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한여름에 처음 만나 한여름에 헤어졌던 남자가 있다. 잠깐, 다른 남자들 중에도 여름에 처음 만났던 남자가 있었나 생각해볼랬는데 거기까지 생각하려니 귀찮고. 어쨌든 그 남자는 처음 만났던 그 뜨거운 여름에도 헤어지던 그 뜨거운 여름에도, 여름보다 더 뜨거운 기억을 내게 안겨줬다. 눈이 펑펑 내리고 손이 시려 자꾸 장갑을 찾게 되는 이런 날, 벌써부터 밖이 어둑어둑해지는 이 한겨울에, 나는 그 해 여름의 남자를 자꾸만 떠올린다. 떠올리다보니, 내가 사두고 아직 읽지 않은 이 책이 생각났다.
















2권은 아직 사두지 않았는데, 뜨거운 여름 뜨거운 기억 뜨거운 남자를 떠올리다보니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드는거다. 어서 읽어야지. 그리고 2권도 사야지. 이 책의 책장을 덮을때쯤엔 내 기억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어갔으면 좋겠다. 겨울이 되면 곤란하다. 그러면 또 12월에 처음 만났던 남자 생각도 해야되고 막 그러니까.



퇴근하고 술마시러 갈거다. 쉴 새없이 떠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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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2-12-07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늦여름>. 다락방님, 혹시 제 생각 안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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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쏟아진 이 겨울날에 이 책을 꺼내셨네요. 그러고보니 저도 한겨울에 읽었네요. TGIF! 주말 잘 보내요.

다락방 2012-12-10 13:21   좋아요 0 | URL
당연히 생각했죠, 댈러웨이님. [늦여름] 하면 댈러웨이님이 생각나요. 그런데 못읽었네요. 하핫. 주말동안에는 책과 멀어져 있었어요. 읽고싶은 욕망이 언제나 실현되진 않아요. 아니, 대부분 실현이 안되고 ... 하아.

전 순대국 특사이즈를 점심으로 먹고왔어요. 뭔가 살 것같은 기분입니다. 아, 늦여름 읽고싶어요! 언제 읽게 될까요. 흑흑.

차좋아 2012-12-0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밤의 음주와 수다. 그 피로에 조금 더 이불에 들어있을 다락방님. ㅋㅋ 오늘 해가 완전 밝아요. 뭐... 그 싫어하는 눈을 밟고 일어서야 따뜻한 볕을 얼굴 한가득 담을 수 있습니다만 ㅋ

다락방 2012-12-10 13:22   좋아요 0 | URL
주말에 하도 무리를 해서 지금 몸살기가 있네요. 그래서 뜨거운 커피를 들이켜고 있어요.
토요일 저녁엔 몹시 춥더만요. 콘서트 갔다왔는데 추웠어요. 흑흑. 전 주말내내 조카랑 놀았습니다. 조카가 제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으려하지 뭡니까! ㅎㅎ

moonnight 2012-12-0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금요일밤의 술 한 잔. 되셨어요? ^^
요즘 직장에 문제가 있어서 (동료 중 한 명의 문제) 점심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워요. -_ㅠ 그 한 명이 뭐 씹은 얼굴로 앉아있으니 다른 구성원들도 다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_-;;;;; 그 압박감을 이겨내고자 저혼자 막 떠들고 있다는. 방금도 점심 먹고 들어왔는데 또 저 혼자 미친듯이 떠들었어요. 후유증으로 지금은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 ㅠ_ㅠ
쉴 새 없이 떠들어야지. 하는 다락방님은 참 즐거워보이는데 말이죠. 문득 부럽단 생각이 들어서 말이 길어졌네요. ^^;

오늘 저녁엔 대학 선후배들과 송년회가 있어요. 술이나 왕창 마셔야겠어요. 히히. 즐거운 주말 보내셔요. ^^

다락방 2012-12-10 13:24   좋아요 0 | URL
시끌벅적하고 안주가 가득한 금요일 밤이었습니다. 물론 한 잔으로 끝나지도 않았구요. 쿨럭.

아, 직장내에서 한 명이 분위기 안좋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치잖아요. 전 그런게 참 싫더라구요. 그렇다고 너 인상 구기고 있으면 우리도 불편하니 그러지 말아라, 고 말하는 것도 폭력적이고. 그나마 저는 제 기분 나쁘다고 주변인들에게 영향을 끼치지는 말자, 그냥 혼자 가지고 가자, 하는 스타일이긴 한데, 어쩌면 저는 이래저래 무심한것 같기도 해요. 흐음.

토요일엔 술 왕창 드셨어요, 문나잇님? 때로는 술이 있어서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 즐거운 한 주 보내도록 합시다, 문나잇님!
 

이 책은 여러분을 고래들의 낯선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이 책에는 수학적 재능을 활용해 향유골(Physeter macrocephalus)의 문화를 연구하는 댈루지 대학교 생물학과의 할 화이트헤드 교수나, 자신의 1958년산 세스나 경비행기에 멕시코 연구자들을 태우고 멸종위기에 놓인 캘리포니아 만의 흰긴수염고래를 찾는 일을 돕는 환경 비행사 샌디 래넘과 같은, 오늘날 고래 연구 및 해양생태학의 거장 약 25인의 목소리가 빼곡하게 들어 있다. (머리말, p.9)















출근하는 동안의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고작 40여페이지쯤을 읽어서 이 책이 재미있다 흥미롭다 말하긴 이르지만, 확실히 내가 우울해지긴 했다. 그래서 계속 읽을지를 고민하기 위해 책을 덮었다, 라기 보다는 강남역에 도착해서 책을 덮은거고.


이 책의 저자는 해양생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작가 라고 한다. 저자는 고래를 관찰하기 위해 자신의 두 딸을 데리고 고래 관광선을 탄다. 그리고 고래에 대해 연구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을 만난다. 그녀가 만난 전문가들은 고래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들을 멸종의 위기로부터 구해내고자 한다.


그래서 우울해졌다. 고래를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 세상의 누군가는 고래를 연구하고 멸종위기로부터 구해내려고 한다니, 나는 여기서 뭐하고 사나 싶었던거다. 물론 내가 반드시 그들처럼 이 지구상의 어떤 생물들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건 아니다. 다만, 누군가는 대단히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뭐하나 싶었던거다. 의미는 꼭 고래를 살리는 것에만 있지는 않다. 누군가는 커피가 필요한 사람에게 커피를 건네면서 보람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의미를 가질것이고, 누군가는 요리를 하면서 의미를 가질것이다. 누구나 어떤식으로는 다른이의 삶에 혹은 이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을텐데, 나만, 내가 하는 일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내가 하는 일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일인가. 이 일로 나는 소주를 사 마시고 고기를 사 먹고 책을 사 읽지만, 그런데 내가 이렇게 먹고 사는 일 말고 대체 이 사회에 나는 어떤 쓸모가 있는가. 나는 내가 여기서 일함으로 인해서 이 회사에, 이 지역 사회에, 혹은 타인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니 의미없는 삶을 사는걸로 여겨지는거다.




이건 위의 책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영화 『26년』을 보면서도 든 생각이다. 이 세상에 존재했던 아픔을 누군가는 몸소 겪었고 누군가는 그 영향을 받았다. 세상에 알려야 할 일에 대해 누군가는 그걸 만화로 그리고 누군가는 그걸 영화로 만들어냈다. 나는 관람석에 앉아 그 영화를 보고 초반부터 눈물을 질질 흘리면서, 자꾸만 영화속의 등장인물들 앞에 부끄러워졌다. 내가 그들과 같은 일을 결코 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소심하니 앞에 나서서 어떤 일을 진행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작게는 어떻게든 무언가는 했어야 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각자의 자리에서 아프고 힘들고, 그래서 외면하기도 하고 정당화해보기도 했던 사람들을 화면으로 보노라니, 나는 뭐하고 사나, 싶은거다. 내가 반드시 그자리에서 혹은 그 일에 대해서 뭔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기 보다는, 내 삶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계속 시간을 살고 있나, 하는 생각.



나는 왜 사는걸까? 무엇 때문에 사는걸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울적하네. 금요일인데. 역시 이 일이 아닌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는걸까. 그러면 나는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강남역에서 내려 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왔더니 눈발이 흩날리더라. 아우. 나는 반곱슬이라 젖으면 앞머리 스타일 완전 망가지는데. 가방에 있던 신문을 꺼내어 앞머리를 가려가며 사무실까지 걸어왔다. 그 사이에 눈발은 더 굵어졌다. 하아- 나는 정말이지 눈이 싫어....



그런데 저 책의 저자인 '엘린 켈지'는 전혀 짐작조차 못했겠지. 대한민국의 한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직업에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를 품게 되리라는 것을. 그런 일은 상상조차 못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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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2-12-0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어제는 이상한 날이었던 모양이어요. 저도..제가 왜 사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더랬어요. 저는 이냥저냥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이건 삶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건, 어떤 사람과의 인터뷰 기사때문이기도 하고, 정혜윤피디가 한겨레훅에 쓴 칼럼때문이기도 하고,날씨 때문이기도 하고, 또...하여튼, 다락방님, 저야말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사람이에요.

다락방 2012-12-07 11:58   좋아요 0 | URL
변화와 혁신..이 제게도 필요한걸까요? 전 그냥 때려치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그렇지만 먹고 살아야 하니까 역시 다른 일을 하긴 해야겠고...하아. 저도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데 문득,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더라고요. 이렇게 의미를 느끼지 못하면서 살아도 되나,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우울한 순간이 지나가고나면 또 여느때처럼 잘 지내게 되겠죠?

다크아이즈 2012-12-07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쓸데 없는(있는?) 자책하시는군요.
저는 님의 직업을 몰라 그것이 사회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는 생각해본 적 없지만,
알라딘 식구들에게 님이 어떤 의미인지는 확실히 새기고 있거든요. 이보다 더한 다락방의 존재 이유가 있을까요?

문학 관련 어떤 행사에서 고래 유람선을 탄 적 있어요. 첫 출항은 성공이었는데, 저는 두번 째 타임 배를 탔는데,
날씨 때문에 한 시간 이상 배에 갇혀 있다 포기해야만 했어요. 몹시 아쉬웠지요. 운 좋으면 동해에서는 고래떼를 만날 수 있답니다.

26년을 따끈한 만화로도 읽고, 영화로도 봤는데 전 영화가 더 좋았어요.
모든 원작은 각색류를 앞서지만, 제가 만화를 잘 몰라 그런지 영화에 더 몰입이 되더군요.
하지만 님처럼 이런 심오한 생각은 못했지요. 알흠다운 다락방님... 저 첫눈 기다리고 있어요.

다락방 2012-12-07 11:55   좋아요 0 | URL
꼭 사회에 의미를 준다기보다는, 제가 이 일에서 보람을 찾으면 될터인데, 아직까지는 보람이 찾아지질 않네요. 십년차;; 면서도 말이지요. 출근하고 근무하다 퇴근하고..그냥 지긋지긋해요. 뭔가 대단한 변화를 원하는건 아닌데, 그냥 요즘엔 이건 아니지 않나 싶어요. 뾰족한 대안도 없으면서 말이지요.

지난번에 [걸어서 세계속으로] 뉴질랜드 편을 보는데, 거기에서는 고래를 볼 확률이 엄청 높대요. 고래를 못 보게 되면 환불해준다고 할 만큼 말이지요. 고래는 한 시간에 한 번씩은 물 밖으로 나와서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볼 수 있다는거죠. 그때 고래 관람선을 타고 결국 바다 위로 떠오르는 고래를 보는 그들을 보는데, 와, 제 가슴이 다 벅차더라구요. 저런 경험은 생에 몇 번쯤 하게 될까, 하면서 말이지요.

여긴 아침부터 내리던 눈이 이제 그쳐가요, 팜므느와르님. 저는 출퇴근 때문에 눈이 싫어요. 흑흑. ㅠㅠ

야클 2012-12-0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의 저자인 '엘린 켈지'는 전혀 짐작조차 못했겠죠? 대한민국의 한 여성독자가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직업에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를 품으며 아침부터 (회사에서 일 안하고) 페이퍼를 쓰고, 어떤 남자는 오후 미팅 준비는 하지도 않고 커피나 마시며 그 페이퍼를 재미있게 읽을거란 것을. 그런 일은 상상조차 못하고 있겠죠? ^^


다락방 2012-12-07 11: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졌네. 근데 이 댓글 좋으네요? ㅋ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울 회사 사람들이 이거 보면 안될텐데. 회사에서 일 안하고 페이퍼나 쓰고 있고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점심시간이니 점심 많이 드시고 야클님, 오후 미팅 준비 하세욧!!!!!

moonnight 2012-12-08 14:06   좋아요 0 | URL
야클님 짱. ^^

테레사 2012-12-07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그러게요...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 또 똑같아질까 두려워요. 쿵푸팬더가 그랬다던데...이런 나를 견딜수가 없었어요...라고....제가 딱 그래요..하지만, 지금일을 그만두는 건 신중하여야 하죠. 먹고 사는 건, 정말이지 중요하니까요...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오늘 아침 어떤 선배가 메시지를 보냈어요...아,,,그렇구나..존엄성을 지키기가 힘든 세상이구나..그래 나도 그렇게 목표를 정하자고..헌데 좀전 또 나쁜 버릇을 저지르고 말았어요...ㅠㅠ

다락방 2012-12-07 17:29   좋아요 0 | URL
테레사님, 계속 이럴것 같아요. 뭘하든 한순간에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 또 대부분의 시간에는 잊고 살다가, 그런 생활이 반복되지 않을까요? 저는 제 스스로 먹고 살아갈 능력이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아마 계속 일은 해야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꿋꿋이 버텨나가는 것 밖에 도리가 없는건가 싶어요. 그래도 이렇게 의미가 없지 않나 이 일은, 하는 생각이 찾아올 때마다 다른데를 기웃기웃 거려볼 참이에요. 엊그제는 우체국에 가서 직원이 되려면 어떡해야하냐고 묻기도 했어요. 하핫;;

Mephistopheles 2012-12-07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세퍼드"호에 한국인 최초 승무원이 될지도 몰라요. 다락방님은.

다락방 2012-12-07 17:34   좋아요 0 | URL
씨세퍼드 호가 무언지 몰라 검색해봤어요. 일본 포경선 공격하는 과격 환경단체네요. '과격'에서 저랑 좆ㅁ 잘 맞는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일본 포경선에 올라가서 막 공격한다능 ㅋㅋㅋㅋㅋ

초록비 2012-12-0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26년> 보면서 똑같은 느낌이었어요. 뭐라도 했어야 하지 않나. 다락방님이 이렇게 콕 집어서 써 주시니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ㅠ.ㅠ

다락방 2012-12-07 17:36   좋아요 0 | URL
초록비님, 처음 시작부터 막 울었어요. 저는 어째 늙으면서 눈물이 더 많아지는건가 싶기도 하고. 에잇. 굉장히 스스로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져서 우울했어요.

이진 2012-12-0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고래가 정말 매끈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서 흥미로워 보이는데, 음 그렇군요.
왜 하필 금요일에 그럼 고민을 시작하신 겝니까 ㅠㅠ 금요일은 즐기라고 있는 날이 아닌가요. 흑흑.
저같이 월요일에 시작하여 목요일 저녁에 끝내고 금요일부터는 푹푹 놀아야 할텐데 말이어요... ㅠㅠ

다락방 2012-12-07 17:37   좋아요 0 | URL
끝까지 읽어볼 참입니다. 이건 책의 잘못이 아니라 제 찌질함이 튀어나온 거니까, 뭐. ㅠㅠ

저도 이제 퇴근후에는 폭풍음주 하러갑니다.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려요. ㅋㅋㅋㅋㅋ금요일 아침은 우울하였으나 금요일밤은 즐거우리라~ ㅎㅎㅎㅎㅎ

이진 2012-12-07 17:48   좋아요 0 | URL
와우 폭풍음주!! 부디 몸 챙겨가며 폭풍 노십시오 ㅎㅎㅎ
글은 계속 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moonnight 2012-12-0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요즘은 조카아이들을 만나고 사랑하는 데서 의미를 찾고 있어요. 우리 다락방님은 또다른 큰 일을 하고 계시잖아요. 알라디너들에게 즐거움을 주시는 글들요. 다른 누군가로 대체불가능하다구욧!!! ^^

다락방 2012-12-10 13:25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문나잇님. 문나잇님은 언제나 제게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저는 무척 힘이 납니다. 문나잇님이 안계셨으면 저는 지금보다 조금 더 외로워졌을 거에요. 그러니 조카아이를 만나고 사랑하는 데서 의미를 찾으시고, 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되고 있다는 것에서도 의미를 찾으셔도 될 것 같아요, 문나잇님.
:)

2012-12-10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1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지막 숨결 - 개정판
로맹 가리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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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의 단편, 그 단 한 편만 읽었을 뿐인데 하루종일 생각나네. 로맹 가리는 진짜 최고다. 계속 생각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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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2-12-0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난 왜 이 책을 몰랐죠? 읽어봐야지!

다락방 2012-12-05 13:38   좋아요 0 | URL
로맹 가리는 천재에요, 치니님. 흑흑. 단편집인줄 모르고 샀는데 단편 하나읽고 완전 쑝갔다능. ㅠㅠ

차좋아 2012-12-05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저런 절대 사십자평을 남기시면 사는 수 밖에요 ㅎㅎ

다락방 2012-12-05 16:59   좋아요 0 | URL
전 로맹 가리를 사랑합니다, 차좋아님.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2-12-0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찜.

다락방 2012-12-05 16:59   좋아요 0 | URL
그러나 저 계속 생각나는 것이 '아름답기' 때문은 아니에요. 너무 서늘해서에요, 휘모리님.

깐따삐야 2012-12-05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종일 생각난다구요? 그래도 절대 사지 않을 거에요.ㅠ.ㅠ

다락방 2012-12-05 17:00   좋아요 0 | URL
가슴에 눈이 와요, 깐따삐야님. 그 단편 소설 말예요, 그걸 읽으면 그래요.

heima 2012-12-05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눈이 온다니요 다락방님~!!! 안 읽을 수가 없겠는걸요?

다락방 2012-12-06 08:46   좋아요 0 | URL
두번째 단편도 좋으네요. 어흑.

moonnight 2012-12-0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큰일났다. 보관함으로 클릭. 다락방님은 뽐뿌쟁이 ^^;

다락방 2012-12-06 16:49   좋아요 0 | URL
첫번째 단편을 빨리 문나잇님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ㅎㅎ
 
식코 SE - 아웃케이스 없음
마이클 무어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마이클 무어는 해야할 말을 제대로 전달할 줄 안다. 그가 하는 다른말들도 들어보겠다. 그건그렇고, 의료보험 민영화 얘기 나오기만 해봐, 아주 그냥 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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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2-12-0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그냥 콱! 같이 밟아주도록 해요!!

다락방 2012-12-05 13:05   좋아요 0 | URL
전 물어뜯을랍니다!

무해한모리군 2012-12-0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콱 ㅋㄷㅋㄷ

다락방 2012-12-05 13:05   좋아요 0 | URL
짓이겨 버려주세요!

차좋아 2012-12-0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미녀 삼총사 화이팅! 멋져요^^√

다락방 2012-12-05 13:06   좋아요 0 | URL
좋네요 미녀삼총사 ㅋㅋㅋㅋ 인원이 좀 더 불어나면 미녀군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테레사 2012-12-0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의보민영화는 얘기하지 않고 착착 진행하고 있다는 불길한 소문이 들려오고 있습니다....가카는 퇴임하는 2월 28일인가(?) 그날까지 일을 칠 사람입죠. 서울시장일때 퇴임 15일을 남겨두고 파이씨티인지 뭔지 인허가를 어쩌고 했다는 뉴스를 들었던 기억이 악몽처럼 되살아 나네요...가카는 그런 분입니다.

다락방 2012-12-05 13:0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런 기사를 어디선가 본 것 같아요. 서서히 진행중이라는. 아놔. 세상이 미친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미친것 같아요. 아니 대한민국이 미친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상위층들이 미친거죠. 이런 젠장. ㅠㅠ

가넷 2012-12-0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 민영화으로 가는 시도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시작되었다는 기사가 시사in에 이번주 커버스토리로 실렸네요. 워낙 의료민영화와 물민영화 같은 경우에는 저항이 심해서, 단계별로 나아가는 전략(살라미전략이라고 하네요.)을 쓰고 있다고 하네요.

다락방 2012-12-05 13:07   좋아요 0 | URL
시사인 안본지 오래되었는데 오늘은 집에 가면서 시사인을 좀 사서 읽어야 할까요? 단계별로 나아가는 전략이라니. 미쳤네요, 이것들이. ㅠㅠ

테레사 2012-12-05 13:16   좋아요 0 | URL
아니, 물까정? 이런 썩을....그 남미 어느 나란가요? 미국의 무슨 다국적사 생수를 사먹어야 하는 나라..그러다가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다시 원래로 돌렸다던가? 아 젠장 제대로 기억은 안나는데..암튼..물값이 장난 아니라 빗물을 받아 먹어야 할 정도였다는 기사와 빗물 받으러 크고 작고 깨진 물통들이 주욱 늘어 놓여있던 사진... 정말이지...이런 나라...살아야 하나...싶네요...어째야 할까요?..미치겠어요...

다락방 2012-12-05 13:39   좋아요 0 | URL
이번 선거때 꼭 투표합시다, 테레사님. 나쁜놈들한테 나라를 맡겨선 안되겠어요, 정말!!

테레사 2012-12-05 15:19   좋아요 0 | URL
맞아요.맞아, 반드시 투표해야겄어요...근데 눈오고 비오면,,이불밖으로 나가기 싫은데...그래도 꼭 해야겠죠?

다락방 2012-12-05 15:59   좋아요 0 | URL
눈이 오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꼭!! 합시다.

가넷 2012-12-06 09:48   좋아요 0 | URL
볼리비아? 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음 리스트는 먼댓글이 안되는구나.)

















얼마전에 마이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이 책을 너무 읽어보고 싶지만 품절이라고 썼었다. 그래서 못구하는걸까, 하다가 YES24 에 가보니 품절이란 표시가 되어 있질 않은거다. 오호라. 나는 예스에 로긴을 했는데, 휴면계정이라고 무슨 확인 과정을 거치란다. 하핫. 그래서 여튼 주문을 하는데, 이 책 한 권만으로는 배송료가 나온다. 그래서 내가 마침 갖고 싶었던 다른 책 한 권을 함께 주문했다. 그 책은 장 그르니에의 『섬』이었다.


신간도 아니고 알라딘에서는 품절이니 배송은 며칠 걸릴거라고 예상하고 느긋하게 기다리고자 했다. 그런데 며칠뒤에 문자메세지가 왔다. 주문한 상품중 한 권만 배송될거라고. 그래서 나는 불길한 마음에 내 주문을 조회해봤다. 준비된 상품은 예상대로 『섬』이었다. 나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 『목사의 딸들』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주문 전체취소를 하겠다고 했다. 잠시후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 책은 품절이라 구할 수 없고, 정말 전체취소를 하겠냐는거다. 그래서 나는 그렇다고 했더니, 일단 목사의 딸들 한 권만 부분 취소가 되고, 섬은 따로 하겠단다. 이미 배송 시작되서 반품으로 잡아야 한다는거다. 아이쿠야. 그래서 그럼 놔두라고, 그거 다시 반품잡지 말라고, 받을테니 목사의 딸들만 취소하라고 했다. 그래서 YES24에서 장 그르니에의 『섬』을 사게 됐다.



문제는 섬이 아니라 이 목사의 딸들인데, 가질 수 없다고 하니 더 갖고 싶어졌다. 아, 제기랄. 나는 인터넷에 창비를 검색해서 전화번호를 찾아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 책의 재고 여부를 물었다. 뭐 좀 낡아도 괜찮으니 재고가 있으면 내가 좀 구매하겠다고. 직원은 다시 연락을 준다고 했고, 잠시 후에 한 권 찾았다며 보내주겠단다. 그래서 나는 얼마를 보내드리면 되나요? 라고 물었더니


책값 8,000원에 배송료 3,000원 해서 합이 11,000원 이라고 했다.


아, 책값은 정가로 받는건가요? 네, 정가로 판매합니다. 그래서 나는 알겠다고, 11,000원을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그게 11월 29일의 일이었다.


지금 바로 송금해주실건가요?


라고 창비의 직원이 내게 물었는데 나는 아뿔싸, 통장에 잔고가 영, zero 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아..욕나오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뇨, 다음주 월요일에 보내드릴게요, 라고 말했다. 나를 상대하던 직원은 아, 내일도 안되세요? 라고 물었다. 나는 좀전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분명 얼굴까지 빨개졌을것이다) 네, 내일도 안돼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내 다시 말했다. 제가 다음주 월요일에 보내드릴테니 입금 확인후에 보내주세요, 라고.


내 통장에 잔고는 제로. 그러나 매달 1일에 회사에서는 나에게 식대를 초큼 넣어준다. 한 달 식량값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보름치 간식값 정도? 여튼 월요일에 그 돈이 입금됐고, 나는 유니세프 자동이체에 맞추어 일부를 송금, 지난달에 돈 없어 못낸 신문대금 송금, 목사의 딸들을 받기 위해 11,000원을 송금했다. 후아. 그러니 밥값은 남은게 없었...... 뭐, 괜찮다. 내게는 신용으로 똘똘뭉친 카드가 있으니까. ㅠㅠ


어쨌든 이 책은 곧 있으면 내게로 올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창비로 돈을 송금하기 전, 전화통화를 마치고 알라딘 중고샵을 검색해보니 아 글쎄 이 책이 6천원으로 판매되고 있는게 아닌가! 배송료 포함 8,500원이 문제가 아니라, 흑, 카드로 긁을 수 있는데...돈 없다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됐는데... ㅠㅠ 그렇다고 다시 전화해서 다른데서 구했어요, 라고 하자니 재고를 찾으려고 노력했을 직원에게 너무 미안하잖아. 책상에 꺼내두었다는데. 후아-



저 책, 재미없으면 내가 가만있지 않겠어!! 으르렁-


















그나저나 이 책이 대박이다.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장 그르니에가 말하는 고양이는 지독하게 사랑스럽다. 물론, 이 책은 고양이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내가 읽었던 그 어떤 고양이에 대해 말하는 책들보다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주옥같은 문장들이 한가득이라 나는 절반쯤을 읽은 지금 포스트잇을 몇 개나 붙여놨는지 모른다.


일단 이 책은 카뮈의 서문만으로도 압도적으로 아름답다.


나는 길거리에서 이 책을 열어본 후 겨우 그 처음 몇 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읽기 위하여 나의 방에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던 그날 저녁으로 되돌아가고 싶다. 나는 아무런 회환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보게 되는 저 낯 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알베르 카뮈(작가)



누군가의 추천글이라거나 웅장한 서문에 반해도 실제로 그 책의 본문에 반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다. 추천글은 과장됐을 확률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 카뮈의 서문이 몹시 신뢰가 되는거다. 이 책을 선택한건 훌륭한 결정이었을거라는 확신이 드는거다. 물론, 정말 그랬고. 내가 밑줄 그은 몇몇 부분들을 옮겨보겠다.



사람이 자기의 주위에 있는 것들을 무시해 버리고 어떤 중립적인 영역 속에 담을 쌓고 들어앉아서 고립되거나 보호받을 수는 있다. 그것은 즉 자신을 몹시 사랑한다는 뜻이며 이기주의를 통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신을 세상만사 어느 것과도 다를 바 없는 높이에 두고 생각하며 세상의 텅 비어 있음을 느기는 경우라면 삶을 거쳐가는 갖가지 자질구레한 일들에 혐오를 느낄 소지를 충분히 갖추는 셈이다. 한 번의 상처쯤이야 그래도 견딜 수 있고 운명이라 여기고 체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날이면 날마다 바늘로 콕콕 찔리는 것 같은 상태야 참을 길이 없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보면 삶은 비극적인 것이다. 바싹 가까이에서 보면 삶은 터무니없을 만큼 치사스럽다. 삶을 살아가노라면 자연히 바로 그 삶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절대로 그런 것 따위는 느끼지 않고 지냈으면 싶었던 감정들 속으로 빠져들게 마련이다. 기것이 저것보다 더 낫다고 여겨지는 대도 있다. <이것>과 <저것> 둘 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아니라고 말해 보아야 소용이 없다. 그렇다라고 나는 말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야말로 고문이 아니고 무엇인가? (空의 매혹, p.31)



퇴근길의 지하철 안에서 옆자리의 쩍벌남에게 시달려가며 이 책을 읽는데 아, 어찌나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문장들이던지. 지하철 의자에 앉았을 때, 왼쪽 옆과 오른쪽 옆이 모두 남자들이라면 정말 불편하다. 게다가 그들이 팔짱이라도 끼고 뒤로 확 기대면 나는 앞으로 상체를 쑥- 빼내야 한다. 그런데 팔짱끼고 있는 남자들은 이상하게 다리는 쩍벌려.. 후아- 정말 발로 차버리고 싶다. 직장에서 상사때문에 화가 나있었고, 그런 퇴근길의 지하철안이 몹시 피곤했는데, 아, 정말이지 삶은 터무니없을 만큼 치사스럽지 않은가.



오후에는 침대 위에 가 엎드려서 앞발을 납죽이 뻗은 채 가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며 잠을 잔다. 어제는 흥청대며 한바탕 놀았으니 아침 일찍부터 내게 찾아와서 하루 종일 이 방에 그냥 머물러 있을 것이다. 이때다 싶은지 여느때 같지 않게 한결 정답게 굴어댄다. 피곤하다는 뜻이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물루는, 내가 잠을 깰 때마다 세계와 나 사이에 다시 살아나는 저 거리감을 없애준다. (고양이 물루, p.41)



우리가 어떤 존재들을 사랑하게 될 때면 그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지게 마련이어서, 그런 것은 사실 우리들 자신에게밖에는 별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적절한 순간에 늘 상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직 보편적인 생각들만이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진다. 왜냐하면 그런 생각들이라야 이른바 그들의 <지성>에 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p.고양이 물루, p.57)




나 역시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서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반드시 상대도 사랑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을 확률이, 그렇지 않을 경우가 더 많다. 나는 사랑하지 않는데 상대가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 말을 할 때 내게 아무런 감흥이 없는것처럼, 내가 말을 할 때도 상대 역시 그렇지 않겠는가. 그래서 언제나 상대에게는 별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상기하려고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깨달을 때쯤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말해버리고 난 뒤다.



아, 그나저나 이 책이 너무 좋아서 절반쯤 남았는데 마저 읽자니 아까워진다. 아까워서 두고 두고 읽는다는게 어떤건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랄까. 그러다가 최근에 그르니에-카뮈 서한집이 나왔다는 글을 여기저기서 본 기억이 난다. 얼마전에 카뮈 전집을 구매한 ㅌ 님이 생각났는데, 나는 그르니에 책을 한 권씩 차근차근 읽어야겠다. 그리고 ㅌ 님과 나도 서로 카뮈와 그르니에에 대한 서한집을....쿨럭.



















점심 시간이 또!!!!!! 끝났다. 시간은 왜이렇게 잘도 흐르는건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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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과 내가 만나는 것도 운명
    from 마지막 키스 2013-01-14 12:10 
    내가 그렇게 힘들게 구했던 책이 개정판이 되어 새로 나왔네? orz 나는 왜 며칠 더 참지 못하고 그 날 그렇게 애를 써서 이 책을 구하려고 했던가. 통장에 잔고도 없었으면서. 흑. 개정판에는 내가 가진 책의 단 편보다 세 편이 더 실려있어서 어쨌든 나는 이 개정판도 읽을것이다. 두근두근- 그렇다면 구판을 어쩔것인가, 라고 잠깐 생각했는데, 내가 거기에 열정적으로 밑줄을 그어놨기 때문에 도저히 팔기가 힘들다. 나는 그것도 그냥 가져야겠다. 그리고 「당신
 
 
하루 2012-12-0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입니다. 왜 이렇게 빨리 흐르는지.

다락방 2012-12-05 13:07   좋아요 0 | URL
또 점심시간이 지났...orz

Mephistopheles 2012-12-0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 안붙어있다면 그 통장잔고는 제법 튼실한 편입니다..^^

다락방 2012-12-05 13:09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님 잔고가 0이라고 했지(인출할 수 있는 금액이 0) - 가 안붙었다는 말은 안했습니다. ( ")

Mephistopheles 2012-12-05 14:06   좋아요 0 | URL
헉!

다락방 2012-12-05 14:17   좋아요 0 | URL
쉿!

차좋아 2012-12-0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섬 잘 사신거에요, 라고 댓글 달려고 했는데 이미 만족하시는군요ㅎㅎ
예전에 네이버 오늘의 책이란 추천코너가 있었는데 여름휴가때 섬에가서 읽기 좋은 책이란 소개에 갸우뚱 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ㅋㅋ

다락방 2012-12-05 13:10   좋아요 0 | URL
ㅎㅎ 섬에서 읽어도 좋을것 같은데요, 뭘. 제가 생각하기엔 도시에서 읽으면 더 좋을 책입니다. ㅎㅎ

아무개 2012-12-0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섬'이 도대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계속 제 책장에 있어요.
제가 산것 같지는 않고,1990년대 또는 80년대쯤에 출판된듯 보이는 아주 오래된 책이거든요.
저도 카뮈의 추천사에 혹 해서 여러번 읽어 보려고 했는데 왠지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아서 그냥 덮었어요.
안나 카레리나도 이제 막 다 읽었는데, 저는 아직 이런 대문호희 작품을 읽긴 이른가 싶고 그렇네요.
특히나 지구력이 떨어지는 저로서는 장편소설은 정말 무리인듯하기도 하구요.

저도 예쁘고 잘생기고 낯가리는 어떤분 덕분에 심각한 재정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ㅠ..ㅠ

다락방 2012-12-05 13:11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전 정말 절반가량 미쳐서 좋아가지고 읽었는데 뒷부분은 잘 이해 안되는-무슨말인지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네요. 그래도 책장에 꽂아두고 마음이 빡빡해질때마다 들여다봐야겠어요. 고양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정말이지 사랑이 극에 달해요. 마중물님 댓글을 읽으니 그럼 마중물님은 단편이 더 좋으실까, 하고 생각하다가 오늘 아침 제가 들고나온 단편집이 생각나네요. 단 한 편 읽었을 뿐인데 완전 최고 ㅠㅠ

비로그인 2012-12-0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돈이 없어서 책을 못 사고 있어요..흑...덕분에 사놓고 아직 못 읽은 책들을 열심히 읽는 중이랍니다 ㅎㅎ~
장 그르니에, 로제 그르니에, 미셸 투르니에 ~니에씨들은 다 좋아요 ㅎㅎ~

다락방 2012-12-05 13:15   좋아요 0 | URL
아른님, 저도 사고 싶은책이 자꾸 생기는데 잔고가 없어서 미칠것 같아요. 자꾸 장바구니만 들여다보며 사둔책들 읽고 있어요. 물론 저는 한 일 년간 사지 않아도 읽을 책들이 충분하지만 말입니다. 제가 사 둔 책들중 오십권 정도만 다 읽을때까지 전 출판계가 스톱! 하고 신간 좀 안냈으면 좋겠어요. -_-

말씀하신 니에 중에서는 저는 이번 책으로 장 그르니에 밖에 읽어보지 못했네요. 이거야 원..

2012-12-04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5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고 2012-12-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섬>은 대박!
다락방님이 아직까지 이 책을 읽지 않으셨다니 놀라울 따름!
제가 (미투에) 가장 많은 구절을 발췌한 책에 속할 거예요 ㅎㅎㅎ

다락방 2012-12-05 13:16   좋아요 0 | URL
뒷부분은 좀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인도에 대한 부분..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회사 좀 때려치면. -_-
고양이 얘기하는 부분은 진짜 환상적이에요! >.<

개인주의 2012-12-04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고는.. 잔고는..
어..음...
연말이라 정리해야 할 돈들만 자꾸 기억나는군요..
그래도 뭔가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 하고있는..

다락방 2012-12-05 13:16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에라이 모르겠다 어차피 빵구인생 빵구 조금 더 내자, 이러면서 저 장바구니를 털어 말어 하고 있답니다. 하아. 인생이란...

moonnight 2012-12-0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지난달에 일년 넣었던 적금을 탔어요. 그걸로 적자를 메꿔나가고 있다는. 적금 안 탔으면 어쩔 뻔 했어요. ㅠ_ㅠ 이번달도 이미 적자인생 -_-;;;;;;;;;;;;;;;;;;;;;

'섬'은 아주 옛날에 카뮈와 장 그르니에의 관계도 알지 못했던 백지 상태에서 사서 읽었었어요. 당연히 내용은 기억 안 나요. (다락방님 인용하신 부분 참 새롭네요. 저런 글이 있었던가 -_-a;;;;;) 책장에, 같은 자리에 불평없이 꽂혀있는데요. 이제 다시 꺼내 읽어볼 시간인가봐요. 다락방님 덕분에. ^^

BRINY 2012-12-04 18:36   좋아요 0 | URL
어휴, 저도 적금으로 적자 메꿔요. 적금 왜 드나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다락방 2012-12-05 13:17   좋아요 0 | URL
저도 적금 좀 탔으면 좋겠네요. 전 탈 적금도 없다능. ㅋㅋㅋ큐ㅠㅠㅠ
이상하죠? 저는 분명 십년전보다 월급이 두 배 이상 올랐어요. 그런데 왜 그때나 지금이나 적자인생이죠? 왜죠? 왜그럴까요?

이진 2012-12-0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구입하는 일련의 과정이 후후... ㅎㅎ 제 영어학원 선생님도 얼마전에 카뮈 전집을 구매하셨는데... 마치 메밀꽃밭의 허생원이 기분을 느낍니다!ㅋㅋㅋ 뭐래

다락방 2012-12-05 13:31   좋아요 0 | URL
저도 집에 카뮈의 책이 한 권 있는데(뭔지 기억이 잘;;) 도무지 읽어보지를 못하겠네요. 완전 어려워서 멘붕이 찾아올까봐... ㅎㅎ
매일매일 새롭게 다짐해요. 집에 있는 책 다 읽고 새로사자고. 그러나 늘 무너지는 결심 ㅠㅠ

야클 2012-12-0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책 사기 위해 대부업체 대출을 받았다는 페이퍼가 나오는 건 아닌지...

Mephistopheles 2012-12-05 13:03   좋아요 0 | URL
알라딘론???

다락방 2012-12-05 13:31   좋아요 0 | URL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할 수 없는 이 슬픈 현실..orz

BRINY 2012-12-04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까지 구입하신 책이라니 흥미가 생깁니다.

다락방 2012-12-05 13:31   좋아요 0 | URL
저도 무척 궁금합니다! ㅎㅎ

dreamout 2012-12-0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의 본문 인용문..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아. 구멍투성이 기억.. ㅋ

다락방 2012-12-05 13:3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드림아웃님, 저 역시도 대부분의 책들이 그래요. 다른 사람들이 인용한 내용이라거나 요약한 줄거리고 보고 아아, 그랬었나? 막 이래요. ㅋㅋ 뻥뻥 뚫린 기억들 ㅋㅋㅋ

다크아이즈 2012-12-05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식으로 보면 까뮈의 스승(고등학교 때 선생님이었지 싶어요.)이
장 그르니에니 까뮈로서는 열심히 헌사를 썼을 듯. 진실로 저는 이 책 사놓고 잘 몰입이 안 돼서 내팽겨쳤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인용하길래 뭐지 싶어서 시도하고 있어요. 아무리 봐도 아직은 까뮈의 서문이 더 나은 듯 해요.
(독서 취향에도 빈약함이 있다면 제게 해당 되는 말ㅠ)

그건 그렇고 월급이 나오는데 잔고가 없다는 건 빡빡하게 급여관리를 한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면 저축을 마구마구하시는 바람에 늘 적자, 뭐 이런 거지요?
전 쓰고 남으면 저축, 아니면 말고 이렇게 사니 통장에 0원이 된다는 게 어떤 건지 실감이 안 나긴 해요.
통장잔고는 쪼깐 있는데, 항상 저축이 없다는 게 문제지요.ㅠ
다락방님, 저 주부 자격 없는 거 맞지요?

다락방 2012-12-05 13:34   좋아요 0 | URL
팜므느와르님, 저도 [섬]의 뒷부분은 좀 이해가 되질 않아서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고양이 물루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들은 정말 압권이에요. 고양이를 별로 안좋아하는 저마저도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동물은 고양이가 아닐까 싶어지게 만든달까요. 그렇지만 독서란 개개인에게 다른 영향을 미치고 다르게 읽히잖아요. 그러니 까뮈의 서문을 더 낫다하셔도, 그 말도 맞는말이지요.

월급이 나오는데 잔고가 없는건 저축을 해서..가 아니라 쿨럭. 항상 엄청나게 먹어대기 때문이지요. 카드 명세서에 찍히는 수많은 음식점 이름들...부끄러울 지경이에요. ㅠㅠ

turnleft 2012-12-05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편지에는 젬병인데;;

다락방 2012-12-05 13:35   좋아요 0 | URL
우희희희희희희희희희희희희희
세 줄씩만 씁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세 줄씩만.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

비연 2012-12-05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 언제나 봐도 좋은 책이죠...

다락방 2012-12-05 13:35   좋아요 0 | URL
책장에 꽂아두었어요. 마음이 참 좋아요. 훗.

단발머리 2012-12-0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빨개진 얼굴 상상하고 싶은데, 졸리가, 졸리양이 얼굴 빨개졌네요. ㅋㅎㅎ

다락방님, 진짜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 이렇게 사신 책들 어디에 정리하시나요? 저는 책을 많이 안 사거든요. 다락방님이 소개하신 책들도 거의 도서관에서 빌려보구요. 그런데도, 집에 책이 많아요. 흑흑. 다락방님은 책 많이 사시는데 어떻게 정리하시는지 궁금해요.

다락방 2012-12-05 13:37   좋아요 0 | URL
흐음. 졸리양이..얼굴 빨개져본 적이 있을까요? 전 상상이 잘 안돼요. 뭐랄까, 졸리는 엄청 강한 캐릭터잖아요. ㅎㅎ 저처럼 얼굴 빨개지는 일이 없을것 같아요!! 멋져 >.<

단발머리님, 저는 당연히 책장에 넣고요 책장에 언제나 책을 꽂아둘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왜냐!! 제가 죄다 팔아버리기 때문이지요. 예전에 읽었으나 다시 안읽을 것 같은 책들도 팔고, 예전부터 사놨으나 안읽은 책들도 팔고, 최근에 사서 읽은 책들도 팔고, 다 팔아서 제 책장엔 여유가 있어요. 하핫. 저 집에 책이 별로 없다능;; 지금도 책 열다섯권 박스에 넣어두고 택배기사님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후~

시벅 2012-12-09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마트폰을 사용중이시라면 Noranbook 어플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쿠폰+적립금을 비교해서 책을 찾아주는 어플인데요 목사의 딸들 검색하니 나오네요 가지고 있는데가

저도 책사기전 꼭 사용하는 어플인데 아주 좋습니다

다락방 2012-12-10 13:26   좋아요 0 | URL
오, 그런게 있습니까? 저도 다음에 혹 품절된 책을 또 구매하고 싶어지면 이 어플을 한 번 이용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시벅님.

2012-12-09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10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