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12월. 이라고 쓰면 가슴 복판에서 찬 바람이 쌩.. 하고 지나간다. 이 단어가 주는 어감. 12월이라는 것의 의미.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마음에 휘몰아쳐서인지도 모르겠다. 12월이 되면, 한 해를 정리해야겠다는 기묘한 압박감이 생겨 좀더 피곤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한 해가 열두 달이고 이 12월이라는 한 달도 12분의 1에 해당하는 소중한 시간인데, 앞에서 지낸 열한 달을 정리하라고 대내외적으로 강압이 된다. 흠. 피곤하다.

 

올해는 책 읽기에 너무 게을러서 연말에 결산하는 게 두려울 지경이다. 책 사는 것에도 게을렀으나 사놓고 안 읽은 책들이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최고인 것 같다. 주옥같은 책들이 많은데 이것들을 안 읽고 지나치고 있다니. 어제 책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비연아. 넌 올해 뭐 했니 뭐 했니. .. 다시금 피곤해진다.

 

 

 

 

 

 

 

 

 

 

 

 

 

 

 

 

 

 

 

현재 읽고 있는 책이다. 다급한 마음에 여러 권을 부여잡고 읽고 있다.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를 좀 멀리 해야지 라는 마음이 크다. 어쨌든 이 한 달동안 난 <제2의성II>는 무조건 다 읽을 것이고 (이제 600페이지 돌파.. 헥헥) 그래서 조금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있다. 어슐러 르 귄(이 이름은 매번 어렵다. 매번 헷갈린다)의 에세이는, 여든이 넘은 SF 작가의 에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고 젊다. 뭐랄까. 아침에 전철에서 이 책을 읽으며 가는 출근길에 청량함이 더해진다고나 할까. 덕분에, <어스시의 마법사> 전권을 지금 주문 중에 있다. 드문드문 읽었던 기억인데, 전부 다 읽어봐야지 하는 의지를 부여하는 에세이다. 마이클 로보텀의 이 책은, 일단 킬링 타임용. <제2의성>을 읽으며 복잡다단해진 머리를 그냥 식힌다는 의미로 자기전에 조금씩 읽고 있다. 재미는 뭐... 그냥 소소.

 

12월에는 이 책들 외에도 조금 더 읽어야지 하는 마음인데, 송년회도 많고... 회사일도 많고(이눔의 회사) .. 그러나 눈 더 침침해지기 전에 어쩄든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강렬해지고 있다. 연말이 좋은 게 있다면, 이렇게 일년의 게으름을 마지막 한 달 내에서라도 어떻게든 메꿔보자는 때아닌 호기로움이 생기는 것이라고나 할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9-12-03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마무시한 속도로 읽고 있단 소문 들으셨나 모르겠어요. 아마 8로 시작한다지요 . 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비연 2019-12-03 17:29   좋아요 0 | URL
헉! 헉! ㅜㅜㅜㅜㅜㅜ 제가 야근이 많아 요즘 진도를 못 빼고 있는 동안 ㅠㅠㅠㅠ 자극 자극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