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걸을 때나 책을 읽을 때나 거의 항상 손톱을 물어뜯었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사람의 손톱은 자랄 수가 없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물어뜯을 손톱이 있는 한 언제나 물어뜯기 때문이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손톱을 물어뜯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손톱을 물어뜯는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물어뜯을 손톱이 남아 있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손톱을 물어뜯는데, 물어뜯을 손톱이 없으면 더 불안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물어뜯을 손톱을 찾는다. 그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물어뜯을 손톱이 없어져야 하고 또 있어야 한다. 그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손톱을 물어뜯고 손톱을 물어뜯어 물어뜯을 손톱을 제거함으로써 다시 불안을 만들어낸다. (「이미, 어디」pp.120-121)


















그간 이승우의 책을 읽었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분명 나는 행복했지만, 그것은 잘 쓰여진 그의 글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이었지 그의 글 자체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아니었다. 쉽게 말해 그의 글 자체가 아름답고 행복한 기분을 선사하는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뜻이다. 나는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언제나 불안했고 초조했고 불편했다. 지금 읽고 있는 이 단편집, 《신중한 사람》도 마찬가지. 이 책을 집어들고 가장 먼저 표제와 같은 단편 <신중한 사람>을 읽었는데, 어휴, 답답하고 한숨이 나와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 옆에서 남자에게 소리지르고 싶었다. 더 당당해져도 된다고, 그렇게까지 신중해지지 않아도 된다고, 소리를 질러도 된다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그와 그렇게 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그의 마음 상태가 이해가 돼, 그게 또 답답했다. 어떤 이해는 하지 않는 쪽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어제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위에 인용한 단편, <이미, 여기>를 읽었다. 어휴..손톱 물어뜯는 남자 때문에 신경질이 머리꼭대기까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내가 그의 앞에 있었다면 손톱 좀 물어뜯지 말라고! 소리 지르며 그의 입에서 강제로 손을 빼냈을 것만 같은거다. 아..신경질나.. 빨리 읽고 싶다. 손톱 물어뜯는 남자 그만 만나고 싶어!



아니,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인가. 지하철 안에서 내 옆에 앉았던 40대 가량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손톱을 물어뜯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너무 놀라서 곁눈으로 다시 보았다. 그는 손톱을 물어뜯고 있는 게 맞았다. 내가 다시 슬쩍 흘깃 할때는 마침 엄지손톱을 물고 있었다. 엄지 손톱을 물고, 나머지 손가락을 쫙- 피고 있었다. 아, 아저씨. 손톱 물어뜯지 말아요! 왜 이런 일어 일어나는겁니까. 왜 책 속에서도 아저씨가 손톱을 물어뜯고 현실에서도 아저씨가 손톱을 물어뜯는 겁니까. 나는 괴로웠다. 



그리고 양재역에서 내려 사무실로 가기 전, 평소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기에 까페로 갔다. 읽던 단편을 마저 다 읽고 들어가야지, 하는 마음에.





그리고 오늘 출근길에 읽은 단편은 <딥 오리진>이었다. 책 세 권을 세상으로 내놓은 작가가 '딥 오리진' 이라는 까페에서 자칭 대필작가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망상에 사로잡힌 여자 같았는데, 출판사 편집인으로 일하던 시절, 베스트셀러 작가의 소설 중 가장 유명하고 잘 나가는 소설의 2/3를 자신이 썼다고 주장했다. 이유인즉슨, 그 베스트셀러 작가가 유부남이면서 자신을 너무나 사랑해 도무지 글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였다. 책 세 권을 세상에 내놓은 작가는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녀가 망상에 빠졌다고, 믿을 수 없는 말이라고 코웃음 쳤으면서도, 실제로는 거기에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이 사실을 폭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 밑에 댓글을 단다.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배신감이 느껴지더라도 인격 모독적 발언은 삼갑시다. ' (「딥 오리진」p.175)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이 글을 동료 작가들에게 링크해주는데, 그 글은 삽시간에 트위터에 퍼지고 결국 출판사는 이런 근거없는 글을 남긴 자가 누구인지 추적하기에 이르른다. 그리고 그 출판사의 전화는, 책 세 권을 세상으로 내놓은 작가에게 온다.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은 여전히 단호하긴 했지만 더 이상 정중하지는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그런 것이 전해졌다. 출판사 직원은 오래 지체하지 않았다. 돌려 말하지도 않았다. 가공한이라는 이름으로 올린 글과 T 의 소설이 대필이라는 주장을 한 최초의 게시 글이 같은 아이피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어서요, 라는 말이 바로 귓가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크게 들려왔다. "무슨 말이에요, 그게? 그 폭로 글을 내가 썼다는 겁니까?" (「딥 오리진」p.176)



새벽 한 시가 되기 좀 전에, 귓가에 모기 우는 소리가 들려 나는 잠에서 깼다. 무슨 꿈인가를 꾸고 있었는데 모기 소리에 확 깬거다. 얼른 일어나 방에 불을 켰지만, 모기는 눈에 띄지 않았다. 아 잡고 싶은데..분명 불 끌고 누우면 다시 귓가에서 이잉- 할텐데.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오고 불을 껐다가 다시 켰는데 이런 과정에서 일으킨 부스럭 대는 소리들이 남동생을 깨웠는가보다. 뭐야, 누나 왜 못자. 남동생이 묻길래 모기 소리에 깼다고 답했다. 잡았어? 묻는데 아니, 라고 답하자 남동생이 내 방으로 와서는 두리번거렸다. 그리고는 가만있어, 찾았다. 하더니 거실로 나가 파리채를 들고 왔다. 나는 발견하지 못한 모기를 남동생이 발견해서는 파리채로 쎄게 때려 죽였다. 남동생은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갔고, 나는 고맙다고 말하고 감동에 젖어서는 불을 끄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누었다가 스맛폰을 보고 시간을 확인한 뒤, 이메일을 체크했다. 알라딘 서재에 댓글이 달렸다는 메일이 들어와 있었다. 으응, 댓글이 달렸네, 하고 메일을 읽었는데, 그 댓글은 단 사람은 비로그인이었다. 휴먼스 오브 뉴욕의 리뷰에 달린 댓글이었는데,



번역본 보고 끼적거려놓고 영어 잘하는 척 하지마라, 올해가 가기전에 시집이나 가라 는 말이 존대말로 적혀있었고 그 뒤에 무수히 많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 붙어있었다. 앞의 문장과 뒤의 문장, 도대체 어디에 저 웃음의 포인트가 있을까? 뭐가 웃겨서 그(녀)는 저렇게나 많이 웃은걸까? 나는 저 댓글을 보고 하나도 웃지 않았는데? 상대는 웃지 않고 본인만 웃는건 결코 농담이 될 수 없지 않나. 그건 유머도 뭣도 아니다. 말한 이는 웃고 듣는 이는 불쾌했다면, 그건 농담이 아니라 폭력이다.



별거 아닌 댓글이었다. 저기에 뭐 엄청난 악의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보다는 그저 '너 꼴불견이야' 하는 느낌의 댓글이라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그러니 나는 무시하고 바로 다시 잠속으로 파고 들었어도 됐을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불쾌했다. 기분이 상했다. 몇 번이나 메일을 읽고 '별 거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 생각과 동시에 기분이 더러웠다. 그러나 나의 서재로 들어와 그 리뷰의 페이지로 들어가니 그 댓글은 달려있지 않았다. 달았다가 본인이 바로 삭제를 한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그 생각을 했다. 그 사람이 '최종적으로' 달지 않은 댓글이라면, 내가 보지 않는 쪽이 맞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내가 댓글이 달릴 때마다 이메일로 받아보는 서비스를 해지해야 하는걸까. 왜 결국엔 달리지 않은 댓글에 대해서, 나는 기분 나빠야 하는가.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댓글이 달릴때마다 이메일로 받아보는 걸, 이제 하지 말아야 할까. 




어제 아침에 출근길에 신고 오던 샌들의 끈이 끊어졌다. 그러나 남아 있는 끈이 있어 샌들이 벗겨지지는 않았고,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싸구려 샌들인데 참 오래도 신었다' 하고는 샌들을 버렸다. 그리고 마침 사무실에 준비되어 있던 봄과 가을에 신는 구두를 신고 집에 갔다. e 양과 같이 걷던 중에 나는 구두 뒤꿈치가 아파오기 시작한다는 걸 느꼈고, 그 말을 e 양에게 하자 지하철역에 있는 마트에 가서 대일밴드를 사서 붙이라며 e 양은 마트로 나를 데려갔다. e양이 권해준 밴드는 새신발 등을 신어 나처럼 발이 까졌을 경우에 붙이는 거였는데 무려 3,500원이나 하는거다. 어우 야, 밴드를 어떻게 3,500원이나 주고 사! 하고 나는 가장 싼 밴드를 고르다가 1천원짜리 뽀로로 밴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계산을 하려는데 붙이는 네일아트가 있는 걸 보게된거다. 오, 이거 바르는 게 아니라 붙이는 거니 간단하군. 게다가 예뻐! 무려 9,900원이나 되는 스티커지만 기꺼이 지불하리라, 하고 예상에도 없던 돈을 쓰고 나왔다. 그리고 어젯밤에 잠들기전에 붙이는데 내 생각대로 붙여지지 않았고, 붙여진 것들은 너무 미운거다. 아 짜증나.. 결국 오늘 아침엔 왼손은 남겨두고 오른 손 손톱에 붙여진 스티커들을 죄다 떼버렸다. 돈지랄 한 느낌이 확 불쾌하게 다가왔다. 사지말걸.. 


돈 들여 산 스티커는 엉망이고, 밤에는 모기 때문에 잠을 깨고, 새벽에는 악플을 확인하고. 아침에 이승우 소설을 읽으며 출근한다는 사실은 기분이 좋지만, 하필 저런 단편이라 저 악플이 또 떠올라 버렸다. 이래저래 영 기분 나쁜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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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복되는 문장들의 매혹
    from 마지막 키스 2014-07-16 11:06 
    이승우는 여전히, 조용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봐준다. 이만큼이나 그들의 내면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특유의 반복적인 문장이 잠깐 힘들게 읽힌 적이 있었고 또한 《일식에 대하여》에서처럼 <고산지대>같은 '어마어마한' 단편이 포함되어 있진 않아 살짝 아쉽지만, 아쉽다고 해서 이 책이 어딘가 부족하다거나 한 건 아니다. 다만, 고산지대 같은거 하나만 있어주지..하는 마음이랄까.간혹 이승우는 '공포소설'을 써내는
 
 
아무개 2014-07-1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방금전 이승우 신간을 구매하였기에 책 내용이 나오는 윗부분은 안읽었다고 먼저 고백하고....

2.이런 말도 안되는 댓글을 설마 처음 본겁니까? 진짜? 정말?
알라딘 십여년 동안 처음?
그래서 강력한 다락방님의 멘탈에 상처가 된건가요?
기분이 상할수 밖에는 없겠지만, 누가 봐도 쓰레기 같은 댓글이잖아요.
다락방님 마음에서 쓸어서 버려버려욧!

다락방 2014-07-15 11:49   좋아요 0 | URL
1. 뭐, 읽어도 크게 스포일러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딥 오리진'은 좀 스포일러가 됐나.. ㅎㅎ

2. 설마요. 처음 보았겠습니까. 그럴리가요. 근데 참 그러네요. 이런건 무시하자, 라고 생각하지만 무시가 되기 보다는 기분이 나빠요. 이런 댓글 한 줄로 기분이 나쁘다는 게 짜증이 나고요. 온라인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벌어지는 일이니 이정도는 감당해야지, 감수해야지, 하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불구하고 기분은 나빠요. 뭐, 이러다 잊혀지겠지요. 점심 먹고 나면 기분 나아지겠죠? 맛있는 것 많이 먹어야지!!


점심 맛있게 먹어요, 아무개님! 아무개님은 무플방지위원회 에서 나오셨습니까? (뜬금) ㅋㅋㅋㅋㅋ

2014-07-15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5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ima 2014-07-1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신간은 설령 평이 나쁘다 해도 사서 읽게 되겠지만.. 다락방님이 먼저 읽고 계셔서 다행이에요. 어떻게 읽으실 지 무지 궁금하고요.
눈길 줄 가치도 없는 코멘트들이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때 정말 짜증대폭발이지요. 어휴. 토닥토닥. 점심도 간식도 저녁도 맛있는 것만 골라드세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4-07-15 17:11   좋아요 0 | URL
이승우의 이번 책은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일식에 대하여]만큼 완전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 읽고나서 어떤 생각이 들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아직까지는 일식에 대하여만큼은 아니구나..하는 느낌.

점심은 맛있게 먹었는데 저녁은 무얼 먹을까요, 헤이마님? 맛있는 것 먹고 싶어요, 저도. ㅎㅎ
헤이마님, 남은 하루 잘 보내셔요!

LAYLA 2014-07-1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보러 갔더니 없네요? 벌써 자진삭제 했나요? 다락방님 서재 염탐하면서 그런 댓글이나 다는거? ㄷㄷㄷㄷ go to hell such a creeper ㄷㄷㄷㄷㄷ

다락방 2014-07-15 17:12   좋아요 0 | URL
저도 메일로만 확인했지 댓글 달린건 확인 못했어요. 달고나서 바로 삭제한 것 같아요. 스스로도 부끄러웠던 게 어닐까요. 익명이라고 해도, 누가 알아볼 수 없다고 해도, 자신이 하는 말을 자신은 알잖아요. 아이..싫어요.

그나저나 여기서 뵈니 반갑네요,라일라님? 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4-07-15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댓글 제가 단 거 아니예요.
근데 락방님은 감수성이 예민하시군요. 속살이 아주 여려요.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다락방 2014-07-16 11:48   좋아요 0 | URL
정말 자작나무님이 단 거 아닙니까? 네? ㅎㅎㅎ

저 겉으로도 여려 보이는데요? ( ")
=3=3=3=3=3=3=3=3=3=3=3=3=3=3=3=3=3=3=3=3=3

마노아 2014-07-1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어제 네일 스티커 붙였어요. 당초문양인데 열손가락 다 붙였더니 좀 촌스러운 느낌이에요. 어느 손가락 스티커를 떼어야 하나 살짝 고민하고 있어요. 이럴 때 옆에 있으면 서로 손을 보고 웃었을 텐데요.
저도 가끔 그런 댓글이 메일로 오면 화들짝 놀라는데, 그래도 대부분은 이메일로 먼저 댓글 받고 기분 좋을 때가 더 많거든요.
그러니 우리 설정 바꾸지 마요~

다락방 2014-07-16 11:50   좋아요 0 | URL
저 왼손도 다 뜯어 버렸어요. 아 기분 너무 나빠. 이게 한 셋트 더 남았는데 어제 e 양에게 다 말하고 '이거 남은 한셋트 4,500원에 사갈래?' 했더니 e 양이 빵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마노아님. 기분 좋은 댓글 받고 기분 좋을 때가 몇 배는 더 많아요. 훨씬 더 많죠. 그러니 기분 나쁜 댓글로 인해 설정을 바꾼다거나 하지 말아야겠어요. 그나저나 마노아님에게도 기분 나쁜 댓글이 달리기도 하는군요. ㅠㅠ 개그프로그램 무슨 코너중에 남자가 마지막에 늘 이런말을 해요. '착한 사람은 늘 이렇게 오해를 받고 살아요' 라고. 마노아님 처럼 착한 사람에게도 나쁜 댓글이 달릴 수 있다니....허허 그것참..

건조기후 2014-07-1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참 한심한 인간들 많아요. 보아하니 오며가며 그냥 단 댓글도 아니고 다락방님 서재 어지간히 들락날락한 사람같은데... 우리도 똑같이 웃어줍시다. 너 인생 참 멋지게도 산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기분 푸는 데는 역시 먹는 게 최고죠 ㅎㅎㅎ 그것도 고칼로리로 아주 양껏.
오늘 점심도 맛있는 거 많이 먹어요!

다락방 2014-07-16 11:5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건조기후님. 우연히 와서 제 글을 보고 빡친게 아니라 계속 제 글을 보던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런데 아마도 짜증내면서 왔었나봐요. 어휴, 이 재수없는 인간이 또 어떤 거지같은 글을 썼나 볼까? 하고 말이지요. -0-

어제는 저녁에 오징어제육볶음에 소주를 마시고 2차로 닭에다 후렌치 후라이에다 맥주를 마셨어요. 마시고 곧바로 쓰러져 잤지 뭡니까! 날로날로 돼지가 되고 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오늘 점심은 뭐 먹을까용? 므흐흐흐흐

김토끼 2014-07-1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안녕하세요..이 페이지 너무 웃픈... 읽으면서 너무 재밌었네요. 오랜만에 누가 쓴 글 보고 이렇게 즐거워 본 게 오랜만이에요 ㅠ

다락방 2014-07-17 14:15   좋아요 0 | URL
하하 김토끼님, 오랜만입니다.
예전에 팝트래쉬님이 활동을 지금에 비하자면 아주 활발하게 하실 때, 그 분의 서재에서 종종 김토끼님을 뵙고 김토끼님의 서재도 그렇게 들락날락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후훗

잘 지내고 계시지요?
우리 종종 보도록 합시다.
 
패밀리 집시 - 미지의 세상으로 뛰어든 한 가족의 짜릿한 세계일주 방랑기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최윤영 옮김 / 에이지21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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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기 특유의 오글거리는 감성이 싫어서 여행기 읽기를 별로 즐겨하지 않는다. 여행기의 대부분이 사진에 곁들인 짧은 글들이라 영 내 취향이 아니다. 아마도 여행지에서는 발끝에 숨겨져있던 감정까지 다 불러내게 되니 그런 글들이 나오는가본데, 나는 다른 사람이 여행지에 가서 느낀 발끝의 감정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간혹 내가 여행기를 읽게되는 건, 사실 여행기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낯선 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보기 위해서이다. 그 사진들이 때로 보고싶은 마음이 들어 여행기를 덥썩 손에 들게되고, 그러다 글을 읽으며 아 역시 난 여행기 취향이 아니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내가 마음에 드는 여행기를 찾기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다.


《패밀리 집시》의 저자 '다카하시 아유무'는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LOVE & FREE》의 저자이다. 몇년전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란 사실을 알고는 오오, 나도 한 번 볼까, 하고 펼쳐 들었다가 멘붕이 왔었다. 읭? 이게 뭐지? 이게 왜 베스트셀러야? 그때 나의 혼돈을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이 혹여라도 또 나온다면 보게 되진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그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돌아왔다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표지의 저 아이는 베리베리 사랑스럽지 않은가. 어디,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 돌아온 그의 글을 읽어볼까, 했다가 또 당황했다.


대체 이 사람의 책은 왜 베스트셀러일까? 아아- 난 역시 이사람 취향이 아니야...사진이 여행기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면, 이 책은 기본에 있어서는 충실했으며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글은.....난 사진 옆에 간략히 몇 줄 쓰는 그런 글들이....진짜 싫다. 대체 다른 사람들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의 어디가 좋은걸까? 어디가????????????????????? 


여튼 그 많은 사람들을 움직인 그 무엇이 나를 움직이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나를 건드리지조차 못해. 이런 비교가 적절치 않다는 건 알지만, 꼭 말하고 싶다. 이 사람의 이 책보다 나를 움직이는 글들은 알라딘에 더 많다. 알라딘 서재 글들이 더 훌륭하다.


알라딘은 제발 별점에 반 개도 만들어라. 2.5개 주고 싶은데 이를 악물고 셋에 칠했다. '캠핑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오오, 캠핑카? 이거 나도 한 번 생각해봐? 하는 긍정적 마인드가 2.5에서 2로 내리느냐 3으로 올리느냐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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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4-07-14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다락방 2014-07-15 08:12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은 혹시 이 사람의 책을 좋아하시나요? 재미있게 읽지 못해 민망합니다. ㅠㅠ

2014-07-17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8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4-07-14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갑자기.. 예전에 다락방님이 드시고 싶다던 포르투갈 음식이 생각나는데요.. 프란세시냐? 프란체시카?
아..
이름도 외우기 힘든 그 음식이 떠오릅니다.

잘 지내시죠?^^

다락방 2014-07-15 08:13   좋아요 0 | URL
프란세시냐! 맞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홍대에 포르투갈 레스토랑이 생겼어요. 이제는 마카오나 포르투갈까지 가지 않아도 홍대 근처에서 프란세시냐를 먹을 수 있습니다. 이긍. 조금만 더 일찍 생겼다면 제가 마카오까지 가지 않아도 됐잖아요..그쵸? ㅜㅜ

꼬마요정님이야말로 잘 지내십니까.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아이들이 정착하게 된다. 여섯살 아이부터 십대의 소년까지. 한 명의 아이가 다른 한 명의 아이를 발견하고, 그들은 소라를 주워 크게 불어서 혹시 다른 아이들이 있는지 확인한다. 소라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아이들은 소라를 분 아이에게로 모여들고 한 명씩 혹은 몇 명씩 모인 그 아이들은 자신들이 무인도에 떨어졌음을, 조종사를 포함한 어른들은 하나도 없음을, 단지 자신들 뿐임을 알게 된다. 구조될 때까지 어쨌든 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그들 중의 대장을 뽑기로 하고 소라를 불었던 아이는 자신이 대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성가대를 이끌고 찾아온 아이는 자신이 대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투표로 인해 소라를 분 아이가 대장으로 선출되고, 이에 성가대를 이끌고 찾아온 아이는 분해한다.








어린 아이들이 모여서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자신들이 이 곳에서 살아남기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하고,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이 무리를 이끌 대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내는 게 놀라웠다. 어쩌면 그것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본능인지도 모르겠다는 당연한 생각을 했다. 게다가 누군가는 대장이 되려하고, 누군가는 자신이 2인자임에 분해하는 것도 어른들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게 놀랍고 동시에 씁쓸했다. 사람은 저마다 다르고 그러니 누군가는 대장이 되고 싶어하기도 하며 누군가는 구석에 얌전히 앉아 누군가의 리드를 바라기도 한다. 문제는 대장이 되고 싶은 사람이 많아질 때 발생한다. 서로 자기가 대장이 되겠다고 싸우거나 상대를 비난해야 하니까. 이 과정에서 싸움은 거칠어질 수도 있고 피를 부르기도 한다.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인원의 세계도 마찬가지.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 '윌리암 골딩'의 《파리대왕》이 생각난건 이 영화,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을 보고난 뒤였다. 2인자였던 '코바'는 인간을 좋아하고 인간과 평화관계를 유지하려는 무리의 대장 '시저'가 못마땅했다. 코바는 인간이 싫었으니까. 그들을 결코 믿어서는 안된다고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자신의 말을 들어서 자신들의 대장 '시저'가 인간들과 전쟁을 일으키기를 바랐다. 그러나 시저는 전쟁이 일어나면 그들만 죽는 게 아니라 우리도 죽는다, 는 것을 반복해서 얘기한다. 우리가 여태 이루어온 모든 것들을 우리도 잃을 수 있다고.


시저에겐 유인원의 생명이, 자신의 가족이, 자신의 가정이 소중했고 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평화로만 가능했다. 전쟁은 이것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결코 아니었다. 처음엔 시저의 말을 들으려던 코바는 점점 시저에게 불만을 갖게 되고, 결국 코바는 반란을 일으킨다. 가장 충성스러웠던 시저의 부하는 가장 먼저 시저에게 반발하며 가장 폭력적인 유인원이 된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걸어가면서 아빠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조직에나 배신자는 있다' 고. 나는 아빠에게 그 말은 분명 맞는 말이지만, 그렇지만 코바가 왜 그러했겠느냐고 되물었다. 코바는 인간으로부터 실험의 대상이 되어 철창에 갇혀 살았었다. 그로 인해 얼굴과 목에 상처가 있다. 그런 코바가 인간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게 쉬웠겠냐, 코바는 인간을 증오했을 것이고, 그 증오가 전쟁을 불렀다. 만약 코바에게 인간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코바도 지금의 상황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인간이 오만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동물원에 가는 걸 몹시 좋아한다. 동물원에 가서 사자며 호랑이며 코끼리를 보는 것을 즐긴다. 때로는 아, 호랑이 보러 가고 싶다, 아 늑대 보러 가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는 봄이 되면 으레 동물원에 가기를 즐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우리 속에 갇힌 사자며 호랑이며 코끼리를 보는 이것이 '옳다'거나 '정당하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동물들을 동물원에 가둬두었기 때문에 우리가 동물의 모습을 책이나 영화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실제 눈 앞에서 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렇게 볼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인간 중심적인' 사고라고는 생각한다. 


영화속에서 코바는 인간들에게 '너희들도 철창에 갇혀봐' 라고 울부짖는다. 이 장면은 섬뜩한데, 그것이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생각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현재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똑똑한 종이므로 다른 동물들의 '위에' 군림하고 있다. 인간이 아닌 종을 가두고 훈련하는 것들을 할 수 있는건 현재 우리가 가장 '똑똑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똑똑한 종의 출현을 생각한다면 아찔한 사실로 변한다. 영화처럼 유인원이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이 우리보다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유인원이 아니라 더 강한 종이 출현해서 우리를 마치 애완동물 다루듯 한다면, '관람'하고 싶어 우리에 가둔다면, 그 때 우리의 기분은 어떨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왜 다른 종들에게 '이미' 하고 있는가.



이에 아빠는 '네가 왜 그런것까지 생각하냐' 라고 기막혀 하셨다. 넌 영화를 영화로 보지 못한다며, 지금 니가 말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고, 그러니 너는 이 영화를 보고 돌아서 잊으면 된다고, 영화를 보는 동안만 재미있게 보면 된다고 하셨다. 나는 아빠랑 영화를 보고나면 언제나 이렇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맞서게 된다. 나는 언제나 '이러면 어떡하지, 저러면 어떡하지?' 를 말하고 아빠는 언제나 '영화야 영화 영화라고' 라 맞선다. 우린 같은 영화를 한 자리에 앉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걸 느낀다.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아빠가 그러는 게 좀 답답하다. 아빠가 보기에 나는 좀 지나칠 것이고.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동물원에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는 않는다. 나는 가끔은 또 맹수가 보고 싶을 것이다. 계속 영화를 볼 것이고 그러다 어느날에는 인간이 지나치게 오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이 오만함을 즐기는 나야말로 가장 모순된 존재일런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을 영화라고 생각하고 인간이 오만하다는 전제를 딱히 받아들이지 않는 나의 아빠가 일관된 존재일런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끝, 나는 시저 때문에 평화는 다시 찾아올 수 있을거라 믿었다. 그러나 시저는 말한다. '유인원이 전쟁을 일으켰고 인간들은 결코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이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남한과 북한도, 일본과 한국도. 그리고 더 뻗어나가 아직도 전쟁중이거나 전쟁을 노리고 있는 모든 나라, 모든 장소들도.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면, 그전에 먼저 '용서'를 하는 것이 우선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가 없는한, 평화도 없을 거라고. 그러나 이것은 이상적인 바람일 뿐이고, 사실 이곳의 나는 나에게 잘못한 사람조차 잘 용서하지 못한다. 아니 어떤 잘못에 대해서는 죽을때까지 잊을 수 없을거라는 생각도 한다. 인간들에게 평화는 요원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제 까페에 가서 나랑 함께 책을 읽던 남동생도 전날 이 영화를 보았는데, 뜬금없이 내게 '나 시저 같지 않냐?' 라고 물었다. 나는 '뭔 소리야. 시저는 나지. 너는 코바야.' 라고 했다. 그러자 남동생은 나에게 '누나는 모리스 같아' 라고 했다. 모리스? 모리스가 누구였지? 남동생은 내게 말했다. '있잖아 책 읽는 원숭이. 그 크고 혼자 이상하게 생긴...' 아...생각났다. ㅠㅠ 모리스는 그러니까 얘다. 




내가 모리스............라고?








덧붙임: Humans of New York 의 번역본의 제목을 물으시는 분이 계셔서 링크합니다. 왼쪽이 번역본, 오른쪽이 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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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7-14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헷! 다락방님 모리스이신가요? 이 얘는 일단 종이 오랑우탄으로 보이구요. 오랑우탄은 유인원 중 유일하게 책을 읽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과 가장 유사하다는.... 아무튼, 태그대로!!! 다락방님은 모리스가 아니며, 아닙니다. 아무렴요!

저도, 다락방님 쪽이거든요. 영화보고나면 '어쩌지? 어쩌지?'하는 편이예요.
우리보다 지적으로 우월하고, 육체적으로 강력한 종이 나타나면 어쩌지?하는 생각도 해 봤는데, 일단은,
한참 뒤의 일일것 같구요. 우리에 우리 인간을 가둔다 해도, 일단 저를 가두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예쁘지 않고, 특이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해서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런 일이 왜 일어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우리 인간은 정말 지구상에서 못된 짓이란 못된 짓은 다 하고 있으니까요. 쓰레기 많이 양산하는 저를 비롯해서요. 처음에는 모리스로 시작해서 재미있었는데, 마지막에는 반성하게 되네요.

다락방님의 페이퍼는 저를 즐겁게 하면서, 동시에 반성하게 합니다.....

댓글 : 요 밑에 책 <내가 슬플 때> 집에 있는데 읽지 않은 책이거든요. 지금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14-07-15 08:16   좋아요 0 | URL
극중 모리스는 생긴게 저렇게 요란하긴 해도(응?)지혜롭고 평화를 사랑하는 유인원입니다. ㅎㅎㅎㅎㅎ

그런데 영화보고나서 어쩌지 어쩌지 걱정이 태산인 게 부질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후로 내가 뭔가 달라지느냐 하면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렇다면 영화를 보며 생각에 잠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싶기도 하고요. 삶은 분명 의미로 가득차 있을텐데 그 의미는 어디로부터 찾아야할까요, 단발머리님??

어제 술을 마셨더니 오늘 겁나게 피곤하네요. 아니 술을 마셔서가 아니라 모기 때문에 밤에 잠을 깨서.. ㅠㅠ

단발머리님, 모기 물리지 마세요!

아무개 2014-07-1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읭? 다락님의 그 오똑한 콧대로는 우랑우탄분장은 무리!
아.... 뭐... 꼭 콧대만 그렇다는 건 아니고,
전반적으로다가 그럼요 오랑우탄은 무슨!! 아닙니다!!

2.바이러스든(정유정의 <28>을 읽는 중이라), 어마무시하게 뛰어난 생명체든
뭐든 상관없이니.
꼭 인간을 멸종시켰음 좋겠다.......는 생각을 점점 더 자주 하고 있는 요즙입니다.
절대로 단하나의 개체도 아니 어떠한 유전자도 남기지 말고 절멸!

3.뭐 그랬다가도 이승우 신작에 카뮈보틀 받을 생각하면
또 아무생각없이 히죽히죽~ 미친건지....ㅜ..ㅜ

단발머리 2014-07-14 12:52   좋아요 0 | URL
이승우 신작에 카뮈보틀 조합이 가능한 건가요?
저도.... 지금 가봐야겠어요. 그럼, 바빠서.... 휘릭~~

다락방 2014-07-15 08:21   좋아요 0 | URL
1. 오똑한 코....라뇨. 진짜 이렇게 말씀해주시는 분은 아무개님 밖에 없다니깐요. 아무도 몰라요, 제 오똑한 코에 대해서는... 흑흑 ㅠㅠ
그렇지만 뒤늦은 아무개님의 변명은, 코를 제외하고는 오랑우탄과 대부분 흡사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저는 아무개님의 인간 멸종 생각이 무섭고 불편해요. 일단 지구상에 태어난 어떤 종이든 멸종은 무서운 거잖아요. 내 종 자체가 사라지다니. 전 아무개님의 바람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설사 아무개님의 바람대로 인간이 멸종한다고 해도 저는 혼자라도 반드시 오래 살아남고 싶어요. 전 멸종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도요. 아울러 인간에게 기대를 가진 저같은 사람들도 모두요.
멸종된다고 해서 세상이 깨끗해질거란 생각은 전 들질 않아요. 예전에 읽은 소설 [소녀, 발칙하다]에서 썩은 사과가 포함되야 술이 맛있게 담가진다는 대사가 나왔는데요, 저는 인간이 싸그리 멸종되고 난 후의 세상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보다는 모두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대화하고 행동하고 조금씩 바꿔나가는 게 의미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분명 지금 이순간에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자고 행동하는 인간들이 존재하니까요.


3. 보틀은 카뮈가 이쁩니다. 헤밍웨이는 글자수가 많아 옆으로 튀어나와서 미워요...

세실 2014-07-14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모리스 절대 아님~~~~

근데 저 원숭이 볼수록 귀엽긴 해요^^ ㅎㅎ

다락방 2014-07-15 08:21   좋아요 0 | URL
귀엽단 말입니까, 세실님? ㅎㅎㅎㅎㅎ 그럼 저 모리스 할래요!! ㅋㅋㅋㅋㅋ

2014-07-14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5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umans of New York (Hardcover)
Brandon Stanton / St Martins Pr / 201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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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의 첫사랑이었어요. 우리가 매우 젊었을 때, 우리는 열흘간 데이트를 했죠. 그러나 나의 엄마는 우리의 관계를 허락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내게 말했죠. "그는 미국인이고 배우야. 그는 자신의 것을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거야."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죠. "이 세상에 남자는 많지만 너의 엄마는 오직 나뿐이야." 그녀는 내게 그를 다시는 만나지 말라고 말했고, 나는 그녀의 말대로 했어요. 그녀는 나를 몇년간 한국에 데려갔고, 돌아왔을 때에도 나는 그에게 연락하려는 시도조차 하질 않았죠. 나는 그에게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어요. 그게 이십년도 더 전의 일이죠.


최근에, 나는 구글을 통해 그가 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는 그에게 그간의 모든 것들을 담은 아주 긴 편지를 보냈어요. 우리는 결혼을 했었고 아이도 있었죠.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여기에 있어요. 결국 이렇게 함께 하게 됐죠.




어떤 책은 신간이라 너무 읽고 싶어서, 어떤 책은 다시 한 번 훑어보고 싶어서, 어떤 책은 가만히 책장을 넘겨 보고 싶어서. 세 권의 책을 챙겨들고 집 근처의 까페로 갔다. 자, 이 세 권중 무엇을 먼저 펼쳐볼까, 하고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었는데, 이 책 속의 사진과 글들에 빨려들어 몇 장만 보고 덮으리라는 나의 결심과는 달리 끝까지 다 보고 말았다. 이 책이 일요일에 읽기에 적당한 이유는, 지난 한 주를 마무리 하는 좋은 휴식이 될 것 같아서이고, 다음 한 주를 시작하려는 상황에서 여유를 선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아내는 몇 년전에 죽었어요. 그녀이 이름은 바바라였고, 나는 그녀를 '바' 라고 부르곤 했어요. 나의 이름은 로렌스인데, 그녀는 나를 '라' 라고 부르곤 했죠. 그녀가 죽고나서 나는 나의 이름을 '바라' 라고 바꾸었어요.







-나는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공부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공중그네 예술을 배우고 있어요.

-당신의 부모는 그런 당신의 결정에 실망하지 않던가요?

-아뇨, 그들은 행복해하고 있어요. 내가 이제는 더이상 매일밤 울며 전화하지 않으니까요.







내가 이 소녀를 만났을 때는 할로윈이 되기 며칠 전이었다. 나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물었다.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후라 그녀에게 사탕을 줄 이웃이 아무도 없는데 왜 그녀는 양동이를 들고 다니는 거냐고. 그러자 그가 말했다.


"그녀는 낙천주의자 거든요."





-엄마의 유골은 그녀의 시에 있어요.

-당신 엄마에 대해 좀 더 말해줘요.

-그녀는 대단한 시인이었어요. 그녀는 아무에게도 그녀가 쓴 시를 보여주지 않았어요. 우리는 그녀가 시를 썼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우리에게 그것들을 읽게 하지 않았죠. 그런데 그녀가 죽은 후에 나는 그녀의 컴퓨터에서 그녀가 쓴 시들을 찾아냈어요. 그것들은 무척 아름다웠고, 나는 그녀가 그 시들을 썼다는 걸 믿을 수 없었어요!






그녀는 손글씨로 빼곡하게 채워진 편지를 읽고 있어 내 주의를 끌었다. 나는 그녀에게 그 편지가 행복한 편지인지 혹은 슬픈 편지인지 물었다. 그녀는 매우 행복한 편지라고 대답했다.


감옥에 있는 내 남자친구로부터 온 편지거든요.





나는 정말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어요. 이 음영들은 매초마다 변하고 있거든요.








나는 자라면서 한 번도 가족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매일 학교에 갔죠. 하루는, 내가 11학년이었을 때, 나의 영어선생님이 내게 이렇게 말했어요. "네가 졸업을 한다면, 나는 너를 양자로 삼을거야. 나는 너에게 삶을 보여줄거야. 너는 니가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하게 될거야." 그리고 그는 약속을 지켰어요. 그는 법적인 것과 모든것을 처리했고, 내가 졸업하고나자 그가 나의 유일한 가족이 되었어요. 그 후로 그는 어디든 나를 데리고 다녔고, 나는 가족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었어요.










덧붙임: 1. 위 글의 모든 직역, 의역, 오역, 억지로 만든 문장은 모두 다락방의 것입니다.

           2. 이 책은 번역본으로도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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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4 00: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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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4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4 0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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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4 18: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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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4 19: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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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4 09: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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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4 18: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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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07-14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본 제목은 뭐예요? 저자 이름으로는 국내 도서가 같이 안 뜨네요.

다락방 2014-07-14 13:45   좋아요 0 | URL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756946

이건 이상하게 번역본이 더 저렴해요!
 

공교롭게도 두 개의 박스가 오늘 도착했다. 부담스럽게..




모두다 까뮈 보틀을 선택하는 것 같아 나는 다른 걸 할테닷! 하고 헤밍웨이를 했는데, 헤밍웨이는 스펠링이 너무 많아 보틀 자체로는 그다지 예쁘지가 않다...나는 까뮈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다음엔 줌파 도 만들어주삼, 알라딘.


저 유빅컵은 얼마나 갖고 싶었는지! 하나 더 받고 싶은데 지금 어쩔까..생각중이다. 돈도 돈이지만 다시 3만원을 만들 책이...눈에 띄질 않아서. 장르소설이 아니라 고전에도 저 컵 좀 주지. 그러면 살 거 많은데. 나 아직 톨스토이의 부활도 안샀고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도 갖고 싶은데... 그런거 사도 저런 유빅컵 주면 정말 좋겠다!!


저 책들중 《신중한 사람》을 제일 먼저 읽을까 하다가 지금 닐 게이먼의 책과 고민중이다. 아우, 뭘 먼저 읽지? 그러다 생각난게 얼마전에 읽은 이승우의 단편집 《일식에 대하여》.

















이 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고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몰라서 고작 구매자평 밖에 남기질 못했는데, 이 책에 실린 단편중 <고산지대>만큼은, 한글을 읽을 수 있는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전에도 친구 한 명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고산지대>는 ........이 감정을 뭐라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도저히 설명이 불가한데 숭고하며 우아하다. 깊고 ..또...아, 친구 한 명은 이 단편을 읽고 펑펑 울었다고 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소름이 쫙 돋았다고 했다. 나의 경우는 '이..이..이건 대체 뭐지?' 했다. 신앙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과, 그보다 더 깊고 진한 어떤 인간의 정신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 한다. 확실한 건, 이 단편만큼은 그동안 읽었던 다른 단편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거다. 단편 하나가 이토록 웅장할 수 있다니. 이건 정말이지 스케일이 다르다. 나는 뭔가 뒤통수 얻어맞는 느낌이었다. 한동안 멍했달까.


나는 이승우의 단편에 감사하고, 그가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한다. 그가 이렇듯 글을 써주는 것이 고맙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 고맙다. <고산지대>가 다른 단편들보다 한단계 더 위에 있는 느낌을 주는 것처럼, 이승우는 국내 작가들 모두 보다 한단계 더 위에 있는 느낌이다. 그는 다르다. <고산지대>도 다르다. <고산지대>를 읽고나면 한동안 멍- 할것이다.






 


하아-

주지훈의 광팬인 친구가 아니었다면 나로서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전혀 볼 일이 없었던 영화. 뭔가 포스터만 봐도 딱 어느만큼일지 짐작이 되는 영화랄까. 그리고 내 짐작은 틀림이 없었다. 영화가 뭐 딱히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은..결말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잘 몰라서 나중에 누군가에게든 물어보고 싶다. 게다가 초반의 장면들은 오글거리기도 하고.. 지성은 '연기'라고 할만한 걸 한 것 같지 않고, 주지훈의 연기는 초반엔 어색하다가 마지막에 내면연기로 돌입했으며, 이광수는 먹방의 신이었다. 어휴..푸짐한 안주에 소주 마시고 싶어서 미칠뻔했네. 그런데 내가 하려던 말은 그게 아니고,


영화의 초반에 이들이 중학생에서 성인이 된 장면이 나왔을 때. 그리고 그들이 친구로 같이 보내는 일상들을 보여줄 때. 저 셋 중 어느 누구도 조폭의 멤버이거나 한 게 아닌데. 와- 욕이 쏟아질 듯이 나온다.

나도 가끔 입이 거칠고 과격한 사람이고, 또 주변에서도 욕을 안듣고 사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입만 열면 '개새끼'와 '씨발'이 쏟아져 나오는 경우는 와- 어마어마하게 스트레스를 주는거다. 나는 초반에 참지 못해 스맛폰을 꺼내어 이 영화를 검색해봤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인지. 몇 초 간격으로 나오는 저 욕들을 아이들이나 청소년이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되어서. 뭔가, 성인남자친구들이란 늘상 욕을 달고 사는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까봐 짜증이났다. 물론 아이들도 청소년들도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고, 나쁜 영화를 본다고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지만, 저 장면을 보는 것이 하등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고 저 장면들 만큼은 진짜 보여주기 싫은거다. 그래, 저게 영화라는 걸 아는데, 잘 알지만, 그래도 안봤으면 좋겠는 마음. 아흑. 역시 나는 부모가 되서는 안될것 같다. 내가 부모라면 TV 프로그램 다 통제하는 거 아녀? ㅜㅜ 


황정은의 소설 《야만적인 앨리스씨》에도 '씨발'이란 단어는 수십번 등장한다. 그러나 그 소설속에서 '씨발스러움' 을 얘기했을지언정 그 책을 읽는 나는 그 단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다. 또한 SNS에서나 블로그에서도 가끔 활자화된 욕을 보기도 한다. 나 역시 욕을 쓴 적도 있고. 그러나 눈으로 보는 욕과 귀로 듣게 되는 욕은, 스트레스 강도면에서 엄청나게 달랐다. 나는 정말 '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 영화가 나쁜 영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면서 극장을 나섰지만, 결국 남는건 '욕으로 인한 스트레스' 였다. 나는 이 영화를 훗날 기억할 때 '욕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던 영화' 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외국 영화를 볼 때도 욕은 나온다. 자막에 어떻게 번역이 되어 나오든, 내가 욕이라고 알 수 있는 단어들이 종종 튀어나온다. 그러나 그 때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던가? 하면 그건 '아니다' 였다. 그렇다면 나는 왜 유독 이 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그것이 내가 사용하는 모국어였기 때문에, 그래서 그 욕이 내 귀에 그대로 쳐들어오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은 영화속에서 몇 초간격으로 영어로 욕하는 걸 연달아 듣게 된다면, 그들도 나처럼 스트레스를 받게 될까? 


영화를 보고 집에 가는길, 걸으면서 나는 내가 그간 알고 지낸 남자들을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내게 저런 쌍욕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나는 그들로부터 그런 욕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누가 자신의 애인에게, 여자친구에게, 친구인 여자에게 욕을 한단 말인가. 아마 하지 않을것이다. 그런데 내가 알고 지낸 남자들이 나를 벗어나면, 동성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갑자기 저렇게 쏟아지듯 욕을 내뱉게 될까?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저 영화속에서도 욕을 자꾸 해대는 건 주지훈의 역할이었지 지성의 역할은 아니었으니까. 어쩌면 영화속의 욕들을 듣고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사람은 저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다를테니까. 그러니 욕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안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욕을 일상으로 내뱉는 사람과는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명한 사실은 '내뱉는 말의 절반이 욕인 사람은 매력 있을 수가 없다'는 거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나는 그동안에도 사실 한국영화를 거의 안보는 취향이었는데 앞으로는 더 그렇게 될 것 같다. 특히나 조폭 나오는 거..싫어..부질없고 의미없는 그 욕들..진짜 듣고 싶지 않다. 




아..머릿속을 정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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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1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1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1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1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4-07-1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크윽...유빅컵아~~~~~ 내겐 너무 먼 당신!

2.역시 <고산지대>는 이승우 최고의 단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생각해도 목구멍 안에서 뭔가 울컥 뜨거운게 치밀어 올라요.

3.전철 타고 역에 내려서 버스타고 회사까지 오는데
중간에 중고등학교가 있어서 버스에 학생들이 무지막지하게 많아요.
그 어떤 문장도 '욕'이 들어 가지 않은 문장이 없었어요.
여학생 남학생 가릴것 없이..

좆나 씨발을 말을 시작할때마다 또는 중간에 아니면 마지막에
항상 꼭 쓰더군요.

이제 우리가 생각하는 '욕'들은 더이상 그아이들에게 '욕'이 아닌거 같더라구요.
그냥 일상어라고나 할까...

다락방 2014-07-11 14:57   좋아요 0 | URL
<고산지대>는 이승우 최고의 단편인 동시에 국내 모든 단편을 통틀어서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으뜸이에요 으뜸. 크- 따를 자가 없을 것 같아요.

저도 학창 시절에 욕을 당연히 했습니다. 물론 영화처럼 저렇게 입만 열면 욕한건 아니고. 친구들과 모였을 때는 막 허세부리고 싶잖아요. 그래서 간혹 욕을 내뱉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절대 멋있는 게 아니었구나, 싶은데 그때는 그래야 세보이고 강해보인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게 나쁘다는 걸 자라면서 저절로 깨닫고 그만두게 되는거죠.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릴때의 허세를 어른이 되서는 벗어버리게 되지 않을까요.
영화를 보며 제가 힘들었던 건, 그들이 여전히, 어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입밖으로 계속 욕을 내뱉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엄청 듣기 싫어질 것 같아요.

안그래도 아무개님이 저한테 한국영화를 통 안보는 것 같다고 했었는데, 전 아마 앞으로 더 심해질것 같아요. -0-

레와 2014-07-1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욕에 대한 생각은 아무개님과 같습니다.
심지어 대학생 혹은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욕'을 일상어로 쓰고 있어요.
당연히 나도 '욕'을 합니다만 '욕'을 '욕'으로 인지하고 쓰는 것과 일상어로 쓰는건 큰 차이가 있죠.
내귀에 '욕'이 꽂힐때면 힐끔 상대방을 쳐다봐요. 아마도 인상은 마구 구겨져 있겠죠. 그들과 시비가 붙는다면 몇 대 맞을지도 모르는데 조절 안되는 안면근육들. 대체 왜 그럴까. 왜.


그리고 [고산지대]와 [연금술사의 춤]
열혈 신도인 엄마와 목사님께 그 소설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데.. 흠.. 적당한 때가 언제일까요.


다락방 2014-07-11 15:00   좋아요 0 | URL
욕이 '무조건' 나쁘다, 절대 해서는 안된다, 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아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영화가 힘들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트레스 작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약 내가 영어가 생활어가 되면, 완전 모국어처럼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면 외국영화 볼 때도 욕 나오면 힘들까요? 그런데 내가 잘 알아듣질 못해서 그런건지, 이영화처럼 심하게 욕이 많이 나오는 외국 영화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윽.

<고산지대>는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 신앙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봐도 좋을 단편인 것 같아요. 굉장히 숭고한 힘이 느껴지는 단편입니다. 그런데 연금술사의 춤...내용이 뭐였지? ㅋㅋㅋㅋㅋㅋㅋ기억이 안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산일지만 기억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7-11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1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4-07-12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틀 보고 무척 받고 싶었는데 공교롭게 사려는 책마다 해당사항이 안 되더라고요. 이승우! 다락방님의 극찬을 들으니 엄청 기대됩니다. 어떤 글일까요? 저도 욕 잘 하는 사람이나 욕을 남발하며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척 하는 이야기에는 거부감이 있어요.

다락방 2014-07-13 22:22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이승우의 <고산지대>를 퍽 좋게 읽으실 거라고 감히 단언해봅니다.

제가 받은 보틀은 헤밍웨이 였는데 주말엔 거기에 얼음을 담아 일자산에 갔어요. 산의 꽃을 배경으로 찍은 보틀은 무척 예뻤답니다. 그렇지만 사실 보틀이 제게 '필요'한 건 아니었어요. 하하핫

마태우스 2014-07-13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끼리는 욕까진 아니어도 좀 저속한 말을 할 때가 있죠. '졸라'같은 거...? 다락님은 한국영화 그닥 안좋아하시는군요 제 아내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 <끝까지 간다>를 혼자 봤습니다..ㅠㅠ

다락방 2014-07-13 22:24   좋아요 0 | URL
저속한 말을 하는게 비단 남자들 만의 일은 아니고, 저도 가끔 거친 표현을 쓰긴 하는데 말이죠. 욕이라는 게 '욕'이라는 특성상 여러차례 듣기는 참 힘들고 불쾌한 것 같아요. 저도 뭔가 좀 .. 고쳐야 할 것 같아요. 순한 표현을 쓰는 걸로 말이지요. 하핫.

저는 이상하게 한국영화 일본영화 중국영화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안생기더라고요. 나중엔 생길까요? 흐음.

일요일 마무리 잘 하세요, 마태우스님!

태안너구리 2014-07-15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산지대>..꼭 읽어봐야겠네요..
저렇게 포스팅을 해주시니 어떤내용인지 궁금해서..

영화는 아직 안봤는데...음..
욕이 그렇게 많이 나온다니 별로 보고 싶지는 않네요..
저도 다락방님 내용에 공감하고 있습니다..만은
아마 대부분이 저렇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출퇴근중에 버스안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남학생이건 여학생이건 대화가 절반 이상은 욕이에요..ㅠㅠ

하지만 신기한건 남학생/여학생이 같이 있으면 전혀 그러지 않는다는거죠...
저도 친구들끼리 통화하거나 만나면 일상적으로 사용하긴 하지만...
얼마만큼이길래 거부감이 드는건지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하네요..

다락방 2014-07-15 08:46   좋아요 0 | URL
<고산지대> 읽어보시면 태안너구리님은 좋아하실까요? 저에겐 정말이지 대한민국 최고의 단편입니다. ㅎㅎ

욕을 전혀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마는, 영화속 그들의 욕은 지나치게 일상 용어같았어요. 듣다가 짜증이 나더라고요. 좋은 말도 세번 들으면 짜증 난다는데 좋지도 않은 말들을 연달아 들으려니 지치더라고요. 내가 회사에서 하루종일 일하고 와서 이렇게 욕 퍼붓는거나 듣고 있어야 되나 싶기도 하고요. 저한테 한 욕이 아니라도 누가 누구한테 했든 욕 이란 건 귀로 들리는 순간 확 신경이 곤두서는 것 같아요. 어쩌면 그래서 저를 포함한 사람들이 욕을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상대방 기분 나쁘게 할 의도로 말이지요. 역시..욕하는 건..별로에요.

kkk 2015-03-28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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