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 글에 써니데이님과 재는 재로님이 왜 한국에선 추리소설이나 작가들이 크게 조명을 받지 못할까하는 의문을 제기 하셨지요.답글을 달순 있지만 그럼 너무 길어질것 같아서 새로 페이퍼를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한국의 추리 소설의 흐름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서구의 추리 소설이 도입되기 전에 나름 추리 소설이 원형이라고 할수 있는 작품들이 아예없는 것은 아니죠.유교의 경전외에는 읽어서는 안될 잡서 취급을 받았지만 구전 소설이라고 할수있는 어사 박문수에 대한 설화등을 우리나라 추리 소설의 한 원형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후 개화기를 거쳐 국내에서도 근대적 의미의 추리 소설가가 나오는데 여러분들이 국어책에서 배운 이해조가 바로 그분이죠.이해조의 구의산(1912년)이 근대적 의미의 최초의 추리소설이라고 그간 알려져 왔으나 얼마전에 1908년에 간행된 쌍옥적이란 작품이 발견되며서 이 작품이 최초의 추리소설이란 평가를 받게 되지요.쌍옥적은 정탐 소설이란 말이 붙을 정도로 추리소설임을 표방했는데, 전기적인 면이 있고 구성에도 미흡한 점이 많기도 하지만 범죄-사건수사-해결이라는 추리소설적인 구성을 갖춘 작품입니다.
이후 일제 시대에 방정환의 칠칠단의 비빌(1926년),박병호의 혈가사(1926년),김운정의 괴인(1933년),채만식의 염마(1935년)등이 간행됩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본격적으로 추리 소설에 뛰어든 분들이 아니기에 진정한 의미에서 국내 최초의 전문 추리소설가로 인정받는 사람은 김래성이라고 할수 있습니다.그는 1934년 일본어로 일본 탐정 전문 소설지인 프로필에 단편 [타원형 거울]과 [탐정소설가의 살인]을 투고해 당선됩니다.외세다 대학 졸업후 1936년 귀국하여 백가면(1937),마인(1938),광상시인(1938) 등을 발표하면서 한국 추리 문학계의 개척자가 됩니다.하지만 그의 페르소나 유불란 탐정은 이후 일본의 제 2차 세계대전 참전에 맞추어 일본군을 돕는 스파이 소설에 나오게 됩니다.<사실 이부분은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닌데 개인적으로 이점때문에 김래성이 추리 소설을 더 이상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래성은 해방이후 인생화보(1947),청춘극장(1952) 등의 순수 소설을 쓰면서 낙양의 지가를 드높이는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탓에 많은 집필량에 시달리다 과로로 1957년에 48세의 나아로 세상을 뜨게 됩니다.
한편 김래성과 비슷한 시기에 김래성보다는 현재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방인근이 장비호 탐정을 시리즈로 한 10편내외 작품을 50년대까지 발표합니다.<개인적으로 장비호 탐정이 나오는 책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아쉽게도 내용은 잘 기억나질 않네요.책도 어딘가에 있을것 같은데 당최 찾을길이 없군요ㅜ.ㅜ>
김래성 사후 70년대 초까지 몇몇 순 문학 작가들이 추리 소설들을 발표하지만 한때의 외도에 그쳤고 그나마 50년말에서 70년대초까지를 대표하는 추리작가라면 순수문학에서 출발했던 현제훈 정도가 아닌가 싶은데 개인적으로 하서에 나온 이분의 책을 갖고 있습니다^^ 하서는 70년대 추리소설 시리즈를 발표했는데 주로 영미와 일본의 추리소설을 소개했는데 현제훈의 작품이 들어가 다소 놀랍기도 합니다.
70년이후 한국 추리소설을 이끈이는 바로 김성종이 아닐까 싶은데 74년 최후의 증인으로 등단한 이후 제 5열 라인X등 한국적 스릴러 장르를 개척자라고 할수 있습니다.<흠 개인적으로 어릴적에 이분 작품을 읽고 상당히 다른 의미(?)에서 놀란적이 있습니다>김성종은 등단이후 20년간 한국 추리소설을 굳건히 지켰으며 부산에서 세계 최초의 추리 문학 전문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추리 문학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경제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80년대 들어 한국 추리작가협회의 창설되고,신인들을 발굴한 현상공모전이 증가하면서 국내 추리 소설계는 한단계 더 발전하게 되는데 이때 김성종, 이상우, 노원, 이원두, 한대희, 강형원, 유우제, 이수광, 이경재, 백휴, 김용상등이 활약하게 되고 정현웅, 김상헌, 안광수, 장세연, 이태영, 강종필, 장근양, 황세연, 최철영, 최상규, 최혁곤등이 신인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들의 책은 현재 절판되어 거의 찾기 힘든데 90년대 명지사에서 이들의 작품을 수십권으로 출판하기도 했지요.
한국 추리소설은 90년들어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만개하나 싶더니 IMF로 출판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장편공모전이 사라지고 스포츠 신문의 단편공모도 없어지면서 침체기를 맞게 됩니다.
하지만 이천년대 이후 꾸준히 많은 분들이 추리 소설에 도전하게 되는데 주로 역사추리물이 상당히 많은 인기를 얻게 됩니다.김탁환의 방각본 살인사건,열녀문의 비밀,열하광인,오세영의 원행,조완선의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정명의 뿌리깊은 나무,김재희의 훈민정음 암살사건등을 들으룻 있는데 TV드라마화된 작품들도 있을 정도죠.
물론 그외에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있지만 아쉽게도 임팩트가 큰 작품들은 아직까지 눈에 띄질 않습니다.하지만 지속적으로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수록된 단편집이 꾸준히 나오 이분들이 계속 공력을 쌓은다면 향후 좋은 장편들이 많이 나오리라 여겨집니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