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을 왔다. 지난 주 월요일에 왔는데 이제야 알라딘에 들어왔다. 주중에는 정말 너무나 힘든 일정을 소화하느라 기진맥진이었고 어제 토요일은 그래서 오후 1시까지 잤다.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다 ㅜ) 그래도 어제 오후, 하노이에 있는 회사 동료가 라이드를 해주어서 하노이 시내 여기저기를 보고 호안끼엠 호수 근처의 맥주거리에 가서 간만에 하노이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 피로가 풀리는 기분. 오늘은 덕분에 아침 7시쯤 눈이 떠져 조식도 먹고 (어제는 조식도 건너 뛴 것이었다!) 나가서 베트남 유명 커피집인 콩카페 (커피빈이 아니다 ㅎㅎ) 에 가서 코코넛 밀크 커피까지 홀짝 먹고 왔다.
출장 전에 가방을 챙기면서 책을 여러 권 넣어왔다. 출장 하루전까지 책 볼 시간도 없었고 시간이 나도 멍 때리며 미드 보는 게 대부분이었던지라 출장 가서는 다른 기기를 챙기지 않고 책만 챙겼더럤다.
그러나, 매일 쓰러져 자기 일쑤라 한장도 제대로 못보다가, 오늘 카페 가서 <Xingu>를 다 읽었다. 아 너무나 유쾌한 소설이라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올려졌다. 당시의 사회상이 단편 4개에 고스란히 담겼으나 무겁고 진지하게가 아니라 재미있게 비트는 소설이라고나 할까. 얇은 책이라 금방 읽기도 했지만, 설렁설렁 넘어가는 맛이 있다. 이디스 워튼의 책들을 보관함에 푱푱 던져넣고 있다.
지금은 대낮에 (여긴 한국보다 2시간 늦다) 맥주 캔을 부여잡고 준플레이오프를 보고 있다.. 다른 매체, 왓챠플레이도 안되요, 티비빙도 안되요, 뭐도 안되요 뭐도 안되요 해서 네이버 tv도 안되지 않을까 했는데 어멋. 되네. 에헤라디야. 이러면서 LG:키움 전을 시청 중이다. 나야 두산팬이니까 그리고 우리 두산은 우여곡절끝에 시즌 1등을 했으니까 이 경기와 무관하긴 하지만 시즌 동안 성적이 괜챦았던 LG와 키움의 경기라니 볼 만하지 않겠는가 싶다. 졸며 말며 맥주 마시며 야구 보다가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을 읽어내려갈 생각이다. 아직도 반 쯤 밖에 못 봤지만, 이 책은 꼭 다 읽고 싶다. 그리고 다음엔 10월의 함께 읽기 책인 <제2의 성>을 읽어야지.
출장 중에 주말이 끼여도 늘 토요일에 출근을 했어서 이런 여유는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출장은 엄청 빡세긴 해도 이런 쉬어감이 있어서 일단은 견딜 만 하다. 이번 주 금요일에 귀국이니.. 오늘 푹 쉬고 좀더 달려봐야겠다 싶다. 일단은 다 잊고 쉬자. 편하게.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