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나의 친애하는 청년이 《읽기의 말들》에 다락방이 언급된 걸 알고 있느냐 물었다. 아니? 아니? 읽기의 말들이란 책은 알지만 그건 모르겠는데?! 그러자 그 청년은 잠시만 기다려보라며, 이렇게 제보해주었다.





아아... 그 청년은 이 책이 좋은 책이라고 했는데, 좋은 책에서 언급되다니, 독서공감은 또 얼마나 멋진 책인가.... 그리고 이어지는 청년과 나의 대화..





내가 진짜 대단한 책을 썼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멋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랑하려고 들어왔다. 뿌듯뿌듯.



그나저나 아까 책 한 바구니 주문해서 내게로 오고 있는데 저 책도 사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살 핑계는 많고도 많구나. 얼쑤~



















아, 그리고 여러분.. 책 읽는 친구를 두면 이렇게나 유익합니다! 이런 제보도 받고 그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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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8-05-15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방금 도서관에서 집다 놨는데 다시 집으러 가야겠네요 ㅋ

다락방 2018-05-15 21:07   좋아요 0 | URL
다시 집으로 가셔서 꼭 읽어주세요! ㅎㅎ

그렇게혜윰 2018-05-15 21:12   좋아요 0 | URL
빌렸습니다ㅎㅎㅎ

다락방 2018-05-16 07:53   좋아요 0 | URL
만세!! ㅎㅎㅎㅎㅎ
 

지난 주의 홍콩여행 후유증은 상당했다. 매일 피곤했고, 누굴 만나도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덕분에 이번 주말에는 쉬자, 무조건 쉬자, 먹고 자고 쉬자...라고 생각했다. 토요일 저녁에 술을 마시고 싶으니, 금요일 밤에는 술을 마시지 말자, 라고도 생각했다. 평소라면 금요일도 술 마시고 토요일도 술 마셨겠지만, 금요일엔 요가 다녀와서 말짱한 정신으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토요일 느즈막히 일어나 혼자 먹을 아침 반찬을 준비했다. 식구들은 모두 이른 점심 약속 때문에 일찍 아침을 먹은 상황이고, 나만 먹으면 돼. 나는 외출 준비하는 식구들을 두고 냉장고에서 내가 미리 준비해둔 재료들을 꺼냈다.





지난 주에 떡볶이를 만들어 먹어서 그 때 사둔 어묵이 남아있었다. 좋다, 어묵볶음을 하자.

다이어트를 해보겠다며 진작에 사둔 닭가슴살 소세지는 냉동실에서 잊혀지고 있었다. 좋다, 닭가슴살 소세지로도 반찬을 만들자. 그렇게 나는 재료를 준비하고 어묵볶음 레서피를 찾아 휘리릭 훑어보았다. 훗. 별거 아니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간 마늘과 매운고추를 넣고 달달달 볶기 시작했다. 아앗. 내가 프라이팬을 태운 걸까. 고추를 처음 볶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매운 향이 거실 가득 퍼지기 시작했고, 나를 선두로 해서 모든 가족들이 재채기를 하기에 이르렀다. 아빠는 쟤가 도대체 뭐하는 거냐며 거실과 베란다 창문을 다 열며 다니셨고, 남동생은 '이 누나가 사람 잡네' 하면서 재채기를 했다. 엄마는 야, 너 뭐하는거야, 하더니 가스렌지 위에 환풍기를 돌리셨고.... 나도 연신 나오는 재채기에 숨이 막혀... 신이시여, 제가 어디에서 무얼 잘못한걸까요?????



어쨌든 그래도 가던 길을 계속 가야하지 않겠는가! 나는 어묵을 넣고 간장과 매실액, 고춧가루를 넣고 계속 달달달 볶는다. 아아, 완성!!




비쥬얼 좋다.. 헤헤헤헤.



이제 쏘세지야채볶음을 할 차례인데, 이것은 어른을 위한 것이니만큼...또 매운고추를 썰었는데, 이미 가족들 한바탕 눈물 뽑게 한뒤라 약간 자신감을 상실했다. 30분만 기다리면 식구들이 다 외출할텐데...그때까지 기다렸다가 할까..하다가...배가 넘나 고팠어. 아니, 몰라, 질러질러 질러버렸!! 하고 또다시 프라이팬에 기름을 넣고 고추를 넣고 달달달 볶았다. 으음. 지금은 괜찮다. 확실히 아까는 기름을 덜 넣고 프라이팬을 태웠던 영향인 것 같아. 그리고 소세지를 넣고 파프리카를 넣고 달달 볶다가, 케찹과 고추장을 듬뿍 넣어서 달달달 볶았다. 역시 완성!!




이건 만들어놓고 보니 반찬이 아니라 안주같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나는 이제 밥을 먹기로 한다. 이왕 요리한 것, 예쁘게 담아먹자 싶어, 알라딘 굿즈 식판을 꺼내 담았다. 열무김치와 시금치, 미역국은 엄마표.





자랑스러운 마음이 차고도 넘쳐 남동생과 여동생에게 사진을 보내놓고 내가 요리하고 먹는다고 했더니, 여동생은 '밥을 왜저렇게 많이 펐어...'라고 묻더라. 뭐, 왜, 뭐. 뭐가 많아...



그렇게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으하하하...



그리고 그 날의 요가와 기타등등을 한 뒤(낮잠 포함) 저녁엔 식구들과 삼겹살을 구워먹기로 했다. 나가서 사먹을까 집에서 구워먹을까 식구들이 엄청 갈등하다가, 집에서 먹기로 결정! 비오는 날 엄마는 시장에 고기를 사러 가셨고, 나는 판이며 그릇을 셋팅하기 시작했다. 냉장고에 언제나 소주는 있었다. 후훗. 그리고 엄마가 와 상추를 씻는동안, 나는 고깃집에서 얻어온 파채를 가지고 파절이를 만들었다. 아주 순식간에! 파 넣고 고춧가루, 매실액, 간장, 식초, 참기름을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정말이지 순식간에. 이제 파절이 쯤은 일도 아니야! 아아, 내가 만든 파절이는 얼마나 맛있었던지! 아빠도 엄마도 파절이 맛있다 하셨어. 하하하하하.






그렇게 요리의 토요일이 다가고 일요일이 되었는데,

아 글쎄!!

내가 꿈을 꾼거다.

꿈에서 나는 김밥을 아주 잘쌌다.

일전에 김밥을 쌌을 때 내용물과 밥이 따로 놀아 썰어둔 김밥을 들어 올리면 후두둑, 내용물이 빠졌던 적이 있다. 그게 그러니까 벌써..한 이십년 전쯤의 일이고, 그 뒤로 김밥을 쌀 생각도 안햇었는데.... 꿈에서 어찌나 촥촥촥 김밥을 잘 싸서 쌓던지...꿈에서 깨자마자 '아아 오늘 아침은 김밥이다!'하게된 것.


엄마, 우리집에 소금 안쳐진 김있나, 물으니 후훗, 당연히 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냉장고 안에서 김밥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다 꺼냈다. 일단 계란을 풀어 부치고, 김밥햄 대신 스팸을 구워 준비했다. 매운 고추장아찌가 있어 그것도 김밥에 들어갈 수 있게끔 썰어두고, 어제 만든 어묵볶음도 썰어두었다. 마침 엄마가 시금치도 무쳐주신 터다. 아, 참치! 나는 참치를 한 캔 꺼내와 기름을 덜어내고 마요네즈를 잔뜩 넣어서 섞었다. 물론 밥도 덜어서 참기름과 소금 약간으로 간을 해둔 상태였다. 그렇게 재료 완성!!






자, 말아볼까! 나는 김에다 내가 재료한 준비들을 촥촥 얹어서 돌돌돌 말기 시작했다. 후훗. 별거 아닌데? 그리고 썰었습니다.




뭔가 색깔은 연하지만, 이 안엔 햄과 느끼한 참치에 매콤한 고추 장아찌까지 들어있지!




그렇게 기다리고 있던 남동생에게 먹어보라 하니 맛있다고 잘 먹는다. 엄마도 맛있다고 하고, 아빠는 '야 사 먹는 김밥보다 맛있다'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김밥 별 거 아니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신감이 붙었어! 이 사진을 여동생에게 보내니, 김밥은 우엉이 생명이라고 다음엔 우엉을 꼭 넣으라고 한다. 그 말을 듣자마자 입 안에 우엉의 맛이 느껴져... 좋았어! 다음 일요일에는 제대로된 김밥 재료를 준비해서 만들어봐야지. 우엉과 단무지, 김밥햄과 맛살까지! 제대로 준비해서 해보겠다. 움화화화핫.



아아, 요리 꿈나무... 요리...하다보니 느는 것. 김밥 쯤이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요리 자신감이 붙은 나는, 얼마전 사두었던 쫄면 양념이 남았다는 걸 깨닫고는(엄마가 말해줬다), 저녁은 있는 소면으로 비빔국수를 해먹기로 한다. 아하하하하. 이번엔 제대로된 비빔국수를 만들어보겠어!



나는 소면을 삶고, 김밥 싸다 남았던 계란 지단을 잘라 넣고, 삼겹살 먹다 남았던 상추도 찢어 넣고, 쫄면 양념을 넣고, 열무김치도 자잘하게 썰고, 고추 장아찌도 썰어 넣고, 참기름을 넣어, 아아아아, 진짜 맛깔스런 비빔국수를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아아, 다들 맛있다고 어찌나 잘먹던지..배터진다며...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요리 포텐 터져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동안 못했던 건 뭐랄까, 요리를 잘하기 위해 시동을 건 것이라고나 할까. 난 그냥 생각만 하면 다 잘만들 수 있는 사람이었어! 요리 포텐 터진 나는 요리 꿈나무에서 금세 요리의 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문득 칠봉이 생각났다.

칠봉아, 너는 어떤 여자를 놓친 것이니... 요리의 신을 놓친 것이야........남은 생을 후회하며 살아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제가 이렇게 요리 잘하는 여자가 될 줄은 몰랐어요.

빨리 다음주 일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대로된 김밥을 만들어야지. 우엉을 잔뜩 넣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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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5-14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밥작살이다..... 쳐다보는데 내가 그냥 맛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5-14 08:5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다음엔 더 제대로 말아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놓고 뿌듯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쓱으쓱)

2018-05-14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5-14 09:12   좋아요 0 | URL
더 나은 비쥬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이어요!!

지나 2018-05-1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점심은 김밥 저녁은 국수 만들어보겠습니다.전 제가 만든 음식은 잘 안먹는데 ㅋㅋ 만들어서 아들이랑 남편주고 저는 주로 빵을 먹습니다.내가 한거 맛없어서.오늘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다락방 2018-05-14 09:41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한 거 맛없어서 ㅋㅋㅋ 사실 식구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편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로 먹다말고 버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ㅋㅋㅋㅋㅋㅋ 이번에 김밥과 국수는 성공했어요. >.<

쥴리님, 화이팅요!!

유부만두 2018-05-1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끼야!!!! 이제 실력이 터져 나오는군요!!!

다락방 2018-05-14 09:41   좋아요 0 | URL
분발하겠습니다. 꺅 >.<

비연 2018-05-1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요리의 신이셨다는.. 칠봉님 어쩝니까. 아마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겠죠.. 꼬십니다..ㅋㅋㅋㅋ
저도 이제 혼자 밥을 해먹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여... 음식이란 걸 해봐야 하나 싶은데...
다락방님 페이퍼 보니 자신감 상실...ㅜ

다락방 2018-05-14 10:45   좋아요 1 | URL
제가 말은 저렇게 했지만 ㅋㅋㅋㅋㅋㅋ 사실 칠봉이는 자기 먹을 거 요리하며 산 시간이 엄청 길어서 저보다 요리를 엄청나게 잘합니다. 저는 명함도 못내민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회해라, 땅을 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백날 찾아봐라 나같은 여자 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님, 저 진짜 너무 요리맹이고 ㅋㅋㅋ 하면 부엌 초토화되고 시간 오래 걸리고 맛도 없고 음식 쓰레기 만들고... 에너지 딸리고... 그랬지만 저는 계속 시도햇어요. 제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것과 실제 제가 만든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거리가 있어서 늘 멘붕이었지만, 계속 시도하고 또 시도했어요. 하하하하 주변에서 그만 하라고 해도 계속 했어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할거예요. 요즘에는 양념장같은 게 잘 나와 있어서 사실 굳이 제가 막 뭔가 하지 않아도 되긴해요. 저 비빔국수도 쫄면장으로 만든 거고 ㅋㅋㅋ 그러니 혼자 밥을 해먹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잘 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기존에 만들어진 것들의 힘을 빌립시다! 직장생활하며 에너지 딸리는데 어떻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겠어요?

아! 마트에 가면 볶음밥 잘 해먹으라고 썰어놓은 야채를 팔기도 해요. 일단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걸로 하루하루 먹고 살아봅시다. 그러다보면 좀 더 난이도 있는 걸로 옮겨갈 수 있지 않겠어요?

비연님, 우리 잘 먹고 잘 살아요!! 기운내요!!

비연 2018-05-14 13:32   좋아요 0 | URL
흠흠. 좀더 용기를 내볼까요..ㅎㅎㅎ 전 달걀후라이도 다 터뜨리는 인간인지라 ㅜㅜㅜ 그래도 힘을!

다락방 2018-05-15 08:05   좋아요 1 | URL
제가 바로 만두를 구워먹어도 다 태우는 인간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계란프라이도 말씀하신 것처럼 다 터뜨려서 그냥 다 쪼개버린 다음에 ‘원래 스크램블 하려고 했다‘고 하는 사람이었고요 ㅋㅋㅋ 뭐, 지금도 별반 달라지진 않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자, 조금씩, 조금씩!!

chaeg 2018-05-1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으.. 대단하십니다 _

다락방 2018-05-15 08:06   좋아요 1 | URL
별말씀을요! 호호호호호호호호호
얼른 다음 일요일이 와서 제대로된 김밥을 싸고 싶어요! (두근두근)

비로그인 2018-05-1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은 신기해요.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어깨춤이....ㅎㅎㅎㅎ

다락방 2018-05-15 08:06   좋아요 0 | URL
덩실덩실 하셨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다호피쉬님이 재밌게 읽으셨다면, 저는 그걸로 행복합니다. 히히히히히

단발머리 2018-05-1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밥을 쌌던 그 수많은 시간동안 왜.... 나는 김밥에 매콤한 고추 장아찌를 넣을 생각을 못 했는지...
정말 대단한 참치 고추 장아찌 김밥이예요!

근데, 다락방님 나빠요!
예쁜데 글은 또 겁나 멋지고, 힐링 요가에 이젠 어마무시 요리실력까지!
욕심쟁이 우후훗!!!

다락방 2018-05-15 08:07   좋아요 0 | URL
저는 워낙에 매운 걸 좋아해서 뭘 해도 자꾸 고추 넣을 생각부터 해요 ㅋㅋㅋㅋㅋ 떡볶이에도 넣고 김밥에도 넣고. 눈누난나~ ㅋㅋㅋㅋㅋ

요리도 요가도 아직 갈 길이 너무 멀어요 ㅠㅠ
김밥도 자꾸 옆구리가 터져가지고 ㅠㅠㅠ
이번 일요일에 아주 그냥 제대로 한 번 말아보겠어요. 불끈!!

보슬비 2018-05-1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넘 맛있어 보여요. 특히 김밥과 비빔국수는 은혜롭습니다~~ ^-^

다락방 2018-05-15 08:08   좋아요 0 | URL
마트에 가면 쫄면 양념장 냉면 양념장 다 팔더라고요 ㅋㅋㅋㅋ 딱히 수고롭지 않게 쫄면도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쫄면은..음..쌈무 사서 썰어 넣고 콩나물 좀 삶아 넣으면 또 제대로 맛이 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씐남)

psyche 2018-05-15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못하는 것도 있으셔야지 이렇게 요리까지 잘하시면 반칙입니당~

다락방 2018-05-15 08:09   좋아요 0 | URL
사실 요리는 잘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요... 제가 이렇게까지 기뻐했던 것은...늘상 요리 너무 못해서 맛없어서 버리기만 했어야 했는데 이번엔 제법 먹을만 한 것들이 나와서 ㅠㅠ 과장되게 셀프칭찬을. 엉엉 ㅠㅠ

그래도 앞으로는 진짜 잘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자주 시도해볼 거예요. 히히.
그래서 뭔가 자신 있는 메뉴를 딱! 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후훗.

transient-guest 2018-05-15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눈에는 모든 음식이 술안주로 보입니다만..ㅎㅎㅎ 첨에 이 말을 떠올리다가 식판에 담긴 밥을 보면서 아니구나 싶다가, 밑으로 내려가니 두둥!! 소주가..ㅎㅎ 반찬이 안주가 되는 건 아주 즐겁습니다.. 꼭 안주로 요리를 하지 않아도 은근히 술에 잘 어울려요..ㅎ

다락방 2018-05-15 13:41   좋아요 1 | URL
저는 깍두기 하나로도 술을 정말 잘 마시는 사람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 깍두기는 소주,맥주,막걸리,와인 모두에 좋은 안주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반찬이 안주가 됩니다. 그것이 진정 술을 즐기는 방법이지요. ㅋㄷㅋㄷ
제가 모든 요리를 할 때 머릿속으로는 사실 ‘반찬‘보다는 ‘안주‘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 안주로 먹기에 좋을것인가 아닐것인가를 두고 하게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럴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 한 번 트랜님과 소주 같이마시게 될 날이 있겠지요. 하하하

transient-guest 2018-05-15 13:52   좋아요 0 | URL
언젠가는 꼭 그럴 날이 오겠죠 ㅎㅎ

clavis 2018-05-1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시고 글 잘쓰고 요가에 요리까지♡♡저두 내일 한국에서 친구가 보내 준 라면,햇반,무말랭이 개시할 생각에 가슴을 설레며 잠이 들려고 합니다...아 3개월 외국 생활이 비문을 만드는가요? ㅠ

오뎅과 떡으로 떡볶이 맹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락방님 사진으로 대리만족하네요(락방님 미오~~~~먹고싶어지잖아요~~~~ㅋㅋ)

다락방 2018-05-24 09:33   좋아요 1 | URL
라면,햇반,무말랭이..개시하셨습니까, 클래비스님?

저는 토요일에 치즈떡볶이 사먹을거예요. 점심에 운동하고 오면서 사먹어야지. 눈누난나~ ㅋㅋㅋㅋㅋㅋㅋㅋ(먹을 생각에 좋아한다)
 

연휴동안에는 아홉살 여자조카를 데리고 홍콩 디즈니랜드에 다녀왔다. 나를 위한 여행이 아닌, 디즈니에 가보고 싶다고 했던 조카를 위한 여행이었다. 도착한 날에는 밤 늦게 도착해 호텔에서 씻고 바로 잠을 잤는데, 새벽 다섯시반이었나, 조카는 먼저 깨서는 '이모, 일어나도 돼?' 물었다. 아니, 아직 어두워서 안돼, 날 밝으면 일어나야 돼, 라고 말했다. 한시간 후쯤, 조카는 다시 내게 말했다.


"이모 내가 커텐 열어봤더니 날 밝았어. 이제 일어나도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아침부터 빵터져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동생과 나는 그렇게, 아침 일찍부터 일어난 것이다. 밤늦게 도착했으니 아홉시나 열시까지 자자고 말해두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섯시 반에 걍 일어나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디즈니에 간다는 설레임 때문에 조카는 잠을 못이룬 것 같은데, 어쨌든 그렇게 디즈니에 가서 테마 파크를 가고, 기념품 샵을 가고, 놀이기구를 타고, 퍼레이드를 보고, 밥을 먹고, 걷고 걷고 또 걸어서.... 몸이 부숴질 것만 같은 극도의 피로함을 느꼈다. 저녁은 편하게 호텔 앞에서 먹자, 하고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서는 씻고 레스토랑에 갔다. 레스토랑 앞은 작은 광장처럼 꾸며놨는데, 차가 다니지 않고 테이블들이 여러개 놓여 있어, 거기서 맥주며 간식을 먹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루종일 돌아다녔던 조카는 조카 먹으라고 시켜준 김치볶음밥을, '조금 맵지만 맛있어' 하면서는 잘도 먹었다. 망고 스무디, 망고 스무디 노래를 불러서 망고 스무디도 시켜주었더니, 같이 잘 먹었어. 중간에 여동생과 내가 주문한 호가든이 너무 커서 모두 함께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그러느라 여동생과 내가 스맛폰을 만지고 있으니, 계속 김치볶음밥을 먹던 조카는,


"왜 나만 먹어?"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과 빵터져서 우리도 같이 밥을 먹었다.



조카는 밥을 다먹고는 또 좀이 쑤셨는지, 저 앞에 나가서 바다 보고 와도 되냐고 물었다. 우리 숙소는 디스커버리 베이에 있는 호텔이었고, 레스토랑에서도 바다가 보였다. 응, 다녀와, 했더니 바다에 다녀오고, 나 저기서 나가 놀아도 돼? 하고는 레스토랑 앞 광장을 가르키길래, 응 나가 놀아, 했더니, 와, 이 작은 아이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걸까. 분수가 있는 광장에서 혼자서 폴짝폴짝 뛰고 노는 거다. 혼자서 빙그르르 돌기도 했다가, 여기에서 저기로 폴짝 폴짝 건너 뛰었다가, 분수대 주변을 빙빙 돌면서 뛰었다가, 바다를 본다고 뛰어내려갔다 왔다가....어휴.... 나한테 계속 나가자고 하는걸, 안돼, 이모 너무 피곤해...하고 안나가고 레스토랑에 앉아 그렇게 팔짝팔짝 뛰는 조카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는 여동생에게 말했다.



"쟤는 어쩜 저렇게 계속 뛸 수 있을까? 저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걸까?"



그리고 잠시 화장실에 가려고 나왔는데, 조카도 같이 가겠다고 한다. 그래, 하고는 조카 손을 잡고 화장실에 갔다 돌아오는 길, 조카는 내가 식당 안으로 들어가게 내버려두질 않았다. 내 손을 잡고 분수대 앞으로 끌고 가더니, 이모, 우리 달리기 시합하자, 누가 먼저 두 바퀴 빨리 도나 하자, 하는 게 아닌가!!


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조카야, 이모 못뛰어, 이모 진짜 피곤해...하고 안뛰겠다 했더니, 내 손을 꼭 잡고 뛰기 시작한다..덩달아 뛰었어....아아...나의 종아리는 부서집니다...ㅠㅠㅠㅠㅠ




홍콩 가는 비행기에 타기 전에 여동생과 나는 면세점에서 와인을 한 병 샀다. 디즈니에 다녀오면 아이가 피곤할테니 일찍 잘테고, 아이 재워놓고 좋은 와인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자, 하고 준비한 거다. 나는 그 시간을 위해 집에서 치즈도 챙겨갔어.  레스토랑에서 뛰는 아이를 바라보며,


"쟤가 빨리 자야할텐데.."



했는데, 웬걸,



저녁 먹자마자 들어간 우리 셋은 모두 함께 침대에 누워 기절해버렸다....와인은 무슨 와인.......셋 다 뻗어버리고...중간에 조카는 나를 깨웠다.



"이모, 시끄러워, 코 골지마.."



미안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모가 미안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모 오늘 너무 피곤해서 그랬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가를 6년간 해온 여동생은 굉장히 날씬한 몸을 가지고 있다. 조카가 본 성인 여자의 몸은 여동생의 것일텐데, 조카는 이제 아홉살인데 벌써부터 '예쁜 여자'라는 것에 대한 기준이 세워진 것 같다. 긴 머리, 팔다리 제모, 날씬한 몸... 누가 그렇게 일러준 게 아니지만 또 세상이 그렇게 모두가 하나 되어 알려준 것이기도 할테다.



그런 조카 앞에서 나는 옷을 벗고 돌아다녔다. 조카가 그동안 생각해온 어른 여성의 몸과 나는 아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일단 나는 내 여동생과 아주 많이 다른 몸을 가지고 있으니까. 겨드랑이에 털이 있었고, 온 몸에 살이 많았고, 엉덩이가 무척 컸다. 조카는 나를 보고 겨드랑이에 털이 있다고 놀랐다.



"이모 겨드랑이에 털있네."

"응."

"나는 없는데."

"너도 어른이 되면 털이 나. 아직 아이라서 안나는 거야."

"털 나면 밀거야."

"이모는 털 안밀거야."



나는 털을 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날씬한 몸을 반드시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아이에게 '말해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보다는 직접 다양한 몸을 보여주는 게 훨씬 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조카 앞에서 털이 있는 겨드랑이를 챙피해하지 않고 나시 원피스를 입고 같이 외출을 했다. 아무도 내게 신경쓰지 않았다. 또한 커다란 엉덩이를 가지고 조카와 욕조에 들어갔다. 욕조의 마개는 눌러서 열고 또 눌러서 닫는 거였는데, 중간에 내 엉덩이가 눌러버려서 물이 조금 빠진 거다. 나는 '으이크, 이모 엉덩이가 눌러서 물 좀 빠졌네, 얼른 닫아야겠다' 했더니, 조카는 '이모 엉덩이가 왜이렇게 커?' 하는 게 아닌가.



응 이모는 엉덩이가 커.



라고 답했다.




조카는 앞으로 살면서  팔다리 제모를 하고 날씬한 몸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어른 여자들의 모습을 훨씬 많이 접하게 될것이다. 텔레비젼 어디를 틀어도 자연스레 그런 어른 여자들이 보일 것이고. 그렇지만 나 때문에 '그렇지 않은' 어른 여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것이다. 나같은 사람이 훨씬 수가 적으니, 조카는 앞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화장을 하고, 머리를 길리고, 겨드랑이와 종아리의 털을 미는 선택을 반복해 하게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 여자어른이 있다'는 것은 알게될 것이다. 내가 그 앞에서 그 산 증인이 되었다.



온 몸이 살로 가득차고, 겨드랑이엔 털이 가득차고, 엉덩이가 무척 크고 ,시끄럽게 코를 골고, 머리가 짧은 어른 여자.

자신이 그동안 알아온 '예쁜 여자'와는 그 거리가 상당히 먼 여자.



어쩌면 조카는 이런 나를 자라면서 창피하게 여길 지도 모른다. 왜 우리이모는 뚱뚱하고, 털이 있고, 엉덩이가 크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모습으로도 살아가는 여자 어른이 있다는 걸 나는 자연스레 그 앞에서 보여줬다. 나는 아이에게 다양한 어른 여자의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 여행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될까?



어제 제 외할머니를 만난 조카는 나에 대해서 계속 조잘조잘 했다고 한다. 엄마는 내게 전화를 걸어 그 소식을 전했는데, '엄마 걔가 나에 대해 뭐라고 하는데?' 물었더니, '니 엉덩이 크다고 계속 얘기하더라'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조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너 너무 잘운다고...', '그리고 너 인형 사서 이름을 지어줬다고..''너랑 다니는 거 챙피해서 이제 같이 안다닐거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무슨, 여행 내내 내 손만 잘만 잡고 다녀놓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흥!!



아니, 얘 뭐 이렇게 다 말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밀이 없어 이노므 자식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이 어린 여자아이와 나는 홍콩에 다녀왔다.

더 다양한 어른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 책들을 읽으려고 대기시켜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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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愚民)ngs01 2018-05-08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으신 이모시네요....
고생하셨어요 ~^^~

다락방 2018-05-08 13:44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고생 많았답니다. 흑흑 ㅠㅠ 고생 많았어요 ㅠㅠㅠ

고맙습니다!

순오기 2018-05-0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아들 어릴 때 제 이모를 우상으로 아는데... 다른 모습으로 사는 여자어른이 있다는 걸 보여준 멋진 이모~좋아요!!♥

다락방 2018-05-08 13:58   좋아요 1 | URL
예전에는 그랬던것 같은데 아홉살이 된 지금은..제가 우상이 아닌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지만 저는 굳고 단단하게 제 길을 가렵니다. 흐흐흐흐흣

비연 2018-05-09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멋진 이모세요.

제 조카는 이제 중2 남자애인데.. 예전에는 ˝고모가 **을 사랑하는 거 알지?˝ 하면 귀여운 눈으로 ˝응응˝ 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말하면 너무나 시크한 무표정함으로 ˝아니? 모르겠는데?˝ 이런답니다... 아흑...

다락방 2018-05-09 09:14   좋아요 0 | URL
제 조카는 이제 아홉살인데...벌써 저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 같아요. 이젠 절 사랑하는건지..잘 모르겠어요. 언제나 저를 사랑해주던 아이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크한 표정은 벌써부터 잘 보인답니다. 흙흙 ㅠㅠ 중2까지 되면.....저한테 차가워지겠죠? (글썽)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울음을 터뜨린다)

비연 2018-05-09 12:37   좋아요 0 | URL
................. (저도 같이) 우앙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보슬비 2018-05-14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힝.... 전 조카들에게 이모 사랑해요~라는 말 들어본적이 없어요... ㅠ.ㅠ;;
나도 여자 조카 있으면 좋겠어요.
애정을 구걸해야하다뉘~~ OTL

다락방 2018-05-15 08:10   좋아요 0 | URL
여자조카..이제 9살 됐는데..너무 쿨식해졌어요 ㅠㅠ 시니컬해짐 ㅠㅠ
좋다고 손 잡고 다닐 땐 언제고 또 이제 이모랑 안다닌다고 하고. 아주 그냥 저를 들었다놨다 해요. 엉엉 ㅠㅠㅠ
저 역시 항상 애정을 구걸하고있어요.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자책] 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로맨스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할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실례인지, 어떤 식의 대화와 행동이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로맨스 소설이야말로 남자들이 읽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다. 남자들은 사랑을 포르노로 배워야 하는 게 아니라, 로맨스 소설을 읽음으로써 좀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던 거다. 포르노 까지는 아니지만  '19금 성인영화'라는 걸 보았을 때, 나는 그 안에서 여자가 얼마나 성적대상화 되는지에 당황했었다. 그러니까 성인 남자와 성인 여자가 사랑을 느끼고 성적 욕망을 느끼는 게 아니라, 여자는 애초에 성적대상일 뿐인거다. <옥수수>에만 들어가도 그런 영화가 널려있는데, 남자들...이런 영화 보면서 그동안 살았던건가... 여자를 성적대상화 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구나. 그 안에서 성적대상화 하지 않고 하나의 사람으로, 동등한 인간으로 보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겠어. 맙소사..



그래서 '주드 데브루'의 이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게 유감이었다. 물론 중반을 넘어서면 괜찮긴 하지만, 남자 주인공 '테이트'가 얼마나 매력적인 영화배우인지 설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여자 주인공 '케이시'가 얼마나 주체적이고 당당하고 자존감 높은 여자인지 설명하기 위해서, 주드 데브루는 대부분의 여성을 다 골빈여자 취급해 버린다. 연극 <오만과 편견>의 여자주인공 오디션을 보는데, 상대인 테이트 앞에서 아무도 제대로 대사하지도, 연기하지도 못하고 그저 침만 흘리는 걸로 묘사하는 거다. 물론, 전문 배우들이 아니고 마을 주민들 중에서 뽑는 오디션이니 연기가 어설프고 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거야 당연하달 수 있지만, 어쩌면 다들 그렇게 남자 배우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게 만드는가. 여자들이란 잘생긴 남자 앞에서는 제대로 사고하지 못한단 말인가.




그래서 우리의 여주인공 케이시가, 테이트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케이시가, 편견으로 인해 테이트에게 매력을 1도 못느끼는 케이시가, 요리사이며 연기에는 관심이 1도 없던 케이시가, 우리의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역을 맡게 되면서 이 소설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거다. 너무..좀 너무하지 않냐...


너무도 전형적인 패턴이라서 나는 주드 데브루와 나 사이에 세대차이를 느꼈다. 로맨스 소설을 현대를 사는 여성이 현대를 보는 기준으로 써야할 필요를 느꼈다. 모든 여자들이 선망하는 남성을 나는 싫어하면서 생기는 로맨스라니. 게다가 그 남자는 잘생기고 섹시하고 인기도 많은데 돈도 캡 많어....


아무튼 연기나 연극에 대해 주드 데브루는 얼마나 알고 이걸 쓴걸까. 테이트를 좋아하지 않으므로 다아시를 미워하는 엘리자베스 역을 잘한다는 설정이라니, 좀 .. 너무하지 않냐...


게다가 하비 웨인스타인...이라니....





내가 로맨스 소설과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도, 이런 전형적인 패턴-환상적인 남주와 그를 심드렁하게 보는 여자-은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어. 전형적인 패턴보다 더 싫은 건, '특별한 여자주인공'을 만들기 위해 다른 여자들을 모두 똥멍청이로 만들어버리는 거다. 이러지 마세요, 진짜...



아마도 그간 로맨스 소설을 줄기차게 써온 작가인지라 이 전형적인 패턴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세대차이를 느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그저 나쁜 로맨스 소설이었냐 하면 그건 그렇지가 않다. 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오만과 편견>소설 속에서 미성년자와 성인 남자가 사랑의 도피를 떠나는 장면이 있었는가 본데, 그 장면에 대해 현대적 연극에서 재해석을 한다. 미성년자를 꼬이는 건 범죄이며, 그것이 그 당시 미성년자의 '선택'이었다 해도 결코 여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오해와 이해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주드 데브루는 '여자'와 '남자'의 성역할이 있는 것처럼 시종일관 얘기하지만, 어떤 것이 나쁘고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를 헷갈리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케이시 스스로가 말한 이 뜨거운 여름의 불장난에 대해, 케이시가 느끼고 결심하고 선택하는 것들이 와닿는다. 한 남자에 대해 오해를 하고 그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 그리고 그에게 처음부터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그의 말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그를 판단했던 것, 거기에 이른 후회까지. 또한, 자신이 그에게 정식 여자친구가 아니라 그저 이 여름의 불장난으로 취급되어질까봐 걱정하고 뒤로 물러서는 것까지. 한 사람에게 '당당한 옆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할거라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갈등까지. 사랑에 빠지고 내가 그에게 '내가 생각하는 만큼' 중요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하는 건 대부분 다 겪어보는 감정의 흐름이 아닌가. 또한, '상처받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자존감 높은 사람이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부터 시작해서, '그렇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나' 하는 것까지, 연애 속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맞닥뜨리는 감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랑과 연애의 시작에 있어서 디테일을 아주 잘 살렸다고 생각한 건, 케이시와 사랑에 빠지게 된 '테이트'의 생각 때문이었는데, 테이트가 케이시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 건,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웃음 포인트가 같았다는 데 있었다. 자신이 웃는 부분에서 케이시도 웃는다는 것. 나는 이 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게 무엇보다 좋았다. 그걸 표현해준 작가도 좋았고. 또한 육체적으로 어마어마한 성적 매력을 서로 풍기도 또 성관계도 만족했던 그들인데, 케이시가 그 육체적 결합도 좋지만, 대화를 나눈 후에 관계가 더 단단하고 안정적이 된 것 같다고 느끼는 점들도 좋았고.



나 역시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연애를 시작하면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반하고 사랑에 빠지는 건, 대화가 아닌 다른 것들이어도 가능하지만,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다른 무엇보다 대화가 중요하다. 어떤 모습에도 사랑에 빠지다가 질려버릴 수 있지만, 대화가 잘 통하는 데에야 뭐 버릴 게 없다. 나는 사람이란 본디 외로운 존재라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 외로운 영혼을 달래주고 채워줄 다른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혼자인 게 편한 사람도 있고 또 혼자인 게 익숙한 사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랑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이다. 그런 사람을 얻기란 너무나 힘든 법이고, 그렇기 때문에 만났다면 그 손을 놓지 말아야 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뿐만 아니라 상대 역시도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표면적으로, 또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하다 여길 수 있다. 쭉쭉빵빵하거나 근육이 불룩불룩한 몸을 최우선으로 칠 수도 있고, 반짝거리는 눈동자를 최우선으로 칠 수도 있다. 이성을 볼 때 돈을 가장 먼저 볼 수도 있고, 얼굴을 가장 먼저 볼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맞춤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런 상대를 만났어도, 시간이 흐르면 헤어지게 되는 이유는 결국 대화가 잘 되지 않아서이다. 여기에서 대화라는 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어도, 어느 방향을 어떻게, 왜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서로에게 말하고 또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나중엔 엄청 열중해서 읽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한 마음, 그래서 상처 받을까 두려운 마음,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상황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내것 같아서 엄청 열중해서 읽었어.


이래서 로맨스 소설을 남자들이 읽어야 한다. 어느 부분에서 여자가 혹은 남자가 괴로운지, 어떤 지점들에서 사랑하는 상대가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지또 행복해 하는지를 이런 식으로라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집중하는 건 육체와 육체로 맺는 관계일 수 있지만, 그것보다 내밀하고 더 친밀한 무엇이 있고, 궁극적으로 그것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니까. 심지어 툭하면 팬티를 찢어버리던, '크리스티나 로런'의 《잘생긴 개자식》에서도, '이야기를 나누니까 참 좋다'고 말한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가 우리를 얼마나 가깝게 이어주는지를 우리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끝으로,

케이시가 이 여름의 불장난으로 상처 받지 않게 되어서 나는 너무 좋으다...

그래, 당신이라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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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5-0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북 활용 잘 하고 계시군요. 저도, 요즘 이북 시즌^^
사랑과 연애의 시작을 아주 잘 그려낸 소설이라고 칭찬하시니, 이 책도 제 스타일이예요.
전, 연애의 꽃은 썸이라고 생각하는 1인으로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5-08 11:20   좋아요 0 | URL
이북은 밑줄긋기가 연동이 되어서 세상 편합니다.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이 처음에 여자들을 멍청하다고 후려치기 해서 짜증이 났지만, 막판에 상처받기 싫은 마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을거라는 두려운 마음을 잘 그려내서, 그 부분에서는 공감이 많이 됐어요. 사랑은 너무 어렵고, 해도 해도 계속 모르는 게 나오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님. 사랑에 대해서도 계속 공부가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했어요...

어쨌든 이북 만세! ㅋㅋㅋㅋㅋ
 
180502Wed

이별이 오면


                                                  문태준



이별이 오면 누구든 나에게 바지락 씻는 소리를 후련하게 들려주었으면
바짓단을 걷어 올리고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면서
바지락과 바지락을 맞비벼 치대듯이 우악스럽게
바지락 씻는 소리를 들려주었으면
그러면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입을 틀어막고 구석구석 안 아픈 데가 없겠지
가장 아픈 데가 깔깔하고 깔깔한 그 바지락 씻는 소리를 마지막까지 듣겠지
오늘은 누가 나에게 이별이 되고 나는 또 개흙눈이 되어서




















여름의 끝

                                 박연준



오래된 시간 앞에서 새로 돋아난 시간이 움츠린다

머리에 조그만 뿔이 두 개 돋아나고

자꾸 만지작거린다

결국 도깨비가 되었구나, 내 사랑



신발이 없어지고 발바닥이 조금 단단해졌다

일렁이는 거울을 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수천 조각으로 너울거리는 거울 속에

엉덩이를 비추어 보는 일은

이젠 그만하고 싶다



두 손으로 만든 손우물 위에

흐르는 당신을 올려놓는 일

쏟아져도, 쏟아져도 자꾸 올려놓는 일



배 뒤집혀 죽어 있는 풀벌레들,

촘촘히 늘어선 참한 죽음이

여름의 끝이었다고

징- 징- 징-

파닥이는 종소리





















이별

                                     -박연준


천 날의 밤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밤이었다
그가 내게 이유를 물었다
구두굽으로 그저 모래를 콕콕 찍었다
모기 한 마리가 내 슬픔을 염탐하듯
발목에 슬쩍 달라붙었다
갑자기 머리 위로 비가 쏟아졌다
키 작은 나무들이 금세 흠뻑 젖었다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내 이름을 부르는 다급한 소리가 발밑으로 툭,
떨어졌다
흐느적흐느적 빗속을 걸었다
나무들이 일렁이며 저희들끼리 수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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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2-29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다락방님, 방금 전에 시집 다 읽고 독후감 쓰려 검색했거든요.
저도 <이별이 오면>은 반드시 인용하겠다고 마음 팍 먹었는데, 다락방 님도 제일 앞에 소개하셨네요! 무지 반갑습니다.
다락방님 용어로 해서... 쒼나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29 14:38   좋아요 0 | URL
아니, 폴스타프 님! 2018년 페이퍼에 어쩐 일이세요? ㅋㅋㅋ 아 너무 재미있네요.
저 바지락 씻는 소리 너무 찰지지 않나요. 화악 오는 공감각입니다. 폴스타프 님, 얼른 독후감 써주세요! 폴스타프 님 글에 제가 아는 책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 말입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