있다가 문득 벽에 금이 간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p.148)

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요! 내겐 당신이 전부예요. 그러니까 당신한테는 내가 전부일 테죠. 난 당신의 가정이 되고 고향이 되겠어요. 당신을 잘 보살피고 사랑하겠어요. (p.286)

두 사람은 서로를 너무나도 알아버려서 기쁨을 백 배나 더해주는 저 경이로운 소유의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레옹이 그녀에게 싫증이 난 것만큼 그녀 역시 상대에게 물려버렸다. 엠마는 간통 속에서 결혼 생활의 모든 진부함을 그대로 발견하고 있었다. (p.4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전 손택이 1966년 쓴 `보르헤스에게 보내는 편지` (p.19)라고 한다. 출근 길에 읽는데 정말 너무 좋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딩 2016-01-0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타인의 고통 부터 읽으려해요 :-) 사진에 관하여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다락방 2016-01-05 16:44   좋아요 1 | URL
저는 타인의 고통을 읽다가 포기한 적이 있어요. (시무룩)
 













2016년 첫 책은 배혜경의 수필집 『앵두를 찾아라』를 골랐다. 어제 오전, 『마담 보바리』를 다 읽긴 했지만, 그건 2015년부터 넘어온 책이었다. 새로 잡고 시작하는 건 이 책이 처음. 어제 몇 꼭지를 읽다가 잤고 오늘 출근길에 이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두번째 사진> 꼭지를 읽는 순간 친구 한 명이 생각났다. 일전에 어머님을 모시고 꼬리찜을 먹으러 갔다가 어머님으로부터 좀 서운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던 터라,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나 부랴부랴 출근길에 이 책을 그 친구에게 선물로 보냈다. <두번째 사진>을 읽으니 네 생각이 나더라, 하면서. 우리 같이 읽자, 고 보냈다.


선물을 보내고나서 다시 읽기 시작한 이 책에서 이런 구절을 만났다.


화안(花顔)의 글벗이 전해 주고 싶은 것은 가지가 아니라 뿌리라고 믿는다. 씨앗이 품고 있던 꽃의 꿈을 받아 지상으로 올려 주고 혼곤한 잠에 빠져 있는 뿌리, 그것을 깊숙이 흙에 남겨 두고 널리 목숨을 전도한 당신의 따스한 손가지를 떠올리면 내 어머니가 함께 떠오른다. (p.63)



아... 뿌리, 씨앗, 꽃, 그리고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것. 이 아름다운 문장들에서 나는 뜬금없이 거친 영화 『매드 맥스』를 떠올리고 있었다. 아, 이것은 무슨 조화인가. 아마 이 책의 저자조차도 뜬금없다 할테지만, 이 고요한 수필집에서 나는 매드 맥스를 떠올린 것이다! 전사와 전사 사이, 화분을 전달하던 장면. 그 장면이 생각이 났던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미래가 활기차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책 속의 꽃을 전달하는 마음은 고요하고 아름다움 그리고 따스함이었겠지만, 내가 느낀 것은 꺾이지 않는 희망과 활기찬 미래였던 것이다! 크- 내가 너무 앞서나가고 있구나. 그렇지만, 이게 다 시작이 좋았기 때문이다. 나의 1월1일은 시작이 좋았다.



1월 1일, 영화를 두 편 보았다. 자, 이제부터 영화 [그녀에게] 의 스포일러가 와장창 쏟아질테니, 그 영화를 볼 예정이고 방해받고 싶지 않으신 분은 읽기를 멈추시길 권하는 바이다. 그 영화에 대해 할 말이 아주 많기 때문에 나는 거침없이 끝까지 줄거리를 다 언급하고 말것이다. 불친절한 글이 될 수 있겠다.
















남자는 여자가 무용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혼자'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그녀를 무작정 따라가고 그렇게 그녀의 집을 알게 된다. 그녀의 방까지 몰래 들어가서는 그녀가 사용했던 머리삔을 몰래 들고 나온다. 그러다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오던 여자와 마주쳐 여자는 화들짝 놀란다. 남자는 서둘러 도망간다. 여기에서 일단 1차 빡침이 온다. 남자가 여자에게 반했다고 한들, 자신은 나름대로의 사랑을 열렬히 하고있다 한들, 그녀의 방에 허락도 없이 몰래 들어가다니, 이건 개놈이 아닌가. 만약 내가 샤워하고 내 방으로 가려다가 내 방에서 나오는 남자를 마주친다면? 정말 끔찍하고 무섭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여자는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다. 여자의 아버지는 최고의 전속 간호사를 병원측에 요구하고 병원에서는 정말 잘하는 간호사라며 이 남자를 추천한다. 어머니 병간호를 20년간 했던 남자는 최고의 간호사임엔 틀림없다. 섬세한 배려로는 누구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식물인간이 된 여자를 깨끗이 씻기고 생리하면 타월을 대주고 손톱까지 다듬어주고 맛사지까지 잊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가 혹시라도 깨어났을 때 자기 자신을 보고 놀라면 안된다며, 헤어스타일도 처음 사고났을 당시로 유지해주고자 정기적으로 머리카락도 잘라준다. 여자의 아버지는 간호사가 '남자'라는 것에 좀 찝찝하지만 이 '남자'간호사가 자신은 '남자'를 좋아하는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해서 받아들인다. 물론, 남자의 거짓말 이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간호하는 그는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 자신의 친구에게 '그녀와 결혼할거야' 라고 해서 친구를 경악케 만드는데, '우린 정말 잘 맞아' 라는 말에 나는 '아, 이 남자는 답이 없구나' 했다. 도대체 어떻게 잘 맞는다는 것인가. 게다가 결혼이라니. 그녀의 의사는 손톱만큼도 반영이 안된 결혼이라니. 그들 사이에 결혼하고자 하는 대화가 오고갈 수가 없었는데, 어떻게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생각을 하는가. 이것만으로도 짜증이 났는데, 하아, 



여자가 임신을 했다.


병원측에서 이상을 느껴 검사를 했을 땐 벌써 임신2개월 째였다. 여자는 사고를 당하기 전에 무성영화와 무용 공연을 좋아한다고 했다. 남자는 이에 자신이 시간 날 때마다 무용 공연을 보고 또 무성 영화를 보고와서는 여자를 간호하며 다정하게 이야기해줬다. 이야기해주던 어느날 밤, 그는 그녀를 임신 시킨 것이다. 식물인간인 여자가 임신을 했단 말을 들었을 때의 그 끔찍함이란!



강간이다.



백번 양보해서 여자가 설사 의식이 있어 남자가 하는 말을 다 듣고 있었고 그래서 여자도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다한들, 이 임신에 여자의 의사는 없었다. 여자도 같이 자자고 말한 게 아니다. 남자는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한 것만으로, 자신의 감정만으로, 자신의 일.방.적. 사랑으로(그것이 사랑이라면!) 그녀를 임신하게 했다.


결국 남자의 강간이 드러나 남자는 감옥에 갔고 여자는 아이를 사산한 채 의식을 찾는다. 자신의 아이를 사산했다는 소식은 알지만 여자가 의식을 찾았다는 소식을 모르는 남자는, 여자가 없는 세상은 의미 없다며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그 무덤에 찾아간 남자의 친구는 그에게 꽃다발을 주며 '네가 그녀를 깨어나게 했어' 라고 한다. 하아- 이게 무슨 말이야, 지금..... 이게 말이야, 소야... 미쳤어? 



자막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너무 불쾌해서 같이 본 친구에게 물었다. 나 이거 너무 기분 나쁜데, 너는 어때? 친구는 자신도 너무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내 왼쪽 옆에는 여자사람이 혼자 와서 이 영화를 보고있었는데, 그 여자분께도 물어보고 싶었다. 이 영화 어떠셨어요? 라고. 난 진짜 너무 기분이 나빴으니까. 나 이 영화의 평을 굉장히 좋게만 들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싶어서 이 영화의 평을 검색해봤다. 하나같이 이 영화를 칭찬하고 있었다. 감동적이고 좋은 영화라더라... 


'페도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는 [귀향]과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보았고, 두 편 다 괜찮게 보았다. 그래서 [그녀에게]를 보러 가는 것에 단 1초의 고민도 없었는데, 이 영화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나름의 사랑' 혹은 '사랑의 여러가지 방식'등, 뭐였어도, 내게는 불쾌함만이 와 남았다. 게다가, 




연달아 봤던 이 영화, [마담 보바리]는 재미없었어.. -_-

마담 보바리 책 읽고 있었는데 주인공도 좀 안어울리고...여튼 재미도 없고....

새해 첫날 본 영화 두 편이 어쩜 다 이래....


어제는 마침 이 책을 다 읽었고, 일자산에 다녀오면서 주인공으로는 누가 어울릴까 계속 생각해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클라라의 이미지가 딱! 떠오르는 거다. 오, 클라라! 클라라가 보바리 부인에 잘 어울릴 것 같다. 아,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나...그런데 뭐랄까, 클라라만한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영화 두 편은 별로였지만, 영화를 보러 가기 전, 다정한 이와 통화를 해서 서로의 목소리를 다정하게 들려주고 들었으므로 다행이다, 시작이 좋았어, 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영화를 다 보고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나를 포함해서 여자 다섯명이었다. 우리는 커다란, 그렇지만 특가로 싸게 나온 호텔방을 잡아두고는 술과 안주를 먹었다. 치킨에 피자에 연어 회까지.. 정말로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내가 영화 [그녀에게]를 얘기하며 빡쳤고 거기에 연달아서 이 얘기 저 얘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했다. 사랑과 연애에 대한 얘기도,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도, 이렇게 빡치는 영화 얘기도, 그리고 19금 얘기까지..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중간에는 흥에 겨워 런던에 있는 친구와 페이스타임 영상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크- 좋구먼. 여기서 저 멀리 있는 사람과 얼굴을 보며 해피 뉴 이어! 할 수 있다니!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정말 신이 났다. 시작이 좋았다. 영화 두 편은 영 꽝이었지만, 아침에 다정한 목소리와 저녁에 이어진 술자리의 친구들, 시작이 좋았다고 말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연휴동안 너무 먹는다며 남동생은 아차산 산행을 제안했고, 그래서 토요일에는 엄마와 남동생과 함께 아차산에도 다녀왔다. 새해 첫 산행이 아차산이라니, 좋구나, 했다. 시작이 좋았다.



2016년의 굵직한 계획도 세워두었으니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내가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새해 첫 출근에 상사의 엿같은 행동으로 빡이쳤지만, 아니야, 시작이 좋았으니 이쯤은 가볍게 무시하자, 하고 나를 다독인다.



2016년 첫 책으로 사고 싶은게 여러권이지만, 어디 한 번 안 사고 버텨보자, 고 다짐해본다. 룰루~ 라라라~



라고 썼는데 10:21 현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머그가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머그 많아서 무시하고 싶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라에몽 머그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떡하지 내 조카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도라에몽 머그 바로가기

 


그렇지만 해당도서에 내가 사고 싶은 책은 한 권도 없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꼼쥐 2016-01-04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 맘에 드는 책을 안 사고 버틴다는 건 알콜중독자가 술을 보고 참을 수 있는 정도의 인내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락방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6-01-04 11:16   좋아요 0 | URL
하핫. 안그래도 머그컵 두 개 받기 위해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두었습니다. 하하하하하. 저는 책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좋아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꼼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비연 2016-01-0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인>을... 주문... 도라에몽머그컵...

다락방 2016-01-04 11:56   좋아요 0 | URL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해당도서가 있어서 저도 도라에몽머그컵을 두 개.... 조카들 줘야 되니까...( ˝)

뽈따구 2016-01-0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심각(?)-생각을 많이하게 하는데-한데 도라에몽 머그컵에서 빵. ㅋㅋㅋㅋㅋ
기승전 도라에몽이에용~ ^^

나를 모르는, 나만 아는 여자에게 깊이 반해 혼자서 짝사랑을 하다가, 혼자서 의식이 없는 그 여자의 몸을 닦고 옷을 갈아입히고 뒤처리를 해 주고 그 여자를 위해 무성영화와 무용을 보고 열심히 이야기해주고 최선을 다하다가...... 혼자 사랑을 하고 임신을 시키고 남자는 자살하고 여자는 깨어나고...........

식물인간이라 하더라도 의식은 있다고 하지요. 몸은 못 움직이는 상태에서 나를 간호하는 얼마전에 내 방에 무단침입한 그 남자. 꺅 날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내 뒤처리를 하고.... 으악........ ㅠㅠ 어느날 내가 좋아하는 무성영화와 무용을 보고와서 열심히 이야기하더니 꺅 날 만져. 날....... 꺅.....

역시.... 간략하게 정리하고 대입해봐도........ 기분이 참.............. 더럽네요 ㅠㅠ

사랑이라는 건, 관계라는 건 역시....... 상호적인거예요. 그거 지극한 호의든, 지극한 악의든....

다락방 2016-01-04 13:55   좋아요 0 | URL
본인은 극진한 사랑이라 정의한다한들 그토록이나 일방적인 거라면 폭력이죠. 아무리 선의로 그랬다한들, 그 선의는 누구를 위한 선의인가요. 본인의 감정, 본인의 사랑, 본인의 생각에 한한건데 그건 사랑이란 이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너무나 사랑해, 그래서 의식 없는 너를 임신시켰어.. 이게 무슨.. 어휴, 저는 진짜 너무 화가 나가지고 .. 하아- 정말 끔찍했어요. 그런데 그 남자의 친구는 식물인간 여자가 깨어날 걸 `네 덕`이라고 생각하니, 참.. 할 말이 없더라고요. 사랑이란 이름만 갖다 붙이면 뭐든 다 용서할 수 있고 용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봐요. 하아-

마키아벨리 2016-01-04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 <그녀에게>를 아주 좋아하는데, 영화 본 내용보다는 영화 속의 4개의 소품 때문입니다. 피나 바우쉬의 무용극 카페 뮐러, 흑백 무성영화 ˝shringking lover˝, 카에타노 벨로소(Caetano Veloso)가 직접 출연, 부른 쿠쿠루쿠쿠 파로마(Cucurucucu paroma), 그리고 마지막의 바우쉬의 무용극-˝마주르카 포고(Masurca Fogo)˝ . 특히 쿠쿠루쿠쿠 파토마 장면에서는 페드로 알마도바르 영화의 단골 출연자들이 모두 모여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락방 2016-01-04 14:00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좋다고 말하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저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앤드류대디님의 댓글을 읽어보니, 어쩌면 그분들도 소품 때문에 좋다고 말하는 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설사 소품이 아니라도 다른 무엇으로 좋은 감상을 가질 수 있겠죠. 이것 때문에 좋았어, 라고 할만한 게 저마다 다르게 느껴질테니까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역시 다를테고요.

저는 말씀하신 무용도 무성영화도 인상깊지 않았어요. 제게는 남자 주인공의 일방적 감정만이 고스란히 와 닿았습니다.

마노아 2016-01-0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미 머그컵 두개를 주문했습니다. 책 적게 사자는 결심은 결국 작심삼일로 밝혀져...;;;;

다락방 2016-01-04 15:15   좋아요 0 | URL
그 컵은 혹시..도라에몽 입니까? @.@

아무개 2016-01-0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놔 왜!!!! 19금 이야기가 기억이 안날까요...킁!
다음달에 또 만나요. 줄것도 있으니 ^^:::

머그컵은 좀 기다렸다가 1월 말쯤이나 사볼까 생각중입니다.
저는 DON`T PANIC 연겨자 색 머그잔이 마음에 드네요.


다락방 2016-01-04 16:35   좋아요 0 | URL
콘돔 얘기..랄까요. ㅋㅋㅋㅋㅋ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5만원 쓰며 호텔에 먹고 마시는 거라면 할만하지요? ㅎㅎㅎㅎㅎ

저는 무조건 조카들을 위한 도라에몽. 룰루랄라~

건조기후 2016-01-0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그컵땜에...... 미추어버리겠어요 ㅜㅜㅜㅜㅜ

다락방 2016-01-04 16:35   좋아요 0 | URL
미치지마요, 건조기후님. 새해부터 미치면 됩니까. 그냥 질러버려요~ 얼쑤~ ㅎㅎㅎㅎㅎ

hellas 2016-01-0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그머그 ㅡㅡ 으으 정말 어째야하나. 두개는 갖고 싶은데. 전 이미 컵 부자. 알라딘 진짜. 굿즈가 너무...;ㅂ;

다락방 2016-01-04 16:46   좋아요 0 | URL
저는 조카들 줄 거니까 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1-04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5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5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5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텔라 2016-01-07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봤던 ˝그녀에게˝를 다시 떠올려 보게되네요. 저도 영화 보는 내내 뭔가 불편함을 느꼈었더랬죠. 저도 다락방님 처럼 영화평 검색도 해봤던거 같아요. 그래서 다락방님 후기가 완전 공감가네요^^

다락방 2016-01-08 08:58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도 불편하셨군요. 저는 이 불편함은 대부분의 여성이 느끼는 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호평이 그렇게나 많이 달리다니.. 저는 정말이지 이건 뭐지..했더랬어요. 영화 자체가 준 불쾌함에 더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토록이나 많이 이 영화를 좋다고 말하는데 .. 거기에서 오는 저와의 어긋남이 좀처럼 정리가 안되더라고요. 어쩌면 너무나 호평이 가득해서 거기에 `난 반댈세` 하는 표현을 하기가 저어됐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어요. 제가 그 영화 불편했노라고 말하고나니 사실 나도 그랬다, 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나저나 금요일이네요. 주말 즐겁게 보냅시다, 스텔라님!! 힛 :)
 

'하지마'는 부정의 언어인데, 살면서 이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고 느낀다. 부정의 언어여서일까, 이 말을 하는 것은 극도의 피곤을 준다. 성추행 하지마, 성폭행 하지마, 여성비하 하지마, 몰카 찍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어제는 회식이었는데 나보다 나이 많은 부장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나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더라. 하아- '싫다'고 했더니 자기 나이 또래랑 사귀다 크게 상처 받았냐고 한다... 뭐래, 이 병신이.. 하아-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만난 사람들에게 어리다는 이유로 호칭이나 반말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하고 마찬가지로 당신에게도 그렇게 취급 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음에도 말귀를 못알아들어.. 그래서 결국엔 화를 냈다. 싫다는 데 왜 자꾸 강요하냐고. 그러다보니 내게 곤조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맏딸이라 그런가보다며 자기 나름의 타당한 이유를 생각해내고자 한다. 내가 자기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 타당한 이유... 싫어서다, 그냥 싫어서라고, 싫어!!


20대의 젊은 남직원은 내게 누나라고 부르더라. 그렇게 부르지 말랬더니 누님이랜다. 말귀 못알아쳐먹는 놈이 하나 또있네. 그렇게 부르지 말라구요, 라고 하자 '그럼 뭐라고 불러요?' 이런다. 내가 그런 거 알려줘야 하냐... 하아.... 한숨났지만 알려줬다. '차장님이라고 불러요'...................


며칠전에는 회사 행사에 일 많아 참석 못하는  여직원들을 서빙하라고 임원들이 부르는 걸 보고 행사 참석하는 남직원들 있으니 남직원들 시키자고 말해야 했다. 이런 거 일일이 알려주고 아니라고 말해야하고 하지 말라고 말해야 하는 게 진짜 극도로 피곤하다. 어제 회식자리에서도 젊은 남직원이 '제가 원샷하면 절 예뻐해주시나요?' 이런 개드립 치고 있길래, 아니라고 그걸 왜 원샷하냐고 먹고 싶은 만큼 먹으라고 말해줬다. 자꾸 몇학번이냐고 물으면서 내동생이 너보다 나이 많다 이런 말을 하는 부장에게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냐 자꾸 말하는 것도 피곤. 즐거운 자리여서 즐겁게 먹으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결국엔 극도의 피곤이 몰려오더라. 왜 나는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여러 사람에게 하지마, 그러지마, 싫어, 를 말해야 할까. 피곤해..


2차를 파하고 나오려는데 다른 여직원 하나가 내게 달려와서 나를 막 안는다. 차장님, 저 차장님하고 언제 또 술마실 수 있어요? 이러면서 막 안아. 피곤에 쩔어있던 나는 **씨가 술 살 준비 되면 불러, 라고 했는데 이에 그 여직원은 '차장님께 술은 언제든지 살 준비가 되어있어요' 라더라. 술집에서 나와 걷는 길에는 여자과장1이 옆에서 걸으며 말했다. 저 남자부장은 술만 마시면 저러는데, 그나마 차장님이니까 함부로 못하는거지 우리끼리만 있었으면 벌써 달랐을 거에요, 한다. 요즘엔 여자들하고 이야기하는 게 좋고 여자들하고 술마시는 게 좋다. 

내가 했던것처럼 싫다고 끊임없이 말하고 곤조 있게 행동해야만 말귀 알아듣는 척 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건 진짜 피곤하다. 어제는 2차를 나오면서, 아, 이놈의 직장생활 더럽게 피곤하다, 생각했다.



직원들과 지하철역까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려다가 극도의 피곤함으로 실신할 지경, 스트레스가 폭발할 것 같아, 나 혼자 반대로 걸어서는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고서는 칠봉이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얼마나 피곤했는지를 하소연했다. 결국 나는 칠봉이에게, '아 이놈의 남자들 진짜 피곤해' 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전화를 끊자 택시기사님께서 웃으시면서 '그놈의 남자들 죄다 한강물에 빠뜨려버려요' 하신다. 같이 웃었다.



그나마 직장생활을 십년이상 해왔고 또 워낙에 싫다는 말 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 쎈성격이라서 이정도인데, 싫다는 말 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겐 조직에서 여러 남자들과 함께 일하는 일이 더 피곤하겠다고 느껴졌다. 아니, 일일이 싫다고 말하는 내가 더 피곤한건가.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도 싫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을 막 대하는 사람도 싫다. 어리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답시고 알고 있는 지식만 늘어놓으며 맨스플레인 하는건 더 꼴보기 싫고(걔네도 잘못했지만 너네들도 잘못했어! 라고 말하는 꼴이라니 -_-). 결국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려는 노력이나 의지 없이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인데, 그걸 계속 설명해줘야 하는 게 앞으로 남은 생을 살아가는 동안의 과제가 될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많이 하지마, 싫어, 안돼, 를 말하며 살게 될까. 부정의 언어를 말하는 건 듣는 사람에게도 하는 사람에게도 몹시 피곤한 일인데.




요즘에는 벨 훅스 가 책에서 말했던 바가 자꾸 생각난다. 최근의 책에서 그녀는 '여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여자와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했던 거다. 좀 극에 치달은 주장이 아닌가, 라고 책을 읽을 당시에 생각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이지 옳은 말을 했다고 생각된다. 아, 물론 모든 여자들이 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남자가 보는 시선에 길들여져 커피 사먹는 여자를 사치한다 욕하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개념녀 프레임에 갇혀서 남자가 보기에 개념녀로 인식되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얼마전에 친구가 여자는 나이들수록 남자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결국 여자를 원하게 된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는데, 나도 그럴 것 같다. 


















성적 관계 혹은 낭만적 관계를 이성애로 시작한 페미니스트 여성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상대 남자를 바꾸는데 지쳐 자연스럽게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훨씬 쉽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책속에서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5-12-30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이 저따위가 된것은 안돼 싫어 하지마 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말 짜증나고 피곤하지만, 안돼 싫어 하지마 를 말할수 있는 사람은 꼭 말하고 살아야 할듯해요.
우리 토미들이 더이상 안돼 싫어 하지마를 피곤하고 짜증나게 말해야 하는 세상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요.




다락방 2015-12-30 14:26   좋아요 0 | URL
하지말라는 얘기를 되게 못받아들여요. 병신들 같아 진짜..
싫다는 걸 왜 자꾸 강요하고 억지쓰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면서 많이 했던 말이 `남자들은 그런 거 있어, 남자들은 그런 거 좋아해` 이러면서 남자들은, 남자들은 하는 거에요. 남자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서 그러는 거라고는 죽어도 생각 못하는 거죠.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 먹어갈수록 남자들이 점점 더 싫어져요.
남자들은 앞으로 더 알고 지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_-

blanca 2015-12-30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막 다락방님이 이렇게 말하는 풍경이 상상되면서 아...너무 시원하고... 자꾸 옛날 생각도 나고...(저는 저 혼자 여자인적이었는데 다락방님처럼 그렇게 못하고 뒤에서 울부짖고 그랬던--;; ) 그런데 이제는 나도 싫다, 아니다,라는 말 시작하는 추세라 앞으로 더 많이 하고 싶기도 하고...

다락방님, 2016년에도 우리는 더 큽시다^^

다락방 2015-12-30 14:27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우리 앞으로도 싫어, 안돼, 하지마를 더 말하고 다닙시다. 이 사람들은 싫다고 말하면 받아들이지를 못하는데, 싫다고 말하면 싫은 거라는 걸 분명히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들어먹질 않아서 문제지만 ㅠㅠ
피곤해서 다 관두고 포기할까 싶어지기도 하는데, 포기하고나면 더 피곤해질것 같기도 해요.

블랑카님, 고마운 인사네요. 네, 우리 2016년에는 더 커지도록 합시다. 더 커지고 더 시끄러워지기로 해요!

유부만두 2015-12-3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락방님께 술 살 준비가 되있어요.

다락방 2015-12-30 14:28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양재역 근처의 좋은 와인집이 없나 찾아보도록 할게요.
지금 한 군데는 좋은데 와인값이 너무 비싸고
다른 한 군데는 어제 가봤는데 와인값은 감당할만한데 메인 메뉴가 스테이크 밖에 없어서 안습이에요.
더 찾아볼게요!!

초딩 2015-12-3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대 남직원까지 읽다 댓글쓰네여. 정말 왜 그럴까여. --;

다락방 2015-12-30 14:29   좋아요 1 | URL
갈 길이 아주 멀게 느껴집니다, 초딩님.
앞으로의 직장생활에서 초딩님도 계속 진급하고 나이 많은 상사가 될텐데, 여직원들에게 `오빠라고 불러` 같은 말은 하지 않는, 그런 직장인이 되셔야 해요!! ㅠㅠ

2015-12-30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5-12-3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회사 첨 와서 몇 달 간, 전무님이 계속 문여사라고 불렀어요. 그냥 직급 붙여 불러달라고 몇 번 말해도 안 듣길래 무시하고 말았는데, 동료가 어느날 `왜 자꾸 싫다는데 그렇게 부르시냐며 그럼 자기도 전무님 말고 아저씨라고 부른다`고 하니 그건 또 펄쩍 뛰대요. ㅉㅉ 근데 그 말이 그래도 효과 있었는지 그 담부터는 직급으로 부르긴 해요. 에혀. 힘들어 힘들어.

다락방 2016-01-04 10:54   좋아요 0 | URL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혹은 하지 않는 많은 남자사람들이 머릿속이 머저리 같아요. 우리가 어려운 거, 힘든 거 부탁한 것도 아니잖아요. 응당 자신들이 해야할 일에 대해 말하는 거잖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일하고 또 퇴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치는데 이런 일들까지 사소하게 일일이 말해줘야 하니, 얼마나 피로합니까. 피곤해요, 치니님. 요즘엔 종종 숲에 들어가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비연 2015-12-3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 짜증납니다. 전 `언니`라고 부르는 남자들이 제일 싫은데, ˝비연언니, 이거 해줘..˝ 라는 소리를 할 때마다 이단옆차기를 날리고 싶습니다. 내가 언니면 넌 뭐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는 걸 몇 번이나 꾸욱..하다가.. 결국 회사에선 직급으로 부르심이.. 라고 말해버린 사례가. 꿀럭. 앞으로는 뒷말 안 흐리고 제대로 말해줘야겠어요. 아니면 그냥 날려버리던가. (덕분에 그래서 까칠한 직원으로 취급받고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죠)

다락방 2016-01-04 10:56   좋아요 0 | URL
저도 언니라고 부르는 거 싫어요. 저는 회사에서 여자가 여자한테 언니라고 부르는 것도 싫어요. 저는 저보다 나이 많아도 ~씨 라고 불렀어요. 언니라고 안하고. 딱히 까다롭자고 생각한 건 아닌데, 그냥 언니라고 부르는 건 싫더라고요. 아무데서나 만나서 나이 많으면 언니라고 부르고 또 언니라 부르길 강요하는 건 딱 질색이에요. -_-

절 어떻게 보든지간에(까다롭다, 싸가지없다 등등) 저는 그냥 네가 싫다고 생각하는 거 싫다고 말하면서 살거에요. 까칠한 직원이 되는 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비연님. 묵묵히 성격 좋은 직원이 되면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여전히 병신같은 짓들을 일삼을테니까요.

몬스터 2015-12-30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일하다가 의식하고 둘러보면 , 거의 다가 남자 사람입니다. 많은 남자사람들 처럼 , 여자 사람들의 마음과 자세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 아직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교육하고 , 교육받고 해야 변하겠죠.

다락방 2016-01-04 10:56   좋아요 0 | URL
네, 여자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죠. 저는 제가 그래도 많이 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얼마전에도 아, 나도 아직 편견에 사로잡혀있구나 하고 깨닫고 반성했어요. 이렇게 반성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잘못을 고쳐나가자고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겠죠. 그 과정은 아주 길고 피곤하겠지만 말예요.

우리 기운냅시다, 몬스터님.

transient-guest 2015-12-31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 means No!를 못 알아듣는 인간들이 많아요. 이해하지도 못하고, 알아듣기도 싫고..-_-:

다락방 2016-01-04 10:57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ㅠㅠ 그래서 너무 힘들어요.
만나기 싫다고 말하면 만나기 싫다는 걸 좀 받아들여야 해요.
그렇게 부르는 거 싫다고 말하면 그렇게 부르지좀 말아야 하고요.
도무지 이 세상 인간들은 싫다고 말하는 걸 받아들이질 못해서 진짜 피곤해요 ㅠㅠ

Mephistopheles 2015-12-3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마˝ 라는 근사한 호칭을 써야할 때가 온 것 같군요.

다락방 2016-01-04 10:57   좋아요 0 | URL
임마..로 해결될까요?
아, 진짜 발길질 한 번씩 하고 싶어요. 이럴 때 바다하리 내 친구 라면 좋겠어요. ㅠㅠ

2015-12-31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4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6-01-03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멋지십시다. 존경합니다. 글구 전 님의 멋진 행동이 책에서 도움을 받은 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한 앎의 실천....이래서 책을 읽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6-01-04 11:0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님께서 존경이라 하시니 너무 과찬이십니다만,
네, 저도 그동안 꾸준히 책을 읽었기 때문에 예전과 조금 더 달라지고 또 조금이나마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제게 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이렇게 반갑게 인사도 건네주셔서 고맙습니다, 마태우스님.
2016년에는 제가 더 잘하겠습니다!!

2016-01-02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1-04 11:02   좋아요 0 | URL
비밀글님께 저는 멋지게 보일 수 있겠지만(그렇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ㅠㅠ), 아마도 남자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담배 피려고 모여서는 제 뒷담화를 하겠죠. 걘 뭐가 그렇게 까다로워..하면서.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