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소개한 칠레 여행 안내 책자를 보면 칠레는 ‘3W의 나라’로 소개돼 있다. 3W란 Weather (기후), Woman(여자), Wine(포도주)을 의미한다.

기후가 좋다고 하지만 사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사방이 안데스 산맥에 둘러싸인 분지 도시로, 세계에서 가장 공해가 심한 곳이다. 칠레인들이 스스로 아름답다고 자부심을 갖는 칠레 여인들은 얼굴 윤곽이 뚜렷하긴 하지만 잘 가꾸지 않아서 한국 여인네들보다 미모가 떨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포도주에 문외한이라도 칠레 와인만큼은 한 번 맛보고 나면 그 훌륭한 감칠맛에 격찬을 아끼지 않게 된다.

동양에선 쌀을 재배해 정착생활을 시작했다면, 유럽에선 연중 포도를 재배하며 마을과 도시를 이뤄나갔다. 와인은 이렇게 역사적으로도 문명화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그리스와 로마는 와인신을 신봉했고, 영토를 확장하는 곳마다 포도 재배를 장려했다. 로마제국 이후에는 교회가 와인을 성체 의식에 사용하면서 와인 문화를 보급시키는 데에 기여했다.

칠레에 포도 재배가 처음 시작된 것도 이러한 종교적 목적과 관련이 있다. 정복자들과 함께 칠레에 들어온 가톨릭 선교사들은 와인을 종교의식에 사용하려 했다. 1850년대에는 프랑스로부터 카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쇼비뇽 블랑, 카르메네르(Carmenere) 등의 고급 종자가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현재 칠레의 주종 품목이 됐다. 1870년대에는 유럽이 포도 병충해로 재배에 심한 타격을 입자, 프랑스의 와인 전문가들이 대거 칠레로 이주했다. 이것이 칠레 포도 재배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됐고, 칠레 와인은 유럽으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150년 역사와 이상적 환경의 ‘조화’

1980년대부터는 스페인 와인 제조업체인 미구엘 토레스(Miguel Torres)에 의해 현대적인 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비약적 발전을 보였다. ‘칠레 와인 붐’이 바로 이때부터 시작됐다.

칠레 와인이 갖는 맛의 경쟁력은 이상적인 포도 재배 환경에서 나온다. 좋은 포도가 재배되는 지역은 북위 30~50도, 남위 30~40도. 칠레는 안데스 산맥을 따라 국토 길이가 무려 4800㎞에 이르고 있어 남위 30도에서 40도에 이르는 모든 지역에서 포도 재배가 가능하다. 겨울철과 초봄에 강수량이 집중돼 있고 나머지 기간은 건기인데, 이 때 포도가 재배되기 때문에 병충해가 생길 가능성이 적다. 또 이 시기에는 안데스 산맥에서 녹아 흐르는 풍부한 용수로 관개를 하고 있다.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15~18도에 이르고 있어 최적의 기후조건에서 포도가 재배되고 있다.

칠레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천혜의 지형 조건을 갖고 있다. 동쪽으로는 4000m가 넘는 만년설의 안데스 산맥, 서쪽으로는 태평양, 남쪽으로는 혹한의 남극지대 그리고 북쪽으론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 병충해가 침범할 수 없는 자연적인 보호막이 형성돼 있다.

19세기 후반 ‘포도나무의 흑사병’으로 불리는 포도뿌리혹벌레가 창궐해 전유럽의 포도 나무를 황폐시켰을 때에도 칠레만큼은 침범하지 못했다. 당시 포도뿌리혹벌레의 영향으로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재배되던 카르메네르종은 멸종한 것으로만 알려져 왔었다. 그러나 포도뿌리혹벌레가 나타나기 전에 몇몇 포도 재배자들이 카르메네르종을 칠레로 옮겨 심었는데, 그동안 메를로의 일종으로만 알려져 오다가 1996년 프랑스의 한 와인전문가에 의해 카르메네르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 이 포도종은 칠레의 독보적인 와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세계 5위 와인 수출국으로 ‘우뚝’

칠레의 포도 재배 면적은 약 17만㏊에 이른다. 이 중 와인용 포도재배 면적이 10만㏊로 가장 넓고, 생식용 포도 재배 면적이 5만㏊다. 와인용 포도 재배는 카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카르메네르, 쉬라, 피노 누아 등 적포도주용 포도가 80%를 차지한다. 그리고 샤도네이, 쇼비뇽 블랑 등 백포도주용 포도가 약 20%를 차지한다.

칠레의 연간 총 와인 생산량은 5.7hl(헥타리터)로 세계 10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중 절반이 넘는 3.55hl를 수출, 세계 5위 와인 수출국으로 자리잡았다.

와인 수출액은 1998년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5억달러를 넘었고, 2002년에는 6억달러를 돌파했다. 칠레 와인은 80% 이상이 미국, 유럽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국가별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이 1.3억달러로 전체의 21.5%, 영국이 1.1억달러로 19%를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 덴마크, 독일, 일본, 아일랜드, 스위스 등도 칠레 와인의 주요 수입 국가이다.

전통적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이 장악하고 있던 세계 와인 시장에 칠레 와인이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은 물론 우수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에서 나온다. 하지만 칠레 정부의 치밀한 해외시장 확대 노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칠레는 인구 1500만명이라는 협소한 시장으로 일찍부터 시장 개방을 통해 수출 확대를 경주해 왔다. 이미 EU, 북미,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해외 수출판로를 열어 놓았다.

농산부, 무역진흥공사 등 칠레의 정부기관은 칠레비드(Chilevid) 등 와인제조사협회와 공동으로 민관 합동연구단을 구성, 칠레 와인 산업의 발전과 수출 증대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와인수입액 200만달러 넘어

칠레 와인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유럽산 와인에 대한 차별성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이미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칠레 정부는 “칠레 와인이 세계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무병충해의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졌다”며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값 싸고 맛 좋은 포도주’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품질을 개선하는 한편 가격을 상향 조정해 ‘맛 좋은 고급 포도주’라는 이미지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또 호주하면 쉬라, 아르헨티나는 말벡(Malbec), 남아공화국은 피노타쥐(Pinotage)를 떠올리는 것처럼 칠레도 독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카르메네르를 칠레의 트레이드마크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품종을 개선하고 재배지 면적을 넓혀가고 있다.

칠레가 와인 수출의 신규 타깃시장으로 꼽고 있는 곳은 아시아 시장이다. 일본은 이미 연간 대 칠레 와인 수입액이 약 2500만달러로 칠레의 5대 와인 수출 대상국이 됐다. 중국, 인도 등 거대 경제권의 와인 소비가 증가 일로에 있어 향후 와인 수출의 최대 잠재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한국과의 FTA 체결을 계기로 주류 소비량이 많은 한국시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FTA 발효에 대비하여 이미 많은 한국 수입업자들이 칠레 와인 제조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에서도 2000년 50만달러에 불과하던 칠레산 와인 수입이 2003년에는 200만달러를 훨씬 상회해 매년 수입이 급신장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 경쟁력 20위… 한국보다 높아

한ㆍ칠레 FTA가 발효되면 현재 수입산 포도주에 부과되는 15%의 관세가 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철폐된다. 그렇다면 경쟁 상대국인 유럽, 미국, 호주산 와인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한국 내 칠레 와인에 대한 소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여겨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상류계층의 전유물로만 인식되던 와인이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화되고 있는 현상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고 건강을 증진하는 차원에서 환영할 만하다. 와인하면 보통 우리들은 귀에 익숙한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제일인 줄로만 알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 곳 남미 끝자락 만년설 안데스 산맥의 정기를 받아 만들어진 청정 칠레 와인을 한번 시음해 보기를 권유하고 싶다.

이제까지 우리는 칠레를 그저 농업이 발달된 와인의 나라로만 인식해왔다. 하지만 칠레는 중남미 국가 중에서 가장 사회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고, 치안 유지가 잘돼 있는 선진 모범국가다. 2002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를 보면 칠레가 20위로 21위인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또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 투명성 순위에서도 칠레는 20위로, 50위인 한국을 휠씬 앞지르고 있다.

칠레는 중남미지역의 다른 국가와 달리 역사적으로 부정부패가 거의 없는 나라이다. 최근 한국 정부에선 부정부패가 없는 칠레의 장점을 배우기 위해 연수생까지 파견하고 있다.

생소하기만 했던 칠레가 우리나라와의 FTA 체결로 이제는 아주 친숙한 나라로 다가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FTA 체결의 조속한 마무리로 양국의 교역이 확대됨과 동시에 문화적인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와인은 우리가 맛과 향으로 접한 최초의 칠레 문화의 한 단면이다. 달콤하면서도 혀끝에 들어붙는 와인만큼이나 한국과 칠레 관계가 돈독해지길 기대해 본다.

◆ 칠레 속의 한국인들

교민 약 1500명… 의류·잡화 수입해 판매

칠레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대략 1500명으로 대부분이 수도 산티아고에 몰려 있다. 파트로나토라는 상업 지구에 한인 상가 240여곳이 밀집해 있어 코리아 타운을 이루고 있다. 한인 상가에서 취급하는 주 품목은 의류와 잡화류. 5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 품목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했지만, 가격 경쟁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에 밀리면서 최근에는 한인 교민들이 대부분의 수입거래선을 중국으로 돌리고 있다.

이곳 한국 교민들은 한국·칠레 FTA가 발효되면 품질과 디자인면에서 중국산보다 월등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다소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 또 수입선 전환을 고려하고 있어, 양국간 FTA가 조속 비준되길 갈망하고 있다.

칠레 남부지역 푸에프토몬트에 교민 1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수산가공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곳에서 잡힌 홍어는 전량 한국으로 수출되고 있고, 양식 연어 및 김은 이곳에서 가공처리돼 일본이나 미국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산티아고=구자경 KOTRA 칠레 산티아고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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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가 잘못해서 저한테 혼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경우, 토토는 막 도망다니다가 구석으로 몰리면 바로 벌러덩 누웁니다.
아래의 자세처럼^^


 

 

 

 

 

 

 

 

 

 

그 모습이 귀여워 가끔은 제가 재미로 토토를 혼내는 경우도 있어요^^


 

 

 

 

 

 

 

 

 

 

토토가 저렇게 누울때면 제가 혼내지 않았더니 저런가봐요.
눈은 휘둥그레가지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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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1-26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개랑 똑같애요! 근데 배가 좀 나와서 저렇게 똑바로 못 누워있고 딩굴딩굴거려요. 우하하.^^
 


아이스 와인(Ice wine)은 우리나라에도 꽤 알려진 편이다. 원조는 독일이지만 나이아가라폭포를 구경했던 사람들이 캐나다의 아이스 와인 맛을 보고, 달콤하고 오묘한 향에 반해 국내에서도 많이 찾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체로 이렇게 달콤한 맛을 내는 것을 ‘디저트 와인’이라고 하는데, 식사가 끝난 다음에 마시기 때문에 이런 단어가 붙는다. 앞으로 소개할 포트(Port)·토카이(Tokaji) 등이 바로 이런 와인에 속한다. 우리나라 주당들은 달콤한 술을 싫어하지만, 서양사람들은 이 달콤한 와인에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가면서 대단한 찬사를 늘어놓는다.

이 디저트 와인 중에서 독일의 아이스 와인, 독일어로 아이스바인(Eiswein)은 포도를 한겨울까지 포도나무에 매달아 놓은 채 얼려서 수확해 만드는데,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와인 생산국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다는 불리한 조건을 역이용해 만든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12월이나 1월에 수확하는데, 겨울에 서리와 눈을 맞고 영하 7℃ 이하의 기온에서 수확하는 것이 규정이다. 그래서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낮은 새벽에 온 동네에 비상을 걸어 새벽잠을 깨고 눈을 비비면서 꽁꽁 언 포도를 수확한다.

이 포도가 녹기 전에 얼어 있는 상태에서 압착한다. 그래야 얼음이 녹아서 생기는 물이 과즙을 희석시키지 않는다. 이렇게 얻은 과즙의 당도는 엄청나게 높다. 발효가 완벽하게 진행되지 않아 완성된 와인에 단맛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운 지방이라 포도의 신맛이 살아 있고, 오래 매달아 놓은 덕분에 묘한 향이 더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은 더욱 깊은 향과 맛을 가진다.

이 아이스 와인 생산은 위험이 따르는 사업이다. 늦게 수확한다는 것은 수확량이 엄청나게 줄어든다는 위험요소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늦가을 새들의 먹이가 되지 않도록 망을 쳐 새들의 침범을 방지해야 한다. 포도가 말라비틀어질 수도 있으며, 많은 양이 땅으로 떨어지거나 썩을 수도 있다.

또 포도가 얼 정도로 날씨가 추워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아이스 와인 만들기를 포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인공적으로 포도를 얼려서 아이스 와인을 만드는 경우도 생겼다. 최근에 독일·오스트리아·캐나다의 와인 법률은 인공적으로 얼려서 만든 와인에는 아이스 와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정했다.

이 규정을 가장 환영하는 곳이 캐나다. 이 나라는 추위에 대해서는 걱정을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아이스바인을 만들 수 있는 날씨가 쉽게 찾아오지 않아 10년에 3∼4번 정도로 그 횟수가 줄고 있다.

아이스바인의 고향인 독일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서리가 내려 아이스바인을 만들었다는 기록은 1794년부터 등장한다. 가장 향이 좋은 ‘리슬링’이라는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향기 가득한 와인이 나온다.

산도가 높아서 독일의 아이스바인은 다른 것보다 더 오래 숙성시킬 수 있다. 이웃 나라 오스트리아도 아이스바인으로 유명하지만, 1985년 와인에 점도를 더해주고자 부동액 성분을 첨가해 큰 사건이 된 ‘와인 스캔들’ 때문에 아직도 명예회복이 안 된 상태다.

최근 새로운 아이스 와인 생산지로 주목받는 곳은 캐나다인데, 캐나다는 해마다 아이스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캐나다의 아이스 와인은 힐러브랜드와 현재 캐나다 최대의 아이스 와인 생산자인 이니스킬린 등이 83년부터 생산했다. 캐나다 아이스 와인은 91년 세계와인전시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달콤하고 그윽한 향을 풍기는 아이스 와인은 여러 가지 와인과 음식을 맛본 다음에 한잔 따라서 그 농익은 향을 음미해 보면 또 다른 와인 맛을 발견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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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은 식사시 식욕을 돋구며 소화 작용을 도울 뿐 아니라 아름다운 맛과 향기로 사람들의 눈,
코,입을 모두 즐겁게 해주는 격조 높은 술이다.

와인의 맛은 크게 포도의 종류와 상태, 원산지, 기온 등 자연 조건과 양조법에 따라 달라진다.
나라와 지방마다 와인의 맛과 향이 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와인 한 병에는 포도가 1,000∼1,200g이 들어간다.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포도와는 전혀 다른
맛을 지니게 되지만 유기산, 무기질, 비타민 등 포도가 가진 영양분은 그대로 살아있다.
또 와인은 다른 술과는 달리 제조 과정에서 물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천연 과일 음료이다.
와인의 구성성분을 살펴보면 12%정도의 알코올과 85%수분, 나머지 3%내외의 당분, 비타민,
유기산, 각종 미네랄 등이 와인의 맛을 좌우하며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인과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프렌치 파라독스
(French Paradox)' 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프랑스인들이 흡연을 많이
하고 과다한 동물성 지방을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낮다는 것에서 나온 말이다. 즉, 프랑스인들의 일상적인 와인
섭취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데 기여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와인은 '노인의 우유' 라고 부르기도 한다.
건강음료로서, 식사를 돕는 술로서 와인은 오랫동안 인류의 사랑을
받아왔다.
 
인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문화의 중심적인 역할을 주도했다.
와인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문화와 정신이 깃들어 있다.
와인이 단순한 술로서 취급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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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귀로 마시는 술’이라 했다. 처음엔 요염한 자줏빛에 마음을 홀리고, 잔을 빙빙 돌려 향기에 취하며, 머금었을 때 입안을 조이는 천(千)의 맛, 그리고 목젖을 타고 넘는 저릿한 촉감…. 적이 한잔을 놓고 조곤조곤 대화가 길어지니 귀가 즐겁다.

이렇듯 와인은 어떤 술보다 분위기를 많이 타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맛은 달고도 쓰다. 해서, 와인 바(bar)는 가장 맛있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 최적의 와인 온도와 어울리는 글라스, 맞춤 안주, 음악, 우아한 분위기까지 미혹의 조건을 내주기 때문이다. 새해 첫 달이 가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오늘 저녁 와인 바로 불러 내보자. 그리고 ‘귀’가 취할 때까지 마셔보자. 단, 몸이 취하면 안되는 술이 와인이다.


하나, 주머니 가벼워도 좋다! ‘유럽 선술집형’

》카사 델 비노(청담동) 와인잔을 모두 명품 리델과 슈피겔라우를 쓴다. 하지만 정작 이 집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글라스의 청결도. 손님 앞에서 반들반들하게 닦아 내놓는데, 이는 포털사이트 ‘베스트와인’(www.bestwine.co.kr)을 운영하는 와인전문가 은광표 사장의 철학이자 고집이다. 가격은 다른 바들이 눈치 줄 정도로 싸다. 매달 바뀌는 13쪽 분량의 빳빳한 와인리스트는 첫 손가락 꼽는 자존심. 프랑스에서 남아공까지 스타일, 생산지, 빈티지 별로 친절하게 구분해 놨다. 40여종의 안주 메뉴가 있고, 자정 이후에 선보이는 속풀이 해장라면이 인기. 뭔가 특별함을 원한다면 이곳에만 있는 크루 부르주아 익셉쇼날(5만~15만원대) 상위 9개 시리즈 중에서 주문해보자. 셀러를 보며 앉을 수 있는 바와 홀, 룸 등 80여석. 600여종 와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종화씨를 비롯, 8명의 소믈리에가 있다. 예약 필수. (02)542-8003




》뚜르뒤 뱅(반포동 서래마을) 호젓하고 여유로워 오랜 친구처럼 편하다. 숍과 한 공간이어서 대부분 손님들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매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병과 레이블을 살펴 기대와 호기심을 채운 뒤 자리를 잡는다. ‘잘생긴 한 놈’ 골라 마신다면 더욱 즐거울 터. 죽마고우와 묵은 정을 나누고, 마신 와인이 좋아서 한병 더 사들고 가는 풍경을 흔히 만난다. 특히 숍에서는 매월 10종씩 테마별로 20% 할인행사를 벌여 와인을 실속있게 살 수 있다. 국내 첫선을 보인 프랑스 장 막 부로카드 샤블리와 스페인 그랑콜레지아타를 3만~4만원대에 맛볼 수 있다. 카망베르, 고다 등 각종 치즈안주와 카나페가 준비되어 있다. 흔치않게 헝가리, 포르투갈 와인까지 보유했다. 보르도와인아카데미와 연계, 월 1회 시음회가 열린다. 42석에 와인은 450여종. 한성희씨 등 3명의 소믈리에가 있다. (02)533-1846


》ReB(논현동 관세청 맞은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저만치 구석에서 늙은 집시의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올 듯 정겹다. 여느 와인바처럼 겉치레가 요란하지도 않아 넥타이를 풀고 허물없는 친구와 건배를 나누기 좋은 펍(Pub) 스타일. 서울와인스쿨, 숍과 같은 층을 사용하며 2000년 3월에 첫선을 보인 국내 첫 와인 전문 바다. 와인 값은 거의 도매가다. 수시로 와인스쿨 강사들로부터 와인지식을 배우며 어울릴 수 있다. 또 하나 장점은 치즈.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치즈를 수입하는 만큼 블루치즈 등 구하기 힘든 치즈들이 항상 준비되어 있고, 유럽산 정통 소시지 맛도 특별하다. 살사 소스와 비스킷을 기본안주로 내놓는다. 실버오크, 바넷 등 희귀한 캘리포니아 부티크 와인을 저렴하게 만날 수 있다. 2명의 소믈리에와 450여종 와인이 있다. (02)518-3456



둘, 넓고 우아하네! ‘고품격 낭만형’

》라비 뒤 뱅(압구정동) 와인과 음식의 완벽한 어울림, 격조를 따진다면 이만한 곳도 없다. 오랜 와인 애호가이면서 맛있는 케이크로 유명한 ‘카페 라리’의 최순길씨가 최근 문을 연 국내 최대규모(180평) 와인 전문 바다. 라비 뒤 뱅은 프랑스어로 ‘와인의 삶’이란 뜻. 나파밸리, 보르도, 토스카나, 리오하, 라인가우, 부르고뉴 등 유명 와인산지 이름을 딴 6개 룸과 넓은 홀로 구성되어 있다. 대리석과 오크톤의 분위기가 중후하다. VIP 전용 와인 글라스 보관함이 마련되어 있고, 피아노 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등 고급 문화공간의 낭만이 구석구석 배어있다. 모두 300여종 와인을 갖추고 있으며, 보르도 소믈리에 양성학교 ‘CAFA’를 수료한 김재희씨가 와인을 추천해준다. (02)3446-3375


》아시안 블루(강남역 교보빌딩 뒤편) 오리엔탈풍 이색 와인 바를 열어 ‘강남역 와인 열풍’을 몰고 온 새 명소다. 150여평 넓은 공간에 들어서면 우선 갑갑하지 않아 마음부터 열린다. 아라비안 나이트를 연상시키는 몽환적 분위기가 이채롭다. 잔잔하게 물이 흐르도록 독특하게 고안된 바닥은 마치 파란 호수 위에 촛불을 띄운 듯하다. 아울러 실루엣이 비치는 커튼으로 공간을 분리하여 여러 사람이 즐겨도 독립적이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연인, 와인 동호회는 물론 비즈니스 공간으로도 손색없다. 자두와 딸기향이 매혹적인 칠레의 아마도르(메를로)와 오자다를 하우스 와인으로 내놓는다. 신선한 해물과 쌀 당면에 새콤매콤한 칠리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 얌운센과 프랑스 화이트 와인 푸이 휘메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각종 퓨전 태국, 중국요리가 특기.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파티도 준비해준다. (02)591-1211



셋, 난 와인을 좀 알아! ‘애호가 형’

》뻬뜨뤼스(청담동) 와인을 공부한 40대초반의 금융 오피니언 리더 몇 명이 손을 잡고 지난해 여름 문을 연 품격 공간. 무엇보다 애호가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중앙대 소믈리에 과정 손진호 교수가 컨설팅, 엄선된 와인리스트가 특징.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프랑스의 검증된 와인들과 이탈리아 와인이 많은 편. 에피타이저에서 다양한 본식, 파스타류까지 풀코스로 식사할 수 있다. 대부분 와인바들이 식사와 와인을 따로 하게 하는 불편을 없앤 셈. 대리석과 샹들리에 조화가 격조 높은 공간을 연출한다. 고객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통유리로 만든 와인셀러에는 모두 320여종의 와인이 보관되어 있다. 좌석은 60개. 3명의 여성 소믈리에가 상주한다. (02)545-0233


》베라짜노(청담동) 청담동을 와인골목으로 유명하게 만든 명소 중 하나다. (주)와인나라 애호가 몇몇이 모여 만들었으며, 숍 가격으로 와인을 제공한다. 특히 스위트 와인과 군고구마의 독특한 조화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주인공. 와인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컨셉 공간이다. 지난 연말 옆쪽에 90석 규모로 확장 이전했다. 아담한 정원이 딸려 있어 날이 풀리면 바비큐 파티도 연다. 서울에서는 드물게 야외와 실내를 드나들며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 연인들이 낭만적 밤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대형 룸도 갖춰져 있고 와인은 모두 380여종. 모난희씨 등 2명의 소믈리에가 초보자들의 와인상식을 돕는다. (02)517-3274


》마고(서교동) 비나모르와 함께 홍대앞 와인문화를 이끄는 강북 명가다. 촉수 낮은 조명과 재즈풍 음악이 늦은 밤 와인 속으로 푹 빠져들게 이끈다. 낯가림이 없다면 와인 지식이 해박한 사장 오희석씨와 소믈리에 김주현씨에게 은근히 ‘수작’을 걸어 와인상식을 엿들어 보자. 320여종의 와인을 갖췄는데, 와인리스트를 보면 양보다 취향별로 좋은 와인 선별에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리저브급이 15종 있고, 빈티지가 좋으면서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그랑크뤼 와인을 고루 들여놨다. 와인 바가 드물던 2001년도에 시작, 애호가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음식동호회 등이 자주 찾는다.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전문가 중에 단골이 많다. 스테이크, 파스타류가 있고 바를 포함해 40석. (02)333-3554


넷, 나만의 공간 ‘멤버십 형’


》샤토 21(신사동) 퇴근 후 갑자기 ‘한잔’ 생각 날 때, 어딘가에 와인과 인생 이야기를 나눌 만한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포털사이트 와인21닷컴(www.wine21.com·대표 최성순)이 운영하는 국내 유일 회원전용바 ‘샤토 21’은 그런 욕구를 넉넉히 채워주는 곳이다. 게다가 사이트에 소개되어 있는 약 2,000여종의 와인을 1만원의 서비스료만 내면 같은 가격으로 즐길 수 있으니, 애호가라면 탐내볼 만하다. 골수 마니아들을 위해 한 셀러당 24병이 들어갈 수 있는 개인셀러도 25개 갖췄다. 대부분 와인 바들이 와인을 외부에서 가져오지 못하게 하지만 이곳은 코르크 차지 1만원을 내면 게스트 3명을 동반, 개인 와인을 즐길 수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허동조씨 강좌가 열린다. 직접 투자하여 배당도 받는 정회원과 연회비(15만원)를 내는 준회원으로 나뉘며 수시로 회원을 모집한다. (02)517-3338


〈손현주기자 hj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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