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 달동안 몸상태가 너무 안 좋아 술도 끊고 사람들 만남도 극도로 자제해서 조금 나았다 싶었다. 그 바람에 며칠 전 금요일에 너무 달렸고.. 사실 그날 기분은 정말 좋았는데.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맥주와 맛난 안주로 1차를 하고, 사케와 맛난 안주로 2차도 하고. 아주 많이 먹지도 않았고 그냥 기분좋은 정도였는데, 귀가하는 길 몸에 무리가 왔다는 신호가 느껴졌다. 그래서 잘 타지 않는 택시로 귀가를 서둘렀고. 그 이후로 어제까지 근 이틀 반을 꼼짝없이 아파서 골골거렸...

 

토요일엔 피치 못할 약속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비바람에 쇠한 몸에, 아주 쓰러지는 줄 알았다. 두통이 치솟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오바이트가 쏠리고... 걷기도 힘든 상황에 겨우 마치고 엄마집으로 직행. 온종일 드러누워 밥도 겨우 먹고 끙끙. 도대체 이게 왠 일이냔 말이다. 이틀 남짓에 30시간은 잔 것 같고 오늘 아침에 겨우 일어나 회사는 왔는데 속이 다시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열이 없어도 이런 증상이 독감 초기증상일 수 있다고 해서... 병원에 다시 가서 검사를 받아봐야 하나 그러고 있다.

 

기초체력이 약해서 그런 것이겠지.. 그런 것이다 라고 주위 사람들도 한마디씩 하고. 맨날 피곤해해도 감기몸살은 자주 걸리는 편은 아닌데 작년부터는 환절기마다 이런 것 같다. 당연히 한번 걸리면 한두달 컨디션 난조로 고생하고. 몸이 안 좋으니 의욕도 저하되고.. 그저 드러누워 넷플릭스나 만지작거리니 도대체가 무료한 생활이 이어지느라 더 의욕이 떨어지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문득, 이렇게 지루하게 살다가 그냥 늙고 그냥 그렇게 없어지겠구나.. 라는 괜한 좌절감마저 들었더랬다. 활개 한번 못 쳐보고 이대로 소멸되는건가.. 라는 슬픈 생각도 함께 들고 말이다. 봄날. 4월의 첫날에 생각할 대사로는 좀 진부하고 어둡다.

 

오늘은 만우절. 나이들어 사회생활하면서부터는 만우절을 챙겨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만우절을 챙긴다는 게 좀 웃기긴 한데, 중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만우절은 거의 행사일이었으니까. 학생 시절에는 그런 날들이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며칠 전부터 선생님들 골탕먹일 계획에 분주했었다. 나는 그런 일에 늘 선동이었고...(ㅜ) 공부가 하기 싫으니 어떻게든 수업시간 빼먹으려고 발버둥을 치던 학생이었다.

 

중학교는 남녀공학이었어서 반을 바꾸는 게 매년 했던 만우절 행사였다. 여자와 남자를 바꾸거나, 여자끼리 남자끼리 바꾸고는 바꾼 애들은 선생님 들어올 때 뒷칠판을 보고 있다거나 그런 장난. 그렇게 장난을 치면 재밌다고 키득거리며 이제 그만 하라는 선생님들이 있던 반면에,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매를 휘두르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웃자고 덤볐는데 화로 되돌아오면 우리도 적쟎이 당황해서 얼른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었다. 애들 장난치는 것에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화를 낼 필요 있었나.. 선생님들도 참. 그런 생각이 든다. 선생님들도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이니, 매일이 무료했을텐데.

 

고등학교는 여자고등학교였고 (아.. 정말 여고 별로였다) 노는 게 일인 학교였다. 선생님들은 허구헌날 자기 첫사랑 얘기 들려주고 대학교 때 들려주고... 그렇게 공부하고는 별로 연이 없는 스케줄로 움직이는 학교였어서 만우절날이라고 대단한 장난을 친 기억은 없다. 그냥 수업시간에 '첫사랑 얘기해주세요!' 하고 졸라댄 기억만이 남아 있다. 그 때 우리학교에는 젊은 선생님들이 많았다. 사립고등학교라 지금도 여전히 다 남아계시던데 이젠 많이 늙으셨더라는. 어쨌든 그 당시는 미혼 남녀 선생님들이 많았고 결혼했어도 갓 결혼한 분들이 많아서 그런 얘기 들려주는 게 생동감이 났었다. 지금 이 나이가 되어보니 첫사랑 얘기도 한참 때 해야 흥이 돋지, 지금 하라고 하면 좀 시시한 기분이 들거든. (나.. 이제 늙은? ㅜㅜ)

 

사실 나는 첫사랑 얘기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수업시간 땡땡이 치는 맛에 열심히 졸라대는 학생이었다. 선생님이 첫사랑 얘기 시작하면 창밖을 바라보며 무심해지기 일쑤였지만. 근데 우습게도 그 내용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는 거다. 아 어느 선생님이 그랬었지... 나이가 어려서 예민한 시절이라 그런 걸까. 수업시간에 뭐 배웠는 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말이다. 우리 학교는 좀 심했던 게 고3때 대입 보러가기 전까지 문제집 하나를 다 안 푼 과목도 있었다는... 시험을 본 자체가 기적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재수 하기 싫어서 그냥 다녔는데, 주변에 재수한 애들은 성적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른 애들이 많았다. 학원 가니까 이게 이런 거였구나 깨달음이 왔다나... 허허.

 

몸도 안 좋고 하니 괜히 일하기 싫어 아침부터 도닥거린다. 항상 옛 시절은 그립고 좋게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정말 학창시절이란 건 늘 마음에 남는 그 무엇인 것 같다. 십대 이십대.. 뭘 해도 머리에 가슴에 깊게 각인되는 시기. 가급적 많은 일들을 하며 즐겁게 지내야 할 시절이구나 싶다. 요즘 애들 보면 학원 다니느라 공부 하느라 정말 불쌍하게 다니던데, 그렇게 하고 나서 얻어지는 게 뭘까. 남들이 다닌다는 대학 정도일까. 나에게 아이가 있다면 난 세계를 같이 다니며 유람시킬 것 같다..(라지만, 막상 그 입장 되면 막 공부하라고 쪼는 극성 엄마가 되었을 지도. 아멘.. 먼산..;;;)

 

아 병원에 다녀오자. 어지럽다.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이번 감기 정말 견디기 힘들 정도로 무리가 오네요.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다. 머리가 무거우니 어려운 책을 멀리하게 되고 스릴러를 찾게 되는데, 하도 읽어대서 이제 찾기도 힘들다. 이 책 겨우 찾아 읽고 있는데 첫 장 보다가 잠이 들어 아직 뭔 내용인지는 모르겠다.

 

곧 북스피어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소설이 새로 나온다는데, 그것만 턱 괴고 기다리는 중이고. 얼른 나오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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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1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19-04-01 1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많이 편찮으셔서 어떻게요?ㅠㅠ 병원 다녀오시고 얼른 완쾌하시길요~ 비연님 덕분에 학창시절 추억 소환이네요~^^

비연 2019-04-01 17:05   좋아요 0 | URL
병원 다녀오고 다행히 독감은 아니라 해서 수액 맞고는 쉬엄쉬엄 지내는 중요. 얼른 낫기 위해 무리하지 않으려구요 ㅜㅜ 학창시절 추억은 항상 참... 아련해서^^

카스피 2019-04-01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요즘 환절기라 그런지 주변에 아픈 분들이 많으시더군요.건강에 유의하셔요^^

비연 2019-04-01 17:32   좋아요 0 | URL
병원에 독감환자가 잔뜩이라고 그러더라구요... 사내병원 가봐도 평소와 다르게 사람이 많고...
날씨가 좀 구리구리해서 더 그런 듯. 조심해야 할 듯 싶어요. 카스피님도 건강 조심요! 감기 넘 독해요..ㅜ

jeje 2019-04-01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ㅠㅠ 얼른 회복하세요!!

비연 2019-04-01 17:55   좋아요 0 | URL
감사요 흑흑...

서니데이 2019-04-01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전에 비연님의 이 페이퍼를 읽고 병원에 갔습니다. 증상이 저도 비슷해서요.
병원에서 감기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비연님, 감기 빨리 좋아지셨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비연 2019-04-01 20:34   좋아요 1 | URL
앗 잘하셨어요~ 초반에 잡아야지 시기 놓치니 죽을 맛이에요. 감기 잘 치료하시구... 우리 힘내보아요!^^*
 

 

금요일이닷! 하고 좋아하려고 달력을 보니.. 아 3월이 끝나가는 거구나 라는 걸 깨닫고 흠칫, 멈춰섰다. 회사에서 하는 말로 따지면 1사분기가 휘릭 지나간 것이다. 이제 봄.. 이다. 바야흐로. 그래, 봄. 4월.

 

집에서 자꾸 혼술을 하고 일교차가 심해서인지 3월 내내 몸이 아팠다. 전반적으로 기력이 떨어져서인지 약을 한웅큼씩 먹고도 늘 희미한 상태로 다니고 술도 보름 정도 끊은 것 같다. (기적이다) 오늘도 아침에 십분만 더 자야지 하다가 40분 더 자는 바람에 헐레벌떡 회사에 왔는데, 몸이 영 찌뿌뚱하다. 환절기에 몸이 이리 안 좋은 건 나이 탓이겠지. (이힝)

 

 

스가 아쓰코의 책은 올해로 두번 째다. 첫번 째 책과 마찬가지로 차분하면서도 섬세한 분위기의 책이다. 사실 예전 사람이라, 그 당시만 해도 아시아의 젊은 여자가 이탈리아에 건너가 거기서 만난 이탈리아 남자와 결혼하여 십년 넘게 살았다는 경험 자체가 희귀했던 때였다. 그런 측면에서는 어쩌면 이 글들은 요즘에는 안 맞는 지도 모른다. 워낙 많이들 다니고 워낙 많이들 알고... 하지만 그럼에도 이 글들이 가슴에 박히는 건, 이탈리아라는 곳에 머물면서 스가 아쓰코라는 사람의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과 그 풍경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일 것이다. 여행을 다니고 어쩌면 체류를 하고 그런다고 해서 그 곳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니까. 아무리 많이 다녀도 시선이 남다르지 않으면 그냥 관광만 하고 오는 것이니... 예전의 일을 담았다 해도 지금까지 나에게 따스함이 전달되어지는 것인가 싶다.

 

이탈리아라는 곳이, 지역마다 말이 많이 다르다는 것 (예상만 하고 있었던 일), 집안의 높고 낮음이 있고 결혼은 비슷한 부류끼리 한다는 것 (귀족이 있었던 곳이라 그럴까)...  도 새삼 알았다. 서점이라는 공간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사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사회를 바꾸기 위한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열심을 다하다가 저 안개 너머로 사라지기도 하고, 실망하여 타지에 나가 그냥 그렇게 살기도 한다. 스가 아쓰코가 이탈리아에서 남편과 있을 때 주위를 등불처럼 밝혀주던 사람들은, 세월이 흘러 많이들 저 세상으로 갔고 드문드문 전해오는 소식 속에 쓸쓸함이 배이기도 한다. 사는 건 뭘까.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에세이이다. 번역되어 나온 것 중 두 권을 읽었고 이제 한 권이 남았는데, 이건 좀 남겨두었다가 하반기 가을녘에 읽으련다. 그 때 어울릴 듯 싶어서. 역시, 에세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좋구나. 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에세이는, 뭔가 허전하다.

 

 

3월말의 금요일에, 지인들과 만나 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 그 중 한 선배가 올해를 끝으로 아이 둘을 전부 대학을 보냈기에 한 턱을 낸다고 해서 모이는 거다. 나는 아이가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내고 나면 이제 내 할 일은 다 했다 라는 안도감이 드는 모양이다. 자유, 나는 자유, 라고 쓴 언니의 글귀에서조차 후련함이 느껴졌다. 보름 정도 술을 안 먹다가 오늘 드디어 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는 것에, 아침부터 괜히 마음이 들뜬다. 오늘도 잘 지내보자. 아니, 잘 버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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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e 2019-03-29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근두근한 글을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어요. 비연님 신나는 금요일 저녁 보내시길요!!

비연 2019-03-29 20:11   좋아요 1 | URL
jeje님도요! 불금!

붕붕툐툐 2019-03-29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넘 좋으시겠다~저도 술자리에 너무 함께 하고픈 금욜인데, 현실은 혼자네용~~ 건강 잘 챙기세요!!^^

비연 2019-03-29 23:21   좋아요 1 | URL
저 이제 모임 끝나고 들어가는 길인데.. 넘 좋은 시간이었어요^^ 붕붕툐툐님도 즐거운 주말 되시길요~!
 

 

이번 달에 본의아니게 지출이 좀 많았다. 그래서 결국 본의아니게 책을 한번만 구입했고 (원래는 월 2회는 기본...) 근데 요즘 보고 싶은 책들이 계속 늘어나서 알라딘에 들어오는 게 참으로 괴로와지고 있다. 몇 주 정도 있다가 살까 하는데 내가 돈 아낀다고 책값까지 아껴서 되겠는가 라는 분한 마음이 들어버린다.

 

 

 

이 책을 보는 순간, 사고 싶어졌다면 미친 걸까. 알라딘에서 사도 20만원이 훌쩍 넘는 이 전질에 눈을 질끈 감게 된다. 아. 이 책 읽고 싶다. 물론 집에 있는  이런 두꺼운 책 시리즈들이 여러 개라 참으로 말하기 민망한 지경이긴 하지만, 책이라는 게 말이다, 꼭 읽어야 맛이냐. 꽂아두고 감상하는 것도 맛이지, 뭐 이런 궤변적인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도는 거다. 르네상스 미술가들,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 한길사는 왜 이렇게 좋은 시리즈를 자꾸 내는 거야... 이런 생각들도 맴돌고..

 

 

 

 

 

영어로 읽고 싶었는데 친절하게 번역서가 나와 주었다. 이것은, 둘 다 사라는 신의 계시인가. 책 살 때만 신의 계시를 느끼는 거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지만, 어쨌든 이리도 강렬한 마음이 든다면 둘 다 사야 하지 않겠나 싶다.

 

마약 중독으로 평범했던 가정이, 부모가, 형제자매가 얼마나 쉽고 빠르게 붕괴되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저자는 존재만으로도 축복이었던 아들 닉의 탄생에서부터 누구보다 밝고 아름다웠던 유년기를 거쳐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추락하기 시작한 청소년기, 재활과 치료를 반복해야 했던 청년기를 조명한다.

선과 악,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줄 알았던 선명한 세상은 아들의 중독과 함께 한순간에 회색빛의 불투명한 모순투성이로 변하고 만다. 하지만 자신은 물론, 다른 가족들의 삶이 비극으로 치닫는 동안에도 아들의 추락을 방관하지 않는다. 아이는 수없이 거짓말을 하고 재발을 반복하지만 그때마다 저자는 쓰러진 자식을 일으켜 세우고 오직 믿음으로 기다려준다. - 알라딘 책 소개 中

 

 

 

알라디너들이 좋다고 올렸던 글 읽고 보관함에 담아둔 것들이다. 뭐 설명이 필요없이 다 읽고 싶다.

 

 

 

 

 

 

 

 

 

 

 

 

 

 

 

이 만화 계속 사고 싶어서 보관함에 넣어두고 만지작거린 지 좀 되었다. 제목부터가 눈물날 듯한 책인데다가 알쓸신잡에서인가 소개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데, 감동의 도가니라고 얘기들 하니 내가 읽고 싶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아니, 읽어야지 읽어야지 이런 건 읽어야 하는 거다. 사서 읽어야 하는 거다.

 

'놋새'라는 애칭을 가진 작가의 어머니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일본군 위안부 징집을 피하기 위해 원치 않은 혼인을 하고 6.25 전쟁으로 피난민이 되어 남한에 정착을 하게 된다. 교과서에나 봤던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보고 있노라면 한 사람이 곧 살아 있는 역사임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여자로, 엄마로 살아온 수많은 그 시대 여성들의 순탄치 않은 삶 앞에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특별한 내 어머니, 한국의 역사,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여기 담겨 있다. - 알라딘 책 소개 中

 

 

 

 

리베카 솔닛의 책 중에 아직 안 산 책이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이 분, 열정적으로 글을 쓰는 분이라, 번역이 끝도 없이 나온다. 대부분의 책이 보통 이상으로 내게 영감을 주기 때문에 여러 권 나와도 다 사게 된다는 거. 알랭 드 보통 이후로 이렇게 집착적으로 한 작가의 책을 사게 되는 건 오랜만이라 더욱 좋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요리에 부쩍 관심이 커져서 말이다. 요리책을 사모으는 것도 취마 아닌 취미가 되고 있다. 이럴 수가. 요리책까지 사모으는 비연이라니. 넌 도대체 누구냐.. 라고 질문하고 싶으나, 그거보다 먼저 사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렬한 비연이다. 못말린다. 이걸 다 해먹지는 못해도 있으면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함으로 무장하며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쓸데없는 생각도 추가로.

 

 

**

 

이 외에도 많지만. 보관함에 지금 담겨져 있는 책이 수백.. 권... 이라 다 사면 가산 탕진이겠고... 정리가 필요하다. 아 책 사달라고 누굴 졸라볼까? 라는 치사스러운 생각마저 드는, 화요일 좀 더워진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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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3-26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꾸준하게 사들였습니다 -
뭐 다 읽은 책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네요.

저도 리베카 솔닛 책 두 권 샀는데 읽다 말았네요...

다른 분들의 책구매기, 언제 봐도 즐겁습니다.

비연 2019-03-26 14:43   좋아요 0 | URL
저도 다른분들 책구매기 넘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다 사버릴까요.

stella.K 2019-03-26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맨 위의 책은 그냥 군침만 흘릴랍니다.
두께도 장난이 아니고 가격은 더더욱이고...ㅠ

비연 2019-03-26 14:44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그래도 느무느무 소장하고 싶어요. 아흑.

붉은돼지 2019-03-26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간지납니다.
제가 저걸 현재 스코아로 5권까지 구입했습니다.
조만간 완전체의 의연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뭐 제 자랑질입니다만...
제가 에코선생 기획의 중세 시리즈도 완전체를 만들어낸 돼지입니다. 흠흠..

비연 2019-03-26 16:19   좋아요 0 | URL
허억! 그 말로만 듣던 완전체 구입자시라니! 으헝헝. 부럽고 또 부럽슴니다. 얼렁 르네상스 완전체 보여주소서!
 

정준영과 승리의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정말 같은 일들이 조금씩 다른 양상으로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회구나, 그러나 이제 곪을대로 곪아서 터질 단계까지는 온 것일 수 있겠구나, 이번 기회에 뭔가 획기적인 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생각을 한다. 남자들의 여자를 보는 시각은 뭘까. 여자를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고서야 동등한 인격체를 대하는 태도가 이 정도라면 그건 스스로가 인간이길 포기하는 게 아닌가 싶다.

 

회사를 다니다보면 여전히 여자를 보는 시각이 저열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걸 하나하나 지적질하기 조차 짜증나는. 그런 의식들이 모여서 모여서 이런 심각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근간을 이루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까 우리 팀 30대 여성직원들이 프로젝트 사이트에 있다가 오랜만에 연봉싸인하러 본부에 들렀더랬다. 이런 경우, 어떻게 인사하는가. "아 반가와요." "오랜만이네." "잘 지내죠?" 이게 정상 아닌가. 근데 한 오십대 후반의 아저씨 부장이 큰 소리로 얘기했다.

 

"어! 우리 공주님들 왔는가?"

 

공주님?  누가 공주님? 나는 뒤돌아 앉아 있었고 이걸 지적해야겠다고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옆에 있던 남자직원이 슬쩍 말한다. "아이고. 요즘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데." 그래, 그런 얘길 하는 사람도 있군. 그랬더니 그 아저씨,

 

"아니 왜? 공주님이 어때서? 공주님이 공주님이지?"

 

워낙 평상시에도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이라 더이상 말 섞기가 싫었다. 딸이 둘인데, 첫째가 공부를 좀 잘해서 소위 명문대를 다닌다. 이번에 로스쿨을 지원할 거라고 해서 내가 "좋네요." 그랬더니 한다는 말이,

 

"뭐. 한다니까 자유롭게 두는데 어차피 여자라 나중에 어떻게 될 지도 모르고. 애도 키워야 하고."

 

여자는 남자 잘 만나 가정을 이루고 결혼해서 애낳고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딸을 키우면서 어떻게 같은 돈 들여 공부를 시키면서 그런 사상을 계속 지니고 있는 지 이해가 안 된다.

 

심지어 프로젝트 사이트에서는 고객들 사이사이에 여성직원들을 끼여 앉히기 까지 한다고 들었다. 그리고는 말했단다.

 

"그게 고객에 대한 예의거든. 여자가 끼여서 얘기를 받아줘야 부들부들 해지거든, 분위기가."

 

내가 직접 들은 얘기가 아니라서, 게다가 한참 지난 일이라서 뭐라 대놓고 말은 못했지만, 정말 '쓰레기'라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같은 회사 직원을 그런 식으로 취급을 하는 지. 50대면 나이도 많지도 않고, 자기도 딸들만 있는데 여성에 대한 의식이 이렇게 저열하고 비루해서야 어쩌겠는가.

 

요즘, 그래서 독서량도 줄었지만, 1월 초까지 읽다가 침대맡에 고스란히 남겨진 <페이사이드>를 다시 펼쳐들었다. 절반 정도 읽었었는데 최근의 사태들과 연결지어 보니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고... 분노스럽다. 이제 포르노그래피 부분을 읽고 있는데, 현재의 정준영, 승리 사태 (사실 이게 빙산의 일각일 거라는 것은 누구나 알 거다) 를 떠올리면서 저녁마다 분노하면서 읽고 있다. 넘 무기력해져서 새해의 결심을 잊고 있었는데, 페미니즘 책읽기라는 나의 최초의 목표를 다시 떠올리며 독서에 집중해봐야겠다. 역시, 책을 통해서 느끼는 것이 제일 절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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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꽤 긴 글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은 액자소설이다. 고전적인 탐정소설을 좋아한다면 더욱 흥미를 가질 만한 책이다. 특히 이 구절이 마음에 든다.

 

탐정 소설을 읽는 것과 탐정이 되어 보려고 애를 쓰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나는 예전부터 탐정 소설을 좋아했다. 지금까지 탐정 소설을 그냥 편집만 한 게 아니라 평생 걸신들린 듯이 읽어 치웠다고 보면 된다. 밖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난로를 틀어 놓고 책 속으로 푹 빠져들 때의 기분을 여러분도 알 것이다.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가는 책장을 느끼며 읽고 또 읽다 보면 어느덧 왼쪽으로 넘어간 책장이 오른쪽에 남은 책장보다 많아지고 속도를 늦추고 싶지만 그래도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결말을 향해 돌진하는 기분. 나는 그것이 탐정 소설의 남다른 매력이고, 문학이라는 보편적인 카테고리 안에 탐정 소설만의 특별한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등장인물 중에서도 탐정이야말로 독자와 사실상 독특한 관계를 맺지 않는가 말이다. (p223)

 

이건 정말, 추리소설, 탐정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며, 따라서 앤서니 호로비츠라는 작가는 분명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다 읽고 나니 엄청 허탈한 것이... 아 계속 읽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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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9-03-17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공감가는 구절이예요^^;
요즘 일부 추리소설은 액션드라마
같아 실망하곤 하는데, 정말정말
제가 추구하는 고전 추리물이어서
좋았답니다^^*

비연 2019-03-17 21:08   좋아요 1 | URL
그쵸그쵸? 하드보일드한 작품들은 좀 실망스러운 게 많은데 고전적인 추리(그 추리가 조금 비현실적이라고 해도)가 담긴 작품들은 언제나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