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A 부서에 신입사원 둘이 들어왔다. 여직원1 남직원1 이다. 둘중에 한 명은 내가 대학 입학한 해에 태어났다고 하더라. 아, 세월이여 … 

오늘 아침, 평소처럼 A 부서에 들렀다가 내 부서로 돌아가는 길, B 부서의 직원3이 쪼르르 달려와서 나를 불렀다. 나는 계단을 오르다 말고 멈춰서 돌아보았는데, 직원 3은 내게 '이거 맛있더라고요' 하면서 브라우니 를 내밀었다. 브레드앤코의 브라우니었다.그래서 고맙다고 받았는데, 그 직원이 그러는거다.


"아까 보니까 여직원1 에게 벌써 작업거시던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빵터졌네. 나는 대답했다.


"나 쓰레기 버린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게 더이상 필요없는 메모가 적힌 메모지가 있었고, 그래서 그거 접어서 마침 눈 앞에 있던 여직원1의 쓰레기통에 버린 거다. 내 대답에 직원3이 아 그런거예요? 하면서 웃었는데, 아니, 내 이미지 무엇? 새로 들어오는 여직원들에게 작업 거는 사람인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부터 웃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취중이 아닌 채로 강동원 얘기를 더 하고 싶은데 그건 따로 써야할 것 같고, 오늘은 워드 슬럿 얘기를 좀 해보자.

















사회언어학 수업에서, 나는 젠더 스테레오타입이 영어에 숨겨진 미묘한 방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어떻게 '삽입'이라는 단어가 섹스가 남성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는 발상을 함축하며 이를 강화하는지 등을 배웠다. 마치 섹스는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삽입의 반대는 흡입이라 부를 수 있다. 우리가 섹스를 말할 때 쓰는 용어에 따라서 삶이 얼마나 달라질지 상상 가능한가? 여성이 성적인 시나리오에서 주인공으로 조명된다면, 여성의 오르가슴은 남성의 그것과 달리 궁극적인 목적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질문은 내 마음을 앗아 갔다. -p.28


''삽입'이라는 단어가 섹스가 남성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는 발상을 함축' 이라는 부분과 '섹스는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것' 이란 부분에서 나는 정찬의 소설이 생각났다.



누가 영서의 아버지죠? 남성이에요. 단순하고 막연한 대답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에겐 단순하지도 않고 막연하지도 않아요. 생명의 문제에서 여성은 가해자가 될 수 없어요. 신은 여성에게 남성의 발기된 성기와 같은 폭력의 무기를 주지 않았어요. 이런 점에서 여성은 숙명적으로 희생자예요. 저는 영서가 여성이었음을 알았을 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어요. 기쁨의 이유는 가해자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며, 슬픔의 이유는 희생자적 존재라는 사실 때문이었어요. 모든 남성이 가해자라는 뜻은 아니에요. 가해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죠. 마찬가지로 모든 여성이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지요. (<희생>, 115쪽)







남성에게는 삽입할 수 있는 기관이 있고 섹스는 삽입에 의해 이루어진다. 강간도 역시 삽입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상하지 않은가. 섹스도 강간도 똑같이 '삽입'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일전에 소설 《헤이팅 게임》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여자 '루시'는 남자 '조슈아'를 강간할 수 없다고. 루시가 조슈아와 섹스를 원했고 조슈아도 원했지만, 조슈아는 상황적이고 개인적인 이유로 그 당시에 성적 흥분을 했어도 '노' 라고 말했다. 상대가 '아니'라고 말해서 그 섹스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건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하고 마땅히 그러해야 할 일이지만, 그러나 그 '아니'를 말하는게 루시 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소설의 맥락상 조슈아는 '아니'라는 말에 강제적으로 할 남자는 아닐테고, 로맨스 소설의 작가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기어코 섹스를 하는 남자를 그려내지도 않았겠지만,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여자가 '아니'를 말했을 경우 남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삽입할 수 있다. 삽입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즉 섹스를 강간으로 바꾸는 단계, 그 과정의 주도권이 남성에게 있는거다. 왜? 남자가 삽입 기관인 고추를 가지고 있으니까. 조슈아가 '아니'를 말하면 섹스의 상대는 그걸 받아들일 수 있고 또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루시가 '아니' 라고 말하면 그 섹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루시의 '아니'에 달린 게 아니라 상대의 욕망에 달려있는 것이다. 왜? 조슈아가 신체적으로 더 크고, 힘이 세고, 그리고 고추를 갖고 있으니까. 그런면에서 정찬의 소설 속 대사, '가해자가 될 가능성'은 조슈아를 포함한 모든 고추를 가진 존재에게 있는 거다.


그 당시 써둔 글은 이것 ☞ hard body 와 로맨스, 그리고 균형



자, 다시 워드 슬럿으로 돌아와서.

'어맨다 몬텔'은 고추가 하는 삽입에서 이 삽입이란 단어가 남성의 관점이란 얘기를 한다. 맞다. 그리고 이 삽입이 섹스는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뜻을 품고 있다고 한다. 맞다. 나 역시 정확히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조슈아를 포함한 모든 남성들에게 강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던 거다. 섹스가 되기 위해서는 삽입이 필요하고 삽입을 하는 기관은 고추이며 그 고추는 남성들이 가지고 있으니까. 어맨다 몬텔이 잘 정리해준 문장은 내가 이미 생각하고 있던 바였다. 그런데 어맨다 몬텔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단어를 꺼내든다.


흡입.



나에겐 없는 재능, 없는 감각이 셀 수 없이 많은데, 그중의 하나가 말장난 이다. 말장난 이라고 하면 가벼워 보일 수 있겠지만, 그건 어휘력이라 봐도 좋을것 같다. 단어를 만들어내는 센스가 내겐 없다. 오래전에 여러명이 모인 자리에서 다들 말 끝마다 상대가 한 말로 말 장난을 하는데 나는 그 자리가 내가 낄 자리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을  느꼈었다. 나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영 재주가 없다. 아무리 아무리 생각을 해보려고 해도 그런 쪽으로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


최근 나에게 여성학 공부를 하고 싶다고 책을 추천해달라는 한 남성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그는 보통의 한국 남자들처럼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런데 대체 여자들 왜저러는지 궁금해서 좀 알기는 해야할 것 같아, 인터넷으로 검색해 나를 찾아냈고 무작정 내게 이메일을 보낸거였다. 그 메일에 어떤 회신을 할까 하다가, 어디 그래 한 번 해볼까, 하고 책 추천을 해주고 메일을 주고받고 있는데, 아니 이런 놀라운 일을 보았나. 그는 책 몇 권을 읽더니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었고 심지어 성향은 래디컬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시방 호랑이를 키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아는 형에게 자기가 읽었던 페미니즘 책을 추천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내가 하고싶은 말은 뭐냐면, 이 분이 내게 가끔 책을 읽다 '이 단어 좀 부적합하지 않냐' 라고 얘기하며 '그렇다면 어떤 단어가 좋을까?, 너는 어떤 단어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를 묻는것이다. 하 … 내가 책을 추천할 수는 있지만, 그런거는 잘 모르겠어. 그런 단어는 떠오르질 않아. 나는 그런 단어에 대해 누군가 정리한 책이나 영상이 떠오르면 얘기하지만, 그런걸 잘 모르겠으면 나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이번에도 또 그런 메일이 와서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할 참이다. 


나 역시 삽입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어맨다 몬텔과 같았지만, 그 다음을 떠올리진 못했다. 그런데 어맨다 몬텔이 '흡입' 을 툭 던지는 거다.


흡입?

삽입의 반대니까 그래, 흡입이겠지.

그런데 흡입?

그래, 흡입이면 주체가 여성이 되는 것 같네. 그런데,

흡입 이라고 하니까,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졸라 섹스하기 싫어지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뜻이냐면, 나는,



흡입하기 싫다!!!


는 것이다.


흡입하기 싫은데? 고추 따위, 흡입하기 싫어지는데? 내가 그걸, 보부아르의 표현대로라면 '이 돌출물, 살로 된 이 약한 줄기'(제2의 성, p.85) 를 전혀, 흡입하고 싶어지지 않는거다. 그러니까 섹스에 '흡입'이 있어야 가능해진다고 하면, 섹스를 덜하게 될 것 같은 거다. 아, 단어란, 언어란 얼마나 중요한가! 물론, 흡입해야 섹스가 가능해지지만, 그러나 흡입이라고 아무리 여성 주체적 표현을 해도, 흡입 기관으로 인해 강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고추 따위, 흡입하기 싫어지는 아침이고, 

고추 따위, 흡입하기 싫어지는 9월이고,

고추 따위, 흡입하기 싫어지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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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9-14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저도 저 부분 들으며 출근했어요.

섹스가 삽입 섹스를 전제하는 것 (그게 아니면 섹스가 되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듯),
강간이라고 하면 삽입이 되었냐고 확인하는 것.. 그 의식도 바뀌어야 하겠지만

삽입-흡입 의 발상도 신선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여성상위 체위에서는 흡입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아침부터 너무 19금인가..)

다락방 2023-09-14 09:29   좋아요 2 | URL
오, 건수하 님. 여성 상위 체위에서는 흡입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전혀 어색하지 않네요. 그렇다면 여자가 위에 있어야 흡입이 가능하고, 그렇다면 언어와 행동이 일치하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러면 주체적 섹스를 위해 여성 상위를 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 같지만, 흐음, 개인적으로 여성 상위는 저는 별로 선호하진 않는데 … 제가 선호하는 체위가 수치스럽네요. 제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아서 ㅠㅠ

건수하 2023-09-14 09:50   좋아요 0 | URL
개인의 선호도는 안 알려주셔도 됩니다..
제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으나 여성상위 말고도 가능한 체위가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메일로 물어보신 남자분도 행동력이 멋지고 다락방님도 멋지신데요!
이러다 두 분 곧 만나시는 거 아니냐며...

미미 2023-09-14 10:16   좋아요 1 | URL
두 분의 댓글에 좋아요를 막 누르고 싶은데ㅋㅋㅋㅋㅋ음음...
래디컬 페미니즘 만세!!!!

다락방 2023-09-14 10:40   좋아요 2 | URL
그 분과 만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래디컬 페미니즘은 만세가 맞습니다. 만세!! ㅎㅎ

잠자냥 2023-09-14 12:09   좋아요 2 | URL
˝개인의 선호도는 안 알려주셔도 됩니다..˝에서 쓰러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9-14 12:36   좋아요 2 | URL
전 좀 더 알려드리고 싶었는데요...................................... (쓸쓸히 돌아선다)

미미 2023-09-14 13:12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투비에 올려주세요ㅋㅋㅋㅋ

다락방 2023-09-14 13:48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9-14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어 선택의 중요성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아가고 있어요. 저도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 ‘흡입‘ㅎㅎㅎ
그나저나 그 남자분!!! 다락방님이 툭 하고 던진 미끼를 덥썩 하고 물고 슉 날아가셨군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데요ㅋㅋㅋ

다락방 2023-09-14 10:40   좋아요 1 | URL
흡입 이라고 딱 듣자마자 으 싫어.. 흡입하기 싫어.. 이렇게 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섹스에 따라오는 단어가 삽입 대신 흡입 이었다면 지금보다 세상에 섹스가 덜했을 것 같지 않나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9-14 0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왓 다락방님 한남성을 페미니스트로 만드셨어요? 심지어 래디컬?? 대박…

독서괭 2023-09-14 09:37   좋아요 1 | URL
여직원에게 작업거는 다부장님 ㅋㅋㅋㅋ

건수하 2023-09-14 09:49   좋아요 0 | URL
메모지를 책상도 아니고 쓰레기통에 두고 가는 것으로 오해받은 다락방님... 인건가요 ㅋㅋㅋ

책상에 놔뒀으면 작업이라 하겠는데 ㅋㅋ

다락방 2023-09-14 10:41   좋아요 2 | URL
제가 만들었다기 보다는 그의 본성 안에 있는 것을 제가 툭툭 건드려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제가 젊은 여성들에게 작업 거는 캐릭터인가 봅니다, 라고 쓰는 순간 뭐 틀리지 않은 것 같기도.. (먼 산)

독서괭 2023-09-14 10:53   좋아요 2 | URL
아니 다락방님, 이런건 따로 페이퍼로 써주셔요(혹시 쓰셨는데 제가 못 봤나요?) 무슨책 추천해주셨는지 궁금해요!

다락방 2023-09-14 11:27   좋아요 3 | URL
ㅎㅎ 아뇨 따로 페이퍼 쓴 적 없고요 아마 지금 처음 언급할 겁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여기에 대해서는 쓰지 않을 것 같아요. 제 서재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다 읽은 책들이므로..

최근에 그 분은 [페이드 포]를 읽었고 완전 감탄하셨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9-14 18:23   좋아요 1 | URL
맨 처음에 권하신 책이 젤 궁금해요!!

다락방 2023-09-14 20:12   좋아요 2 | URL
ㅎㅎ 페미니즘의 도전 입니다!!

독서괭 2023-09-14 20:12   좋아요 1 | URL
역시!!👍👍👍

blanca 2023-09-1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중간 강동원 무슨 얘기요? 궁금....그리고 이메일...혹시 이러다...로맨스로 진전될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

다락방 2023-09-14 10:36   좋아요 0 | URL
로맨스 가능성은 제로 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ㅎㅎ

2023-09-14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3-09-14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드 바디 읽고 왔어요. 흡입에 대해서는 저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데(왜.... 많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선해져서???) 이 다음에~~ 풀어보겠습니다.

작업 거는 부장님... 멋져요. 저도 신입축에 들어요. 제 내선번호는.... 613이에요.

다락방 2023-09-14 11:29   좋아요 2 | URL
하드 바디 페이퍼에는 단발머리 님의 명문 댓글이 있고, 제가 그 댓글로 인해서 그 책을 사서 읽고 이렇듯 인용문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아, 정말이지 너무 좋은 구성입니다. 로맨스, 정찬의 글, 단발머리 님의 댓글 … 세상은 가끔 참 아름다워요!!

아무튼, 흡입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9-14 1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보며 ‘흡입‘ 기발하다 생각 했지만,
‘삽입‘도 별로지만 ‘흡입‘도 땡기지 않는 ㅋㅋ
아! 요즘 저는 무성애자가 되어가는 중 입니다.

다락방 2023-09-14 11:27   좋아요 1 | URL
저는 무성애자는 아니지만 흡입 도 땡기지 않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진짜 흡입하기 싫어졌어요 ㅋㅋ 그 단어도 딱히 마음에 들진 않아요. 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09-1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삽입과 흡입 없는 미래로 가고 싶네요 ㅠ
어떻게 해도 싫은 단어들이네요. 점점...
그런데 사랑이야기 읽으며 흥분하는 나는 대체 뭘까요!

다락방 2023-09-14 12:3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은하수 님. 저도 이렇게나 페미니즘 책 읽고 완전 꼴페미 되어 으르렁거리면서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습니다. 흑흑 ㅠㅠ 제 안의 모순을 감당하고,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잠자냥 2023-09-14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이 페이퍼에서 다락방 님이 작업 거는 이미지보다 모든 직원들이 다락방 님 만나면 먹을 거 주고 가는 게 인상 깊던데..... 으음.

미미 2023-09-14 12:23   좋아요 1 | URL
항상 직원들이 다락방님께 간식을 챙겨주고 있음요ㅋㅋㅋㅋㅋ(몇번 따라서 사먹은 사람ㅋ)

다락방 2023-09-14 12:35   좋아요 1 | URL
여러분, 뭔가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건 제가 먹을 걸 좋아하는 사람이어서가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오해입니다. 동료들이 자기 자신이 먹을 걸 좋아하니까 하나 더 샀고, 그래서 절 줬을 뿐입니다. 간식을 좋아하는 동료들인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9-14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데 생각해 보면 여성상위 체위라는 말도 이상하지 않아요? 왜 여성상위는 여성상위 체위이고, 남성상위 체위는 그게 정상위여?? 어처구니없네. 정상은 무슨..... 에효 다 그만둬.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9-14 12:35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남성이 위에 있는 건 ‘정상위‘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제대로 하려면 남성상위 체위라고 말해야죠. 남성상위 체위를 정상위라고 말함으로써 남성이 삽입하는 것을 기본으로 전제하잖아요. 다 짜증나요. 다 섹스하지마, 다 그만둿!!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9-14 13:25   좋아요 1 | URL
여성상위 가 이상한게 아니고 정상위가 이상한거죠? :)

(첫 댓글을 다시 보며 찔림)

독서괭 2023-09-14 13:29   좋아요 3 | URL
그러고보니 다락방님 올해 안에 뭘 하시겠다고 선언하셨던 것 같은데…

건수하 2023-09-14 13:30   좋아요 4 | URL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킹 사이즈 침대도...

다락방 2023-09-14 13:4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분들, 기억력이 너무 좋으시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큰일이네. 벌써 9월 중순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9-14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입사원에게 작업을 건다고 말씀 들으신 건 아마도 그 말을 꺼낸 직원이 질투를 하시는 게 아닐까? 싶은 맴이 살포시 듭니다.ㅋㅋㅋ
다락방 님의 행동 하나 하나가 직원들의 관심사가 되시는 겁니까?ㅋㅋ

섹스라는 단어가 주체가 남성 한 사람이란 게 좀 새롭네요. 두 사람이 주체가 되는 쌍방합의가 아니라니...음🤔
단어의 뜻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 같군요.
그나저나 이메일 남자!
가장 인상적인 글이었습니다.
강동원 학교 후배보다 이메일 남자가 더 끌립니다.^^


다락방 2023-09-15 09:55   좋아요 1 | URL
섹스라는 단어가 남성 주체라기 보다는 ‘삽입‘이 그렇게 하는 일이죠. 삽입이 주체가 되면 섹스에서 남자가 중심이 되어버리니까요. 그래서 어맨다 몬텔이 흡입을 애기한건데, 아 진짜 흡입하기 너무 싫지 않습니까? 세상에 흡입할 게 수두룩한데 고추까지.. 뭐, 그렇습니다.

아무튼 여직원들에게 작업 거는 캐릭터의 다락방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여러분 어김없이 시간은 흐르고 이렇게 8월도 갑니다.

8월 도서는 분량도 적고 어렵지 않아서 대부분 이달 안에 마무리 하시는 것 같고요, 자, 9월이니 9월의 도서를 안내합니다.


9월은 '어맨다 몬텔'의 《워드 슬럿》입니다. 

저도 처음 읽는 책이고 일단 갖추어두기는 했는데, 한 달 안에 읽어내기에 어렵지 않은 분량인듯 합니다.

여러분 뽜이팅!!

















자, 여러분 앞으로 도서 준비 참고하시라고 10월부터의 도서도 함께 안내합니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센스!!




10월, '레이첼 모랜', 《페이드 포》


















11월, '마릴렌 파투-마티스' 의 《파묻힌 여성》
















12월,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 의 《여전히 미쳐있는》
















2024년 1월, '줄리아 크리스테바', 의 《공포의 권력》















2024년 2월, '스테이시 얼라이모'의 《말, 살, 흙》















2024년 3월, '도나 해러웨이' 의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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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8-28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어느새 2024년으로 넘어갔군요. 훗훗. 반가운 소식입니다.

다락방 2023-08-28 11:19   좋아요 4 | URL
^__________________^

독서괭 2023-08-28 1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024 계획을 올려주시니 안심이!!^^
9월까지 백래시 무사히 마치고 10월에 합류하겠습니다. <워드슬럿>은 어렵지 않고 재미있어서 다들 가뿐하게 읽으실 듯요!

다락방 2023-08-28 12:08   좋아요 2 | URL
10월부터 열심히 같이 읽어요, 독서괭 님! 빠샤!!

미미 2023-08-28 1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월에 크리스테바를 읽는군요!! 24년이 벌써부터 설레네요 >.<

다락방 2023-08-28 12:09   좋아요 2 | URL
크리스테바 너무 어려울 것 같으니 우리 함께 읽어보도록 합시다. 혼자서는 도무지 읽을 수 없는 책일 것 같아요. 후훗.

단발머리 2023-08-2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의 한결같음은 우리의 기쁨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 도서 올라왔어요!!
해외 참여자 생각하셔서 미리미리 올려주는 센스! 👍🏼👍🏼👍🏼

다락방 2023-08-29 07:54   좋아요 0 | URL
해외 참여자의 참여자를 자꾸 true woman 으로 읽게 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3-08-28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4년 계획이 참으로 반갑습니다! 저도 크리스테바 책은 몇 번 언급되어서 본 책이라 궁금하네요^^ 2월달 책은 제목과 표지만으로 호기심을 유발하구요. 다락방님 계속 진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3-08-29 07:54   좋아요 0 | URL
크리스테바 너무 어려울 것 같은데 우리가 계속 여성주의 책을 읽을거라면 공포의 권력은 읽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렵겠지만 어쨌든 한 번 읽어봅시다!!

햇살과함께 2023-08-2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다 계획이 있다!!
이미 2024년 다 계획해 두었다!!!!
9월 책 너무 재밌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3-08-29 07:55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 님, 우리 부지런히 읽어봅시다. 차근차근 읽어나가다보면 우리의 앎이 확장되어 있을 것이며 그에 따른 태도에도 또 변화가 오기도 하겠지요. 햇살과함께 님,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3-08-28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테바???
아...제목만큼 공포스럽네요.ㅋㅋㅋ
<워드 슬럿>은 1장은 예전에 미리 읽어둔 게 있어 혼자 웃습니다.ㅋㅋ
12월은 역시나 여미쳐로 마무리가 되는군요.^^

다락방 2023-08-29 07:55   좋아요 1 | URL
크리스테바 저도 너무 쫄리지만 ㅋㅋ 한 번 도전해봅시다. 백프로 이해는 안되더라도 단어들을 마주치는 것 만으로도 분명히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읽어 안되면 두 번 읽고 두 번 읽어 안되면 훗날 또 읽어보도록 해요.
화이팅!!
 














실비아 페데리치는 이 책에서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마녀사냥에 대해 페미니스트들이 항의하지 않는 것을 원망하고 있다. 분연히 맞서 싸워야 하는데 왜 다들 가만있는거죠? 라고 울부짖는다. 


나는 페데리치의 이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건 내 눈 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한심한 논리들과 같은 것이 아닌가 싶었던 거다. 어떤 성범죄 사안에 대해서 '여성단체들은 대체 뭐하느냐' 라는 장엄한 꾸짖음 같은 것이었달까. 실상 여성단체를 포함한 여성 개인들이 자신들이 힘닿는 데에서 발언하고 행동하고 있었는데도 자기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너넨 뭐하는거야, 이럴 때 나서야지' 하는 일을 목격하게 될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니 눈앞에 안보이면 없는거냐? 니 눈앞에는 왜 안보일까? 다 너같은 놈만 있기 때문이다, 라고 답해주고 싶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 페데리치가 그런 생각을 혹은 행동을 한다고? 페데리치의 전작들을 읽어오고 이 책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그런데 설마 페미니스트들이 마녀사냥에 대해 항의하지 않는다고? 그건 페데리치가 못봤다고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한 거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페미니스트들이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마녀사냥에 항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아프리카의 마녀사냥이 여성에게 위협이 되고 고통을 부여하며 여성의 신체와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데도 페미니스트들은 이에 맞서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힘을 모으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누군가는 이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전쟁, 전 지구적 부채, 환경 같은 더 광범위한 정치 사안들로부터 부차적인 문제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은 후진적이라는 식민주의적 이미지를 더 확산시키게 될까 봐 이 주제를 다루기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이러한 박해를 분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언론인과 학자들이었고, 이는 분석의 탈정치화로 귀결되었다. 대개 설명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작성되어 있고, 고발당한 그 많은 사람이 감내해야 했던 끔찍한 사태에 분노를 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내가 읽은 문헌 중에서도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마녀사냥 피해자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쓰인 것이나 이 학살에 대한 국내외 기관의 무관심에 항의하는 것을 찾기는 어려웠다. 대부분의 인류학적 분석은 이 새로운 마녀사냥이 전통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근대성’이 유발하는 과제들을 아프리카인들이 해결하려는 방식임을 입증하는 데만 천착하고 있다. -p.151



페데리치가 추측하는 이유도 있지만 누군가의 말을 가져온 것도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후진적이라는 식민주의적 이미지를 더 확산시키게 될까봐 주저'한다는 이유. 이 이유는 말이 된다. 그러니까 이 이유가 합당하다, 합리적이라서 말이 된다는 게 아니라, 이 이유로 여성이 죽어가는 걸 내버려둘 수 있는 사람들은 있을 수 있다는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걸 지향하고 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만, 그 중에 또 숱한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기도 한다. 보이고자 하는 면이 너무 강해 무조건 '더 약자'의 편에 서려고 하고, 그것이 자신의 정치적으로 올바름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더 약자'는 어떤 기준이냐는 것이며, 그렇다면 그 사람이 생각하는 '덜 약자'는 뒤로 밀려도 되냐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이미지가 더 나빠질까봐 죽어가는 여성들에 대해 눈 돌리는 것, 그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인가? 나는 여성의 몸을 아기 낳는 도구로 사용하는 대리모 찬성론자들이 생각났다. 







나는 2014년 대리모 우호 회담의 티타임에서 대리모로 인해 여성과 아동에게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 어떤 여성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내게 동의했지만 착석 종이 울릴 때쯤 곧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가엾은 게이 남성들이 아이를 그토록 원하는데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다른 이들의 감정을 해치는 데 대한 긴장감과 겁, 특히 이 경우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한 동성애 혐오로 보일 수 있다는 이 두려움은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겁은 많은 사회 정의 쟁점들과 결부된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든다. 용감하게 '안 된다'고 말하지 못하게 만든다. (p.116)






왜 게이들은 가여운가.


동성애 혐오자로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여성의 신체를 착취하는 것에 대해 침묵하게 만든다. 장애인 혐오로 보일까봐 여성의 신체를 착취하는 것에 대해 침묵하게 만들고,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걸로 보일까봐 여성의 공간을 차지하는 일에 등을 돌리고, 가난을 혐오하는 걸로 보일까봐 여성의 편을 드는 것을 주저하고, 인종차별하는 걸로 보일까봐 여성에 대한 폭력에 눈을 감고 …



나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지만 동시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도 안다. 나는 그게 징글징글하다. 내가 혐오자로 불리는 것이 두려워서, 혐오자로 보이는 것이 두려워서 어떤 폭력에 입을 다무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인권은 줄세우기가 아니고 약자는 누가 더 약자인가 경쟁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떤 경우에 '너는 나중에'라고 말하게 되는 일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고, 나는 그런 경우에 여성에게 나중에를 말하는 경우를 숱하게 봐왔다. 왜 여성은 자꾸만 나중에가 될까. 왜 다른 어떤 사안이 끼어들면 그 다음이 될까. 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기를' 거부하는 쪽을 택하겠다고 생각한다. 종종, 혐오자로 불리우는 것을 각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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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8-16 08: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엾은 게이 남성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페미니스트한테 페미니스트라면서 왜 ㅇㅇ은 안챙겨? ㅇㅇ은? ㅇㅇ도 같은 약자잖아? 하는 거에 신물나요 거 좀 들이밀지좀 마쇼 여혐하는 티라도 내지 말든지

다락방 2023-08-16 09:00   좋아요 3 | URL
은오님, 저도 그거 너무 싫어요. 페미니스트한테 바라는 게 뭐 그리 많은가요. 페미니스트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들한테 이것 저것 요구할거면 그냥 자기들이 하면 되잖아요. 아주 웃기고들 있어요. 남한테 외주 주지 말고 자기가 지향하는 바는 자기가 행동으로 보여주면 되는겁니다. 어우 빡쳐.

건수하 2023-08-16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존중은 하겠지만 양보는.. 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위해 노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락방님 글 읽으며 의지를 다집니다.

다락방 2023-08-16 12:03   좋아요 1 | URL
저는 보이고 싶어하는 스스로의 욕망만 잘 다스려도 덜 혼란스러울 거란 생각을 합니다만, 그렇다고 싸움이 줄어들 것 같진 않아요.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다를테니까요. 저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위해 행동하고자 합니다.

열심히 읽고 씁시다, 수하 님! 빠샤!!

독서괭 2023-08-16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치적 올바름 신경쓰다가 막상 해야할 말도 다 못하는!! 그런 일이 허다할 것 같습니다. 맞아요.. 뭣이 중헌디? 마녀사냥에 대해 써주신 그런 이유로 제대로 비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저도 놀라웠어요. 참 어렵습니다.

다락방 2023-08-16 14:25   좋아요 2 | URL
정치적 올바름은 마땅히 지향해야 할 것이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은 그릇된 판단을 내리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옳다고 믿는 바를 바라보며 행동하기를 멈추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독서괭 님 말씀대로, 뭣이 중헌디?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8-1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일어나는 일 어느 하나도 한가지의 원인으로 일어나는건 없고 그 사이사이에 얽혀있는 수많은 관계들 때문에 복잡하게 보이면서 거기서 자신의 정치적 위치나 나에게 필요한거 좋은거 이런거 생각하다보면 진짜 올바른게 뭔지 못찾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요. 세상의 대부분의 일들은 아주 복잡해보이지만 또 무엇이 옳은가를 판단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한데 인간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들이 그 올바름을 가리고 있다고 싶고요.

다락방 2023-08-16 16:33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 나는 내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도, 그런데 그게 정말 누구에게나 옳을것인가 라고 하면 그렇지도 않을테고요. 며칠전에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 보는데, 거기서 이나영이 그러더라고요. ˝그게 민주주의다˝ 라고요. 시끄러운 게 민주주의라고, 조용한 게 더 무서운 거라고요. 다양한 사람이 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 그로 인한 충돌은 너무 당연하겠지요. 그렇다고 생각하고 알고 있으면서도 제 기준과 충돌되는 의견을 보면 또 가슴 답답해지고 그렇네요.

달자 2023-08-16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씨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깊은 탐구와 공부 없이, 어디서 대충 들어본 소위 ‘진보적‘인 사안에 대해 오케이 오케이 하는 분위기 아 정말 너무 뭔지 알고 싫어요... 프랑스에서도 고학력, 중산층(이거나 그 이상)의 소위 진보의 젊은 Bobo족들 너무 많고... 더 나아가서 피씨한 사람이 ‘쿨‘한 거기 때문에 자잘한 차별에 분노하기 보단 더 큰 대의를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이런 주의로 흘러가는 거 정말 많죠. 자신들은 절대로 차별받을 일 없는 문제 - 이를테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는 지방방송이니 끄고, 더 큰 대의를 위해 다같이 집중하자, 이런 주의....

다락방 2023-08-17 09:06   좋아요 2 | URL
맞아요, 달자 님. 자기 생각 없이 진보적으로 보이고 싶고 피씨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누군가의 혹은 어딘가의 편에 서는 건 실제로 다른 식으로 타인에게 해를 입히기도 하는 것 같아요. 여성인권은 특히나 대의에 눌려버리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여성인권이 대의인데 말입니다. 아오 ㅠㅠ

감은빛 2023-08-18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가 더 강한지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남들에게 올바른 사람인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것과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

이를테면 4대강 사업이 홍수를 예방한다고 주장했던 학자는
정말로 그렇게 믿은 걸까요?
아니면 돈과 권력에 굴복한 것일까요?
아니면 권력자들의 편인것처럼 보이고 싶어서 였을까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먹어도 된다고 말하는 인간은
정말로 그렇게 믿는 걸까요?
남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고 믿어주길 바라는 것일까요?

가끔 저는 저들이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서워요!
 















한 여자를 마녀로 몰아세우며 죽이는 일에 사람들이 동조했다는 것, 그리고 아직도 아프리카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한나 아렌트의 말을 다시 새기게 한다. 사유하지 않는 것은 악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그런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린다. 왜 그래야 할까, 정말 그런가, 그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일인가, 등등을 생각하다보면 그렇게 한 여자를 죽음으로 밀어내는 일에 동조하지 않을 수 있을텐데 우르르 몰려다니며 저 여자가 마녀다! 하고 한 생명을 꺼뜨리는 일, 거기에 주도자가 되거나 참여자가 되는 일은 자기 머리로 생각을 멈춘 일이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악으로 발현된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죽이는 일에 가담한다는 것은 악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여자를 마녀로 몰아세우고 죽이는 것이 이 세상이 한 일이었지만, 그러나 어디 세상이 마녀만 죽였던가. 성녀도 죽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숱한 페미사이드의 사례가 생각났는데, 사티도 예외가 아니다.




어제, 정부의 금지조치가 내려졌음에도 엄청난 수의 인도인 군중이 죽은 남편과 함께 화장되는 신부이게 찾아와 경의를 표했다. 18세의 신부는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서 남편의 머리를 무릎에 뉘고 조용히 앉은 채로  불태워졌다.

지난 9월 4일, 결혼한 지 8개월 된 신부 칸와르Roop Kanwar는 무늬를 넣은 비단으로 지은 결혼예복 사리를 입고 불타는 장작더미 위에 앉아 사티를 거행했다. 이 분신자살은 예부터 인도에서 정절을 드러내는 궁극적 행위로 여겨진 관습이지만, 이미 몇 세기 전부터 불법화되었다. 

이 젋은 신부의 행동 덕분에 라자스탄 주의 서부에 위치한, 자이푸르에서 80킬로미터가량 떨어져 있는 이 사막 마을은 순례객들의 성지가 되었다. (p.238)




사티를 보았다고 인정한 20세의 학생 라진데르 싱Rajinder Singh은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녀에겐 아우라가 있었어요. 불꽃이 그녀를 감쌀 때도 그녀는 고요했습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이미 그녀의 몸은 반쯤 타 있었어요.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 두 손을 모으고 앉아 있었는데, 얼굴에 공포의 기색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만트라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p.239)




마녀라서, 맞을 짓을 해서, 나쁜 영향을 끼쳐서 죽이는 거라는 헛소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성녀는 왜 죽이냐. 왜 성지로 만들면서 무고한 여자를 남편과 태워죽이냐. 그리고 뭐? 아우라? 놀고 있다 진짜. 그럼 너도 네 몸을 스스로 불태워봐라, 내가 아우라 있다고 해줄게. 죽지 않았어야 할 사람이 죽어가는 걸 보면서 아우라 운운하는 걸 보면 저 남자의 삶과 미래는 뭔가 싶고, 그런 광경을 보고 아우라 느끼고 와서 저 스무살의 청년은 여자 만나서 결혼했는지, 그 여자랑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죽이면서 말이 많다. 옛날에도 지금도 죽이면서 무슨 할 말이 있을까.

끝까지 살아남자는 생각이 들었다. 페데리치의 이 책속에는 여자들이 말을 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채우는 얘기가 나오는데, 끝까지 살아남아서 계속 시끄럽게 떠들어야 겠다고 새삼 결심하게 됐다. 계속 읽고 계속 말해야 한다. 계속 시끄럽게 떠들어야 한다. 계속 글을 써야한다. 널리 널리 퍼지게 전달하고 또 전달하자.


여러분, 계속 씁시다. 계속 써요. 계속 쓰고 말합시다.

입을 다물게 만드려는 것에 반항하고 죽이려는 것에 반항하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면서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살자. 해야 할 말도 다 하면서 살자. 아주 화딱지가 나 미치겠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죽이면서 이래서 죽인다 저래서 죽인다 말짱 개소리 하는 새끼들 다 불구덩이에 밀어넣고 싶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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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8-15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티...아 울분이 일어납니다.
세계 주요뉴스는 온통 유럽에 집중 되어서 마치 사각지대처럼
여성살해가 만연한 곳들을 가리네요. 그러나 페데리치의 책을 읽고 보니 모든 억압의 문제가 사실상 연결되어 있군요. 힘 빠질때 다락방님의 이 글을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23-08-16 08:02   좋아요 0 | URL
저는 사티도 화딱지가 나지만 그걸 관람한 후에 감동받은 남자도 짜증납니다. 여자의 입장에서 내 남자가 사티에 감동하는 남자라는 걸 알면 그 남자랑 살고 싶을까요? 너무 징그러워요. 아 너무 빡칩니다 ㅠㅠ

독서괭 2023-08-1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라...있었겠지요?? 그 정도 고요히 이 억울한 사태를 받아들이려면 얼마나 강해야 할지. (망할) 종교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저 여성이 속으로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죽이면서 이래서 죽인다 저래서 죽인다 말짱 개소리˝!! 공감 백만개요^^

다락방 2023-08-16 14:26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짜증나요. 남편 따라서 죽는 여자 보고 아우라 운운하는 사람이라니. 뛰어들어가 그 여자를 데려오지는 못할 망정 구경하면서 아우라 라뇨. 아 너무 짜증나요 독서괭님. 너무 화딱지가 납니다 ㅠㅠ

달자 2023-08-16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 감동은 무슨 .... 걍 다 타 죽여야해........ 죄송합니다 너무 화가 나서 그만...

다락방 2023-08-17 09:02   좋아요 0 | URL
아우라 봐줄테니 숭고한 감정 느끼는 놈들이나 다 타죽었으면 좋겠어요. 아오 빡쳐. ㅠㅠ

감은빛 2023-08-18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끔찍하네요!
세상에서 제일 큰 고통이 불에 타는 고통이라고 들었어요.

저 인간은 아마 거짓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자신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지요.

다락방 2023-08-22 14:13   좋아요 0 | URL
아오 함께 불타는 여자는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진짜 생각도 하기 싫어요. ㅠㅠ
 

6. * 페데리치에 따르면 "16세기와 17세기의 재판에서 새롭게 등장한 마녀와악마의 관계는 마녀사냥의 성정치를 폭로한다."(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276쪽). 악마와 마녀의 협약에 대해서는 『캘리번과 마녀』 253쪽, 악마 형상이 마녀사냥을 통한 남성지상주의 확립에서 어떤 기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캘리번과 마녀』 276쪽 이하를 참조하라. 2016년의 한 강연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성이 악마에게 돈이 없다고 가난하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악마가 나타나는 전형적 방식입니다. 그러면 악마는 나의 노예가 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계약이 이뤄집니다. 악마가 돈을 좀 주고 그 대가로 여성의 몸에 노예라는 표시를 새깁니다.… 제가 언제나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악마와 마녀의 관계가 오늘날의 결혼관계의 고전적인 관계라는 것입니다." "Silvia Federici:#MeToo and theNew Forms of Capital Accumulation", (The New Centre for Research& Practice〉, 2018년 2월 14일 수정, 2023년 2월 25일 접속, https://www.
youtube.com/watch?v=qxSmkeMkU7c. - P47

일부 여성은 마녀라는 명성에 자부심을 느꼈고, 이웃에게서 후원과 자원을 갈취했다고도 한다. 가령, 맥주의 발효과정을 망치고, 소한테 마법을 걸고, 아이들을 급사시켰다는 기소 내용은 근거가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뜻 그런 일을 한 여성이 정말로 있었다면, - P51

그녀들이 도대체 왜 이웃을 그토록 맹렬히 증오했는지 질문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동물을 죽이고, 거래를 망쳐서,
이웃의 경제적 삶을 파탄 내고,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안길 만큼의 맹렬한 증오를, 그녀들은 왜 느꼈던 것일까? 한세기 전만 해도 공동체적인 삶이 조직되고 공동의 축제와행사가 기재된 달력을 공유했던 마을이 증오로 뒤덮이게된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마녀‘의 악마화는 정확히이런 분열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을까? 공통인commoner으로 여겨졌고 스스로를 공통인으로 생각했던 개인에 대한 비난을 정당화하기 위해 ‘마녀‘를 악마화하는것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 P52

‘마녀들‘과 함께, 자본주의가 도래하기 이전의 유럽 농촌 사회를 특징지었던 사회적·문화적 관행, 그리고 신념의 체계가 완전히 삭제되고 말살되었다. 요컨대, 그런 세계는 새로 부상하는 경제질서의 입장에서 볼 때 비생산적이고 위험한 것으로까지 비쳤다. 그것은 오늘날 미신적이라고 불리는 세계이지만 우리가 이 세상과 지금과는 다른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세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클로저는 단순히 토지에 말뚝을 박고 사람들을 쫓아낸 것 이상의 더 광범위한 현상이었다. 지식과 앎, 우리의 신체, 우리가 타인 및 자연과 맺는 관계의 인클로저였음을 고려해야만 한다. - P52

14. 여러 자료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Elom Dovlo, "Witcheraft in Contempo-rary Ghana," in Haar, Imagining Evil, 70는 식민주의 도래 이후, 특히 새로운 계급 분열을 만들어낸 코코아 산업의 발달 이후 가나에서 마술 행위와 마술 퇴치 사원이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1950년대에 전개된 마녀 색출 운동은 나이지리아의 요루바(Yoruba) 지역으로 확산하였고, 그곳에서는 "수천 명의 여성에 대한 박해가 있었는데 이 현상은 세계시장의 코코아 가격 인상이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운동을 지원한 것은 잘 조직된 여성 상인들이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그녀들의 경제적 성공이 가정에서 남성 권위를 위협한다고 인식했던 사업가들이었다. Andrew H. Apter, "Atinga Revisited: Yoruba Witchcraft and theCocoa Economy, 1950~1951," in Modernity and Its Malcontents: Ritualand Power in Postcolonial Africa, ed. Jean Comaroff and John Comaroff(Chicago: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3), 111~28. - P124

아프리카의 마녀사냥이 여성에게 위협이 되고 고통을 부여하며 여성의 신체와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데도 페미니스트들은 이에 맞서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힘을 모으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누군가는 이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전쟁, 전 지구적 부채, 환경 같은 더 광범위한 정치 사안들로부터 부차적인 문제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은 후진적이라는 식민주의적 이미지를 더 확산시키게 될까 봐 이 주제를 다루기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이러한 박해를 분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언론인과 학자들이었고, 이는 분석의 탈정치화로 귀결되었다. 대개 설명은 관 - P151

찰자의 입장에서 작성되어 있고, 고발당한 그 많은 사람이 감내해야 했던 끔찍한 사태에 분노를 표하는 경우는매우 드물다. 내가 읽은 문헌 중에서도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마녀사냥 피해자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쓰인 것이나 이 학살에 대한 국내외 기관의 무관심에 항의하는 것을 찾기는 어려웠다. 대부분의 인류학적 분석은 이 새로운 마녀사냥이 전통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근대성’이 유발하는 과제들을 아프리카인들이 해결하려는 방식임을 입증하는 데만 천착하고 있다. 살해당한 여성, 남성, 아동에대한 동정의 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 인류학자는 마녀 추적꾼과 함께 일하기까지 했다. 이 인류학자는, 마녀를 색출해 퇴마 의식을 하기 위해 잠비아의 이 마을 저 마을을 헤집고 다니는 마녀 추적꾼과 수개월간 함께 다녔다.
마녀의 몸에서 악령을 쫓는다는 명목으로 진행되었을 이의식에서 사람들은 모욕당하고, 겁박당하고, 갈기갈기 찢겼다.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의식 전체를 촬영하여 남긴이 학자는 그것을 무장 도적 떼의 습격에 비교할 정도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마녀사냥꾼이 자기 사업 홍보에 사용할 것을 알면서도 촬영한 사진들을 사냥꾼에게 넘겨줌국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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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3-08-08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저 첫번째 문장 충격적으로 와닿네요....

다락방 2023-08-08 18:27   좋아요 1 | URL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