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을 보면 무지하게 피곤함이 느껴진다. 사실 아침에 느즈막히 눈을 뜨며 생각했다. '가지 말까?' ... '그냥 월요일에 하면 안될까?'... 거기까지 생각에 이르니, 자료를 월요일에 보내줘야 한다는 것, 그런데 월요일에 회의가 내내 잡혀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머리 속에 꼬리를 물며 출몰했고... 결국, 끙. 하면서 일어나 씻고 출근하니 12시. 많이 잤구나 하면서도 아 이 오후에 집에서 그냥 커피 한잔에 책이나 읽으며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면서 출근.

 

지금 내 앞에는 오면서 사온 스타벅스 커피가 얌전히 놓여 있다. 내가 요즘 나가고 있는 프로젝트 사이트는 근처에 스타벅스가 없다. 커피집은 많은데 스타벅스는 차를 몰고 10분은 가야 있다. 나는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고, 그 분위기를 사랑하는데.. 주중에는 도저히 누릴 수가 없고 주말에는... 또 집 주변에 스타벅스 가려면 15분은 가야 하니 그냥 집순이로 지내거나 집에서 먹고 치우고. 그렇게 해서 스타벅스 간 지 백만년은 된 느낌의 오늘이 되었는데... 다행히 회사 본사 주변엔 스타벅스가 여러 군데 있어서 나는 출근하면서, 스타벅스에 냉큼 들러 아메리카노를 그득히 담아오는 데 성공하였다는 이야기. 참으로 소소하지만 내게는 눈물나게 고마운 이야기.. 나이 드니 별 거에 다 눈물이 나느냐.. 라고 잠시 생각했다가 패스.

 

그래서 일한다고 앉아서 커피 홀짝이다 보니, 흠 이것도 나쁘지는 않네 라는 일중독 환자 같은 자세가 되었고 그래서 일을 하려고 다 내놓다가 문득 알라딘에 들어왔다. 요즘 나가는 프로젝트 사이트의 또 하나 단점은, 알라딘에서 글을 쓰면 저장이 안 된다는 것. 점심시간이나 출근하자마자 알라딘에 글을 쓰는 게 소소한 재미였던 나에게는 청천벽력. 덕분에 요즘 알라딘에 들어와 글 끼적거리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이거다. 이눔의 프로젝트는 내년 11월까지이고..(으악) 그 전에 회사를 떄려치던가 해야지 이렇게는 못 살겠다 하고 있는 중이다. 

 

한 직장에 오래 붙어 있는 많은 사람들에 비해 나는 회사를 몇 번이나 옮긴 전력이 있다. 이직일 때도 있었고 다니기 싫어서일 때도 있었지. 이직일 때는 못 느꼈지만 다니기 싫어서 나와 무직상태로 있었을 때는.. 흠. 뭔가 많은 괴로움과 번민이 마음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그 때는 지금보다 한참 어릴 때인데 그냥 그렇게 즐기면 되었을 것을,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일이라는 걸 처음으로 알았던 시기였다. 학교를 들어가, 그 때까지 한번도 아침에 그냥 일어나본 적이 없었던 내가 아침에 일어나 오늘의 일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도 좀 당황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사회적 인간으로서 남을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묘하게도 내 마음 속에 소용돌이를 일으킨다는 것, 그래서 괜한 피해의식이나 자학감이 슬며시 스며들 수가 있다는 것, 그리고 사회가 무직의 30대 비혼여성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아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 뭐 그러했다. 일년 반 정도 내 맘대로(?) 지냈지만 사실 완전히 내 맘대로는 아니었던 것 같다. 경제적인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데도 작은 돈에 집착하게 되고 그래서 사람이 작아지게 되기도 하는 게 참 힘들었던 기억도 난다...

 

암튼간에, 지금은 나이도 더 들었고, 그래서 회사를 그냥 확 때려치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거입니다.. 라고 괜히 변명하는 거다. (흑) 밖은 시베리아를 넘어서 밀림이고, 그 속에서 나를 잘 지킬 수 있는 멘탈이나 계획이 있지 않으면 일단 여기서 버티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말 준비라는 건 필요하구나.. 뭐 이런 생각 중. 주말에 회사에 나와 회사를 나갈 생각을 하는 비연. (크크)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그려.

 

제일 견디기 힘든 건, 요즘 너무 바쁘고 피곤하고 지쳐서 책을 못 읽는다는 데에 있다. 아침 저녁 잠깐 전철을 탈 때 읽는 책은 그래서 꿀맛이고. 금방 읽어낼 것 같던 어슐러 르 귄의 에세이는, 읽을수록 좋아서 한줄한줄 음미하며 읽고 있다.

 

뛰어난 성취 혹은 독자적인 성취라는 견지에서 말할 때 위대함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특정 젠더를 내포한다. 일반적인 용법과 통상의 이해에 따르면 '위대한 미국인'은 위대한 미국 남성을 뜻하고, '위대한 작가'는 위대한 남성 작가'를 의미한다. 그 단어의 젠더를 바꾸려면 '위대한 미국 여성', '위대한 여성 작가' 라는 여성 명사로 수정해야 한다. 젠더를 없애려면 '위대한 미국인들/작가들, 남여 모두...' 같은 표현을 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위대함이라는 관념 속에는 위대함이 여전히 남성의 영역이라는 사고가 남아 있다. (p113)

 

 

이 책은 어슐러 르 귄이 80대에 쓴, 그러니까 2017년에 쓴 책이다. 말하자면 이러한 생각이 미국 사회에는 아직도 있다는 것을 작가는 간파하고 냉엄히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뒤쪽에도 계속 읽으면, 이 책이 표지처럼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고양이 파두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페미니스트의 글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이라면 느낄 수 있는 이러한 차별적 요소를, 이 '위대한 작가'인 어슐러 르 귄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정말 어디나 언제나 이런 일들이 지속되어 왔고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임을 나타내고 있다... 전철 속에서 이런 글을 읽을 때의, 그것도 시간이 없어서 3~4페이지를 읽어나갈 때의 그 쾌감.. 짜릿함. 이 피곤한 와중에도 나를 지탱해주는 그 무엇이다.

 

자 이제 일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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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2-08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비연님 일요일에도 일하느라 고생이시네요. 그나마 원하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니 다행이고요.
토요일인 어제도 일요일인 오늘도 주말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요. 저는 내내 집 청소며 빨래를 했고, 커피와 빵을 먹었어요. 이제는 책을 좀 봐야지 싶은데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뭘 먼저 읽어야할지 모르겠네요. 비연님, 화이팅이요!!

비연 2019-12-08 15:08   좋아요 0 | URL
락방님. 흑흑. 감사해요... 몇 시간 앉아 있었더니 눈이 막 감기네요 ㅜㅜ
어떤 책을 읽고 계실까요. 막 궁금. ..
이왕 나온 김에.. 하는 데까지 홧팅 해보렵니다... 아자...악.ㅜ

레삭매냐 2019-12-08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주말에 회사가 왠 열입니까 그래 -

모쪼록 잘 버티시길 기원해 봅니다.

비연 2019-12-08 16:49   좋아요 0 | URL
레삭메냐님.. 오후가 깊어지니 눈두덩이가 막 부어오르는 느낌입니다...만, 좀만 더 버텨보기로.
기원.. 감사함다.. 으흐흑.

slobe00 2019-12-08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슐러 르귄의 이 책 읽고 있습니다. ‘밤의 언어‘를 먼저 보았는데 거기서는 조금 더 젊은 르귄여사의 글을 읽을 수 있더군요. 두껍지 않은 에세이라 휘리릭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귀퉁이를 하도 접어서 책이 두꺼워졌어요^^

비연 2019-12-09 07:52   좋아요 0 | URL
앗. <밤의 언어>가 있군요. 저도 이거 보관함에 바로 담아 봅니다~
이 책도 두껍지 않은데 휘릭휘릭 읽기는 만만치 않은 책이더라구요^^
 

 

유독, 12월. 이라고 쓰면 가슴 복판에서 찬 바람이 쌩.. 하고 지나간다. 이 단어가 주는 어감. 12월이라는 것의 의미.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마음에 휘몰아쳐서인지도 모르겠다. 12월이 되면, 한 해를 정리해야겠다는 기묘한 압박감이 생겨 좀더 피곤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한 해가 열두 달이고 이 12월이라는 한 달도 12분의 1에 해당하는 소중한 시간인데, 앞에서 지낸 열한 달을 정리하라고 대내외적으로 강압이 된다. 흠. 피곤하다.

 

올해는 책 읽기에 너무 게을러서 연말에 결산하는 게 두려울 지경이다. 책 사는 것에도 게을렀으나 사놓고 안 읽은 책들이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최고인 것 같다. 주옥같은 책들이 많은데 이것들을 안 읽고 지나치고 있다니. 어제 책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비연아. 넌 올해 뭐 했니 뭐 했니. .. 다시금 피곤해진다.

 

 

 

 

 

 

 

 

 

 

 

 

 

 

 

 

 

 

 

현재 읽고 있는 책이다. 다급한 마음에 여러 권을 부여잡고 읽고 있다.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를 좀 멀리 해야지 라는 마음이 크다. 어쨌든 이 한 달동안 난 <제2의성II>는 무조건 다 읽을 것이고 (이제 600페이지 돌파.. 헥헥) 그래서 조금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있다. 어슐러 르 귄(이 이름은 매번 어렵다. 매번 헷갈린다)의 에세이는, 여든이 넘은 SF 작가의 에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고 젊다. 뭐랄까. 아침에 전철에서 이 책을 읽으며 가는 출근길에 청량함이 더해진다고나 할까. 덕분에, <어스시의 마법사> 전권을 지금 주문 중에 있다. 드문드문 읽었던 기억인데, 전부 다 읽어봐야지 하는 의지를 부여하는 에세이다. 마이클 로보텀의 이 책은, 일단 킬링 타임용. <제2의성>을 읽으며 복잡다단해진 머리를 그냥 식힌다는 의미로 자기전에 조금씩 읽고 있다. 재미는 뭐... 그냥 소소.

 

12월에는 이 책들 외에도 조금 더 읽어야지 하는 마음인데, 송년회도 많고... 회사일도 많고(이눔의 회사) .. 그러나 눈 더 침침해지기 전에 어쩄든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강렬해지고 있다. 연말이 좋은 게 있다면, 이렇게 일년의 게으름을 마지막 한 달 내에서라도 어떻게든 메꿔보자는 때아닌 호기로움이 생기는 것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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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12-03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마무시한 속도로 읽고 있단 소문 들으셨나 모르겠어요. 아마 8로 시작한다지요 . 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비연 2019-12-03 17:29   좋아요 0 | URL
헉! 헉! ㅜㅜㅜㅜㅜㅜ 제가 야근이 많아 요즘 진도를 못 빼고 있는 동안 ㅠㅠㅠㅠ 자극 자극 ㅠㅠ
 

 

1. 오늘 정말 쉬고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너무 아프고 온 몸이 욱씬 거렸다. 몸살인가. 오전 내내 누워 있다가 겨우 일어나 출근을 했다.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도저히 하루를 다 쉴 수는 없는 상태였고 그래서 결국 회사를 나왔다는... 비극적인 이야기. 나와서 계속 일하다보니 이 시간이 되었고.. 머리가 너무 아파서 뇌가 튀어나올 듯한 끔찍한 상황이라 병원에 가서 약을 타오긴 했다. 요즘 스트레스가 크니 뭔가 몸이 반응하는 것 같아서 힘들기도 하고... 생각이 복잡하다.

 

2. 며칠 전에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여성주의 책읽기>의 10-11월 책이 도착을 했고.. 아직도 못 다 읽은 시몬 베유의 책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책감에 시달려보고.. 그러나 좋은 건, 넋놓고 책읽는 것조차 등한시하는 요즘같은 세월에 이렇게 <여성주의 책읽기>는 엄청난 자극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오늘 바로 가서 <제2의성>을 펼칠 것이고... 하루에 한장을 읽어도 어쨌든 시몬 베유의 책과도 병행해서 다 읽고야 말겠다... 라는 전의를 새삼 불태우고 있다... 물론 이외에도 열권이 넘는 책들이 도착했고... 그냥 집에 쌓아두고 왔는데 가서 그 책들을 정리할 생각을 하니.................. 행복하다. 나 이상한가? 책을 만질 손길이 행복하게 느껴지리라는 이 예측.

 

3. 야구 포스트시즌이 계속 진행 중이고... 어제 키움이 SK를 이겨서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일년 내내 일등을 달리던 SK는 시즌 마지막에 조금 저조해진 틈새로 두산이 비집어 들어와 결국 일등을 놓쳤고, 이제 심지어 한국 시리즈 진출도 못하게 될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내내 잘 나가던 팀의 어려운 상황은 왠지 모르게 마음에 와닿는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인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다음주에는 두산과 키움 혹은 SK와의 한국시리즈가 예정되어 있고 나는 이 바쁜 와중에도 그 표를 구하겠다고 지금 벼르고 있다. 정상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해서 구하려면 어디 알바라도 구해야 할 판이라.. 쩜쩜쩜... 저에게 표를!

 

4. 세상이 너무 시끄러웠고 지금도 시끄럽고.. 적어도 내년 총선 까지는 계속 이럴 것으로 보여서 나까지 심란하다. 요즘은 그냥 두 편으로 나뉘는 것도 아니고 아주 섬세하게 편이 나뉘어져서 세상 이야기 화제에 오르는 순간 상대와의 인연이 끊어질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해야할 판이다. 교육, 계층, 정치, 언론, 검찰.... 이 모든 것에 자신의 경험,  생각, 사상 이런 것들이 짬뽕이 되다 보니.. CASE가 엄청나게 불어나고 입장이 다 달라질 수 있더라 이거다. 사실 이건 분열이라기보다는, 성장통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하고 있지만. 여기까지. 내가 사는 세대는 왜 이리 힘든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사실.

 

5. 퇴근해야겠다. 온 몸이 아프기도 하고.. 배도 고프다. 약도 받아두었으니 밥먹고 약 먹어야지... 그제인가 어제인가 연예인 설리가 죽었고... 그 아까운 스물다섯 청춘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계속. 내가 지금 누리는 세상을 그 아이는 못 보겠구나. 도대체 왜 그 아이에게, 그렇게 어린 아이에게 사람들은 모질었을까 라는 원망이 깊다. 나는 잘 모르는 연예인이고, 사실 악플 때문에 인터넷 기사에 뜨는 바람에 알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왜 그리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존중할 줄 모르는 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더랬다. 내가 나서서 뭔가를 외친다는 건 웃긴 일이기도 했지만, 사실 어른들이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자정 활동을 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 스물다섯. 환하다못해 빛이 나는 나이. 그런 나이에 세상을 등지다니. 얼마나 괴로운 시절이었으면 그랬을까 싶다... 어제 세상을 떠난 이들은 누리지 못할 오늘이니, 나는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야지 라는, 상당히 클리셰 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게 또 나에게 원동력이 조금이라도 된다면 그냥 받아들일 작정이다... 다들 건강합시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누가 뭐라 하든, 누가 어찌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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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9-10-16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건강 잘 챙기시구요. ㅠㅠ
저도 어제 막 ‘제2의 성‘ 2권이 도착해서 오늘부터 읽고 있답니다.

그리고... 저는 원랜 NC팬인데.. 일찌감치 탈락되고나서 지금은 세컨팀인.. 키움을 응원하면서 보고있네요.
비연님은 두산팬이라고 하셨죠? 나중에 혹시 키움이 KS에 올라간다면 서로 좋은 경기 했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저는 요즘에 너무 빠르게 새로운 소식들이 사건들이 쏟아져 나오다보니까 이제는 도저히 갈피를 못잡겠어요 ㅜ

비연 2019-10-17 08:48   좋아요 1 | URL
블랙겟타님! 제2의성 읽고 계시다니 막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어제 저도 받고 첫장을 펼친 순간, 헉. 이것은 천재의 글이로구나.. 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빽빽한 장이 보여서 깜놀.. ㅎㅎ

NC 팬이라니 많이 아쉬우셨겠습니다. 키움이 지금 선전 중이라 두산이랑 붙는다면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아요. 오늘 경기가 자못 기대됩니다.

... 저도 요즘 넘 혼란스럽습니다. 언제쯤 안정이 될런지요.

다락방 2019-10-17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리 만나기전까지 제2의성 완독이 목표입니다. 반드시 이루고 말겠어요!! 빠샤!!

비연님 얼른 회복하셔서 우리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또 받으면서 앞으로 갑시다. 잘 드시고 잘 주무세요.

비연 2019-10-17 08:49   좋아요 0 | URL
아. 락방님. 전 완독까지는 힘들 것 같고... 최대한 최대한 ...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이렇게 서로 자극이 된다니.. 요즘 이 책들 읽고 생각하면서 여러분들 남긴 글 읽는 것이 참 좋습니다.
얼른 건강 회복해서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락방님도 항상 건강조심요!

카스피 2019-10-17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벽과 낮의 기온차가 큰 환절기라 그런지 아시는 많은 분들이 감기등 몸에 많이 안 좋으신것 같더군요.비여님도 얼른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비연 2019-10-20 23:47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감사해요! 주말에 좀 쉬었더니 한결 낫습니다. 카스피님도 감기 조심요!

2019-10-26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26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16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1-28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출장을 왔다. 지난 주 월요일에 왔는데 이제야 알라딘에 들어왔다. 주중에는 정말 너무나 힘든 일정을 소화하느라 기진맥진이었고 어제 토요일은 그래서 오후 1시까지 잤다.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다 ㅜ) 그래도 어제 오후, 하노이에 있는 회사 동료가 라이드를 해주어서 하노이 시내 여기저기를 보고 호안끼엠 호수 근처의 맥주거리에 가서 간만에 하노이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 피로가 풀리는 기분. 오늘은 덕분에 아침 7시쯤 눈이 떠져 조식도 먹고 (어제는 조식도 건너 뛴 것이었다!) 나가서 베트남 유명 커피집인 콩카페 (커피빈이 아니다 ㅎㅎ) 에 가서 코코넛 밀크 커피까지 홀짝 먹고 왔다.

 

출장 전에 가방을 챙기면서 책을 여러 권 넣어왔다. 출장 하루전까지 책 볼 시간도 없었고 시간이 나도 멍 때리며 미드 보는 게 대부분이었던지라 출장 가서는 다른 기기를 챙기지 않고 책만 챙겼더럤다. 

 

 

 

 

 

 

 

 

 

 

 

 

 

 

 

 

 

 

 

그러나, 매일 쓰러져 자기 일쑤라 한장도 제대로 못보다가, 오늘 카페 가서 <Xingu>를 다 읽었다. 아 너무나 유쾌한 소설이라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올려졌다. 당시의 사회상이 단편 4개에 고스란히 담겼으나 무겁고 진지하게가 아니라 재미있게 비트는 소설이라고나 할까. 얇은 책이라 금방 읽기도 했지만, 설렁설렁 넘어가는 맛이 있다. 이디스 워튼의 책들을 보관함에 푱푱 던져넣고 있다.

 

지금은 대낮에 (여긴 한국보다 2시간 늦다) 맥주 캔을 부여잡고 준플레이오프를 보고 있다.. 다른 매체, 왓챠플레이도 안되요, 티비빙도 안되요, 뭐도 안되요 뭐도 안되요 해서 네이버 tv도 안되지 않을까 했는데 어멋. 되네. 에헤라디야. 이러면서 LG:키움 전을 시청 중이다. 나야 두산팬이니까 그리고 우리 두산은 우여곡절끝에 시즌 1등을 했으니까 이 경기와 무관하긴 하지만 시즌 동안 성적이 괜챦았던 LG와 키움의 경기라니 볼 만하지 않겠는가 싶다. 졸며 말며 맥주 마시며 야구 보다가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을 읽어내려갈 생각이다. 아직도 반 쯤 밖에 못 봤지만, 이 책은 꼭 다 읽고 싶다. 그리고 다음엔 10월의 함께 읽기 책인 <제2의 성>을 읽어야지.

 

출장 중에 주말이 끼여도 늘 토요일에 출근을 했어서 이런 여유는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출장은 엄청 빡세긴 해도 이런 쉬어감이 있어서 일단은 견딜 만 하다. 이번 주 금요일에 귀국이니.. 오늘 푹 쉬고 좀더 달려봐야겠다 싶다. 일단은 다 잊고 쉬자. 편하게.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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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9-10-06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성팬이다보니 포스트시즌을 하는 것 자체가 참 부럽네요. 올해는 두산이 꼭 우승하길요..^^

비연 2019-10-06 19: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두산 홧팅!

단발머리 2019-10-06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맥주랑 야구 둘 다 별로인데, 맥주랑 야구가 같이 나오는 이야기는 항상 흥미진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징구> 다시 읽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밤이예요.
좋은 시간 보내시고 충전 만땅하셔서 돌아오세요^^

비연 2019-10-06 19:43   좋아요 0 | URL
헐 이런 ㅎㅎㅎㅎ;; <징구> 다시 읽어도 좋을 듯요~ 하노이도 어둑어둑합니다. 어제 오늘 충전한 걸로 이번 주 버텨야할텐데.

syo 2019-10-06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병호 이 나쁜 녀석아......ㅠㅠㅠㅠ

비연 2019-10-06 21:27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9-10-06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하노이라니, 너무 부럽네요, 비연님. 전 몇개월전부터 호안끼엠 호수 뒷편의 성당에 너무 다시 가고 싶어서 미쳐버리겠어요. 조만간 하노이 가고 싶다 생각하고 있는데, 비연님, 하노이라뇨.. ㅜㅜ

저도 제2의성 꺼내놨어요. 휴...

비연 2019-10-06 22:01   좋아요 1 | URL
성 요셉성당. 이번에 다녀왔어요. 전 출장이라 하노이가 마냥 반갑진 않으나.. 주말에 가볍게 다니니 좋더라구요..^^;

전 제2의성 아까 주문했어요. 한국 가면 바로 읽을 수 있도록. 꽤 어려운(?) 작업이 될 듯 싶지만 흥미돋아요~

水巖 2019-10-08 0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안녕,
해외에 나본지 너무 오랜 노인네는 부럽습니다. 힘들어도 일이 있다는건 행복이구요. ㅎㅎ

비연 2019-10-08 08:40   좋아요 0 | URL
홋 수암님!!! 완전 오랜만이세요!
안녕하시죠?^^ 수암님 댓글 보며 오늘 하루 행복하게 시작하자 다짐하게 됩니다~. 자주 들러 주세요^^*

2019-10-10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0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6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6 1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6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6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6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6 1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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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매일 야근에, 늦은 저녁식사에... 그렇게 집에 오면 넘 피곤해서 맥주 한 캔 입에 물고 멍때리며 미드 보고... 주말엔 뻗어 자느라 시간 다 보내고... 아무 의미도 없는 시간들을 마구 흘려버리고 있다. 지금도 스텔라 아르투아 한 캔 홀랑 까서 먹으며 뒤늦게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를 시즌 1부터 정주행 중인데.. 이건 뭐 소아 성애자에, 성폭력범에, 가학적 성애자에... 나오는 범인들이 다 날 우울하게 하고. 밤늦게까지 보다 자면 꿈자리마저 뒤숭숭하고.. 암튼 아무리 생각해도 지난 두달 정도의 나, 그리고 지금의 나는 엉망이다. 아. 정말, 이걸 바로 세워야 할텐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서야 어쩌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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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9-09-19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저도 크리미널 마인드 좋아라 합니다. 기디언 매력적이에요. 하지만 확실히 넘 잔인해요ㅠㅠ

전 <캐슬> 정주행 중입니다. 요즘 봤던 미드들 다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비연 2019-09-19 21:52   좋아요 1 | URL
오 <캐슬>도 재밌는데 그걸로 바꿀까요. 점점 잔인해져서.. 맥주가 쓰네요 ㅜㅜ

상복의랑데뷰 2019-09-20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불경기에 바쁜 게 좋은 거라고 되지도 않는 위로를 드립니다. ㅠㅠ

저는 요즘 영상에 집중이 안되서 시리즈는 고사하고 영화 한편 보기도 버겁네요. 기생충은 아내랑 간신히 봤고, 브라운 아이즈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생각난 버스, 정류장을 보고 있는데 중간에 끊기니 다시보기가 쉽지 않네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

비연 2019-09-20 21:52   좋아요 0 | URL
흑. 저도 요즘 영화 보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집중력이 떨어진 건지.. 그래도 금요일 밤입니다! 괜히 일없이 신나는 주말이 온거죠 ㅋㅋㅋ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