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말러로군요."

세르바즈 경감이 당혹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말했다.

"당신도 구스타프 말러를 좋아합니까?"

쥘리앙 이르트만이 놀랐다는 둣 물었다.

"교향곡 4번, 제1익장."

"베되그티히... 니히트 아이렌...레흐트 게뫼흐리히."

"신중하게, 천천히, 매우 편안하게."

세르바즈 경감이 프랑스어로 옮기자 쥘리앙 이르트만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도르노가 교향곡 4번 1악장을 마치 동화의 '옛날 옛적에' 같다고 말했죠,"

세르바즈 경감은 말없이 바이올린 선율에 귀를 기울였다."

"말러는 이 곡을 피서지에서 썼죠. 날씨가 엉망진창인 악몽 같은 피서였기에 곡을 쓰기에는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피서지 마을의 악대가 계속 음악을 연주해 작곡을 방해하기도 했죠."

쥘리앙 이르트만이 빙그레 웃었다.

"천재음악가가 악대의 연주 때문에 방해받았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죠."

(p380~381)

 

 

나도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좋아한다. 세르바즈 경감은 뒤에서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를 얘기했지만 나는 아바도 것만 있구나. 근데 왜 5번이 CD에 없지? 흠..? 이건 레너드 번스타인 것으로 구입해야겠군.

 

소장한 CD를 조용히 넣고 말러의 교향곡을 들으며 이 책을 읽는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 일은 밀려 있지만, 오늘은 정말 지쳐서 좀 쉬련다... 하고 책을 읽는데, 프랑스 작가의 추리소설을 읽는데, 이런 대목을 발견하면 뭔가 월척을 낚은 기분이 든다. (낚시를 안 해서 이 표현의 깊이는 전부 이해할 수 없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조예가 있는 작가의 글에 더욱 애착을 느낀다. 말러는... 나이가 들수록 좋아진다고 하더니.. 예전엔 잘 몰랐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열심히 듣게 된다... 속 깊은곳까지 울림이 전달된다. 아바도의 지휘도 좋은걸..

 

코로나가 날 진심으로 방해하는 것 중 하나는, 내한공연이 다 막혔고, 그래서 한두 달에 한 번씩을 꼭 가는 음악회를 일년 내내 못 가게 되었다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나라 연주자 거 들으려면 나같이 목마른 자들의 쇄도로 표를 못 구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아예 집에다 오디오 시스템을 구비해야겠다 하고 돈 쓸 궁리만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암튼 다시 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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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05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러는 무쬬건 5번!5번!
카를로스도 잘함 ㅋㅋㅋ
비연님,스트리밍 (기간제)로 해주고 있어요.
매트,로얄 오페라,함부르크,등등 유트브 구독!꾸욱 하면 들을수 있어요 ^ㅎ^

비연 2020-12-05 22:08   좋아요 1 | URL
오오 이런 고급 정보를!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